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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링북의 열풍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어린시절로 돌아가 색칠에 몰두해 본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컬러링북은 바쁜 삶 속에서, 복잡한 고민 속에서 잠깐의 휴식과 힐링을 주고 있어 요즘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장르가 아닐까 싶네요. 이런 유행의 흐름에 따라 저 역시도 몇 권의 컬러링북을 접해 보았는데,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시계바늘처럼 쉼없는 일상에서 고민과 의무(?)를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어 자주 찾게 되네요. 이번에 저는 조금은 색다른 컬러링북을 접했어요. 북폴리오에서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고양이>>는 텍스타일 디자이너 박환철이 담아낸 컬러링북인데, 박환철 디자이너는 자연과 각 민족이 만들어내는 문화, 인공물 등의 미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이를 약간 비틀어 패턴화하는 작업으로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네요.

<<이상한 나라의 고양이>>는 두 고양이의 모험에서 비롯됩니다. 두 고양이가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할머니는 바다를 건너고, 또 밤새 달려야만 만날 수 있는 먼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네요. 하루 종일 뛰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들판의 동물들, 맛있는 물고기가 가득한 바다, 별들을 모아다 수놓은 듯한 화려한 옷, 매일 밤을 춤추고 노래하는 어떤 나라의 이야기 등등 잉기를 하는 할머니는 마치 꿈을 꾸듯 행복해보였어요. 마법 같은 이야기를 듣는 두 고양이의 가슴이 뛰었지요. 두 고양이는 할머니가 알려준대로 가로등 밑 어떤 맨홀 위에 떠 있는 무지개를 따라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여행이 박환철의 컬러링북에서 펼쳐지고 있지요.

두 고양이가 여행하는 세계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습니다. 그림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확~ 좋아지네요. 하나하나 색칠하면서 나만의 세계를 완성해나가면 힐링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이상한 나라의 고양이>>는 저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인기 만점입니다. 책을 받자마자 아이가 먼저 신 나서 색칠을 하기 시작했어요. 저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색연필을 들었다가 색칠을 망쳤다며 오히려 구박(?)을 받았네요. 초등학생 아이의 솜씨로 색칠된 조금은 부족한 색감이지만, 그래도 두 고양이에게 펼쳐지는 모험의 세계가 나름 멋지게 변신했네요.

두 고양이가 모험을 떠나 각국의 의상과 문양을 체험하는 내용을 담은 <<이상한 나라의 고양이>>에는 직접 색칠해서 사용할 수 있는 고양이 스티커 페이지도 수록되어 있어서 고양이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더욱 기분 좋은 컬러링북이 될 듯 합니다.

(이미지출처: '이상한 나라의 고양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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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무서움에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서 TV프로그램 <전설의 고향>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무섭다면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인데, 그 공포가 주는 즐거움이 또 매력적이기에 눈을 질끈 감고서 늦은 저녁까지 시청하곤 했다. 무서움에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은 유머가 주는 즐거움과는 다른 또다른 즐거움이 있다. <구스범스>는 소름이라는 뜻으로 어린이들에게 심장이 쫄깃해지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야기로 전 세계 4억 2천만 어린이들이 읽으면서 이 사실을 입증했는데 이번에는 더욱 강력한 공포를 담은 새로운 이야기 <구스범스 호러 특급>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첫번째 이야기는 <<좀비 핼러윈 파티>>로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조차도 책 읽기에 푹 빠지게 할 법한 내용인데 마지막 반전이 정말 압권이다.

 

 

 

이 이야기는 1944년에서 시작된다. 열두 살의 마리오가 이사오게 된 새 집은 서늘한 기운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집으로 회색 페인트칠이 흉칙하게 벗겨져 있고, 시커먼 덧문이 먼지투성이 창문을 덮고 있다. 특히나 집 코앞이 공동묘지여서 마리오는 이 집이 공포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유령 들린 집 같았다. 여기 플랭클린 빌리지로 이사 오고 나서 처음 사귄 친구인 아이비는 늘 활달해서 마리오는 그녀에게 '햇살 소녀'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아이비는 집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는 마리오를 달래주곤 했다. 그러던 중 아이비는 마리오 집에서 지하실을 발견하게 되고 마리오와 그의 동생 안토니, 아이비는 지하실 탐험을 하게 된다. 그러다 지하실 아래에 또 지하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내려갔다가 좀비를 만나게 된다. 두려움에 서둘러 올라오지만 마리오가 아이비를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아이비는 마리오가 알던 그 아이비가 아니었다.

 

"널 잡고 말겠어, 마리오. 넌 내게서 절대로 도망칠 수 없어. 절대로!" (본문 54p)

 

케니 만제티와 쌍둥이 여동생 트리시아는 열두 살로 할아버지가 너무 늙고 병들어서 혼자 살 수 없다고 생각한 엄마 아빠와 함께 공동묘지가 바로 앞에 있는 이 곳 할아버지 집으로 이사오게 되었다. 친구 알렉과 함께 「워킹 좀비」게임을 하던 마리오는 진짜 이야기처럼 들리는 할아버지의 좀비 이야기를 듣던 중 옆집에 누군가 이사오는 걸 보게 되는데 이사올 사람은 보이지 않고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관 세 개를 옮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할아버지는 좀비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며 아이들에게 옆집에 뭐가 있는지 똑똑히 보고 오라하셨고, 아이들은 눈은 짙은 초록색에 얼굴이 창백한 남자 아이를 만나게 되지만 좀비라는 증거를 찾을 순 없었다. 그러다 텔레비전에서 고등학생들이 좀비를 목격했다는 무시무시한 뉴스를 보게 되는데, 케니와 알렉은 텔레비전에 학생들이 나온 것이 부러워 좀비 순찰대를 결성하게 된다. 처음엔 무척 재미있었지만 아주 나중에서야 이들은 끔찍한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좀비들이 쫓아오는 악몽에 시달리던 할아버지가 공동묘지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발견한 케니는 좀비가 할아버지를 조종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하게 되고,  저녁에 좀비 순찰대원 첫 모임에서는 공동묘지를 순찰하던 케니는 옆집 아이 트레버를 만나면서 그를 더욱 의심하게 된다. 옆집 식구들이 외출을 하는 것을 보게 된 케니는 몰래 그 집에 들어가 관을 찾다가 트레버에게 들키지만 다행이 그들이 좀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음 날 케니는 할아버지가 좀비들에게 붙잡혀가는 것을 보게 되고 할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몸부치지만 할아버지를 구할 수 없었다. 대신 공동묘지에서 할아버지의 무덤을 보게 된 케니는 할아버지가 좀비를 두려워하던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케니는 지하실로 향하는 문을 발견한다.

 

무언가 감추고 있는 듯한 할아버지, 좀비를 직접 봤다는 사람들, 감춰져있던 지하실로 향하는 문, 할아버지를 잡아갔던 좀비들……뭔가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아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펼쳐지는 무시무시한 공포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은 희열은 선물한다. 무시무시함에 심장이 쫄깃해지지만 묘한 희열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몰입도가 정말 최고인 작품이다. 오직 심리적인 긴장을 통해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는 <구스범스>는 그동안 어린이들이 가졌을 불안과 두려움 등을 소심하고 평범한 주인공들이 겪는 공포를 통해 해소시켜 준다. 너무나 두려운 초자연적인 공포에서 주인공들은 그들만의 용기로 공포를 물리치는 스토리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선물해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시무시한 공포를 통해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구스범스 호러 특급>시리즈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에 오싹한 소름이 돋지만,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책 속에 푹 빠지게 할 수 있는 마법의 책이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힘을 지닌 책이다. <구스범스 호러 특급>시리즈가 앞으로 어떤 공포로 다가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미지출처: '네이버 비룡소 카페'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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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을 잘 시청하지 않지만, 간혹 홈쇼핑을 시청하다보면 순간 다이얼을 누르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하는 제품이 있는 반면 소개하는 제품에 대한 의문을 품게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저는 그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우연히 접하게 된 쇼핑호스트 정윤정의 <<나는 30초가 다르다>>라는 가제본을 읽어본 뒤에야 그 차이가 쇼핑호스트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설득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제품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구입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는 것을 말이죠. 쇼핑호스트 정윤정은 2011년 1,000억 원, 2012년 1,600억 원, 2013년에는 2,400억 원어치의 최고 기록을 남기며 '홈쇼핑계 마이더스의 손' '매진의 여왕' '1분에 1억 원 파는 여자'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가 이런 닉네임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사용해보지 않은 제품은 팔지 않는다."라는 스스로의 원칙을 갖고 오랜 시간동안 고객과 신뢰를 쌓아온 탓이라고 하네요. 저는 1챕터 정도를 수록한 가제본을 읽고 난 뒤 이 책의 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주 짧은 글이었지만 공감했던 부분도 많았고, 귀 기울이고 밑줄 그어야 할 부분도 많았던 탓입니다.

 

 

그녀가 처음부터 성공했었던 것은 아닙니다. 방송 리포터로 일할 때, 그토록 바라던 기회가 주어졌지만 길지도 않은 문장을 하나 제대로 말하지 못해서 그만 방송에서 잘리고 말았으니까. 그 뒤로도 그녀의 삶은 좌충우돌의 연속이었고,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다행이 포기하고 싶은 수많은 순간들을 이겨냈고, 지금 그녀는 이렇게 우뚝 섰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키운 8할이 경험이었다고 말합니다. 그 실패의 경험이 자신을 지탱해주는 끈이 되어준 것이지요.

 

실패의 경험을 포함해 내가 겪은 그 모든 것들이 정윤정이라는 한 사람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순간이 지금의 나를 지탱해주는 여러 가닥의 끈 중 하나가 된 것이다.

 

 

그녀는 '토털 코디'를 보여준 최초의 쇼핑 호스트였으며, 최초로 '파파라치 컷'을 찍은 쇼핑 호스트였습니다. 이런 연출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시도하고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고객의 입장이 되어, 고객의 마음으로 감성을 전달하고자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는 이렇듯 직접 행동했고, 어떤 이야기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먼저 경험하고 느껴야만 고객들과 신뢰감이 쌓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그녀에게도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잘해보려는 욕심이 강했으며 자존심만 센 나머지 다른 사람은 우습게 보는 경향마저 있었던 탓이지요. 저는 지금은 돌아가신 그녀의 시어머님이 남편에게 자주 들려주던 "돈은 남이 벌어준다더라."는 말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지금 그녀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듯 합니다. 요즘들어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한 사람과의 관계에 짜증나고 힘든 탓에 생각이 많았는데, 그녀의 이야기로 조금 정리가 된 듯 합니다.

 

돈은 사람이 벌어준다는 돌아가신 시어머니의 말을 깨닫고 나서야 관계를 맺는 사람들과 편해지기 시작했다. 알게 모르게 고객과 친구가 되었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람도 많아졌다. 내 인생이 진행형이듯 관계 역시 진행형인 것이다. 주변의 스태프와 업체 그리고 고객들이 나를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과연 돈은 나 혼자 버는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 눈치를 보는 엄마와 홈쇼핑을 하고, 반품도 수없이 했으며, 충동구매도 해봤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그녀는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가제본이라 짧은 탓도 있지만, 정말 쉼없이 읽어내려 간 책입니다. 실패를 딛고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그녀의 이야기는 많이 이들에게 길을 헤쳐나갈 때 필요한 조언이 되어줄 듯 합니다. 그런 탓에 저는 2월 6일에 판매예정인 이 책의 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쇼핑호스트에 되길 희망하는 이들에게도, 실패를 딛고 일어서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그리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매직magic과도 같은 그녀의 설득의 힘인 소통, 설득, 공감의 이야기는 큰 힘이 되어줄 듯 싶습니다. 그녀의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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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북(CLUE BOOK) 시리즈는 책장을 하나씩 펼칠 때마다 재미난 상상력으로 이어진 동물들을 차례로 만나는 수수께끼 가득한 놀이책이다. (출판사 서평 中)

<<고양이일까, 아닐까?>>는 클루북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유아의 아이들이 가장 큰 흥미를 느끼는 주체는 바로 '동물'이다. 아이들의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부모는 '멍멍멍''야옹야옹'과 같은 의성어를 많이 들려주고, 외출할 때 만나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움직임은 아이들에게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길을 걷다 강아지라도 만나면, 아이들은 까르르 웃으며 다가간다. 그러기에 유아의 그림책에는 많은 동물들이 등장하게 마련이다.

이 클루북 시리즈 역시 동물의 모습을 담았는데, 다른 그림책과는 다른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재미난 구성으로, 책장을 펼칠 때마다 달라지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음에는 어떤 동물을 만나게 될까, 호기심을 느끼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고양이일까, 아닐까?>>의 책 표지는 귀여운 고양이가 수록되어 있다. 책을 펼치면,

냐~아옹! 가르랑 가르랑! 귀여운 아기 고양이를 만날 수 있다.

어라? 책장을 한장 더 펼치니 고양이가 아닌 꽉꽉 꽈악꽈악! 아기 오리가 등장했다.

 

 

 

 

오리의 주둥이와 고양이의 귀퉁이가 엇갈린다.

그제서야 이 그림책의 구성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의 마지막에 만나는 동물은 누가 될까?

궁금증에 또 한장 책장을 넘겨본다.

재잘재잘 조잘조잘 따라쟁이 앵무새가 등장한다. 오리의 주둥이가 앵무새의 날개로 짠~하고 변신했다.

책장을 넘기자, 이번에는 전혀 새로운 동물이다.

와....이 그림책 정말 기발하다.

 

 

책장을 하나하나 넘겨 마지막 동물이 나타나면 이렇게 작았던 책이 길~어진다.

유아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 시리즈는 독특한 구성 속에 어휘력 향상시켜주는 흉내내는 말도 많이 수록되어 있다.

외출시 들고 다니기에 간편한 작은 구성과 유아의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책 모서리를 둥글게 구성한 점도 마음에 든다.

엄마가 몇번 책장을 넘겨주며 책을 읽어주다보면, 아이 스스로 책을 펼쳐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겠다.

코팅된 재질로 아이들이 혼자 책을 보아도 쉽게 찢어지거나 구겨지지 않을 듯 싶은데, 가격이 저렴하여 더 마음에 든다.

비록 짧은 글과 몇 페이지 되지 않은 구성이지만, 독특한 구성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지고 올 상상력과 호기심, 어휘력 향상이라는 파급 효과는 너무도 클 듯 싶다.

 

(사진출처: '고양이일까, 아닐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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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은 <상실의 시대> 이후 처음이다. 작년 많은 인기몰이를 했고 읽고자 하는 욕구도 상당했지만, 어쩐 일인지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어쩌면 어린시절 읽었던 <상실의 시대>가 나에게 썩 유쾌한 작품이 아니였기에 저자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3권이 얼마전에 출간이 되었고 <1Q84>에 대한 인기가 다시 시작되면서 책에 대한 참을 수 없는 궁금증에 읽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몰입되어 책을 읽고있는 나를 문득 느끼면서 저자의 명성과 책에 대한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아오마메는 ’증인회’ 신자로 종교에 심취했던 부모에 이끌려 다니며 선교활동을 해야했던 어린 시절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귄 친구의 자살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노부인을 만나면서 법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여자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일을 하고자하는 암살자 일을 하게 된다.
암살을 하기위해 목표 장소로 가던 택시안에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듣게 된 아오마메는 기묘한 느낌을 갖게 되고,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어쩔 수 없이 도로보수 공사원이 사용하는 비상계단을 통해 시부야로 넘어간다. 
그때부터 아오마메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세상과 다른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1Q84년. 이 새로운 세계를 그렇게 부르기로 하자, 아오마메는 그렇게 정했다.
q는 question mark의 Q다. 의문을 안고 있는 것.
좋든 싫든 나는 지금 이 ’1Q84년’에 몸을 두고 있다. 내가 알고 있던 1984년은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1Q84년이다.
(본문 240p)

또 한명의 주인공인 덴고는 수학강사이자 작가지망생으로 신인상 응모작 중 17살 후카에리가 쓴 <공기 번데기> 작품에서 묘한 매력을 느낀다. 편집자 고마쓰는 문장이 서툴다는 것을 단점으로 내세워 덴고가 이 작품을 리라이팅하기를 부탁한다. 엄연한 사기행각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묘한 이끌림에 덴고는 이 작품의 리라이팅을 맡게 되고, 디스렉시아(난독증)를 앓고 있는 후카에리와 만나게 된다.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중구조는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면서 두 사람 사이의 공통분모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바로 ’선구’라는 종교단체가 그들과 실타래처럼 얽혀있다는 점이다.
덴고는 후카에리의 보호자 에비스노를 통해서 듣게 된 그녀의 출생과 성장 배경을 통해서 지금은 종교단체가 된 ’선구’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아오마메는 끔찍한 성폭행을 당하고 노부인에게 보호를 받고 있는  쓰바사를 통해서 ’선구’에 대해서 알게되고, 선구의 리더를 다른 세상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리더를 통해 선구와 리틀피플 그리고 덴고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두 개의 달을 바라보며, 서로를 그리워한다.

1,2권에서는 덴고, 아오마메의 이중구조로 흘러가던 이야기가 3권에 들어서자, 우시카와, 덴고 그리고 아오마메의 3중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차별화를 두었다. 우시카와는 2권에서 덴고를 찾아왔던 인물로 덴고와 후카에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며, 덴고를 후원하겠다는 명목으로 접근했었다.
덴고의 거절로 조용히 사라졌던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3권의 첫장을 장식하고 있었고, 중요한 인물로 떠오른다.
어쩌면 덴고와 아오마메를 연결시켜 준 인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3권이 마지막 권이 맞는 걸까?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3권에서도 많은 일이 일어났다. 741 페이지를 다 넘겨서야 비로소 사건이 해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사건은 끝없이 일어났고,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우시카와가 방향을 틀면 그곳에 아오마메가 있기에 긴장감이 지속되고, 아오마메와 덴고가 서로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나지 못함에 안타까워 긴장을 하게 된다.
뒤늦게 덴고와 아오마메의 연결고리를 찾은 선구의 마지막 추적, 우시카와의 공기번데기를 만들어내는 리틀피플의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이제 하나가 되었으니 말이다.
처음 혼자 건넜던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시작되었던 1Q84는 이제 덴고와 아오마메 두 사람이 함께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마무리를 되었다. 

’은색 벤츠 쿠페’는 1Q84의 속편을 기대하게 된다. 어쩌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던 1Q84 세계에서 끝나지 않은 선구의 추적과 리틀피플이 만들어내고 있는 공기 번데기가 1984의 세계로 찾아올지도 모른다. 아오마메와 덴고의 만남에 중심을 둔 결말이 이들에 대해 확실한 결말을 주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속편에 대한 예고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아니라면,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1Q84 세계를 독자 나름대로 상상해보라고 던져주었을지도 모른다.
1권의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시작되었던 긴장감은 3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서야 사라졌다. 아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그 긴장감을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미스터리물처럼 끝없는 긴장감을 주는 이야기였지만, 결국은 찐한 로맨스 소설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역경과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잊지않고 끌어당겼던 그들의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간절함이 만들어낸 로맨스.

어디서였건 상관없다, 덴고는 생각한다. 그건 별 문제가 아니다. 어디서 보고 있었건 그녀는 지금의 내 얼굴을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깊은 기쁨이 그의 온 몸을 채웠다. 그 이후로 내가 그녀를 줄곧 생각해온 것과 똑같이 그녀도 나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건 덴고에게는 믿기 어려운 일처럼 느껴졌다. 거세게 변화하는 이 미궁과도 같은 세계에서, 삼십 년 동안 얼굴 한번 마주한 일 없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 소년과 소녀의 마음이 - 지금껏 변하는 일 없이 하나로 이어져왔다는 것이. (본문 664p) 

나도 모르게 책 속에 무섭게 몰입했지만,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게 될지에 대한 상상은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전혀 할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지고 있는 힘인가? 나는 지금 <1Q84>의 세계에 흠뻑 취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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