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감정기복 - 부모님과 함께하는
비르지니 로스 지음, 이혜정 옮김 / 소담주니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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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오스 콧수 심리학 박사는 다양한 감정과 더불어 보다 잘 사는 것은 감정을 피하거나 통제하려 애쓰기보다 자신의 심리 상태를 잘 알고 받아들이기 위해 시간을 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간혹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눌러놓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감정적인 뇌는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며 생존 본능에 따르는 것이므로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지시를 보내는 다양한 감정들에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이며 존중해야 합니다. 원초적인 감정이 표현되는 데는 90초 정도가 지속되는데, 이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면 다름 감정이나 감상과 뒤섞여 시간과 강도가 가중되어 완전히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종종 대처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기도 한답니다. 이에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어린아이는 자신이 경험하고 느끼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해 주며 '든든한 방패'의 역할을 하는 어른이 필요할 것입니다. 커다란 공포, 엄청난 허기, 피곤함, 고통 따위의 감정과 관련된 아이의 경험은 아이가 사랑과 호의로 돌보아졌는가, 아니면 그저 스스로에게 맡겨졌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본문 8p)

 

 

아이들은 언어가 일상이 될 때까지 다양한 감정으로 의사를 표현합니다. 간혹 울음을 터뜨리거나 비명을 지르기는 등 아이의 감정 표현으로 인해 부모는 불안하고 박탈감을 느끼곤 하지요. 하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아이들의 감정들을 파악하도록 아이를 돕는 것이 부모의 몫이겠지요. 이에 이 책에서는 아이들의 다양한 감정인 기쁨, 슬픔, 사랑, 분노, 혐오, 두려움으로 나누어 놀이를 통해 아이와 함께 여러 감정을 경험하는 다양한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놀이북은 학습용이 아니라 단순히 부모와 아이가 솔직하고 확실하게 감정들을 표현하고 창의적인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표현의 공간입니다. (본문 12p)

 

이 책은 감정을 주제로 한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놀이북으로 아이의 감정들을 훨씬 잘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다양한 색깔의 색연필, 수성 펜 여러 개, 오일 파스텔, 드라이 파스텔, 수채화 물감, 풀, 가위, 잡지나 예쁜 색깔의 포장지 등 비교적 간단한 준비물이면 6개의 감정들을 이해할 수 있는 25가지 창의적 활동을 체험할 수 있답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었는데, 이 놀이북이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 같네요.

 

 

 

아이의 감정에 대한 이 놀이북은 그 감정들을 해석하는 법을 배우기 위한 도구이자, 더도 덜도 아니게 감정이 받을 만한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감정들을 받아들이기 위한 안내서입니다. (본문 58p)

 

(이미지출처: '부모님과 함께하는 내 아이의 감정기복'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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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해야 하는 12가지 이유 - 인문 단비어린이 교양 9
김미희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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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가장 많이 하는 잔소리가 '숙제해라, 공부해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저도 아들의 기말고사가 얼마 남지 않아서 매일매일 하는 말이기도 하지요. 저도 학창 시절, 공부는 정말 재미없고 하기 싫은 일이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공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더라구요. 아마 부모님들은 그런 깨달음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잔소리로 그 깨달음을 전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어른들은 살아가면서 깨닫게 된 반면, 아직 아이들은 그런 깨달음을 얻지 못했으니 엄마 아빠의 이야기가 그저 듣기 싫은 잔소리일 뿐이고 공부는 더더 하기 싫은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잔소리보다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를 알려주면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단비어린이 《공부를 해야 하는 12가지 이유》가 필요한 것일 겝니다.

 

 

단비어린이 《12가지 이유》시리즈는 어린들의 논리적 사고력을 길러 주는 책으로 이번에는 정말 필요한 '공부'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책에서는 공부하라는 잔소리 대신에 공부가 무엇이고, 공부를 왜 해야하며, 어떤 게 진짜 공부인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공부는 중국에서 온 한자말로 소리내어 읽으면 '쿵후'라고 합니다. 영화에서 보듯이 스승인 주인공에게 무술 대신 마당을 쓸고, 장작을 패고, 물을 긷는 등의 일을 시키곤 하죠. 하지만 이런 일의 반복이 무술을 배우는 데 필요한 기본을 가르치는 일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쿵후, 즉 공부를 한다는 건 자기의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까지 포함하는 거라고 하네요. 그래서 잘 노는 것도 공부가 되는 거에요. 저와 같은 부모는 에이~이렇게 알려주면, 우리 아이들이 공부는 안하고 신나게 놀기만 하겠다고 생각하게 되겠지만, 틈틈이 노는 것은 기억력과 판단력, 집중력, 절제력, 협동심을 길러 준다고 합니다. 더욱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창의적인 생각은 놀 때 가장 많이 발휘된다고 하니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실컷 뛰어놀아'라고 하는 것은 정말 훌륭한 어른이라고 하니, 하루쯤은 '공부해라' 대신에 '실컷 뛰어놀아'라고 얘기하면 좋겠네요.

 

때로 힘들거나,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해 보세요 공부는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을 거예요. (본문 中)

 

 

공부에 대해서 배웠으니, 이제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봐야겠죠. 공부는 무엇이 옳고 그런지 알게 해주고, 배우고 또 배운 것을 읽히는 데서 느끼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답니다. 공부는 나만 좋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잘 살기 위해 하는 거랍니다. 정약용, 세종 대왕처럼 혼자 알기 위함이 아니라 백성들을 위해 공부하고 노력한 것처럼 말이죠. 공부를 꼭 책상에 앉아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상 속의 경험이 공부가 되고, 여행을 통해 새로운 환경을 만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공부가 되는 거에요.

 

 

공부라는 것은 시험 성적을 잘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주위의 모든 것에 대해 배우고 깨달아 나의 지혜로 만드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책은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필요성과 공부가 주는 재미를 일깨우고 있으며, 아울러 함께 책을 읽는 부모에게는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함으로써 공부가 성적 향상을 위한 수단이 아님을 깨닫게 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미지출처: '공부를 해야 하는 12가지 이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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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낳은 아이들 단비어린이 역사동화
조연화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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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나니 따뜻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을까요? 이 세상에 태어난 그 누구도 소중하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신분제도가 존재하던 시기에는 그 신분에 따라 가치를 달리했고, 천한 신분은 존재조차 인정받지 못했지요. 하지만 이 잘못된 시대조차도 그 가치를 인정해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동화책에 등장하는 강 대감입니다. 신분제도로 인해 자신조차 그 가치를 알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자신의 소중함을 알려준 강 대감의 이야기가 단비어린이 《하늘이 낳은 아이들》에 펼쳐집니다.

 

서로 정권을 잡으려 노론이니 소론이니 무리 지어 싸우던 때, 강 대감은 아무 사심 없이 오로지 백성들을 살피고, 부패한 관리들을 법대로 처리하면서 임금의 깊은 신뢰를 얻었지만, 강 대감의 세력이 커질까 두려워하던 대신들의 모함으로 머나먼 전라도의 끝, 섬진강과 바다가 맞닿은 마을인 마로현에서 귀양살이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때 수확되지 못했지만, 말라버린 줄기에 용케도 매달려 겨울을 끈질기게 버티고 있던 박 두 덩이를 보면서 살아서 다시 돌아가리라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한편, 보리 한 톨도 아껴가며 열심히 일한 덕에 항아리 한 가득 엽전을 모으게 된 불휘네 가족은 글을 모르는 탓에 이방에 속아 평생 모은 돈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백정은 귀하기도 어려운 포목으로 이자를 내게 생겼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이방을 찾으러 새 현감의 행차에 가게 된 불휘의 어머니는 백정을 천하게 여긴 현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 대감은 그들을 도울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한스러웠지요. 그렇게 두 이레가 지난 후 마음이 답답해진 강 대감은 사람들을 구경하다 불휘가 사라졌던 북쪽 길로 들어섭니다. 그곳에서 강 대감은 불휘, 떡달, 쌍구, 막순이를 만나게 되고, 글을 배우고 싶다는 아이들을 위해 강 대감은 멍석서당을 열게 됩니다.

 

"글공부를 하기 전에 너희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게 있다. 청나라에서는 백정이 아주 고급 기술자로 대접받는단다. 기억하거라. 양반이든 천민이든,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반드시 귀히 쓰일 데가 있어서 하늘이 낳은 것이다." (본문 73p)

 

 

그러던 중 불휘는 한자를 알면 어머니의 한을 풀어 줄 수 있을 거 같다며 강 대감에게 한자를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양반들이 쓰는 글자를 배우는 것을 들키면 화가 닥칠 것이지만 불휘의 결심은 확고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글을 배우는 것이 들통 난 탓에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이런 우여곡절 속에서도 글 배우는 열정을 멈추지 않았던 이들, 그리고 그들에게 자신이 귀히 쓰일 것인지를 찾을 수 있게 해 준 강대감. 이들의 결말은 너무도 따뜻한 감동을 줍니다. 그러니 꼭 읽어보길 강추 또 강추해봅니다. 이 동화책을 읽다보면 우리 아이들도 자신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존재가치를 배움으로써 자존감을 올릴 수 있을거에요.

 

(이미지출처: '하늘이 낳은 아이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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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조선은 왜? 푸른숲 역사 퀘스트
이광희.손주현 지음, 박정제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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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시대별로 사건을 늘어놓는 방법으로 역사를 배우는 방법과 달리 하나의 주제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방법들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듯하다. 푸른숲주니어 《푸른숲 역사 퀘스트》시리즈 또한 하나의 주제로 역사를 이해하는 방식인데, 얼마 전 《과거 제도, 조선을 들썩이다》를 통해 조선의 정치, 사회사에 대해 알아가는 구성이 마음이 들었던 탓에 이 시리즈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번에 접하게 된 내용은 조선 시대를 전,후기로 나누는 두 번의 전쟁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조선은 왜?》이다.

 

이 책의 스토리는 '반짝반짝 역사 연구소'의 명쾌한 박사가 친구들이 보낸 메일에 대답을 찾기 위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박사는 명쾌한 답을 해 주긴 하지만, 정답을 딱 알려 주진 않는다. 역사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인데, 역사는 다양한 자료를 비교하고 검토하면서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 보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기에, 이 책은 바로 그런 자세를 길러주는 힘을 준다. 오늘의 메일에는 '조선은 왜 임진왜란에 병자호란까지 연달아 쌍코피가 터졌나요?'라는 질문이 담겨져 있다. 이에 박사는 나열만 해도 숨이 찰 정도로 연속해서 전쟁이 일어난 것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일어난 시기를 비롯해서 당시 역사의 흐름부터 쫙 꿰어 보는 것으로 시작하기로 한다.

 

조선을 세운 후로는 간혹 북쪽 경계를 침범하는 여진족과 전투를 치르거나 남쪽 왜구들의 노략질에 시달리는 것 빼고는 거의 이백 년 동안 큰 전쟁이 없었던 탓에 조선의 사대부들은 전쟁에 대비한 군사 훈련보다 성리학에서 말하는 군자의 모습에 더 관심이 많았고, 오랫동안 이어진 평화에 취해 전쟁 같은 급박한 상황에 둔감해져 있었다. 결국 백 년 넘게 전쟁을 치른 일본에 대한 무관심한 대처로 임진왜란은 시작되었다. 병자호란 역시 청나라와 명나라의 전면전에 대한 조선의 무방비가 화를 불렀다.

 

이 책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대한 원인과 결과, 그리고 전쟁 후 조선의 변화된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많은 이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조선의 두 번의 전쟁이니만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이렇게 흥미로운 구성으로 조선의 배경, 사회, 정치, 문화 등 다양한 부분을 함께 알아간다는 점과 지루하지 않게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책이다.

 

지금 우리는 세계의 정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세계의 변화에 따라 우리도 변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당시 조선은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큰 전쟁을 치루는 참혹한 시기를 보냈다.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니만큼 현재의 우리 역시 세계의 정세에 현명한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광해군처럼 두 나라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택하면 좋을까, 아니면 인조처럼 의리를 외치며 한쪽에 몰빵(?)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또 다른 방법이 있을까? 조선에 불행을 몰고 왔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보면서, 우리 상황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 (본문 1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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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다가오지 마 마음이 자라는 나무 25
에릭 월터스 지음,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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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다 같이 모여 앉아 저녁을 먹고 잡담을 나누다가, 아빠 엄마를 꼭 안아 준 뒤 잠자러 가던 날들이 그리워졌다. (본문 48,49p)

 

2020년도 불과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유난히도 힘들고, 지치고, 지겹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참 잘 견디며 한 해를 보내고 있다싶다.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코로나19로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하던 일상들을 배앗기고 말았다. 대신 매일매일 바뀌는 확진사 수를 확인하게 되고, 누군가의 기침소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들을 기피하게 되는 요즘의 하루하루가 새로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울려대는 안전 안내 문자가 마치 스팸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제는 그 새로운 일상에 익숙해져 가는 듯 하다. 그러나 이 새로운 일상에 익숙해져 가는 과정은 그리 쉽지는 않았다. 올해 고등학생이 된 아들은 학교에 입학하는 대신 집에만 있어야 했는데, 일생에 단 한 번 뿐인 중학교 졸업식은 부모없이 간결하게 진행되었고, 고등학교 입학은 온라인으로 대신해야했다. 축하받아야 하는 시간을 의미없이 보냈다. 뒤늦은 입학 후에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었고 간혹 등교하더라고 마스크를 낀 채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친구의 얼굴도 알 수 없었다.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삶이다. 그저 이 일이 웃픈 이야기거리가 될 수는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다.

 

《가까이 다가오지 마》라는 책 제목과 마스크를 쓴 소녀의 표지만으로도 이 책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짐작케 한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새삼 2011년에 개봉된 바 있는 《컨테이젼》이 관심을 받게 되었고, 나 역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는 영화가 아니라 마치 현 코로나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소설이라 하기엔 그냥 우리 아이들의 일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학창시절을 보내게 된 아이들의 심정이 잘 담겨져 있다.

아이작, 퀸, 제나는 페르난데스 선생님과 함께 몇 주 후에 있을 봄 댄스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 중이었다. 헌데 교장선생님이 페르난데스 선생님을 찾았고, 곧이어 긴급 전체 조회가 열렸다. 모레부터 있을 봄방학은 내일부터 시작하게 되었고, 봄방학에 이어 3주 동안 휴교를 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이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정책 중 하나였다.

 

아빠가 의사인 탓에 퀸은 이미 들어서 지금의 상황이나 정부에서 검토 중인 정책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야기는 비현실적이었다. 아빠는 오랜 시간 병원에서 근무해야했고, 가족의 안위를 위해 퇴근 후에도 지하층에서 혼자 지내야했으며, 은행에 다니는 엄마는 재택 근무를 시작했다. 퀸의 옆집에 사는 아이작은 길가에 빗금들을 하나씩 채워나갔다. 현재의 생활이 감옥에 있는 듯 하여, 죄수들이 날짜를 표시하는 것처럼. 그리고 점차 아이들은 2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만나는 새로운 규칙에 익숙해져 갔다.

 

나는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원래도 그다지 붐비지 않는 한적한 길이지만 오늘은 그야말로 아무도 눈에 띄지 않았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심지어 달리는 자동차도 없었다. 마치 드라마 <워킹 데드>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 속 같았다. 좀비만 빠져 있을 뿐이었다. (본문 59p)

 

이 소설은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규칙에 익숙해져 가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냈으며, 상승 곡선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곳곳에서 노력하는 이들의 힘든 상황과 현실도 담아내고 있다.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암담한 현실속에서 이 소설은 곧 우리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 함께 잘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과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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