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는 몇 밤 남았어요? 피리 부는 카멜레온
세바스티앙 브라운 그림, 마크 스페링 글 / 키즈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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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아이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뭐가 좋을지를 고민합니다. 12월이 되니 아이는 갖고 싶은 물건을 결정하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을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요. 크리스마스는 아직도 스무 밤이나 자야하는데 아이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물론 저도 어릴 때 그랬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몇 밤 남았는지, 언제 산타 할아버지가 오시는지, 크리스마스가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인지 날짜를 세고 세고 또 세곤 했지요. 그렇게 오지 않을 것 같은 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을 때의 설레임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러니 아이의 그런 마음을 이해못할 것도 아니지요. 우리 아이 뿐만 아니라 지금 많은 아이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아빠 엄마, 크리스마스가 몇 밤 남았어요? 는 크리스마스가 되기전까지 절대 끝나지 않을 네버엔딩 질문이지요. 12월이 된 지금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그려낸 그림책이 있습니다. 바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이를 위한 책 <<크리스마스는 몇 밤 남았어요?>>가 그것이지요.

 

 

 

어느 겨울날 아침입니다. 아기 곰이 침대에서 일어나 자고 있는 아빠 곰을 깨우네요. 아빠 곰은 길게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고는 베개를 매만진 뒤 다시 잠을 자기 시작했어요. 아기 곰은 큰 소리로 "아빠, 얼른 일어나세요! 오늘은 크리스마스라고요." 라고 말하네요. 하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가 아닙니다. 아빠는 크리스마스가 되려면 아직 네 밤이나 더 자야 한다고 말하네요. 아기 곰은 실망감에 한숨을 폭 내쉽니다. 아빠 곰은 앞으로 할 일이 많아서 아주 바쁠 테니 실망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오늘은 아빠 곰과 아기 곰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기로 했어요. 숲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기에 알맞은 나무를 찾아 알록달록한 전구와 예쁜 장식들을 달았지요.

 

 

 

 

다음 날 아침, 아기 곰은 곤히 자고 있는 아빠 곰을 깨웠어요. "아빠, 일어나세요! 오늘은 크리스마스예요!" 하지만 아빠 곰은 크리스마스가 되려면 세 밤이 남았다고 하네요. 한숨을 쉬는 아기 곰에게 아빠 곰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자고 했지요. 예쁘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완성해서 친구들에게 카드를 전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아기 곰네 집 우편함에도 크리스마스 카드가 들어있었답니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아기 곰은 또 아빠 곰에게 달라가 오늘이 크리스마스라고 하네요. 아빠 곰은 아직은 아니라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장하자고 합니다. 아빠 곰과 아기 곰은 서로의 선물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등지고 돌아앉아서 정성스레 선물을 포장했어요. 크리스마스 아침에 제일 먼저 풀어 볼 선물들이지요. 아기 곰이 잠들기 전 아빠 곰은 크리스마스가 되려면 두 밤을 더 자야 한다고 말했지만 아기 곰은 다음 날에도 변함이 없네요. 아빠 곰이 오늘은 특별한 친구들을 만들어 보자고 합니다. 아빠 곰은 큰 눈사람을, 아기 곰은 작은 눈사람을 만들었어요. 그날 밤, 아기 곰은 아빠 곰에게 크리스마스까지 몇 밤 남았냐고 물어봅니다. 아빠는 이제 더 이상 할 일이 없으니 크리스마스까지 딱 한 밤만 자면 된다고 하네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날이 왔어요. 일찍 일어난 아빠 곰이 아기 곰에게 다가가 오늘이 그날이라고 말하네요. 아빠 곰은 아기 곰을 안고 크리스마스트리로 갔어요. 진짜 크리스마스가 된 거에요. 아기 곰이 정말 정말 기뻐하네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시간은 정말 느릿느릿 흘러갑니다. 네 밤이 네 달이 되는 듯 아이들은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몇 밤을 자야하는지 묻고 또 묻지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설레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합니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이를 위해 저도 크리스마스 준비를 시작해 봐야겠어요. 함께 트리를 장식하고, 가족에게 혹은 친구에게 쓸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면서 크리스마스를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함께 공감해준다면 아이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시간을 조금은 덜 지루해하지 않을까 싶네요. 왠지 이 그림책을 읽으니 저도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집니다. 크리스마스가 되려면 스무 밤이나 지나야 하는데, 도대체 그날이 오기는 오는걸까요?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 마치 어린 시절 그때의 그 마음이 되살아나는 듯 합니다.

 

(이미지출처: '크리스마스는 몇 밤 남았어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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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디와 폴리 : 할머니의 생신 잔치 폴디와 폴리
크리스티안 예레미스, 파비안 예레미스 지음, 유진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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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판형이 눈에 띄는 그림책입니다. 이 그림책의 글과 그림은 크리스티안 예레미스와 파비안 예레미스 쌍둥이 형제에 의해 탄생했어요. 둘 중 한 사람이 아프면 다른 한 사람이 일을 대신한다고 하니 쌍둥이 형제가 좋아하는 일을 함께하는 것은 참 즐겁고도 감사한 일이네요. 화려한 색감으로 그려진 표지 삽화와 책 제목을 보니 뭔가 대단한 일이 펼쳐질 그림책인 거 같아요.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커다란 표지를 넘기니 각 페이지마다 숨어 있는 폴디와 폴리, 고블, 할머니, 찰리 삼촌, 에스멜라다 숙모를 찾아보라는 미션을 주었네요. 이 그림책은 아이들의 집중력과 관찰력을 향상시키는 숨은 그림 찾기를 함께할 수 있는 책이랍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하면 아이들이 더욱 신 나게 할 수 있을 듯 싶네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 폴디는 호기심 많은 어린 펭귄이고, 폴리는 폴디의 옆집으로 이제 막 이사 온 악어랍니다. 오늘은 사람들을 많이 모아서 북적북적 잔치를 벌이는 것을 좋아하는 할머니의 아흔 번째 생신이에요.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에 사는 친척들이 생신 파티를 하러 모두 모였습니다. 탐험가 찰리 삼촌, 한껏 멋을 부린 에스메랄다 숙모, 직접 쓴 생일 카드를 들고 찾아온 폴리까지도요. 그런데 할머니가 잔치에 입을 알록달록한 옷들을 제자리에 두지 않았나 봅니다. 이제부터 아이들의 집중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허둥지둥 입을 옷을 찾는 할머니를 도와 주어야 하거든요. 정말 많은 친척들이 모였습니다. 이 중에서 할머니의 옷을 고, 페이지마다 제시된 친척들도 찾아야해요. 눈을 크고 동그랗게 떠야한답니다.

 

 

 

 

줄무늬 원피스를 찾았지만 이번에 할머니는 초록색 스타킹을 찾고 계시네요. 그때 폴리는 초록색 스타킹을 머리에 쓰고 가는 누군가를 발견했어요. 어디에 숨어있는 걸까요? 초록색 스타킹을 한 발에만 신은 할머니는 나머지 한 짝도 찾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렇게 많은 친척들 사이에서 스타킹을 찾을 수 있을까요? 다행이 스타킹을 다 찾았는데 이번에 할머니는 줄무늬 원피스에 어울리는 분홍색 진주 목걸이를 찾고 계시네요. 그리고 파란색 목도리를 꼭 두르고 싶으시답니다. 다음에는 다락방에 가서 공작새 깃털이 달린 모자를 찾아야해요. 그리고 다음에는 빨간색 장갑 그리고 할머니에게 잘 어울릴 노란색 가방과 스타킹만 신은 채 다닐 수 없으니 보라색 장화도 있어야 하지요. 다 찾으셨나요? 이제 지하실에서 주황색 외투만 꺼내 오면 된답니다. 이제 드디어 생신 잔치를 할 수 있겠네요. 폴디를 도와 어린이들이 파티에 입을 할머니의 옷을 모두 찾아주어 신 나는 파티를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돼요. 파티에 참석한 친척들을 찾아야 하거든요.

 

 

 

커다란 판형에 빼곡히 그려진 화려한 색감의 삽화가 정말 압권인 그림책이네요.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하지 않고 그려낸 솜씨가 정말 대단하네요. 숨은 그림을 찾으면서 다양한 표정과 행동을 하는 펭귄 하나하나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는 그림책이에요. 수많은 펭귄들이 정말 코믹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거든요. 짧은 내용을 담은 그림책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해야하는 그림책이기도 하네요. 스토리 속 할머니의 옷을 찾아야 하고, 제시된 친척 펭귄들도 찾아야 하니까 말이죠. 더군다나 퓅귄 하나하나의 코믹스러운 표정도 놓칠 수 없으니 한 페이지 넘어가기가 정말 힘든(?) 그림책이네요. 이 그림책 하나면 놀아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을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집중력과 관찰력까지 쑥~~ 향상시킬 수 있으니 정말 매력만점 그림책이네요. 처음 접해본 쌍둥이 형제의 그림책이었는데 앞으로 이 쌍둥이 형제 작가를 기억해야겠어요. 다음에는 어떤 매력적인 그림책을 선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0~3세의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이지만 4~7세 어린이도 함께해도 무방할 거 같아요. 정말 강추합니다.

 

(이미지출처: '폴디와 폴리_할머니의 생신 잔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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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즈 2 - 굶주린 사람들
마이클 그랜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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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방사능 낙진 구역', 아이들만 줄줄이 남아 있는 방사능 낙진 구역이라는 뜻의 <<페이즈>>에는 열다섯 살 이상의 사람들이 갑자기 모두 사라지고 아이들만 남아 있다. 어른들이 사라진 세상에서 아이들에게는 초자연적인 능력이 생겨났고, 돌연변이 동물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혼란 속에서 주어진 자신의 능력을 믿고 이 세상을 지배하고자 하는 케인과 그에 맞서는 샘의 고군분투가 1권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이 과정에서 배신, 신뢰, 믿음, 우정, 사랑이라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감정들이 표출되고 있었는데 이는 청소년들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대변하는 듯 보였다. 열다섯 살이 되면 사라지게 되는 세상이지만 케인은 컴퓨터 잭을 통해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케인과 샘은 열다섯 살 생일을 맞이하고도 살아남게 된다. 샘은 이 모든 현상들이 여자친구인 애스트리트의 남동생 피트에 의해 생겨났음을 알게 되고, 자폐아 피트에게 어마어마한 능력이 잠재되어 있음을 감지한다. 추수감사절 대전투를 통해 샘은 자신들의 터전을 지켜내는 듯 했지만, 케인은 말을 할 줄 아는 코요테 우두머리와 함께 어둠(가이아페이즈)을 찾아간다. 이렇게 1권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면서 또다른 모색을 꾸미는 듯한 케인으로 인해 2권의 스토리가 더욱 궁금해졌다.

 

1권이 케인과 샘이 열다섯 살이 되기까지의 시간으로 구성되었다면 2권은 어둠의 존재를 파괴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페이즈 사태가 발생한지 석 달째에 접어들고 있으며 대전투가 끝나고 케인의 지배에서 벗어나면서 세상은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인 보였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혼란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읍장이 된 샘이 부모가 되어주길 바라고 사사건건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아이들, 고갈될 위기에 처한 식료품, 능력자와 능력이 없는 정상인 사이의 갈등, 지배를 위해 새로운 계획을 꿈꾸는 케인,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둠인 가이아페이즈의 부름에 불안을 느끼는 치유자인 라나, 그리고 피트를 둘러싼 알 수 없는 변화 등으로 그들의 갈등은 더욱 커져만 간다. 그에 따른 샘에 대한 그들의 믿음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내게 오너라. 난 네가 필요하다.

이제 그 목소리는 다급하게 독촉하고 있었다. 라나가 패트릭에게 말했다. "나 미쳐가고 있나 봐, 패트릭. 그게 내 안에 있어. 난 미치고 있어." (본문 43p)

 

 

 

라나 뿐 아니라 케인 역시 어둠의 지배를 받고 있었는데, 마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을 때 케인은 배고픈 어둠을 위해 다이애나를 이용해 샘에게 갔던 컴퓨터 잭을 빼오고 무리를 이끌고 발전소를 장악하려 한다. 한편 라나는 어둠을 죽이기 위해 홀로 광산을 찾고, 자신이 맡은 일에 충실했던 앨버트는 야심을 드러낸다. 이런 과정에서 갈등은 더욱 커지게 되고 어둠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이렇게 어른들이 사라진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이들의 처절한 사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새로운 돌연변이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흥미로운 요소가 끊이지 않고 진행되어 몰입을 더해준다. 많은 잠재력을 가진 피트, 페이즈를 둘러싼 장벽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앞으로 펼쳐질, 지금보다 더 흥미로울 이야기에 관심이 더욱 주목된다.

 

(이미지출처: '페이즈 2'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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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마술사 무블 시리즈 2
이원태.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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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눈길을 끄는 영화 예고편을 보게 되었다. 영화 <집으로>를 통해 팬이 되어버린 배우 유승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조선 마술사>였다.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모습이 매력적이라 어떤 영화일까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원작 소설로 먼저 만나게 되어 더욱 기쁘다. 그동안의 경험상으로 영화보다는 항상 소설이 더 흥미진진했고, 나만의 상상이 더해져 더 아름다웠으며 더 감동적이었기에 딱히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나지는 않았는데, 이 소설을 읽다보면 영화는 어떤 느낌일까? 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아마 내 상상력을 뛰어넘는 마술이라는 세계 때문은 아닐까 싶다.

 

이 소설은 조지 3세의 넷째 아들 켄트 공의 딸이 빅토리아 여왕이 되는 마술 같이 일이 벌어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숨 쉴 틈없이 몰아치는 일정에 지쳐가는 여왕에게 멜버른 경은 그녀를 위해 특별히 만든 책을 건넸는데, 그 책은 '카타리나 파인에 관한 열두 가지 소문과 한 가지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대관식 후 있을 축하 공연을 위해 런던으로 오는 중인 유럽 최고의 마술사 카타리나 파인에 관한 내용이었다. 멜버른 경은 대관식 전날 여왕 홀로 카타리나 파인의 마술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약속을 잡아주었다. 10년 전 혜성처럼 등장하여 유럽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든 카타니라 파인에 대한 소문을 합쳐 그려 보면 그녀는 인간의 형상이 아니었다. 물론 그것은 인간이 아니라고 불릴 만큼 마술 솜씨가 탁월하단 뜻일 게다. 여왕이 카타리나를 만날 때, 자신이 읽던 책이 제목과 내용이 모두 사라지고 텅 빈 책만 남은 것을 알게 되었다. 카타리나는 열두 가지 소문뿐만 아니라 한 가지 진실마저도 진실이 아니었기에 진실을 담은 글자가 단 하나도 없는 것이라 말하며 직접 자신의 진실을 들려주겠다고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카타리나는 자신이 맑은 청, 밝을 명. 청명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주였음을 시작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렇게 소설은 카타리나가 빅토리아 여왕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기록되고 있었다.

 

조선의 도읍지 한양 사람들이 물랑루가 부르는 곳은 마술을 펼치기에 더없이 넓고 아늑한 판이었다. 만석이면 1000명이 동시에 마술을 구경할 수 있었고, 마술 판 위 허공엔 각종 도구들이 매달려 순서를 기다렸으며, 비둘기와 까치와 까마귀와 앵무새 들이 저마다의 줄에 앉아 가끔 날개짓을 하는 곳이었다. 창문이 없는 물랑루는 관객이 입장한 후 문을 닫아걸면 외부의 빛이 전혀 들지 않았는데 물랑루 관객의 눈엔 오로지 마술사와 그가 선보이는 마술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곳 물랑루를 주름잡던 광대패 이름은 환희단으로 이 패의 흥망을 쥐락펴락하는 으뜸 마술사가 바로 환희였다. 이 이야기의 여주인공 이름은 청명으로 그 가을 나이는 열일곱 살이었다. 궁궐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옹주로 어머니 소원 조씨는 딸을 낳은 후 사흘 만에 세상을 떠났고, 그후로 청명은 줄곧 보모인 정 상궁 손에 자랐다. 왕은 청명을 가엾게 여겨 출궁시키진 않았지만 곁에 두고 각별히 아끼지도 않은 탓에 청명의 거처는 폐가처럼 고요했다. 청명은 제 모습이 도드라질수록 궁궐에 머물기 힘들고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음을 어려서부터 깨달았기에 자신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숨고 숨고 또 숨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청명은 다른 비빈이나 공주와 옹주들이 가지 않는 곳만 골라, 인적 드문 밤에 돌아다니길 즐겼다. 청명의 유일한 벗 조은미는 영의정 조상갑의 외동딸로 소원 조씨는 조상갑의 배다른 동생이었다. 청명은 은미에게 환희란 이름을 처음 듣게 되고 물랑루를 찾아가지만 청명은 환희보다는 물랑루란 건물에 더 관심이 많았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도 있고 필연을 가장한 우연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인연은 인연이니 쉽게 끊고 흩어지기 어렵다. 이왕 시작된 인연이라면 우연들을 모아 하나의 필연으로 엮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 필연을 대표하는 단어가 '사랑'이다. (본문 167,168p)

 

은미의 일가붙이라며 물랑루로 간 청명은 마술을 하던 환희에게 지목을 당하게 되고, 올라가기 싫다는 청명과 올라오라는 환희 사이에 실랑이가 생기면서 두 사이의 인연이 생기게 된다. 마술사가 마술 하나를 익히기 위해 집요하게 연습에 몰두하는 것처럼 환희의 집요함은 사람을 향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환희는 청명을 감동시키지 않고는 물랑루에서 벌이는 마술이 모두 헛되다는 망상까지 밀려들었다. 20년 전 용상에 등극한 왕은 무예를 집대성한 새로운 서책을 만들라는 밀명을 홍동수와 송가자에게 내렸는데, 이는 조선의 무예만 정리하는 게 아니라, 청국와 일본과 안남과 멀리 회회의 무예까지 두루 살펴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버려 그림과 글로 정리하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병서를 만들라는 것으로, 그 후로 17년 동안 송가제는 지금까지 이 세상에 나온 모든 병서를 규장각에서 검토하였을 뿐만 아니라 직접 선발한 화원들과 힘을 합쳐 『환단무예지』의 초고를 완성했다. 헌데 청나라 사신이 데려온 귀몰에 의해 이 책이 텅 빈 책으로 남게 된다. 왕은 환희를 종구품 규장각 검서관으로 임명하여 이 난관을 헤쳐나가려 했고 환희는 청명을 조수로 두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하게 되고 환희는 마술사가 되어 조선에 오기까지의 일들을 청명에게 들려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청나라 사신이 태자의 아홉 번째 후궁으로 청명옹주를 정하게 되고 환희는 청명을 위한 목숨을 건 마술 대결을 펼치려 한다.

 

 

 

사랑을 지키고 행복할 것인가, 사랑을 잃고 불행할 것인가.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던질 것인가, 목숨을 지키기 위해 사랑을 던질 것인가. 강력한 적을 제압하려면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때 우리는 이런 질문을 남자 주인공에게 하게 된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겁니까? (본문 254,255p)

 

마술이라는 환상적인 묘사와 마술 가운데 최고라는 사랑 이야기가 어우러져 두근거리는 로맨스를 탄생시켰다. 조선의 옹주와 마술사라는 신분의 벽을 넘어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화려한 마술보다 더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조선 시대에 마술사가 과연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이 인다. 이 궁금증에 알아보니, 이 소설은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 열하를 여행하고 쓴 기행문 [열하일기]의 [환희기]에서 시작되었는데, [환희기]에 열하의 장터에서 본 요술들을 기록한 부분으로, 박지원의 [열하일기] 안에는 조선시대에도 마술사가 있었다는 작은 기록이 있다고 한다. 그 작은 기록은 판타지와 곁들여져 풍부한 이야기로 재탄생되었고 영화, 웹소설, 책 등 다양한 컨텐츠로 크게 기록하게 된 것이다. 출간 전 카카오페이지에서 7만 독자가 선택한 소설 <<조선 마술사>>를 읽고나니 환희로 변신한 유승호의 연기가 더욱 기대되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조선 마술사>>로 마술 같은 아름다운 로맨스에 한 번 빠져보시길~!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다. 이븐, 1000개가 넘는 그대의 마술 가운데 최고는 무엇인가?"

이븐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사랑입니다."

"사랑?"

"마술은 사람을 속이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옵니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가운데 최고는 단연코 사랑입니다. 사랑에 빠지면 사랑하는 두 사람이 변하고 세상이 변하고 우주가 변하지요. 저는 사랑을 믿습니다." (본문 402p)

 

(이미지출처: '조선 마술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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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2-3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영화로 먼저 봤어요. 영화를 보고나서 김탁환 이원태 작가와 무비톡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얘기를 듣다보니 소설이 훨씬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책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역시나 영화에서는 상상을 구현해내기가 힘든 부분이 많으니 이야기가 많이 생략되었어요. 물랑루 하나 만드는데만해도 7억이 들었다니까요.
동화세상님 이야기를 듣고나니까 소설 내용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동화세상 2015-12-31 16:13   좋아요 0 | URL
영화 보셨군요...저는 `출발 비디오 여행`을 통해서 영화 내용을 접했는데, 잠깐 사이였는데도 소설이 더 나은거 같더라구요...ㅎㅎ 꼭 읽어보세요
 
페이즈 1 - 사라진 사람들
마이클 그랜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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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사춘기의 열병을 앓았을 때, 어른들의 잔소리와 간섭이 너무도 싫어 어른들이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정말 철딱서니 없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잠깐의 생각이었기 때문에 내가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조차 잊고 살았는데 어느 날 우연히 어른이 사라진 세상을 배경으로 한 <<페이즈>>라는 책을 알게 되면서 그 흐릿한 기억이 또렷해졌다. 이 문구가 어린시절 철없던 나를 떠올리게 했을 뿐 아니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휘몰아치는 정말 대단한 소설이다."라는 스티븐 킹의 극찬으로 이 책에 더욱 관심을 갖게 했다. 어른이 사라진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어린시절 내가 꿈꾸던 자유가 존재하는걸까? 이런 호기심에 서둘러 책을 펼쳐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다른 세상이 있을 뿐이었다.

 

 

 

남북 전쟁에 대해 설명하고 있던 선생님이 사라졌다. 팟!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빛이 번쩍이지도 않았고, 폭발도 없었다. 선생님이 사라진 순간, 처음엔 착각이라 생각했던 일이었으나 곧 열다섯 살 이상의 마을 사람들이 전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휴대폰과 텔레비전도 끊겼다. 현장 학습을 가던 길,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던 참에 운전기사가 심장마비를 일으키자 운전기사를 옆으로 밀어내고 버스 운전대를 잡아 갓길에 안전히 세운 뒤 침착하게 911에 전화를 걸어 아이들 사이에서 '스쿨버스 샘'으로 통하게 된 샘 템플은 절친인 퀸과 천재 애스트리드와 함께 각자의 집을 둘러보기로 했다.  샘은 집에 가보고 싶어 애가 탔다. 무슨 일인지 간절히 알고 싶으면서도 진실을 알게 될까 두려운 마음이 교차했다. 애스트리드와 퀸은 괴상한 현상이 일어난 게 오늘부터라고 생각하겠지만 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14년을 평범하게 살아왔는데 샘의 평범한 삶이 궤도를 이탈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라나는 루크 할아버지가 모는 낡아빠진 픽업트럭 조수석에 앉아있었고 개 패트릭은 뒷좌석에 안장 혀를 길게 빼물고 한가롭게 바람을 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가 사라졌고 트럭은 미친 듯이 흔들리다가 순식간에 굴렀다. 라나의 오른쪽 팔꿈치부터 손목까지가 브이 자로 꺽여 있었고, 다리 하나는 부러졌거나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뒤틀린 듯 했다.

 

아이들은 광장에 하나 둘 모였고, 건물에 불이 나자 샘은 선두에 서서 불길을 잡기 위해 애썼고 어린 소녀를 구하려던 샘은 소녀의 토실토실한 손에서 불길이 뻗어 나온 것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손바닥을 펼쳤고 소녀는 빛을 맞고 쓰러졌다. 이러한 사실을 알리 없는 아이들은 샘에게 의지하려 했고 샘은 소녀를 죽였다는 자책감과 부담감으로 애스트리드의 자폐아 동생을 찾는다는 핑계로 자리를 뜨고 만다. 샘의 빈 자리는 힘이 센 오크와 그를 따르는 하워드가 차지하여 지배하게 된다. 라나는 자신을 위해 퓨마에게 대항한 패트릭이 다치자 두려움이 더욱 커졌으나 곧 자신의 손을 대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람들을 찾아 길을 나서다 코요테 무리를 만나게 된다. 코요테의 우두머리는 말을 할 줄 알았고 어둠이 시키는대로 인간을 죽이는 법을 라나에게 배우기 위해 라나를 포로로 데리고 다닌다.

 

FAYZ '아이들의 방사능 낙진 구역', 아이들만 줄줄이 남아 있는 방사능 낙진 구역이라는 뜻으로 하워드는 이곳을 페이즈라 불렀다. 이들이 사는 퍼비도 비치 마을은 오래 전 90년대에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가 한 번 난 적이 있어 '방사능 낙진 골목'이란 별명이 붙어 있었던 탓이다. 아이들에게는 초자연적인 능력이 생겼고, 돌연변이 동물들도 생겨났다. 샘과 친구들이 다시 페이즈로 돌아갔을 때 고우츠 아카데미 아이들이 찾아왔고, 모두가 같은 문제에 직면한 지금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지만 이는 고우츠 아카데미의 대표인 케인의 계략이었다. 케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악용했고 또다른 능력이 아이들을 제어하고자 했다. 깡패들의 세상이 된 페이즈에서 샘과 케인의 대립 구조가 생겨났고 이로 인해 아이들의 죽음, 퀸의 배신이 일어났으며 샘은 페이즈가 생겨난 원인을 밝혀낸다. 열다섯이 되는 생일 되면 아이들이 사라지자 케인은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컴퓨터 잭을 통해 그 원인을 밝혀낸다. 한편 라나와 샘 일행이 만나게 되고, 코요테와 케인 일행이 야망을 위해 힘을 합치면서 대립은 더욱 커져갔지만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샘은 페이즈를 지켜낸다. 하지만 살아남은 케인과 코요테의 우두머리는 또다른 계획을 세우고자 한다.

 

 

 

어른들이 사라지면서 모든 질서도 사라졌고 남겨진 아이들은 혼란에 빠지고 만다. 마을은 순식간에 폭력과 무질서로 변했지만 샘, 퀸, 애스트리트, 에딜리오, 라나 등은 질서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우정, 배신, 신뢰, 사랑, 용기 등 다양한 감정변화가 표현되고 있다. 어른이 사라진 세상에는 욕망을 가진 아이들이 있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어 일하는 아이들이 있으며,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 비밀을 밝히려는 아이들이 있었다. 이 소설의 탄생이나 아이들의 다양한 감정들은 내가 어린시절 어른들의 간섭이 사라지길 바랐던 마음처럼 어른들이 간섭에서 벗어나게 된 아이들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싶다. 이것이 이 소설이 10대 청소년 독자들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는 이유가 된 것은 아닐까 싶다.

 

 TV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인 <<페이즈 1>>은 1장 299시간 54분부터 시작되고 있는데 이는 샘과 케인이 열다섯 살이 되는 생일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의미하고 있었다. 어른이 사라진 세상에서 초능력이 생긴 아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몰입도가 상당한 이 소설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손을 놓을 수 없다. 어둠을 향해가는 케인과 코요테 우두머리로 막을 내리는 1권은 2권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자아낸다. 서둘러 2권을 읽어보려 한다.

 

(이미지출처: '페이즈 1'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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