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꿈엔 책가방 속 그림책
최진희 지음 / 계수나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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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고백부터 하자면 나는 페소공포증이 있다. 어릴 때 잘 타던 콩나물 시루 버스도 못타고, 엘리버이터도 사람북적이는 지하철도 식은땀이 나며 심장이 두근거린다.
『오늘 밤 꿈엔』은 북극제비갈매기와 케이지 속 닭을 교차시켜 보여주며, 자유와 구속, 현실과 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갈매기와 날개조차 펼 수 없는 닭은 외형적으로는 전혀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들도 꿈을 꾼다는 것.

좁은 철망에 갇힌 채 살아가는 닭의 삶.
상상할 수도 없고 절망도 사치가 될 것같은 닭의 삶에 공감하자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그림책은 이 케이지 안의 침묵에 질문을 던진다. 닭이 단지 ‘식재료’가 아닌, 꿈을 꾸는 생명체임을 보여주며, 동물복지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북극제비갈매기라니~~~~
그 꿈을 꾸다니.
작가는 자유로운 새의 이동과 갇힌 동물의 마음을 마치 수수께끼를 풀게하듯 시처럼 노래한다.
낭송하기 딱 좋은.
그러나 마음이 저릿저릿한 책이다.
『오늘 밤 꿈엔』은 아이들에게 동물도 감정과 권리를 지닌 존재임을 알려주는 좋은 출발점이 된다. 말이 많지 않기에 오히려 더 깊이 스며드는 그림책. 이 책은 동물복지를 넘어, 공존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는 조용한 선언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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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7-17 0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건주의자들이 육식을 하는 이들을 공격하는 대표적인 포인트가 바로 동물 복지지요.고기를 먹더라도 동물들이 편안하게 살다가 도축되어야 되는데 현재의 농장과 육가공 공장은 더무 동물에게 비인도적이라는 것이지요.그런데 동물복지를 할 경우 아무래도 비용이 올라가니 사업하는 이들 입장에선 그냥 무시해 버리는 것 같습니다.

하늘바람 2025-07-24 09:24   좋아요 0 | URL
인간들의 복지나 인권도 지키기 힘든 판에 동물의 복지는 사치라 여길수도요. 그러나 입장바꿔 생각해봐야죠. 우리는 모두 생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