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회복을 위해 어제부터 주로 침대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그래도 식사 때는 일어나서 책상 앞에 앉는다. 점심을 먹고나서는 본격적으로 여행가방을 챙길 참이다. 문학기행의 가이드 역할이라 아무래도 책가방을 챙기는 게 중요하다. 준비강의에서 다룬 책들에 더해서 참고할 만한 책들과 현지에서 읽어볼 책을 선별해야 하는데 여행 책가방이으로 부피와 무게가 중요 변수다.

이탈리아문학기행의 가이드가 된 책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과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다. 모두 두 사람의 ‘그랜드 투어‘의 결과물로 이탈리아여행의 표준적 의미를 만들어준 책들이다. 그러니 챙겨가지 않을 수 없는데 문제는 분량(무게)다. 특히 <로마제국 쇠망사>는 축약본이라 하더라도 무게가 상당하다.

민음사판 완역본(전6권)을 제외하고 몇 종의 축약본 가운데 강의에서는 까치판으로 읽었지만 무게를 고려해 부랴부랴 오늘 오전에 연암서가의 축약보급판을 주문했다(다행히 당일배송이 되는 걸로 나와서). 축악본을 이미 갖고 있어서 보급판은 구입하지 않았는데 목차를 보니 전4권 가운데 1,2권이 로마제국(분열 이후엔 서로마)의 멸망사를 다룬다(기번의 원저에서는 1-3권이다). 까치판에서는 마지막 한 장만이 동로마제국사에 할애되어 있다(기번의 대저의 평판은 주로 전반부 세 권에 근거한다).

동로마제국 1000년의 역사는 나중에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에 갈 기회가 있을 때나 참고할 요량이기에 나로선 절반만 챙기면 된다. 무게도 까치판에 비하면 훨씬 적게 나가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그러한지는 책을 받아봐야 알겠다. 무탈하게 당일배송이 되기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wingles 2019-03-02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 가는 사람으로서 문학기행 가이드를 위해 준비하시는 내용과 장소, 책들만 봐도 엄청 부럽네요. 무사히 잘 다녀오세요^^

로쟈 2019-03-02 21:15   좋아요 0 | URL
대개의 문학기행이 그렇지만 이탈리아는 특히 보고 배울 것에 비해 일정이 짧아서 좀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본격적인 기행을 위한 답사 정도로 생각하려고요.~
 

이탈리아문학기행에서 토리노를 방문하는 까닭은 세 가지인데, 먼저 프리모 레비의 고향이자 그의 무덤이 있는 곳이어서이고, 둘째는 이탈로 칼비노가 대학을 다니고 또 졸업 후에 출판사에서 일했던 곳이어서다. 끝으로는 니체가 온전한 정신을 갖고 있었던 마지막 장소라는 점. 니체는 1888년 9월 21일부터 1889년 1월 9일까지 마지막으로 토리노에 머물렀었다. 자프라스키의 평전 <니체>(꿈결)가 손에 잡혀서 그 대목을 옮긴다. 며칠 뒤면 알베르토 광장에 가 있을 것이다...

니체는 1889년 1월 3일 집을 나선다. 카를로 알베르토 광장에서 마부가 자신의 말에게 채찍질하는 것을 바라본다. 말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는 울면서 말의 목에 매달린다. 동정심에 압도당한 그는 쓰러지고 만다. 며칠 후 친구 프란츠 오버베크가 정신착란을 일으킨 친구를 데리고 간다. 그 후 니체는 10년을 더 산다.
니체 정신의 역사는 1889년 1월에 끝난다. 그 이후에는 다른 역사, 즉 그의 영향과 성과의 역사가 시작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탈리아문학기행에 챙겨갈 책의 하나로 A.N. 윌슨의 <사랑에 빠진 단테>(이순)를 고른다. 두꺼운 하드카바 책이어서 망설였지만 다행히 부피에 비해선 가볍다. 게다가 아무래도 단테 입문서로는 가장 요긴하지 않나 싶다. 피렌체에 입성하기 위한 입장권으로 삼으려 한다.

많은 독자들이 전체 3편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구성된단테의 <신곡>을 읽으려고 시도하다가 연옥편에 이르기도 전에는 중도포기하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가까스로 천국편까지 읽은 사람들도 대부분 머릿속에 남은 것이 별로 없다고 느끼게 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 독자들은 단테가 역시 위대한 시인이라고 굳게 믿게 되겠지만, 단테를 다시는 읽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최고의 미적, 상상적, 감성적, 지적 경험들을 음미하지 못하게 된다.
그들은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나 <리어 왕>의 공연을 보지도, 베토벤 교향곡을 듣지도, 파리를 구경하지도 못한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그들은 분명 기회를 놓치고 있다.
여러분이 이런 범주의 독자나 단테를 읽지 않은 부류에 속한다면, 이 책은 특히 여러분을 위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며칠전 책이사의 뒷정리도 해야 하고 이틀 앞둔 이탈리아여행의 가방도 챙겨야 하는데 컨디션이 저조하여 미루고 있다. 여행가방에는 옷가지도 챙겨넣어야 하지만 책도 스무 권 가량 선별해서 넣어야 한다. 여행준비로 구입한 책만 수십 권이라 가려내는 것도 일이다. 이탈리아 음식을 다룬 책들은 어찌할까.

다른 국가 여행과 다르게 이탈리아는 여행의 기대 아이템으로 음식도 꼽힌다. 그 방증이 물론 세계화된 이탈리아 음식들이기도 하다(피자와 파스타). 자연스레 이탈리아 음식을 다룬 책도 몇 권 나와있는데, 책이사를 하느라 책장을 뒤집는 바람에 찾은 책도 있다.

파비오 파라세콜리의 <맛의 제국 이탈리아의 음식문화사>(니케북스)는 총론격에 해당한다. 이 책은 구입하지 않은 듯한데 여행 이후에나 찾아볼지 모르겠다. 알렉산드로 마르초 마뇨의 <맛의 천재>(책세상)는 저널리스트가 쓴 책으로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보편성을 획득한 음식들의 탄생 비화와 성공 비결˝을 들려준다.

그리고 엘레나 코스튜코비치의 <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이야기를 좋아할까?>(랜덤하우스코리아). 저자가 러시아인이라는 이유로(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러시아어로 번역한 이탈리아통이다) 추천사를 쓴 인연이 있다. 벌써 9년 전이고 책은 품절된 상태군. 책장에서 이 책도 발견했는데, 오래 전에 쓴 추천사를 다시 읽어본다.

˝내게 이탈리아는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나라다. 물론 축구의 나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테의 <신곡>을 읽고 세리에A의 경기를 즐기는 것으로 이탈리아를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탈리아는 그 무엇보다 ‘파스타와 피자의 나라‘ 아니던가? 이탈리아를 깊이 사랑하는 러시아 저자의 이 음식기행은 음식 코드가 이탈리아인의 삶의 핵심이자 영혼이라는 걸 알려준다. 이탈리아 지도를 펼쳐들고 음식 이야기를 들려주는 저자의 성찬을 맛보고 나면, 아마 이탈리아 요리가 그저 단순한 음식으로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탈리아 음식지도를 다시 펼쳐봐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9-03-01 1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3-01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문학기행 공지다. 이탈리아문학기행을 두 주 앞두고 있는데, 벌써 이번 가을(9월26일-10월5일)에 진행할 영국문학기행 공지를 내게 되었다. 이번주 월요일부터 모집을 시작했는데 신청이 쇄도하여 다음주 안으로 마감될 듯싶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서두르시는 게 좋겠다. 자세한 일정은 여행사 홈피를 참고하시길...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9-02-16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 멋지네요

coolcat329 2019-02-1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