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텔레비젼을 잘 안보는지라, 텔레비젼을 보는 시간을 덤으로 얻는다 싶은 건 내 생각이고...
그리하여 주위보다 반박자쯤 늦는다고 하여 '형광등'소리를 듣고 산지는 좀 되었다.

아들이 유치원 다닐 때,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아이들이 자길 보고 '리틀 옥동자'라고 한다고 하였다.
난 옥동자의 사전적인 의미만 생각하고, '역시 뽀얗고 눈부신 외모를 사람들이 알아보는군' 하고 좋아했었다.
주변의 누군가, 텔레비젼에 나오는 개그맨 옥동자 머리라고 하며 웃지만 않았다면...'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 모드를 고수할 뻔 하였다.

주말에 아들과 같이 나갔다가 아들 친구를 만났다.
아들 친구가 어떤 호칭으로 부르자, 아들은 얼굴이 시뻘개지면서 화를 냈다.
내가 없었다면 한대 칠 기세였다.
아들 친구가 부른 호칭은 '세종 주니어'란다.
세종이라 하면 조선의 왕들 중 성군이었고, 업적도 많고, 독서량도 방대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하던지라...
'멋진걸~'하였더니, 아들은 더 뾰로통해졌다.
주변에 물었더니, 요즘 텔레비젼에서 방영되는 모 드라마에서 세종대왕이 고기를 왕 사랑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어 화제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당사자는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솔직히 과한 비유는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난 아들에게,

   
  그 친구 어찌보면 고마운 거네. 니가 고기를 좋아한다는 취향까지 파악해 주고 말야.
니가 고기를 좋아하는 게 사실인데 어쩌겠어, 기분 나쁘더라도 삭히는 수밖에...
 
   

하는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아들 녀석, 이런 맹랑한 답문자를 보내왔다.

   
  내가 홍어삼합이에요? 삭히긴 뭘 삭혀요? 홧병들게...
내가 고기만 왕사랑하는게 아니잖아요, 이것 저것 골고루 다 잘먹지...
 
   

하긴 식성에 관해서라면...우리 아들은 누굴 닮았는지 모르겠다.
미식가에, 절대 미각의 소유자이다.
깔끔하고 정갈한 개성 손맛을 자랑하시던 친할머니와,
맛깔스럽기와 양, 모두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하시던 시어머니의 우성 인자만을 뽑아다 놓은 것 같다.
제일 근접한 사람이 내 남동생이다.
장래 희망도 남동생처럼 조리사이지만, 난 허락하기는 커녕 수긍하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편은 내 자식을 왜 딴사람에게 떠넘기느냔다.
아들의 식성은 영낙없이 날 닮았으며,
내가 음식에 유난을 떨거나 까탈스럽게 굴지 않은 이유는...
내 입맛이 유난스럽거나 까탈스럽지가 않아서가 아니라, 그동안 입맛에 딱 맞는 음식을 공수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일축해 버린다. 

암튼, '세종 주니어'라고 불리우길 거부하는 우리 아들에게 이 책을 권해 보아야 겠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이 책은 저자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그 '조너선 사프란 포어'란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슈가 됐던 그 작품이다.<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그 감성에 흠뻑 매료되었던 나로선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이 책이 논픽션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좀 맥이 빠졌는데, 번역이 껄끄러워서 더 힘들었다.

암튼 읽고 나면 고기 먹기가 불편하다 못해 두렵기까지 하다.
내가,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고기(우리가 먹는 동물의 99% 이상)는 공장식 축산에서 나온단다.
산란용 닭은 펼친 책보다 작은 공간에서 평생을 살고,
닭고기의 80% 이상이 캄필로박터균이나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채 판매된단다. 
해마다 인간에게 쓰이는 항생제는 1300t이지만, 가축에게 투여되는 항생제는 1만1000t에 달한단다.
농장 동물들은 초당 40톤의 배설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는 도시 하수보다 160배나 더 환경을 오염시키고 우리의 건강을 위협한단다.
자동차 등을 비롯한 운송 수단보다 약 40퍼센트나 더 많은 온실 가스를 배출한단다

저자는 물론 육식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동물이 살아 있는 동안 합당한 복지가 제공됐다면 먹어도 된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가 또는 우리가 실제로 구입할 수 있는 고기의 99%가 이미 공장식 축산에서 생산된 고기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미 채식주의자이다.

* 그게 무엇인지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고통이란 크고 작은, 날것의 다면적인 모든 신음, 비명, 한숨의 근원에 붙인 이름이라는 것은 안다. 그것이 우리의 관심사다. 그 단어는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는가 보다는 우리의 응시를 정의 한다. (105쪽)

* 나는 고기를 먹지 않기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지만, 그 결정은 한계가 있으며, 개인적인 것이다. 그것은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내 삶의 맥락 속에서 이루어진 서약이다. (253쪽) 
* 세계의 식탁에 가족과 앉아 있건, 내 양심과 함께 앉아 있건, 나에게 공장식 축산은 그저 불합리해 보이는 정도가 아니다. 공장식 축산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공장식 축산을 받아들인다면, 즉 내 가족에게 공장식 축산으로 생산된 음식을 먹이고, 내 돈으로 공장식 축산을 지탱한다면, 나는 덜 자신다워지고, 덜 우리 할머니 손자다워지고, 덜 아버지다워질 것이다.
"중요한 게 아무것도 없다면, 지켜야 할 것도 없는 법이란다." 라는 할머니의 말씀도 바로 이런 의미이다.(338쪽)

이 책이 나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 이유는, 문제만 제기하고 별다른 해법이 제시되지 않아서이다.
동물이 살아있는 동안 합당한 복지가 제공된 고기가 아니라면, 채식외에는 별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의미를 더 확장시키면 식물이라고 하여 생명체가 아니란 말인가?
그런 의미로 본다면 동물에게 제공되는 복지는 식물에게도 제공되어야 마땅하다.
그랬을때 식물의 입장에서 채식주의자는 마찬가지로 위협적이다.

차라
리 '우리 땅에서 난 우리 농산물을 골고루 적당히 먹는다.'가 내 취지엔 맞는다.
그런 책으로는  개신교 목사님이신 '임락경'님이 쓰신 것들이 있다.
쉽고 재밌게 되어 있어 읽고 이해하기 쉬우니, 자연 따라 하기도 쉬워 실생활에 적용이 용이하다.
단, 가끔 삼천포로 새신다.
가끔 틀리거나 잘못된 이론이나 건강 상식들이 있지만...애교로 봐 드릴 수 있겠다, ㅋ~. 

*요즘은 친구 만나면 보신탕집 가고, 사철탕집, 영양탕집 찾아간다. 게다가 집에서도 수시로 치킨 사다 먹는다. 그 많은 영양을 우리 몸에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
......
골수암 환자가 있었다. 무슨 음식을 평소에 많이 먹었냐고 물었더니 개고기를 끊이지 않고 먹어왔다고 한다.
...... 몸에 좋다고 한 가지 음식을 몇년 동안 계속해서 먹다 보면 병이 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다.(44~45쪽)

*그래도 혈당 수치가 떨어지지 않으면 흥부전에서 치료법을 찾아보자. 놀부는 흰 쌀밥에 고기를 먹고 땀을 흘리지 않아서 당뇨병에 걸렸다. 성욕이 없으니 아들딸이 없었다. 반면 흥부는 잡곡과 채소를 먹고, 땀을 많이 흘려 일하니 아들 딸이 열여섯 명이다. 당뇨병환자들은 흥부가 먹던 음식을 먹으면 된다. 흐니 쌀밥은 놀부, 불고기는 놀부, 잡곡밥은 흥부, 시래깃국은 흥부.....(148쪽)

 



 



지금 아들이 맛을 향하여 반짝반짝 빛나는 감성을 지녔더라도, 아직은 더듬이를 그쪽으로 뻗어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감성은 바람에 가끔 나부끼는 깃발이나 맑은 날 가끔씩 내어 말리는 흰 빨래처럼 간직하고 있고, 그 감성에 걸맞게 이성과 지성을 끌어올려 갈고 닦아 주었으면 좋겠다.
맛에 대해서, 반짝반짝 빛나는 감성'만'을 지녔을때 우린 다른 이름으로 '먹보'라고 부른다.
부디 맛을 향하여 감성과 이성과 지성의 조화를 이룰 정도로 연마한 후에, 더하여 감성을 옵션으로 지닌 보석쯤으로 반짝 반짝 계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내 염원에도 불구하고, 어제 아들은 내게 이런 음악을 대답으로 보내왔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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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11-10 10:45   좋아요 0 | URL
추천합니다. 비육식을 하는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이 '다른생명을 내가 먹는것'을 거부하는 그 이유라면 전 채식도 하지 말아야 하는게 아닌가 늘 갸웃했거든요. 조너선 사프런 포어는 사랑하지만, 저 책은 그다지 읽고 싶질 않네요.

2011-11-10 1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1-11-10 13:43   좋아요 0 | URL
잘 지내고 계시죠? ^^
제가 좋아하는 지킬 앤 하이드 노래라서 오랜만에 들린 서재가 무척 반가웠습니다. ^^
저는 육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육식만 섭취하면 건강이 좋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어서
초식 역시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어머니가 유독 건강에 관심이 많으시고 유독 식습관은 건강을 위해서라도
철저히 관리하시는 편이라 어머니의 좋은 점 덕분에 나름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순오기 2011-11-10 14:15   좋아요 0 | URL
지금 이순간~~~~~은 누가 뭐래도 고기를 즐겨야 한다는 뜻일까요?^^
우리 아들녀석도 타고난 미식가 대열에 껴야 될겁니다.ㅋㅋ

2011-11-10 14: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1-11-10 15:52   좋아요 0 | URL
저는 관심은 있어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동물에 관한 책은 못 읽겠어요. 육식을 하는 게 건강에 안좋고 채식을 해서 건강해진다는 건 좀 믿을 수 없는 얘기지만. 그런 이론은 읽기도 싫어요. 누군가에게 뭘 강요한다는 게 더 나쁜 거고 자기가 그렇다고 남에게도 그래라 하는 건 오만이지요. 저는 얼마전에 한가인이 채식을 시댁가족들에게도 권한다고 연정훈이 말했을 때는 김효진이 채식을 해서 데이트할 때마다 힘들다고 유지태가 말했을 때보다는 좀 놀랐어요. 예쁜 애들은 다 채식을 하는 건가..(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저도 예쁜데 저는 가끔 고기를 먹거든요.-_-;;

건강은 좀 괜찮아지셨어요? 그런데 아들이 참 독립적으로 잘 자라고 있어요. 대화하면 재밌겠어요. 제가 예뻐하는 머리좋고(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걔는 영재학교 나왔어요) 예의바르고 하여튼 되게 귀엽고 매력적인 사촌동생이 있는데 그 삘이에요.ㅋㅋㅋ 저랑 아홉살 차인데 아들은 저랑 몇 살 차이인가요? 같은 세대를 못 살아가는 게 슬프다니까요. 친구로 만났다면 질투가 엄청 났을지언정 참 좋았을텐데.

알케 2011-11-11 08:51   좋아요 0 | URL
고기는 우리 아들놈이 한 고기하죠. 세끼를 먹여도 잘먹는데 문제는 그게 어디로 가는지
키만 멀대같이 자라고 살은 안찌니 지 어멈이 걱정 반 (!) 질투 반(!!)으로 매일 지청구합니다. ㅎㅎ

저는 조너선 사프란 포어 류의 책들을 읽을 때 마다 솔직히 짜증...
김어준의 말마따나 '죄책감 마케팅'같아서 말이죠.
도리어 축산의 개혁 같은 주제가 더 마음에 끌리죠.
밀식 사육이 아닌 자연 방목 사육...합리적 유통구조 개선같은 대안을 담은..
after all, respect but not agree

감은빛 2011-11-11 11:38   좋아요 0 | URL
채식을 하는 아내가 늘 저를 설득시키고 싶어했는데,
이번에 [고기 먹을수록 죽는다]는 책을 구매해서 읽어보라고 권하더라구요.
환경운동을 하던 시절에도 그랬고, 요즘 녹색당 창당준비 과정에서도 그렇고,
늘 주변에 채식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채식의 등급도 제각각이구요.

그들의 한결같은 권유에도 제가 굴하지 않는건,
그래도 먹고 싶은 것 좀 먹고 살고 싶은 이유입니다. ^^

이진 2011-11-11 22:44   좋아요 0 | URL
아들과 정말 재밌는 대화를 나누시는데요~ 뾰로통해지는 아들의 얼굴이 상상이 갑니다 ㅋㅋ

고기라... 저는 고기를 먹는 것보다는 돼지와 소같은 식육동물과 비식육동물이 나뉘는 것이 더 마음에 걸린답니다 ㅠㅠ 고기는 제가 너무 좋아해서 거부반응이 없어요 ㅎㅎ

숲노래 2011-11-16 08:36   좋아요 0 | URL
스스로 거두는 만큼 먹으면 가장 좋지만,
적어도 몇 가지는 스스로 심어서 거두어 먹으면,
밥뿐 아니라 삶도 참 크게 달라져요..
 

1.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남자 연예인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양동근'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조금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네 멋대로 해라'의 '고복수'캐릭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후 다른 드라마나 영화, 노래에서 만나게 되는 양동근은 (그의 어눌한 시선 처리가 항상 맘에 들기는 하지만) 맘에 들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 이상형은 고복수지만 드라마 속에나 존재하고, 현실에선 양동근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어제 아침에 김어준과 인정옥이 오랜 연인 사이라는 기사를 봤다.
그리고는 내내 배가 아프고 심통이 났다.
인정옥이라고 하면 '네멋대로 해라'의 '고복수'캐릭터를 만들어낸 작가이니,
그런 인정옥과 김어준이 오랜 연인 사이라고 하면, 인정옥이 김어준에게서 혹 고복수의 캐릭터를 읽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다.
드라마 속에나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땐 체념하게 되던 그 마음이, 혹여 현실에 존재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영 심기가 불편했다.

복수 : 닭을 먹으러 왔으면 닭을 먹구 가야죠.
          그냥 가면 어떡해요? 우리 엄마 벙찌게...

전경 : 닭 먹으러 온거... 아니에요.
복수 : 나 찾아 왔어요?
전경 : ...... 네.
복수 : ..... 왜요?
전경 : 그냥요. 그,그냥요. 그냥.. 찾아 왔어요.
복수 : 내가... 뭐해줄까요. 전경씨.
전경 : 내가... 좋아해도 되나요?
복수 : ... 네. 나도... 그래도 되죠?
전경 : 예.
전경 : 난 누가 날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음악한다고 해요.
         TV에 나오냐고 물으면 아직 앨범
         못냈다고 얘기하고요.
         그럼 사람들은 딱하게 보거나 한심하게 봐요.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
         음악을 한다는건 내 직업이니까요.
         왜 내가 직업을 숨겨야 되나요?
         한기자님의 직업 의식 때문에
         왜 내 직업이 함부로 아무데나 버려지나요?
         내 직업은 한동진씨의 애인이 아니라
         밴드 키보디스트에요.
         난 그걸 많은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어요.
         내가 참...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전경 : 복수씨. 그냥... 사는동안 살고
         죽는동안 죽어요.
         살때 죽어있지 말고 죽을때 살아있지 마요.
         남자인 동안에 남자로 살고
         장애인인 동안에 장애인으로 살아요.
         내가...내가 애인인 동안에 애인으로 살고
         내가 보호자인 동안에 보호자로 살래요.
         그냥 그렇게 살면 되요.
전경 : 근데 그 사람한테선 마음을 봤어요.
         처음부터.
         성격 좋은 사람은 많이 봤지만
         그게 마음은 아닌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마음은 내 마음을 울려요.
         1분1초도 안쉬고 내 마음을 울려요.
         그 사람은 나한테만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있을 수 없는 사람이에요.
         처음 봤어요. 한기자님.
         난... 최고의 사람을 만난 거에요.
         최고의 마음을 지금... 만나고 있어요.
복   수 : 금붕어 두마리 애인 삼으면 괜찮은데
             여자 둘을 다 좋아하면 안되나?

아버지 : 안되지.
복   수 : 그냥 좋아만 하는건데 왜 안돼?
             나쁜 일 안하고 똑같이 잘해주면 되잖아.

아버지 : 똑같이? 한치도 치우치지 않고 좋아할수가 있어?
             한쪽으로 코딱지만큼만 기울어도 좀 모자라는 사람은 외롭잖아.
             너 사람 외롭게 하는게 얼마나 큰 죄인지 알어. 이놈아.



내가 내내 툴툴거리자...남편이 이렇게 한마디 한다.
"정말 메뚜기가 뛰는 방향이랑 니 상상력의 비약이 튀는 방향은 알 수가 없다.
 김어준보다 더 김어준스러운 남자가 어디 있다고 김어준에게 고복수를 끌어다 붙이냐?
 건 그렇고...고복수 같은 남자를 감당하려면 전경 같은 여자여야 하는데...
 니 가슴에다 손을 얹고 돌이켜 봐, 너 전경 같을 수 있어?
 니가 먼저 전경이 되고나서 고복수를 기다리는 게 조금이라도 실현 가능하지 않을까?" 
난 아무 말 못하고 깨갱할 수밖에...OTL. 


그런 내게 남편이 던져 준 책은 이 책이었다.

 
 
 닥치고 정치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폼잡는 이론이나 용어 빌리지 않고, 일상의 언어로 정칠 이야기해보자고. 평소 정치에 관심 없는 게 쿨한 건 줄 아는 사람들에게.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사람들에게. 좌우 개념 안 잡히는 사람들에게, 생활 스트레스의 근원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정당들 형태가 이해 안 가는 사람들에게, 이번 대선이 아주 막막한 사람들에게, 그래서 정치를 멀리하는 모두에게 이번만은 닥치고 정치, 를 외치고 싶거든. 시국이 아주 엄중하거든, 아주. 




2.
'닥치고...'
하여 생각난 것은...
말을 안 하고도 말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다.
텔레비젼은 잘 보지 않고, 집에 케이블이 안나와서 '슈스케3'는 더 볼 여건이 되지 않는데,
얼마전 넷상에서 '버스커 버스커'의 <동경소녀>란 곡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 이들이 노래를 통하여 하려고 하는 얘기의 정수를 읽을 수 있었다.
경연인데...'잘 해야겠다'가 아니라 무대 자체를 즐기는 그들이 어느 별보다 빛나 보였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보컬리스트를 위한 스테이징 테크닉
 하마다“Peco”미와코 지음 /
 SRM(SRmusic) / 2011년 8월
 
 너의 꿈을 캐스팅하라
 손남원 지음 / 쌤앤파커스 /
 2011년 8월



3.
연인들이 꽃으로 대화하던 시대가 있었다 한다.
붉은 장미로 사랑을 고백했고 산사나무로 희망을 주었으며, 알로에로 슬픔을 표현했고 안개꽃으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단다. 
 

 

  

 꽃으로 말해줘
 버네사 디펜보 지음, 이진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0월


 부처님이 들어올린 연꽃을 보고 미소 짓는 가섭을 닮을 수 없을지니,
 이 비 내리는 가을날 닥치고 책이나 읽어야겠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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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10-29 15:37   좋아요 0 | URL
닥치고 정치는 동네 도서관에 신청해 뒀어요. 구입하면 제일 먼저 저한테 빌려가라고 연락이 올거에요.
전 '네 멋대로 해라' 는 안 봤지만 어떤 복수가 김어준에게 비칠지 상상해 볼게요 ^^

마녀고양이 2011-10-29 17:55   좋아요 0 | URL
멀 했길래, 자기 서재의 글자체가 몽땅 굴림체로 바뀌었누?
둥글둥글하네... 글자체...
내가 이야기하던 달빛이 휘감싸던 사르르한 느낌이, 찐빵처럼 둥근 글씨체로 변해버렸는걸.... ㅋㅋ

흐미, 양동근이 좋단 말이지, 아직도 자유로운 반항아를 좋아한다뉘,
그런데 반항아 이미지로 김어준 총수만한 분이 정말 어딨을까? ㅋㅋ, 남편분이 예리하구만여.

잘잘라 2011-10-29 18:15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남편분이 예리하십니다. ㅋㅋㅋ

저도 양동근이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습니다. 얼마전 승승장구 김태희 편에 깜짝손님으로 나와서 봤는데 오랜만이기도 하고 그 게슴츠레한 눈과 알 수 없는 표정,은 정말 한결같아서 반갑더라구요. 아, 근데 오늘 주인공은 김어준,이었던가요? ㅎㅎㅎ

순오기 2011-11-01 19:32   좋아요 1 | URL
아~ 양철나무꾼님은 양동근을 좋아하는군요.^^
읽을 책이 쌓이고 쌓여서 닥치고 정치는 기웃거리지 않았는데...

알케 2011-10-30 12:44   좋아요 1 | URL
요즘 총수가 대세긴 대세군요...ㅎㅎ
두사람 다 잘 어울려요. 인작가 사람 참 좋아요.
양철님도 '금붕어 두마리' 다 키우겠다고 하세요
Don't panic !

하늘바람 2011-10-31 04:37   좋아요 1 | URL
너무 재미나게 일고 가고 공감하고 질투가 나요 닥치고 정치를 준 님을 잘 아실듯한 옆지기님이 부러워서요.
저도 그 드라마 볼때 참 많이 울고 웃으면서 봤어요.
정말 드라마 속 캐릭터네요

루쉰P 2011-10-31 10:15   좋아요 1 | URL
아 양철나무꾼님 ^^ 잘 지내셨죠? 전 여전히 어둠을 헤매이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온 서재에 저도 산 책 리뷰가 써 있네요. ㅋ 무한한 공간 속에서 자주 서재에 들어오지는 못해도 나무꾼님이나 저나 책 취향은 비슷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ㅋ 스마트폰이라 길게 못 쓰는데 리뷰를 쭉 읽으니 양철나무꾼님이 좋아하는 인간형에 대해 감이 오네요 ㅋㅋ 저 역시 김어준과 같은 인생을 꿈꿔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

북극곰 2011-10-31 11:06   좋아요 1 | URL
'네멋'을 쓰는 인정옥 작가 정도는 돼야 김어준 감당이 되겠다란 생각도 들더라구요. 저는 주진우님이 좋아요. 근데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란 소리에 어찌나 배가 아프던지요.ㅋㅋㅋ 저도 진정한 '누나'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1-10-31 17:16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양동근은 우리나라 미인들과 공연을 많이 했군요.이나영 한가인 한채영 김태희...팬이면 무슨 영화나 드라마였는지 아시겠죠?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들으면서 아침을 먹었다.
오늘의 주 관심사는 스티븐 잡스가 남긴 명언 중 'stay hungry, stay foolish'가 될 뻔 했다.
전 아무개라는 여자가 나왔고, 그 여자가 모처럼 이치에 맞는 얘기를 했는데도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난,
"아우, 밥맛이야~"
했고, 아들은 바로 받아서
"stay hungry"
라고 대답했다.
아들이 말한 필을 살려 해석해 보자면,
"그럼, 배 고픈채로 살아~"
정도가 될 것 같다. 

스티븐 잡스가 스탠포드대학에서 강의한 'stay hungry, stay foolish'는 '늘 갈망하라, 늘 우직하라'정도 일텐데 말이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미니 인터뷰가 있었는데...
공고 학생들이 쓴 시집 <내일도 담임은 울 삘(feel)이다>의 편저자 중 한명인 김상희 선생님이셨다.
손석희는 시의적절하게 몇번째 학교냐고 물었고, 김선생님은 첫번째 학교이고 3년째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선생님의 시낭송이 이어졌다.
선생님이 처음 B.M.과 함께 낭송한 시는 '울보 담임'이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젖어있는 듯 들렸고, 귀 기울여 듣던 난 어김없이 따라 울었다.
속으로 스물 일곱 여선생님이 'stay foolish' 하기를 살짝 바랐다. 

담임은 울보다.
우리가 쪼금만 잘못해도 운다.
다른 선생님 시간에 떠들어도 운다.
대들다가 울면 우리만 불리해진다.
내일도 담임은 울 삘이다.
  (김동진의 울보 담임


짐을 쌌다
겉옷 한 벌 속옷 한 벌
새벽 두 시 집을 나갔다
해 뜰 때가지 돌아다녔다
아는 형이랑 부산에 갔다
찜질방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피시방에서 시간을 때우다가
노래방에서 가서 또 시간을 때웠다
가출도 반복된 일상
학교처럼 지겨워졌다

자, 이제 돈도 떨어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게 최후의 수단이다
 (김부찬의 '가출')

어떤 미사여구를 모아 모아서 쓰여진 시보다도 내게 더 큰 감동을 주었다.
듣기 싫은 목소리를 듣느라 떨어진 밥맛이었는데, 나중엔 감동으로 우느라 stay hungry한채로 보낸 아침이 되고 말았다.
 

어떤 미사여구를 모아 모아서 쓰여진 글보다 더 큰 감동이라고 해서 생각난 책은 <658, 우연히>이다.

너무 괜찮은 책을 만나면 저자의 약력을 꼼꼼히 살피는 버릇이 있다.
당근 저자의 전작을 두루 섭렵하기 위해서 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 <658, 우연히>는 읽으면서 점점 저자가 맘에 든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책에서 주인공 거니가 마흔 일곱 살로 등장하길래 그 정도로 짐작했었는데,
1942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일흔 살이다.
광고계의 큰 손으로 군림하다가, 볼혹이 넘은 나이에 '진짜 글'이 쓰고 싶다는 열망에 휩싸이고...
그래서 광고계를 과감히 떠나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데 그게 <658, 우연히>이다.
이 책이 2010년에 쓰여진 처녀작이고, 그 후로 한권 더 쓰여졌나 보다.
아, 감질난다.
부디 병들거나 아프지 마라. 
'주제 사라마구'처럼 홀라당 반해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별세, 이러면 너무 허무해지니까 말이다.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속성과 상반되는 캐릭터 묘사를 하는데, 그게 겉돌지 않고 묘하게 들어맞는다는 느낌이 드는거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거니의 직업은 훌륭한 전직 경찰이었다.
그는 여전히 쉰 개의 팔굽혀펴기와 쉰 개의 턱걸이, 쉰 개의 윗몸일으키기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다른 한편으론 행동을 하기보다는 행동을 생각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되어있다.
참고로 빈스플린이나 프레더릭 포사이스,존 카첸바크의 작품에 등장하는 이런 사람들은 적어도 '곱하기 10'정도를 우습게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이 작가가 실제로 이런 것들을 안해 보고 책상에 앉아서 작품을 썼거나,
빈스플린이나 프레더릭 포사이스, 존 카첸바크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철인이라는 얘긴데...
난 전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니의 캐릭터와 잘 들어맞는다.

"날씨가 기가 막히네! 이런 날 1분이라도 집 안에 있는 건 죄악이야!"
거니 자신도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심미적인 관점에서는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러나 거니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있었다. 그의 타고난 성향은 다양한 방식으로 그를 집안으로 유인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혼자만의 생각에 파묻혔고, 행동을 하기보다는 행동을 생각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세상 속에서보다는 그 자신의 생각 속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런 성향은 직업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덕분에 그토록 뛰어날 수 있었다.(54쪽) 


이 책이 매력적이었던 또 한가지 이유는, 잃어버리기 쉬운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눈에 보이지 않는...잃어버리기 쉬운 것들은 마흔 일곱의 나이라고 생각했을땐, 지나치게 관조적이었는데...
작가의 나이를 알게되니, 노작가의 혜안이 주는 감동이 된다.

형사의 아내로 살면서 매들린이 감수해야 했던 모든 것들을 보상하고 싶었다. 언제나 일에 치여 뒷전이었던 그녀의 삶을 보상하고 싶었다. 그녀는 숲과 산과 초원과 탁 트인 들판을 사랑했고 거니는 그녀에게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삶을 선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자신은 어디서든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종의 오만이었다. 아니면 자기기만이었다. 이러한 대범한 결단을 통해 그간의 죄책감을 떨쳐버리고 싶었던 것일 수도 있었다. 한심한 생각이었다. 사실 그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그가 순진하게 믿었던 것처럼 유연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일을 찾으려고 아무리 애써도 결국에는 언제나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어쩌면 너무도 잘할 수 있는 일,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잘할 수 있는 일로 본능적으로 돌아와버리곤 했다. 자연을 즐기려고 그토록 노력했건만. 빌어먹을 새들만 해도 그렇다. 거니는 새들을 관찰했다.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새들을 관찰하면서 분류하는 작업이 일종의 잠복근무가 되어버렸다. 그는 새들의 움직임, 습관, 먹이를 먹는 모습, 날아다닐 때의 특징을 기록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것이 하나님의 피조물에 대해 새로 움튼 사랑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것은 사랑이 아닌 분석이었고 탐사였다.
 또한 암호의 해독이었다.(65~66쪽)

 

매들린은 데이브가 한번 잠이 들면 아침까지 눈을 뜨지 않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했다. 그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든다고. 그는 도무지 맘 편히 쉴 줄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좋은 남자이고 착한 사람이지만 인간으로서의 죄책감이 너무 심하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실수와 불완전함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고. 눈부신 직업적 성공조차도 몇 가지 사소한 실수로 그의 마음속에서 빛을 잃는다고.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고 항상 무자비할 정도로 문제를 파헤친다고. 한 가지가 끝나면 또 한 가지를 파헤친다고. 마치 언덕 위로 바위를 굴려 올리는 시시포스처럼. 그는 인생을 맞추어야 할 퍼즐로 바라보는 것 같다고. 그러나 인생의 모든 것이 퍼즐일 수는 없다고. 마침내 매들린은 상담 치료사가 아닌 그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다른 방식으로 포용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 거라고. 이 세상은 퍼즐이 아닌 신비로 보아야 한다고. 해독하는 대신 그저 사랑해야 하는 게 있다고.(130~131쪽)

 

...매들린이 그가 달라지기를 원했다는 것, 어쩌면 정말 달라질 거라고 믿었던 것만큼은 분명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달라질 수 있을까. 아무리 그녀를 아낀다 해도, 아무리 그녀와 함께 있고 싶다고 해도, 아무리 그녀가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해도 어떻게 그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그의 이성은 특성 분야에서만 기가 막히게 잘 움직였고 그는 삶에서 가장 큰 만족감들을 그러한 지적인 능력을 활용하는 데서 얻었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논리적인 두뇌와 모순을 짚어내는 특출한 안테나를 지녔다. 그러한 재능 덕분에 뛰어난 형사가 될 수 있었다. 또한 그 재능은 일종의 완충 장치를 제공했고 덕분에 두려움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211쪽) 

 

...거니는 매들린이 자신의 육체는 물론 영혼까지도 꿰뚫어보는 것만 같았다. 기분이 묘했다. 영혼이라는 말은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개념도, 그가 자주 사용하는 말도 아니었다. 그는 바위에 그녀와 나란히 앉아서 언덕들과 계곡이 펼쳐진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녀가 그의 팔짱을 끼었다. 
 거니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가 본 것을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마치 눈 덮인 풍경 전체가 그녀의 얼굴에 반사되고 그녀의 얼굴의 광채가 눈 덮인 풍경에 반사되는 것 같았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을까. 잠시 후 그들은 집으로 향했다.
"무슨 생각 하고 있었어?"
돌아오는 길에 그가 물었다.
"아무 생각 안 했어. 생각하는 건 방해되거든." 

 

...도시에서 월넛 크로싱으로 이사할 때 매들린은 몇 시간 동안 작별인사를 했다. 이웃들뿐 아니라 그들이 살았던 집과 그들이 남겨두고 가는 것들, 심지어는 화초들에게까지. 그 모든 것이 거니의 신경에 거슬렸다. 거니는 지나치게 감상적이라고 매들린을 비난하면서 생명이 없는 것들에게 말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고, 무의미한 일이며, 그래 봐야 떠나기가 더 힘들어질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이상이었다. 매들린의 행동은 그의 마음속에 건드려지고 싶지 않은 어떤 것을 건드렸다. 그런데 매들린이 다시 그것을 건드리고 있었다. 그 무엇과도 이별하려 하지 않는, 이별을 감당하지 못하는 그의 마음을.
 "당신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들은 사실 사라진 것이 아니야. 당신은 절대 그것들을 놓아주지 않으니까. 떠나보내려면 그것들을 보아야 하잖아. 대니를 떠나보내려면 대니의 삶을 보아야 하잖아. 하지만 당신은 그걸 원치 않아. 당신이 원하는 건......도대체 뭐야? 죽는 건가?"(485~486쪽)  

 

매들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서 그는 보았다. 보았고 깨달았고 또 느꼈다. 매들린의 감정이 어떤 경로로 그에게 닿았는지 그 자신도 알 수 없었다. 그것은 포용과 사랑의 혼합물이었다. 포용, 사랑, 그리고 다시 한번 그가 살아서 돌아왔다는 사실에 대한 깊은 안도감이었다.
태연하면서도 그의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로 매들린이 아침식사를 하겠느냐고 물었다.(583쪽)

'stay hungry, stay foolish'를 이 작가에게도 통용시키고 싶은데...
그러기에 이 노작가는 광고계에서 이미 눈부신 성공을 거두어 '큰손'으로 군림했었고,
원하던 '진짜 글'로도 이미 전세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부디 병들거나 아프지 마라,,,하고 염원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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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10-07 19:05   좋아요 0 | URL
항상 양철나무꾼님과는 통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ㅋ 저도 그 시집 샀거든요. 내일 배달이 옵니다. 본래 시를 잘 읽지 않으나 공고생들이 쓴 시들이 너무나도 마음을 울려 안 살 수가 없더군요. 지금은 운전하다가 잠시 쉬면서 스마트폰으로 댓글을 남깁니다. 잘 지내시죠? 집에 가서 컴퓨터로 무지하게 긴 댓글 남길거에요. ㅋㅋ

잘잘라 2011-10-07 20:13   좋아요 0 | URL
페이퍼 읽으며 저녁 먹어요. 쫄면 먹어요. 이 집에선 처음인데 맛이 꽤 좋아요. 가끔 먹으러 와야겠어요. 열 번 먹으면 열 한 번 째는 공짜라네요. ^^ 오천원인데 그러지 말고 그냥 사천오백원 하면 좋겠구만~ 싶어요. 그래도 오랜만에 맛있는 쫄면이라 또 오긴 올거예요. 제가 열 번 오기 전에 망하지나 말았으면 좋겠네요. 우직하게 맛도 유지하면서요.

하늘바람 2011-10-08 09:30   좋아요 0 | URL
토욜아침 님 페이퍼 읽어요
그냥 요즘은 긴긴 댓글은 잘 못달고 마음으로 갈망하고 감동하네요.
가을인데
이렇게 가네요
시간이 님

BRINY 2011-10-08 09:46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시집 살까해요. 27살에 첫 부임지에서 3년째면, 25살에 공고에서 첫 교직을 시작했겠네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게다가 학생들 앞에서 눈물 보이면 안된다고 정신교육 시키려드는 낡은 교사들도 있었겠죠...

노이에자이트 2011-10-08 15:42   좋아요 0 | URL
스티브 잡스를 스티븐 잡스로 알고 계신 분이 많군요.

꿈꾸는섬 2011-10-10 16:24   좋아요 0 | URL
658, 우연히...궁금해지네요.^^

2011-10-14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집 한 권을 샀다.
시가 마음에 들어,
시인이 내가 좋아하는 시인이라서 시집을 사기도 하지만,
시가 어려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데도 꾸역꾸역 시집을 사 읽은 건,
순전히 해설을 내가 애정하는 신형철 님이 하셔서 이다.
 

 

 

 

 


언제나 너무 많은 비들
이수명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9월 

해설의 일부분 만을 옮겨보면 이렇다. 

특별히 긴장하지 않으면 삶은 대체로 자신이 가장 편안하다 여기는 쪽을 향해 흘러간다. 아닌 것처럼 보이는 사례들도 실은 그렇다. 어떤 이가 불행의 늪에서 빠져나올 생각이 없어 보일 때, 그는 삶을 바꾸려드는 순간 더 큰 불행이 올 것을 예감하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누구도 그를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어떤 이가 고난의 길을 자청하고 있을 때, 그는 그 고난을 피하면 겪게 될 마음의 고통이 더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마음의 자질이 존경받을 만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물며 그렇지도 않으면서 우리는 이렇게 태만하고 진부한 '편안함의 세계'를 떠나지 못한다. 그러나 때로 이런 의문과 마주치는 것마저 피하기는 어렵다. 나는 왜 내가 아는 세상만을 살고 있나? 나는 왜 내가 아는 나로만 살아가는가? 그럴 때 어렵고 신기한 시를 읽는 일은 특별한 일이다. 우리는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두꺼운 책도 열심히 읽었다. 그러나 어렵고 신기한 시를 읽을 때면 그런 것들은 문득 소용이 없어지고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 처음 보는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 왜냐하면 시란 "내가 최초가 되어 최초의 사물을 바라보는 것" (이수명, '횡단', 문예중앙, 2011, p. 74)이니까.

한동안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기가 힘들었다. 
온라인 관계의 허망함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요번엔 내 존재 자체에 정체성을 갖게 됐다고나 할까?

언젠가 텔레비젼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보니까 얼굴에 점 하나를 찍으니까 구은재가 민소희로 바뀌고 하던데...
그와 비슷한 일이 내 주변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난 그녀를 오프라인에서 본 적도 있는지라...친하다고 생각했고(누구 맘대로?...내 맘대로~!)
그녀가 이 곳 서재를 폐쇄하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탈퇴를 하고 하는 과정에서, 
(그렇다,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는 못하고...) 주기적으로 안부 문자는 넣었었고,
어떤 때는 답장을 받고, 어떤 때는 답장을 받지 못했었다. 

문제는 요번 추석 무렵에 발생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난 안부문자를 넣었고, 답 문자도 받았다.
비밀 댓글로 그녀가 서재를 다시 개설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트랙백해보니,
서재 개설일이 반년도 전이고,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도 먼저 이 사실을 알고 왕래도 하고 있었나 보다. 

그녀가 이제서야 내게 서재 주소를 알려준게 서운한 것도 잠시...
다른 사람들은 쿨하게 이해하는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돌이키게 되었고,
내 자신의 정체성, 내지는 존재론적 회의로까지 이어졌다.

요즘 울 아들은 아침마다 풍경 사진을 찍어 어디 대형 포털에 올리는 모양이다.
밥상머리의 화제는 파워 블로거 얘기였고,
자연 내가 이곳 알라딘에 꾸리는 서재 얘기가 나왔고, 시큰둥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가만히 듣고 있던 울 아들 曰,
"엄마, 받아들이기 쉽지 않겠지만...
 내가 보기에 엄마 당한 거 같아." 

난 쿨하게 인정하기로 하였다.
"좋아, 좋다구...근데,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지?"
"간단하게 생각하자구, 세가지 경우의 수가 있지.
 첫째, 엄마가 스스로를 따 시켜 그 사람에게서 분리시켜 내는거야.
 독고 다이, 혼자 노는거지... 
 둘째, 엄마가 주위 사람들이랑 편먹고 그 사람을 따시키는 거야.
 근데, 고결하신 엄마 성격 상 그건 안할거고...
 셋째, 그냥 흐지부지 자폭하는거지, 뭐~."

결국 내 삶은 신형철을 빌리지 않고서라도...대체로 내 자신이 가장 편안하다 여기는 쪽을 향해 흘러 가려나 보다.
 
시가 어렵다보니...자연 외우는 건, 짧은 시 몇 수 이다.

 의인화

 순식간에 얼굴은 이루어지기에 지상에 거처를 가지지 않는다. 몇 개의 면이 서로 닿았는가. 너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사랑한다. 입술이 없이 말이 흘러나오는 밤이어서 밤 대신 목소리를 저지를 것이다. 나무에 녹는 나뭇잎이 적절하다. 나뭇잎을 덧붙이기 위해 나무의 무관심이 적절하다. 미리 잠드는 버릇이 이렇게 환하다. 머리맡이 가늘게 찢어진다. 어쩌면 이런 문턱, 다른 표시에 베일 것이다. 너라는 표시에 연루될 것이다. 내가 베어 물었을 때 너는 썪으려 한다. 단 한 차례의 생애에서 우리가 의인화되는 순간이다.

 어느 날 

 날이 차갑다. 날이 또렷하다. 날에서 상한 냄새가 난다. 리듬이 끝났다. 너는 볕을 쬐려 한다. 볕을 조금만 더 쬐려 한다. 둥근 등받이 의자에 너를 걸쳐놓는다. 날이 차갑다. 두개의 날이 섞이지 않는다. 두 개의 날이 어떤 날이었는지 알 수가 없다. 어느 날 너는 날을 침범한 것이다. 날과 날의 영역을 범한 것이다. 다시 날이 차갑다. 너는 볕을 쬐려 한다. 울퉁불퉁한 볕을 향해 몸을 기울인다.

 
얼마전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 아들의 카카오톡 테마는  '종갓집 장손은 괴롭다'였다.
제법 비장한 표정까지 지어가며, 
엄마가 아빠의 조건이 아닌 사랑에 눈이 멀어 결혼했듯이 자기에게 눈이 멀어 결혼해 줄 여자가 있을까 하길래...
난 쿨하게
"걱정마라, 지금도 국제 결혼이 대세이지만...
 너 결혼할 때쯤이면 또 아니, 외계인이랑 결혼하게 될지?
 거 뭐냐, 메트릭스 봐라, 바퀴벌레처럼 생긴 외계인 나오잖아. 
 바퀴벌레는 종속번식이 최대의 사명이니...너처럼 종갓집 장손이 각광 받게 될지도 모르지..."
하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속으론 유산이나 유전처럼 보이거나 증명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물려지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종갓집 맏며느리'라는 자리는 내가 피할 수도 있는 자리였지만, '종갓집 장손'이라는 자리는 내 자식으로 태어난 이상 피할 수 없는 자리이다.
 

 

 

그레이트 하우스
니콜 크라우스 지음, 김현우 옮김 /
민음사 / 2011년 7월

 

 


<그레이트 하우스>를 읽었다.
저자는  무형의 물려주고 물려받음의 관계를 유형의 '책상'을 가지고 얘기하려고 하고 있다.
어떤 이는 열쇠 구멍을, 어떤 이는 바닥의 타일을, 어떤 이는 닳아빠진 문지방을...따위를 물려주고 물려받고를 모두어 보면 '유대인의 영혼'이라는 '그레이트 하우스'에 이를 수 있다고도 얘기하고 있다.

유대인의 영혼이나 그레이트 하우스라고 했을땐 근사하지만,
물려주고 물려받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느 누구도 열쇠구멍이나 바닥의 타일, 닳아빠진 문지방 따위는 선택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물려받아 자신의 것이 되어 버렸지만,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아들에겐 구시대적 풍습이고 버겁고 때론 아프기만 한 타이틀인 '종갓집 장손'이라는 타이틀처럼 말이다. 

암튼, 유대인이나 그레이트하우스에 대해서 알면 내용이 풍부해지고 깊어지긴 하겠지만...몰라도 인간관계에서 내가 남과의 경계를 만들기 위해 쌓아올린 벽과 파들어간 깊이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나름의 매력을 갖고 충분히 재미있게 읽힌다. 

이 소설엔 그 책상을 매개로 관습이나 타성에 상처입은 영혼들이 등장하는 데, 그들은 어디에서 어떤 형태로도 치유받지 못함은 물론, 문을 닫아걸고 벽을 쌓는다.

저를 깊이 움직인 음악들을 들을 때 늘 그렇듯이, 그 곡도 다른 사람과 있을 땐 듣지 않았어요. 제가 특히 아끼는 책은 빌려 주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죠. 말하려니 부끄럽기도 하네요. 어떤 본질적인 결핍이나 제 본성 속에 숨은 이기심을 드러내는 행동이라는 것도 알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본능과는 반대된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게 되면, 그 열정을 나누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 속에 같은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싶어 하는 그런 본능 말이에요. 그런 타인들의 열과 성이 없었다면 저 역시 제가 아끼는 책이나 음악들을 모르고 지냈을 거라는 사실도 알아요, ...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이 끼어들 때마다 즐거움이 커지는 게 아니라 줄어드는 기분이 들었고, 저와 작품 사이의 친밀함에 금이 가고, 사생활이 침범되는 것 같았어요. 최악의 경우는, 제가 이제 막 떨리는 심정으로 읽기를 마친 어떤 책을 다른 사람이 아무렇게나 후루룩 살피는 경우였죠.(49~50쪽)

이 소설이 슬픈 것은 서로 엇갈리고 어긋나면서도 맞춰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것이다. 

그냥 그렇게 그렇게 끝났다면 그저 그런 작품이 됐을텐데...
요아브와 이자벨이 표현해 내는 희망이 있어 좋아졌다.
얘기를 할때 쳐다보고 눈을 맞춰주는 것, 적당한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
관계에 있어서 그거면 충분한거 아닐까?
벽이 아무리 높다거나, 속이 아무리 깊다해도 말이다.

누군가 처음으로 나를, 자신이 바라는 모습이나 내가 보이기를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봐 주고 있다는 느낌이 정말 황홀했다.(183쪽) 
그는 모든 이야기를, 아주 작은 세부까지 기억했고 내가 그냥 핵심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하나도 빼먹지 않고 다 들려주기를 원했다.(184쪽) 

그러고 보면...마음은 잃어버린 게 아니라, 내 안에 가두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관계는 벽을 허물었을 때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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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6 1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6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6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6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9-26 23:0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오늘 궁금해서 아까 여기 들렀었지요 ^^

2011-09-26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9-26 19:59   좋아요 0 | URL
이런. 반가운 마음에 들렸는데. 마냥 반가운 마음만 보이긴 좀 그렇습니다.
벽이 낮아지고 마음의 틈이 좀 채워지셨음 하는 바람입니다 !

2011-09-26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1-09-26 23:12   좋아요 0 | URL
궁금했더랬는데,,,그랬군요...그래도 반가와요~. 많이.^^

2011-09-26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9-27 00:58   좋아요 0 | URL
그냥 물이 흐르는대로 바람이 부는대로~~~~~~~~ 살아요,우리!!

2011-09-27 0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1-09-27 10:36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의 글을 쭈욱 읽어보니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괴롭힐 수가 없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순오기님의 댓글처럼 우리 모두 '흐르는 강물처럼'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 * *
누구나 자기 자신을 가장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의견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것을 나는 언제나 의아스럽게 생각한다. ······ 우리는 자기 스스로 생각하는 일보다 자기에 대하여 다른 사람이 생각하리라고 추측되는 것을 더욱 존중한다.(M.아우렐리우스,『명상록』中에서)

blanca 2011-09-27 11:03   좋아요 0 | URL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저는 요새 사람이 아무리 늙어도 성숙해도 인간 관계에 통달할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소통이라는 게 가능은 할까, 그런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언어의 한계일까요, 이기심의 한계일까요. 양철나무꾼님에게 따라니 어울리지 않습니다.^^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실 거죠. 저는 벽을 허무는 게 너무 어렵네요.

2011-09-27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7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9-27 21:20   좋아요 0 | URL
내가 뭐 그리 예의에 어긋나고 배려없고 비겁한 일을 했는지 묻고 싶군요?
내가 님의 블로그를 공개했습니까, 아님 트랙백을 걸었습니까?

그때 서재 폐쇄의 이유도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왜 갑자기 그때 일로 변질되어 다시 거론되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고,
맘적으로 생긴 거리감은 어쩔 수 없었다 하면서...따시킬 의도는 없었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전 서재뉴스레터 관련 제 글을 읽고서야 저와 소통할 결심을 하셨다고 하셨는데, 그럴 필요 없을 것 같군요.

제가 '스스로를 따' 시켜 '님에게서 분리'시켜 내는 그 방법을 택했음을 저와, 님과, 둘 모두를 같이 아는 분들께 상기시켜 드리는 겁니다.


2011-09-27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8 0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9-28 11:10   좋아요 0 | URL
어어? 양철나무꾼님 화난 모습 처음 봐요.

저는 평소에 하도 잘 삐지고 울그락 불그락 하는지라 제가 화낸다고 누가 뭐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지만, 양철나무꾼님이 화내시니까 아무 상관 없는 저까지 괜히 쫄아요. ㅠㅠ

님을 화나게하신 그 분이 누구신지 궁금한건 어쩔 수 없는데, 이런 땐 그냥 못본척 넘어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도 들긴하는데,, 저는 양철나무꾼님의 글을 즐겨 읽는 한사람인지라, 이런 일로 님의 글이 뜸해지시면 곤란하기때문에, 누군지도 모르는 그 분이 괜히 미워지네요.

창문 활짝 열고 환기 좀 시켜야겠어요.
신선한 가을 바람 쑤아아-

hnine 2011-09-28 18:33   좋아요 0 | URL
에구...양철나무꾼님 토닥토닥...

lo초우ve 2011-09-29 08:05   좋아요 0 | URL
순리대로 산다는것이 가끔 힘들때도 있지만..
그래도...
순리대로 사는것이 제일 낳다는 생각 들어요 ^^

2011-09-29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2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 어릴 적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컸다.
하루종일 말을 나눌 친구라곤 복덕방에 모이는 할아버지 친구들과, 노인정에 모여 TV를 보는 할머니 친구들이 전부였다. 
그때 포차 떼고 장기를 두어도 맨날 날 이겨 먹는 복덕방 할아버지들과 텔레비젼에 나와 강원도 정선 아리랑을 멋지게 부르는 하춘화가 내 '맞수'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학교를 들어갔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면서 또래의 친구들이 생겨났다.
개 중엔 나와 경쟁관계도 있었으니, 이때부터가 진짜 '맞수'였을 것이다.

'힘, 재주, 기량 따위가 서로 비슷하여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대'를 '맞수'라고 한단다.
나는 '맞수'라는 말이 갖는 '경쟁 상대'라는 의미보다는, 나를 노력하게 하고 내 스스로를 변화시키도록 '자극하는 대상'이라는 데 방점을 찍고 싶다.
맞수는 내가 이기고 쓰러뜨려야 하는 경쟁 상대나 적이 아니라,
나를 노력하게 하고 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그리하여 나를 깨어있게 하는 '동무'이다.

나이가 들면서 맞수가 없어졌다.
직장과 가정은 내게 어떤 경쟁관계도 요구하지 않았다. 
더 이상 나를 자극하던 대상들도 없다.

"애인을 만들어봐...그럼, 일상 생활에서의 무료함, 자잘한 권태는 거기에 묻혀서 아무것도 아냐..."
하는 누군가의 자상한 충고에 나는,
일 잘하는 게 멋있어 선택한 애인은...일이 먼저라며 나에게만 올인하지 못하니까 시큰둥해지더라고 했던 것 같다.
반면, 나에게만 올인하겠다는 애인은... 내 할일 다하고 남는 자투리 시간만을 자기에게 할애해도 좋다는데, 왠지 내가 그의 또는 그가 나의 자투리 시간 땜빵 용인거 같아 끝내버린 얘기도 한것 같다.

표면적인 얘기는 애인이나 연인 등 그렇고 그런 것들이었지만, 난 거기서 내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대상(상대)의 부재를 보았다.

나를 깨어있게 하는,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눈을 반짝이고,
발걸음이 가벼워져 구름 위를 걷는 듯 엉덩이를 살살 흔들어가며 사뿐히 걷고,
눈을 살짝 내리깔고 콧소리를 살짝 섞어 애교를 떨고,
그럴 수 있는 상대를 못 만난 때문이라고 툴툴 거렸지만,

한걸음 떨어져 내면을 들여다보니,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어느새 그 무엇도 나를 깨어있게 할 정도로, 경쟁을 할 정도로 치열하지 않아졌다.
 

내 삶에 제일 앞에 놓을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
그동안의 내가, 일에 나의 모든 에너지와 열정을 바쳤다면...이젠 일을 하면서 에너지와 열정이 샘 솟는 그런 일을 찾고 싶다.
그동안의 나로 미루어 찾아야 하는 건 일이 아니라 대상일테지만 말이다.

아무리 좋아하던 것이라도 일로 하게 되면...치열한 경쟁 구도로 만들어 버렸었던 그동안의 내 모습이 맘에 든다는 건 아니다.
무엇인가 나를 깨어있게 하는 그 대상을 만났을때,
그게 일이 되어 버리고,
경쟁상대=맞수가 되어버려 치열해지고,
그리하여 내가 좋아하는 걸 싫어하게 될까봐, 잃게 될까봐...지금도 좀 두렵다.

그렇다고 머리와 마음과 몸을 다 따로따로 움직여가며,
'외로워, 무료해, 권태로워...'하면서 에너지를 최대한 분산시키며 살고 싶지는 않다.
내 또래의 다른 여인네들처럼 꼬박꼬박 네일케어나 피부관리를 받으러 다니거나...
창 넓은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세련된 바지런함 또한 절대 따라갈 수도, 따라가고 싶지도 않다.
더 늦기전에, 내 자신을 깨어있게 하는 게 무엇인지...내 자신의 내면과 마주앉아 곰곰히 고민해 보아야겠다.
그런데, 아직 난 내 자신의 내면과 다른 언어나 다른 음역대로 얘기하나 보다.
아직 답을 찾을 수 없다.
  
 

 

 

 

 

 게임의 명수
 이언 M. 뱅크스 지음, 김민혜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이언 M.뱅크스'가 쓴 <게임의 명수>를 보면, 구게라는 게임플레이어가 나온다.
그는 실은 인간이 아니다,  작가가 만들어낸 컬쳐란 종족으로 죽지도 않는다.
컬쳐란 종족에는 돈이란 개념이 없고 물질적으로 부족한 것이 없기 때문에, 자연 내기 게임도 시큰둥해진다.
삶에 의욕도 없다. 

구게는 게임의 일인자이다.
게임을 그렇게 시큰둥하게 하다가 그만 위기에 몰리게 되고 속임수를 쓰자는 유혹을 받게 된다.
실제로 속임수를 쓰지 않았지만, 속임수를 쓰자는 유혹을 받아 들인걸 빌미로 다른 (아자드)제국과의 게임을 강요받는다. 

다른 제국과의 게임은 실제 전쟁과 흡사하다.
처음 구게는 자신의 종족, 컬쳐의 방식대로 게임에 임하다가 위기에 몰린다.
점점 게임에 익숙해지면서, 아자드 제국의 문명에도 익숙해지고 아자드 제국의 이질적 문화를 받아들이고...
심지어 야만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냥에까지 동참하게 된다. 

구게는 다른 문명에 익숙해지고 이질적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게임에 이기게 되고,
구게 자신은 느꼈는지 못 느꼈는지 모르지만...다른 제국과 게임을 하는 동안 적어도 치열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을때, 가정의 소중함마저 깨닫게 된다. 

구게의 진정한 맞수는 구게와 게임을 하였던 다른 제국의 게이머들이 아니라, 구게를 유혹하고 게임으로 내몰아 치열하게 살도록 한 '모린-스켈'이란 드론이 아니었나 싶다.

 

 

 

 

 

 이창호의 부득탐승不得貪勝
 이창호 지음 / 라이프맵 /
 2011년 8월 


'맞수'하면 아무래도 바둑을 빼놓을 수 없고, 이창호와 그의 스승 조훈현이 생각난다.
그런 이창호의 책'부득탐승(不得貪勝)'이 나왔다, 어떤 책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바둑계에는 내제자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내제자란 일본문화에 깊숙이 뿌리내린 도제(徒弟) 제도가 바둑계에 접목된 형태로, 스승의 집으로 들어가 숙식을 함께하며 기예를 배우는 제자를 말한다.
선생님은 이 일로 “이제 겨우 서른둘인데 무슨 제자냐”, “창호네가 전주의 알부자라던데, 아마 돈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매달 상당한 수업료를 받고, 입단하면 거액의 사례금을 받기로 했다더라”는 등의 말도 안 되는 억측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내제자란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선생님이 일본유학 시절 세고에 겐사쿠(瀨越憲作) 선생의 내제자로 들어가 아무 대가 없이 가르침을 받았듯이, 나에게 또한 대가 없이 은혜를 베풀어주신 것이다.
내가 그렇게 선생님 댁으로 들어섰을 때 불과 몇 년 뒤 우리 사제가 타이틀을 놓고 치열하게 맞서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선생님과 나는 물론, 선생님의 가족도 나의 가족도 그 누구도 내가 가까운 장래에 ‘절대자 조훈현’으로부터 타이틀을 쟁취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조훈현이 한국바둑 최초로 내제자를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관철동(한국기원 종로회관)에 퍼지자 선생님의 동료들은 일제히 “호랑이새끼를 키워서 나중에 물리는 거 아니냐”며 농담했다. 그때마다 선생님은 특유의 속도감이 배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며 유쾌하게 웃었다고 한다.
“제자에게 지면 행복한 거지. 그래도 한 10년은 걸릴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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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4 18: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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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5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5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7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8-24 19:14   좋아요 0 | URL
아무 댓글도 달 수 없네요. 저도 머리 터지게 고민했던 주제라는 말만...그런데 저는 그게 그때 저의 상황때문에 부딪히게 된 고민인 줄 알았는데 요즘 들어, 그리고 이 페이퍼를 읽으며 다시 확인되는 것은, 그게 살면서 한번 딛고 가야하는, 일종의 통과 의례였어요. 마흔 무렵에 통과 의례를 겪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네일 케어 받고 피부 관리 받는 여자들의 삶도, 우리 눈에 보이는 그게 전부가 아닐거예요. 지금까지 살면서 고작 알아낸 것은 그 정도 같네요.

양철나무꾼 2011-08-25 17:19   좋아요 0 | URL
통과의례라 하시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 싶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그럴까요?
좋고 귀한 깨달음을 귀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로 2011-08-24 20:27   좋아요 0 | URL
저도 요즘 삶에 제일 앞에 놓을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고민하고 있어서 그런지 예사롭게 읽히지 않네요.^^
우리 화이팅 하자구요!!

이창호의 저 책은 저도 찜해놓고 군침만 흘리고 있어요. 이번 달에 이 핑계 저 핑계로 지른 죄가 많아서,,,ㅠㅠ

2011-08-25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7 0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1-08-24 21:40   좋아요 0 | URL
나무꾼님은 맞수가 없어요. 그렇지만 제가 맞수가 되어줄게요. 십 년만 기다려줘요. 오호호호홋.

양철나무꾼 2011-08-25 17:33   좋아요 0 | URL
10년이라...불공평해요~
님은 한층 더 반짝 반짝해 지실테고, 전 소진하고 사그러들지 않을까요?
우후후후훗~!

글샘 2011-08-24 21:59   좋아요 0 | URL
맞수! 맞다구요!!
답이 없는 것도 맞고, 겁쟁이인 것도 맞고 ㅎㅎ

양철나무꾼 2011-08-25 17:37   좋아요 0 | URL
뭐가? 맞냐구요??
설마...제게만 통용되는 얘기는 아니겠죠?
답이 없는 것도, 겁쟁이인 것도~^^

꿈꾸는섬 2011-08-24 23:38   좋아요 0 | URL
맞수...그게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이제야 하는 저는 뭘까요?

양철나무꾼 2011-08-25 17:39   좋아요 0 | URL
그동안 그만큼 경직되지 않고 자유롭게 사셨다는 얘기가 되겠죠.
모든 걸 맞수=경쟁상대화 시켜버리면 삶이 좀 빡빡하잖아요~^^

마녀고양이 2011-08-25 14:45   좋아요 0 | URL
우와................ 멋진 페이퍼.
그런데 나는 맞수 말구, 질리지 않게 놀아줄 상대가 필요해.
너무 만만해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영 포기하게 만들지도 않는 그런거......
하지만 내가 인정할만큼 멋져야 한다는거 그게 전제 조건이야.

양철나무꾼 2011-08-25 17:44   좋아요 0 | URL
그게 맞수지, 다른 이름으로 호적수, 영어로 soul mate쯤 되려나?
난 soul mate말고, 그대에게 another mate가 되고 싶어, ㅋ~.

마녀고양이 2011-08-27 14:33   좋아요 0 | URL
another mate가 머야?
나 사전까지 찾아봤잖아, 내가 생각하는거 말구 다른 뜻 있나 해서.
수많은 친구 중에 하나란 의미야? 흑흑....... 나 그거 안 할거야!

나는 only one! 아라찌!

추신 : 나 오늘 과부야. 코알라도 날 버리고 외가 갔어. 그리고 자기한테도 버림받아서 하루종일
공부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 하에서 알라딘에서 노는 중이야...... 흑흑흑.

양철나무꾼 2011-08-29 16:46   좋아요 0 | URL
one, another, the other...말 그대로야.
one-->soul 말고,
soul과 짝이 될 수 있는 body도 생각해 볼 수 있고(soul & body),
soul과 다른 짝이 되는 heart를 생각해 볼 수도 있고(soul & heart)

주말 내내 힘들어 하더니 좀 괜찮아?^^

pjy 2011-08-25 17:43   좋아요 0 | URL
'힘, 재주, 기량 따위가 서로 비슷하여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대' 맛수로 칠만한 배우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굉장히 건설적인 방향으로 살아보고 싶은 꿈과 희망을 아직도 부여잡고 있습니다~ 물론 49:51로 제가 이기고 싶습니다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8-25 17:47   좋아요 0 | URL
님이라면 충분히 그러실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근데, 살다보니 배우자가 맞수인것도 재밌고 건설적이겠지만...
저보고 배우자를 다시 고르라면 존경할만한 사람을 택하겠어요~^^

쉽싸리 2011-08-25 19:59   좋아요 0 | URL
스승은 그저께 7연승했고 제자는 오늘 졌어요. 더구나 지금은 맞수는 아니죠.
오랫동안 '맞수'가 있다는 것도 매우 기쁜일 이지요. 그래야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견딜수 있는게 아닌지...
일과 생활의 스트레스를 거의 매일 바둑으로 푸는 저로써는 아직까지 삶이 '승부'가 되는 지경으로 치닫진 않았다는데 안도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8-27 09:37   좋아요 0 | URL
앗!프로필 사진이 바뀌셨네요.
강아진가요, 귀여워요~^^

전, 승부가 나야하는 건...이겨야 한다는 못된 습성이 잠재해 있어서요,,,
바둑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님이 이해불가지만~
뭐, 세상엔 불가사의한 일들이 많은지라...ㅠ.ㅠ

이사 정리는 얼추 되셨나요?^^

cyrus 2011-08-25 20:02   좋아요 0 | URL
맞수라,, 생각해보니 살면서 맞수에 대해서 신경써본 적이 없었던거 같아요. 그래도 상대방의 능력이
나보다 한수 위라고 생각해서 은근히 질투 정도는 해봤는데 이런 것을 맞수라고 하기에는 그렇고요.. ^^;;


양철나무꾼 2011-08-27 10:42   좋아요 0 | URL
전 오르지 못할 나무를 향하연 쿨~하게 존경을 날려버려요.^^

문제는 요즘,,,어느 나무이고를 향해 오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건지도~ㅠ.ㅠ


프레이야 2011-08-25 21:08   좋아요 0 | URL
한마디로 말해 소위 '임자 만났다' 의 '임자'쯤 되는 건가요.ㅎㅎ
양철댁님 페이퍼는 늘 참 좋아요.
그냥 그래요.^^

양철나무꾼 2011-08-27 11:00   좋아요 0 | URL
1 . 물건을 소유한 사람.
2 . 물건이나 동물 따위를 잘 다루거나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
3 . 부부가 되는 짝.

국어사전 찾아봤어요.
님이 말씀하신 건 2번이겠죠? 전 3번에 가깝게 생각했었나 봐요~^^

좋다고 해주셔서, 좋아요.
덕분에 아침부터 경쾌하게 하루를 시작해요~^^

2011-08-26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27 1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8-26 21:49   좋아요 0 | URL
아.. 과연 양철님의 삶의 제일 앞에 놓아 둘 그것은 무엇일까..

만일 찾게 되신다면? 또 어떻게 바뀌게 되실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양철나무꾼 2011-08-27 11:54   좋아요 0 | URL
아~바람결님이당~^^
반가워라...

ㅎ,ㅎ...근데 제 죽 끓듯한 변덕을 벌써 간파하셨어요???

風流男兒 2011-08-29 13:33   좋아요 0 | URL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의미있는 선택을 하게 되시리라 믿어요.
참 좋은 글 다 보고난 순간, 제게 양철님은 너무 훌륭한 맞수신데요 ㅎㅎ
(물론 양철님은 맞수가 없다는 게 제일 큰문제긴 한데 쿨럭 ^^)

양철나무꾼 2011-08-29 16:49   좋아요 0 | URL
뭔가를 선택하고 나면 안주하지 못하고 또 다른 선택을 하겠죠~
참 좋은 글이라고 해주셔서, 맞수라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라딘에서 만나게 되는 분들은 실제적이지 않아서 맞수의 범주에서 제외되었습니다.(쿨럭~--;)

하늘바람 2011-08-30 00:45   좋아요 0 | URL
와우 저도 나인님과 같아요
어쩜 이리 멋지게 생각을 표현하실 수 있을까요

양철나무꾼 2011-09-03 09:50   좋아요 0 | URL
ㅎ,ㅎ...저는 나름 치열했는뎅...멋지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2011-08-30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03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1-09-05 02:05   좋아요 0 | URL
학교 다닐때도 직장생활에도 나 잘났다고 살았는데...
모든것 접고 아이들의 엄마로 살면서 그런거 하나도 못 느끼는 저는 어쩌나요?
오랜만에 들려 읽지만 역시 양철나무꾼님 글이 너무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1-09-06 14:33   좋아요 0 | URL
와~넘 오래간만이예요, 반가워요.
저도 요즘 그런거 하나 못 느낀다니까요~^^

제가 같은하늘님 같은 분들께 하는 말이 있어요.
아이 잘 키우는게...젤 중요하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