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논리가 가장 잘 적용되는 나라가 일본이 아닌가 싶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지만, 어려움에 처했을 때 제일 먼저 발 벗고 손 걷어붙이고 나서는 것도 이 배 아파했던 사촌이 아닐까 싶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건 한방향이 아닐 것이다.
사람 안에 여러가지 감정이 혼재되어 있고 그걸 꺼내 이렇게 또 저렇게 운용하는 것일 것이다.
어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사촌이 땅을 샀을 때 배 아파하는 그 사람들이 아니라...무관심한 그런 사람들인지도 모르겠다.

지인이 만들어내는 신문에 건강 칼럼 한꼭지를 쓰기로 했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이유'라고 해서 봄철 장腸 건강법에 관한 내용인데,
알고 있는 내용이고 자다가도 벌떡 읊어댈 수 있는 그런 내용인데,
기사로 만들려니...문장을 읽고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작업들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제주도에 다녀왔다. 
김영갑 갤러리의 대문을 지키고 있는 아낙인데, 양철 나무꾼은 아니어도 '양철댁'으로 손색없는 캐릭이다. 
그래, 이참에 닉네임도 '양철댁'으로 바꿔버려~  

 
이렇게 조근조근 수다를 떨고 있지만, 사실 마음 속은 쑥대밭이다. 
겉으로 드러내 놓지 않는 이유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걸 경험으로 체득했기 때문이고...
옆동네 일본에선 지진 때문에 난리도 아닌데 이 정도는 눌러 삼켜도 될 듯 해서이다.  

근데, 오늘 아침 손석희에 나온 그 아저씨, 참 멋있더라~
자꾸만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어떻게 되느냐고 손석희가 물어보자, 
통계적 수치를 제시하며 이렇게 한마디 덧붙인다. 

"천하의 제갈공명도 바람의 방향은 바꾸기 쉽지 않았다." 
이런 멋진 비유가 있었는데, 좀 아까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인터뷰 내용을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삭제되었나 보다.

아침 손석희를 들으며 또 한가지 놀라웠던 것은, 
일본사람들은 자기 먹을 만큼의 물과 식량만 딱 배급을 받을 뿐, 나중을 위해 비축을 하지 않는단다. 
'나중'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한단다. 

그래도 여전히 책을 읽는다. 

'LIFE'와 '카모메식당'  
내 허기지고 고갈된 정서를 은연 중에 대변하는지 요즘 음식에 관한 책을 자주 읽게 된다.   

 내 기억 속에 새겨져 있는 가양각색의 맛은 목숨을 걸고 얻은 것이다.
'사람은 살아있는 것을 죽여서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는 의미 이상으로, 나는 정말 생명을 먹고 있는 것이다. '살아남아서, 내가 먹은 것을 다른 형태로 바꿔서 전해줘야 하는 거야'라고 마음 속 어딘가에서 항상 생각한다. 
                                                                        - 'LIFE1' 94쪽, '요시모토 바나나'의 '카레라이스와 카르마' 재인용 -

그럼에도 어머니는 딱히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양배추롤을 만들어 놓고는,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40대 중반을 넘은 아들의 일 얘기나 건강 얘기를 집요하게 물어보는 잔적정 많은 어머니도, 양배추롤을 더 달라고 하면 진심으로 기쁜 표정을 짓는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네다섯 개나 먹는다. 식욕이 늘어난 게 아니다. 어머니가 혼자 만드는 고기 경단이 옛날보다 훨씬 작아진 탓이다. 
전에 한번 "엄마, 잠깐 손 좀 보여줘 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살펴보니 일흔이 넘은 어머니의 손바닥은 상당히 작고 얄팍해져 있었다.
울지는 않는다. 슬픈 마음이 드는 것도 한순간, 대신 양배추롤을 하나 더 입에 넣는다.
"엄마가 만든 양배추롤은 주먹밥 같구마이."
                                                                                 - 'LIFE1' 168쪽, '시게마츠 기요시'의 '양배추롤'재인용 -

  

"난 잘 지은 밥이랑 채소 절임이랑 된장국만 있으면 아무것도 필요 없어."
"화려하게 담지 않아도 좋아. 소박해도 좋으니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을 만한 식당을 만들고 싶어."(카모메식당, 20쪽)

사치에는 옛날 식당처럼 이웃 사람들이 와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음식은 소박하지만 맛있는 그런 식당이 좋았다.(카모메식당, 22쪽) 

 "자연에 둘러싸여 있다고 모두 행복하다고는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어디에 살든 어디에 있든 그 사람 하기 나름이니까요. 그 사람이 어떻게 하는가가 문제죠. 반듯한 사람은 어디서도 반듯하고, 엉망인 사람은 어딜 가도 엉망이에요. 분명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카모메식당, 148쪽)

 
 

고르고 보니, 둘 다 일본 책이다.
자연재해에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지만, 도움은 작은 관심만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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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눈물 2011-03-23 21:48   좋아요 0 | URL
닉네임과 사진이 어떤 사진일까 궁금했는데, 이제야 알게되었네요...ㅋㅋ '양철댁' 좋습니다. 저도 카모메식당 예전에 와이프랑 같이 봤는데, 와이프의 꿈이 그런 식당 하나 만드는게 꿈이랍니다. 음식에는 제법 솜씨가 있으니 좀 기대가 되더군요. 옆 나라 일본의 지진 피해를 보며 전 우선 어쩔수 없이 자연재해에 덜 위험한 우리 땅에 감사하고 그렇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죽은 일본 국민들에게 연민의 정이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확 어이없는 건. 원전이 폭파되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인간이 그 원자력발전 외국에 팔았다고 자랑하고 싶어 그 나라까지 가 기공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입니다. 걱정입니다. 여러모로... 그래도 좋은 밤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3-26 12:53   좋아요 0 | URL
ㅎ,ㅎ...그래도 참 좋은 토욜 낮이예요~

전 꿈이 맨날 바뀌는데...
이런 책을 읽으면 식당이 하고 싶어 지구요.
북 카페, 소박하게 헌책방도 로망이구요.
제가 잘 하는 걸로 따지자면, 뜨개공방이나 퀼트샵, 수예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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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봄
       

                   - 박 영 웅 -

지난 겨울 나는
마른 풀잎 하나로 살았네.

날마다 눈은 내려
내가슴 그리움을 덮고
깊은 밤에도 바람은 불어
내가슴 긴 기다림을 꺾었네.

그대 알지 못하리
눈속에 묻혀흘린
내 눈물의 중량과
바람에 꺾인 내 기다림의 상처를
그대 헤아리지 못하리.

결빙된 강 속으로 흘러간 노래는
지금쯤 어느 강기슭을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우리는 기다릴 수 밖에 없네. 

이강산 산맥마다
한많은 진달래꽃 무더기로 피어나고
해빙의 하늘 가득 풀냄새 덮히면
내 가슴 뜨거운 노래를 바치기 위해
아직은 눈물로 기다릴 수 밖에 없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따위의 말을 난 믿지 않는다.
때문에'내 기다림의 상처를 헤아리지 못하리' 따위의,나를 헤아려달라는 어리광 따위는 내 감성의 코드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햇살 눈부신 봄날,
그냥 기다린다는 말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다.
그냥 기다리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일도 없다.

TV 뉴스를 보며 늦은 저녁을 먹다가
가슴이 매어와 손을 쥐어 가슴을 두들기며 엉뚱한 생각을 한다.
왜 가슴엔 멍도 들지 않는걸까? 

 

 

 

 

 

  

 

얼마전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을 읽으면서 혼란스러웠다.
정조라는 인물이야 '관점'에 따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보일 수 있다고 쳐도,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던 종교적 이념도 이렇게 저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것 때문이었는데...
난 그 혼란스러움을 제대로 갈무리하여 묻질 못했었고, 그래서 마음에 드는 답을 구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주역, 인간의법칙>을 읽다가 그 궁금증이 풀렸다. 

유가는 공자, 맹자, 순자로부터 전개되어온 동아시아 문명권의 유구한 철학이다. 이는 도가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고, 불가도 비록 서역의 외래 사상이었지만, 이를 동아시아의 유구한 철학에서 제외할 수 없을 정도로 동아시아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게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유가는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자, 불교불가와 도교의 장점을 취해서 스스로를 변신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아마도 우리가 현재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유가는 공자 당시의 유가가 아니라, 도가와 불교를 흡수한 유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모험은 상당한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고, 그 결과 유가의 철학은 매우 풍부하고 비옥하게 되었다.(12~13쪽) 

이것만으로도 나는 이 책을 황홀해하며 읽을 수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나랑 같은 고민을 한 부류에 속하는지...
내가 살아오면서 하고 싶은데 입안에서 맴돌뿐 제대로 뱉어내지 못한 말들을  쉽고 논리정연하게 풀어 나가고 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속 시원하게 이렇게 해명할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는지 의심스럽지만, 적어도 그 물음에 대해 말을 해주어야 옳았을 것이다.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 모르는지 알려주었더라면 우리는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주변 나라들과 외교적인 문제는 어떤지, 화성에 물이 있다는 것이 생명체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인지, 그만그만한 살림에 할 수 있는 재테크는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하면 북엇국을 맛있게 이는지, 육수는 어떻게 내는지, 이런 질문들에 분명하게 답을 해주었던 가까운 그 사람들이 내게 주역을 물었다면, 나도 주역을 잘 설명해주어야 할 책임이 있지 않을까(11쪽)


끊->'끓'이 옳다. 
또 하나 궁금증. 
북엇국이 맞지만, 북어국이라고 쓰면 안되나?
무국이 뭇국으로 쓰이면 진짜 혼란스러울 것 같다~ㅠ.ㅠ
 

암튼, 이 구절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이제 막 읽기 시작할 뿐인데...  이렇게 거창하게 페이퍼 하나를 써주시는 이유이다.
(다 읽은 후 아무리 바빠도 반드시 리뷰를 올리겠지만 말이다.)
다 읽은 후라면 너무 늦지 않을까 싶어 '안달이 난 때문'쯤으로 해 두자. 

흔히 말하는 것처럼, 역술은 주역보다 못한 것이고, 주역의 아류이며, 역을 빙자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무책임하게 역술을 미신이라고 주장하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역술의 체계는 엄밀한 학문적 체계이며, 그것이 현대적 면모를 갖추고 등장할 가능성은 무한히 열려 있다. 오랜 시간 한자문화권의 심령을 사로잡은 체계인 역술의 가치는 폄하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심을 통해 발견되고 해석되어 재구성될 필요가 충분히 있다. 역술은 주역의 말류가 아니라, 주역에서 파생되어 독자적인 생명력을 가지고 진화해온 동아시아의 자연학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 체계로부터 소박한 주역의 모습을 읽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역술은 주역에서 분가分家하여 독립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20쪽)

참고로,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 내가 제일 괜찮다고 생각하던 책은<주역의 과학과 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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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2011-03-05 00:19   좋아요 0 | URL
이거 오늘 제 일진이 아주 좋은 날인가 봅니다. 궁금했던 것들을 해결할 책을 두권이나 얻게 되었으니 말이죠. 그런데 <주역, 인간의 법칙>과 <주역의 과학과 도>중에 어느 책을 먼저 보는게 좋을까요?

양철나무꾼 2011-03-05 12:36   좋아요 0 | URL
그동안, '주역의 과학과 도'가 제일 쉬웠거든요.
'주역, 인간의 법칙'을 보니까 생각이 틀려졌어요.
'주역의 과학과 도'는 풀어쓴다고 했는데,
개념 정립이 안된 사람에게 오히려 산만한 느낌이었다면,
이 책은 얼마나 깊이 있게 접근했는지, 아직 거기까지 자세히 못봤지만...
충분히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놨어요.

2011-03-05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5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5 0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5 1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1-03-05 08:17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주역과 과학의 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기억에 남은 건 '프랙탈'... ㅠㅜ 뭐, 거의 없지만 말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1-03-05 12:59   좋아요 0 | URL
'주역의 과학과 도'를 재밌게 읽으신 분이라면 꼭 권하고 싶어진다는~
이 책이 훨씬 쉽고 체계적이에요.^^

글샘 2011-03-07 00:01   좋아요 0 | URL
그리고 고유어와 고유어, 고유어와 한자어가 합성어를 이룰 때,
뒤의 말이 된소리가 되면 사이시옷을 넣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생긴 괴물같은 단어들 함 구경하실래요?
죗값
만둣국, 뭇국, 순댓국, 북엇국
등굣길
최솟값, 최댓값, 상댓값
상갓집, 처갓집

양철나무꾼 2011-03-08 01:11   좋아요 0 | URL
규정에서 비껴갈 수는 없는거군요~ㅠ.ㅠ

왜 자장면이라고 쓰면 왠지 건더기도 덜 들어갔을 것 같고 그럴 것 같잖아요.
예를 들어주신 것 중 상갓집,처갓집 만 제대로 썼었네요~

세실 2011-03-05 08:29   좋아요 0 | URL
햇살, 눈부신 봄날에는 마냥 기다리기 보다는
무언가라도 두드려 보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전 두드리려구요. 설령 안되더라도....

주역, 인간의 법칙은 더 괜찮단 말이죠. 제 스타일에도 맞을까요`? 헤~~~

양철나무꾼 2011-03-05 13:02   좋아요 0 | URL
네, 님 스타일에 맞으실거예요.
종교나 학문적 접근이 아니고...
북엇국 맛있게 끓이는 법을 알려준 가까운 사람에게 조곤조곤 설명해 주듯이 쓰여있거든요~^^

잘잘라 2011-03-05 13:51   좋아요 0 | URL
ㅎㅎ 예전에 짝사랑하던 선배님 책상에 있던 '주역'
순전히 그 선배님에 대한 관심 때문에 '주역'을 읽어봤는데, 아니, 읽어보려했는데 어려워서 '만화 주역'을 사 들고 다녔더니 그 선배님 왈, "주역은 혼자 보면 안된다.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쉬운 책이야. 진짜 주역 관심 있어? 관심있으믄 스터디 모임 하나 만들어. 내가 봐주께." 그걸로 끝. 나는 '주역에 관심 있는게 아니구 선배님에게 관심 있다'는 사실을 들킬까봐 그자리에서 깨끗하게 주역을 포기했더라는... ㅋㅋ

오늘도, 주역에 대한 관심이기 보다는 양철나무꾼님이 이토록 칭찬하는 책이라서 혹하는데, 우선 보관함으로~~~ ^^

양철나무꾼 2011-03-08 01:15   좋아요 0 | URL
전 대학 때 첫사랑이 남편이예요.
제가 남편을 왜 좋아하게 됐는지 말씀드렸나요?
연습장에 글씨를 노트 글씨처럼 넘 예쁘게 쓰는 거예요.
어찌나 멋지던지~~~
지금은 컴퓨터가 발달해서 글씨 잘 쓰는 사람 만나기가 힘들지만, 전 아직도 글씨 잘 쓰는 사람보면 가슴이 두근거려요,ㅋ~.

아이리시스 2011-03-05 14:16   좋아요 0 | URL
재밌을 것 같아요. 인간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그간 별로 없었지만(나만 해도 벅차 죽겠는데), 책에서 뭔가 배운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읽었지만 이건 좀 다가올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좀 다른 말이지만 이런 책을 정치인들이 좀 읽고 생각하면 좋을텐데 답답해요. 아, 이 페이퍼 특히, 접힌부분 펼치기가 완전 재밌어요, 히히.

양철나무꾼 2011-03-08 01:18   좋아요 0 | URL
주역은 자기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법을 가르쳐준답니다~
저도 이런 류의 책들, 뜻도 모르고 그냥 읽었었거든요.
근데 이 책은 좀 알아먹겠어요, 재밌어요.^^

접힌 부분 어디가요?
Lala means I love you?


마녀고양이 2011-03-05 19:59   좋아요 0 | URL
주역이나 역술, 과학적이지 않지만 인간이 결코 설명할 수 없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입 밖에 내기 어려운 부분이 맞죠. ^^
나무꾼님도 잘 알다시피, 세상의 이치를 알더라도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다시 남아있게 됩니다. 그 이후에는 그것을 올바르게 적용할 수 있느냐겠죠.

머...... 이런저런건 다 빼구
주역도 읽을줄 알고, 관상법도 아는 님의 재주가 부럽습니다... 흐.
나두 공부하고 시퍼요, 그러나 님처럼 머리 좋을 자신이 업뜸~ 홍홍.

글고...... 페이퍼 좋은대요~ ^^

양철나무꾼 2011-03-08 01:21   좋아요 0 | URL
아니,마고님 지금으로도 부족해서 공부가 더 하고 싶으심?
그리고 님이 머리가 좋지 않으면 누가 머리가 좋을까요???

아웅~ 주역이랑 관상법 재미없어 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주역이나 역술, 아주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게 되는데...한번 읽어볼텨???^^

마녀고양이 2011-03-08 09:23   좋아요 0 | URL
시.로. 졸거 가태... 아하하.
그나저나 자기, 좀 한가해졌구나, 뉘앙스가? ^^

양철나무꾼 2011-03-09 01:21   좋아요 0 | URL
내...그럴 줄 알았음~~~

아직은 아니고,
3월 지나면 좀 한가해 질 것 같아요.

쟈니 2011-03-07 11:18   좋아요 0 | URL
정조는 정말 어떤 관점이냐에 따라 달리 보이는 왕인것 같습니다. 절대권력을 꿈꾼 절대군주인것 같고.. 또 문체반정 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정조가 강한 군주/왕권주의자 같은데, 사실 그 시절 사림들의 지나친 횡포탓에 그러한 정조를 탓하기도 어렵구요.. 애민 군주적인 면모도 분명 있어서 저도 늘 궁금한 왕입니다.
주역은 어렸을 적 집에 굴러다니는 효/괘 이런 내용만 읽었는데, 나중에 이 책에 세상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늘 시간잡아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는데, 알려주신 두 권을 기초로 읽는 것을 계획해야겠네요.

봄은, 그래도 어떻게든 오지않겠습니까? ^^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3-08 01:2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정조를 향하여선 항상 목말라요.
타임머신 같은게 있어서 그 시대로 순간 이동 했으면 싶을 때가 있어요.

한때, 정조가 들장하는 드라마가 유행이었을 때...애들 시리즈 도서 한권을 봤었는데,책 한권 안에서 관점이 왔다갔다 해서 영 혼란스럽더라구요.

더불어, 같이라서 이 봄 기다려 볼만한 거겠죠?^^

hina 2011-03-07 15:45   좋아요 0 | URL
아무리 관심이 많더래도,늘 귀기울이고 있다 하더래도... 개인이 흘린 눈물의 중량을 본인 외의 누군가가 알거나 헤아리기는 무척 힘들지 않을까요? 눈물은 아무도 보지 않을때 홀로 피는 경우가 훨 많은듯 해서요...

(제가 느끼기에) 한동안 바쁘신듯 했는데 지금은 여유를 좀 찾으셨을까요? 꽃피는 춘삼월이지만 지난 2월과 다름없이 춥고 정신없고 피곤한것 같습니다. 더디오는 봄을 원망하고 싶지만, 가만 생각해보니...'춘곤증'만큼은 소리도 없이 바짝! 다가온듯 하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환절기 감기를 조심하시길 부탁(?) 드립니다^^

양철나무꾼 2011-03-08 01:32   좋아요 0 | URL
밤하늘을 잠시 올려다보고 앉았었어요.
진짜 손톱 같은 조각달이 떴더라구요.
홀로 핀다고 하셔서 말이죠...눈물이 꽃 같잖아요.
(표현이 넘 예뻐요~^^)

전 춘곤증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쁘네요.
만성피로증후군이랑 한번 비교해, 체크해 보심도~
님도 환절기 건강 조심하시구요.
행복하셔야 해요~^^

2011-03-08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8 0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름지기 2011-03-09 02:44   좋아요 0 | URL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 도 믿지 않거니와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도 믿지 않아요.^^
전, 너무 염세적인가봐요.
제가 믿은 세상요?
딱 한 것만큼만 받는다는 거???!!

양철나무꾼 2011-03-09 13:09   좋아요 0 | URL
전 어떤 땐 한 것만큼도 받지 못한다고 툴툴거리는걸요~^^

시니컬보다 페시미스틱이 좀 더 멋지지 않아요???
 

삶에 지치거나, 삶이 힘들거나, 삶이 무료할 때...맛난 음식을 먹으면 좀 낫다.
아니다, 그냥 맛나기만 해서는 안 된다. 확실하게 매워야 한다. 
어렸을 때는 떡볶이가 그런 음식이었고, 요즘은 오징어볶음, 냉면이나 쫄면 같은 걸 먹는다.
아, 매운 닭꼬치도 먹어봤다.
지금은 예전처럼 자주 먹지는 못한다.
점점 더 매운 걸 밝히게 되고, 그러다 보면 속이 뒤집어지는 걸로 부족해 얼굴까지 뒤집어지기 때문이다.  

 

 

 

  


오늘도 집밥
서나형 글, 박세연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08년 12월

'오늘도 집밥'이라는 책을 봤다.
요 며칠 참 힘들었었는데, 내게 위로가 됐다.
이 책 요리책이 아니다. 
뭐라고 해야할까, 삶에 관한 얘기다.
삶에 지치거나, 힘들거나, 무료할 때...는 다른 말로 바꾸면 '일상'이다. 

일상에서 집밥을 먹으며 살아가는 소소한 얘기들인데,
이 소소한 얘기들이 아무맛 없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단물이 베어나오는 흰 쌀밥 같다.
난 하루 한끼, 아침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성찬을 차릴려고 한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은 아침 밖에 없으니까,
남들 옷에 냄새 밴다고 아침에 안하는 생선도 굽고,
아침에 삽겹살을 굽기도 한다.
나야 물 말은 밥에 김치 하나 얹어도 충분하지만, 소 힘줄도 씹어삼킬 아들 때문이다. 

주말엔 양배추와 상추 쌈을 골고루 먹었다.

양배추쌈이든 상추쌈이든 쌈은 그런 것 같다. 속이 쓰리고 아플 때, 누가 뭐라고 싫은 소리하지 않았어도 내가 나를 다스리지 못해 속이 불편하고 허할 때, 뾰족하고 날카로운 감각이 삐죽 올라와 타인과 마찰을 일으켜 가슴 한쪽을 쿡쿡 찌를 때, 보자기로 한 번 싸서 둥그렇게 나를 안아줄 수 있는 맛, 세상의 쓴맛을 달콤한 맛으로 바꿔주는 매직망토 같은 것, 양배추쌈이다. 기나긴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는 그런 맛.(134쪽) 

이 책에 나오는 음식들은 작가의 글솜씨에 비해 좀 맹숭맹숭하다.
이렇다 할 고기 반찬이나 얼큰한 찌개,이름모를 신선로나 구절판 따위는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하나 같이 내가 어린 시절 먹던 음식들이어서,
할머니 생각도 나고, 가슴이 뻐근해져 오기도 했다. 

이 다음에 우리 아들에게도 이런 집밥으로 기억되는 엄마이고 싶다. 
근데, 난 간을 거의 안해서...식탁에 소금과 간장 종지가 오간다. 
소박한 밥상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는데, 심심한 밥상으로 기억되지나 않으려나 모르겠다~ㅠ.ㅠ

암튼, 카피라이터 답게 글이 통통 튄다. 
이웃블로거가 혼자 콩국수를 해먹었다는 자랑글과 사진을 보고는,
올라야할 오이채는 사라지고 오이김치 굵기의 오이들이 빛을 내고 있었다...라고 적고 있었다. 

내가 한밤중에 '푸하하 ~' 웃음을 터뜨린 건 이 구절 때문이었다. 

   
 

수많은 이웃의 댓글들. 모두 위로를 한다. "누구나 다 그렇게 썰어요. 채를 잘 썰면 엄마죠. 우린 주부도 엄마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저 오이채, 콩국수에 얹지 않고 그냥 손으로 먹어도 되겠어요라는 댓글은 올리지 않았다. 여기서 밝혀요."(176쪽)

 
   

요즘 좀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은 많지 않지만, 재밌는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
도현신 지음 / 시대의창 / 2011년 2월

전쟁으로 들추어낸 음식들의 개인사. 책에서 다루는 음식들은 만두, 맥주, 환타, 커피, 라면 등으로 대개 의식하지 않고 지나칠 정도로 흔한 것들이다. 이 책은 이런 ‘평범함’ 뒤에 감추어져 있던 음식들의 ‘개인사’를 풀어낸다. 책은 2부로 구성되었으며, 1부 <난리 통에 탄생한 음식>에서는 전쟁터에서 요긴했던 음식들을 주로 다룬다. 2부 <전쟁이 남긴 음식>에서는 전쟁이 전파한 음식들에 중점을 두었다.

이제는 그 유래가 어느 정도 알려진, 몽골이 고려를 지배하면서 우리나라에 전해준 소주와 설렁탕을 비롯해 2차 대전에 참전한 미군이 군량으로 먹으면서 세계에 알려진 스팸, 2차 대전 후 일본인들의 허기를 달래준 라면, 아편전쟁 직후 영국인들 비위를 맞추려고 개발된 탕수육, 빈을 공격하다 패주한 오스만제국군이 남긴 군량 중 하나였던 커피까지 여러 음식 이야기가 감칠맛 나게 전개된다.  <알라딘 책 소개> 중에서,

  

요즘 내가 무한반복 듣고 있는 건 이 곡이다. 
 

 

 

 브로콜리 너마저 - 2집 졸업
 브로콜리 너마저 노래 / 스튜디오 브로콜리 / 2010년 10월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설명하려 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있어
그렇지만 그게 왜인 건지
내가 이상한 것 같아

나의 말들은 자꾸 줄거나 또 다시 늘어나
마음속에서만 어떤 경우라도 넌
알지 못하는 진짜 마음이 닿을 수가 있게
꼭 맞는 만큼만 말하고 싶어

이해하려 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있어
그렇지만 욕심 많은 그들은
모두 미쳐버린 것 같아

말도 안되는 말을 늘어놔 거짓말처럼
사실 아닌 말로 속이려도 해도 넌
알지 못하는 그런 건가봐 생각이 있다면
꼭 말 같은 말을 들어보고 싶어

나의 말들은 자꾸 줄거나 또 다시 늘어나
마음속에서만 어떤 경우라도 넌
알지 못하는 진짜 마음이 닿을 수가 있게
좀 말 같은 말을 들어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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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3-01 03:43   좋아요 0 | URL
마음이 잘 가닿지 않아요, 20대 중반까진 그래도 참을만 했는데, 이젠 가닿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나도 모르게 내쪽에서 마음의 문을 잠궈요. 노래가사 보니까 문득, 내 말만 안 건너가는 게 아니라 저 쪽 말도 내게로 잘 건너오지 않는 게 아닌가 싶어요.

양배추쌈, 상추쌈, 으흐흐.
엄마에게는 요리책이 위로가 되기도 하는군요. 저는 아직 거기까진 잘,,
내가 먹는 게 좋지, 하는 데서는 그다지 기쁨을 느낄 수 없다고나 할까.
내가 한 음식을 맛나게 먹어주는 타인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대사죠.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우울함에서 벗어나요, 봄이 오고 있어요.
꽃샘추위도 오지만, 우린 괜찮을 거예요.^^

양철나무꾼 2011-03-02 00:14   좋아요 0 | URL
무뎌질려고 무진장 노력해요.
그래서 가닿지 못하거나, 전해져 오지 못했을 때...번지수를 잘못 찾았거나 다른 언어로 얘기하고 있다고 체념해 버리고 말아요.
그리고는 내 마음을 다 꺼내보여주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어쩜 난 코끼리 만한 내 마음의 아주 조금을 보여준 거고...어떤 이는 코끼리의 뒷다리만을, 어떤 이는 코끼리의 코만을 전체인양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전 봄이 좋아요.
샤방샤방,하늘하늘한 스커트는 아니어도 스카프 한장으로 봄처녀가 될 수 있으니 말이에요~

님과 묶여 '우리'라고 불리우다니 무한영광인걸요~^^

hnine 2011-03-01 13:36   좋아요 0 | URL
저도 음식이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잘 못하는 솜씨에 매일 똑같은 일을 무한반복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 힘든 일이 있으셨나요? 일요일도 하루 종일 비, 어제도 심통 날씨, 오늘도 오네요 비가 ㅠㅠ)

양철나무꾼 2011-03-02 00:17   좋아요 0 | URL
서울은 눈이 내렸어요.
그리고 조금 아까 밖에 나갔다 왔는데, 엄청 추워요~

님의 댓글 보니, 님의 페이퍼에서 보았던 송편 생각나요.
참 이뻤었는데...

낮에나온반달 2011-03-01 09:06   좋아요 0 | URL
아, 이 책...

정감가는 말이죠? 집밥.

고구마조림 생각나네요.

양철나무꾼 2011-03-02 00:20   좋아요 0 | URL
님의 서재에서 제목 알게 된지가 언젠데 이제 봤어요.
그랬죠, 우리 참 공통된 음식이 많죠.
만두도 그렇고, 고구마조림도 그렇고요~
내일은 고구마 몇개 골라서 고구마조림 해볼려구요~^^

글샘 2011-03-01 12:58   좋아요 0 | URL
저도 한때는 집밥에 환장했던 때가 있었답니다.
대학교 때 교생실습나가서 56킬로였는데, ㅠㅜ(굶던 시절)
하숙 들어가서 금세 67킬로가 되었던 기억이... ^^
하숙집 밥통은 제 거였어요. ㅎㅎ

힘든 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도 지나가고 있을 거예요.
구제역 농가들 침출수 문제때문에 마을에서 살기도 힘들다고... 그분들 이야기 들으니 정말 힘들겠다... 싶더군요.
양철님의 힘든 일도 빨리 지나가길 빌어 드릴게요. ^^

특히 커뮤니케이션이 안 돼서 힘들 땐, 정말 시간이 필요하죠.

양철나무꾼 2011-03-02 00:31   좋아요 0 | URL
좀 날씬하셨네요.
저도 날씬해지고 싶으면 집밥을 먹지말아야겠네요.
(꼭 기억해 둬야겠어요~^^)

위로, 감사합니다.

cyrus 2011-03-01 13:15   좋아요 0 | URL
정말 집밥이 최고인거 같아요, 특히 어머니가 해주신 밥과 반찬만 있으면
진수성찬은 따로 없는거 같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1-03-02 00:34   좋아요 0 | URL
저도 집밥 해주시는 어머니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시 생각해보니, 저는 잘 먹어주는 아들이 있어서 밤을 꼴딱 새우고도 밥할 맛이 나는거네요.

님이 잘 드시고 건강하신 거...그거 어머니께 효됴하는 겁니다~^^

책가방 2011-03-01 14:22   좋아요 0 | URL
먹기만 하는 사람에게는 집밥이 최고겠지만.... 방학동안 세끼 꼬박꼬박 밥상을 차려야 했던 저로서는 온갖 핑계를 다 대며 바깥밥을 갈망했었답니다.ㅋ
내일도 작은아이 입학식이라는 핑계로 외식을 주장할까 생각중입니다.^^

마음이 갑갑할 땐 언덕에 올라
푸른하늘 바라보자 구름을 보자
저 산너머 하늘아래 그 누가 사나
나도 어서 저 산을 넘고 싶구나 ♪♬

혹시 이 노래를 아시나 모르겠네요.
제가 간혹 흥얼거리는 노래랍니다.
어린시절 배운 동요이긴 하지만 가끔은 마음에 위로가 되기도 하더라구요..^^


양철나무꾼 2011-03-02 00:43   좋아요 0 | URL
요즘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천정부지로 올라서 말이죠.
저 돈 버는 사람인데도 바깥에서 밥먹기 두려워요.
그렇다고 마트에 가면 좀 낫냐하면 그렇지도 않고 말예요.
채소류나 과일류는 배 이상 오른 거 같죠~
엄한 인스턴트 식품만 장바구니 한가득 담아오게 돼요.

생각나요, 저 노래~
저 저 노래 연습해서 '누가누가 잘 하나' 나가고 싶어했어요~^^

herenow 2011-03-01 14:42   좋아요 0 | URL
집밥에 대한 책이 흥미롭네요.
요즘은 기능성 측면에서 '집밥'이나 '밥상'을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는데 말이죠.

읽다가 떠오른 이야기. 요리사 한 분이 물으시더군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이 뭔지 아세요?"
그 자리 30~50대 대다수의 대답은 아니나다를까 "집밥요."
누군가의 어머니이기도 했던 그분의 대답은?
"남이 해주는 밥요."

(물론, 식당에서 사먹는 밥이란 소리는 아니었죠.)

양철나무꾼 2011-03-02 00:48   좋아요 0 | URL
사실 저 책은요~
화려한 글빨을 자랑하지만, 음식은 소박하니 레시피도 성의없어요.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집밥의 힘'을 저절로 믿게 돼요.

저는 '할머니가 해주신 밥이요.'
할머니는 물론 돌아가셨구요~ㅠ.ㅠ

잘잘라 2011-03-01 14:39   좋아요 0 | URL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 재밌을것 같아요.
다음달 평가단 리뷰 도서로 추천..할랬더니 분야가,
분야가 역사! 음.. ㅎㅎ

2011-03-01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3-02 00:52   좋아요 0 | URL
이 책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음~~~
술의 역사만 읊조리지 마시고,
음식의 역사도 애정해 주세요~^^

비로그인 2011-03-01 18:53   좋아요 0 | URL
흐흐..

저도 좀 삶에 지쳤을 때 먹는 음식과 음악이 요즘 절실하네요.
그런데 사람들 식단이 다 제각각이듯 삶에 지쳤을 때 읽는 책, 음악도 다 제각각인게 참 신기하기도 해요. ㅎ

전 어설픈 집밥과 음반 몇 개로 오늘을 나고 있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1-03-02 00:59   좋아요 0 | URL
오늘은 녹두빈대떡 몇장 지져서, 막거리 한잔 했습니다.
낼 아침은 콩나물북어국 끓일려고 쌀뜨물 받아놓았구요~^^

어설픈 집밥이라...저 위 인용구를 살짝 페러디 하면 말이죠.
"누구나 다 그렇게 먹어요. 밥을 잘 하면 엄마죠. 우린 주부도 엄마도 아니잖아요."
근데, 왠지 님은 어설픈 집밥이 아니라,단아한 집밥을 고수하실 듯~^^

느린산책 2011-03-01 19:24   좋아요 0 | URL
요즘 계속 맛난 야그만 하시는 양꾼님^^
갑자기 어릴 적 먹었던 호박잎쌈이 땡기네욤~ 그리운 맛..
역시 노래도 먹는 것과 관련된..브로콜리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3-02 01:02   좋아요 0 | URL
전 먹는 얘기가 좋아요.
인생 뭐 있어요, 다 먹고 살자고 일도 하는거죠~^^

저도 갑자기 호박잎 쌈 먹고 싶네요.
한겨울에 어디가서 구하죠???
지금 '유자차'를 마시며, '유자차'를 들어요~

울보 2011-03-01 21:4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여기저기서 이름은 많이 뵈었는데,,
페이퍼보고 살짝 놀러왔다가 오늘은 이렇게 자국을 남기고 갑니다
전집밥좋아하는데 엄마가 되고 요즘 집밥하기 싫어 가끔 나가서 먹기도 한답니다,,

양철나무꾼 2011-03-02 01:06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저도 여기저기서 종종 뵜었는데~~~
먼저 발자취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종종 마실가겠습니다~^^

전 집밥도 먹고, 나가서도 먹고 하는데...
더 이상 나가서 먹을게 마땅찮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친정 가는 건데 말예요~^^

blanca 2011-03-01 22:20   좋아요 0 | URL
집밥 얘기. 저 책은 저한테 꼭 필요한 책인 것 같아요. 귀찮다고 나가서 먹고 대충 먹고 하는 습관이 들려 해서 요새 다잡고 있는 중이거든요. 벌써 낼 아침 해놨습니다.^^ 칭찬해 주세요 ㅋㅋㅋ 브로콜리 너마정의 <보편적인 노래>를 듣고 거의 충격받았던 작년이 생각나네요. 유행가 들으면서 가사를 듣고 경이롭다,고 느껴본 거의 최초의 노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3-02 01:10   좋아요 0 | URL
저도 집에서 밥하는거 귀찮기는 한데요,,,
더이상 나가서 먹을 것도 없고, 조미료 만땅 들어간 음식 투덜거리면서 먹기도 싫고 말이죠~~~
낼 아침을요???부지런하시네요~
전 쌀만 씻어서 에약취사버튼 눌러놨어요.

'브로콜리 너마저' 정말 가사가 그렇죠~?^^

차좋아 2011-03-02 12:28   좋아요 0 | URL
빨간 떡볶이 물에 씻어서 한 입 먹고는 맵다고 물 한 컵 마시는 아가들이 생각나네요.
그렇게 매운 걸 또 한 입 베어 먹도 또 물 마시고 ㅋㅋㅋㅋ (물 배만 채우는 )
매운건 기분좋게 하는 무언가가(캡사이신?) 있는게 분명해요. (극복하며 먹어서 그런가?)

저는(아직) 집밥보다 외식이 더 좋아요 ㅎㅎㅎ 아직 어린이 입맛ㅋ 매일 집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아쉬운걸 몰라서 그럴수도 있겠네요^^ 감사하는 마음 가져야겠습니다. ㅎ

양철나무꾼 2011-03-04 00:45   좋아요 0 | URL
저도 매운 떡볶이 엄청 좋아하는데, 먹고나서 다음날 엄청 후회해요.
우유 싸들고 가서 먹기도 하는데 말이죠, 다음날 속만 뒤집어지는걸로 부족해서 얼굴까지 뒤집어져요~ㅠ.ㅠ

따라쟁이 2011-03-02 14:01   좋아요 0 | URL
오이채든 무채든 채 썰다가 너무 두꺼우면 입으로 집어넣고... 마저 쓸다가 또 두꺼운거 나오면 입으로 집어넣고...

양철나무꾼 2011-03-04 00:46   좋아요 0 | URL
저도 채 써는 거 반, 입으로 들어가는 거 반 그랬었는데...채칼 좋은 거 장만했어요~^^

마녀고양이 2011-03-02 17:55   좋아요 0 | URL
난 주부이고 엄마인데, 채써는 솜씨가 왜 이럴까요, 한탄 중. ㅠㅠ

나무꾼님의 페이퍼 덕분에, 지금 마음이 떡볶이와 항정살 사이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은 무엇으로 먹을까나............

저절로 2011-03-03 13:12   좋아요 0 | URL
난 항정살!

양철나무꾼 2011-03-04 00:49   좋아요 0 | URL
채칼을 새로 장만하라니까요~
채의 굵기도 조절되고, 볶음밥용 썰기, 다지기 다 된다니까~
항정살을 구워서 그 위에 떡볶이 소스를 뿌려서 먹는 건 어떨까???^^

2011-03-02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4 0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3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4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3-06 00:10   좋아요 0 | URL
잠시 밥벌이의 필요성을 망각한채 백수로 음주가무에 팔렸어요~ ㅋㅋ
집밥의 힘은 책을 안봐도 잘 알지만, 전쟁이 만들어 낸 음식은 정말 궁금하네요.
양철나무꾼님은 글을 참 매력있게 잘 써요~
요즘은 서재 댓글이나 새글쓰기도 귀찮아서 눈팅만 했어요.ㅜㅜ

양철나무꾼 2011-03-05 12:27   좋아요 0 | URL
그렇지 않아도 님 안부를 개인적으로 여쭤야 하는 게 아닌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어요~^^
망각은 때론 아주 좋은 약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잘 지내시죠???

순오기 2011-03-06 00:11   좋아요 0 | URL
옙~ 이번주는 띵가띵가 놀고 다음주부터 책도 정리하고 봄맞이 대청소 해야지요. 그리곤 아침마다 10리길을 걸어서 도서관으로 출근하려고요.ㅋㅋ

양철나무꾼 2011-03-08 01:06   좋아요 0 | URL
암튼,,,무사귀환하셔서 기뻐요~^^

세실 2011-03-05 08:24   좋아요 0 | URL
저도 아침에 삼겹살 굽고, 생선도 굽는답니다.
저녁엔 학원시간이 빨라 아이들이 먹고 가거든요.
가능하면 토속적인 음식 해줄려고 해요. 된장,청국장, 브로콜리(요건 토속은 아니지만),김치...
아 쌈 먹고 싶네요.
오늘은 김밥 해주려고요. 잠시후 재료 사러 나가야지~
아이들 학교에서 돌아오면 짠하고 내놓으려는데 가능하겠죠?

양철나무꾼 2011-03-05 12:29   좋아요 0 | URL
세실님표 김밥, 완전 기대되는걸요~
눈으로라도 먹고 싶어요, 인증샷 올려주세요~

햇빛눈물 2011-03-08 21:20   좋아요 0 | URL
아 집밥!! 새삼 집밥이 좋다고 느꼈던 때였는데 좋은 글 좋은 책 소개 너무 감사합니다. 김훈의 내젊은날의 숲을 보면 주인공이 휴전선 부근에서 6.25전사자 유해의 세밀화를 그리면서 전사자의 낡은 편지를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편지 내용에 아마도 삭막한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고요한 고지에서 엄마에게 쓴 편지였습니다. "상추 쌈이 먹고싶다.." 갑자기 엄마와 상추와 집밥이 생각나는 밤이네요...이 책 꼭 사봐야겠습니다. 아니 내일 교보문고 가서 당장 사야겠습니다. 좋은 밤되시길!!
ps : 그리고 저도 브로콜리너마저 좋아하는데...ㅋㅋ 감상잘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3-09 01:19   좋아요 0 | URL
저도 김훈의 이 책 나름 재밌게 읽었어요.
전 이 책 읽고 아버지 생각에 어쩌지 못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전 집밥하면 할머니가 떠올라요.

이 책, 요리 책으로의 점수는 낙제점에 가깝지만...
편안하고 포근한 책이에요~

감은빛 2011-03-11 15:12   좋아요 0 | URL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 이 책 관심가는 군요.
뭔가 맛있는게 땡기는 금요일 오후네요! ^^

양철나무꾼 2011-03-15 22:18   좋아요 0 | URL
댓글이 한참 늦었네요.
ㅎ,ㅎ...이 책 관심 가지실 것 같았어요.
아직 들춰보기만 한 단계지만 괜찮던데요~^^
 

                                             비빔밥 / 이대흠

 비빔밥엔 잡다한 것이 들어가야 한다 신건지나 묵은 김치도 좋고 숙주나물이나 콩노물도 좋다 나물이나 남새 노무새도 좋고 실가리나 씨래기 시락국 건덕지도 좋다 먹다 남은 찌개 찌끄래기나 달걀을 넣어도 좋지만 빼먹지 않아야 할 것은 고추장이다 더러 막걸리를 넣거나 된장국을 홍창하게 넣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취향일 뿐 그렇다고 국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비빔밥엔 가지가지 반찬에 참기름과 고추장이 들어가야 하지만 정작 비빈 밥이 비빔밥이 되기 위해서는 풋것이 필요하다 손으로 버성버성 자른 배추잎이나 무잎 혹은 상추잎이 들어가야 비빔밥답게 된다 다 된 반찬이 아니라 밥과 어우러지며 익어갈 것들이 있어야 한다 묵은 것 새 것 눅은 것 언 것 삭은 것 그렇게 오랜 세월이 함께해야 한다. 
 하지만 재료만 늘어놓는다고 비빔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서는 요령이 필요하다 비빈다는 말은 으깬다는 것이 아니다 비빌 때에는 누르거나 짓이겨서는 안된다 밥알의 형태가 으스러지지 않도록 살살 들어주듯이 달래야 한다 어느 하나 다치지 않게 슬슬 들어올려 떠받들어야 한다 

 손과 손을 맞대고 비비듯 입술과 입술을 대고 속삭이듯 그렇게 
 몸을 맞대고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게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우려 이미 분리할 수 없게 그렇게
 그렇게 나는 너를 배고
 너는 내게 밴 상태라야 비빔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는 사람아 비빔밥을 먹을래? 
 내가 너에게 들고 싶다 

난 이대흠을 '작침' 이라는 시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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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를 읽노라면 마음이 애잔하다.
요번 시에선 애잔한 걸로 부족해 고향과 어머니를 전방에 배치한다.
내가 고른 시, '비빔밥'이 그 중 '덜'이다.  
 
실은 나는 비빔밥이 별로 이다.
이것저것 잡다한 것이 들어가 주는 것 같아서 영 그렇다.
난 아무리 찬이 없어도 접시나 보시기에 찬을 조금씩 덜어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비빔밥의 계란은 한 쪽만 익혀 뜨거운 밥과 익은 찬들과 어우러져야 제맛이다.

하지만, 이런 나도 보리밥에 강된장 넣어 먹는 그런 비빔밥은 좋다. 
그렇게 비빔밥을 비벼먹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한 이불 덮고 누워 방귀를 뽕뽕 끼며 잠들었으면 좋겠다. 

'작침'을 대할 때만 해도 시어를 아끼는 게 못내 아쉬웠는데,
요번 시집에서의 느낌은 조곤조곤 늘어놓다 못해 좀 질퍽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요리책 한권도 같이 읽었다. 
요리책이라고 하기엔 좀 가볍지만, 취지는 좀 무거운 책이었다. 

   
  하지만 그건 음식이 아니라 내 아이의 몸을 파괴하는 독이었다는 것을 아이의 건강이 나빠지고서야 할게 되었습니다...제가 직접 체험해 효과를 보니 아토피, 과잉행동증후군 등으로 고생하는 아이와 부모에게도 저희 집의 식탁 혁명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자 유명 셀러브리티 등의 오가닉 식단을 담당했던 친한 동생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다. 그 동생의 대답은 간단했다. "오빠, 아이 식단은 아이 시선에서 바라봐 줘, 비빔밥을 준다고 했을 때 큰 그릇에 나물을 흩뿌리고 벌건 고추장 소스를 뿌려 준다면 애들은 그걸 무섭게 생각할 거라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리면 간단해."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혁준이를 위해 재료와 조리법은 배웠지만 스타일링은 전혀 바뀐 게 없었다. 외려 어른이 좋아하는 걸 아이에게 맞추라고만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미안해질 정도였다.(50쪽)  

 

난 이런 책을 좀 시니컬하게 읽는 경향이 있다. 
요리 책으로 읽으면, 취지도 좋고 내용도 그럴듯 하고 한데 말이다.
'엄마와 아빠가 조금만 더 수고스럽게 움직여 아이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면 지체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라고 본문에선 얘기하고 있지만,
발상을 조금만 비틀면 겨울방학이면 밥을 굶는 친구들이 있다. 
내 아이를 친환경 유기농에 밀가루도 안 먹여가며 고이 감싸 키웠다 한들,
이 아이가 친환경 유기농 급식을 하는 학교에 다니게 될까? 
 
따뜻한 밥 한 그릇 같이 나눠 먹으며, 소통을 꿈꿀 수 있으면 족한 게 아닐까? 
커다란 양푼에 이것저것 섞어넣고 비비면 꽂는 숟가락 갯수 만큼 둘러앉아 먹을 수 있으니 숟가락 갯수만큼 충만하다. 
 

이젠, '밥 한번 먹자' 대신 '비빔밥 먹을래'로 레파토리를 바꿔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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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2-11 01:46   좋아요 0 | URL
우왕~~~ 왜 이렇게 오랜만이신거예요?
서재브리핑에서 양철나무꾼님 닉네임 보자마자 달려왔네요. 헉헉-

저요 저요, 비빔밥이요! 쌈밥 다음으로 좋아하는 비빔 비빔 비빔밥!!! (아주 아주 미미한 차이로 쌈밥이 제일 좋구 그 다음 비빔밥, 그 다음 김밥, 초밥 순으루 좋아해요. 히히 생각만 해도 좋아라~)

양철나무꾼 2011-02-14 09:57   좋아요 0 | URL
한살 더 먹는다고 나이 치레 하나봐요.
계속 골골 하네요~ㅠ.ㅠ

저도 쌈밥 좋아해요, 일단 푸짐하잖아요~^^

비로그인 2011-02-11 03:27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내 아이에게 좋은 것 골라 먹이고 싶은 부모 마음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보다는 함께 나눠먹는 법을 가르치는 게 더 의미있겠죠. 모두 제몫의 수저를 들고 둘러앉은 비빕밥 앞에서 그 안에 든 게 먹어도 되는 건지 하나하나 살피고 있는 아이로 키워서는 곤란하잖아요^^

양철나무꾼 2011-02-14 10:04   좋아요 0 | URL
내 아이에게 좋은 것 골라 먹이는 차원이 아니라,
아토피로 고생해서 골라 먹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도 알아요.
그런 아이를 둔 부모들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구요.
제가 이 책이 좀 슬펐던 건...재료와 조리법이 아니라, '스타일링' 운운했기 때문이에요~
제 몫의 밥그릇과 제 몫의 수저는 같은 '제 몫'이지만 쓰임은 다른 거잖아요~^^

책가방 2011-02-11 09:13   좋아요 0 | URL
아이들 학교에서 급식실 증축공사로 1학기동안 도시락을 싸야된답니다.
물론 저야... 할 줄 아는 범위내에서 성의껏해서 보내겠지만.. 유달리 맞벌이 비율이 높은 우리동네 사정을 감안할 때 아이들 도시락 사정이 저마다 다를 듯 하여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아이가 있을까 혼자 걱정중이랍니다.
농사일에 삼남매 도시락(5~6개)까지 준비하시느라 매번 변변치 못했던 엄마의 도시락이 쬐끔 부끄러웠던 기억 때문인지 남일같지 않네요.
각 반에 큰 양푼을 하나씩 기증할까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봅니다.ㅋ
서른개가 넘는 도시락을 모두 넣어서 비비려면... 엄청 커야겠죠...??

양철나무꾼 2011-02-14 10:10   좋아요 0 | URL
저희 아들도 중1때 급식실 증축 공사 하느라고 도시락 열심히 쌌었어요.
급식실 공사하면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저희 아들 학교는 산 꼭대기에 있어서 선생님들이나 그 밖의 직원들도 엄청 고생하더라구요.

급기야 더 비싼 돈 주고 그야말로 인스턴트 투성이인 도시락 배달하는 것도 봤어요~^^

한동안 몸도 마음도...분주하시겠어요~!!!

마녀고양이 2011-02-11 13:32   좋아요 0 | URL
배고파라......... 아침부터 비빔밥이라니 잔인하잖아요.
아, 머, 비빔밥 사진 안 올린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만,
인용글 너무 먹음직스러운걸. 회덮밥 먹고 시퍼요. ㅠ

양철나무꾼 2011-02-14 10:13   좋아요 0 | URL
난 회덮밥은 정중하게 사양하구요~
골동반이요~ㅎ,ㅎ.

골동반이고 뭐고...아웅, 배고프당~ㅠ.ㅠ

저절로 2011-02-11 09:40   좋아요 0 | URL
차롓상을 물리고 숟가락을 드니, 어느새 새침하게 내 손을 때리며 손아랫 동서가 이런다.
"비빔밥은 젓가락으로 살살 달래가며 먹어야 제 맛이 난데요 행님!" 한다.
그때 저는 서울내기들은 젓가락으로 멋을 부려 밥을 먹나부다..쳇쳇. 했었거든요.
...맞는 말이네요^^

(양철님~그리고 저..이불 속에서는 제가 방귀대장이에욧.으흐흐흐)

양철나무꾼 2011-02-14 10:16   좋아요 0 | URL
비빔밥은 젓가락으로 비비는 게 정석이래요, 제가 서울내기여서 드리는 말씀은 결코 아니랍니다~^^


하늘바람 2011-02-11 09:53   좋아요 0 | URL
어머나 작침 이란 시 참 예쁘네요

양철나무꾼 2011-02-14 10:17   좋아요 0 | URL
그쵸?
저도 이 시 처음 봤을 때...설레였었어요~^^

느린산책 2011-02-11 10:12   좋아요 0 | URL
우왕 글잖아도 배고픈데..@.@
빨리 밥먹어야겠당~ 후다닥 =3=3=3
배좀 채우고 다시 읽을게용

양철나무꾼 2011-02-14 10:17   좋아요 0 | URL
오늘도 김창환 들으면서...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계신가요?^^

herenow 2011-02-11 10:33   좋아요 0 | URL
너무 오랜만에 뵙는 양철나무꾼님! 그동안 바쁘셨어요?
역시 뭐 하나라도 느끼고 얻어가게 되는군요. ^ ^*

강된장 비빔밥은 세종문화회관 뒷편 로얄빌딩 지하 "깡장집" 추천요~
이미 아실것 같지만 ^^;

양철나무꾼 2011-02-14 10:20   좋아요 0 | URL
네,오랫만이네요~^^

"깡장집" 몰랐어요.
로얄빌딩이라 하면, 스카우트 수품 보급소 있는 그 어디멘가요?
저 당장 검색 들어갑니다~!!!

아이리시스 2011-02-11 12:02   좋아요 0 | URL
이거 보니까 대학 때 시발표시간 기억나요.
어떤 애가 비빔밥을 칼라풀하게 시로 표현했었는데, 그 순간 저는 살아생전 시인은 절대 못되겠다 생각했었어요. 그 애도 아직 시인이 안됐겠지만,ㅋㅋㅋ

연휴 지나고 왜 안계시나 염려했었어요. 아프셨어요?
얼른 으쌰으쌰 하셔서 또 재밌는 글 많이 보여주셔야죠, 그죠?^^
아, 저 아직도 아침형인간으로 변신중이랍니다. 오전에 일어나려니 수면부족으로 죽겠어요! 흑흑.

양철나무꾼 2011-02-14 10:23   좋아요 0 | URL
저도 이참에 아침형인간으로...변신...해볼까 고민 중...입니다~^^
전 아침에 일어나는 게 잘 안돼요.
아침엔 눈꼽 떼고 나오기 바빠요~ㅠ.ㅠ
아무리 일찍 자든 늦게 자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똑 같아요.

따라쟁이 2011-02-11 12:13   좋아요 0 | URL
어어어.. 저 작침이라는 시.. 가슴이 멍해지는데요. 와.. 좋아요 완전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1-02-14 10:24   좋아요 0 | URL
'작침' 따라쟁이님 스탈일 줄 알았어요~^^
님이 완전 좋다고 하셔서, 저도 이 아침 완전 좋아요~^^

cyrus 2011-02-11 17:18   좋아요 0 | URL
이대흠 시인의 시를 보는 순간 비빔밥 먹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저녁에 그냥 남은 찬으로 제 맘대로식(?) 비빔밥 해먹어야겠어요 ^^;;

양철나무꾼 2011-02-14 10:26   좋아요 0 | URL
계란 노른자 넘 익히지 않고 터뜨리지 않고 잘 해 드셨어요?
님 맘대로식 비빔밥의 비법은 뭘까요?^^

cyrus 2011-02-14 10:40   좋아요 0 | URL
그냥 있는 반찬 다 비벼서 먹는거에요^^;;
어떻게 보면 맛이 없어보일지 모르지만 막상 배고플 때
먹으면 이상하게도 맛있게 느껴지더라구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1-02-18 01:44   좋아요 0 | URL
시장이 최고의 반찬이라잖아요~
알바 끝났어요?
혹시 이 시간에 말똥망똥하고 앉아, 양푼에 밥 비비는 건 아니겠죠?^^

꿈꾸는섬 2011-02-11 20:58   좋아요 0 | URL
아, 전 비빔밥 무척 좋아해요. 가지각색의 나물들이 들어가는 것도 좋고, 이것저것 잡다한 것 마구 섞여 쓱쓱 비벼낼때의 기분도 좋구요. 각각의 것들이 한데 어울려져 묘하게 맛있는 것도 좋구요. 시 읽다가 비빔밥 너무 먹고 싶다...내가 만들기엔 손이 많이가니 언제 먹으러 나가야겠다 생각하고 있어요.ㅎㅎ

양철나무꾼님, 설 잘 쇠셨죠? 안 보이셔서 서운해하던 참이었는데 너무 반가워요.^^

양철나무꾼 2011-02-14 10:28   좋아요 0 | URL
댓글 쓰는 이 아침,이렇게 곤욕일수가~~~ㅠ.ㅠ
배 고파요, 배 고파~

감은빛 2011-02-12 02:48   좋아요 0 | URL
저도 비빕밥을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
예전에 학원강사 하던 시절,
학원 앞 분식집에서 가장 싸고, 가장 빨리 나오는 메뉴였기 때문에
매일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늘 돈과 시간에 쫓겨 살던 때라서)
그 이후로는 안 먹게 되더라구요.

시가 참 좋네요! 이 시집 찜해두어야겠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2-14 10:30   좋아요 0 | URL
전 컵라면과 김밥이요.
제 젊은 날들을 돌아보면 컵라면과 김밥 빼곤 얘기가 안 돼요.
전 하도 질려...지금도 컵라면은 싫어요~!!!

세실 2011-02-12 10:52   좋아요 0 | URL
알밥은 좋아하는데 비빔밥은 별로예요.....
근데 예전에 식당에서 양푼에 한꺼번에 비벼먹는 비빕밥 친구들이랑 먹으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소통, 나눔의 의미지요~~~

양철나무꾼 2011-02-14 10:32   좋아요 0 | URL
김이 몽글몽글 올라오는 돌솥에 나오는 알밥도 맛있겠다.
저 점심은 그냥 랜덤으로 시켜주는 대로 먹는데, 오늘은 알밥 먹으러 나갔다 와야 겠어요~^^

순오기 2011-02-12 14:45   좋아요 0 | URL
아~ 이런 생각은 시 한 편, 글 한 줄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글이네요.
양철나무님~ 우리도 같이 비빔밥 먹어요, 사랑합니다~~~고백하고 싶어지는 페이퍼!!

양철나무꾼 2011-02-14 10:33   좋아요 0 | URL
저도 왕 사랑합니다.
언제, 우리도 같이 비빔밥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이조부 2011-02-16 11:03   좋아요 0 | URL


이대흠 시집 읽었던 기억이 덕분에 ㅎㅎㅎㅎ

양철나무꾼 2011-02-18 01:48   좋아요 0 | URL
이대흠, 좋죠?^^
전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시절이랑 너무 다르게 변해, 낯설었어요.
(짧은 하이쿠를 보는 것 같았는데, 산문시 스타일로 바뀌어서~^^)

hina 2011-02-16 13:14   좋아요 0 | URL
커다란 양푼...하니 영화나 드라마에서, 예쁘고 날씬도도한 여자들이 집에 들어가면 목늘어난 티셔츠에 안경끼고 머리까지 틀어올리고선,하나 가득 비빈밥을 마구 퍼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지금이 점심먹고 온 다음이라 그렇지, 이보다 쪼금 이른 시간, 혹은 저녁식사 할 즈음에 이 페이퍼를 봤으면 엄청 괴로웠겠어요~ 흐...양철나무꾼님은 점심식사하셨나요~?

양철나무꾼 2011-02-18 01:50   좋아요 0 | URL
ㅎ,ㅎ...그런 TV광고 있었죠~
아웅~저 김장김치랑 오이 송송 썰어넣고 김 가루 부숴 넣어 국수 비벼 먹고 싶어요.^^
 

 

 

 

 

 
세속화 예찬
조르조 아감벤 지음, 김상운 옮김 / 난장 / 2010년 11월

  

이 책을 읽는 내내 '재스퍼 포드'의 '제인에어 납치사건'이 떠올랐다. 

형이상학, 신학,법학, 미학, 정치학을 종횡무진하는 아감벤에서 재스퍼포드를 떠올렸다는 게 아이러니 컬 하기는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란 인간의 삶이 장르소설을 떼어 놓고는 설명이 불가하니...
상상력을 발휘한다고 해도 크게 벗어나질 못한다.  

이 책은 저자 조르조 아감벤도 물론이지만, 김상운의 번역 또한 훌륭하다. 
번역, 뒷 부분의 옮긴이 상세 주석, 간주곡Ⅱ가 어우러져 한권의 멋진 작품으로 태어나고 있다.

이 책은 좀 어렵다. 
형이상학, 신학,법학, 미학, 정치학 등은 각각 떼어놓아도 호락호락한 분야가 아닌데,
그걸 두루 넘나들고 있기 때문에...각 분야를 두루 섭렵하지 않으면 이런 번역이 나와 줄 수가 없다. 
내용 자체가 수사 만발, 극도로 응축시켜 놓은 것이 산문시 같은데, 시를 읽고 감동을 받았어야만 이 같은 재해석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풍속화(=세속적인 그림)예찬인 줄 알았다.
그런 착각을 하게 만든 건 멋지구리한 책 표지가 한 몫했다. 


"성스러운 것이나 종교적인 것은 모종의 방식으로 신들에게 속하는 것이었다." 

'봉헌하다'가 인간이 만든법의 영역에서 사물을 떼어낸다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였다면, 거꾸로 '세속화하다'는 사물을 인간이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돌려준다는 뜻이었다. 

그러므로 세속화한다는 것은 성스러운 예외상태에 종속되어 있는 사물(봉헌됐던 사물)을 그 원래의 맥락으로 되돌려준다는 것이었다. (184쪽)

이렇게 근대 세계의 형성·조직 원리로서의 세속화 개념을 해부함으로써 왜 자본주의가 근대적 종교 자체인지, 자본주의가 어떻게 이 세계를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으로 만드는지 분석 했단다. 

이책에서 꼭 알아야 할 개념이 '세속화'와 구별되는 '환속화' 라는 개념인데,
아감벤의 이론은 환속화의 역사에서 종교가 차지했던 그 자리에 '법'을 놓으려는 시도를 한다.  

여기서 '호모 사케르'가 등장하고,
사회생활과 공동체의 법제화로부터 고립이란 용어가 나온다.  

이쯤에서...내가 이 책을 읽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장치란 무엇인가'를 언급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장치란 무엇인가? 장치학을 위한 서론
조르조 아감벤.양창렬 지음 / 난장 / 2010년 8월
  
 
따라서 얄궂게도 장치가 만들어내는 주체는 어원 그대로의 주체가 아니다. 주체의 어원인 라틴어 ‘수비엑툼’(subjectum)은 그리스어 ‘휘포케이메논’(hypokeimenon)의 번역어로서 원래 ‘본질’(본래 사물을 그 사물로서 형성하고 있는 바로 그것)을 뜻했다. 그러나 장치가 만들어내는 주체는 이런 본질로서의 주체라기보다는 장치가 뽑아내려고 겨냥한 어떤 ‘기능’을 구현한 ‘부품’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치가 부여한 이 기능을 거부할 때, 단순한 부품이기를 그만두려고 할 때 장치는 그 주체를 클리넥스 티슈처럼 버려버린다.
이런 점에서 오늘날 크나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장치가 만들어낸 주체의 가장 좋은 예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정규직이 되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애초부터 대체되기 위해 고용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양창렬에 따르면 아감벤 역시 장치에 의한 주체화가 사실은 모든 주체성의 파괴로 이어지는 탈주체화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세속화’라는 개념을 통해 탈주체화가 인간이 지닌 잠재성 회복의 조건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아감벤과 달리, 양창렬은 장치의 탈주체화 탓에 서로 분리된 존재들의 연대에 초점을 맞춘다. 요컨대 법적으로 시민이지만 사회적으로 시민 취급을 못 받는 시민-비시민(쓰다 버릴 수 있는 인간, 비정규직)과 비시민으로 배제되면서도 시민의 역할을 강제받는 비시민-시민(외국인 노동자, 불법체류자 등)의 연대 말이다.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까지는 게니우스, 즉 우리 안에 있으나 우리에게 속하지 않는 것과 타협한다. 각자의 성격은 그 사람이 게니우스를 멀리하고, 그로부터 도망치려는 방식에 달려 있다.[우리가 게니우스를]피하게 되고[게니우스가]표현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한, 게니우스는 자아의 얼굴에 우거지상을 새겨 넣는다. 그렇지만 어떤 저자의 문체는 (모든 피조물이 보여주는 기질[품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재능보다는 오히려 재능을 결여하고 있는 그의 일부에, 즉 그의 성격에 달려 있다. 이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가 실제로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재능도, 성격도 (심지어 자아도) 아니며, 오히려 이 모두로부터 도망치는 그 사람의 특별한 비법, 재능과 성격 사이를 재빨리 오가는 방법이다.(23쪽)

내가 이 책을 훌륭하고 멋지다고 하는 것은 위 구절 때문이다.
좀 복잡하고 머리 뽀글거리게 쓰였지만, 사랑 그 자체임을 알 수 있다.
뭐 사랑을 하는 데, 재능이나 성격, 자아 따위를 따진단 말인가? 
사랑은 그저 사랑일 뿐이다.
마음이 그냥 어쩌지 못하게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사진에 집착한 나머지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한 인물들의 사진을 무슨 짓을 해서든 손에 넣으려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22살 무렵의 프루스트가 사랑했던 소년들 중 한 명인 에드가 오베르는 프루스트가 집요하게 요구한 결과 마침내 자신의 초상사진을 보내줬다.오베르는 사진 뒷면에 헌사를 대신해 이렇게 써놓았다. "제 얼굴을 보세요. 제 이름은 '한때는 그랬을 수도 있어'에요. '더 이상 아니야,' '너무 늦었어,' '그만 안녕' 이라고도 불리죠." (41쪽) 

사진을 통해 얘기하고자 하는 건 '육신의 부활'같은 좀 어려운 내용이라서 내가 언급할 수 없고, 
난 마르셀 프루스트가 사랑했던 '에드가 오베르'의 통통 튀는 헌사가 맘에 들어 옮겨본다. 

'세속화 예찬' 끝부분에서 아감벤은,

"장난감을 갖고 노는 놀이가 끝났을 때 그 장난감이 얼마나 끔찍하고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어린아이들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다."(126쪽)

라고 얘기한다. 

여기서 어린아이들이란 '장난감을 직접 가지고 논 주체'쯤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책에서 아감벤이 제시하는 대책을 옮겨보자면 세속화할 수 없는 것까지 세속화하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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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1-01-19 07:14   좋아요 0 | URL


조금 어렵다고 하는데 정말 조금 어렵나요? ^^

아감벤 이라는 사람의 이름에 왜 읽을 엄두가 나지 않을까요 ㅋㅋㅋ

양철나무꾼 2011-01-21 02:04   좋아요 0 | URL
이쪽으로 깊으시던데...엄살은요~^^
저도 읽었으니(비록 장장 20일에 걸쳐) 님은 식은 죽 먹길 거예요.

쟈니 2011-01-19 10:25   좋아요 0 | URL
아.. '한때는 그랬을 수도 있어.. 라는 헌사를 썼다니, 프루스트의 사랑을 받을 만큼 매력적이군요.
살다보니 정말, 오베르의 헌사를 입 밖으로 말할 때가 많더군요. 때론 씁쓸하게, 때론..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

양철나무꾼 2011-01-21 02:0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프루스트의 사랑을 받았겠다 싶지요?^^
더 이상 아니야...까지는 그럭저럭인데,
‘너무 늦었어’나 ‘그만 안녕’쯤 되면 우울해지죠.

우리 너무 늦지는 말기로 해요~

잘잘라 2011-01-19 13:21   좋아요 0 | URL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시인~~~~,을 난 난 이이즐테요!
너무 어려워요. 헤롱헤롱~

양철나무꾼 2011-01-21 02:10   좋아요 0 | URL
제겐 ‘블루 이코노미’가 그랬다니까요~^^

stella.K 2011-01-19 14:12   좋아요 0 | URL
'제인에어 납치사건'이라. 이 책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궁금하네요.
완독 축하해요.^^

양철나무꾼 2011-01-21 02:12   좋아요 0 | URL
이리저리 넘나들며 종횡무진하는 게 비슷해요.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의 진수를 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렇게 어려운 책을 읽다니, 제 스스로 대견해요~^^

cyrus 2011-01-19 13:41   좋아요 0 | URL
저는 표지가 브뢰겔의 그림이길래 미학 관련 책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내용이 어려워보여요.

양철나무꾼 2011-01-21 02:15   좋아요 0 | URL
표지 그림이 브뤼겔의 ‘장난감’인가 그랬죠.^^
더 어려운 책도 두루 섭렵하시면서요.
용어의 정의만 잘 잡고 읽으면, 의외로 재밌어요.
테리 이글턴 ‘반대자의 초상’ 문체랑 닮았어요.

반딧불이 2011-01-19 19:09   좋아요 0 | URL
표지만 보고 저도 풍속화에 대한 예찬인줄 알았지 뭐에요. 그런데 이건 꼭꼭 씹어 읽어야 할 내용인가보군요. 맛날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 2011-01-21 02:16   좋아요 0 | URL
꼭꼭 씹어 먹으면,
맛날뿐더러 피가 되고 살이 될거예요.^^

느린산책 2011-01-19 21:26   좋아요 0 | URL
오, 세속화 예찬이라..참으로 신선 발칙(?)하군여..^^
마르셀 푸르스트의 일화도 재밌네용.

양철나무꾼 2011-01-21 02:19   좋아요 0 | URL
종교적이고 성스러운 것을 세속화한다는 뜻이더라구요.
중세와 맞물려 읽으면 잼나요~^^

머큐리 2011-01-19 23:47   좋아요 0 | URL
오~ 양철님...존경하옵니다..ㅎㅎ

양철나무꾼 2011-01-21 02:19   좋아요 0 | URL
저도 심히 제가 대견해요,ㅋ~.

모름지기 2011-01-20 02:33   좋아요 0 | URL
제겐 너무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의 글은,
저를 심하게 유혹하십니당~~

양철나무꾼 2011-01-21 02:21   좋아요 0 | URL
제가 누군가를 유혹하는 글을 쓸 수 있다니...기분 좋습니다.
시도해 보세요, 나름 읽을만 할 거예요~^^

風流男兒 2011-01-20 09:52   좋아요 0 | URL
흠, 아감벤의 이름은 몇번 들었었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게으름으로 알아보려 하지도 않았네요. 그래도 덕분에 조금은 아하, 하는 마음이 들어서 좋고 고맙네요. 요새 조큼 바쁘다는 핑계로 뭐 글도 못쓰고 있지만, 한번 꼭 읽어보고 싶고 그렇습니다!! ㅎㅎ 추운데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 것 같아 또 좋아보이네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1-01-21 02:24   좋아요 0 | URL
저도 ‘장치란 무엇인가’가 아니었다면...그냥 지나갔을지도 몰라요.
한번쯤 읽어줘도 좋을 책이예요.
어제 그래도 대한이라고 추웠어요.
님도 감기조심하시구요~^^

아이리시스 2011-01-20 15:20   좋아요 0 | URL
형이상학, 신학,법학, 미학, 정치학을 넘나든단 말이죠. 흐흑.
저는 서른 다섯쯤에 한번 읽어보겠..습니당. 아하하.
아감벤. 열심히 기억해놓고.

아~ 리뷰도 어렵당.ㅠㅠ

양철나무꾼 2011-01-21 02:27   좋아요 0 | URL
서른다섯이면...몇 년 후에요?‘속닥’
예수처럼 서른 넷 까지만 살고, 그 이후의 삶은 덤이다 생각하시려구요?^^

저, 나이 먹어 읽으려니 머리가 안 돌아가 고생했어요.
한 살이라고 영거하셔서 ‘휙,휙’돌아갈 때 읽으셔요.

아이리시스 2011-01-21 16:01   좋아요 0 | URL
아직 다섯 손가락 넘게 남..
내공이 쌓여야 읽히는 게 아니고, 영거할 때 읽힐 거란 말이죠? 크하하.

양철나무꾼 2011-01-22 23:17   좋아요 0 | URL
아, 좋을 때군여~^^
네, 제대로 캐치 하셨습니다,ㅋ~.

같은하늘 2011-01-23 16:49   좋아요 0 | URL
헉~~ 어려워서 전 도저히... 양철나무꾼님의 글로 만족할께요.^^*

양철나무꾼 2011-01-25 01:50   좋아요 0 | URL
네, 완벽녀 같은하늘님께도 어려운 구석이 있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