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그런 생각을 한다.
이 세상의 전쟁은 누굴 위하여 하는 건가?
내가 지금 총뿌리를 겨누는 이 대상은 나의 적이 확실한가?
니편과 내편으로 나뉘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해관계나 입장에 따라,
나로부터냐 나로 말미암음이냐, 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던가?
이렇게 되면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로 이어지고...
그리하여 세상에 홀홀 단신, 나 자신 밖에 믿을 수 없어지고...
그러다 보면 세상은 더 삭막해져 가지만,
그게 다 인지상정이라고 허허롭게 웃게 되는게 우리네 인생살이 아닐까?

 

 

 

 

 

 코브라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이 책엔 흔들지지 않는 견고한 이념을 가진 사람 둘이 나온다.

"나는 평생 동안 두 주인을 모셨습니다. 신과 조국이죠. 신은 한번도 나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조국은 당신을 배신했단 말이오?"
"네."
"왜요?"
"내가 젊은 시절 충성을 맹세했던 조국이 더 이상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패하고 나약해졌어요. 고도비만에 걸린 오만한 멍청이들의 나라죠. 이젠 내 조국이 아닙니다. 연대도 끊어지고 충성 서약은 휴지로 변했습니다."
"난 어느 나라에도 충성을 바친 적 없소. 이 콜럼비아에도. 왜냐하면 나라는 인간들이 다스리기 때문이오. 그럴 자격이 전혀 없는 인간들이 말이지. 나도 두 주인만 섬기는데, 나의 신과 돈이오."(399~400쪽)

책을 끝까지 읽게 되면 어느 편이 끝까지 남게 되는,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이념인지는 알게 되겠지만...
우리네 입장에선 어느 쪽이 되어도 씁쓸하긴 마찬가지이다.

코브라를 읽었다.
프레더릭 포사이스를 읽을 때는 가치관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게 이 작가가 좋은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가 영국 출신이라고 하여 영국이나 미국을 좋은 나라로 묘사하고 있지 않다는 거다.
그는 사건을 나열하고 기술할 뿐이고, 모든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가치판단을 종용하지 않는다.
 
코브라는 좀 힘들었다.
코카인 얘기가 우리랑 낯선 것이어서 그렇기도 했지만,
그의 안목이 좀 더 거시적으로 바뀌어서 전체를 조망하고 두루 꿰뚫어내는 힘을 가졌다.
책의 앞부분 조금만을 읽어서는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으로 그의 진가를 가늠할 수조차 없다.
무조건 믿고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근데 무조건 믿고 따라가다 보면,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책의 내용과 관련하여선 이 정도 얘기밖에 할 수 없다.

책의 앞 부분, 코브라는 자신의 운명을 예견하듯...이런 얘기를 한다.

'세 사람 사이에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두 사람이 죽는 것뿐이고...'(43쪽)

 덱스터가 위험을 무릅쓰고 코브라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이렇게 적고 있다.

'대체로 편안하고, 스트레스 없고, 차분한 작은 마을 중산층 생활이었다. 그런데 좀 지루했다.(66쪽)

우리는 흔히  '대체로 편안하고, 스트레스 없고, 차분한 작은 마을 중산층 생활을 삶의 목표로 하는데, 단지 지루하다는 이유로 목숨을 담보로 하다니 아이러니 컬 하다 싶기도 하지만, 뭐.

코브라는 적인 돈 디에고의 사람됨을 이렇게 평가한다.

'코브라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그는 돈 디에고도 <손자병법>을 읽진 않았기를 바랐다.(284쪽)'
'돈 디에코는 어릴 때부터 사소한 일로 짜증이 나더라도 품위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배웠다. 큰일이 벌어졌을 땐 신사답게 조용해야 한다고 배웠다.(295쪽)
정치에서는 사실 그 자체보다 어리석은 유권자들에게 사실처럼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처럼 보이는 것은 언론 매체들이 퍼뜨리고 어리석은 시민들이 믿으면 된다.(395쪽)

코브라의 두 주인 중 하나인 조국의 배신을 이렇게 적고 있다. 

책 뒷표지엔,
'퍼블리셔스 위클리'를 인용하여, "베테랑 포사이스는 다시 한 번 정치 스릴러 장르 마스터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인다. 단순하지만 완벽하게 독창적이고, 힘과 장감이 넘치며 지적이다."라고 적고 있는데...(김-->'긴'의 오자)
정치물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읽기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갔다 싶기도 했지만 뭐, 오랫만에 전체를 아우르고 조망하는 다른 스케일의 책 읽기를 택하게 된 건 나쁠게 없었다.

찾아보니, 프레더릭 포사이스의 작품을 읽고 쓴 리뷰가 두 개 더 있다.

 

 

 

 

 

 어벤저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언젠가 '동의수세보원'을 평역한 이가,사람들의 사상체질을 감별하며 줄자를 사용하였다는 얘길 듣고 기절하는 줄 알았었다.

사람의 체질이라는 게 줄자를 사용하여 규격화시키고 그 틀에다 집어넣으려 하는 이가,
적어도 인간의 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있어야 가능한...인체와 나아가 우주의 심오한 뜻을 담고 있는 동의수세보원을 제대로 이해하였을까 궁금하였었다.

동의수세보원이나 사상체질은 단지 '기준'을 정할 때 필요한 것이다.
사람이란 제각각의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에...나름대로의 사정과 상황에 맞게 일일이 마음을 쓰고 배려하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재미있어서 영화화된 이런 류의 작품들처럼 줄거리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굵직한 액션 위주여서 시각적 자극만을 줬던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데...
그것이 바로 작품 속 인물 개개인에 대해 일일이 마음을 쓰고 배려를 해 살아 움직이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을 독자들의 입장도 배려했다는 점이다.

이건 최소 작가의 내면에서 '사람에 대한 존중과 깊은 이해'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킬러'라고 하면 피도 눈물도 없을 줄 알았지만,
따뜻한 피가 흐르는 심장 따위는 갖고 있지 않을 줄 알지만...
작가는 이 책에서 주인공 '캘빈 덱스터'를 통하여 '사람에 대한 존중과 깊은 이해'를 녹여냄으로써 우리의 선입견을 또한번 깨뜨린다.

얘기는... 처음 철인삼종경기를 하며, 필요한 근육이 제각기 다르다며 시작한다.

"수영인의 강력한 어깨와 가슴,팔의 근육은 스피드 사이클리스트나 마라톤 선수에겐 필요없는 근육이다.그런 근육들은 달리는 데 무게만 더해줄 뿐이다."

"어느 한 운동의 반목적인 리듬은 다른 운동에는 맞지 않는다."

"그가 다른 고통과 싸우기 위해 이런 고통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지문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귀도 제각각 다르며 수술을 하지 않는 한 변형되지 않는다."

같은 부분에선 탄성이 절로 나왔다. 

제목'어벤저' 만을 봤을 때,
'보복하는 사람'정도로 해석하고, 한사람이 보수의 칼날을 가는 액션 위주의 스릴과 서스펜스를 생각했었다.
그런데, '어벤저'는 2차대전 때 활약한 미군의 대표적 전투기이며, 주인공의 암호명이기도 하다.
다른 액션물에서와 마찬가지로, 시각적 효과만 클거라고 생각했었는데...복수를 하는 과정과 방법 모두 독특하다.

한가지 더, 자연스런 깨달음은 '복수자'는 '은혜도 갚을 줄 안다'는 거다.

암튼, 이 책은 아주 오랫만에 보는...재미와 작품의 완성도와 작가의 내공의 깊이 등 모두가 갖춰진 훌륭한 책이다.

재미도 재미지만, 보통의 책은 작가가 자리에 지도를 펴놓고 앉아서 머리로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이책은 작가가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쓴 체험의 산물이라는 느낌이 든다.

가장 큰 놀라움은, 문장이 지극히 무미건조하고 사실적이다.
그런데,이런 문장만으로도 얼마든지 깊이있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프간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아프간'이 나라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읽었을 때와, 다 읽고 끝부분 '옮긴이의 말'에서 '디 아프간'이 '아프간 사람'을 나타내는 거란 걸 알게 된 후...이 책에 대한 느낌이 많이 틀리다.

그냥 '아프간'이 나라라고 생각하고 읽었을 때는, 아프간이라는 나라를 놓고 벌어지는 그냥 '스파이소설'정도로 생각되었었고,
그의 전작 '어벤저'에서 느껴졌던 '인간적임=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전혀 느낄 수 없어 다른 사람의 작품 같았다.
그러나, 'the'가 붙어 그 나라의 국민성을 대표하는 일반적인 '아프간인'이 제목이 되었을 때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진정한 의미에서 아프간인이란 이즈마트칸 뿐만 아니라, 이 책의 주인공 '마이크 마틴'도 '아프간인이라 불리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얘기는 우연히 도청장치에 포착된 알카에다의 자금책을 잡으려다가,
'알이스라'라는 암호명의 계획을 발견하고,계획을 저지하기 위하여 영국과 미국이 편먹고 스파이를 침투시키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스파이역학을 하도록 지명된 사람이 '마이크마틴'이라는 영국과 아랍계  혼혈이다.
이 사람은 영국의 공수부대 출신으로 세계분쟁지역에서 활약하다 퇴역하여, 낡은 집이나 수리하고 여생을 평화롭게 살기를 원하다.
난 여기서, '마이크마틴'의 혼혈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되었는데...
서남아시아에 위치한 '아프가니스탄'이란 나라와 영국인 사이에서 혼혈이 태어날 수 있었을까?
아프가니스탄은 19세기부터 영국과 제정러시아의 침략대상이었고,
1905년 영국의 보호국으로 지정되었고,1919년 독립을 했지만,
1979년 구소련군에 공격을,
2002년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군의 공격을 받은 나라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쯤되면 영국과 아랍의 혼혈이라는 게 일리있어 진다.

마이크 마튼의 동생 '테리마틴'은 저명한 대학교수로 아랍문제전문가이다.
'알이스라'라는 계획을 파헤치기 위해 스파이를 파견하는 문제에 있어,
'우리 형은 할 수 있는 데'라고 얘기를 해서 형을 다시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스파이를 부각시키기 위한 소설이거나,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를 근거로 한 거대한 태러를 부각시키기 위한 소설이 아니라,
아프간인의 일반적인 국민성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쯤에서,아프간인의 일반적인 국민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데...
자료를 찾아보니...남성우월주의와 혈연 부족에 의해서 좌지 우지됨이라고 나오는데...
'마이크마틴'의 경우,아내보다는 국가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나(P128),
동생의 실수를 떠안고 '스파이'가 되는 것들이 다 들어맞는다.
책초반부에 마이크마틴과 어린 이즈마트 탄이 만났을 때,
'고문을 당해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 새 친구를 배신하진 않을 것이다.그것은 규약이다.'
라고 다짐하는 부분도 아프간의 국민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리하여, '마이크 마틴'이 위장하여 '이즈마트 칸'이 되는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나온다.
여기에 위장한 마이크마틴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조사하는 과정은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하여 스피디함을 십분 살려내고 때문에 긴장감이 한층 고조된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하여 얘기하려던 건 이게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결국 내가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9.11테러로 쌍둥이 빌딩을 무너뜨린 '오사마 빈라덴'의 '알카에다'나, '오사마 빈 라덴'을 숨겨준 '탈레반'이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옛날부터 '아프가니스탄'이 힘의 원리에 의해 지배되는 나라였고,
영국도 구소련도 미국도...아프가니스탄을 자기네 통제하에 넣었을 때의 이득 때문에 오랜세월에 걸쳐 아프가니스탄을 건드린다.
힘이 없으면 계속 강대국의 이권에 의해 움직일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때문에, '아프간'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가족과 친지를 지켜준 알카에다나 탈레반보다는,
자신의 가족과 친지들의 목숨을 앗아간 미,영 등 연합국을 향하여 증오와 복수심을 키우는 건 어쩜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이크마틴이 스파이노릇을 수락한 것이...
이들로 대변되는 엄청난 테러를 막기위해서란 거창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자기와 가족 혈연을 끔직히 여기는 '아프간'적인 국민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우리가 알카에다, 그중에서도 탈레반을 배격하는 것은,
그들의 과격함이 '자살테러'등으로 인간을 '인간병기'처럼 사용한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보면,'이즈마트 칸'이나 '마이크 마틴'도 대테러를 막아내기 위하여 목숨이 안타까이 스러지기는 마찬가지이다.

표면적으로 보면,9.11테러 이후...거대한 푹탄테러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소수가 전사한 것이지만,
이 책에서 얘기하고자 했던 것은,
'사람이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에서 더 큰 사랑이 없나니.'
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한사람 한사람 의 목숨이 다 소중하다는 게 아닐까?
이게, '아프간'에서 보여주려 했던 일반적인 국민성이 아니었을까?
이들이 내 주변의 또 다른 나는 아닐까?

그러고 보니, 프레더릭 포사이스의 책을 제법 읽었다.
한때는 참 좋아하고 열을 올렸었는데...요번엔 예전 같지는 않다.
'코브라'의 '옮긴이의 말'을 빌리면,
포사이스의 작품을 읽고 나면 마치 지평선 너머를 바라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가가 지구 꼭대기에 올라앉아 세상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조곤조곤 얘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그의 넓은 시야를 만끽할 수가 있다. 그래서 포사이스를 읽은 사람은 다시는 그 이전의 사람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고 한다. 일단 넓혀진 시야는 다시 좁힐 수가 없기 때문이다.(425쪽)
라고 되어있다.
관조적인 시야도 아니고, 지구 꼭대기에 올라앉아 세상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조곤조곤 얘기를 들려주는 거라니...'쫌' 멋지지 않은가?
하지만, '코브라'를 이해하기 위해 노 작가의 혜안을 닮으려고 나이를 먹을 수도 없고 말이다.
시간이 그렇게 그렇게 좀 지나가 주어야 하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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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1-08-03 00:48   좋아요 0 | URL
늦게 깨어 있으니 따끈따끈한 글을 읽게 되네요.
전혀 모르는 분야의 책이네요.ㅎㅎ
폭넓은 독서를 하시는 언니가 부러울따름이에요.

양철나무꾼 2011-08-12 09:56   좋아요 0 | URL
전 요즘 늦게까지 깨어 있는 일, 자제하려고 노력해요.^^

저도 폭넓은 독서를 하지는 않고요, 편협하게 장르소설만 들입다 파죠.
꿈섬님처럼 사랑스러운 동생을 얻게 되어 우쭐한 걸요.
잘 지내시죠?

하늘바람 2011-08-03 09:59   좋아요 0 | URL
저도 섬님 따라 부럽네요 프레더릭 포사이스 음 찾아봐야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8-12 09:57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이 부럽다고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찾아보니 관심이 생기시던가요?
그렇담 살짝 귀뜸해 주세요~^^

순오기 2011-08-03 10:44   좋아요 0 | URL
알라딘 서재가 좋은 이유는, 이렇게 모르는 작가와 책에 대한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는 거죠.^^
더위에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신지요?

양철나무꾼 2011-08-12 10:35   좋아요 0 | URL
ㅎ,ㅎ...친절한 안내인지는 모르겠어요.
편협한 안내가 되지 않길 바랄뿐이죠~^^

네, 저는 그럭저럭 잘 지내요.
얼마전 그쪽 동네에 비가 많이 왔다던데 피해 없으시죠?^^

pjy 2011-08-03 17:30   좋아요 0 | URL
이렇게 애정어린? 리뷰를 보니, 모르던 작가에게 괜히 호감이 생기네요~

양철나무꾼 2011-08-12 10:37   좋아요 0 | URL
ㅎ,ㅎ...실은 작가에 대한 '애정 어린' 리뷰가 아니라, 역자에 대한 애정 어린 리뷰예요.
암튼, 호감 가져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예요~^^

프레이야 2011-08-03 21:29   좋아요 0 | URL
정말 다양한 독서영역 ^^
전쟁은 정말 무서운 후유증을 남겨요.
며칠 전 본 '그을린 사랑'도 참담했어요.
모쪼록 더운데 무조건 잘 지내세요, 양철댁님~

양철나무꾼 2011-08-12 10:53   좋아요 0 | URL
ㅎ,ㅎ...'다양한'은 아니고, 제가 장르소설을 좀 들입다 파요.

이 책에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그 정권에서, 대선을 앞두고 흐지부지 해져 버리는 얘기가 나와요.
요즘처럼 주가폭락으로 민심을 잃는 상황을 볼때, 노작가의 혜안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님도 '무조건' 잘 지내셔야 해요~^^

cyrus 2011-08-03 21:49   좋아요 0 | URL
작가의 전작들을 읽고나서 시간이 지난 뒤에 한 번에 읽었던 것들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은거 같아요.
저도 포사이드라는 작가에 대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며칠 뒤에 폭풍이 온다던데 비 피해 없으시고
건강하셔요 ^^

양철나무꾼 2011-08-12 11:14   좋아요 0 | URL
전 한작가의 작품이 좋으면 전작하는 버릇이 있어요.
전작을 읽다보면...일관되지 않는 작가들도 있지만, 포사이드 옹처럼 일관된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작가들도 있지요.
어찌되었건 닮고 싶을 따름이지만, 아직은 닿을 수 없으니 우러를 수밖에요~^^

무스탕 2011-08-04 11:25   좋아요 0 | URL
이런 책 어렵지 않으세요? ㅡ.ㅜ
사실 저같은 경우는 이런 홀딱 홀리는 리뷰를 읽으면 '아, 읽어보고 싶다'라는 호기심이 생겨 막상 책을 손에 잡으면 몇 쪽 넘기질 못해요. 취향 차이도 있겠지만 참 어려워요 ㅡ.ㅜ
그래도 나무꾼님의 리뷰는 참 좋아요 :)

양철나무꾼 2011-08-12 11:1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분야가 있어요~-.ㅜ
전 주로 경영, 경제 분야가 그래요.
홀딱 홀리는 리뷰라고 그래 주셔서 좋아요, 참 좋아요~^^

차좋아 2011-08-04 12:51   좋아요 0 | URL
그들의, 타인의 입장을 온전히 이해하는게 불가능 할지라도 내 입장도 아닌것을 내 생각이고 의지인양 부화내동 되어 설치지는 말아야 하는데... 그게 참 안타까워요. 여러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말이에요. 리뷰도 생각도 참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1-08-12 11:51   좋아요 0 | URL
전, 절 좋게 봐주시는 차좋아님이 더 좋아요~^^

마녀고양이 2011-08-04 12:55   좋아요 0 | URL
프레데릭 포사이드라고 하니 귀에 무지 익었는데, '자칼의 날' 저자 맞죠?
자칼의 날은 워낙 유명한 고전인지라... 책도 영화도 참 잼나게 봤는데, 창작을 꾸준하게 했다는걸 몰랐어요.
그런데 며칠 전 신간 코너에 프레데릭 포사이드를 보고, 아 자칼의 날 하고 떠올렸잖아.

원래 그런 분위기로 쓰는 작가구나... 아하.

양철나무꾼 2011-08-12 12:04   좋아요 0 | URL
어쩜 마고님이 흥미로워할 책일 수도 있을 듯~^^
한때 중독심리에 관심을 두었었고, 정치 현안에 일정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는 그대라면 말이지.
어때, 넘겨줘?
근데 근데, 내가 얼마전에 얘기했던 리뷰를 쓰기 거시기한 그 책이야.

아이리시스 2011-08-05 23:51   좋아요 0 | URL
잘 지내셨죠? 저는 요즘 책 잘 안 읽어요. 영어공부 해야해서 그걸 붙잡고 있어요. 외국인이랑 만나면 말 한마디도 못할 거고 그럴 일도 없는데 왜 이걸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제가 언어감각과 언어배우는데 특별한 재능 같은 게 있는 줄 알았거든요. 사실 지구상 모든 언어에 관심이 있어요. 그걸 말하고 쓰는 것과는 별개로요.ㅠㅠ

보고싶어요. 저는 [아프간]도 보고싶고 나무꾼님도 보고싶어요. 더운데 건강 잘 챙기세요. 오랫동안 글이 안보이면 이 페이퍼처럼 쓰려고 열심히 책 읽고 계시는 거죠?^^

양철나무꾼 2011-08-12 12:30   좋아요 0 | URL
아~그러시구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어요.
관심 있어 하시면 잘하게 되는 건 시간 문제일거예요, 그렇게 믿어요!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 보면 외계인과 소통하는 사람이 나오는데 말이죠~^^

비로그인 2011-08-06 13:13   좋아요 0 | URL
책은 모르니 패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려주신 책을 읽으니, 이스라엘 레바논 전쟁에 관해 얼마 전 관련 영화나 자료들을 쭉 보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도 새벽에 또 불면이실까 좀 궁금해집니다. 저는 아마도 8월 중순 이후에 병원에서 일주일간 있을텐데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 일주일동안 챙겨보고 오려고요 ~ ^^

양철나무꾼 2011-08-12 12:34   좋아요 0 | URL
잘 지내시죠?
병원에서 일주일이라...좀 걱정되는걸요.
너무 아프진 않으셨음 좋겠고, 퇴원하시면 말끔하셨음 좋겠습니다.
어떤 책들을 가져가실까요?
것도 좀 궁금하구요~^^

루쉰P 2011-08-08 08:07   좋아요 0 | URL
여전히 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책을 보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저야말로 책 좀 읽어야 하는데 리뷰도 이렇게 어렵게 들어와 읽고 가네요. ㅋ

아침에 퇴근하기 전에 잠깐 시간을 내서 와서 보고 갑니다. 흠..정치적 소설은 꽤나 좋아 하는데 그것이 국내가 아니라 외국일 경우는 어렵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들더라구요. 물론 다른 국가의 상황에 대해 안 다는 것은 참으로 좋지만 전 아직도 양철나무꾼님과 같이 시간이 좀 지나가 주어야 할 듯 합니다.

폭우에다가 태풍에다가 삶도 현실도 여기 저기에서 치이는 이 속에서 양철나무꾼님의 격려와 리뷰를 읽으며 오늘도 하루를 각오하고 떠납니다. ^^

양철나무꾼 2011-08-12 12:39   좋아요 0 | URL
잘 계신건가요?
문득 문득 교주님이 궁금해요.
요즘은 신도 관리도 엉망이시고, 알파파 발산도 뜸하신거 같아요~ㅠ.ㅠ
상처는 잘 아물고 계신거겠죠?
시간이 약일 때가 있죠.

건강하셔야 해요~^^

2011-08-14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9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9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8-19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어머니의 임종을 옆에서 지키면서 좀 힘들었다.
의사표현을 전혀 못하시는 어머니 옆에서 나는 끝까지 어머니를 놓을 수 없어하였고,
아버님은 너무 힘들어 하시니 이쯤에서 포기하자 라는 말씀을 여러번 하셨었다.
그때 난 서랍 속의 반지는 누구에게 주고 통장의 돈들은 누구에게 남겨주고...이딴 게 궁금한게 아니라
의사표현을 못하시는 어머니의 의중이 궁금하였다. 

이 세상에 오는 건 순서가 있지만 이 세상을 떠날 때는 순서가 없다.
그래서 나는 갑작스레 이 세상을 떠날 때를 대비하여, 유서를 남겨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장기 기증과 각막 기증, 이딴 건 벌써 여러번 내 의견을 얘기하였었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유서로 남겨야 겠다.
근데, 막상 유서를 쓰려고 하니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연습이 필요하다, 하루하루 일기를 쓰는 일부터 시작하여야 겠다.

** 
나에겐 몹쓸 지병이 있었다.
밤에 잠을 잘 못자는, 굳이 이름 붙이자면 불면증인데...
그동안 난 '불면증'을 대단치않게 생각했었다.
좀 단순하게 밤에 못자면 낮에 자면 되고,
몸을 좀 혹사시키다보면 밤에도 잘 수 있다는 걸 경험도 했다.

근데, 요즘은 밤에 잠을 잘 못자면 낮에 잘 수 있게 되는게 아니라,
좀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 같아서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위태위태하다.
그래서 밤에 잠을 자볼 요량으로 내린 처방이 약간의 알콜 섭취.

원래, 나의 주량은 소주 반병 정도.
주당이 봤을때는 주량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이지만,
온갖 종류의 술을 사다가 병아리 눈물만큼 헐어마신다.
남는 건 남편의 차지고, 이러다가 남편을 알콜리즘으로 만드는 게 아닐까 살짝 걱정스럽다. 

두보의 '곡강에서'라는 시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한조각 꽃잎이 날려도 봄빛이 줄어드는데,
온천지 바람에 날리는 꽃잎 못 견디게 시름겹다
스러지는 꽃잎 하나가 눈 앞을 시치는데,
몸이 상한다고 목을 축일 술을 마다하나


새로 얻은 병도 하나 있는데...

호흡이 짧아졌다.
예전엔 장편소설이 좋았다. 대하소설도 곧잘 읽었다.
잘 짜여진 장편소설 한권을 플롯을 따라 손에서 놓지 못하고 밤을 지새워 읽고 나면 그렇게 황홀할 수가 없었다.

요즘 책 읽기도 뜨문 뜨문이었다.
누군가는 내가 좋아하는 류의 장르소설은 하나 같이 두꺼워 손에 들고 읽기도 무겁겠다고 했는데,
그말을 들어선지 이상하게 책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쭉 연결해 읽지를 못하니, 읽다가 그만 둔 곳을 다시 찾아 읽는 것도 벅차서 관둬 버리고,
이리저리 들춰 읽을 수 있는 시집,잠언집,명상집 따위의 짧고 굵은 것들만 이리저리 들추게 된다. 

최승자님의 신작 시집이 나왔다.
최승자님이 편찮으신 거야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최승자님처럼 유명한 시인도 글쓰기로 밥벌이가 힘들어 번역으로 연명하셨었고,
이젠 그것도 힘들어 국가의 보조를 받는다는 얘기는 눈물나고  맘 아프다. 
나는 글쓰기로 밥벌이가 될 정도의 실력이 안되니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겠지만,
온몸을 불살라 하는 무언가가 밥벌이가 안된다는 현실이 받아들이기 버겁다.

요번 시집은 노장 사상에 한발 더 다가간 것이, 그래서 더 선문답 같고 공안 같다. 

서서히 말들이 없어진다 

                    - 최승자 -

세상이 펼쳐져 있는 한
삶은 늘 우울하다

인생은 병이라는 말도 이젠 그쳤고
인간은 언어라는 말도 이젠 그쳤고

서서히 말들이 없어진다

저 혼자 깊어만 가는 이상한 江
人類

어느 누가 못 잊을 꿈을
무심코 중얼거리는가
푸른 하늘
흰 구름 한 점
(사람이 사람을 초월하면
자연이 된다)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 최승자 -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도 아니어서
우연히 연기처럼 모였다 흩어지는 걸까
 
오늘도 北海의 물고기 하나
커다란 새 한 마리로 솟구쳐 오르고
 
걱정하지 마 걱정하지 마
속살속살 눈 내리는 밤
멀리서 침묵하고 있는 대상이
이미 우리 가운데 그윽히 스며 있다. 

편찮으시다고 해서 생각나는 또 한 분은 최인호 님이다.
이분은 3년째 침샘암으로 투병 중이시란다. 그런 분이 5년 만에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라는 책을 내셨단다. 
난 최인호 님은 읽을 때도 있었고 건너 뛸 때도 있었다.
요번 소설은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담담한 말투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하니,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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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7-18 02:01   좋아요 0 | URL

hnine 2011-07-18 07:06   좋아요 0 | URL
전 아주 이기적이 되어서 일부러 최승자님의 시를 읽지 않고 있다지요. 그 시들이 그냥 나오는 시들이 아니라 시인의 몸이 닳고 병들어 탄생하는 시들이니 그냥 지나칠 수 없도록 마음 속에 들어앉을 것을 알고 외면하고 있다지요. 자신이 없는 거죠.
새벽에 올리시는 글들이 많은 것을 보고, 그것이 저 처럼 일찍 일어나는 새벽이 아니라 하얗게 지새운 새벽임을 알고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불면증이 있으셨군요. 직장을 그만 두고 나니 새벽까지 잠이 안 와도, 너무 일찍 깨어도 부담이 없는 것이 좋더군요. 몸에는 분명히 안 좋을텐데 전 그냥 내버려두고 있어요. 하지만 출근하셔야 하는 양철나무꾼님은 그렇지 않으니 걱정이네요.
그때 그때 손에 잡히시는 책들 읽으시고 이렇게 글 올리시며 마음이 좀 편해질 수 있고, 그러시면 좋겠어요.

양철나무꾼 2011-07-21 13:36   좋아요 0 | URL
늘 감사드려요.
님, 글이나 댓글을 읽다보면 저도 덩달아 생각이 깊어져요.
제 주특기는 생각이 많아 이리저리 널을 뛰는건데 말이죠~^^

술을 마시고 자는 건 접었어요.
왜냐하면, 새벽에 눈이 떠지더라구요.
그동안의 습관대로라면 막 잠들어야 할 시간에 말이죠.

그래서 다시 되는대로 살아보기로 했어요~^^

2011-07-18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7-23 11:15   좋아요 0 | URL
아이쿠, 참~
왜 님의 댓글에 덧글을 빼먹었는지 모르겠네요.
더 귀하게, 오래 뵈려고 그랬나봐요.
죄송해요~ㅠ.ㅠ

님, 우리 아프지 말고...아프더라도 많이 아프지 말고, 아프더라도 잘 이겨내 보아요~

2011-07-23 17: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4 2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6 0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7-29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낮에나온반달 2011-07-18 09:35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다독다독.....

양철나무꾼 2011-07-21 13:4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꿈꾸는섬 2011-07-18 09:41   좋아요 0 | URL
정말 몸 상하실까 걱정되네요. 밤에 잠도 못자고, 술이라니요. 술도 그리 효과적이지 못할 것 같아요. 술 마시고 자면 숙면을 할 수 없잖아요.ㅜㅜ 편안히 잠들 수 있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네요.^^

양철나무꾼 2011-07-21 13:46   좋아요 0 | URL
좋은 처방 감사해요.
덕분에 해피한 날들이예요~^^

2011-07-18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7-21 13:50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님이랑 전화통화하고 많이 편안해 졌었어요.
목소리가 너무 따뜻한 것이 넉넉한 위로가 되었었어요.
그 말을 꼭 전하고 싶었는데 좀 늦었네요~^^

님 그쪽으로 직업을 바꿔 보시는 건 어떨까, 엉뚱한 상상을 했었어요.

blanca 2011-07-18 10:30   좋아요 0 | URL
토요일날 호스피스에 관한 얘기가 방영되더라고요. 영원한 이별을 그것도 속수무책으로 덮쳐 오는 것들을 저는 도저히 잘 헤쳐나갈 자신이 없어서 나이 드는 게 너무 두렵습니다. 부모님들도 때로 주변의 사람들도 결국 산다는 것은 더 많은 죽음을 견뎌 나가는 것일 테니까요. 옆지기한테 그런 얘기 했어요. 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감당이 안 되어 해리될 것 같다고. 어쩌면 유년시절 경험한 죽음을 저는 제대로 수습해 내지 못해서 제가 죽는 그것보다 가족이나 친우가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감히 제가 조언을 드릴 수 있다면 지금은 마음껏 슬퍼하시고 허전해하시고 억제하지 마시라는 거예요. 양철나무꾼님은 잘 해 내실 거예요.

양철나무꾼 2011-07-21 13:57   좋아요 0 | URL
어머니의 죽음이야 예견했던 일이었기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제가 힘들었던 건...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가족이나 친지들의 행동, 말 이딴 것에 상처받아서 였어요.
지금은 그들도 충격으로 혼란스러워 어쩌지 못했겠지 하는 쪽으로 정리하고 있어요.

이젠 햇살도 넉넉한 것이...축축한 마음 따위는 금세 내어말리면 뽀송뽀송하게 마를 것 같아요~^^

2011-07-18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7-21 14:01   좋아요 0 | URL
소옹을 닮고 싶었나 봐요.
"좋은 술 마시고 은근히 치한 뒤
예쁜 꽃 보러가노라, 반쯤만 피었을때"처럼 말예요.

전 경험 처방을 중시해요.
믿고 따라 보죠~^^

알케 2011-07-18 14:27   좋아요 0 | URL
시모님의 명복을 합장.

양철나무꾼 2011-07-21 14:01   좋아요 0 | URL
(())

하늘바람 2011-07-18 15:18   좋아요 0 | URL
아이고 양철나무님
시어머님의 임종을 지키시면서 얼마나 마음이프세요
얼마나 힘드시나요?

곡 안아드리고 싶어요

양철나무꾼 2011-07-21 14:02   좋아요 0 | URL
와락~
우리 언젠가 이렇게 안아 봐요, 꼬옥~^^

비로그인 2011-07-18 21:59   좋아요 0 | URL
곡 하나를 올려 드리려다가 이미 올려 두셨기에. 그냥 두었습니다.

대신 양철님 올리신 글 읽으며, 음반 하나를 듣고 있습니다. 레퀴엠. 오늘은 브람스의 곡으로 골라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7-21 14:04   좋아요 0 | URL
오늘은 브람스의 레퀴엠을 듣긴 좀 그렇고,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들었습니다.
그중 '밝은 여름 아침에'를 님께 골라드리고 싶어요~^^

감은빛 2011-07-19 22:33   좋아요 0 | URL
불면증이라면 저도 보통 심각한 지경이 아닙니다.
게다가 저는 술을 확 마시면 잠이 들지만,
술을 적당히 기분좋을만큼 마시면, 오히려 잠이 안옵니다.
그래서 술을 조금 마신 날에는 어김없이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습니다.

몰랐는데, 양철님이 다시 양철나무꾼님으로 돌아오셨군요.
하지만 그 동안 양철님이란 말이 입에 붙어버렸으므로,
앞으로도 그냥 양철님이라 부를게요.

백마디 말보다 그냥 곁에 있어주는것이 더 위로가 될 때가 있습니다.
제 마음은 양철님 곁에서 아무 말없이 그저 함께 있고 싶습니다.
부디 힘내시고,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양철나무꾼 2011-07-21 14:07   좋아요 0 | URL
그쵸~^^
새벽녁에 돌아다니다 보면 만나게 되는 닉이 몇 개 있죠.
그중 감은빛님도 제겐 참 반가운 분이셨는데 말이죠~

그냥 되는대로 하자구요.
입에 붙어버린 닉도, 제 불면증도~^^

님도 더운 날들, 맛난 거 드시고 힘내세요~^^

2011-07-20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7-21 14:08   좋아요 0 | URL
저도 언제고 한 번 '우연히' 뵙고 싶어요.
제 마음은 그러고 싶어요, ㅋ~.

덕분에 좀 기운나고 살만해졌어요~^^

2011-07-20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7-21 14:10   좋아요 0 | URL
문자로 넘치게 위로를 해주고서는, 뭘~^^
내가 리플라이가 더뎌 오히려 서운해할라~~~

날이 '좀' 더운데, 오히려 이런 날씨가 고마워.

2011-07-28 22:27   좋아요 0 | URL
음. 불면증이시라니. 어느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싹 고쳐졌으면 싶군요.
6개월 불면증이었을 때 저는 거의 피곤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니 어느 순간도 안 개운하더라구요...-_-; 여튼 나무꾼님이 건강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전 시집을 참 안 읽는 사람이네요. 나무꾼님 리뷰는 시집도 참 많은데 말이죠.^^

양철나무꾼 2011-07-29 14:35   좋아요 0 | URL
계속 그러고 그러고 사는거죠, 뭐~^^
불면증은 견딜만한데, 불면증에 팽팽한 긴장까지 더해져서 좀 힘들었어요.
요즘은 그래도 팽팽함은 좀 느슨해졌어요, 덕분이예요~^^
 

흩으시든가 괴시든가/고정희

하느님......죄 없는 강물에 불지르는 저 열사흘 달빛을 거두시든가
어룽어룽 광을 내는 내 눈물샘 단번에 절단 내시든가
건너지못할 강에 다리 하나 걸리게 하.시.든.가

하느님......시월 상달 창틀 밑에 밤마다 우렁차게 자진하는 저 풀벌레 울음을
기어코 흩으시든가 내 간음의 가을을 뒤엎으시든가
짱짱한 아궁이에 장작을 피우시든가

하느님......우리 밥숟갈의 정의에 묻어 있는 독을 닦아주시든가
적멸보궁 진신사리 별밭 속을 운행하는 심판의 불칼을 멈추시든가
능곡지변 갈대밭에 늡늡한 능금나무 향기롭게 하.시.든.가

슬프다.
내가 얘기하려는 이 책은 참 좋은, 그러나 아쉽고 안타까운 책이다. 
고정희 버전으로 얘기해 보자면, 그야말로 '흩으시든가 괴시든가'해야 하는데 일관성이 없다.

장르소설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혹 할만한 라인업이다.
하지만, 이 중 반 정도는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작가들이고,
그리고 소개된 작가의 작품들도 우리의 정서에 반하거나, 지명도가 떨어지거나, 옛날 옛적에 번역된 작가들이다.

아는 몇 명 작가들의 그것만으로도 황홀할 수 있었다고 얘기하기에는, 황홀함은 너무 뜨문뜨문이고 필력은 들쑥날쑥이다. 
작가의 작품 필력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이 책의 글들의 필력을 얘기하는 거다.
위대한 작가들이 자신이 만들어 낸 인물에 대해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을 말하기 위해 택한 다양하고 화려한 접근법을 보게 될 거라고 했는데, 글쎄~.

이 책의 소개글에서 어떤 이는 '일주일 치 점심값'을 걸었었다.
그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게 천만다행이다.
우리나라였다면...여럿에게 일주일 치 점심값을 지불해야 했을 거고, 그의 파산은 명약관화하다.

오히려 소설을 쓰려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어떻게 영감을 얻고, 어떻게 인물들을 만들어 내는지, 그 인물들에 어떻게 살을 입히고 피를 돌게 하는지에 대해서 언급한 작가들이 몇몇 있다. 

하지만, 소설을 쓰려는 사람에게도 더 좋은 작법의 책은 얼마든지 있을터. 
평점을 주기 거북하면 리뷰를 쓰지 않고,
그냥 읽은 공이 아까웠다, 툴툴 거리고 퉁 쳐 버리는데... 

나는 이 책의 번역을 칭찬하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잘 다듬어진 수려한 번역은 아니다.
하지만, 수려한 번역을 얘기할 필요 없는 것이 이 역자는 '콰이어트 걸'에서 이미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스물 한명이나 되는 작가의 글들을...
역자가 개입하지 않고 작가의 문체와 개성을 그대로 살려 번역하고 있는데, 군더더기 없고 맛깔스럽기가 이를데가 없다. 

전에, 내가 글을 쓸 때 문단 단위로가 아니라, 호흡대로 끊는다고 했었는데...그런 의미에서 켄브루언은 짱이다.
그의 작품은 아직까지 읽은 게 없어서 그가 얼마나 간결하고 응축된 글을 썼었는지는 모르지만,
난 이 짧은 글만으로도 간결한 문장의 반복에서 느껴지는 운율감을 맛볼 수 있었고 충분히 그에게 홀릭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엔 선셋대로를 모티브로 한 <런던대로>만이 번역되어 있단다.
런던대로를 읽어보고 괜찮으면 원서를 욕심내 봐야겠다. 

때로 상상했던 사람들을 속속들이 알게 되면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
리 차일드의 '잭 리처'가 그런 사람이었는데...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정을 주지못하는 그가 쓸쓸하게 느껴졌었는데,
그래서 그 쓸쓸한 등을 안아주지는 못하더라도, 한번 씩 지나는 바람처럼 툭 쳐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키 195센티미터에 체중이 113킬로그램인데 온몸이 근육질이란다.
툭 쳐주는 것이 다독거림이 되지 못하고 튕겨져 나올 것 같다. 

그래도 리 차일드는 몇 권 번역되어 있고, 다 그런대로 재미있다. 

그 다음은 마이클 코넬리다.
나는 번역되어 나와있는 마이클 코넬리를 한 권도 빼놓지 않고 챙겨 읽었었고, 
그를 나름대로 분석, 내 맘대로 규정해 놓았었다.
이곳에서 비교 페이퍼도 여러번 썼었다.

해리 보슈를 가지고도 했었고,----->으으음 으으음 우~우 우우
해리보슈와 조 파이크를 가지고도 비교했었다.----->고독 계의 지존, 절대 최강자

그런 내게 마이클 코넬리의 글은 오히려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 한 구절로 나도 안도하게 되었고, 앞으로의 그도 응원할 수 있겠다.
<angel flight>, 아직 번역 전인 책인가 본데, 성냥갑 점괘에 이런 말이 나온단다.
"자신의 내면에서 안식을 찾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해리에게는 그 말이 앞으로 다가올 일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힌트였다."(77쪽)
해리는 임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에서 안식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라인업의 글만으로 멋진 사람을 선택하라면 단연 '존 코널리'이다.
사실 존 코널리의 작품들을 좋아하지는 않았었는데,(난 공포물이 별로다~ㅠ.ㅠ) 
이 책에 등장하는 그의 작품에 대한 변은...그의 작품관 뿐만 아니라 인생관을 짐작하게 해준다. 

그는 로스 멕도널드를 존경한다.
내 생각에 인간과 인간이 겪는 고통에 대한 맥도널드의 따뜻한 시선이 벨린다 페레이라의 죽음에 대한 내 반응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중략)...주인공인 사립탐정 찰리 파커는 분노와 복수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그가 받는 고통으로 규정되는 인물이다. 그는 직접 고통을 겪어봤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고통받게 놔두려 하지 않는다. 이렇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 덕분에 그는 이기심이나 비탄으로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을 수 있었고, 그가 쫒는 부인과 아이의 살인범에게 파괴되지 않을 수 있었다...(중략)...나는 모든 것을 잃고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잃은 후에도 인간으로 남기 위해 애를 쓰는 남자에 대해 쓰고 싶었다. 최악의 악몽이 현실로 실현되면 거기에는 일종의 끔찍한 자유가 존재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누구든 일단 그 정도로 끔찍한 일을 견뎌내면 다시는 어떤 것도 그를 그 정도로 아프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그에게 찰리 파커란 이름을 지어준 이유는 그와 같은 이름의 재즈 뮤지션인 찰리 파커의 별명인 버드에서 풍기는 비행, 자유, 영성의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죽음에 얽매여 있는 그를 위로해주기 위해 그 이름을 주고 싶었다.(91쪽)
찰리 파커나 버드를 이름이나 닉으로 사용해서, 무언 중에 그를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다는 발상이 참 좋았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로버트 크레이스'이다. 
난 이 사람이 만들어낸 엘비스 콜과 조 파이크 캐릭터를 다 좋아한다.
엘비스 콜은 좀 껄렁껄렁하게 작가와 수작을 걸고 있다.
난 로버트 크레이스가 엘비스 콜을 향하여,
"넌 희망을 상징하거든."
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만약 네가 경찰이거나 FBI 요원이었다면 거대한 관료 체제의 일부였을 거야. 너는 네가 등에 업고 있는 체제의 전적인 영향력과 권한을 행사했을 것이고. 내가 널 그 체제 내에서 그 권위에 반해 노력하는 인물로 묘사한다고 해도 넌 여전히 그 체제의 일부야. 권력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 난 그걸 원하지 않았어.
...
넌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해. 나처럼. 보통 사람들처럼. 너도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 중 하나니까 우리를 대변하는 메타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 
... 

저 아래 있는 사람들, 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을 사람이 자신밖에 없어.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에 변속기가 고장 나고, 어떤 나쁜 놈이 새로 산 차를 훔쳐가고, 집세가 미친 듯이 올라가도 모두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지 혼자서 고민하지. 그때 네가 짠 하고 나타나는 거야."  
"난 변속기는 안 가는데."
"너도 가진 거라곤 너 자신밖에 없잖아."
"내겐 파이크가 있어."
"너도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잖아. 이 미친 세상에서 홀로 어둠에 맞서는 캐릭터가 내게 영감을 불어넣어준단 말이야. 만약 네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나도 살아남을 수 있어. 네가 견뎌낼 수 있다면 저기 밑에 있는 사람들도 스스로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어. 내 말 뜻 알겠어?"(109~110쪽 부분 발췌)

좀 길지만 두 남정네의 수작이 나쁘지 않았고, 내가 장르소설을 읽는 이유와도 부합하여 옮겨봤다. 

조 파이크는 더 멋지다. 

로버트 크레이스는 어딘가 작자후기에서, 글쓰는 것도 새벽녁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는 것도 조 파이크처럼 한다고 해서 놀라웠고 존경스러웠다.
나는 인간에 대해 쓴다. 내가 느끼는 성취감은 드러나지 않던 플롯의 반전을 썼을 때가 아니라 독자에게 다가가 감동시키고 독자를 이야기 속에 끌어 들이고 놀라게 하는-예상치 못했던 플롯의 반전 때문에 독자들을 놀라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나오는 여운 때문에 놀라게 되는-그런 캐릭터에서 나온다.(120쪽)
이쯤되면 난 로버트 크레이스에게 제대로 홀릭할 수 있겠다.

제프리 디버의 경우는 얘기할 것이 없다.
그의 전작을 읽은 경우라면 다 알 수 있는 이력에다가, 짧은 단편 소설 하나를 추가하였다.
그럭저럭 재밌다.
126쪽 첫 줄에 '과학 동아리와 클래식 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했다.'고 되어 있는데,
클래식 음악을 지칭하는 건지, 전반적인 클래식 모든 것을 통칭하는 건지 모호하다. 

이언 랜킨은 우리나라에 '부활하는 남자들' 두권만 번역되어 나와 있는 걸로 안다. 
아무래도 취향을 좀 타는 것으로 여겨졌었지만, 참 좋았고 멋있었다.
이언 랜킨의 경우, 수없이 많은 작품을 쓴 후에 차차 빛을 발하고 성공한다.

그는 문학을 전공한 학생답게 주인공에게 책을 너무 많이 읽히고 시를 외우게 한다.
근데 주인공은 경찰관이다.
경찰이 책을 많이 읽고 시를 외워서 안 되는 법은 없지만, 스물 네 살의 작가는 경찰로 일하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랐을 수도 있다. 

그는 여기서 소설 작법의 큰 격언을 몸소 보여준다.
"네가 아는 것을 써라." 

알렉산더 메컬 스미스의 경우, '존 코널리'와 일맥상통하는 얘길한다.

하지만 삶이 정말로 그런 것일까? 사람들이 음마 라모츠웨 같은 여자에게 망신을 당하고 야단맞았다고 해서 단지 그것 때문에 개심하고 새사람이 되는 것일까? 아마 그렇진 않을 것이다. 인간 본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는데, 사실 사람의 본성이란 상당히 삐딱한 면이 있다...(중략)...용서는 큰 덕성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가끔 복수심에 사로잡혀 용서를 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을 증오하거나 해치려고 하는 것보다 먼저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 용서를 하게 되면 과거에 사로잡히는 대신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용서는 상처를 낫게 하는 힘을지니고 있다.(494~495쪽 발췌 인용)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서정적인 구절을 찾으라면 이 구절을 꼽겠다. 

...그녀는 한 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지만, 가끔 바다를 보는 꿈을 꾸긴 한다. 그녀는 바다에서 나는 소리를 상상하는 걸 좋아하는데, 아마 유칼립투스 나뭇잎이 바람에 살랑거리는 소리가 바다 소리와 같을 거라고 믿는다.

옮긴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장르소설, 축소시켜 탐정이야기 역시 삶에 대한 이야기. 사랑하고, 이별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이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도 책을 읽는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삶에 적용...사랑하고 이별하고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요즘 같아선 이 모두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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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6-22 15:28   좋아요 0 | URL
흐흐흐, 며칠 전 책 주문하면서 살까 말까 무지하게 고민하다가
다른 사람 리뷰 보고 사자 하고 빼놨는데, 지인짜 잘 했다는 안도감에 댓글을...
땡스, 몰모트가 되어주어서. 머, 소장하기 싫으면 선물로 줘도 돼..
(뻔뻔한 마녀괭이~, 우리 그런 사이자너? 자기두 나한테 좀 뻔뻔하게 굴어도 봐줄게... 으하하)

양철나무꾼 2011-06-22 16:52   좋아요 0 | URL
잠깐만 기다려 봐봐~
요즘 내가 집을 옷 갈아 입으러 들어가는 곳으로 알고 있어서 말야.

옷도 갈아 입고 밥도 먹고 잠자는 곳이 되면...쟁여놓은 이언 뱅크스 부터 챙겨 볼게.
그러니까...그 샌들...응???^^

마녀고양이 2011-06-22 19:36   좋아요 0 | URL
헉........... 내가 아끼는 그 샌들을! ㅡㅡ;;;;;;;;;;;
모른척..... 누구세요?

2011-06-22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1-06-22 20:44   좋아요 0 | URL
고정희 시, 오랜만이네요. 매일 시를 읽어야지 하면서도 매일 시를 읽지 않고 있어요.ㅜㅜ

루쉰P 2011-06-22 21:13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의 독서 취향에는 놀랄 적이 많습니다. 양철댁님이 소개해 주신 구절들과 작가들을 보고 있으면 저도 읽어서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마구 마구 솟아요. ^^ 겉치레 말이 아니라 진짜로요. ㅋ 그전에 양철댁님이 주신 나머지 두 책을 얼른 빨리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나저나 인용문도 너무나 좋은데요. 존 코널리의 인용문이 지존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양철댁님이 지존이라고 생각한 작가를 저도 읽어볼려고 합니다. 왠지 너무 기대가 돼요. 저도 지금 이 책, 저 책 사고 있어서 지금 10층 석탑에 가까워 지고 있습니다. 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그래도 삽니다. 책은 나올 때 사야지 안 그러면 못 산다는 마인드를 지녔기 때문이죠. 풉!

그나저나 병 간호 하시면서 페이퍼 쓰시기 힘 드실텐데, 그런 모습 속에서 많이 배워요. 전 공부를 하는 것도 힘겨워 다른 일을 못하고 있거든요. 왠지 이 공부가 인생의 마지막 찬스인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들어서요. 그치만 독서도 지지 않고 도전한다는 것! 양철댁님께 배웁니다. ^^

2011-06-22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1-06-23 08:03   좋아요 0 | URL
병간중에 놀라워요. 용서하면 정말 나아갈 수 있는거죠. 건강 돌보며 힘내요.♥

2011-06-23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6-23 13:42   좋아요 0 | URL
헉 라인업 좋은 책 소개받았어요 그런데 양철댁님고 마녀괭이님의 댓글이 넘 재미나요

같은하늘 2011-06-24 18:23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도 그 동안 안녕하셨어요?라는 인사를 드릴 수 없는 상황이시네요. -.-;;;
그 와중에도 이리 열심히 독서하시는 양철댁님 대단하세요~~~

2011-06-27 0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27 22:25   좋아요 0 | URL
제가 만화를 들입다 팔 동안, 양철댁님은 장르문학을 파셨군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세계이옵니다.
여튼 무척 알찬 글이에요.^^

잭 리퍼를 툭 쳐 주고 싶었는데, 그는 근육질의 사나이, 툭 쳤다간 튕겨 나올 뻔했다고 하신 대목에서 푸하하하하~ 웃었어요. 그치만 툭 치면 푹 날아가버리는 빈약한 허약남도 곤란은 하겠어요. 후후후..

+ 힘든 병간호 중에 이 글을 쓰셨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건강 유의하세요. 양철댁님.
 

남극의 쉐프라는 영화를 보면 라면에 환장한 남자가 '내 몸은 라면으로 이루어져 있나 봐' 하고 울먹이는 대사가 나온다.
요즘 같아선 '내 몸은 커피로 되어 있나 봐'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체액은 물론 피까지도 커피로 되어있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어제 간단한 검사를 하려고 블리딩하는데 보니 커피 빛깔은 아니더라.  

정말 피곤했었는지 죽은 듯 자고 일어나서 보니...
내가 이런데서 어떻게 잠이 들었었나 싶다, 몸이 가려운 것 같아서 북북 긁고 앉아있다.
난 청소에 관해서 너무 깔끔 떠는 남편이 싫어서 돼지우리에서도 살 수 있다고 투덜거리곤 했었는데,
지금 보니...난 돼지우리에선 살 수 없는 존재였다. 

정신이 사나와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남극의 쉐프에선 '면과 스프면 돼. 고명도 필요없어.'라고 울먹이던데...
내 몸은 남편의 갈비뼈로 이루어져 남편이 꼭 필요하다...뭐, 이런 거창한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청소하는 남편만 있으면 돼, 밥도 혼자 먹을 수 있고 잠도 혼자서도 잘 수 있어.'이렇게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나는 요리는 그럭저럭 되는데 청소가 영 젬병이다. 
지금 남편을 청소하라고 불러 들이면, 내가 어머니 옆에 가 있어야 하는데...오늘 그건 좀 싫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집안이 지저분해선 그럭저럭 되는 요리도 하고 싶지가 않고,
요리를 했다고 해도 이 속에선 먹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이 시를 빗대어서 남편을 불러들여야겠다.
내 實用의 마음이 남편에게 가 닿았으면 좋겠다.

빈 하늘에 걸린 빨랫줄 / 정진규

남들도 다 그런다하기 새 집 한 채를 고향에 마련할 요량으로 그림을 그려가다가 늙은 아내도 동차미켜 원하는 걸 그려보라 했더니 빈 하늘에 걸린 빨랫줄 하나와 원추리랑 채송화가 피는 장독대가 있는 집이면 되었다고 했다 남들이 탐하지 않도록 눈에 뜨이지 않게만 하라고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實用도 끝이 있구나! 나는 놀랐다 내 텅빈 實用 때문에 텅빈을 채우려고 육십평생을 소진했구나 아내의 實用이 바뀌었구나 눈물이 한참 났다 이제서야 사람 노릇 좀 한 번 하려고 實用 한 번 하려고 나는 實用의 그림들을 잔뜩 그려넣었는데 없는 實用의 實用을 아내가 터득했구나 눈에 뜨이지 않게까지 알아버리다니 다 지웠구나 나는 아직 그냥 그탕인데 마침내 一字無識으로 빈 하늘에 걸린 아내의 빨랫줄이여! 구름도 탁탁 물기 털어 제 몸 내다 말리는구나 염치없음이여, 조금 짐작하기 시작한 나의 일자무식도 거기 가서 잠시 끼어들었다 염치없음이여, 또다시 끼어드는 나의 一生이여 원추리 핀다 채송화 핀다

미이라 /정진규 

천년 썩지 않은 미이라를 두고 썪지 않았음을 찬탄하는 사람들은 썩었어야 정상이라는 정답을 내리고 싶은 거겠지만 앞으로 천년 동안 욕망의 날내가 두고두고 진동할 사람들이다 썩지 않을 사람들이다 다만 사랑은 다르다 천년동안 썩지 않을 미이라로 네게 남겠노라고 뻔한 거짓말을 한 바 있다 지우려 했으나 지워지지 않았다 사랑은 본래 형체가 없는 것이니 본래 디딜 가장자리가 없었던 것이니 거짓말이 상습常習이다 사랑은 

'몸詩 66--병원에서'/ 정진규


몸이 놀랬다

내가 그를 하인으로 부린 탓이다

새경도 주지 않았다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제 끼에 밥 먹고

제때에 잠 자고

제때에 일어났다

몸이 눈 떴다

(어머니께서 다녀가셨다)


 

어쨌든 '정진규'가 누구인지 참 좋다.

내 實用의 마음이 아직 남편에게 가 닿지 않았는지 연락은 없고,
주위를 둘러보니...여기저기서 주문하고, 선물 받고, 공수해온 책 박스가 쌓여 7층 석탑을 이루었다.

잘못했다, 심심하면 박스를 갖고 테트리스라도 해서 한칸씩 지웠어야 했다. 
잘못은 심심하다고 알라딘 이 동네에 들어온 그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ㅠ.ㅠ
<살인의 해석>을 읽은 내가, 제드 러벤펠드의 새 책을 보고 지르지 않고 참을 수 있냔 말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뭘 먼저 할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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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6-19 21:52   좋아요 0 | URL
전 청소는 좀 되는데 요리는 하기 싫어요.
그래도 오늘 삼계탕 끓였어요. 하루만 딱 더 쉬고 싶은 일요일 밤이예요. 아.쉽.다!!

양철나무꾼 2011-06-20 15:55   좋아요 0 | URL
저랑 정반대시네요~^^
삼계탕도 여름 보양식으론 그만이죠, 저도 삼계탕 먹고 싶어요, 추릅~

마녀고양이 2011-06-19 22:02   좋아요 0 | URL
살인의 해석을 읽은 줄 알았는데, 아닌가봐...
그럼 여의사 나오는 책은 제목이 머였지? 너무 더워서 머리가 멍... ㅠㅠ

청소라, 그러니까 남편은 청소기였구먼.... =======33333333333

양철나무꾼 2011-06-20 16:03   좋아요 0 | URL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을 공부 하는데, 제드 러벤펠드 기억해 두면 좋을 듯~^^
여의사 나오는 게 어디 한둘이어야지...
퍼트리샤 콘웰은 너무 지 잘난 맛에 사는 여자라서 난 별루고,
테스게리첸이 좀 낫더라~

성능 좋은 청소기보다는 남편이 훠~얼~씬~이지...ㅋ~.

꿈꾸는섬 2011-06-19 23:5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마녀고양이님ㅎㅎㅎㅎ양철댁님 옆지기님을 청소기ㅎㅎㅎㅎㅎㅎ 어째요. 저 마녀고양이님때문에 너무 웃었어요. 죄송해요. 양철댁님.

양철나무꾼 2011-06-20 16:05   좋아요 0 | URL
무더운 여름엔 웃음이 보약이죠.
남편도 당근 알거예요, 자기가 큰 웃음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리시스 2011-06-20 04:40   좋아요 0 | URL
히히 그럼 청소는 제가 해드릴까요?^^ 양철댁님이 요리를 하실 수 있게요. 그러면 잠시만요. 금방 갈게요. 으흐흐흐.

양철나무꾼 2011-06-20 16:06   좋아요 0 | URL
아직도 꿈나라는 아니실테고...
아직 안 오셨는뎅.

아이리시스님도 청소가 낫단 말이죠?^^
으흐흐흐.

하늘바람 2011-06-20 09:01   좋아요 0 | URL
옆지기님에 대한 걱정을 청소로.
정진규 시 정말 좋네요

양철나무꾼 2011-06-20 16:0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예민해서 병원 한번 다녀오면 두번씩 씻고 소독하는 남편보단,
병원 밥 20년 먹어 그쪽으로 수더분한 제가 훨~ 낫긴 한데...어젠 정말 병원 가기 싫었다는...
근데 제가 하루만 안 보여도 더 막 안 좋아지시니, 원~ㅠ.ㅠ

2011-06-21 16:03   좋아요 0 | URL
남편님께 실용의 마음이 빨리 가 닿기를요..하핫
그나저나 정진규도 그의 아내도 그의 시도 모두 좋아요. 이 시들를 소개해준 양철댁님도 좋아요.ㅎ

청소기.ㅎㅎㅎㅎ
아내를 위해 기꺼이 청소기가 되어주는 남자 있음 기꺼이 집에 들일 요량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6-22 14:35   좋아요 0 | URL
정진규 님도 정진규 님이지만, 시 곳곳에 등장하는 이 분의 아내도 참 좋았는데...역쉬, 수필가라고 하시네요.

이 분에 대해서 꼬치꼬치 찾다가 흡~중단했는데요.
이 분 사진은 글이랑은 많이 다르네요~ㅠ.ㅠ

루쉰P 2011-06-22 21:01   좋아요 0 | URL
갈비뼈이신 남편을 둔 양철댁님이 너무나 부럽네요. ^^ 실용이라 할지라도 사랑이 있어야 실용이 되는법, 청소기라 불리우는 남편 분과 청소는 싫으나 다른 것은 자신 있는 예를 들면 책으로 7층 석탑을 쌓으시는 양철댁님의 조화가 뭐랄까 수레의 양 바퀴 같다고 할까요? 양철댁님과 남편 분 두 바퀴가 짝을 이루어 지금은 병석에 누워 힘드신 어머님도 태우고 기타 좋아하는 아드님도 태우고 굴곡 많은 인생의 길을 굴러 굴러서 가고 있는 것 같아, 지나가는 양철댁님 부부 수레에 대고 행복하게 잘 사시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팍팍 솟아나는 글이네요. 그래도 씻으셔야 병 안나요. ㅋㅋ
교주도 씻기는 합니다. ^^

비로그인 2011-06-24 22:38   좋아요 0 | URL
에고고.
더운 여름에 하늘도 낮은데.. 얼른 청명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처럼 맑음이 오시길 빌겠습니다. 양철님~
 


         

 
                   나 무 에 게
                                      이시영



 


어느 날 내게 바람 불어와
잎새들이 끄떡끄떡 하는구나
내가 네 발 밑에 오줌을 누고 돌아설 때
수많은 정다운 얼굴로 알은체를 하는구나
그러나 오늘은 돌아서자
수많은 오늘 같은 내일의 날이 지난 뒤
내가 불현듯 참다운 네가 되어 돌아오마


                                <무늬, 문학과지성사, 1994>
 





일부분을 전체인양 보고 헤프게 맘 주는 게 내 일상이다.
물론 책 속이나 넷 상에서의 일이다.
일상에서는 비겁할 정도로 감정 표현에 서툴고 그래서 곁을 안준다는 소리를 듣는다.

헤프게 맘을 주는 만큼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럴때 책 속이나 넷 상이어서 좋은 점은 피드백이 없다는 거다.
감정적으로  뒤 끝이 없다.
  
 












이옥도 그런 이 중의 한명이다.
뭐, 그나 그의 글이 좋지 않았다는 게 아니다.
그가 쓴 심생전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그의 글들을 부비고 만지고 침 발라 넘겨가며 더듬기까지 하였으니 말이다. 

심생전을 읽으면서 진부하다 싶었고, 그도 별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 그랬다는 얘기다.
이런 얘길 절절히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를 읽기전에 김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리워하다 죽으리>라는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심생전의 내용이 그랬고, 김려가 유배지에서 연희라는 기생으로 하여금 수발을 들게 한 것도 '좀'그랬다. 

후세에 옛 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는 일은 조심스럽다.
현재 남아있는 일부분을 가지고 옛사람들의 일상을 상상하고 재구성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상상력이 과하거나 덜하면 개연성에 실패한다.
섯부른 기대는 아쉬움이나 실망감을 낳기도 한다.
옛사람의 발자취는 그 자리에 그대로 말이 없다.
스토커처럼 집요하게 너무 많은 것을 캐내려한 내 스스로를 반성하는 수밖에 없다.

난 어릴 때부터 동성 친구가 별로 없었다.
어려선 할머니 손을 잡고 동네 마실을 다니며 하춘화의 강원도 아리랑 따위를 부르는 재롱을 부렸고,
할아버지 바지 가랭이를 잡고 다니며 장기판에서 훈수 두는 법을 배웠다.
친구가 없어 심심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심심하면 공부만 했다.
 
지금도 동성의 친한 친구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다.
(물론 상대방이 생각하는 기준으론 가감이 있겠지만...)
그 친구들도 하나는 뉴질랜드에, 하나는 필리핀에, 하나는 결혼 15년 차 아이가 없어서, 또 다른 하나는 아이를 키우느라 자주 못 만난다.
다른 한 명은 이혼하고 아주 자유분망한 삶을 살고 계셔서 마음만 먹으면 애니타임, 애니웨이, 애니웨어 이건만...남편이 싫어한다. 

반면 남편은 친구라는 말 앞에 '친한'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이다.
손가락, 발가락 아니 내 손가락과 발가락을 합한 것보다 많다. 

남편이 첫사랑이었던 나는 그게 이상하고 신기했었다.
남들은 남녀 사이의 사랑을 가지고 고민하던 그 시절, 난 남자들끼리의 우정, 여자들 끼리의 우정이 두께가 다른 것을 갖고 고민했었다.
그때 레코드 판으로 김민우의 '친구에게', '타버린 나무' 이런 음악을 들었었다.

그런 남편은 푸릇푸릇 하던 때, 친한 친구 하나와 사업을 했었다.
그리고 친구의 배신, 부도 등의 뻔한 수순을 밟았다.
10년 전인가, 도망을 다니던 남편의 친구는 아들 초등학교 입학을 시켜야 한다고 선처를 호소했었다.  
남편은 그 친구를 용서했고 그 아들은 어디선가 학교에 다니고 있을거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를 읽는 동안 잊혀졌던 그 일이 떠올랐고, 한참 전에 읽고도 리뷰를 쓸 수가 없었다. 
책의 내용은 좋았지만, 이옥과 김려와 저자 설흔의 문체가 뒤섞여 어느 하나 두드러지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다.
어느 글이 이옥의 것이고, 어느 부분이 아들 우태의 목소리인지, 어디부터가 김려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떼어놓고 보면 하나 같이 멋진데 말이다.

<그리워하다 죽으리>에서도 그랬었기 때문에 수사가 화려한 작가 설흔의 문체를 김려의 문체인 줄 잠깐 착각했었다.
 작가의 화려한 수사 때문에 잠깐 내가 방향을 잃었지만, 작가가 그려낸 김려는 제대로이다.

김려는 툭하면 입술을 감쳐무는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 웃어야 그를 따라 함께 웃음을 터뜨리는 존재이다. 
웃다가 입을 틀어막기도 한다.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기억을 더듬는 척 고개를 살짝 위로 젖힐 뿐이다.

그런 성격의 소유자이기에 오랜 세월 이옥을 마음 속에 담아 둘 수 있었던 것이고 그를 추억하고 아로새겨 문집을 만들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이 책이 청소년 용이 될 수 있었던 건, 아들 우태가 등장하기 때문인듯 한데...
이팔 청춘을 갓 넘긴 나이로 묘사되는데...너무 조숙하다. 어투도 아버지를 빼닮았다. 
"거듭 말하지만 아버지를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한계를 지적하는 것이외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방외인이라는 말입니다. 그 글이라는 게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건 현실에서 한 발 물러서서 관찰하는, 관찰자의 시선에 다름 아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182쪽)

벗이라고 하지만, 김려가 이옥보다 여섯 살이나 어리다.
벗의 말이라 못을 박았지만 실은 이옥 자신의 마음이 담긴 말일터였다. 젊은 날의 이옥은 술을 즐기기는 하되, 술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은 아니었다. 모든 일에 한 발 물러나는 게 이옥이라는 사람의 특징이었다. 뛰어들기보다는 바라보는 것, 그게 바로 이옥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글의 이옥은 술에 탐닉하는 자의 모습이었다. 가슴 아픈 건 술에 탐닉하는 이유였다. 술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술 없이는 근심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마시고 또 마시는 것이었다.(109쪽)
김려는 그런 이옥의 술에 대한 탐닉을 누구보다도 마음 아파한다.

하늘을 보았다. 나는 도대체 왜 태어난 것입니까? 내게서 얻으려고 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입니까? 
하늘은 대답 대신 거센 바람 한 줄기만을 보내 주었다.(128쪽)

이 책을 통틀어 이 부분이 가장 맘에 들었다고 하면, 이옥이나 김려에게 좀 미안한 일이 되려나?
때론 어떤 의미심장한 말이나 사건보다도 큰 울림을 주는 게 있게 마련이다.

무조건 글짓는 것은 경계해야 하네. 남들이 짓는 글이나 지어서는 안 되고 글 속의 사람이 되어야 하네.(191쪽)


이런 경계를 읽었지만, 나는 오늘도 무조건 글을 쓰고 있다.
의도하지는 않지만...누군가의 글이랑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 부분은 유사할 수도 있다.
글 속에 나를 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저 내 글은 내 생각을 정리하고 느낌을 붙들어 두기 위함이다.
나는 글 속의 사람 따위는 될 수도 없고 넘보지도 않지만, 읽기 쉽고 알아먹기 쉬운 따뜻한 글을 쓰고는 싶다.
내가 글을 문단 단위로 끊지 않고 내 호흡 대로 끊어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아껴 읽고 있는 <라인업>의 켄 브루언은 짱이다.
 

 

 

 

 

   

아침에도 멋지고 저녁에도 역시 멋지다. 날이 맑아도 멋지고 날이 흐려도 멋지다. 산도 멋지고 물도 멋지다.
...요컨대 그윽해서 멋진 것도 있고, 상쾌하여 멋진 것도 있고, 활달하여 멋진 것도 있고, 아슬아슬하여 멋진 것도 있고, 담박하여 멋진 것도 있고, 알록달록하여 멋진 것도 있다. 시끌시끌하여 멋진 것도 있고, 적막하여 멋진 것도 있다. 어디를 가든 멋지지 않은 것이 없고, 어디를 함께하여도 멋지지 않은 것이 없다. 멋진 것이 이렇게도 많아라!

추억을 끌어안고 되새김질 하며 사는 삶은 멋진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난 남편이나 아들에게 이옥이나 김려 같은 삶을 살라고는 못하겠다. 
나라면 추억을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택하겠다.
 
사람 사이의 거리나 간격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Out of sight, out of mind.
요즘은 이 정의가 옳지만은 않다.
인터넷과 각종 통신의 발달도 한 몫 하겠지만,
거리나 간격의 가까움이나 좁음 따위는 친밀함의 척도가 아니라, 습관적인 만남의 덧씌워짐이 아닌가 싶다.

가까이 있어도 서로를 더 이상 가깝게 여기지 않는다면,
멀리 있어도 이미 멀어진 그 거리 이상 더 멀어지지도 않는다. 
거리나 간격은 소통할 수 있고 없음에 따라 가까워지기도 하고 한없이 멀어지기도 한다. 

때문에 친구란, 또는 관계란 오래 입은 옷처럼 세월이 지나 몸에 익고 편안한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라,
해지고 낡으면 새로 장만해야 하는 그런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가 슬픈 이유는 헤프게 맘 주고픈 사람이나 대상이 점점 줄어든다는 거다.  

요즘 이 곡을 끼고 살았었다.
내게는 때때로 위안이 되던데...그댄 어떨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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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6-12 09:04   좋아요 0 | URL
흠...남편 분은 대인배가 확실하십니다. 친구의 배신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그래도 그것을 딛고 용서를 해 주시다니 아무나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 감탄스러워요.

추억을 발판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삶! 그것이 지금의 제 인생에 가장 필요한 명언인 것 같아요. 양철댁님의 글을 읽다 보면 흠칫 흠칫 놀랄 때가 많아요. 이것은 나에게 내려진 계시이지 않나란 생각에요. ㅋ

사람들과의 친구와의 관계에서 거리나 간격은 소통의 차이도 있고 덧붙이자면 마음의 차이도 있는 것 같아요. 그냥 같이 놀기만 하는 친구와 사람들, 그런 속에서 만나도 왠지 뒤돌아서면 허무하고 외롭고, 그런 것들이 소통이 음...그러니까 깊숙이 말 못하는 그런 점 때문에 왜냐면 만남이 그와 나의 다리라고 한다면 내안의 진실한 이야기 무게가 그 만남의 가벼움의 다리에 올라가기에는 너무 가벼워 그 다리가 무너질 것 같으면 목에 나온 말도 다시 삼켜 그냥 그 가벼운 다리를 지나갈 수 있는 말만 하거든요. ^^ 그러지 않은 진실한 이야기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저도 열 손가락보다 부족한 것 같아요. 근데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곳에서도 그런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구요. 익명성이 보장되기에 어찌보면 더 솔직하게 얘기 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ㅋ 양철댁님도 그런 분 중 한 분이구요. 헤헤헤

양철나무꾼 2011-06-13 10:19   좋아요 0 | URL
나의 교주님, 굿모닝이요~
오늘은 이 노래를, 아니 이 영화를 꼭 선물하고 싶네요~^^


루쉰P 2011-06-14 14:14   좋아요 0 | URL
으악!! 지금 컴퓨터에는 스피커가 없어서 음악을 못 들어요!! 으악!

이따가 저녁 때 들어야 겠어요. 그곳에는 스피커가 있거든요. ㅋㅋ 아 굿모닝 베트남이라 음악이 좋을 듯 해요. ^^

양철댁님도 즐거운 오후 보내시게 될거에요. 교주의 예언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1-06-15 03:15   좋아요 0 | URL
들으셨을까요?
이 음악은 아침에 들어야 제대론데...^^


루쉰P 2011-06-16 11:45   좋아요 0 | URL
양철댁님의 조언대로 이 음악을 아침에 들으려고 아까 출근했는데 시간을 놓쳐 내일 아침이 되면 일어나서 이 노래를 들으려고 일부러 안 틀었습니다. ^^
조언해 주신대로 하는 것이 저의 습관인지라 헤헤 내일 아침에 듣고 댓글 올릴께요. 이거 왠지 기대되는데요. 헤헤

양철나무꾼 2011-06-19 16:29   좋아요 0 | URL
혹, 만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시는 건지~

날씨가 후덥지근해요.
보양식이라도 드시고 기운내셔야 겠어요~^^

루쉰P 2011-06-22 20:49   좋아요 0 | URL
네 24시간 맞교대에요. ㅋㅋㅋ

2011-06-12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3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1-06-12 16:31   좋아요 0 | URL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는 일단 제목이 너무 혹해요. 그런데 읽고 싶게 생기진 않.. 그런 일이 있는데도 용서할 줄 안다는 것은 실제로 어떤 결단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한 마디로 대단해요. 드라마마다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거지만 실제로 용서가 얼마나 힘들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착한 사람 아닌 것 같아요. 관대한 사람도 아닌 것 같고..ㅠㅠ

양철나무꾼 2011-06-13 10:28   좋아요 0 | URL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에 혹하는 사람들은 일단 이옥을 이미 아는 사람들이 많을텐데요.
이옥을 이미 아는 사람들이라면,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가 좀 맹숭맹숭 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암튼, 남자들 끼리와 여자들 끼리의 우정의 두께가 다른 거...전 요즘도 가끔 고민하는 문제예요~ㅠ.ㅠ

세실 2011-06-12 18:33   좋아요 0 | URL
김려는 그 기생을 많이 의지하고 좋아했다니 덜 외로웠겠지요. 귀향온 사람 수발하는게 그 기생의 몫이라고 하니....
울 옆지기 처음 사무실 냈을때 화분이 백개는 들어왔다는....용달차에 화분 싣고온 가스 배달하는 분도 있더라구요.
제 옆지기와 님 옆지기가 닮은 점이 꽤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

양철나무꾼 2011-06-13 10:33   좋아요 0 | URL
참 웃기죠, 귀양 온 사람에게 기생 수발이라니 말이죠.
참 멋지다고 생각했던 김려의 사유악부가 임금도 아니고 연희를 그리는 노래라니...좀 깨는 느낌이었어요,ㅋ~.

제 남편과 닮은 점이 있으시다니...심심한 위로를 보내요.
친구가 많을 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열혈 효자거든요~^^

글샘 2011-06-13 00:24   좋아요 0 | URL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지요. ㅎㅎ
그치만,
그 가지에 간혹, 꽃도, 별도, 노랑나비도 잠시 머무른다면,
바람부는 날이야...
거센 바람 한 줄기 보내주시는 하느님이라도,
주신 한 생이라면 살아내야 하지 싶어 삽니다. ^^

노래, 좋네요.
저도 저 해금의 청승맞은 소리 참 좋아합니다. ^^

양철나무꾼 2011-06-13 10:42   좋아요 0 | URL
나무가 바람을 두려워 하는 것도 비겁한 일이지만,
바람을 온 몸으로 맞다보면 이리저리 휘둘리고 가지가 꺾이는 날도 있을 거예요.
다가오는 바람을 즐길 수 있을 때와 피해야 할 때를 알고 계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애니웨이,
이 바람 저 바람 큰 바람 작은 바람 많지만,
샘은 풍이라 불리우는 다른 바람을 조심하셔야 할 듯~!

눈에 핏줄 서지 않았나, 윗 눈꺼풀이 떨리지 않나...종종 거울이라도 들여다 보고 사시길~

글샘 2011-06-13 12:25   좋아요 0 | URL
집안 내력이 고혈압이에요. ^^
저도 몇 년 전부터 혈압약 꼬박꼬박 먹고 있지요.

고혈압은 스트레스가 적이니만큼, 일중독되는 게 젤 무서운데...
멍청한 인간은 늘 일을 떠안고 다닌다죠. ㅠㅜ

양철나무꾼 2011-06-14 11:20   좋아요 0 | URL
체력은 나이 탓이고, 건강은 집안 내력이고...
계속 그러심 영원히 경로우대 해버리는 수가 있어요.
춘추가 어떻게 되시는데...몇 년전부터 혈압약 드신게 자랑은 아니시죠~

일 중독에서 빨리 빠져나와 운동 중독의 세계에 입문하실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러는 저요? 어머니 쾌차하시기만 하면...쿨럭--;)

섬사이 2011-06-13 10:10   좋아요 0 | URL
누군가 제게 그랬어요.
'도리를 지키되 마음은 주지 않는 사람'이라구요.
그런 얘기를 듣고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마음 주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져요.
님의 글을 읽다가 우리가 소통하고 있는 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남들이 보면 별볼일 없는 글들을 끄적이고 있는 이유는
그저 저를 정리하고 싶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언젠가 제가 죽는 날이 오면 제가 끄적여놓은 글들도 다 지워놓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양철나무꾼 2011-06-13 10:49   좋아요 0 | URL
돌이켜 보면,
'도리를 지키되 마음을 주지 않는 사람'은 자신 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참 외롭게 만드는 것 같아요.

님과 저는 오늘 '외로움'으로 소통하고 있는 것이 되려나요?^^
아니다, 글을 통해 자신을 정리하고 반성한다는 점에서 소통하고 있네요.
외로우면 외로운 채로 그렇게 사는거죠, 뭐~.
또 알아요,지나던 바람이 외롭다고 말을 걸어올지?^^


하늘바람 2011-06-13 11:39   좋아요 0 | URL
그냥 읽다가 가슴아파집니다
저도 주역을 좀 배워볼까봐요

양철나무꾼 2011-06-14 11:24   좋아요 0 | URL
주역을 어디서 배워야 할까요?
신문에 난 주역 강좌 같은 거 말고, 인문학 강좌 쪽에서 찾아보세요.
아님 혼자 책을 보시다가(이게 좀 위험하기는 해요~) 궁금한 거 저에게 물어보심 아는 한도 내에선 성실답변해 드릴게요.
근데, 저도 잘 몰라요~

글샘 2011-06-15 14:44   좋아요 0 | URL
아트 앤 스터디란 사이트에서 이기동 선생의 주역강의가 있습니다.
저는 포인트는 얻어놨는데, 시간이 없네요. ㅠㅜ

양철나무꾼 2011-06-16 06:42   좋아요 0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전 영어전치사 연구 쓴 이기동님도 좋던데요~

산사춘 2011-06-13 18:11   좋아요 0 | URL
그럼에도 멋진 음악 선물 감사합니다. 아, 센치해지네...

양철나무꾼 2011-06-14 11:27   좋아요 0 | URL
아, 센치해지네...를 몇번이고 따라 읽어봤어요.
흠...좋아요.

저는 바삭거리지는 않고 좀 푸석거리는 아침이예요~^^

비로그인 2011-06-14 00:48   좋아요 0 | URL
시어머니는 좀 어떠신가요?

저도 점점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일을 피하게 되네요. 심지어는 온라인에서 조차도요. 늙는 걸까요, 아님 나름 철이 드는 걸까요, 아니면 슬픔일까요? (다시는 매달리지 않는 날이 와도 그것이 슬픔이라는 것을 안다 <고정희, 사십대>)

양철나무꾼 2011-06-14 11:35   좋아요 0 | URL
덕분에 차차 쾌차하실 거예요.^^

저도 누구에게 선물 받은 신데, 참 좋아요.
님께도 선물할게요~^^

허 허/ 김승동

그리운가
잊어버리게, 여름날
서쪽 하늘에 잠시 왔다가는 무지개인것을
그 고운 빛깔에 눈 멀어 상심한 이
지천인것을

미움 말인가
따뜻한 눈길로 안아주게
어차피 누가 가져가도 다 가져갈 사랑
좀 나눠주면 어떤가

그렇게 아쉬운가
놓아버리게
붙들고 있으면 하나일 뿐
놓고 나면 전부 그대 것이 아닌가


세상의 그립고 밉고 아쉬운 것들
그게 다 무엇인가
사랑채에 달빛드는날
묵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사발이면 그만인것을




비로그인 2011-06-14 22:17   좋아요 0 | URL
시 선물이란 받으면 참 기분이 좋군요.

한달 반 동안 계속되던 일을 끝내서 기진맥진하고 이상한 고민에 빠져있던 오늘, 고민도 덜어주고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시였어요.

양철나무꾼 2011-06-15 03:17   좋아요 0 | URL
수고하셨어요.
잠시 쉬시고...새로 시작하는거죠, 뭐~^^

꿈꾸는섬 2011-06-14 13:28   좋아요 0 | URL
저도 친한 친구가 손가락에 꼽히는데 남편은 친구가 너무 많아요.

<멋지기 때문에...> <그리워하다...> 둘 다 궁금해요.^^

2011-06-15 0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5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6 0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6-14 14:43   좋아요 0 | URL
저는 친한 친구가 둘 혹은 셋 정도 밖에 안됩니다.
(이건 제 기준이구요. 상대방 기준은 좀 다를 수도 있겠네요.)
저도 어려서부터 친구가 별로 없이 자랐어요. 심심하면 책을 읽었구요.
제 아내는 저와는 정 반대입니다. 친구가 무척 많습니다.
초등학교 친구, 동네 친구, 중학교 친구, 고등학교 친구, 대학교 친구
일터를 옮길 때마다 친구들이 줄줄이 있어요.
처음 연애할 때, 아내가 남성 친구와 무척 친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좀 적응이 안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친구 문제에 대해서는 아내와 나는 생각이 달라서 가끔 불편을 겪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마음을 주는 문제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양철나무꾼 2011-06-15 03:09   좋아요 0 | URL
저랑 참 비슷하시군요~!!!
그러고 보면 우정의 두께는 남녀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관한,사람의 마음에 관한 문제인게 되는 건가요?^^

마녀고양이 2011-06-14 22:11   좋아요 0 | URL
나보다 낫네, 나는 동성 친구라고 하면 한명 있는뎅.
그리고 더 깊이 가면, 있나? 싶기도 하고... 그러고보면 내가 더 곁을 안 주는 사람인가봐. ^^

항상 마음 어디선가 여기까지 라고 들려와요. 원래 사람은 여기까지 라고.
그리고 난 그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구, 그렇게 생각하니 사람을 곁에 두기 더 쉬워지는거 같아.
자기 글, 느낌 변했다... 좋은데. 진짜루.

양철나무꾼 2011-06-15 03:11   좋아요 0 | URL
앗싸, 칭찬 받았다~!
실은 나는 잘 몰라, 그대가 변했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할뿐이지.

곁을 안 주기는...얼마나 살가운데...
부비 부비, 쪼옥~이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거 아니다~^^

pjy 2011-06-17 17:59   좋아요 0 | URL
물론 대인배남푠님이시겠지만 그래도 전 모든일이 초초초절정! 대인배이신 양철댁님의 배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철나무꾼 2011-06-19 16:26   좋아요 0 | URL
우리 남편이나 저를 대인배라고 한다면...대인배란 단어가 재정의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늘바람 2015-10-23 00:56   좋아요 0 | URL
다시 이 리뷰를 읽는데 또 슬퍼집니다

양철나무꾼 2015-10-23 16:25   좋아요 1 | URL
울 하늘바람님, 센치해지셔서 가을타시나 보다~^^
가까이 계시면 제가 웃음 3종세트루다가 배달해 드릴텐데...ㅋ~.

하늘바람 2015-10-23 16:26   좋아요 0 | URL
리뷰로 위로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