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략과 덧칠

 

글을 쓸때는, 쓰다가 내용이 부족하다 싶은면 이렇게 저렇게 상관없는 글을 끌어다가 덧대기도 하였다.

중복되는 말이 있어도 빼버리거나 하지 않고 더함의 미학이라고 그냥 넘어갔다.

얼굴 그림을 그리면서 알게 되었는데,

가상선 따위 내지는 입체감을 살리기 위하여,

일단 얼굴을 좀 넙데데하게 그리고 상상력을 가미하여  덧 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서 아직 나는 초짜이기 때문에,

세상 무서울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다.

일단 실물보다 크게 그려놓고 가상의 선들로 매우고 채우다가 지루해서 멈춘다.

거기서 멈춰야 하는지 어떤지의 확신 따윈 없다.

 

한쪽으로 치워놓고 그림을 째려보고 있으면 차츰 부족한게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 선을 그려놓고 덧칠을 하고...이렇게 저렇게 그림에 손을 댄다.

글은 왠지 부피가 그러하듯 팽창할까봐 공기 구멍을 막고 가두어 왕래를 못하게 하는 식이라면,

그림은 아쉬움에 자꾸 손을 대고 덫칠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그림이 뭉개진다.

과유불급이다.

 

오늘 그림의 제목은 부자(父子).

완전 날림이지만,

1일 1그림 약속을 하여 올린다, ㅋ~.

 

 

 

 

 

 

 

하루 한 페이지 그림 일기
김지은 글.그림 / 나무수 /  

2016년 12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nan 2016-12-02 1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자간에 정다워 보입니다.^^

yureka01 2016-12-02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이라도 1일 !개 하기...멋찝니다...^^..

책읽는나무 2016-12-02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자가 저리 다정히 사진을 찍을 수 있군요??
아드님은 나무꾼님을 닮았나요?
왠지 느낌에^^
잘생겼을 것 같아요
남편분은 어디서 뵌 듯 한데? 어디서 뵀더라????

북다이제스터 2016-12-02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자지만 부녀처럼 보이는 것은 있는 그대로 턱선의 진화로 보입니다. ^^

cyrus 2016-12-02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자꾸만 부족한 점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자꾸 고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

서니데이 2016-12-03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하루에 하나씩 그림 그리는 거 힘들지 않으세요??
우린 즐겁게 볼 수 있어 좋지만요.^^
그래도 매일 그리시면 나날이 실력이 느는 효과가 있을거예요.
가까운 사람들의 그림은 나중에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고요.^^
양철나무꾼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일상의 대부분을 어르신들과 보대끼며 보내다 보면,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가 생각나기도 하고,

재수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이 생각나기도 한다.

 

언젠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내외분이 오셨는데,

할머니는 개미, 할아버지는 베짱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할매는 할아버지가 부러울 때가 없었나?"

하고 할머니에게 여쭸더니,

"그건 그 사람 몫의 복이고 내 복은 요만큼인거다."

라는 말을 들려주셨다.

 

한동안 나는,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이유없는 부러움과 동시에 열등감을 느꼈었다.

때론 내가 하는 일이 내게는 맞지않는 일이라며 아무 재미없이 하며...내 일이 아니라고 툴툴거리기도 했었다.

이젠 내가 해야 하는 일과 내가 하고싶은 일 사이에서 어느정도 타협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세상 사람들 눈치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니,

삶이 좀 편안하다.

 

그동안 내게 필요한 것은 비싸고 좋은 옷이 아니라, 허름하더라도 내게 맞고 편안한 옷이었다.

그렇다고 모두 나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니,

내 기준으로 보는 세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일도 아니다.

좀 가뿐하고 홀쭉해 질 수 있겠다.

마음이 편하고 여유로워지는 건 덤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매사 의욕이 없고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그랬었다.

기운도 없는 것 같고,

먹어도 소화가 안 되는것 같고.

 

그랬더니, 책도 이런 책만 눈에 들어왔다.

 

 

 

 

 저도 중년은 처음입니다
 사카이 준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6년 12월 

 

 실어증입니다, 일하기싫어증
 양경수 지음 / 오우아 /

 2016년 11월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얘기해도 시큰둥이었는데, 같이 일하는 직원이 해답을 찾아냈다.

오늘 부로 내 주치의로 임명하노라, ㅋ~.

 

"가장 좋아하는 일을 생각하고 해봐요.

 선생님은 책 사는거 좋아하시는데, 요즘 너~어~무 자제하셨어요.

 책 쇼핑하시고, 사고싶은 책도 좀 사기도 하시구요~^^"

책을 산것도 아니고, 책을 산다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금세 조증 모드이다.

원래 좀더 갸름하신데, 그리다보니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허락을 받지 못해 누구인지 밝히지는 못하지만,

오늘의 '1일 1 그림~^^'

 

Keith Jarrett이 듣고 싶어 올리려는데, 왜 유튜브가 먹통인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Keith Jarrett의 my song 필로다가...ㅋ~.

 

 

 

 

 

 



댓글(36)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프리쿠키 2016-12-01 17: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솔직하고 편하게 글을 잘 쓰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그림도 훨씬 좋아지셨네요.
눈치보고 살면 눈치본다고 하고
눈치안보면 눈치없다고 하는 세상이니
결국 눈치안보고 사는 게 낫겠네요.

책 사고 싶을 땐 지릅시다ㅎㅎㅎ
사다놓고 삶아묵뜬, 뽂아묵든지요^^

양철나무꾼 2016-12-02 12:02   좋아요 0 | URL
하루 사이에 그림이 훨씬 좋아졌다는 이 말을 믿어 말어 하다가,
일단은 기분이 좋으니 믿어보기로, ㅋ~.

제가 글을 잘 쓴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지만,
글을 쉽게 쓰기 위해 뭐 그닥 노력하는 것도 없지만,

글을 잘 쓰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이,
제 글쓰기의 비법이라면 비법입니다~^^

책 사고 싶을 땐 사고 싶지만,
날마다 책탑이 무너지는 꿈에 시달립니다.
그동안 자제하고 방출했으니,
좀 호기로워져도 될 듯하여.
또 정신 못 차립니다~ㅠ.ㅠ

정말로 책을 삶아 먹을 수 있고, 볶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참참, 고아먹는 것과 생으로 그냥 먹는것도요~.

[그장소] 2016-12-01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넘 넘 미인 아닙니까~^^
그저 황송 굽신굽신~ 예뻐서 누군지 밝혀주셔도 될거 같아요. 길 지나가면 아무도 저인건 모를테니깐..ㅎㅎ
감사해요. 오늘 12월위 최고 선물 예요.
저 이 거 캡쳐하고 파요! 자랑해야지!!

2016-12-01 18:38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6-12-01 18:42   좋아요 2 | URL
네엣 ~ 두구두구두구 둥~!! 오늘의 인물은 ! 접니다~( 다들 나라고 우기면 재미있겠네요!)
서니데이 님! 저 사진이 이년 정도 지나서.. 이젠 저 안같아요. ㅎㅎ 머리도 생머리고..이젠.. ㅎㅎ 짧고..

양철나무꾼 2016-12-02 12:05   좋아요 2 | URL
후훗~, 제 그림 솜씨가 하루 사이에 일취월장한게 아니라,
미모로운 분을 그려서 이리된 것이군요.

그리는 내내 즐거웠는데,
님이 이리 좋아해주시니 더 기쁩니다.

[그장소] 2016-12-02 12:15   좋아요 1 | URL
올해 ㅡ제가 받은 그림 선물이 두장인데 , 하난 Agalma 님, 그리고 양철나무꾼님! 이거 두고두고 가보로~( 어..딸한테 물어볼걸) 남기고 싶다구!!

Agalma 2016-12-01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 프로필 사진과 닮아서 저는 자화상인 줄-,.-;?
알라딘 메인에 있던 <옷을 사려면 버려라>(적은 옷으로 멋지게 보이는 최강의 비법) 책도 여기 추가해야 되는 거 아닌가 한다는ㅎ;;

양철나무꾼 2016-12-02 12:11   좋아요 2 | URL
프로필 사진은 제 얼굴 사진에서 컬러를 뺀거니까 저랑 근접하지만,
[그장소] 님을 그린게 저랑 닮았다구요?
저야 영광입니다만~, [그장소] 님이 불쾌하실 수도...ㅋ~.

‘옷을 사려면 버려라‘는 또 무슨 책이란 말입니까?
(님 언제 제 속에 들어오셨었습니까? 제가 버리지 못 하는 병이 있는 건 어찌 아셨습니까, 췟~(,.))

[그장소] 2016-12-02 12:13   좋아요 0 | URL
불쾌할리가~ 양철나무꾼님 미모, 제가 아는데!

[그장소] 2016-12-01 1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블로그로 yes 24. 옮겨가도 될지?
이전엔 전문이 캡쳐가 되더니 폰이 업데이트 되더니 기능이 바뀐건지 잘 안되네요. 글 주소랑 같이 고대로 가져가고 픈데..

양철나무꾼 2016-12-02 12:13   좋아요 1 | URL
전 이곳 알라딘 서재밖에 안해서리.
페북, 인스타 그딴 거 안 합니다.

구워 드시던 삶아 드시던 맘대로 하십시요.
오히려 제가 영광이죠~^^

[그장소] 2016-12-02 12:15   좋아요 1 | URL
ㅎㅎㅎ 마구 날랐습니다요!^^♡

2016-12-01 18:09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2 12:25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2 12:30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2 13:11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2 14:57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01 18:10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02 12:27   좋아요 1 | URL
저런 책 대신 좀 쉬실걸 권해드립니다~^^

좀 쉬셔도 큰일 나시 않습니다~!

세실 2016-12-01 18: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의 복이고, 내 복은 요만큼....현명한 할머니시네요.
그림 솜씨도 좋으신 양철나무꾼님^^
맞아요. 책 지르면 조증 되죠~~~~

양철나무꾼 2016-12-02 12:29   좋아요 0 | URL
세실 님 오래간만이예요, 방가 방가~^^

세실 님 솜씨는 출중하시죠.
프로필 그림도 님 작품이시잖아요~^^

제 그림 솜씨는 아직이지만,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니,
언젠가 좋아져도 좋고, 아니어도 충분하답니다.

책읽는나무 2016-12-01 18: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루만에 이렇게 그림실력이 느는건가요??
도대체 어느동네 미인이신가?했더니 그장소님이세요?
바로 뽀뽀하고 싶네요ㅋㅋ
하루에 알라디너님들 얼굴 의뢰받아 한 명씩 그려도 몇 년이 걸릴테고 실력은 계속 늘겠어요^^

양철나무꾼 2016-12-02 12:32   좋아요 0 | URL
다들 하루 사이에 그림 실력이 늘었다고 해주시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미모로운 분을 그리다보니,
그림이 한결 나아보이나 봅니다.
그래도 제가 그린 것이니,
뽀뽀는 제가 받으면 안 될까요, 네에~~~~~?????

얼굴 그리는 것은 사진이 없어서, 동 나기 전에 신청을 받아야 하려나 봅니다.
불끈~!

푸른희망 2016-12-01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이 참 편하고 공감이 팍팍되네요~~
우리 서재엔 미인이 많으신가봐요~~^^

양철나무꾼 2016-12-02 12:47   좋아요 0 | URL
글이 편하다고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전 님의 글이 그렇거든요~^^

그러게요, 미인 분들이 많으셔서,
제 그림실력이 일취월장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12-01 1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에 애정이 묻어나는데요~ ㅎㅎ

양철나무꾼 2016-12-02 12:48   좋아요 0 | URL
이렇게 사랑스러운 얼굴을 애정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yureka01 2016-12-01 2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림 솜씨가.....멋집니다...ㅎㅎ^^..

양철나무꾼 2016-12-02 12:4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용기 백배 얻어 갑니다~^^

베비쥬 2016-12-02 03: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서 11월 마지막날 과감하게 질렀지요. 책을^^;;
1일1그림은 응원하고 갑니다 :)

양철나무꾼 2016-12-02 12:51   좋아요 0 | URL
부럽습니다.
전 아직 책마실만 다니면서 장바구니에 넣엇다 뺐다 반복 중입니다.

님의 응원 덕분에 힘이 납니다, 꾸벅~(__)

단발머리 2016-12-02 08: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델분도 물론 아름답지만 아름다움을 잡아내는 양철나무꾼님의 안목~~~
오호! 넘 멋진 그림이예요~~

양철나무꾼 2016-12-02 12:54   좋아요 0 | URL
제가 안목은 모르겠고, 아랫목은 쫌 좋아합니다.
뜨뜻한 아랫목에 발집어넣고 만화책 읽고 싶어요~^^

cyrus 2016-12-02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철나무꾼님의 글 제목이 책을 대하는 저의 마음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6-12-02 12:57   좋아요 0 | URL
읽기로 이어지면 더 좋겠지만...
아직 책을 읽는 속도는 책을 사들이는 속도에 못 미쳐서 말입니다~--;
 
폭력과 존엄 사이 -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를 만나다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29
은유 지음, 지금여기에 기획 / 오월의봄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주말, 서울에 첫눈이 내렸다.

참 기다리던 첫눈이었는데,

토요일 날 내리는 눈은 야속했다.

광화문 광장에, 서울 광장에, 곳곳에서 모일 사람들이 힘들걸 생각하니 첫눈이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었다.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촛불 집회에 참석하는 대신, 집에 앉아 이 책을 읽었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 은유는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중 한명의 말을 인용하여,

믿기지않는 그 상황을 '첫눈 같은 게 내렸다'고 표현했다.

시대가 어느 시댄데, 꿈이라고 해도 믿기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7명에 관한 글들 중 채 한꼭지도 다 읽기전에 '저 억울함을 안고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기실 난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하던 이승복을 배운 세대이다.

어린 시절 간첩이라하면 이리나 늑대 따위 어둠과 빨강의 집합체인줄만 알았다.

조금 더 커서 텔레비전이나 책에 등장하던 그들이 이리도 늑대도 아니고 뿔 달린 도깨비도 아닌 것이, 정작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어린 시절 순진한 눈으로 바라봐도 믿기지 않던 간첩들에 관한 얘기였는데,

머리가 굵어 읽게 되니 완전 황당 코믹 버라이어티쇼 수준이다.

차라리 김일성이 가랑잎을 타고 두만강을 건넜다는 말을 믿겠다.

 

지난 19일 광화문 집회에서 '노동당 당원증'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간첩 연루 얘기가 나왔었는데, 알고 보니 완전 코메디였었다.

이런 어설픈 얘기들은 불신만을 부추긴다는걸 그들은 모르나 보다~--;

 

사실 난 '은유'작가의 책은 빼놓지 않고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쉽게 알아먹을 수 있는 따뜻한 글을 쓰는 작가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르포나 인터뷰 글들은 격식을 갖추어 딱딱할테니, 감정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우리에게 은유같은 작가가 있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란걸 깨달았다.

그니가 아니라면 누가 저들의 마음을 '제대로' 어루만져 줄 수 있었을까 싶었다.

 

그동안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니의 글에서 생각지 못했던 어루만짐과 치유를 경험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게 글이 줄 수 있는 온기이고 글의 힘인 것 같다.

 

이 책은 그래서 아프지만(아프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이니까, ㅋ~.),

딱딱하거나 무미건조하지만은 않아서 읽기에 빡빡하지 않다.

은유 작가는 이 책의 처음에서,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내 친구의 할아버지이자 어머니이고 오가다 마주치는 이웃이며 버스 옆자리에 앉은 동료 시민인 것이다.(12쪽)'

라고 밝혀 주위를 환기시키고 시작한다.

아무리 '믿기지않는 첫눈'같은 이야기지만 실재하는 이야기임은 물론이다.

 

어찌 보면 우리 주변의 순박하기 이를때없는 이들의 삶이지만,

그 삶들이 흐지부지 흐트러지지 않도록,

'이론적 근거'를 더할 책들을 참고서마냥 적재적소에 인용한다.

 

사실 난 대학시절을 좀 불우하게 보냈다고 할 수 있는데, 학생운동이나 집회 따위를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이쪽으론 독서 경험이 전무한데,

인용된 책들이 전부 다 흥미로우니 차근차근 공부해 보는 것도 좋겠다.

사람은 삶의 주기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거나 늦게, 너무 늦게 깨닫는다. 왜냐하면 경험이 쌓여야 알 수 있는 문제인데 누적된 증거가 없는 탓이다. 삶의 후반기에 이르러서야 주기성의 법칙을 확실히 깨닫게 되고 어떤 것이 지속되리라는 희망이나 두려움이 없어진다. 젊은이의 슬픔이 너무도 절망에 가까운 것은 젊음의 무지 때문이다. 젊은 시절 위대한 성취를 꿈꾸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삶은 너무나 길어 보이고, 너무도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삶에 필요한, 삶이 가져야만 하는 그 모든 간격-열망과 열망, 행동과 행동 사이의 간격, 잠을 위해 멈추는 시간들처럼 피할 수 없는 멈춤들-을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숨 돌릴 휴지기가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불행한 젊은이에게 삶이란 불가능해 보인다.  사람의 일에는 밀물과 썰물이 있다는 세익스피어의 구절에 더 미묘한 뜻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마음의 평화가 있으리라.

                                          -엘리스 메이넬<삶의 리듬>, 《천천히 스미는》,84쪽,

은유 작가는 '엘리스 메이넬'을 이 책 14쪽에서 재인용한다.

그리고 이 인터뷰 작업이 국가폭력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피해자의 사는 이야기, 즉 삶의 질곡을 견디며 살아온 일상 그리고 끝내 무죄를 밝혀내고 존엄을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는다는 것, 그라하여 몹시도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는 기획 의도를 듣고 조심스레 용기를 냈다고 밝힌다.

어둠속에서 나는 삶을 향해 미소를 지어. 마치 악하고 슬픈 모든 것은 거짓임을 확인하고 그 모든 걸 순전한 빛과 행복으로 바꾸어내는 어떤 마법 같은 비결을 알아내기라도 한 사람처럼 말이야. 그리고 줄곧 내 자신 안에서 이런 기쁨의 이유를 찾아보려 하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 그저 다시 스스로에게 미소를 짓는 수밖에. 스스로를 비웃기도 하고. 비결은 결국 삶 그 자체인 것 같아.

                                   - 케이트 에번스,《레드 로자》,177쪽

케이트 에번스의 '레드로자'를 인용하기도 한다.

 

"기억이란 지나가는 물고기를 모두 잡는 일은 결코 없으면서, 종종 있지도 않은 나비를 잡아버리는 그물 같은 것이었다"고 하면서 '리베카 솔닛'도 인용한다.

적재적소에 박힌 적절한 예로 인하여 이 책은 더 알차고 풍성하다.

 

저자 은유가, 

몹시도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듯이,

세상을 좀 살아본 나도 '삶의 주기성'을 인지하고 점점 큰 포물선을 그리는 방식으로 힘을 보태고 싶다.

 

돌이켜보니,

그동안 나는 내 자신의 감정으로 힘들어한게 아니라,

오지랖 넓게도 다른 사람들이 분출해내는 감정을 엿보고 힘들어했다.

그렇게 엿보게 된 감정들이 너무 과해 자꾸만 눈감고 귀막아 버리려고 했다.

 

이 책만 하더라도,

어떤 어르신들은 그러니 배워야 한다고 하고,

어떤 어르신들은 배운 사람들 하는 짓을 보고 못 배운 걸 한탄하지 않았다고 하셨다.

상반되는 것 같지만 어르신들은 삶에 닥친 불의에 침몰하지 않고,

그것을 발판 삼아 세상으로 나아가거나 고독 속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은유 작가가 쓴 박순애 할머니의 한꼭지를 옮겨보면 이렇다.

치매에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오렌지 하나 사 먹고, 계란 노른자나 단호박을 삶아 먹는다. 식후마다 약 챙겨 먹고 그리고 리모컨으로 티비를 켜고 일본 방송을 본다. 양딸이 찾아와 누르는 벨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소리를 키워놓고 귀 기울인다. 나를 알아주고 잘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던 그 세상으로 들어간다.(108쪽)

고립무원이라고 하고 싶지만, 박순애 할머니에겐 그 곳이 천국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고보면 천국이나 지옥 따위는 장소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온기에 관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발을 땅바닥에 탄탄히 붙이고 무게중심을 적당히 할수록 시야는 넓어지는 법이다.

폭력이라던가 존엄 따위가 그래야 더 이상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것이 되니까 말이다.

 

오래간만에 읽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어디든, 빨간 약이 필요하다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프리쿠키 2016-11-28 2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은유님은 저도 팬입니다.
<글쓰기의최전선>
딱 한권의 책을 읽었지만요.
제가 어설프게나마 글이란 걸 쓸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제 마음을 비추는 등대같은 책이었어요.
책제목을 보고 그 분이 맞나싶을정도로
새로운 분야의 글까지 출간하셨네요.

비록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시는 작가지만
그분의 공감능력과 온기있는 치유의 글들은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데 특효약인것 같습니다.

리뷰잘읽고 갑니다.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9 10:42   좋아요 1 | URL
저는 은유 님 시집이 시작이었는데,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전작주의자가 되기로 했달까요~^^

글로써 위로받고 치유받을 수 있는걸 경험했습니다.
그런 달란트를 갖고 있는 그분이 부럽습니다~^^

2016-11-29 05:25   좋아요 1 |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9 11:00   좋아요 1 | URL
오늘 아침에 많이 추웠는데, 이젠 또 봄날 같아요.
이게 다 햇살의 덕분인거 같아요~^^

cobomi 2016-11-29 0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국이나 지옥 따위는 장소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온기에 관한 문제일지도 모르겠다.˝는 문장이 여운이 남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9 11:07   좋아요 0 | URL
요 위 댓글의 덧글로도 썼는데,
아침엔 좀 추워서 잔뜩 움추렸는데, 해가 나니 이젠 따땃한것이 살만합니다.
님이 계신 그곳에도 햇살 한줌 보내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단발머리 2016-11-29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은유 시인은 처음이예요. 북프리쿠키님 댓글보고 검색해 보았더니 <글쓰기의 최전선> 표지를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내 친구의 할아버지이자 어머니이고 오가다 마주치는 이웃이며 버스 옆자리에 앉은 동료 시민인 것이다, 인용해주신 구절이 세월호를 생각나게 하네요.
우리 아이, 옆집 아이, 앞집 아이 같던 아이들이 그렇게 소중한 삶을 빼앗겼는데도 그들의 죽음에 대한 의문과 조사연구가 국가에 반하는 것이라 말했던 사람들... 국가에 의해 자신의 삶을 빼앗겨버린 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하구요.

얼른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어서 강건해지시기를...

양철나무꾼 2016-11-30 15:50   좋아요 0 | URL
글쓰기의 최전선도 그렇고...님도 보시면 틀림없이 반하실거예요.

덕분에 다 나은것 같습니다. 훌훌 떨고 일어날 수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__)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문학과지성 시인선 492
황인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인숙은 내게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라는 시로 각인되었다.

 

시라는 것은 어느 정도 운율과 리듬감을 갖고 있게 마련이지만,

황인숙을 읽다보면,

현실의 꿀꿀함에 리듬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경쾌함을 드러낸다.

이것들은 때론 타자와의 대화 같기도 하고, 때론 혼잣말 같기도 한데,

읽다보면 어느새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아서,

입꼬리가 올라가고 배시시 해시시 거리게 된다.

이걸 문학평론가 조재룡은 '해설'에서 '명랑'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니의 시를 읽다보면 경쾌하지만 마냥 가볍지않은 것이 적당한 온기와 품위를 지닌다.

간혹 너무 가벼워서 날아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붙잡으려고 하면,

어디선가 나타나 깔깔 웃음을 터뜨리는 방식으로 제 속을 가벼이 해서 날아가 버릴 것만 같다.

 

하긴 요즘은 황인숙의 명랑함은 언감생심,

가볍고 단출해서 중량감 없으므로 머물지 않고,

그리하여 계획없이 날아 오를 수 있고,

날아오르지 않더라도 떨쳐버리고 훌쩍 떠날 수 있는 그런 삶을 꿈꿨었다.

 

떠나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고,

존재감 1도 없이 사는 삶을 꿈꿨달까?

 

황인숙은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로 등단했단다.

그래서일까, 이 시집에서 하고싶었던 얘기도 내가 보기엔 '명랑하라 고양이, 명랑하라 그대'처럼 여겨졌다.

 

칠월의 또 하루

 

싸악, 싸악, 싸악, 싹싹싹

자루 긴 빗자루로

자동차 밑 한 움큼 고양이밥을

하수구에 쓸어버린다

"내가 밥 주지 말라꼬 벌써 멫 번이나 말했나?"

동네 부녀회장이라는 이의 서슬이

땡볕 아래 퍼진다

나는 그저 진땀 된땀 식은땀을 쏟을 뿐

찍소리 못 하고 선 내게

그이는 빗자루를 땅바닥에 탈탈 털며

눅인 목소리로 말한다

"누구는 고양이 멕인다고 일부러 사다 놓는 밥을

이리 내삐리는 마음은 좋은 줄 아나?

사람 좀 그만 괴롭혀라, 사람이 먼저 살고 봐야지!"

새끼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어미고양이

멀리도 달아나지 않고

옆 자동차 밑에서 숨죽이고 있다

내가 어떻게든 해줄 것을 믿는 듯

흠뻑 젖은 셔츠 아래서

위가 뜨끔거린다

당신은 내게 제정신이 아니라지만

당신도 좀 그렇다

 

언젠가 아침 출근길의 일이었다.

동네 길고양이를 모아놓고 어떤 여자가 자기몫의 햄버거빵을 인심 쓰듯 나눠주고 있었다.

그런데 빵안의 패티는 쏘옥 빼서 여자가 먹고 햄버거 빵만을 던져주는데,

고양이가 냄새만 맡고  슬금슬금 피하는 것이 아닌가.

그녀가 던져준건 양파와 밀가루 빵껍질뿐이었는데, 고양이가 먹으면 위험한 음식이다.

여자는 고양이가 자기에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육두문자를 섞어 욕을 하고 있었는데,

고양이는 욕을 못 알아먹을 뿐이고,

주변 사람들만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저시에서

"사람 좀 그만 괴롭혀라, 사람이 먼저 살고 봐야지!"라는 부분은,

인간만이 우월하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사고 방식이다.

사람이 먼저 살아야 하는게 아니라, 사람과 고양이가 같이 살아야 한다.

'흠뻑 젖은 셔츠 아래서 위가 뜨끔거린다'라는 구절은 동네 부녀회장을 따끔하게 꼬집는 언어 유희이다.

'아래서'와 '위가' 어우러져 절묘하다.

 

저 시뿐만 아니라 그니의 시를 읽다보면,

'달아', '비야', '아참', '아' 따위의 감탄사를 통하여 그렇게 환기되고 전환되어 명랑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고통

 

가장 따뜻한 데를

추위도 안 타는 시계가 차지하고 있다

그 옆에 기억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비쩍 마르고 오들오들 떠는 것들을

어두운 구석으로 몰아넣는다

열정이니 고양감이니 사랑이니 우정이니

시니 음악이니 존재니

행복감이니 다행감이니

 

심장이 찌그러진다

찌그러져라, 참혹하게 찌그러져

터져버려라

연식 오랜 시계여

진공처소기여

피도 눈물도, 눈도 코도 귀도,

아므 감각도 없는 것이여

 

고통이라는 시도 좋다.

이 시를 읽다보면 '고통'이라는 것은 살아있다는 절실한 표현이자 증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가장 따뜻한 데를 추위도 안 타는 시계가 차지하고 있다'고 읊조리고 있는데,

시계는 사람마냥 추울수록 '째깍'거리며 달음박질을 치는 그런 건 아니었나 보다.

'아무 감각도 없다'는 것은 인간 위주의 편협한 사고일 뿐이다.

거기에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감각'을 웃질로 놓는 도그마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걸 '살고싶지 않아'라거나 '죽고싶다'고 하지 않고,

ㆍㆍㆍㆍㆍㆍ

나도 살아 있다

우리를 오래 살리는,

권태와 허무보다 더

그냥 막막한 것들,

미안하지만 사랑보더 훨씬 더

무겁기만 무거운 것들이

있는 것이다

                                ('그 젊었던 날의 여름밤' 부분)

라고 '그 젊었던 날의 여름밤'의 한구절에서 이렇게 적고 있는데,

'무겁기'를 '무섭기'로 오독하고 일부러 그리 읽은 것이라고 우기기 바쁘다.

 

암튼 문학평론가 조재룡의 '해설'중 일부분을 옮겨보게 되면,

'황인숙의 시에서 말들은 감정을 한 웅큼 머금은 상태 그대로 터져 나오는 법이 없다. 그런데도 시가 깊이를 갖는다는 것은 조금 특이한 일'

이라고 하고 있는데,

황인숙의 이 시집을 선물받아 읽은 나로서는,

깊이를 가늠할 깜냥이 안되지만 넓이로 미루어 깊숙하다고 설레발 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이 춥고 쓸쓸한 겨울이 적당이 뜨듯하게 여겨졌으니 말입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11-25 2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집 읽고 있는 중입니다. ^^

양철나무꾼 2016-11-29 10:21   좋아요 0 | URL
멋진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2016-11-25 21:04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9 10:24   좋아요 0 | URL
결혼 기념일이었어요.
그래서 참석 못한건 아니고,
허리가 아프다는 것도 핑계고,
남편이 친구들과의 모임을 거기서 한다길래,
‘옳다구나~‘ 혼자 다녀오라고 하고,
전 집에서 만두를 빚었습죠~^^

희선 2016-11-26 0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국 사람도 고양이를 많이 키우고 고양이 책도 많이 나오기도 하는데, 황인숙은 오래전부터 고양이를 좋아했네요 소설도 있어요 《도둑괭이 공주》 이때는 별로 생각하지 못했는데(길고양이한테 밥주기도 하나보다 하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황인숙으로 찾아보니 다른 책도 있네요 고양이와 함께 사는 이야기를 쓴... 다른 시집에도 고양이가 나오는 시 있어요 예전에 몇 권 보기는 했지만 기억하는 게 없어서 몰랐는데, 그건 한해전쯤 다시 봤더니 있더라구요 예전에 본 거 한번 보고 싶기도 한데 그러지 못하는군요

고양이와 같이 사는 사람도 많지만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죠 그런 고양이는 오래 살지도 못한다고 하던데... 고양이가 사람한테 나쁜 짓하는 것도 없는데, 함께 사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싶기도 하네요


희선

양철나무꾼 2016-11-29 10:31   좋아요 0 | URL
황인숙은 시집 몇권이랑 ‘인숙만필‘이란 수필집을 읽었던것 같아요.
희선 님 덕분에 상기됐어요, 찾아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북프리쿠키 2016-11-27 15: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명랑˝이란 단어가 재미있네요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
너무 어렵습니다.
요즘은 까칠하게 살아야 무시안한다는
다짐을 할 정도로 인간관계는
참 어렵기만 하네요^^

양철나무꾼 2016-11-29 10:38   좋아요 1 | URL
저도 인간관계가 제일 어려워요~--;
님의 말씀에 고개를 주억이게 되는데,
그리되면 무시는 안 당하는데 관계가 단절되더라구요.
그래서 타인이 아니라 제 자신에 관해서만 까칠해지자 다짐하는데,
아직 수련이 부족한지 요원해 보이기만 합니다~ㅠ.ㅠ
 

최선인 단 하나의 계획을 찾기 위해 지나치게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다 효율적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막상 가족이 볼 때는 무지하게 비효율적으로 사는 사람이 있는데, 소음인인 경우가 많다. 대충 넘어가도 되는 걸 일일이 따지고 있는 모습이 가까이 있을수록 잘 보이기 때문에, 가까운 사람이 보기에는 아주 비효율적으로 사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 효율성이 작은 집단에서는 중요하다. 기본적인 동의가 되어 있는 집단내에서의 일, 즉 당여에 강한 이유이다. 하지만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들끼리 어울리게 되면 기본부타 다 맞춰가야 비로소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일에 들어갈 수 있는 소음 경향이 좀 갑갑할 수 있다. 역시 극복하는 방법을 공부해야 할 것이다. (180쪽)

 

태음인 아이에게 속도를 강요하는 것은 곧 아이를 교심에 빠져들게 만드는 짓이다. 태음인은 폭을 확보한 뒤에 깊이를 가진다. 폭과 깊이가 확보되면 비로소 핵심을 찾아낼 줄 알게 된다. 그 뒤에 비로소 속도가 붙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얻어지는 속도를 강요하면 어떻게 될까? 아직 자신의 장점을 키워 약점을 메울 수준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 약한 부분을 자꾸 요구받으니까, 남을 흉내내는 방식으로 도망가게 된다. 그런 식으로 아이들이 교심이 강해지면 잡다한 지식을 줄줄 나열하는 모습, 문제의 답을 외워서 발표하는 모습 등으로 나타난다. 폭에서 바로 속도로 건너뛰는 방식이다.(205쪽)

 

소음인이 생각하기에, 분명히 자신의 논리가 맞는데 다른 사람들이 이를 안 받아들인다. 그런데 기본 가정을 검토할 생각은 못하고, 논리만 다시 점검해본다. 물론 논리 자체야 틀린 부분이 없다. 그러면 " 아, 목소리를 더 높여야 되나보다"라고 어설프게 소양인을 흉내 낸다.

  보통 소양인의 말투가 공격적인 경우가 많다. 양인은 부정적인 것의 축소 쪽에, 음인은 긍정적인 것의 확대 쪽에 각각 더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에 대해서 가장 공격적인 사람은 긍심이 강한 소음인이다. 소양인의 공격은 강하기는 해도 화끈하고 뒤끝이 깨끗한데, 긍심이 강한 소음인의 공격은 아주 집요해서 정말 짜증나게 만든다.

  대부분의 사람이 긍심이 강한 소음인을 대하게 되면 결국은 지쳐서 "그래, 네 말 맞다"고 그냥 인정해준다. 하지만 다시는 그 사람을 접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고도 분이 안 풀리면 "기본 수양이 안 되어 있는 놈"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놈"이라며 인신공격을 하는 수가 있다. 그러면 소음인은 "논리에서 지니까 치사하게 인신공격이나 한다"고 또 받아친다. 아니다. 사람들이 논리에서 졌다고 다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아니다. 왜 자신만 인신공격을 받는가에 대해서 겸허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애노희락의 심리학' 211~212쪽)

 

 

 

 

 

 

 

 

 애노희락의 심리학
 김명근 지음 / 개마고원 /

 2003년 10월

 

 

 

참 좋은 책이다.

예도 적절하고, 많은 좋은 책들을 적절하게 인용한다.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겹쳐지는 부분도 많다.

요점만 뽑아서 응축시켜줬음 좋겠다.

이러구러, 이 책에서, 이 책에 나오는 예에서, 많이 위로받는 일상이다.

다 좋은데,

왕소심 고집불통 소음인이 쇠고집 소음인을 만났을때의 대처법이 없다.

하긴 처세서가 아니라 심리학 책이니 무리한 요구이기는 하다.

 

대인관계가 넘 힘들다.

멘탈이 탈탈 털리는 기분이다.

탈탈 털어내고도 부족해 쥐어짜내는 느낌.

고양이가 쥐를 밀어붙일때 쥐구멍은 건드리지 않는 법이다.

이러니 '스.따.'를 얘기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11-25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을 친한 척하면서 지내는 상황을 못 참겠어요. 저만 속앓이를 하는 지경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온정이 느껴지지 않으면 미련 없이 관계를 단절합니다.

양철나무꾼 2016-11-25 17:27   좋아요 1 | URL
cvrus님, 저랑 비슷하시군요.(저만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군요, 헤에~‘‘)
저도 피상적인 관계가 참을 수 없습니다.
제가 관계를 못 하는 걸 수도 있는데,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친구는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물론 관계를 위하여,
지금 이순간도 사람을 만나야 하겠지만,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일일이 의미를 부여할 정도로 감정이 여린 건 아니구 말이죠,

매번 공부를 하고 있고,
그래서 이젠 좀 알 것 같은데,
또 어떻게 보면 하나도 모르겠어 어쩌지 못 하겠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랍니다.

관계를 단절하고 정리할 수 있는 사이라면, 이런 고민도 하지 않죠.
그런 의미에서 때론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폭력적이기도 한 것 같애요.
(감정적으루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