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컴퓨터를 끼고 살지만, 하도못해 요즘은 인터넷이 되는 스마트폰까지 끼고 살지만,

그걸 통하여 정보나 뉴스를 접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인터넷 대형 포털 사이트의 인기 검색어 순위라는 것이,

'인기'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나한테는 생소한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쳐다보고 있으면 내가 시대에 한창 뒤떨어진 것 같아서 자괴감이 들고,

그럴때면 한번씩 주의깊게 들여다본다고 들여다보는데,

다 그넘이 그넘 같이 생겨서 분간이 안 가는데다가,

전하는 정보나 뉴스도 나름의 일정한 주기를 갖고 리바이벌하는 것 같아서,

진지하게 맘 먹고 접근했다가도 이내 시들해져 버리곤 했다.

 

그런데 요며칠은 가수이자 라디오방송 진행자로 알고 있었던 조영남에 진중권이 합세했는지라,

궁금함이 폭발적일 수밖에 없었다.

 

조영남과 대작 작가의 입장은 다들 알고 있을테니까 차치하기로 하고,

내가 알쏭달쏭 야릇한건 진중권의 코멘트이다.

 

난 미술계의 관행은 물론이거니와 팝아트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는 고로,

이런 쪽에 훌륭한 책도 쓰시고 고명하신 서울대 미학과 출신 진중권 님의 코멘트를 인용해 보겠다.

화가 난 것은 이해가 되는데… 그렇다고 사기죄로 고소한 것도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됩니다. 조영남이 사기범이라면 그걸 도와준 사람(대작한 사람)은 공범이죠. 그러니 본인의 주장이 옳다면, 논리적으로 고소를 할 일이 아니라 자수를 했어야죠. 그의 분노와 좌절, 수치와 모욕감에는 충분히 공감하나, 이건 문제를 해결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죠.

ㆍㆍㆍㆍㆍㆍ

생각해 보세요. 검찰과 언론과 여론이 달려들어 사기죄로 처벌 한다고 합시다. 검찰과 법원의 미적 교양수준이란 게 믿을 만한 게 못 되니, 그 인민재판의 분위기 속에서 단죄가 되면, 그게 어디 조영남으로 그치겠습니까? 그럼 애먼 다른 작가들까지 줄줄이 말도 안 되는 이유에서 곤욕을 치르겠죠.

 

진중권 님의 논리에서 궁금한 것은,

애먼 다른 작가들까지 말도 안되는 곤욕을 치른다고 해서,

그 미술계의 관행이라는 것이,

그게 잘못된 관행이어도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니까 답습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누가 한말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가수에겐 목소리가 지문 같은 것이고,

배우에겐 몸짓이나 행위가 그런 것이란 얘길 들었다.

그렇다면,화가에겐 붓터치라고 뭉뚱그릴 수 있는 필체랄까, 그림체가 고유지문 같은 것일게다.

 

내가 글씨가 좋은 사람에게 홀릭한다는 얘긴 누차 반복했었고,

언젠가 조영남의 글씨체를 보고는 그의 그림체와 어울리지 않길래 의아해 했던 기억이 난다.

 

조영남을 향하여 궁금한 것은,

다른 화가들이 그러하듯

그 또한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올린 것인가 하는 점과,

그런 연후에 작품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대작화가인 조수에게 그림의 90퍼센트의 과정을 맡겼나 하는 것이다.

오늘은 '판화'라는 말까지 하는 걸 보면 90퍼센트 이상인 것 같다만~--;

 

군대시절부터 그림에 관심이 있었다고 했는데,

자신이 그렇게...그림을 구상하고 방향을 설정하여 오랜시간에 걸쳐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을 겪었다면,

그렇게 그림 한점을 완성하는데 드는 시간과 수고와 노동을 체험했다면,

군대시절부터 여지껏 오랜 세월동안 그림에 관심을 갖고 그려왔다면,

가수로서의 그 만큼이나 화가로서의 그도 몸에 각인되었을텐데,

그런 자신의 그림을 향하여 판화를 찍어내듯이라는 말을 할 수 있었으며,

자신의 아이디어와 예술혼이 담긴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면 말도 안되는 헐값에 대작 의뢰할 수 있었을까 하는거다.

 

어쩌면, 진중권 님의 말대로 그게 미술계의 관행이고 사기죄까진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음악을 하고 미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중에게 보일, 적어도 자신의 그림을 대신 그리는 작가에게, 체온만큼의 온기를 가지고 대했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이 젊어서부터 그림을 그려 그 정도의 그림을 그려낼 수 있다면 더 더욱 치사하고 졸렬한 착취이다.

 

피카소도 그렇고 단원도 그렇고,

대중들이 접근하기 쉽게...만화를 그리는 만화가들도 기본기부터 탄탄히 한다.
 
이들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지극히 절제됐다는 차원을 넘어서 소박한 느낌마저 드는데,

그것은 후끈한 열기가 아니라 따뜻한 온기이다.
다다르지 못함이 아니라, 최고의 경지에서 구사할 수 있는 덜어냄이고 비워냄이다.

조영남, 그가 가수와 화가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화수'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그 어떤 호칭 앞에서도 '대중'이란 말은 빼야 한다.

 

대중이란 말은 자기가 아이디어를 냈다고 우기고, 자기가 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 주어지는 수식어가 아니라,

적당한 온기를 지녀,

지친 마음을 감싸고 어루만지고,

그리하여 위로가 되어줄 때 붙는 '헌사'이다.

 

그는 더이상 대중가수도 아닐뿐더러, 팝(대중)아트를 하는 화가도 아니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곽진언 - 정규 1집 나랑 갈래
곽진언 노래 / 로엔 / 2016년 5월

 

 

 

그런 의미에서 난 곽진언이 좋다.

그의 무색, 무취, 무미의 목소리가, 담박한 노래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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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5-19 18:38   댓글달기 | URL
저두 진중권님이 코멘트 달았대서 궁금했는데 이렇게 말씀하셨군요.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양철나무꾼님 말씀처럼 관행이니까 괜찮다는 논리도 생각해봐야할 문제 같아요.
그리구 저두 인터넷으로 기사보면 믿음이 안가서 잘 안보게 되더라고요. 오늘만해도 한강 작가님의 책을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 인가, 무튼 그분이 한국책을 번역하기 위해 6년을 공부했다, 7년을 공부했다,9년을 공부했다 등등 매체마다 달리 이야기하더라고요 ㅋㅂㅋ. 이럴땐 신문이 최곤데 구독할 수 없어서 입맛만 쩝쩝 거리며 아쉬워지곤 하더라고요 ㅋ

양철나무꾼 2016-05-21 09:11   URL
저는 다른건 차치하고라도 대작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그 자리에 조영남이 있었느냐 아니냐, 가 관건인것 같아요.
연애하랴, 사람들 구설수에 오르랴, 방송활동하랴,
맞다, 최근까진 쎄시봉인가 그것까지 하느라 바빴을 그가,
손오공처럼 머리카락을 뽑아 분신을 여럿 만들지 않고서야 그 작품을 어찌 감당했을까 싶었어요.
언젠가 `나를 돌아봐`인가에 나온걸 보니까 옷도 혼자 못 갈아입는 할배더구만~--;

맨부커 상만 해도 그렇죠.

일단 한강 님의 맨부커상 수상은 축하드리고요~!
그니나, 영문 번역자를 가지고 뭐라고 하려는게 아니라,
우리나라 언어라는게, 한국어로 쓰여진 작품이라는게 6년이나,9년, 10년 정도 공부했다고 해서,
정서까지 제대로 번역할 수 있는 그런 거라고 합디까, 어디?
데보라 스미스인가 하는 사람이 맨부커 상 후보에도 오른 작가라지요?
그리고 영문본으로 읽은 사람들 말에 의하면 완전 새로운 작품으로 태어났다고들 하고요.
번역은 제2의 창작이라고들 하기도 합니다만,
우리나라 말로 출판될때 보면 편집될때 토씨하나 건드리는걸 원치않는 작가들도 있다고 하던데,
생각해볼 꺼리가 많은 문제이긴 합니다.
이래 저래 저는 할일없이 영문판 `채식주의자` 한권 읽게 생겼습니다여~ㅠ.ㅠ


2016-05-19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21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상에서는 감정표현에 서툴고 많이 자제하는 편인데, 넷 상에서는 호ㆍ불호가 명확하다.

그러다 보니 나의 팬심을 자극하고 감정표현의 대상이 되는건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것들도 한살이라도 어렸을때 거쳐 갔어야지,

나이들어서 좋고 싫음을 가지고 설레발을 치려니 낯 간지럽긴 하다.

 

오늘은 도올에 관해서인데,

내가 이렇게 설레발을 칠 수 있는건...

안 좋은 쪽으로의 변화가 아니라 예전엔 아주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아졌기 때문이다.

요즘 그는 JTBC에서 일요일 저녁  8시 30분이면 '차이나는 도올'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별로'라고 생각했던 그 요인은 아직도 해결된 것 같지 않으니 차치해 두기로 하고,

도올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후레시한 발상을 좋아한다는데,

난 그 후레쉬한 발상을 접하기 전에,

하이톤의 쉰 목소리와 고함 지르고 침튀기는 강의를 여러번 목격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발상이 후레쉬한지 어떤지는 모르겠고 파격적이기는 했다.

 

그동안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 맞닥뜨려도 그냥 지나쳤었는데,

요번엔 칠판을 가득 매운 도올의 필체가 날 끌어당겼다.

율곡과 고승의 대화를 담은 '자경록'을 칠판 한가득 적어놓고 해석하고 있었는데,

글씨가 참 좋고 멋졌다.

그동안 도올이 몇 개 국어에 능통하다더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런가보다 했을뿐 귀담아 듣지 않았었는데,

글씨를 그것도 판서를 이렇게 멋지게 하는 사람이라면 나머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다고 강의 내용도 맘에 들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다.

도올 정도의 내공이 있는 사람이라면,

강의의 수준은 청강생들의 피드백에 의해서 좌우되기 마련일텐데,

예전의 강의들은 일반인이 청강생이어서 그런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 끼리 모여, 강의 수준이 어느 단계에 이르렀다면,

요번 강의는 다양한 연령과 국적을 아우르려다보니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강의 수준을 하향 평준화시켜 버린게 아닌가 싶다.

책으로 한번 훑어보면 될,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일반론을 목이 터져라 외쳐대고 있으니,

시간의 효율성 면에서나,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점에서나, 안습이었다.

 

이게 도올의 강의 방향인지, JTBC의 기획의도는 알 수 없고,

어떻게 축출된 출연자들인지 알 수 없으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출연자의 눈높이에 맞추었다고 해서, 그게 '차이나는 도올'을 보는 시청자의 눈높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텔레비젼 출연자들의 호응을 얻느라 더 많은 시청자들을 놓친 듯 하다.

 

그동안 참 밥맛이라고 생각했었던 사람인데,

그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바꾸니 얼마든지 달라 보이고 멋져 보일 수도 있다는걸 깨달았달까?

예전엔 깨닫지 못했던,

그 나이에도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하는 그 자세도 멋져 보이더라.

내가 같이 나이를 먹게 되니,

그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여도 나는 그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 보잘 것 없는, 겉으로 보이는 외양이나 현상만 보고 홀리지도 않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나 또한 나이를 먹을수록 변화를 원하지 않고 생각이 고착되고 타성에 젖게 될까봐 걱정이었다.

나의 이런 안달루시아를 눈치챈 친구가 이런 말을 해줬다.

 

나이들면 어차피 고루해진다.

나이들면 누구도 내 이야기 들어주지 않는다.

그걸 알아 나가야지,

ㆍㆍㆍㆍㆍㆍ

나이들면 호호아줌마처럼

웃어주고 공감해주고 자기를 녹여내는 사람이 필요하지,

뭐 얼마나 잘난 것도 다 필요없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예전엔 몰랐거나 비호감이었는데 요즘 들어 좋아진사람이 또 한명 있는데,

팟캐스트 '빨간 책방'의 패널로 나오는 김중혁이다.

김중혁이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나처럼 '~같아요'라는 단어를 잘 쓰기 때문이다.

세상에 무엇 하나 단언하거나 확정 지을 수 있는 건 없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지만,

세상도 그렇게 변하는 건,

세상이란 것이 살아움직이는, 하나의 거대한 생물이 아닐까?

 

 

 바디무빙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5월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미리보기로 몇 장 보았는데, 완전 내 취향이다.

출간일만 손꼽아 기다린다, ㅋ~.

그런데...책을 세권 버리고 한권 들이겠다고 대내ㆍ외적으로 선전포고를 한지라,

이 책에 눈독 들이고 있는 것을 들키면 큰 일인데 말이다.

제목도 '바디 무빙'이니 전공관련 참고서적이라고 우겨야 겠다, 앗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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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5-04 16:45   댓글달기 | URL
바람이 많이 불어요 . 오늘은 ...
도올의 말은 어느땐 들어오고 어느땐 안 들어오고 그래요.
^^ 김중혁 ㅡ무겁지 않아 좋아요 .

양철나무꾼 2016-05-07 20:35   URL
오늘은 어버이날 이브이고,
날은 엄청 따뜻했고,
도로 위로 차는 다 쏟아져 나왔는지 길은 엄청 막혔을뿐이고요.

전 오늘 아빠 보러 다녀왔는데,
아빠가 갑자기 많이 늙으신 것 같아서 속상했어요~^^

[그장소] 2016-05-07 21:13   URL
어느날 부쩍 더 늙어보이실때가 있죠.
저도 올 해 그렇게 느꼈어요.
이번 어버이 날 연휴는 모두 각자들
계획이 있어 부모님도 여행중 동생들도 그러네요.^^
주말까지 좋은시간 보내세요. 밤 산책 중예요.^^

2016-05-04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07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5-04 17:49   댓글달기 | URL
저는 외롭고 쓸쓸했던 시절 ㅎㅎ 김중혁의 에세이 `뭐라도 되겠지`를 읽고 하하하 웃으며 힘을 냈던 기억이 있어 그의 신작은 거의 다 삽니다. 김중혁, 좋아요^^

양철나무꾼 2016-05-07 20:40   URL
전 우리나라 작가들 잘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빨간책방을 들으며, 이동진과 김중혁...닮은 듯 다른 것이,
묘하게 비교가 되고 위로가 되어 좋아요.

솔직히 이동진은 책 콜렉션 하는 것 부터 저랑 닮아서 좀 숨막혀요~^^(속닥)

2016-05-04 18:42   댓글달기 | URL
전 똑똑한? 사람들 좋아해요. 두 분 다 똑똑하신 분들인듯요 ^^

양철나무꾼 2016-05-07 20:41   URL
전 제가 배울게 있는 사람이 좋아요.
똑똑한 사람도 좋겠지만,
의사표현이 분명한 똑부러지는 사람이 `더` 좋아요, ㅋ~.

2016-05-04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07 20:44   URL
잘 생기고, 못 생기고, 는 개인적인 취향이라서 모르겠고...ㅋ~.

전 범생이 같은 스탈은 쫌 싫어요.
일탈과 파격을 꿈꾼달까...ㅋ~.

하지만, 제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지구는 둥글고, 내일 아침 해는 뜰거예요.

개인적으로, 전 양동근을 최고의 미남 배우로 칩니다~!!!

북극곰 2016-05-04 21:44   댓글달기 | URL
김중혁 소설은 저랑 잘 안 맞지만 빨간 책방에서하는 이야기들엔 공감이 많이 돼서 좋아해요. 차이나에 대해서 무지한 저는 요즘 도울의 강의도 열심히 듣고 있어요. 예전엔 저도 별루였는데 요즘엔 꼬박꼬박 듣네요. ^^

양철나무꾼 2016-05-07 20:48   URL
전 김중혁은 이제 막 시작이어서...뭐라고 말씀드릴 깜냥이 아니고,
`차이나는 도올`은 열심히 듣지는 않아요.
가다오다 한번씩 보는데, 전 목소리와 퍼포먼스가 버거워서,
도올의 강의의 특징은 책과 일치한다는 것이지요, ㅋ~.
전 책으로 대신하려구요~ㅅ!

2016-05-04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07 20:51   URL
그쵸~, 그걸 퍼포먼스로 치부해야 하는 건지, 아님 아트로 봐줘야 하는 건지...
전 예술을 보는 눈이 없어서리~--;

그런데, 도올이 처음엔 반대했다가, 나중엔 인정했다죠.
범인은 아닌 듯~--;
전 딸도 없지만,
만약 딸이 있어서 그런 퍼포먼스를 한다면...그렇게 인정할 정도로
쿨한 마인드가 안될 것 같아요, 솔직히~!

2016-05-05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5-07 20:54   URL
고루해진다는 건 타성에 젖는다는 걸텐데,
살아온 날만큼 습관과 버릇이 고착되어,
익숙한게 편하고 일탈을 두려워하니...더더욱 그럴것 같습니다.

내 자신을 완전히 녹여낼 수 없더라도,
조금은 부드럽고 유해졌으면 좋겠습니다~^^

cyrus 2016-05-05 17:57   댓글달기 | URL
도올 강의는 TV로 보는 것보다는 직접 보면서 들어야 공부하는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6-05-07 20:56   URL
그동안 저의 경험으로 미루어 책의 내용과 강의가 거의 일치합니다.
별로 다른 점이 없는 듯~!
현장에서 타액 파편 맞지 마시고, 걍 책으로 공부하셔도...ㅋ~.

푸른희망 2016-05-07 17:07   댓글달기 | URL
저도 빨책에서 일타강사같이 매끈한 이동진보다 김중혁이 좋아요 밀리는듯 어눌한듯 하면서 할말 다하는~~그의 작품도 좋아하는데 신간 나오는군요

양철나무꾼 2016-05-07 20:58   URL
님, 말씀듣고보니 그렇네요.
일타강사~, ㅋㅋㅋ~.

전 요번 게 시작인데, 대형포털에서 미리보기로 좀 봤거든요.
넘 좋았어요.
딱 제 취향이었답니다~^^
 

개인적으로 '세계 책의 날 기념 10가지 질문 이벤트' 라는 이 행사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왜냐하면 내가 알라딘서재 아곳에 처음 글을 쓴게 2010년 5월 10일, 지금으로부터 약 6년전, 마찬가지로 '책의 날 기념 10문10답 이벤트'(링크) 였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무궁한 발전과 아울러 나도 한뼘 성숙한 독서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나이가 들면서부터였던거 같다.

언제부턴가 그 좋아하는 책이 가끔 날 비껴간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그럴때는 우두커니 앉아서 책이 다시 나를 받아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가 '언제 어디서'고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뿐이다.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무조건 종이책이다.

언제던가 절판된 책이 전자책으로는 있어 구입했는데, 아직까지도 앞 몇쪽에서 진도를 못나가고 있다.

책은 깨끗이 본다. 도그지어, 밑줄 긋지 않고 포스트잇을 글자너비만큼 잘라 붙인다.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사진에 빠졌는데, 오늘밤 내 애인은 이 책이다, ㅋ~.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구대회 지음 / 달 /

 2016년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특별한 방식이랄게 없고 들이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쌓아둔다.

예전엔 책을 모두 끌어앉고 있었는데,

이제 한번 읽은 책을 다시 읽을 일은 거의 없는 걸 아는지라 나눠주거나 버릴려고 애쓴다.

 

덩치로 쌓아놓은 책이 무너지거나 책으로 테트리스 꿈 따위에 가위눌려본 적이 있는지라,

이젠 버리고 줄이고 비워 홀죽하게 하려 얘쓰는데,

 

그래도 새로운 책 얘기를 들으면 맘이 동하여 일단 지르고 보는데,

가진 책의 1/10정도는 읽게 되니, 당장 안 읽더라도 책을 들이는 것아 낫다는 이 권우의 말이 위로가 된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좀 조숙했던 탓인지 초등학생때 삼국지와 세익스피어 따위 하드커버로 된 보이기위한 장서를 야금야금 아껴 읽었던 것 같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내 성향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몸을 움직여서 뭔가를 한다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는것을 아는지라, 저런 집짓기 관련 서적에 '뭥미?@@'할 것이다.

근데 집짓기, 특히 저런 한옥 집짓기 관련 책들을 읽다보면,

사람이 먹는 음식도 그렇지만,

인간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온 우주를 아우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저절로 겸허해진다.

 

또 한권은 생선도 잘 안 먹는 녀석이 스시라니?하며 놀라워할, 저 책이다.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읽는 책이 다양한 만큼, 그때그때 읽는 책에 따라 만나고 싶은 작가도 바뀌는데,

'유령이 쓴 책'을 쓴 '데이비드 미첼'은 꾸준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작가들은 내가 관심을 가질 때쯤이면 어느 정도의 정보는 얻을 수 있는데,

데이비드 미첼에 대해선 별로 알려진게 없다.

개안적안 시시콜콜함이 아니라,

이렇게 대단한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의 정신세게랄까, 저력 같은게 궁금하다.

 

 유령이 쓴 책
 데이비드 미첼 지음, 최용준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3월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학창시절 삼중당 문고로 읽었던 그것들,

고전의 반열에 오른 그것들을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늘 읽었다고 착각하는 하지만 아직 제대로 못 읽은 것들이 더 많은 고전들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책보다는 사람을 데리고 가고 싶다.

나보다 세상을 좀더 살아서 지헤와 혜안이 있는 사람 한명만 있으면 심심하지 않을 것 같은데,

꼭 책을 가져가야 한다면 주역, 중용, 옥편으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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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3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4-28 09:22   URL
옥편은 어찌보면 그림책이잖아요~^^

pek0501 2016-04-24 00:56   댓글달기 | URL
머리맡에 있는 책들, 탐스럽습니다.(이런 표현이 이상하지만...)

관심 가지고 잘 읽었습니다.

양철나무꾼 2016-04-28 09:27   URL
이동진도 그러더군요.
장서는 많고 적고를 떠나서 어찌보면 `욕심`의 산물이라고...ㅋ~.

사진으로 보이는건 `설정용`이어서 많이 정리가 된 것이고,
실상은 탐스럽지 않고, 탐욕으로 차고 넘쳐...
매일밤 제 얼굴로 무너져 덮치는 꿈에 시달립니다~ㅠ.ㅠ

단발머리 2016-04-24 07:15   댓글달기 | URL
감회가 남다르시다는게 완전 이해돼요.
정말 특별한 인연이세요. 처음 글이 `책의 날` 이벤트셨군요. ^^
무인도에 주역, 중용, 옥편~~ 멋져요!

양철나무꾼 2016-04-28 09:31   URL
네, 그래서인지 초창기부터 여지껏 꾸준하신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습니다.

무인도에 주역, 중용, 옥편이라 함은,
주역과 중용을 원전으로 가져가고 싶은데,
그냥은 읽을 깜냥이 안 될것 같으니 옥편이 필요할테고,
그리고 옥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림책 같은 것이, 온 우주가 들어있기도 한 것이,
완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

초딩 2016-04-24 10:22   댓글달기 | URL
보슬비님의 보리국어사전, 저 초딩의 옥스퍼드 사전에 이어 양철나무꾼님의 옥편 :-)기본 사전이 다 모였네요~
저도 책을 나누고 싶은 날이 오겠죠?
좋은 하루 되세요~

양철나무꾼 2016-04-28 09:33   URL
초딩님, 질문 있습니다.
진짜 초딩은 아니시죠?

이곳에 출몰시간도 그렇거니와, 깊이와 방대함도 그렇고 말이죠~^^
초딩같은 초심과 순수함을 유지하고 싶다, 정도로 해석하면 되려나요?
반갑습니다, 귀하게 아껴뵙도록 하죠~^^

초딩 2016-04-28 14:21   URL
우앗 ~ 양철나무꾼님의 댓글에 감격합니다~
피지컬이 초딩이면 참 좋겠습니다 ㅜㅜ
정신연령에 영향을 주는 몇 부분들이 초딩 이하 또는 초딩 수준이고, 또 말씀하신 것처럼 초딩스러움으로 회귀하고 싶어서 그리 닉네임을 정했습니다 :-)
잘 부탁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헤르메스 2016-04-25 00:29   댓글달기 | URL
와, 시작한 날이 겹친다면 정말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데이비드 미첼을 만나면 전 꼭 그의 유년 시절을 물어보고 싶어요. 그냥 개인적이 느낌인데 그의 유년 경험이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거든요. 저는 생선회를 너무 좋아하는지라 `스시의 기술`이라는 책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04-28 09:47   URL
프레드 바르가스도 그렇지만, 데이비드 미첼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은지라...
(제 맘대로 좋아한다고 미루어 짐작하고는, ㅋ~.)
헤르메스 님이 무한 반갑습니다.

넓이와 깊이를 두루 갖추신데다가,
거기다가 완급조절을 자유자재로 하시는 님도 제게는 미스테리이긴 하지만요~^^

감은빛 2016-04-25 14:43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양철님과 제가 관심갖고 읽는 책들이 자꾸 겹쳐서 신기하다 생각했었죠.
오늘은 겹치는 책이 하나도 없는 걸요.(양철님께서 선물하신 『유령이 쓴 책』은 빼고)

집짓기 책을 저리 많이 갖고 계시다니 진짜 놀라운걸요.
혹시 나중에 시골에서 직접 집 짓고 살 생각이신가요?

양철나무꾼 2016-04-28 10:14   URL
그때나 지금이나 제 관심분야가 다양한건 여전하지만,
궁금한게 많아서 여전히 먹고싶은 것도 많지만,
님과 겹치는 쪽은 남편의 일이랑 연관되어 책이 그쪽으로 다 가 있다보니, ㅋ~.
그리고 제가 이젠 책을 많이 줄이기는 하죠~--;

집짓기 책이나 건축 책들이 말예요.
은근 재밌다니까요, 온 우주를 담고 있는 것 같이 여겨져서 말예요.
시골에 집짓고 살지는,
제가 달팽이와 동거동락 할 수 있는지, 의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겠죠?
아직은 상추에 붙은 달팽이를 보면 기겁을 합니다~--;
 

밤새 비가 내렸다.

비를 맞아야 싹을 돋우고 자라나는 나무나 풀도 아니면서 밤새 잠을 설쳤다.

며칠전 아침 산책길에 보니 목련나무와 천변 이름모를 나무에도 잔뜩 물이 올랐던터라,

요번 주말엔 가까운 공원이나 뒷산으로라도 꽃구경을 가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말이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툴툴거릴 사이도 없다~--;

 

엉뚱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옛날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는데,

가난한 선비 내외의 집에 또 가난한 나그네가 하룻밤 머물게 되었는데,

다음 날 아침 일어나니 딱 지금처럼 비가 내렸다.

가난한 선비 내외는 '가라고 오는 가랑비요.'했을테고,

또 가난한 나그네는 '있으라고 오는 이슬비요.'라고  했을 거라는 얘기.

 

지금 내리는 비를 '꽃비'라고들 한다.

싹을 돋우고 꽃을 피우는 것도 '꽃비'이고, 꽃을 떨구고 열매 맺게 하느라 내리는 비도 '꽃비'가 되는 셈이다.

삶의 상반되는 이면에 붙여진 같은 이름이라니, 삶은 그렇게 조금은 황홀하고 조금은 눈물겨운 것인가 보다.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ㅋ~.

우울했었던게 맞나 싶게 이렇게 '룰루랄라~'거리는 것은,

내가 애정해 마지않는 강승원 님이 양희은의 목소리로 '4월'이란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곡도 좋은데, 가사도 좋다, 아흑~^^

 

접힌 부분 펼치기 ▼

 

양희은 - 4월(with 강승원)

꽃잎이 난다 사월이 간다 너도 날아간다
산 그림자 짙은 이곳에 나는 떨고 있는데

봄비 내린다 꽃잎 눕는다 나도 젖는구나
녹아 내리는 시절 기억들은 사랑이었구나

다 보냈다 생각했는데 잊은 줄 알았었는데
숨쉬고 숨을 쉬고 또 숨 쉬어봐도 남는다
모자란다 니가

내 몸이 녹아 내린다 네게로 스며들었다
꽃잎은 날고 봄비 내리면 나를 보낸다


다 보냈다 생각했는데 잊은 줄 알았었는데
숨쉬고 숨을 쉬고 또 숨 쉬어봐도 남는다
모자란다 니가

내 몸이 녹아 내린다 네게로 스며들었다
꽃잎은 날고 봄비 내리면 나를 보낸다

꽃잎이 난다
사월이 간다
나도 날아간다

 

펼친 부분 접기 ▲

 

삶에는 무수히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데,

강승원은 이 곡에서 배웅 못했던 헤어짐에 대해서 노래하고 싶었단다.

그러면서,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이 '달인'이라고 하는데,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이 달인인 것은 맞지만,

이 곡과 관련하여 안해도 좋았을 말이 아닐까 싶어 아쉬웠다.

 

삶에 무수히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는 것이야 당연지사고,

살다보면 배웅 못한 헤어짐이 존재하는건 인지상정이다.

그런 감정을 예술로 승화시켰으니까 아름다운 것이고,

강승원이니까 완전 멋있는 것이지만~,

but, 현실에서라면...

배웅 못한 헤어짐이 있을 때,

계속 연연하는건 깔끔하지 못한 일일 뿐더러,

현재에 대한,

현재의 나와 상대방에 대한, 책임회피이고 직무유기이지 싶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입장 바꿔 너라면 그렇게 깔끔하고 쿨하게 처신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알 수 없다고,

알 수 없어서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같은 책을 읽지 않겠냐고 하겠다.

 

 

 

 

 

 

 비밀보장
 송은이.김숙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2월

 

 

개그우먼들의 책이라서 그냥 웃기겠지라고 생각하면 오산.

가볍게 터치하는듯 하지만,

충분히 무게감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고,

책임감 있게 해결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난 깔끔하고 쿨하지 못하지만,

그녀들이  깔끔녀, 쿨녀라는건 이 책을 걸고 보장할 수 있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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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환희 2016-04-07 11:30   댓글달기 | URL
꽃비~~ 예쁜 말이네요

양철나무꾼 2016-04-21 15:51   URL
독서의 환희 님, 반갑습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독서를 통한 환희를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그래야 할테구 말이죠~^^

cyrus 2016-04-07 15:58   댓글달기 | URL
꽃비 때문에 벚꽃 이파리 절반이 땅으로 떨어졌더군요. 이렇게 아름다웠던 순간이 금방 지나가버렸네요.

양철나무꾼 2016-04-21 15:54   URL
엊그제 목련과 벚꽃 타령을 했던것 같은데,
어느새 철쭉과 진달래로 바뀌었어요.

전 철쭉과 진달래 하면 소쩍새가 생각나고,
왠지 궁상맞아지는것 같지만,
그래도 이제부턴 온통 연두이고 초록일테니...한편 설레이기도 하답니다~^^

2016-04-07 1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21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6-04-12 14:11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양희은님의 노래를 듣네~ 참 좋다.
오늘은 양희은님 노래를 줄창 들어야겠다, 점심부터 먹고. ^^

꽃이 참 아릅다와서, 처연하더라.

양철나무꾼 2016-04-21 16:02   URL
난 오늘은 자우림~^^

맨날 먹는다고 하는데, 살은 다 어디로 가나?
내 살 좀 가져가라우요~ㅅ!
 

지난 밤, 오랜 친구가 전화기를 붙잡고 울어대는 통에 잠을 못잤다.

내가 누굴 만나고 무엇을 해도 무한 너그러운 우리집 남자가 만나는걸 아주 싫어하는 (무려 여자인) 친구다.

우리집 남자가 만나지 말란다고 내가 그 말을 꼭 들을 위인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만나지는 못 하고 가끔 전화로 안부만 묻고 지냈었다.

 

내 친구는 20대 초반에 남편이랑 이혼을 한 뒤,

대외적으론 클래식바라고 부르지만, 내가 보기엔 음침한 냄새가 나는 룸쌀롱 사장으로 살며, 악착같이 돈만 벌었었다.

2~3년 전이던가 어디 항공사 부기장이라는 남자를 만난다고 하더니,

얼마전 그 남자가 룸쌀롱을 정리하고 같이 살자고 하더라면서 좋아했었는데,

지난 밤에 전화해서는,

'알고보니 제비였네, 그놈이 해외로 튀었네' 해가며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거다.

친구가 하는 얘길 추려보니,

같이 살자고 해서 다 정리를 하고 집을 얻는데 보태라고 돈을 맡겼는데, 

알고보니 같이 살자던 곳이 해외라는 것이었다.

남자가 안 데려가겠다고 했냐고 물으니, 그건 아니란다.

그럼 그 사람은 틀린 말 한게 없는데, 같이 나가서 살면 되지 뭐가 문제냐고 했더니,

자기는 체질적으로 비행기를 탄다는 것 자체가 싫고,

무엇보다 말 한마디 안 통하는 곳에서 '외로워서 어떻게 사느냐'는 것이다.

 

하소연도 들어줄만큼 들어줬겠다, 그쯤에서 좀 자라고 한마디만 했으면 됐을것을,

빈말 못 하고 할 말 못할 말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에,

그동안 니네 가게로 불러들여 벗겨먹은 그 남자들 중에 뉘집 남편들도 있었을텐데,

그 남편들 기다리느라 집에서 외로웠을 아내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보시했다 치고 덮으라고 했다.

 

내 보기엔 그 남자가 제비도 아니었지만,

그 남자가 제비라고 치고,

제비를 따라 해외로 가든, 제비를 보내고 이곳에 혼자 머물든 간에,

그런 정신 상태로라면 외롭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이 의사표현 할 수 있는 언어로 말을 하고, 그런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롭다는 사람들이 쌔고 쌘걸 보면,

외로움은 공감이나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감성이 아니라,

한번 외로움을 알아버리면 떨쳐버릴 수 없는 일종의 버릇이고 습관인가 보다.

 

전에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도 인간 관계를 앞에 두느라 참았었다.

참으니까 관계는 나아지고 남들로부터 착하다는 소리는 듣는데, 실상 내 속은 지옥이었다.

지금은 착하다는 소릴 못 들어도 그만이고, 인간 관계에 실패하더라도 내 마음이 천국인게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할말은 하고 살자'고 하고 싶은 대로 일단 내지르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노유진'의 '생각해봤어?'를 잼나게 읽었던지라, '할말은 합시다' 또한 완전 기대된다.

 

 

 

 

 

 

 

 노유진의 할 말은 합시다
 노회찬.유시민.진중권 지음 /

 쉼(도서출판) / 2016년 4월

 

 

하려던 얘긴 이게 아니고 시집 얘기인가 보다.

 

 

 

 

 시의 정거장
 장석남 지음 / 난다 /

 2015년 12월

 

예전엔 여러 시인의 시들을 묶은 옴니버스 형태의 시 모음집 내지는 시 해설서 따위가 자주 나왔었는데, 언제부턴가 뜸해졌었다.

그건 예전에 비해 시를 묶어내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시를 해설해내는 품이 형편없어서, 가 아니라,

시를 재인용할 경우 시 한편 당(시인과 그 시인의 시를 관리하는 출판사에게 각각 6만원과 3만원) 도합 9만원의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안 그래도 열악한 시 시장에 수지타산이 안 맞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그렇지, 시 해설서에 해설하고자 하는 원래의 시가 빠지다니,

궁색해도 너무 궁색한 변명이다.

게다가 이 책을 묶고 엮은 장석남 또한 시인이라는걸 고려한다면, 좀 비겁한 처사라는 느낌마저 든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3월

 

그동안 내가 읽은 시 모음집이나 시 해설서 형태의 것 중 가장 좋았던 것 중의 하나는,

(시를 재인용할때 생기는 저작권료에 대한 규칙이 이전인지 이후인지 알 수는 없으나~--;)

'안도현의 시작법'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인데,

시를 쓰기 위한 작법서로 뿐만 아니라,

시에 한발 다가가고 가까워져서, 시를 이해하고 감동할 수 있는 매개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수행해 내고 있다.

 

시를 이렇게 쓰라는 얘기는 독자들이 이런 시를 읽는다는 것에 다름 아니니까 말이다.

 

그러면서 먼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쓰라며, 이정록을 인용한다.

 

간혹 쓸 것이 없어서 못 쓰겠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나는 그에게 간곡하게 말한다. 당신이 지금 전화를 하는 곳에서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있는 것을 말해보라고 한다. 그걸 쓰라고 한다. 곁에 있는 것부터 마음속에 데리고 살라고 한다. 단언컨데, 좋은 시는 자신의 울타리 안 문지방 너머에 있지 않다. 문지방에 켜켜이 쌓인 식구들의 손때에 가려진 나이테며 옹이를 읽지 못한다면 어찌 문 밖 사람 사람들의 애환과 세상의 한숨을 그려낼 수 있겠는가.

                                            '안도현의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중 54쪽, 이정록의 '문지방 삼천리'

 

언젠가 이정록 시인이 보내준 사진 한장이다.

이 사진을 보면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곁에 있는 것부터 마음속에 데리고 사는 것이,

시에 (그리고 시의 자리에 사람을 대입시켰을 때도 묘하게 통용된다~^^)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비법임을 알 수 있다.

 

쓸데없이 주절거리던 얘기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앉아있었던 것은 오해의 여지가 있어 께름칙해서 였다.

이 페이퍼 전체에 걸쳐서 내가 하고싶었던 얘기는,

속에 담아두지 말고 '할'말은 하고 살자는 것이었지만, 한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뚫린 입이라고 '아무'말이나 헤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해도 되는 말과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의 경계를 지키는 일은 어렵다.

그러고보면 요즘 세상에 해도 되는 말 따윈 없는 듯 싶기도 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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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8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2 1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8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2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9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2 16: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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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6-03-20 23:52   댓글달기 | URL
전 반대로 `부기장 같은 제비놈`을 어디.내다 버리지도 못할 친구로 둔 처지라.
그 하소연..망할 넋두리에 치가 떨립니다. ㅎ 이 종류의 사람들은
아무나 붙잡고 속내를 털어놓는 것이 `죄사함`받는 걸로 생각해서.

양철나무꾼 2016-03-22 16:12   URL
부기장 같은 제비놈`을 친구로 두셔서 좋은 점도 있네요.
고해성사를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요.
덕분에 `고해성사`도 하시고 `죄사함`도 하시고...
겉으로 봐선 영낙없는 `신부님`과 `신도`이지 말입니다.
덕분에 `신부님`같은 분도 되어보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