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요리책 제목에 ‘마흔 전’이 들어가서 아들이 놀린다. 엄만 환갑 전에, 라는 책을 읽으라며. 이 녀석, 이 책은 널 위한 거다. 마흔이 먼 미래 같고 너에겐 안 올 것 같지? 난 열세 살 때 읽은 로맨스 소설 문장이 어제 같이 생생하다. (응?)

오크라, 여주, 소송채, 동아 ... 낯선 채소라 저자 이름을 다시 봤더니 일본책이었다. 책 소개글 챙겨읽지 않은 티를 또 냈다.

청상추부터 한 바구니 씻어 통에 담아 놓는다. 풀 많이 먹으면 더 토끼 같은 내 새끼. 만두도 먹어, 이왕이면 왕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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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인줄 알았고요. 표지랑 출판사 이름(애니북스)에 깜빡 속았쟈나요. 책 소개글은 제가 노안이라 안봅니다. 요즘 관심사가 운동! (이라지만 달리기는 책으로 뛰고있음) 근육!(이라지만 덤벨 2킬로가 한계임) 이라서 책으로나마 지방을 불사르고 있는데! (오죽하면 아나토미 책 까지 사서 근육이름을 외우겠습니까...마는....뭐, 저는 화장도 책으로 배운 사람이니까) 연애랑 결혼만 실천으로 바로 뛰어들었구먼.

 

쨋든, 변명하자면, 우리집 애정 운동 만화책 '다이어터'의 친구쯤 되려나, 하고 셋트로 샀더니 하하하 만화책이 아님. 그런데 글이 만화책 만큼 적음. 닉네임 테스토스테론 저자는 일본인이고 트위터에서 핫한 운동 그루라고 함. (난 몰랐지, 트윗에서 난 고양이 트윗에만 하뜨를 찍어주고 있었으니까) 이 책, 셋트는 번역서였는데...의외로 식사법 책에서 계산한 바로는 내 나이, 내 키, 내 활동량에 하루 섭취 칼로리는 1300 이하여야 한다고 해서 심한 충격을 받음. 한끼 아니고 하루에. 난 이미 맥주와 이별했는데. 게다가 웨이트 트레이닝 책, 최강의 솔루션 책은 운동법 책이 아니다. 목차가 곧 내용인 자기계발서랄까. 운동을 하라고 부추기고, 운동하면,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하면 만사형통이라고, (책에 이건 종교라고 써 있음), 단호하게 되풀이해서 반복 또 반복 써 있어서 원고지 매수를 늘려놓은, "헬스장 등록비만 내고 안가고 싶을 때" 읽으면 정신이 조금 들 수도 있는 책....이라기엔 아무리 그래도 만화책 만큼의 활자수만 가진 책임. 하하하. 나 정말 운동에 신경 쓰나보다. 이런 책도 (그러하다. 내 책장에 운동 책이 많다. 다이어트 책도 많다) 사서 읽는다. 창피해서 그 책들 사진 인증을 못함.

 

 

 

만화컷이 한쪽씩 중간중간 나오지만 표지의 '익숙한' 만화체와 얼마나 다르며 저 '근육맨'들은 얼마나 ...음...안 이쁜지.

 

하지만. 그래서 후회만 하는 건 또 아니다. 체력이 슬슬 아주 조금씩 생기고 있기 때문. 랭크를 1분 30초씩 세 셋트를 해낸다. 신호등 바뀌는 걸 보고 뛰어도 심장이 터지지 않는다. 동네 한 바퀴 2.5킬로미터를 내 의지로 걷고 집에 돌아와 쓰러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책도 만나보고 하하하 웃어보았다. 내친 김에 다이어터 만화책이나 다시 읽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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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출장이라 공항까지 배웅가는 중. 이 촌스러운 혹은 다정한 나들이 겸 데이트 덕에 독후감도 못 쓰고 운동도 못 갔다. 한동안 한국음식을 못 먹을테니 남편은 회냉면을 벌써 찜해두었다. 나...나는.... 그저 비행기 타고 싶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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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8-08-30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항이 이렇게 생겼군요!!
저는 비행기는 둘째치고 공항구경부터 ㅋㅋ

유부만두 2018-08-30 12:39   좋아요 0 | URL
인천공항에만 와도 여행이야. 엄청 멀어! ^^

그렇게혜윰 2018-08-30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책이 시리즈로 나오는군요!

유부만두 2018-08-30 13:46   좋아요 0 | URL
시리즈물이었군요! 전 제목으로만 찾았어요. ^^

단발머리 2018-08-30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비행기도 타고 싶고 기내식도 먹고 싶어요. 멀리 멀리~~ 가고 싶....ㅠ

유부만두 2018-08-31 10:36   좋아요 0 | URL
멀리 멀리 혼자서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저도요. 현실은 빨래 하고 있.... ㅜ ㅜ

hnine 2018-08-30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터미널. 저도 배웅하러만 가본 곳 ㅠㅠ
생각해보니 김포공항 이후로 비행기를 아예 타본적이 없네요 이런.

유부만두 2018-08-31 10:37   좋아요 0 | URL
2터미널 너무 멀더라고요. 1터미널 지나고 한참을 더 가서 놀랐어요.
새공항이라 깨끗하고 널찍한데 다녀오니 지쳐버렸어요.
김포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고요. ^^

책읽는나무 2018-08-31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항만 가봐도 왠지 여행가는 듯한 기분??!!^^
나도 따라 비행기를 타고 싶은 맘 굴뚝같겠지만요ㅋㅋ
아~~나도 여행서 그만 읽고 진짜 여행 가고 싶다.
내가 차리는 삼 시 세끼 벗어나, 기내식도 먹고 싶어요.
공항사진만으로도 이렇게 설레고 아쉽다니....묘합니다.ㅋㅋ
늘 기대감을 안겨주시는 만두님의 따뜻한 포토들.독후감이 아녀도 좋아요^^

유부만두 2018-08-31 10:39   좋아요 0 | URL
공항사진만 해도 여행 에너지가 넘치니까요. ^^
한참 버스만 타고 다닌 하루였어요. 다시 집에 와서 아이 챙겨서 치과 다녀오고 시장 보고 여행과 현실을 오락가락 한 기분이었어요.
요즘은 책도 덜 읽고 몸만 엄청 바쁜...뭔가 이상한 나날이에요;;;;;;;

psyche 2018-09-01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터미날은 저렇게 생겼구나. 저기는 북적거리지 않고 좀 여유가 있을 듯.

2018-09-01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1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1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1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건 부침개였는데. 막걸리는 안 좋아해서 대신 부침개를 곱절로 좋아했는데. 어제 밤 카페에서 달리기 책을 읽고 비 내리는 거리를 바라보면서 나는 빗속의 마라토너 하루키를 생각했다.

 

 

현실의 나는 민트티를 마시면서 축축하게 젖은 바지와 맨발을 말리며 앉아있었지만 상상에선 험한 산악을 타라우마라 족 (라라무리 족 - 달리는 사람들)과 함께 뛰어다녔다. 올라! 상상 속에선 나도 뭐든지 할 수 있지. 내 고관절에 박힌 철심 세 개나 수술 후 남은 스태플러 흉터 따위, 출산 후 남은 튼살 자국 쯤 잊을 수 있다. 현실에선 겨우 2킬로 아령을 양손에 들고 오만상을 지을지라도 상상 속에선 크로스 핏 경기에 뛰어들 .... (그만 하자)

 

 

현실에선, 그래도 탄수화물이 그립다. 아이에게 떡볶이를 만들어 주면서 고추장과 설탕 수저를 들고 주저주저 하다가 그래,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라, 넌 충분히 이 탄수화물을 먹고 소화 시키고 태울 수 있는 나이고 그럴 활동량이 있는 나이, 스웩 있는 열세 살. 네 나이 때 난 동네 고무줄 챔피언이었어. 믿어지니? 아파트 단지가 어둑해 질 때 까지 신발 벗고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하늘 끝 까지 닿은 고무줄을 도움 닫기로 넘고 깡총 거리느라 양말에 구멍이 날 지경이었어. (야, 그래도 책도 엄청 읽었다. 그건 잊지마라) 그러다 중학교 때 이차 성징과 함께 학교 매점을 만나면서 두둥.... 아, 추억을 떠올리니까 마음이 이상해진다.

 

그랜드 캐년에 버금가는 멕시코의 오지 계곡에 살며 설렁설렁 동네 마실 가듯 마라톤의 몇 곱절에 해당하는 바윗길 산길을 사뿐사뿐 뛰어 다닌다는 타라우마라 족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아주 재미있다. '와일드' 생각도 나는데 훨씬 신비로운 사람들 이야기라 신화를 대하는 기분마저 든다. 그런데 마음과 몸이 절로 가뿐해지는 기분은, 그저 착각이겠지요? 마라톤은 너무 짧아서 채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신비의 사람들, 너무 순하고 숨어있길 원하는 사람들,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샌들을 신고 나와서 1등을 하는 사람들, 그러나 그 등수에도 집착하지 않는 평화로운 '달리는 사람들'. 아, 나도 달리고 싶다. 일단 커피를 좀 마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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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9-0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리고 싶다니... 나는 롱 워크 듣고 났더니 걷기더 싫어졌는걸 ㅎㅎ

유부만두 2018-09-01 11:59   좋아요 0 | URL
아아... 롱워크 지겹죠.... 저 2부에서 늘어지고 있어요. ‘워닝!‘ 벌써 골백번 받음.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사뿐히 계곡을 날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니, 정말 세상은 넓고 다양하다고 깨달아요.
 

복부지방과 경도비만 진단에 놀라서 운동과 식사조절을 시작한지 두달 반이 넘었다. 그 더운 여름날을 (이제 과거형으로 쓸 만큼 선선해진 날씨, 이러다 눈오고 얼음 얼까 두렵다) 탄산수로 버티고 흰밥 대신 현미밥으로 바꾸고 매 끼니 상추와 치커리, 오이와 토마토를 올렸다. 그러나 고기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초등 아이 때문에도 내 입맛 때문에도.

 

어제 오늘 읽은 의사 황성수의 책에 의하면 고기, 생선, 달걀과 유제품은 다시 없을 해악이란다. 과한 단백질이 원흉이며 그 이유로 흰 쌀밥을 피해야 한다고, 궁극적으로는 익히지 않은 현미를 잘 씻고 불려서 씹어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건강하게 야윈 몸'을 가지게 되며 고혈압과 당뇨를 앓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육식을 끊고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산다, 라고 강하게 반복하는 대신 슬기롭게도 현미에 집중해서 현미의 장점을 여러 병명과 영양소 별로 나누어서 강조하는 전략을 취한다. 무얼 하지 말라는 대신 이거 한 가지만 하라, 고 쉽게 주입시키는 책이다.

 

현미. 가수 현미 말고 먹는 현미. 씨눈이 살아있고 속껍질이 살아있는 현미. 7도정이나 5도정으로 색깔만 유사한 것 말고 진짜 거칠고 투박한 현미. 발아현미 보다도 그냥 현미. 이왕이면 유기농 현미. 다행히 찰현미도 괜츈. 알록달록 잡곡밥 보다도 현미. 밀빵보다도 현미로 만든 현미떡. 빵을 포기 못하겠다면 우리통밀빵. 현미 식단은 졸업이 없이 주욱~ 가는 거. 군대나 학교 급식에서 강제적으로 먹여야 하고, 백미 값을 올리거나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그래야 환경도 구하고 나라의 농업정책, 무역전쟁에서도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네, 현미.

 

얼마전 읽은 극한의 미니멀리즘 생활자와 닿아있는 책이다. '처음엔 고생스럽지만 익숙해지면 됩니다. 이것이 나 자신의 몸과 이 땅, 지구를 구하는 길입니다.' (비웃는 투로 쓰는 거 아님) 하지만 나는 채식주의자가 될 자신도 없고 그저 식단 조절을 하면서 지방, 고기, 빵에 신경을 쓰고 덜 먹으려 조심한다. 성인병을 약 없이 음식으로 '자연으로' 치유한다는 논리와도 접점이 있어보여서 약간 위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쨌거나 의사 황성수는 대구 종합병원에서 이제는 나와서 현미를 중심으로한 힐링센터를 운영한다고 한다. 하지만 방송에서 유명세를 탔던 그의 현미 찬양은 다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이어지고 묻혀버리는데 '채식의 반란' 이라던가 '노인들은 고기 (특히 한우)를 먹어야 건강하다' 류다. 자, 그리하여, 나는 어제 저녁상에 무얼 먹었느냐믄요 ..... (고기는 아래 깔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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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8-08-28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거슨 밀푀유나베가 아닙니까?
이런 걸 집에서 직접 해 드시다니요!!!!
저 지금 눈 반짝이며 사진보고 있어요. ㅋㅋ

유부만두 2018-08-29 09:54   좋아요 0 | URL
채소는 많이 넣어도 국물 넣고 끓이니까 부피가 줄더군요.
채소 씻고 썰어 채워 넣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요리? 입니다. 해목님도 작은 버전으로 만들어 드세요!

책읽는나무 2018-08-29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고 싶었던~~^^
해먹어 보고 싶었던 음식이었는데 좀처럼 엄두가 안나던~~^^
전 예전엔 고기를 좀 덜먹고 살았었거든요...근데 언제부턴가,고기를 안먹으면 기운이 나지 않는 단계가 되어 요즘엔 고기반찬이 그냥 빠지질 않습니다...맨날 애들 핑계를 대면서,또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는 핑계를 대면서요ㅋㅋ
고기를 굽는 것보다는 저렇게 물에 삶거나 데쳐 먹는다면 살도 덜찔 것같고,속도 개운할 것같아요.
음~~저도 한 번 저렇게 해먹어봐야 겠어요^^

유부만두 2018-08-29 09:56   좋아요 0 | URL
일단 해보시면 허무하게 간단한 음식이에요. 넉넉한 크기의 전골남비에 배추랑 청경채, 버섯 대파 두부 등 빽빽하게 채워 넣고 멸치국물 넣어 끓이면 끝입니다. (사이사이에 얇게 썬 샤부샤부 용 고기를 숨기시고요) 소스는 시판용 폰즈를 찍어먹고요.
비오는 날엔 딱 어울리는 메뉴에요! ^^ 확실히 채소를 많이 먹게 되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