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와, 나는 감기,라는 핑계로(실은 어제 늦게잔것 때문이면서 ㅎㅎ) 1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 살짝 재택근무를 하려고 보니, 어머 이런! 엑셀 자료를 분명 프린트해놓고 안가져온거다. 분명 올 때만해도 회사에 가서 해야할까를 고민할 정도였는데, 역시 집에서는 모든 것이 귀찮다. 어떻게 내일 회사에 가서 바짝 해보면 되지 않을까, 하고 있음. 손으로 그림이라도 그려가야겠다. 하하하. -_- 그래도 되겠지. 아침에 8시에 출근해서 해보겠다는 건 나에게는 너무 로망스러운 일일까? 흐흐

2

그리하여, 금요일날 있었던 성경공부 필기를 공책에 옮기려고 하다 보니 어머 이런! 신나게 샀던 무려 2천 5백원이나 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공책(내 기준)이 어딨는지 도통 모르겠다. 불라에서 실컷 자랑하고 놓고왔나? 아니면 내가 이걸 회사까지 들고갔었나? 암튼, 노트정리, 이것도 빨리 해놓아야 하는데... 어쩔 수 없지, 오늘도 좀 놀아야겠다. 이건, 정말, 어쩔수 없는 거다.

3

지구야,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선생님도 성경을 잘 몰라. 앞서 너루 가르쳐주셨던 손 선생님은 성경도 많이 알고 해박하셔서, 그야말로 너를 '가르쳐주셨겠지만' 나는 그렇지 못할 거야. 아마 1년동안 너랑 같이 고민하고, 너랑 같이 공부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야될 것 같아. 그러니까, 너가 잘 모르는 게 있어서 질문을 해도 나도 잘 모를 수 있다는 얘기야. 다만 나는 너보다 조금 더 살았으니까, (우리 몇년 차이 안나잖아, 그치? - 마지못해, 예, 예, 하는 김지구) 그냥 그만큼의 세월만큼 내가 너한테 더 줄 수 있는 게 있을 거야. 너보다 조금 먼저 공부한 사람의 입장에서 알려줄 수 있는 것들을 얘기해줄게.

대신 한가지만 약속하자. 여기 나오는 것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의문이 생기거나, 믿어지지 않는 것들이 있으면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지 말고, 한 번 더 고민해보고, 물어보기로. 지금까지 우리는 무조건 진리다, 믿어야 한다, 라고 배워와서 궁금한 게 생겨도, 그냥 넘어갔잖아. 지구는 여기 있는 것들에 대해 추가로 궁금해하거나 의심해본 적이 없니? (예?.. 음... -곤란해하다가- 예...) 우와! 대단하다. 선생님은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는 게 디게 많거든. 그런데 그런 것들은 또 우리보다 먼저 공부했던 분들이 또 많이 공부해놓은 결과들이 있어. 그런 것들을 찾아보고, 우리는 우리가 궁금해하던 것들을 하나 둘씩 해결해나가보자. 그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더욱 회의하면서 하나님께 멀어지는 게 아니라, 좀 더 하나님의 성품에 대해 알고 싶은 거라는, 하나님의 심정에 흡족한 자가 되기 위한 것이라는 그 목표 하나만 확실하다면, 우리의 이런 고민과 의심들은 충분히 의미있을 거야.

오늘 우리가 공부하려고 했던 니고데모도, 예수님을 찾아와서 자기가 궁금한 것, 믿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를 하고, 거기에 대해 예수님과 대화를 나눠. 거기에 대한 결과는, 의심에 대한 응징이 아니야. 결국 더욱 예수님을 깊게 알게 되는 거지. 너의 속에 풀리지 못한 의문들이 쌓이게 되면  결국 너는 하나님으로부터 더 멀어지게 될 거야. 그것보다는 우리는 궁금한 게 생기면, 같이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돌아봤을 때, 좀 더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었던 한 해였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 그럼 같이 기도할까?

김지구와의 첫시간. 9시까지인데 9시 40분에 온 녀석. 시간이 10분 밖에 없었다. -_- 결국 공부는 땡땡이치고, 올 한해의 방향만 함께 나눴다. 김지구에게 한 얘기가 아니라, 실은 나를 다그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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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9-01-11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무노무 멋진 센세 웬디양님! 저도 마이 마이 갈쵸 주센~~~

웽스북스 2009-01-11 20:51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하 너 불라 가서도 이 말투로 하면 혼난다~ ㅋㅋㅋㅋ

니나 2009-01-11 22:08   좋아요 0 | URL
오 센세다운 댓글 ㅋㅌㅋㅌㅋㅌㅋㅌㅋㅌ

웽스북스 2009-01-11 22:23   좋아요 0 | URL
윽! 내가 졌소~ (그래서 소 저금통이 생겼나? ㅋㅋ)
 



감기에 걸려 병원에 다녀왔는데
병원에서 의사 아저씨가 주사는 안놔주고
이상한 레이저로만 치료를 해주는 것이지

나와 C는 일단 기가 죽어 시키는대로 하긴 했지만
그래도, 레이저가 무슨 치료를 한단 말야
도무지 인정할 수가 없단 말이지

주사를 놔주세요
주사를 놔주세요

그래도 주사 정도는 맞아야 감기가 낫는 거 아니겠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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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9-01-09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와 레이저의 관계느?;;;;

웽스북스 2009-01-10 14:50   좋아요 0 | URL
무슨 적외선이랑 이상한 불빛이었는데, 음, 정확히는 레이저가 아니었나?
하하하 ;;; ㅋㅋ

암튼 피부로 좋은 기운이 침투하고 어쩌고 하더라고요 ㅎ

라주미힌 2009-01-09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부과 가신거 아녜요? ;;;

웽스북스 2009-01-10 14:50   좋아요 0 | URL
라주미힌님 역시 내가 만만한거야 ㅜㅜ

2009-01-10 0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10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9-01-10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주사보다는 레이저가 덜 아플테니 참으시는게.... ㅎㅎ

웽스북스 2009-01-10 14:51   좋아요 0 | URL
으으윽 주사를 맞겠다는 일념하에 무서운데도 병원에 간거였거든요 ㅜㅜ

2009-01-10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주말1



올해의 첫 연극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C와 함께였고
저녁 메뉴 역시 대학로 청국장 집으로 동일했다

(차이가 있다면, 작년은 공짜로, 올해는 돈내고? ㅎㅎ)

청국장집은 재작년에 처음 간 이후로 꽤 여러번 갔었는데
오늘은 그 자리에 그 집이 없어 막 헤매다가
(없으면 내 기억력을 의심하고 헤맨다. 하하. 몇번이나 갔는데)
다시 확인해보니 확장 이전을 한 것이었다

거긴 원래 좀 지저분하고, 초라한 분위기가
꼭 그 청국장과 어울렸었는데
가게가 너무 새끈하고 번쩍번쩍해져서
어쩐지 나는 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이상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안계시네, 주인이 바뀌었나
하면서 청국장 1개와 김치찌개 1개를 주문했다
그랬더니 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

'청국장 2개?'



아, 주인 안바뀌었구나. 할머니 그대로 있구나.
이 묘한 반가움이라니. 하하하.
C와 나는 반가움 반, 재미 반에 마구 웃었다

(먼댓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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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9-01-08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국장, 된장찌개, 김치찌개... 자주 먹는 평범한 음식들인데 정작 진짜루 맛난 집을 찾기는 또 어렵죠. 반가웠겠어요. 그 기분 알 것 같아요.^^

웽스북스 2009-01-09 01:51   좋아요 0 | URL
흐흐흐 네네 그죠. 저 집 청국장 처음 먹었을 때 너무 맛있어서 정신 못차리고 먹었었다는. ㅋㅋㅋㅋ 지금은 또 입맛이 적응되서 덜하지만 말이죠. ㅎㅎㅎ

Alicia 2009-01-08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거기 청국장 생각나요-
그땐 에어컨바람이 어찌나 씽씽 불던지. 겨울에 가면 청국장이 식지 않고 따듯할까요?^^
나이가 드니까 빵도스파게리도 별로 맛이 없고 굉장히 깊은 맛이 나는 음식들이 생각나요 자꾸. :)

웽스북스 2009-01-09 01:51   좋아요 0 | URL
나이가 드니까 나이가 드니까 나이가 드니까 나이가 드니까 나이가 드니까 나이가 드니까 나이가 드니까 나이가 드니까 나이가 드니까 나이가 드니까 나이가 드니까 알리샤님 떽!

네꼬 2009-01-08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어 빼고는 못 먹는 게 없는 저이지만, 부끄럽게도 이상하게도 창피하게도 청국장과는 친해지지 않아요. 된장찌개는 거의 뚝배기에 들어가서 먹는 수준인데. 쩝. (웬디님, 고기 먹으러 가요. 응?)

웽스북스 2009-01-09 01:52   좋아요 0 | URL
네꼬님. 저도요 청국장을 안먹었던 적이 있었어요. 사실 제가 한 번 청국장을 끓였다가 호되게 망한 이후로 냄새도 맡기 싫었는데, 저 집에서 다시 먹은 이후로는 잘먹어요. 헤헤.

Mephistopheles 2009-01-09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국장의 묘미는 누가 뭐래도 그 쿠리쿠리한 냄새와 입에 한 수저 퍼먹었을 때 씹히는 설겅설겅한 콩덩어리들 입니다..^^

웽스북스 2009-01-09 01:53   좋아요 0 | URL
헤헤 맞아요. 저 콩덩어리 너무 좋아요. ㅎㅎㅎ

이매지 2009-01-09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새 슬렁슬렁 요리를 하고 있는데 청국장만큼은 엄마보다 낫다고 하더군요 ㅎㅎ
아까 다른 블로그에서 대학로 청국장집 포스팅한 거 봤는데,
웬디양님이 말씀하시는데가 거기인듯. ㅎ
저도 나중에 한 번 가봐야겠어요~

웽스북스 2009-01-10 14:51   좋아요 0 | URL
오옷, 이매지님 짱이닷!!!
청국장을 잘끓이는 여자라니~ ㅎㅎ
 



두려워하던 순간은 결국 오는 거다
클릭하지 못하고 머뭇 머뭇 약 1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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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01-0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그래도 왠디양님은 언제나 저한텐 갈래머리 소녀십니다.
(이걸! 위로라고 했냐!)

웽스북스 2009-01-05 14:37   좋아요 0 | URL
어 난 왜 위로받고 있는거지 ㅜㅜ

Mephistopheles 2009-01-05 14:59   좋아요 0 | URL
어...위로 받았다면 다행이죠...
(그런데 갈래머리 소녀에게 소주나 한 잔 하자고는 못하겠네..ㅋㅋ)

웽스북스 2009-01-05 22:50   좋아요 0 | URL
샤브샤브어때요~ ㅋㅋㅋ

Mephistopheles 2009-01-06 12:47   좋아요 0 | URL
샤브샤브+뜨거운 히레사케 한사발..?? 콜..??

웽스북스 2009-01-06 12:57   좋아요 0 | URL
오옷 정말정말요? ^_^ 우와~ (근데...한...사발...?)

라로 2009-01-0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니까요..

웽스북스 2009-01-05 14:37   좋아요 0 | URL
흑. 나비님도? ㅜㅜ

니나 2009-01-05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젯밤 가슴을 부여잡았던 K의 가슴이 또한번 격렬히 아팠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웽스북스 2009-01-05 14:37   좋아요 0 | URL
흐흐, 우리 헤드폰을 쓰고 춤이나 추자

2009-01-05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05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9-01-05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태그는 최근 일련의 사건들과 전혀 관계가 없어요 ^_^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제 마음이 요즘 너무 진상을 떨어서 이웃 분들께 누를 끼칠까 하여 잠재우는 말이었어요 ㅋㅋ

니나 2009-01-05 17:19   좋아요 0 | URL
그러게 참고로, 저 태그는 우리가 조아라 하는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그룹의 노래제목과 가사 입니다.

웽스북스 2009-01-05 22:50   좋아요 0 | URL
으앙 너무 좋아 들썩들썩

hnine 2009-01-05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 몇살이면서도 사고방식은 4-50대 같은 사람이 있고,
반대로 환갑 넘으신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 않은 의욕이 있고, 생각이 닫혀 있지 않고, 목표를 여럿 갖고 계신 분들이 있던데, 저는 그런 의미의 젊음이 더 부럽던데요.
뭐 그냥 그렇다구요 ^^

웽스북스 2009-01-05 22:50   좋아요 0 | URL
제 나이에 걸맞는 지혜와 격식을 갖추되
젊을 때의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그게 제일이겠네요. ^_^

2009-01-05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05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9-01-0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분여를 머뭇거리셨어도 결과가 바뀐다거나 지구가 까꾸로 돈다거나 그런 일은 안일어났죠?
=3=3=3

웽스북스 2009-01-05 22:52   좋아요 0 | URL
엑스표를 누를 뻔했쬬. ㅎㅎ

야클 2009-01-05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1살때 소개팅 나가 상대녀가 몇살이냐고 물었을때, "스물열한살이요~"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

마늘빵 2009-01-05 22:48   좋아요 0 | URL
어 나도 이제 그럴래요!

웽스북스 2009-01-05 22:52   좋아요 0 | URL
아, 왜 상대에게 한번 더 생각하고 곱씹을 기회를 주는건데요?

스물열살 웬디드림 ㅋㅋ

다락방 2009-01-06 11:32   좋아요 0 | URL
전 이제 그래요. 아, 뭐 나이가 뭐 중요한가요, 하고. 그리고 먼 산을 쳐다보죠. ㅎㅎ

Mephistopheles 2009-01-06 12:48   좋아요 0 | URL
야클님이 사기전과가 있었을 줄이야...

웽스북스 2009-01-06 12:58   좋아요 0 | URL
아... 먼산이 없다 ㅜㅜ
메피님 사기라고하긴 좀 그렇고, 음, 교란작전?

메피님은 스물몇살? (스물연세가? 라고 해야되나?)

야클 2009-01-06 17:42   좋아요 0 | URL
메피님은 거의 더블스물? ㅋㅋㅋ

Mephistopheles 2009-01-06 18:56   좋아요 0 | URL
도리도리 하프스물.

깐따삐야 2009-01-08 15:4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아! 알라딘의 유부 서재지기들 넘 재밌어!

2009-01-06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06 1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물 아홉이 된 Y씨가 내게 서른이 된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을 때
나는 이렇게 말했어

스물 아홉이 막 됐을 때는, 내가 막 무언가를 마무리해야 하고 결산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서른이 되니, 다시 뭔가를 막 잘 시작하고, 다져놓아야 되는건가, 하는 느낌이 들어요

이것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더 실감나는 건...

오늘 우리 지구가 나에게 선생님이 몇살이에요, 라고 물었거든?
우리 아이들은 내 나이를 항상 궁금해했어.
왜냐면 나는 항상 내가 백살이라고 답했었거든

그런데, 서른이 되고 나니까, 나는
내가 백살이라고도, 서른살이라고도 말하지 못하겠는거야.


여기까지 말했을 때 K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리하여, 나는 뒤이은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지구에게, 여러 번 머뭇 머뭇 하다가
응, 선생님은 지구를 처음 만났을 때 이십대 초반이었고 올해는 서른살이야.
라고 이야기를 했다.

서른살이야, 라고 씩씩하게 스스로를 정의하는 순간이
봉순이를 이야기하며 껄껄 웃으면서도 목에 뭔가 메이는 것 같았다는 토지의 석이처럼
꽤 모순적인 마음에 계속 어색했으며,
그 후에도 한참이나 서른살, 서른살, 계속 내 나이를 곱씹어야 했다.


사실 나는 스물 여섯살 때부터, 사실 내 나이에 적응을 잘 못했고
적응을 할때쯤 되면 한살씩 더 먹어서 다시 적응이 안되고 했었는데
그러니까, 내가 지금 내 나이에 적응을 못하는 건
꼭 서른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내가 한살을 더 먹었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 한 살 더 먹은 나이가 서른이라는 사실은
어쩐지 내가 내 나이에 적응을 못하고 있다는 것조차도
꽤 민망하게 만들어버리는 것 같다

그러므로, 나는 끊임없이 내 나이에 적응한 척, 쉽게 받아들이는 척...


(그리고 난 이 글의 제목을 서른, 이라고 썼다가 지워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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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05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나이에 왜 그렇게 신경 써요?
서른이나 쉰이나 정신세계는 별로 변한게 없더라고요.ㅜㅜ

웽스북스 2009-01-05 09:34   좋아요 0 | URL
전 스무살과 서른살의 정신세계에
엄청난 간극이 있어요 아, 이것도 문제

보석 2009-01-05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이 되었을 때는 몰랐는데 그 뒤로 기분이 묘하네요.ㅎㅎ

웽스북스 2009-01-05 09:34   좋아요 0 | URL
아, 그냥 좀 미리 진상을 떨고 있는거군요 제가. 하하. ㅜㅜ

시비돌이 2009-01-05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쿨하게 현실을 받아들이세요.

웽스북스 2009-01-05 09:35   좋아요 0 | URL
시비돌이님, 시비돌이님도 쿨해질 수는 없는 종류의 인간 아니었던가요. 하하.

Mephistopheles 2009-01-05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은 과연 언제쯤 30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어쩌면...39에 빠져나올지도 모릅니다..하지만 그땐 40에 대한 딜레마가 도래하겠죠..^^

시비돌이 2009-01-05 04:01   좋아요 0 | URL
이거 악플이죠? ㅋㅋ

Mephistopheles 2009-01-05 09:27   좋아요 0 | URL
뜨끔! (맞다 누군가의 정의에 의하면 이것도 악플이겠구나..)

마늘빵 2009-01-05 09:29   좋아요 0 | URL
이거 악플 맞아요 =333

웽스북스 2009-01-05 09:35   좋아요 0 | URL
밤에 퐁당 빠졌다가 아침에 나옵니다. 무한반복이에요. ㅋㅋ
(서른이 되니 안달리던 악플도 달리는군요 으으..ㅋㅋ)

마늘빵 2009-01-0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으로 보면 그나마 좋은거죠. 나는 왜 원래보다 더 많게 볼까.

웽스북스 2009-01-05 09:3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아프님은 꽃미남이잖아요. ㅎㅎ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09-01-05 09:39   좋아요 0 | URL
꽃미남(X) 꽃.중.년(o) =3=3=3=3=3

웽스북스 2009-01-05 10:01   좋아요 0 | URL
꽃중년은 메피님 아니었던가요? ㅋㅋ

깐따삐야 2009-01-05 12:15   좋아요 0 | URL
메피님은 '꼭'중년이에요. 케케케.

Mephistopheles 2009-01-05 14:15   좋아요 0 | URL
흥흥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댓글하나에 깐따님은 칼국수와 등갈비와 간장게장을 날리셨습니다!)

웽스북스 2009-01-05 12:54   좋아요 0 | URL
메피님 꼭 그런것만은 아니죠 ;p

ㅋㅋㅋㅋㅋㅋ

마늘빵 2009-01-05 17:55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이 이래서 좋다니깐. ^^ 메피님은 '꼭'중년.

웽스북스 2009-01-05 22:53   좋아요 0 | URL
왜이러세요 아프님
메피님은 꽃중년이십니다

(날아간 칼국수 등갈비 간장게장을 아쉬워하며 샤브샤브라도 건져보려는 1인)

BRINY 2009-01-05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무살과 서른살의 정신세계에 엄청난 간극이 있다...저도 그랬거든요. 철모르는 대학초년생에서 20대 중반에 갑작스레 많은 일을 겪게 되면서 스무살때 생각하던 서른과는 무척이나 다른 서른살을 맞았지만, 그게 나쁘지는 않더라구요. 그리고 낼모레 마흔이지만 여전히 나이에 적응못하고 살기는 마찬가지구, 이젠 그러려니~하고 있죠.자포자기가 섞인 '그러려니~'이지만, 그것도 그러려니~

웽스북스 2009-01-05 12:56   좋아요 0 | URL
으으으 맞아요 전 정말 대학교 1학년 때 어린이같았어요. 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하하하, 막 웃음이 나와요
그때 시집장가가고 했던 옛날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가정을 이루고 살았을까.. ㅎㅎ

깐따삐야 2009-01-05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S옹주가 놀러왔었는데 이젠 막 아줌마삘 난다고 놀려가지구 아줌마임을 세번 부정했다는.ㅠ
웬디양님이라도 부디 의연한 대처를...!

웽스북스 2009-01-05 12:56   좋아요 0 | URL
S 옹주야, 너도 금방이다, 라고 말하면
S 옹주는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그러는동안 깐따삐야님은 안 늙냐고 ㅜㅜ

Mephistopheles 2009-01-05 14:16   좋아요 0 | URL
혹시 첫닭이 울기 전에 3번 부정하셨나요..??

웽스북스 2009-01-05 14:38   좋아요 0 | URL
깐따삐드로? ㅋㅋ

메르헨 2009-01-0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전 말이죠...오늘 페이퍼 쓰다가 서른 셋...이라는걸 알고 놀랐어요.
그냥 한해가 가고 오는구나 했지요.나이가 한살 더 먹는거구나 하는걸 잊어버린거죠.
그러면서도 아들래미는 올해 여섯살이 된다는걸 아주 확실히 기억하고 말해주고 있었거덩요.
암턴...왜 일케 한해가 빠른걸까요? 체체쳇...ㅡㅡ^

웽스북스 2009-01-05 22:54   좋아요 0 | URL
아, 메르헨님, 정말 예쁜 나이에 결혼하셨네요
예쁜 신부였겠어요

요즘은 참 신부도 젊어야 예쁘구나, 뭐 이런것들을
결혼식 갈 때마다 생각한다는 ㅜ

무스탕 2009-01-05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요, 정성이 초등학교 1학년때까지만해도 애를 속여먹었거든요?
엄마 몇살이야? 물으면 서른둘~ 하고 대답을 해 줬는데 이젠 이녀석이 엄마 나이를 알아서 속이지도 못해요 -_-
조금만 더 나이들어서 애들 키워보세요. 세상에 속일 넘 하나도 없다니까요..

웽스북스 2009-01-05 22: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정성이같은 아들 있었으면 속일 생각 못했을 거에요.

마노아 2009-01-06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독 서른살에는 사람들이 민감해지더라구요. 제 주변에선 서른 살 되기 전에 우울증 걸려서 주변 사람들 지치게 한 사람도 있었어요. 금방 익숙해지더만요.^^

웽스북스 2009-01-08 01:48   좋아요 0 | URL
어이쿠,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해야 하는데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

10대가 될땐 별생각 없고
20대가 될땐 왠지 신나니까
30대가 될때 비로소 뭔가 인식이 좀 새로워지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