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후 처음으로 아이들이 모두 출석하였다.
지난 주까지는 5분 독서를 하였고,
오늘부터는 1분을 늘려 6분 독서를 하였다.
1교시에 선 긋기 활동을 하는데 오늘은 내가 하는 대로 따라하지 못 하고 틀리는 아이들이 여럿 나왔다.
산 처럼 선을 긋는 것인데 끝까지 이해를 못 하는 아이도 한 명 있었다.
내가 손을 붙잡고 같이 그려보기도 하였는데 이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이해력과 협응력이 약해 보인다.
다른 활동을 할 때도 쫓아오지 못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 아이가 무엇을 잘하는지 세세히 살펴봐야 할 듯하다.
학부모 중에는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늦되거나, 심하게 주의력이 약하거나
기타 등등 사연이 있는 이야기를 담임에게 할까 말까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
괜히 아이에 대한 정보를 줬다가 담임이 선입견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우려에서일 것이다.
굳이 학부모가 담임에게 말하지 않더라도 1-2주 생활을 하다보면
담임은 그 아이의 특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미리 아이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 담임에게 언질을 주는 것이 더 좋다고 난 생각한다.
미리 말해서 선입견을 갖는 것보다
미리 알고 있어서 그 아이를 배려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 끝까지 선 긋기를 따라하지 못한 그 아이도 내가 보기엔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데
학부모가 아직 나에게 어떤 정보도 주지 않고 있다.
2교시에는 자기 소개를 해 봤다.
지난 주까지는 이름과 키 번호까지만 소개를 하였는데
오늘은 세 문장 말하기를 해 보았다.
내 이름은 @@@ 입니다.
내 꿈은 @@@ 입니다.
내가 잘하는 것은 @@@ 입니다.
기차 발표로 한 사람씩 교실 앞에 나와서 큰 소리로 발표를 하였다.
요리사, 피켜 스케이팅 선수, 과학자, 선생님, 여자 경찰관 등(연예인은 없었다.)
-작년에는 어떤 여자 아이가 "공무원"이라고 말해 속으로 많이 웃었다.-
꿈도 각양각색
잘하는 것도 각양각색
"다양한 나"가 모여 "조화로운 우리"가 되길 바란다.
2교시가 지나면 배가 고픈지 꼭 급식 시간까지 몇 시간 남았는지 물어오는 아이가 있다
급식 시간에 네 번을 갔다 먹었다며 나에게 자랑을 해댄다.
지난 주는 공부 시간에 꽤 여러 명이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여 수업의 맥이 툭툭 끊기곤 하였다.
마렵다고 하면 공부 시간에도 보내줬더니 한 명이 화장실 가면 주루루 몰려간다. 애고고!!!
그래서
안 마려워도 꼭 쉬는 시간에 용변을 보고 오라고 하였더니 수업 시간에 화장실 가는 아이가 많이 줄어들었다.
많이 좋아졌다.
지난 주 보건실 위치를 알려줬더니
조금만 다쳐도 보건실을 간다고 하여 얼마나 애를 먹었는지 모른다.
아예 학년부장샘이 후시딘과 대일밴드를 보건실에서 가져와서 교실용으로 담임들에게 줬다.
가벼운 상처는 보건실에 가지 않고 담임이 치료할 수 있도록 말이다.
보건 샘이 우리 일학년 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많을 것이다.
거기에 우리 반이 한 몫 단단히 하였다.
상처도 안 보이는데 보건실 가겠다고 나오는 아이들....
하루에도 몇 번씩 보건실을 들락날락 하는 아이도 있다.
일학년 아이들이 학기초에는 이렇게 애기짓을 한다.
한 5월 정도는 되어야 학생티가 난다.
그 때까지는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녹음기처럼 같은 말을 계속 해야 한다.
4교시에는 < 손 없는 색시>를 끝까지 읽어줬다.
4교시가 책 읽어주는 시간이란 것을 눈치 챈 아이도 있다.
3월 한 달 동안은 " 옛 이야기"를 많이 읽어주려고 지난 금요일에 도서실 가서 잔뜩 골라왔다.
칠판 앞에 3-4권의 책을 아이들이 잘 보이게 전시해 놓는다.
그리고 책 읽어주는 시간에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어줄까 선택해 보라고 한다.
아이들이 선택한 책부터 읽어주면 더 집중하여 잘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