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여느 그림책과는 달리 고전방식을 모방하여 만든 그림책이다.

제목도 위에서 아래로 쓰여져 있고,

책도 우철되어 있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겨야 한다.

본문 또한 아이들에게는 아주 생경한 방식으로 위에서 아래로 글이 써져 있다.

아마 이런 책을 처음 보는 아이들은 읽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부모나 교사가 먼저 읽어준 뒤 스스로 읽어보게 하면 좋겠다.

 

그것 뿐만 아니라 이야기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입말이 그대로 살아 있어 정겹다.

"했지 잉~~참 거시기하네" 이렇게 책에 쓰인 대로 읽어주자 아이들 웃음보가 터졌다.

전에 읽어준 <노랑각시 방귀 소동>과 약간 다른 점을 비교해서 읽어보니 더 재밌다.

 

방귀를 참고 참아 얼굴이 누렇게 떠간다는 설정과

방귀쟁이 며느리가 방귀를 세게 뀌어 온 식구가 날아가고 집안이 온통 난리가 난다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방귀쟁이 며느리가 방귀 때문에 내쫓기게 된다.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친정에 데려다 주는 길에 비단 장수와 놋그릇 장수가 하는 말을 듣게 되는데 내용인즉

" 저 주렁주렁 열린 배를 원없이 먹게 해 주면, 비단 절반과 놋그릇 절반을 나눠 주겄는디~~"이다.

이 소릴 들은 방귀쟁이 며느리가 자신의 방귀로 배를 따주겠다 하고,

배나무를 향해 엉덩이를 대고 시원하게 방귀를 뀌자

저 높이 열려 있던 배들이 후두둑 후두둑 떨어진다.

 

겉표지에 그려진 아리따운 자태의 처자가 방귀쟁이라니?

얼마나 안 어울리는가!ㅎㅎㅎ

처자는 그 방귀 때문에 시댁에서 내침을 당하기도 하지만

또 그 방귀 때문에 비단과 놋그릇 절반을 얻어 다시 집안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야말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아이들은 어떤 이야기와 어떤 그림책이 더 마음에 와닿았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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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율맘 2014-03-2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책을 보고와서 그런가 이틀내내 저에게 사투리써가면서 " 엄마 나 사투리 진짜잘하지"하면서 그랬군요..역시 하얀도화지네요 ^^;;

수퍼남매맘 2014-03-20 12: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래서 저학년 아이들은 어른이 정말 신중을 기해서 잘 그려야 하지요.
좋은 책 많이 읽어주셔요. 곱게 잘 자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