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야기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김선남 글.그림 / 보림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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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문화 그림책으로 유명한 솔거나라에서 이번에 <서울 이야기>라는 새 그림책이 나왔다. 겉표지 그림은 분명 조선의 옛지도 모습을 하고 있는데 왜 <한양 이야기>가 아니고< 서울 이야기>라고 제목을 붙였을까 하는 의문이 잠시 들었다.  작가는 서울을 도읍으로 정한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의 서울의 역사를 옛지도와 함께 알기 쉽고, 정답게 들려 주고 있었다. 그래서 한양 이야기로 국한된 게 아니라 서울 이야기가 된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모처럼 수퍼남매와 함께 서울의 이곳 저곳을 둘러 봤다. 가기 전에 이 그림책을 한 번 보고 갔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북촌 한옥 마을도 가 보고, 인사동도 가 보고, 도봉산도 가 봤다. 궁궐까지 가려고 하였으나 못 가 본 게 아쉽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대학 때문에 서울로 올라왔으니 서울에 산 지 20여 년이 훌쩍 넘었는데 서울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돌아다녀 보니 서울이 정말 매력이 철철 넘치는 곳이라는 생각과 함께 태조 이성계가 정말 도읍 하나는 잘 정했다 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 뉴스를 보니 추천할 만한 산책로 10군데가 쭈욱 나온다. 옛길은 옛길대로 멋스럽고, 새로 만든 길은 새로 만든 길대로 운치가 있을 듯하니 이번 가을에는 아이들과 서울 투어를 좀 더 해 봐야겠다.

 

서울은 중앙에 청계천이 흐르고 사방으로 내사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으며 그 바깥을 외사산이 또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으니 어느 도읍지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랴! 한양일 때도 그러했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조금만 나가면 옛 궁궐이 있어 옛 왕조의 기운을 느끼게 해 주고, 조금만 나가면 또 풍경이 아름다운 산들이 떠억 하니 버티고 있어서 사시사철을 느끼게 해 준다. 한강은 어떠한가! 이렇게 큰 강이 도시의 좌우를 흐르고 있는 곳은 세계에서 아주 드물다고 한다. 한강을 독일의 라인강에 비유하곤 하는데 다녀 온 사람들이 라인강은 한강에 견줄 게 못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한강의 야경을 본 적이 있는가! 정말 뭐라고 형용하기 힘들 만큼 아름답다. 어제는 한강 공원에서 세계 불꽃 축제를 개최한 걸로 알고 있다. 불꽃이 없어도 아름다운데 거기다 불꽃까지 있으니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싶다.

 

아이들과 북촌에 가느라 택시를 타고 미아리 고개를 넘어 한성대 입구쪽으로 가는데 기사님이 이 곳에도 성곽이 있다고 하시는 거다. 기사님이 말씀하시는 곳을 쳐다 보니 정말 성곽이 있었다. 친정이나 대학로를 갈 때면 늘 통과하는 그 거리에 성곽이 남아 있었다니...... 나의 무지함에 다시 한 번 부끄러워졌다. 한편으론 그 성곽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 고층 아파트에 푹 파묻혀 있는 그 성곽이 어쩐지 외로워 보였다. 사대문 안이라도 한양의 흔적들이 더 많이 남아 있고, 그 문화재들이 잘 보존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조선의 도읍지로서의 한양과 현대의 서울이 잘 조화된 모습으로 현존한다면 금상첨화였지 않았을까 싶다. 유럽에 다녀오신 분들 말씀이 유럽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곳곳에 많다고 한다. 외관이 낡아보이고 불편하더라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부터라도 서울 뿐만이 아니라 도시를 개발할 때는 좀 더 신중하게 했으면 한다. 문화재들을 잘 보존한 상태에서 개발을 하여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더 아름다운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문화재를 아끼고 잘 보존하는 것은 현시대인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잘 보존해서 후세에게 물려줘야 할 게 아닌가! 몇 년 전, 숭례문이 어이 없이 불에 타서 허물어질 때 그걸 보는 국민들 가슴이 얼마나 미어졌던가! 지금도 복원 공사를 하고 있는 그 곳을 지나갈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

 

고풍스런 지도로 서울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600년을 살펴 보니 서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심혈을 기울여서 그렸을 옛지도가 주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이 가을과 참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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