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태어나서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책 읽기뿐이라 그 시절에도 책 읽기가 가장 쉬웠고 가장 잘하는 일 중 하나였다.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라 유치원이고 학교고 단체 생활을 하러 집을 나서서 어딘가로 가야한다는 것 자체가 어린 시절부터 극한 스트레스였다. 그럴 때 책은 유일한 위로이자 도피처였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걸어 다니면서도 책을 읽었다. 당연히 등하교 때도 친구와 같이 다니기보다는 혼자 책을 읽으면서 학교를 가고 집을 오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학교 앞 문방구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쟤는 오늘도 저렇게 책을 읽네...” “쪼끄만 게 책을 항시 손에 들고 있어.” 뭐 이런 류의 칭찬 비슷한 소리가 귀에 날아와 꽂히는 때도 있었다. 그런데 어린 마음에도 아니, 아줌마 제가 읽는 책은 공부 책은 아니라서.... 하고 속으로 좀 민망했던 기억도 난다.

그 시절에 한번은 담임선생님이 조용히 따로 불러 묻기도 했다. “자냥아, 너는 책이 그렇게 재밌니?” 쉬는 시간에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 책만 보고 있는 걸 지켜보다 보다 하신 말이었다. “네.” 선생님은 “책도 좋지만 그래도 친구들하고도 놀아야지. 친구들하고 노는 것도 참 재밌을걸.”라고 하셨다. 나는 속으로는 ‘아닌데, 책이 더 재밌는데....’ 하면서도 “네.”하고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책 읽는 게 문제인걸까 싶으면서도 아니 내가 너무 애들하고 안 어울려서, 문제라는 것이로구나, 근데 난 애들이랑 놀기 싫은데, 지루한데.... 하, 이젠 책도 몰래 봐야 하는가 보다.... 이런 생각을 했다.

실제로 나는 책이 인간보다 더 좋았고, 좋고, 좋을 것이다. 웬만한 인간과 같이 시간을 보내느니 내 방구석에 홀로 앉아, 아니 누워서 책을 읽는 게 더 좋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다수 인간과의 대화는 무의미하고 머릿속으로 딴 생각을 하게 되며 기어코 하품이 나올 때가 더 많다. 중고등학교 때도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는 재미가 없었다. 그놈의 연예인, 누가 누굴 좋아한다, 어떤 선생님이 좋다...... 거의 대부분은 어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좋아하는 이야기- 인간은 짝짓기의 거대왕국 속에서 짝을 찾아 헤매며 일생을 보내는구나 하품- 대학교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은 뇌가 자라고 성장을 해도 그놈의 짝짓기 왕국을 못 벗어나는구나 하품- 그래도 빙고! 대학교에는 거대한 도서관이 있었다. 도서관에 앉아 이런저런 책을 읽으며 1, 2학년을 보냈더니 어느 날인가 과에 이런 소문이 나 있더라. “자냥이, 쟤 편입시험 공부한대.” 에에에엥? 그럴 리가 내가 미쳤다고 다시 입시 공부를 하니.




이와중에 KDB생명클린센터 뭐니....



아무튼 이런 인간이다 보니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던 학창 시절 친구들도 다 연락이 끊겨서 현재 내 아이폰8 연락처에 등록된 32개의 연락처 중 가족, 회사 및 일 관련 연락처 빼고 오롯이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이는 딱 8명이다. 그 친구들도 내 나이 서른 넘어 대부분 온라인으로 알게 되었고 나이도 각양각색 공통점이라면 다들 어쨌든 책을 좋아하고, 한둘을 제외하곤 비혼에, 대한민국 인구 소멸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나처럼 사람 만나는 걸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우리끼리도 일 년에 한 서너 번 볼까말까. 어쩌다 좀 자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우리 요즘 너무 자주 본 것 같다. 치즈 곰팡내 난다.”라는 말과 함께 만나는 횟수를 확 줄이기도 했다. ‘치즈 곰팡내’ 발언은 소로우의 <월든>에서 밑줄 그어놓은 부분인데, 소로우도, <월든>도 좋아하지 않지만 이 구절만큼은 진심 명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대체로 사람들의 사교는 값이 너무 싸다. 너무 자주 만나기 때문에 각자 새로운 가치를 획득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우리는 하루 세끼 식사 때마다 만나서 우리 자신이라는 저 곰팡내 나는 치즈를 서로에게 맛보인다. 이렇게 자주 만나는 것이 견딜 수 없게 되어 서로 치고 받는 싸움판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는 예의범절이라는 일정한 규칙들을 협의해놓아야 했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195쪽, 은행나무

 
이렇게 뜬금없이 구구절절 ‘인간관계’ 이야기를 늘어놓는 까닭은 어제 은오 님 서재에, ‘알라딘 북플(서재) 친구 신청’에 관해 몇 자 댓글을 남기다가 든 생각 때문이다.






위와 같은 댓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어느덧 7~8년째 알라딘 서재를 내 블로그처럼 이용하고 있는 나- 처음에는 그저 리뷰 몇 개 올렸더니 이달의 당선작이라면서 적립금을 주기에 아니, 책 사볼 공돈 욕심에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어느덧 댓글 놀이 그 맛에 빠져서 이것도 회사 일의 하나라며(시장 조사/소비자 니즈 조사?), 나는 월급 루팡이 아니라 시키지도 않은 일까지 척척 자진해서 하는 훌륭한 사원이라면서 출근 전부터 퇴근 전까지 거의 상주하고 있는 이곳-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친구 신청을 막 여러분이 하시던데 이게 참- 온라인이면 그냥 다 받아줘도 될 텐데, 이놈의 현실에서도 친구 없는 성격은 가상(?)은 아니지만 아무튼 온라인에서도 괜히 꼬장꼬장해서 막 다 위 아더 월드하게 되지는 않더라. 오프라인에서도 그 어린 시절부터 타인에게 먼저 친구하자고 말하지 않듯이(친구의 필요성 잘 모르겠,,,,) 온라인에서도 잘하지 않는데(먼저 신청하는 경우는 정보 취합에 도움될 거 같을 때만), 이곳 분들은 덥석덥석 참 친구신청도 잘 하시더라.

그래도 그걸 다 받아주긴 그렇지 않은가? 아닌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 경우에는 현실에서나 이 온라인에서나 아무나 다 친구한다는 게, 팔로우/팔로워 수 많다는 게 허상같이 느껴져서(내 기준엔 현실에서 인맥 자랑하는 사람처럼 공허하고 못나 보이는 사람 없다) 나름 기준을 세워서 받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잠자냥에게 친구 신청은 했으나 친구(?)가 되지는 못한 239명의 분이 계시는데..... 그분들 중엔 속으로 아 저 인간 뭐라고 여태 안 받아줘 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제가 잘나거나 뭐 그래서가 아니라 오히려 못나서 그 많은 인간들을 관리(?)할 자신도 기운도 의지도 없어서 그런 것이다 하고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

그런데도 억울한 분이라면 혹시 본인의 프사가 (트위터로 말하자면) 달걀귀신, 혹은 유령처럼 실체가 없는 상태는 아닌지(유령하고 친구할 순 없잖아요?), 아니면 이와 달리 너무 본인 얼굴에 자신이 넘쳐서 실제 본인 얼굴을 프사로 한 건 아닌지(이런 분들이 좀 있었는데 타임라인이라고나 할까 북플 ‘나의 뉴스피드’에 그 실제 얼굴이 자꾸 뜨니까 너무 깜짝 놀라가지고 그냥 친구를 끊었다.........) 확인해주시기 바란다. 인간의 얼굴을 프사로 했을 때 내가 용납할 수 있는 건 다락방 그 인간처럼 ‘안젤리나 졸리’라든가, 이제는 개구리에서 유령으로 변했지만 한때 ‘공유’에서 ‘이동욱’ 얼굴을 프사로 한 물감 님 정도가 친구신청 했을 때 받아주기 편하다(만 물감/잠자냥은 친구 사이 아님).  

현실 세계에서도 친구는 생각이나 취향이 어느 정도 맞아야 우정이 성립한다. 그래서 나는 친구 신청을 받았을 때 일단 그 신청한 사람의 북플을 좀 훑어보는 편인데, 나만의 저 ‘벡델자냥테스트’에 따르자면 북플에 최근 읽은 책이 온통 자기계발서이면 일단 받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만났는데 부동산투기, 스팩쌓기, 인맥쌓기, 주식투자, 이런 이야기만 하는 친구 만나요? 전 안 만나요. 저리 가 제발. 이 문장만 쓰는데도 갑자기 피곤해진다. 절레절레. 그 다음은 BL/GL/로판 등의 책으로만 도배된 분도 받지 않는다. 내가 BL/GL/로판을 싫어해서가 아니라(동물성애자도 이해하는 마당에 이런 장르와 이런 장르를 보는 분들을 이해 못할 게 뭐가 있는가) 그 책 이미지들이 내 북플 스피드 라인에 뜨는 게 싫다. 특히 BL........... 성애적인 느낌의 그 표지가 내 북플 스피드 라인을 점령하는 게 그저 싫을 뿐(정리의 달인 TJ라 어쩔 수 없음). 이런 기준에서 친구 신청 한 분의 북플이 온통 ‘읽었습니다/읽고 있습니다/읽고 싶어합니다’ ‘밑줄긋기’로만 도배된 경우도 받지 않는다. 최소한 내가 판단할 수 있는 100자평, 리뷰, 페이퍼 등이 몇 개는 있어야 한다. 친구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이 너무 심하면 좀 그렇지 않은가? 니 이야기도 들려줘야지 내 이야기만 들을 거니? 아마 이런 기준에서 은오 님을 판단할 수 없어서 며칠 동안(?)이었나 아무튼 한동안 친구 신청 안 받아줬었다. ‘얜 뭐야? 아무것도 없네. 그냥 나 따라다니다 맘에 안 들면 가던가.........’ 라고 생각했다는.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추가된 기준은 다락방 그 인간을 친구로 삼고 있는가. 팬도 많지만 안티도 많은 이 인간은 이 인간을 좋아하고/싫어하는 사람들의 기준이 나름 선명한지라 판단하는 데 아주 좋은 기준이 된다. 책 좀 읽는 사람들이 모이는(???) 아니 주고받는 온라인 댓글들 보다 보면 알라딘은 페미 친화적이다, 페미가 점령했다 뭐 이런 댓글도 종종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알라딘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인간들도 있더라(!) 아무튼 그 알라딘의 페미화에 앞장선 다락방, 다부장 그 인간은 여성주의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1순위로 친구 추가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여성주의를 싫어해서 1순위로 친구 추가에서 제외하는 인물이기도 하다(고 잠자냥은 판단). 그래서 다락방의 친구이면 일단 벡델자냥테스트에서 1점 상승.




자냥의 벡델테스트로 활용되는 다락방 그 인간.....



근데 이 인간은 알라딘 서재의 완전완전 고인물이라 친구가 너무 많아. 초창기에 이 인간을 이웃으로 둔 분들 중엔 꼭 이 인간이 페미여서 추가한 건 아닌 것 같더라. 그냥 책(특히 소설)을 무쟈게 많이 읽고 많이 먹고 많이 써대니까 친구 추가한 분도 많은 것 같아서 언제부터인가 내 기준으로 삼기엔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 그래서 거기에 한 번 더 거르는 용도로 ‘공쟝쟝’을 팔로우하고 있는가를 추가했다. 이 사람은 일단 알라딘 서재 고인물은 아니고, 최근 유입된 터라 친구 수가 다락방만큼은 많지는 않을 것 같고, 특히 요즘은 아주 대놓고 극렬하게 남성 혐오를 외치고 있어서 안티페미니즘이나, 여성주의 혐오자들을 거르는 용도로 아주 훌륭한 잣대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친구 신청 받아서 친구로 지내다가, 끊었거나 아예 안 받은 분들 중엔 서평용 책만 공짜로 받아서 리뷰하거나, 리뷰 대회용으로만 리뷰 쓰는 분들도 있다. 리뷰 대회에 참여하는 건 반대하지 않는데(나도 종종 한다), 리뷰 대회용! 으로 글을 쓰는 건 뭐랄까 그 사람의 글에 대한 신뢰도를 팍 떨어뜨린다. 믿을 수가 없잖아요... 믿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친구로 삼아요?


아무튼 그런데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에휴, 자냥 니 따위가 뭐라고 친구 신청을 받아주고 말고 하냐, 걍 다 그냥 받아..... 그리고 정리되지 않아서 어지러운 북플을 니가 보지마, 하면서 막 받아줄 때도 있으니 별 기준은 없는 것인지도. 아무튼 친구는 아무나 하는 거 아니잖아요?



마무리는 내가 좋아하는 인간관계에 관한 띵구절로!



내가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기준이 대체로 이렇다. 사람 자체보다 그가 하는 짓을 따진다. 그가 나와 어떤 관계 속에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서로를 이용할 것인지 등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난 소위 ‘인간적 관계’로 얽힌 사람이 별로 없다. 담담하게 사람을 만날 뿐이다. 정이 별로 없다. 누구를 특별히 미워하지도 않으며 각별히 아끼는 사람도 없다. 하는 짓이 미워서 멀리하던 사람도 어느 날 갑자기 이쁜 짓을 하면 이뻐한다. 한국 사람은 정이 많다고 하니 난 그런 종류에 속하지 않는 모양이다.

한국 사람들은 유독 사람 자체에 집착한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뽑을 때도 ‘인물’보고 찍는다. 인물을 보고 찍는다는 건 그가 했던 짓을 고려하는 게 아니다.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채 자기 맘에 들어야 한다는 걸 뜻한다. 이러다보니 한번 그 사람과 엮이면 쉽사리 그 관계를 끊지 못한다. 하는 짓이 달라졌어도 여전히 사람 보고 쫓아다닌다. 다들 그렇게 사는 게 사람 사는 도리에 합당하다고 여기는 거 같은데, 그런 건 도저히 못하겠다. 사람이 아무리 좋아도 하는 짓 봐서 자를 건 잘라야 한다.  -강유원, <몸으로 하는 공부>, 160~161쪽, 여름언덕
     
나는 고독을 싫어한다. 그러나 친밀한 사이가 되는 것은 두렵다. 나의 생활의 본질은 자기 스스로와 사사로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고, 그것을 다른 누군가와의 문답 형식으로 바꾼다는 것은 자살 행위와 진배없을 것이다. 내게 필요한 친구는 술집이나 카페에 가면 어울릴 수 있는 그러한 친구다. 영혼의 교류를 바란 적이 나는 없다. 자기 스스로에게 진실을 얘기한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다.  -아이리스 머독, <그물을 헤치고>, 54쪽,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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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2-03 16: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꼭 썼어야 하는데, 아깐 잊어서 추가....

---마지막으로 친구 신청 받아서 친구로 지내다가, 끊었거나 아예 안 받은 분들 중엔 서평용 책만 공짜로 받아서 리뷰하거나, 리뷰 대회용으로만 리뷰 쓰는 분들도 있다. 리뷰 대회에 참여하는 건 반대하지 않는데(나도 종종 한다), 리뷰 대회용! 으로만 글을 쓰는 건 뭐랄까 그 사람의 글에 대한 신뢰도를 팍 떨어뜨린다. 믿을 수가 없잖아요... 믿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친구로 삼아요?

건수하 2023-02-03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친구가 많지 않은데 (여성주의책읽기 하시는 분들 대거 추가 이후 별로 없)

자기계발서나 웹소설만 읽으시는 분들, 그리고 어린이책만 주구장창 있는 분들, 그리고 글이 전혀 없는 분들하고는 친구를 하지 않습니다.

이미 있는 친구만으로 충분한 것 같…

잠자냥 2023-02-03 16:21   좋아요 2 | URL
아 저도 어린이책만 주구장창 있으면 저랑 서로 관심사가 다른 것 같아서 일단 제외합니다....ㅎㅎㅎㅎ

공쟝쟝 2023-02-03 17: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랄랄라 랄랄라 안녕하세요 저는 고귀한 잠자냥의 백델 테스트 기준이 되는 공쟝쟝입니다! 심지어 한 번 걸러진 것을 두 번 거르는 고급 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잠자냥이 나를 밀어내고 조롱하고 건너뛰고 혼내도 나는 그녀의 거름망~~~
사람들은 나를 걸러내지만 나는 사람들을 걸러내지 않지만 나를 걸러낸 사람들아 너희는 세젤페 내젤페 동물성애 변쟈냥에게 다가갈 수 없엇!!!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라고 쓰고 잠자냥이 나 친구 끊을까봐 소심해졌다. 그러지마냥🐈‍⬛홉스봐서 함만봐됴)

잠자냥 2023-02-03 17:34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 아 미쳐 어떻게 알았어요? 내쳐버린다 달려고 하다가 마지막 문장에서 참는다….

coolcat329 2023-02-03 2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저는 처음에 활동 없는 친구 자른다는 글인 줄 알고 순간 놀랐습니다. ㅋㅋㅋㅋ 저는 정말 아무런 활동이 없을 때 자냥님께 친구신청한 거 같은데 그냥 테스트 없이 수락을 하신 거 같아요.ㅎㅎ
참 비슷하네요. 저도 알라딘 고인물이신 분들 글들을 참 재미있게 읽지만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의 책들을 주로 읽으셔서 선뜻 친구신청을 못하기도 하거든요. 그런 분들은 직접 찾아가서 글을 읽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다락방님은 왠지 안젤리나 졸리 같이 생기셨을 거 같고, 물감님은 공유랑 이동욱이랑 닮았을 거 같고, 미미님은 엠마 왓슨이 떠오르니 프로필 사진이 참 큰 힘을 가진 거 같아요. 어째 여기 댓글들은 프사가 거의 고양이류인게 그것도 참 재밌습니다.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물감 2023-02-03 22:16   좋아요 1 | URL
흠칫....

잠자냥 2023-02-04 01:19   좋아요 2 | URL
아이구 활동 없는 친구 자르기는요! 제가 알라딘 관리자도 아니고 ㅋㅋㅋㅋ 프사 사진이랑 왠지 비슷할 거 같쥬? 그게 바로 사기캐입니다 ㅋㅋㅋ

coolcat329 2023-02-04 13:48   좋아요 1 | URL
하하 물감님 프사 바꾸셨네요 ㅋ

다락방 2023-02-06 14:11   좋아요 0 | URL
아 큰일이다. 저 안젤리나 졸리같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거 낭패로군요... 흠흠..

coolcat329 2023-02-03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리스 머독의 <그물을 헤치고> 저도 있는데, 올해 읽을 북리스트에 추가합니다. 정말 저 문장 맘에 드네요.

잠자냥 2023-02-04 01:20   좋아요 1 | URL
<그물을 헤치고> 오래전에 읽기는 했는데 괜찮았던 기억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2-03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는 다락방 님과 공쟝쟝 님과 물감님 이 세분과는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만, 잠자냥 님과는 친구 사이가 된 그 날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어 글을 읽으면서 아..그래서 내가 친구가 된 거구나? 이제 깨달았습니다ㅋㅋ
첫 번째 다락방님 벡델테스트로 활용된 상황에 얻어 걸렸었구나! 생각했어요^^
다행이다! 다락방 님과 친하게 지내길 잘했네~ 가슴 쓸어내렸어요ㅋㅋㅋ
저는 밖에서 한 삼 년 놀다가 북플 들어왔었는데 잠자냥님 60 만 원 리뷰 적립금 받으셨다는데 내 친구 글에 안떠서 응? 친구 신청이 안되어 있었네? 미리 미리 안해놓고 게을렀구나? 친구 신청이 안되어 있어도
저는 진짜 잠자냥 님과 이미 오래전 친구사이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친구신청 뒤, 글을 읽으면 읽을 수록 내가 기억력이 약한 건가? 이 사람 좀 낯설다? 공쟝님도 어째 좀 낯설다?
서서히 시간 지나 아...진짜 새로운 친구 분이란 걸 뒤에 깨달았던~ㅋㅋㅋ
암튼 자냥 님의 친구에 속하게 해주신 점 거듭 감사드립니다^^
책 열심히 읽고, 리뷰랑 페이퍼 열심히 쓸테니 자르지 말아 주십시오!!🙇‍♀️

잠자냥 2023-02-04 01:22   좋아요 2 | URL
와 전 진짜 책나무 님 입담이 하두 구수해서 ㅋㅋㅋㅋㅋㅋㅋ 불알친구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 ㅋㅋㅋㅋㅋㅋㅋ 언제 친구가 됐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잠자냥 2023-02-03 2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댓글 보니까 제가 진짜 뭐라고 ㅋㅋㅋㅋㅋ 아 여러분 걍 맘대로 하세요. 저 따위 인간 눈치 보지 말고! ㅋㅋㅋㅋㅋㅋㅋ (취한 자냥 올림)

햇살과함께 2023-02-03 22:02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 이때다 ‘다 받아 모드’

바람돌이 2023-02-04 0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친구가 289명이야요. 그것도 신청하는 분 다 받아줘서..... 잠자냥님은 안 받아준 친구 신청이 239명이구나.
아 이 숫자는 바로 인기의 차이요. 권력의 차이구나..... 나는 그래도 분발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친구들 글 다보는거 너무 힘들어서.... ㅎㅎ
그런데 프사에 자기 얼굴 올리신 분들 글 올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건 저만 그런건 아니었군요. 다행.... ^^

잠자냥 2023-02-04 01:25   좋아요 1 | URL
인기는요 개뿔 ㅋㅋㅋㅋ 글케 따지면 다부장 그 인간은 친구 2000명 넘는다고 전에 페이퍼에서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지요. 아 알라딘 서재가 그간 참 많이 쇠락했구나…. 아무튼 아주 예전만큼 많은 이들이 찾지는 않는 것 같아요. 서재-북플-투비….. 알라딘의 길은 과연!

은오 2023-02-04 0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학년 변자냥님 너무 귀엽고...... 변자냥님은 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아싸였다.
시장조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얜 뭐야? 그냥 나 따라다니다가 맘에 안 들면 가던가... 하던 은오는 어느새 하루 안 보였다고 변자냥님이 친히 찾아와서 바쁜가보네... 하는 사람이 됐고여. 그리고 제가 변자냥님 너무 좋아해서 친구 20명의 애정쯤은 혼자 대체하니까 변자냥님 친구 더 필요 없을듯?

잠자냥 2023-02-04 18:11   좋아요 2 | URL
그거 시장조사 차 찾아간 겁니다. 이대녀는 요즘 뭘 읽나.

단발머리 2023-02-04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잠자냥님 친구인건 확실하고요 ㅋㅋㅋㅋㅋ 아니에요? ㅋㅋㅋㅋㅋ 제 목표는 이제 잠자냥님 번호 따는 걸로 하겠어요.
이 인간은.... 아무래도 어렵겠죠? 그건 다락방님한테만 쓸 수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2-04 18:12   좋아요 1 | URL
이 인간 품귀 현상. ㅋㅋㅋㅋ

다락방 2023-02-06 14:12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 전화번호는 저도 못땄습니다. 시도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3-02-04 14: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친구라서 으쓱으쓱~~

잠자냥 2023-02-04 18:13   좋아요 1 | URL
자목련님 하고는 꽤 초창기부터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3-02-06 14: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잠시 한국을 떠나 있는 사이(응?) 이런 글이 올라와 있었네요.
저는 북플되고 나서 친구 가려받으려고 했다가 어느 순간 ‘내가 뭐라고..‘ 이게 와가지고 ㅋㅋㅋ 웬만하면 신청하시는 분들 다 맞팔로 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유령같거나 비엘물 잔뜩 올라오거나 그거 말고 그거 뭐죠? 라이트노벨? 그것만 엄청 읽거나 자기 얼굴만 대문짝하게 올린 남자라든가 하면 그와중에도 추가를 안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의 안거르는데 그럼에도 걸러지는 분들이 있죠.

잠자냥 님, 저랑 가치관이 통하네요. 저는 일단 저를 좋아하는 사람을 높게 사는데 말입니다. 그런 사람을 잠자냥 님은 친구로 허락하시는군요. 매우 훌륭한 기준을 갖고 계십니다.

그럼 이만.

잠자냥 2023-02-06 14:4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미쳐 한결같은 자뻑 다부장 존경합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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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또는 회고록과 같은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타인이 써준 전기와 달리 자서전은 미화되기 쉽다. 자기의 일생을 기록하여 책으로 펴낸다는 생각 자체가 어찌 보면 오만한 행위일 수도 있다. 자신의 생이 그만큼, 기록으로 남길 만큼, 그리하여 누군가가 읽어야 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듯이 들리기 때문이다. 일종의 나르시시즘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몇몇 이들의 삶을 기록한 자서전이나 회고록은 궁금해질 때가 있고 그렇게 읽어 뜻밖의 수확을 얻기도 한다. 그런 책 중의 하나가 사르트르의 <말>이다. 사르트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그의 저작에서도 크게 감화를 받은 적은 드물었는데, <말>만큼은 흥미롭게 읽었다. 그가 왜 이 작품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지명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달까. 아니, 이런 설명보다는 이 <말>은 ‘읽기’와 ‘쓰기’에 경도된 모든 이들, 책벌레라면 모두가 공감할만한 생의 기록이라고 말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여기 또 한 소년이 있다. 사르트르처럼 ‘읽기’와 ‘쓰기’, 문자와 언어가 지닌 힘에 매료당한 소년. 소년의 최초의 기억은 ‘혀’와 관련이 있다. 소년은 한 소녀의 팔에 안겨 문밖으로 나가고 있다. 소년 앞에 펼쳐진 복도의 바닥은 붉은색이다. 계단을 내려가니 문이 열리면서 미소를 띤 남자가 소년 곁으로 다정하게 다가온다. 남자는 소년 옆에 멈춰 서더니 이렇게 말한다. “혀 내밀어!” 아이는 혀를 내민다. 남자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휴대용 접이식 칼을 꺼내 펼친다. 그러고는 소년의 혀에 칼날을 바짝 갖다 대며 말한다. “지금 이 녀석 혀를 잘라버리자.” 소년은 몹시 놀라 내민 혀를 다시 집어넣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남자는 점점 더 소년에게 바짝 다가온다. 곧 칼날로 혀를 건드릴 것 같은 찰나, 남자가 칼을 거두며 말한다. “오늘은 아직 아니야. 내일 하자.” 그는 칼을 다시 접어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소년은 왜 혀를 잘릴 뻔했을까. 사실 이 소년을 안고 밖으로 나가던  소녀는 아이의 보모이다. 소녀는 아이를 안고 나가 이런 식으로 젊은 남자와의 밀회를 즐겼는데 그것을 발설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였던 셈이다. 소년은 10년 가까이 이 사실을 침묵한다. 이 최초의 무시무시한 기억으로 말미암아 소년은 말과 언어, 침묵의 힘을 절감한다. 그러나 소년에게 이런 기억만이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도 소년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이는 단연코 그의 부모-그중에서도 아버지이다. 소년은 아버지와 고작 7년을 함께 살았을 뿐인데, 아버지가 소년에게 남긴 영향력을 실로 막대하다. 그것은 ‘책’이라는 형태로 다가온다. 그에게 처음 책이라는 세계를 알려준 이가 소년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소년은 훗날 아버지가 책을 건넨 “그 사건이 그 뒤로 펼쳐질 내 인생 전체를 결정지었다.”(80쪽)고 고백한다.

말과 관련한 또 다른 기억도 있다. 소년은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언어에 둘러싸여 자라난다. 스페인계 유대인의 후손으로 불가리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영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등 여러 나라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이 소년은 스페인어와 불가리아어, 영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와 접한다. 소년이 살던 불가리아 루세에서만 하더라도 일고여덟 가지의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었고 누구나 그 언어들을 조금씩은 알아들었다. 오직 시골에서 올라온 어린 소녀들만이 유일하게 불가리아어만 할 줄 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소녀들이 무식하다고 생각했으며, 모두가 자신이 구사할 줄 아는 언어들을 줄줄이 읊어댔고 그곳에선 많은 언어를 할 줄 아는 게 중요했다. 심지어 언어 능력으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 소년에게도 낯선 언어가 하나 있었으니 아버지와 어머니 둘만의 언어가 바로 그것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다른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들만의 언어를 사용하고 그 언어는 참으로 다정하게 들린다, 소년은 그 언어를 알고 싶어 죽을 지경이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의 언어는 무엇일까, 남몰래 숨어서 엿듣고 통째로 외워보기도 한다. 그러다가 깨닫는다. 그것이 독일어임을. 그런데 그 언어는 뜻하지 않게 소년을 몰아간다. 부모님에게는 사랑의 언어였지만 소년에게는 한때 고통의 언어가 된다. 아버지의 사업 때문에 불가리아에서 영국으로 이주한 소년의 가족, 그러나 아버지는 이곳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유일한 ‘귀’가 사라져버리자 어머니는 맏아들에게 독일어를 끔찍하리만치 강압적인 방법으로 가르치기 시작한다.


어머니의 강압적인 교육 방식은 마침내 결실을 이루고 그것은 소년에게 독일어의 근본적인 성격을 규정하게 된다. 소년은 말한다. “그것은 늦게, 그리고 극심한 고통 속에 뿌리내린 모국어”였노라고. 그러나 그 언어는 고통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는다. 독일어 글자 쓰는 법을 배운다는 핑계로 어머니로부터 책을 얻어낼 수 있었고, 소년은 독일어 글자 쓰는 법을 배우면서 읽고 쓰는 것의 욕망을 발견하고 거기서 행복을 찾아낸다. 한편 소년의 어머니는 아들이 독일어 외에 다른 언어를 포기하는 것 또한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어머니에게 ‘교양은 근본적으로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언어로 쓰인 문학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 가족의 사랑의 언어는 ‘독일어’이다. 이 소년, 그러니까 엘리아스 카네티가 불가리아에서 스페인계 유대인으로 태어나 영국 국적을 갖고도 독일어로 작품 활동을 하게 되는 사연은 이렇게 시작된다.

혀를 잘라버리겠다는 최초의 기억, 그러니까 너로부터 언어를 거세해버리겠다는 그 최초의 협박으로부터 시작해, 다양한 언어가 이루어진 세계에서 살다가 어떤 특별한 언어를 알게 되고 그 언어를 사랑하던 아버지가 선물한 책을 통해 읽고 쓰는 기쁨을 알게 된 소년의 삶이 이 책 <자유를 찾은 혀-어느 청춘의 이야기>에서 펼쳐진다. 소년은 탐식하듯이 책을 읽으며 자기 세계를 구축해나간다. 그러는 사이 불가리아 루세, 영국 맨체스터, 스위스 로잔, 오스트리아 빈, 스위스 취리히를 오가며 아버지와 어머니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 보모, 하인, 이웃 사람들, 학교 친구들, 기숙사 사람들, 학교 교사들, 자신이 읽은 책의 작가들, 자신이 좋아한 화가들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어 자기의 이야기를 적어나간다. 비단 자기 주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1차 세계대전을 비롯해 타이태닉 침몰처럼 굵직한 사건들도 여럿 등장한다.

한마디로 이 책은 엘리아스 카네티- 한 소년의 성장기이자 한 세기의 기록이다. 그리고 그 기록은 자신을 비롯하여 가족의 모순된 면모도 숨기지 않는다. 카네티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아버지도 어떤 면에서는 질투 또는 사랑에 눈이 먼 가련한 남자였으며, 일찍 남편을 잃고 홀로 세 아이를 길러낸 어머니도 아이들 교육에는 남다른 열정을 보이며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계급 문제에서는 속물스럽고 오만하기 짝이 없다. 사업가 기질이 농후해 카네티에게는 어린 시절부터 경멸의 대상이었던 그의 외삼촌은 또 어떤가. 인색하기 짝이 없는 외할아버지나 부유하고 유쾌하지만 자기 아들(카네티의 아버지)에게 저주의 형벌을 내린 할아버지 등등 카네티는 가족의 모순된 면모도 숨기지 않는다. 그 자신에 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글자에 대한 열망이 지나쳐 자신에게 글자 학습 공책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소년은 사촌 누나를 죽이려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언어를 알고 수많은 책을 읽은 이 소년은 자기가 안다는 사실을 감추지 못해 안달복달하기도 하는데, 이런 그의 모습은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되돌아온다.

이 자아가 비대한 책벌레에게 소년의 어머니는 급기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책만 읽으려고 하는 ‘기생충’, ‘떠버리’라는 비난까지 퍼붓는다. 카네티의 어머니는 똑똑한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렇게 책과 죽은 지식에만 파묻혀 지내는 아들을 염려하고 경멸하기도 하는데, 그런 아들을 향한 비난은 독일어를 가르칠 때처럼 맹렬하고 거침이 없다. “너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너는 네가 책에서 읽었거나 그림에서 본 모든 것이 너라는 착각을 하고 있어. 네 손에 절대로 책을 쥐여 주면 안 되는 거였는데” 후회하기도 하고. “네가 읽고 있는 책들은 다른 사람들이 너를 위해 썼어. 네가 정말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거니? 삶과 맞붙어 고군분투해본 자가 인간이야. 너는 아직 인간이 아니야.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떠버리가 인간은 아니야. 너는 모든 것을 그저 읽었을 뿐이야.”(527쪽)라고 퍼붓고 “너는 교활하기도 해. 너의 그 안락한 삶 속에서 그걸 잘 포장하고 있지. 너의 진정 유일한 걱정은 읽을 책이 충분히 남아 있느냐라고!” 거세게 비난한다. 배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라, 괴물이 되는 것이라고,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서 배우는 거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은 책과 지식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기를 바라던 카네티를 그저 안락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아들을 끊임없이 몰아붙인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런 강인한 어머니로 말미암아 아들이 제대로 성장한다는 점에서 로맹 가리의 <내 삶의 의미>가 생각나기도 한다.

카네티의 어머니는 말한다. 현실을 피하는 사람은 살 자격이 없다고, 인간이란 배우는 걸 멈추고 뭔가를 해야 한다고, 세상사가 정말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고, 여기저기서 내팽개침당해보고, 그 자신을 방어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그리하여 아들을 전쟁으로 얼룩진 나라 독일로 보내기 위해 이주를 서두른다. 어머니는 소년을 더 가혹한 학교, 그러니까 참전했었으며 최악을 아는 남자들 사이로 보낼 생각이다. 그리고 소년은 유일하게 완전하게 행복했던 시절인 취리히의 낙원을 잃어버린다. 그러나 훗날 소년은 깨닫는다. “최초의 인간처럼 낙원에서 추방당함으로써 비로소 내가 태어났다는 것”을(539쪽). 카네티가 그저 책을 사랑하는 사람, 또는 소설이나 희곡을 쓰는 문학가로만 머물지 않고 <군중과 권력>처럼 사회 현실을 담은 저작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그리고 그로 말미암아 20세기의 지성으로 불릴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런 어머니의 가르침 때문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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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23-01-26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믿고 보는 자냥님의 리뷰와 추천!! 👍👍 저는 자서전 5부작의 번역이 완결되면 읽어야겠어요 😆

잠자냥 2023-01-26 14:03   좋아요 1 | URL
그렇게 라파엘은 카네티 자서전을 영원히 읽지 못하였으니….. 카네티 자서전은 총5부작으로 계획되긴 했으나! 4권이 그의 사후 출간되었고 5권은 쓰이지 못했습니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파엘 2023-01-26 14:10   좋아요 1 | URL
저는 5부작이라고 하길래 완결은 된 줄 알았는데... 제가 영원히 읽을 수 없는 문학이 탄생했군요 😢

다락방 2023-01-2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끔찍한 기억이긴 하지만 혀에 칼을 올리는 협박이라든가 어머님의 강압적인 가르침이 있다고 해도 모두 이런 글이나 혹은 책을 쓸 순 없는 것일텐데요. 그런 점에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게다가 말과 글은 책 읽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흥미로운 소재 아닙니까. 뭔가 웅장하네요.

잠자냥 2023-01-26 14:47   좋아요 0 | URL
네 그 끔찍한 기억은 첫장에 조금 나오고 그 뒤로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락방 님 말씀철머 말과 글은 책벌레들에겐 언제나 흥미로운 소재잖아요!
근데 이 책 후반부에 책벌레에게 어머니가 하는 일침이 너무 뼈 아파서 뜨끔뜨끔! ㅋㅋㅋㅋ

공쟝쟝 2023-01-26 15: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벌레들이 좋아할 책. 얼마 전에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읽은 터라 마지막 문단의 엄마가 얼마나 현명한 지를 좀 알겠어요. 저도 엄마가 맨날 저한테 그래요. 너는 책이 되려고 하니? 사람이 되어라. 저는 이 책 보다는 잠자냥님이 좋아한 사르트르의 <말>을 읽고 싶넹~~~ 그런데 나다 책방 다음 편은 언제나와요? ㅋㅋㅋㅋ (집착)

잠자냥 2023-01-26 15:42   좋아요 3 | URL
엄마 버럭질에 진짜 뜨끔하는데, 특히 ˝너의 진정 유일한 걱정은 읽을 책이 충분히 남아 있느냐라고!˝에서 움찔움찔 ㅋㅋㅋㅋㅋㅋㅋ <말> 재미납니다. 사르트르 치고 재미남 ㅋㅋ

나다 책방 일요일까지 일단 예약 걸어둠요. 그거 완결한 건데 회차 나누기가 참 어렵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26 15:45   좋아요 1 | URL
얽.. 그거 계속 연재해주면 안되요? ㅋㅋㅋㅋ 아니면 다른 느낌으로 다시 써줘요!!! ㅋㅋㅋ 윤리왕 칸트녀도 나오고 술취한 쟝즤니아 울프도 나오고 폴리아모리 이대녀도 나오고 긴머리 속에 눈 하나를 더 감추고 있는 사람도 (판타지인가) 나오고 유머 딥러닝하는 ai도 나오(SF인가)고 매일 침대에서 생산되는 똥 치우는 고양이 (호러)도 나오는 걸로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26 15:50   좋아요 2 | URL
아아, 그거 투비에서 완결하려면 아직 멀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제 소설상으로는 완결한 장편이라고요. 그걸 투비에 예약 걸어두고 오픈하는 건데, 회차 나누기가 까다로워서 투비에선 언제 끝날지 모름 쟝, 그렇게 200원씩 막 투척하다가 마지막 회차까지 보고 나면 수십만원 쓰게 될지도 ㅋㅋㅋㅋㅋㅋㅋ

(원고지 700장/A4 85쪽/ 글자수 13만자 넘어요. ㅋㅋㅋ 전에 장편 공모전에 냈다가 떨어진 거여)

나에게 말한 그 소재로 당신이 써보시오. 재미나겠네. 그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26 15:56   좋아요 2 | URL
‘그들만’ (사실 나도 문맥왕임)

라파엘 2023-01-26 16:02   좋아요 2 | URL
그 유명한 나다 책방!!! 저 그것도 완결되면 읽으려고 기다리고 있던 건데, 오늘 카네티 자서전 5부작 미완결 사태를 경험해보니, 혹시 나다 책방도 작가 생전에 완결되지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했었어요. 하지만 이미 완결된 작품이라니 안심이 되네요. 습관대로 마지막편이 공개되면 읽을 것인지, 아니면 지금부터 읽으며 대작의 탄생을 함께할 것인지 고민하는 중에 있어요 😃

잠자냥 2023-01-26 16:26   좋아요 2 | URL
라파엘/ 지금 무료!

라파엘 2023-01-26 16:44   좋아요 2 | URL
문맥왕 공쟝쟝!! 영업왕 잠자냥!! 👍👍

바람돌이 2023-01-26 17: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 너무 좋아서 일단 픽입니다. ㅎㅎ
그런데 문학가가 되는것도 괜찮지 않나요? 어머니의 강압성이 오히려 득이 되어 철학자가 될 수 있었다 저는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런거 없어도 철학자 될 사람은 다 돼요. 안되는 사람은 안되고.... ㅎㅎ

잠자냥 2023-01-26 17:44   좋아요 1 | URL
엘리아스 카네티를 굳이 분류하자면 철학보다는 문학가에 가까울 거 같습니다. 그의 저작 중 <권력과 군중>이 가장 유명하다 보니 사상가로 불리는 게 아닐까 싶네요. ㅎㅎ

독서괭 2023-01-3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그냥 은유인 줄 알았는데 진짜 혀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니 충격적이예요;; 역시 잠자냥님 글 잘 쓰시는 거 다시 한번 느끼며.. 요즘 투비에 못 들어갔는데 이따 들어가봐야겠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3-01-30 16:57   좋아요 0 | URL
그런데 그렇게 끔찍한 에피소드는 아닙니다! ㅎㅎㅎ
 

지난 12월인가 물감 님이 잠자냥의 서재가 궁금하다고 공개해달라고 요청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날 이후로 잠자냥의 마음속 한켠에는 언젠가는, 이 서재가 다 정리되는 날에는 꼭 공개할게요, 하는 부채감(아니 왜 ㅋㅋㅋㅋ)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잠자냥의 기준에 맞는 완벽한 정리를 마치는 날을 기다리다간 잠자냥이 죽어 저 책들이 다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지고 말 때까지 서재 공개하는 날이 오지는 않을 것 같아서, 설 연휴를 앞두고 본격 설 특집(엥?!)으로, 여러분들 귀성 길에 작은 즐거움(뭐래, 이 사람 구닥다리 방송을 너무 많이 봤어!)을 드리고자 그냥 이대로 서재를 공개합니다. 처음엔 동영상으로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려고 찍어도 봤는데(!) 와 내 목소리 왜 이래! 급 사진으로 바꿨습니다.


보실까요?




서재 들어가기 전 모습입니다. 아니 이게 웬 감옥?! 하는 분이 계실 텐데, 저 하얀 창살은 네 그렇습니다. 공부를 다 마치기 전까지는 나올 수 없는, 책을 다 읽지 못하면 나올 수 없는 쇠창살입니다.... 는 아니고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분이라며 아실 텐데, 방묘문입니다. 집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4호와 6호는 한 달 가까이 이 서재 방에서 생활을 했는데요, 기존에 있던 녀석들하고 얼굴과 냄새는 익히되 서로 마주치지는 말라고 분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나중에 알고 보니 4호는 저 정도 높이는 훌쩍 뛰어넘더라는. 물론 분리 중이던 한 달 동안은 자기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암튼 이제는 쓸모가 없어(?)져서 치워도 될 텐데, 집사 2랑 실제로 공부 다 마치기 전에는 나오지 마라, 책 다 읽기 전에는 나오지 마라 하면서 장난치는 용도입니다.....는 아니고 가끔 격리가 필요한 녀석을 저 방으로 모십니다(예 병원 진료 전 금식해야 할 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시 문, 저 문을 열고 나가면 집 밖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이고요, 이것은 워크스테이션이라고, 1인용 독서실입니다. 방 안의 방, 서재 안에 독서실- 제 공간은 아니고 집사 2의 공간이므로 이곳은 열지 않겠습니다. 저도 들어가 본 적은 없습니다. 집사 2가 구경시켜 줄 때 딱 한 번 본 적은 있습니다만- 집사 2의 공간은 소중하니까요. 그런데 괭이 녀석들(특히 1호와 6호)이 이 공간을 사랑해서 문을 스르륵 열고(6호가 특히 잘 엽니다) 들어가서 숙면 취하고 나오는 일이 종종 있더라고요.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서 위 사진에서 보이는 하얀 철제 서랍으로 저렇게 문을 못 열게 밀어둡니다. 집사만의 공간도 필요하니까요.




방문으로 딱 들어서면 보이는 풍경입니다.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풍경이기도 하고 서재 문을 열어두면 거실에서 살짝 보이기 때문에 나름 정리정돈에 힘썼습니다. 그리고 통일성을 줘서 나름 보기 좋으라고 주로 전집 위주로 꽂았습니다. 책 위에 저렇게 눕혀서 꽂아두는 거 하지 않기로 집사 2와 약속했는데 어느새 또 책이 쌓이고 있군요;




다른 각도에서 보면 요렇습니다. 워크스테이션 앞쪽으로 CD수납장이 있습니다. 주로 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록 음반과 클래식음반입니다. 문화사대주의자 잠자냥이라서 국내 앨범은 거의 없습니다. 클래식앨범은 거실에 따로 좀 나가 있어서 여기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잠자냥은 이제 웬만한 CD는 사지 않습니다.  정말 다행이지 않습니까? 마지막으로 산 앨범이 Yeah Yeah Yeahs의 최신작인 'Cool It Down'(2022)입니다. 여러분 이거 명반입니다. 한번 들어보시지요. 시디장 앞에 저 나무통은 무엇이냐고요? 저것은 겨울한정 실내용 육고 화장실입니다. 아니 고양이 여섯 마리나 있는데 화장실이 딸랑 한 개냐! 묘권침해다! 하는 분은 흥분을 가라앉히십시오. 베란다에 5개 더 있어............집사들이 날마다 감자 캐느라 허리가 굽습니다. 현타가 밀려오는 순간. 평소엔 베란다 문을 냥이들이 나갈 정도로 살짝 열어놓는데요, 겨울 밤 10시에서 아침까지는 베란다 봉쇄. 그때 이용하는 화장실입니다. 인간으로 치자면 요강? ㅋㅋㅋㅋㅋㅋ 시디장 위쪽 한쪽을 비워둔 까닭은, 요즘도 가끔 6호가 저곳을 디디고 워크스테이션 위에 올라가더라고요. 그래서 걍 둡니다.



6호는 요즘 아주 가끔 놀이 삼아 이곳에 올라가 있습니다.



책장의 내용물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책장을 차례로 올려봅니다.








아, 그런데 이 책꽂이의 비밀은 언젠가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앞쪽 정렬로 책을 꽂으니까 뒤가 좀 비더라고요? 그래서 책꽂이마다 뒤에 빈 공간에도 책을 저런 방식으로 꽂아두었어요. 그랬더니 적게는 10권에서 많게는 15권까지(문고판일 경우) 들어가더라고요! 저렇게 뒤에 들어간 책들 중엔 이미 읽었는데 팔거나 버리기 아까운 책들이 들어가 있고 개중엔 신간도 있는데.... 문제는 어디 뭐가 들어가 있는지 몰라서 찾아 읽을 수 없............ 다음에 이사 갈 때 새로운 발견을 하려나요!




사진 찍을 때 1호가 갑자기 나타나셔서 뭐하냐고 참견하더니 이윽고 들리는 저 폭포소리.... 아, 화장실- 이 좌식- 좀 전에 치웠더니 냉큼 싸네요. 1호는 1호 의식이 남달라서 화장실 치우면 제일 먼저 쓰는 걸 좋아합니다.




이 칸은 제가 좀 애정하는 코너- 책이 예뻐서?! ㅋㅋㅋ




현대문학 세계단편선 시리즈도 애정합니다. 그런데 단편이다 보니 완독하기 참 어려운 단점이... 게다가 책이 좀 두꺼워야죠! 이 시리즈 중 완독한 책이 드물다는.




정면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뭐 거의 고양이 방이네요; 저 커튼 뒤는 전면 통유리라 풍경이 멋진데요(특히 눈&비올 때), 사생활 보호를 위해 커튼은 걷지 않았습니다. 아참, 무엇보다 사진에서 고양이 밥그릇 있는 저 가운데에 원래 계획으로는 제 책상을 놓을 예정이었습니다. 이사 오기 전에 쓰던 제 책상은 낡아서 버렸고 마음에 드는 책상을 봐두었는데! 이 방을 4호와 6호가 쓰다 보니 책상 놓기를 차일피일 미루게 되더라고요. 한동안은 4호와 6호가 책꽂이 맨 위에서 뛰어내릴 때 받침대 역할밖엔 하지 못할 거 같아서요. 그랬더니 잠자냥이 찜해 둔 그 책상이 그새 품절이 되고 말았다는 슬픈 사연이. 뭐 사실 저는 집에 가면 거의 침대에 누워서 책 읽다 자는 게 일이라서 책상이 굳이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요즘! 투비를 하면서 집에서도 컴퓨터 자판을 칠 일이 생기지 않았겠습니까? 요즘은 그래서 식탁이나 침대에 베드트레이 놓고 쓰고 있는데 이게 아무래도 좀 불편해서 곧 책상을 놓을 것 같습니다. 책상을 놓으면 또 그때 책상 샷을 보여드리도록......(누가 궁금하대?!)



커튼 타고 막 올라가던 4호-



저 위치에 책상을 두면 저 녀석들이 정말 좋아했겠지요? -_-;;



이쪽은 다른 쪽 벽면입니다. 한눈에 봐도 정리가 덜 되었죠? ㅋㅋㅋㅋㅋㅋ 문학&인문학&사회과학&예술이 마구 뒤섞여서 꽂혀 있습니다. 도서관처럼 분류해서 꽂을 예정이었으나 아 나도 모르겠다. 포기. 심지어 이쪽은 새로 산 책& 도서관에서 빌린& 책 곧 되팔 책이 뒤섞여 있어서 정리 불가 판단.

자세히 보고 싶은 분을 위해 나눠서 올려봅니다.









아, 여기 잠자냥 취향 아닌 책이 있는데 하고 놀란 분이 있을 듯요. 그렇습니다. 저 문제의 잭 리처- 누가 선물했을까요? 그렇습니다. 그 인간은 꼭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선물하더라고요? ㅋㅋㅋㅋ 올해는 철 좀 들었는지 처음으로(!) 제가 갖고 싶던 책을 선물했습니다. ㅋㅋㅋㅋ



책꽂이 맨 아래쪽에는 주로 한국문학을 꽂습니다. 한국문학..... 신경숙에 이어 고은 따위 다시 받아들여주는 문학판이라면 맨 아래쪽에 꽂아두길 역시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니 근데 신형철 책이 있네? 내가 웬일이야........ 아, 동생 집에 있던 걸 갖고 와서 반납 안 했네요;;; 이상문학상 수상집도 동생 책으로 사료되옵니다.




이쪽은 제가 애정하는 코너- 언젠가 보여드린 적 있는데 수잔 손택 코너입니다.




그리고 알라딘 서재 이웃분들이 좀 궁금해 할 페미니즘 서적 코너인데요, 여러분들에 비하면 많지는 않습니다. 잠자냥이 가장 좋아하는 페미니스트인 잠자냥은 이미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생활을 하고 있어서.........쿨럭.......... 그나저나 띠지 버린다고 했는데 <성스러운 동물성애자>는 넘나 혼란스럽게 읽어서 띠지 버릴 생각도 못했군요. ㅋㅋㅋ




나쓰메 소세키 전집 코너도 아낍니다. 그런데 현암사의 이 전집은 책등이 금방 빛바래더라고요;; 슬프다.





요즘 알라딘에서 <반지의 제왕>북펀딩으로 시끌시끌하던데 저 이런 책도 있습니다요. 호빗 시리즈- 사실 저는 판타지는 좋아하지 않아서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 무관심인데요, 호빗은 집사 2가 좋아해서 요렇게 있습니다.

사진 찍고 있으려니 뭐하냐고 갑자기 나타난 3호-



3호 뒤에 보이는 저 남색 냄비받침- 뭔지 아시죠잉? ㅋㅋㅋ 쓸 때는 머리 빠지나 쓰고 나면 무용지물, 냄비받침 논문입니다. 다 처분하고 기념으로 간직한 잠자냥의 논문 한 권과 아직 다 처분하지 못한 집사 2의 논문 여러 개가 꽂혀있습니다. 고양이들이 가끔 스크래쳐로 이용해줍니다. ㅋㅋㅋ 참, 다락방 님 박사 가시죠! 집사 2도 서른 넘어서 석사 가고 박사 과정 진학했습니다. 언제 마칠지는 모른다는 것이 함정. ㅋㅋㅋㅋㅋ







서재 바깥으로 책이 나가지 않기로 집사 2와 약속했으나.... 그게 말이 쉽지요. 어느덧 제 방에도 야금야금 책이 차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침대 머리맡과 서랍장 위에는 이런 책들이 있습니다. 주로 지금 읽거나 곧 읽을 예정이거나 아주 최근 산 책들 위주입니다. 나보코프 단편집은 하루 하나씩 읽을 예정이었으나........ ㅋㅋㅋㅋㅋ

여러분의 침대 주변엔 어떤 책이 있나요?

물감 님, 저 잘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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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1-17 22:1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7 22:24   좋아요 0 | URL
내 보기앤 쟝쟝이 더 좋아하는 거 같은데~~ :P

공쟝쟝 2023-01-17 22:27   좋아요 2 | URL
잠자냥은 바보야!! 나 바람맞힌 것도 모자라서 … 내 마음 들었다 놨다… 흥!!! 됐어…. ㅠㅠ (짝사랑 전문 무성애자)

책읽는나무 2023-01-17 1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
오~~~
다락방님은 아렌트
공쟝쟝님은 푸코
잠자냥님은 손택과 문학!
그리고 논문까지?
멋짐 폭발 책장입니다.
CD까지~^^
아...갖고 싶다 저 가지런한 책방!!!!
독립책방 따로 갈 필요 없이 그곳에 가고 싶습니다. 입장료는 얼마나 할까요?
ㅋㅋㅋㅋ 집사님들 막 도망가실라~ㅋㅋㅋ

잠자냥 2023-01-17 22:14   좋아요 2 | URL
입장료는 츄르~ 오시면 즤 고양이들하고 놀아주세요. 저희는 나가 있을게요. ㅋㅋㅋㅋㅋㅋ

2023-01-18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3-07-07 10:15   좋아요 0 | URL
헐- 나무님 이 비밀 댓글 이제야 봤어요. (은오의 최신 댓글 때문에)
헐..... 제가 못 보고 그냥 지나쳤습니다. 죄송.
냥들 선물은 마음으로만 받겠습니다!

2023-07-07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3-01-17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지런히 정리된 서가에 워크스테이션까지... 너무 부러운 서재예요.
(워크스테이션이 천장도 막힌 것 같은데 환기가 되나요...? 모르는 집사 2님의 건강을 잠시 걱정함^^)

아는 책도 있고 모르는 책도 있지만, 서가를 깔끔하게 정리하려면 역시 시리즈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높이도 앞쪽공간도 맞추려면.
뒤쪽 공간에 책 넣고 앞에 맞추는 건 언젠가 해보고 싶어요.
언젠가 다시 정리하신다면 사진을 찍고 뒤에 뭐가 있는지를 써서 파일로 저장해두시면 어떨지...

저도 서재 (라고 하기엔 넘나 창고같은 방이지만) 에 고양이 화장실이 있는데, 그래서 고양이 모래 먼지 + 책먼지 + 털...
책들에게 조금 미안하기도 하답니다. 그러나 잠자냥님 서재는 정말 깔끔하네요.

잠자냥 2023-01-17 22:11   좋아요 1 | URL
워크스테이션 꼭대기에 창문처럼 열 수 있어요. ㅋㅋㅋ 그래서 6호가 위에 올라가서 열고 집사 2 공부하나 조나 감시한다고 ㅋㅋㅋㅋ
다음엔 수하 님 의견을 받들어서! 뒤에 꽂는 책은 정리하려고 합니다. (어느 세월에 ㅋ)
저 방은 아무래도 고양이 화장실 때문에 환기하고 청소를 더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구단씨 2023-01-18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리가 깔끔해요. 부럽습니다.
저는 몇 권 안 되는 책도 어디 숨어있는지 모를 지경인데요.
그리고 사진 보니까 확실히 전집은 모으는(?) 재미가 있습니다. ^^ 예뻐요. 너무나.

잠자냥 2023-01-18 09:40   좋아요 0 | URL
한쪽벽마저 완벽하게 정리하고 올렸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전집은 정말 저렇게 가지런히 꽂으면 예쁘더라고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3-01-18 0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넘 깔끔하네요
잠자냥님 서재 보니 제 책들은 거의 방치와 학대수준입니다;;;

잠자냥 2023-01-18 09:41   좋아요 0 | URL
방치와 학대 ㅋㅋㅋㅋ 그런데 그런 서재도 매력적입니다.

새파랑 2023-01-18 0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인 도서관같아요~!! 예전에 본 다락방님 책장과 차이점이 느껴집니다 ㅋ 저는 다락방님 스타일의 책장에 가깝지만 ㅎㅎ

제가 꿈꾸는 서재의 모습입니다~!!

다락방 2023-01-18 08:20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비슷한 부류의 인간 다락방 입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8 09:41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은 상자에 책 넣어서 사진 찍어 올리실 때 보면 정리 잘 되어 있을 것 같은데!

다락방 2023-01-18 08: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아무래도 조만간 제 책장 사진을 다시 한 번 올려서 다른 분들로 하여금 지저분함의 안락함을 선물해야 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8 09:42   좋아요 1 | URL
난 뒤메질 서재도 좋아합니다. 원합니다 뒤메질!

alummii 2023-01-18 1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와 함께 하는 책장 이쁩니다!

잠자냥 2023-01-18 10:32   좋아요 1 | URL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더북 2023-01-18 1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책장이 제 서재랑 같은 모델이라 친근해요. 윗칸까지 알뜰하게(?) 책 꽂을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책장이라 대량 구매했더라는~ ㅋㅋ 즤집 고냥씨는 책장 꼭대기에 한 번도 올라간 적이 없어서 풍경이 새롭네요^^

잠자냥 2023-01-18 14:09   좋아요 0 | URL
와, 역시 그 책장의 진가를 알아보는 독서가가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가격대비 정말 훌륭하죠? 책쟁이들을 위한 진정한 책꽂이! 품절되거나 절판되면 안 된다고 발동동 ㅎㅎㅎ

자목련 2023-01-18 1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확한 말머리 사용법!
특집은 계속 되어야 한다, 쭉~~
근데, 항상 이렇게 정리된 모습인가요? 그렇겠지요.

잠자냥 2023-01-18 14:10   좋아요 0 | URL
ㅎㅎㅎ 네 거의 이 모습 그대로입니다.
다만 청소기 돌리기 전에는 냥이들이 긁어댄 스크래쳐 가루랑 화장실 다녀온 뒤 모래가 좀 떨어져 있습니다요-

독서괭 2023-01-18 1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우와!! 잠자냥님 문학 전집이 엄청나네요! 거의 다 갖고 계신 거 아닌가요?
CD가 ‘여긴 별로 없는 편‘이라고 하신 건 더 놀랍... CD 거의 안 가지고 있는 사람.
잠자냥님 이사할 때 이삿짐센터에서 엄청 싫어하지 않았나요? ㅋㅋㅋㅋ 책 많은 집 젤 싫어한다고 하더라고요 ㅋㅋ 이사 많이 안 다니는 게 상책인데.
서재에 고양이라니 완벽합니다. 1인용 독서실도 좀 탐나네요? 나만의 공간. 갖고 싶어요..
오늘의 빵터짐: 1호는 1호답게 화장실 청소 후 첫번째로 이용 ㅋㅋ 역시 첫째들은 첫째다운 데가 있다니깐요.
정리 너무 잘해 놓은 놀라운 서재 구경 잘하고 갑니다~ 부럽습니다!!!

잠자냥 2023-01-18 14:06   좋아요 1 | URL
거의 다는 아니죠! ㅋㅋㅋ 각 출판사마다 전집 번호가 장난 아니던데요. 전집 중 읽고 되판 책들도 여럿 있습니다.
안 그래도 이삿짐센터에서 책 많아서 너무 싫어하더라고요. 포장 이사라더니 나중에는 책 정리하다가 자기들도 지쳐서 이건 직접 하시는 게 나을 거 같다고 ㅋㅋㅋㅋㅋㅋ
이제 저 서재에 제가 책상 놓고 앉아 있으면 컴퓨터에 올라오겠죠?! 요주의 인물은 3호 ㅋㅋㅋ

은오 2023-07-07 0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다시 보다가 잠자냥님 따라서 책 다 앞으로 땡겻는데 ㅁㅊ 훨씬깔끔하고 보기좋네요?! 난왜 지금까지 끝까지 밀어넣고 책 너비(?) 다른걸 거슬려했는가.... 뒷공간까지 활용할정도로 아직 많진 않아서 뒤에 텅 비었지만 ㅋㅋㅋ 너무 만족스럽다
잠멘 외치고 갑니다 잠자냥님 믿으면 누워있다가도 떡이!

잠자냥 2023-07-07 08:44   좋아요 1 | URL
잠렐루야 믿습니까? ㅋㅋㅋㅋㅋ

은오 2023-07-07 09:38   좋아요 1 | URL
믿습니다! 결혼하고시퍼요!

독서괭 2023-07-07 09:41   좋아요 2 | URL
저도 앞으로 땡기고 뒷공간에 밀어넣어 신세계를 맞았어요 ㅋㅋㅋ

잠자냥 2023-07-07 10:17   좋아요 1 | URL
은오 덕분에 예전에 못 보고 놓친 책나무님 비밀 댓글 발견....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7-07 10:49   좋아요 2 | URL
저는 비댓 답이 없으셔...아잉~부끄럼이 이리 많으셔 어쩌누?
홀로 결론 내리고 있었다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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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1월에 무슨 일이야. 집에 있는 책부터 읽자고 다짐하더니, 흥미로워 보이는 책들이 마구 쏟아져 나와서 사고 또 사고.... 이제 정말 자제하고 산 책부터 읽어야지.




엘리아스 카네티, <자유를 찾은 혀- 어느 청춘의 이야기>
<군중과 권력>으로 유명한 엘리아스 카네티의 자서전이다. 소싯적 <군중과 권력>을 읽다 만...(-_-) 처지로서 항상 이 책을 마저 다시 읽어야한다는 부채감을 안고 살아가던 바, 이 책이 출간되었다. 자서전 따위 안 읽는 나이지만 이 책에 혹했던 것은 엘리아스 카네티의 16세까지의 삶을 다룬 자서전이라는 점 때문이다. 16세 이전의 삶에 대해 이토록 많은 것을 쓸 수 있다니! 역시 비범한 자는 다르구나.  엘리아스 카네티의 자서전 5부작 중 첫 번째 책으로 카네티라는 비범한 인물의 정신적 삶을 형성한 사건, 인물 등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내 16세 이전의 삶은..... 이번 생은 망...



허먼 멜빌, <사기꾼 - 그의 변장 놀이>
멜빌이란 인물도 참 흥미로운 사람이다. 이 책은 멜빌의 마지막 장편 소설. 만우절인 4월 1일 미시시피강을 따라 운항하는 증기선 피델호에서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을 보여준다는데, 무려 포스트모던한 작품인 데다가 폴스타프&골드문트 님이 쌍코피 줄줄 흘렸다고 해서 급 흥미가 생겼다. 나도 쌍코피 나는지 체험해보겠음.




에두아르트 폰 카이절링, <파도>
국내 초역작. 19세기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탐미주의 소설인 <하모니>, <파도>, <무더운 날들>이 실려 있다. 내 관념 속에서는 독일과 유미주의/탐미주의는 좀 거리가 먼데, 독일의 탐미주의 소설이라니 흥미가 생길 수밖에. 독일 문학 특유의 우울함과 섬세함을 만끽할 수 있다고.




막상스 페르민, <꿀벌 키우는 사람>
막상스 페르민의 <눈>, <검은 바이올린>은 늘 읽어보려고 생각하다가 미뤄왔는데 <꿀벌 키우는 사람>이 나오면서 이른바 색채 3부작이 다 출간되었다고 한다. 바로 이 시점에 이 3권을 몰아서 읽어보는 것도 좋으리라 판단. 리뷰대회도 있어서 겸사겸사샀다. 그런데 다락방님의 <눈> 리뷰 읽고 나닌 급 읽기 싫어지네....; 그래도 읽고 몇 자라도 써야지 리뷰대회 참가자 모두에게 5천원 준다고. 쿨럭;




아르카디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보리스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 <저주받은 도시>
스트루가츠키 형제 책은 무조건 사야 해! (읽어라 좀) 정체불명의 인도자가 수수께끼의 실험을 진행하는 고립된 기이한 도시에 대한 우화를 들려준다고.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 중 여러 가지 면에서 가장 무거운 소설이라는데, 일단 두께부터 가장 무겁긴 하다.




이 책들도 나란히 놓고 보니 아름답지 않습니까? >_<




에인 랜드, <파운틴 헤드>
(골드)문트 오별 책. 뉴욕의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워드 로크라는 이상주의적 건축가의 모험담을 다룬 이야기이자, 미국 객관주의 철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작가 에인 랜드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담긴 철학 소설이라고. 출간 당시 열두 개나 되는 출판사들에서 ‘너무 지적이고 논쟁의 소지가 크다’며 출간을 거부당했다고. 문학에서 작가가 지나치게 자기 사상 드러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간 읽을까 말까 중 고민하다 늘 내려놓은 책인데 직접 한번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마침내 들었다. 1월 1일에 마침 동네 알라딘 중고에 들어와 있기에 망설임 없이 구매.



 
마사 C. 누스바움, <교만의 요새 - 성폭력, 책임, 화해>
리베카 솔닛 책이 나올 때마다 읽어야지! 하면서 사는 것처럼 누스바움 언니의 책도 그렇게 된다. 그런데 두 언니들의 책은 어느 순간 사기만 하고 읽지 않고 있다는 게 함정. 이 책에서 누스바움은 “모든 차별과 폭력이 ‘교만’에서 비롯된 것이며, 오랜 시간 외면하고 은폐해 온 성범죄의 기저에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권력을 비호해 온 법과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다락방 님께 땡투.




<마거릿 생어의 여성과 새로운 인류 - 피임할 권리와 여성 해방의 시작>
이 책 사실 펀딩하는 것도 몰랐는데 수하 님 서재에서 발견. 그 이전에 이번에 정희진 쌤 강연에서 쌤이 마거릿 생어 언급하면서 “아 이분도 내가 존경하는 분인데”하면서 피임이 불러온 혁명에 대해 잠깐 스치듯 말씀하셔서 오호라, 이 사람 책 읽어봐야겠다 했던 참에 이 책이 출간되었다. 마거릿 생어는 ‘우생학자다 인종차별주의자다’라는 공격과 비난을 받았다는데 그래서 나도 좀 실눈뜨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았으나, 그 부분에 관해서는 이런 글도 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수하 님이 읽어보시기에도 좋을 듯. 아무튼 이 책은 수하 님 땡투.

[문제적 인물로 본 의학의 역사] 마거릿 생어, 피임의 권리를 위해 싸워 이긴 전사는 왜 우생학자라고 비난당했을까?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08449




<성스러운 동물성애자 - 종도 편견도 넘어선 사랑>
와, 이 책 1월의 발견이다. “책은 도끼다”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책. 읽는 내내 자세한 묘사 부분에서는 좀 역겨웠으나 분명 생각과 사고의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어제 받자마자 두 시간 좀 넘게 쭉 내리 읽었다. 이 책의 한줄 평. “역겨움으로 시작된 편견의 붕괴” 리뷰라기보다는 이 책을 읽으며 고민했던 지점이나 아직 고민이 남은 부분은 곧 끼적거려 올릴 예정. 은오 님께 땡투. 은오 님 인생에 생애 첫 땡투를 선사한 잠자냥. 그런데 공교롭게도 왜 하필 이런 책이야 ㅋㅋㅋㅋㅋㅋ




수지 덴트, <옥스퍼드 오늘의 단어책- 1일 1단어 1기쁨>
와, 이 책도 정말 재미나 보이지 않습니까? 머리맡에 두고 하루에 한 챕터씩 읽는 중.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오늘의 단어를 선정하고, 그 단어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반전 있는 단어, 기막힌 역사를 품은 단어,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지금은 시들해진 단어, 지금 막 생겨난 단어까지. 미처 몰랐던 단어들의 이야기- 이 책 받아들고 훑어보던 중 오디오에서 푸파이터스(Foo Fighters)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때마침 이 단어가 눈에 들어와서 진짜 재미나게 읽었다. 근데 책 사고 나니까 굿즈로 ‘암기 노트 + 워크북 PDF’ 주더라. 이래서 너무 빨리 사면 안된다능... 물론 난 단어를 외울 목적으로 산 건 아니지만.




이춘재, <검찰국가의 탄생- 검찰개혁은 왜 실패했는가?>
검찰개혁 외치다가 사상최악 검찰공화국 탄생에 기여한 문재인 정권의 과오를 여러 각도로 분석한다. 이 책 읽다보면 한 나라의 지도자에게는 사람을 잘 판단, 볼 줄 아는 능력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의 3대 악은 검찰&언론&국회의원이라는 생각도. 검찰공화국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앞으로도 얼마나 심각할지 걱정스럽기 짝이 없는데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른 한동훈 지지율 보면 이 나라는 답이 없다.




은유,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48가지 이야기>
글에 대해서는 계속 쓰고 싶고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이 늘 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라면 한번 믿고 가볼 마음이 든다. 그것이 특히 ‘계속 쓰려는 사람을 위한’ 이야기라면. 저자는 쓰고자 하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가질 여러 가지 의문과 질문들을 모아 그에 대한 대답을 하나씩 하나씩 내놓는다고.




강남순, <질문 빈곤 사회 - 나는 질문한다, 고로 존재한다>
나는 사적인 대화에서도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럼 점에서 이 책은 제목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저자가 강남순이니, 안 읽을 수가 있겠는가. 저자는 한국을 다양한 영역에서 “예”를 미덕으로 간주하는 ‘질문 빈곤 사회’라고 판단하고 ‘왜?’라는 물음표를 허용할 때, 진보와 변화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나와 내가 속한 세계를 바꿀 ‘좋은’ 질문에 대한 탐구.




슈테판 츠바이크, <츠바이크가 본 카사노바, 스탕달, 톨스토이>
마리 앙투아네트 때문에 츠바이크의 전기를 다시 들춰보니, 츠바이크는 정말이지 전기의 대가답다. 이 책은 카사노바, 스탕달, 톨스토이의 삶을 다룬 평전으로 츠바이크는 이들 세 작가는 자신의 ‘실존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끊임없이 자아로 회귀함으로써 자기 인생을 문학작품으로 재창조한 인물들’로 판단한다. 타 출판사에서 츠바이크 평전시리즈로 낱권으로 나온 게 있던데 이 책은 그 책들의 합본인 듯.




1월엔 더 안 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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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1-13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치와 키로 이름이 끝나는 작가 ㅋㅋㅋㅋㅋ 그 아름다운 다섯 권. 나머지 책들도 처음 보는 책 많네요.
그 와중에 <교만의 요새> 저도 산 책이라 이렇게 반가울 수가 ㅋㅋㅋㅋㅋㅋ
마거릿 생어도 저도 선생님께 영업당해서 읽고 싶네요. 잠자냥님 이번 설에도 바쁘실것 예상됩니다^^

잠자냥 2023-01-13 12: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치와 키로 끝나는 작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책 아름답죠? 제가 그래서 그 책들을 읽고 못 팔았......ㅋㅋㅋ(팔고 싶은 것도 분명 있었으나 ㅋㅋㅋ)
마거릿 생어 희진쌤이 책 나온 거 알고 언급하신 걸까요? ㅎ 우리 한번 함께 읽어보아요~
설이 있다고 생각하고 마구 질렀습니다. ㅎㅎㅎ

건수하 2023-01-13 13:07   좋아요 1 | URL
책 나온 거 알고 언급하셨다에 한 표 던집니다.

건수하 2023-01-1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조만간 살 것 같다 생각했는데 과연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브릭의 글은 읽고 다시 댓글 달게요.


1월이 아직 절반도 더 남았지 말입니다. 마지막일리가!

단발머리 2023-01-13 13:08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 마지막일리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우아, 수하님! 사람 볼 줄 아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3 13:3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이 사람들 나를 너무 잘 알앜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1-13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믿어도 되겠습니까?^^;
책탑이 그 어느때보다 멋집니다! 두툼한 책들이 가득이군요. 츠바이크 평전은 저도 도전해보고 싶은 책인데 스탕달, 톨스토이라니~ 궁금합니다. <옥스퍼드 오늘의 단어 책>도 끌리네요ㅋㅋ

잠자냥 2023-01-13 13:34   좋아요 0 | URL
역시 화가 님은 역사와 인문학에 관심 증폭!

마지막 문장은 눈 감아주세욧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13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책탑 쓰러질 것 같아요ㅋㅋ
잠냥님도 큰 손!!!
스트루가츠키 형제 아...이름도 어렵다!!
책을 배열해 놓으니? 아.....ㅜㅜ
책 표지 이쁘네요^^
오늘도 처음 보는 책, 처음 듣는 작가들@.@
하지만 성스러운 동물성애자 책이랑 마거릿 생어 책은 알아보겠습니다ㅋㅋ

잠자냥 2023-01-13 13:35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도 성스러운 꼭 읽어주세요! ㅋㅋㅋㅋㅋㅋ (아 왜 웃어)

책읽는나무 2023-01-13 14:32   좋아요 1 | URL
왜 웃어요? 정말~
근데 왜 웃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아 나도 우습네요ㅋㅋㅋㅋ

건수하 2023-01-1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링크 옮겨주신 브릭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사실 마거릿 생어가 우생학을 옹호했느냐 아니냐에 ‘큰‘ 관심은 없었고,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그 영향이 어떠한지가 저의 관심사였는데.. 그래도 우생학 부분이 찜찜하기는 했어요.

어제 책 받아보고 나서, 전에 <임신중지> 읽었을 때 기억이 나더라고요. 임신중지에 찬성하는 진영이 모성적 행복을 전제하고 어머니가 태아에게 고의적으로 해를 끼칠리 없다- 고 내세웠던 (아마도 전략적으로) 것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도 읽었으니 마거릿 생어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역시 그런 이야기가 나와있네요.

뭐, 어떤 일이든 법안을 만들고 크게 바꾸려면 힘이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심정적으로 이해하고요. 그게 아니더라도 공은 공, 과는 과. 깔 건 까고 잘한 건 칭찬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생학 이란 키워드 때문에 마거릿 생어의 업적이 묻히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시절 생명과학자들 웬만하면 피해가기 어려운 키워드일걸요..

잠자냥 2023-01-13 13:37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전략적으로 이용할 필요도 있지요. 수하 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생어가 우생학자라고 비난받는 것은 그녀의 업적을 과소평가하려는 움직임도 한몫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다락방 2023-01-13 13: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형제들이 쓴 책 저도 한 권 있는데 아직 안읽었어요. 헤헤..
저 동물성애 책은 읽기 너무 두려워요 ㅠㅠ
막상스 페르민 책은 잠자냥 님은 저만큼 싫어하진 않으실 것 같아요. 잠자냥 님과 제가 책 좋아하는 취향이 당연히 다르잖아요? 아름다움에 저보다 더 점수를 주지 않으실까 합니다. 저도 한 권 더 읽어보려고요. 제발 칭찬 쓸 수 있게 해줘, 페르민..
저는 마거릿 생어랑 검찰국가 담아갑니다. 그런데 저도 1월에 그만 사야 돼요. 왜냐하면 그 이유는 월요일 책탑 페이퍼를 보시면 압니다.

그나저나 저 점심 순대국 먹으면서 북플 들어왔다가 동물성애 책 리뷰며 댓글 보고 지금 너무 순대랑 고기를 못먹겠는데, 먹기가 너무 힘든데, 그렇지만 살아야 되니까 뚝배기 기울여서 다 먹었어요.

잠자냥 2023-01-13 13:26   좋아요 4 | URL
뚝배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 동물성애 책 중에 돼지는 안 나와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3 13:27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왜 요즘 초심을 잃으신건가요? 얼마전에 이번달 독서모임 책 선정에 대한 잘난척도 애매하게 하시더니, 이제 두메뉴는 못드실망정 한메뉴를 힘들게 드셨단 말입니까? 정말 너무 섭섭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01-13 14:39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요즘 넘 윤리 다락방 되시어 순대국밥 힘들게 드셨구먼유~~
전 그게 또 멋지네요ㅋㅋㅋ
넘 맛있게 먹었음 모냥 빠지잖아요.
아..갑자기 배고프네요ㅜㅜ

은오 2023-01-13 13: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처음 안 중요하다더니 저한테 인생 첫 땡투를 선사했다고 “굳이” 적으신 부분에서 저에 대한 숨길 수 없는 애정이 드러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문학 진짜 좋아하시는구나. 아, 나 변자냥님이랑 얘기하려면 문학 읽어야되는데, 문학 별로 안 좋아하고, 뭔 동물성애 얘기나 하고 있곸ㅋㅋㅋㅋ
변자냥님의 고민에 대한 페이퍼 기다리겠습니닼ㅋㅋㅋㅋ저는 얼른 소개하려고 고민과 디테일따위 집어던진 첫 번째 리뷰였으니 변자냥님이 보충해주세요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3 14:10   좋아요 3 | URL
변자냥으로 굳어지는 건가요…? 윤락방(이건 안되겠다… 과했어..)…읍읍…. ㅋㅋㅋㅋ 변자냥님… 입에 탁탁 붇습니다. 다부장님 만큼이나….

은오 2023-01-13 14:12   좋아요 2 | URL
윤락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닠ㅋㅋㅋㅋㅋㅋ과하다과해!!! 변자냥 저도 마음에 듭니다. 변자냥님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 쟝님은 섹쟝쟝으로 하고싶은데 말입니다...

공쟝쟝 2023-01-13 14:18   좋아요 2 | URL
하… 앙대여 은오님… 그거 아니야하… 섹쟝쟝..이라니…. 아우 낯뜨거… 무슨 소리야. 허우참. 어후~ 안사쟝으로 하겠습니다. 올해는 덜사쟝. 안사쟝. 고만사쟝. (은오님 책 오면 책탑 페이퍼 올라갑니다 흠흠)

은오 2023-01-13 14:29   좋아요 1 | URL
탑이요..? 왜... 탑...? 쟝님 지금 아직 1월 13일...진짜 안사쟝 해야겠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3 16:49   좋아요 2 | URL
아 미쳐 변자냥 섹쟝쟝 윤락방......... 근데 윤락방은 하지 말자 인간적으로 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3 18:05   좋아요 1 | URL
잘못했어요 뚫린 손이라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섹쟝쟝 3회 이용쿠폰 드릴게요😂 윤리다락방이죠 칸타락방이고!!

공쟝쟝 2023-01-13 14: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사나보잠쟈냥~!! 독후감 대회 출전해서 적립금을 더 벌도록 해요~ 챠륵~(채찍) 적립금 플랙스 하는 거 올해에도 보여줄거죠? 아니 근데 기본적으로 이름들이 에두아르트 나타노비치 스트루가츠키?ㅋㅋㅋ 응? 아우…. 맛보기도 전에 이름이 어려웡!

잠자냥 2023-01-13 16:50   좋아요 1 | URL
스투루가츠키 형제 약간 안드로메다 이야기 쟝쟝이 좋아할 거 같은데.....

라파엘 2023-01-13 1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몇 권의 책을 주문했지만, 이 페이퍼를 보고 용기를 얻어서, 오늘은 또 오늘의 책들을 주문했습니다. 잠자냥님은 정말 이웃들에게 용기를 주시는 분~!!! 😆

잠자냥 2023-01-13 16:51   좋아요 1 | URL
와우 역시 잘하셨어요. 이런 용기는 서로서로 북돋기!

독서괭 2023-01-13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어마무시하다.. 스트루가츠키 형제 책들은 볼 때마다 왠지 만화책이 아닌가 싶어져요 ㅋㅋ 표지 느낌이 뭔가.. 만화스럽.. 잠자냥님도 SF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이 형제 책은 다 모으시는군요. 시리즈로 쫙 있는 사진을 보니 탐이 납니다.
근데 이제 안 살 거란 말 좀 하지 마세요. 아직 1월 절반도 안 지났다구요? ㅋㅋㅋ

잠자냥 2023-01-13 16:52   좋아요 1 | URL
약간 내용도 만화스러울 때 있어요. sf이긴한데 묘하게 현실적이라 ㅋㅋㅋ 소비에트 까대기 계속 읽게 됩니다.
괭님 위해서 오늘 육고일기 쓰려고 했는데 동물성애 쓰고 나니 기운이 털려서 일단 오늘은.... 급마무리...

봉천동 2023-01-13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자시네요

잠자냥 2023-01-14 23:16   좋아요 0 | URL
부자는 아니고, 고양이 밥이랑 책만 사고 삽니다.

미미 2023-01-13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는 사고 싶은데 당장 못읽을게 뻔하고 강남순,은유작가의 책 땡투했어요(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들어온 사람ㅋㅋㅋ) <검찰국가의 탄생>도 읽고 싶은데 속상할것 같기도 하고...
한동훈이 하는 많은것들이 요즘 다 거슬려요. 되도록 정신건강을 위해 뉴스를 안보게 되네요. 아웅

잠자냥 2023-01-14 01:32   좋아요 1 | URL
땡투 감사합니다! 한동훈에 관한 열광 같은 거 보면 진짜 속 터져요. 무슨 옷을 입었네 스타일이 어쩌네… 하 답 없다 정말

바람돌이 2023-01-14 0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저 위태 위태한 아름다움이라니..... 저도 관심가는 책 많아 막막 보관함에 넣고 있어요. 아 근데 책 안 사기로 했는데.... 책탑은 일단 읽어서 무너뜨려야 하는데 .....잠자냥님네는 왜 책 맛집이란 말입니까? ㅠ.ㅠ

잠자냥 2023-01-14 01:33   좋아요 0 | URL
위태 위태한 아름다움이라는 말 명언입니다. 다 읽고 쓰러뜨릴게요!

달의서점 2023-01-27 2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알라딘에 이런 블로그 기능(?)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ㅎㅎ... 잠자코 앉아서 쓰신 모든 글을 빠르게 읽었는데도 4시간이 지나있네요?.. 덕분에 장바구니가 정말 많이 두둑해지게 되어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독서 편력이 짧지만 그중에서 제가 정말 아끼는 책에 극찬을 남겨주실 땐 또 내적 기쁨도 있고..그랬어요! 해외 고전 문학을 좋아하는 1인으로서 자주 놀러오겠습니다 :)

잠자냥 2023-01-27 23:1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무려 4시간이나 읽어주시다니 더 감사하고요. 알라딘 서재(블로그)에는 더 많은 독서 고수님들이 계시니 더 풍성한 독서 생활에 도움되시길 바라고요. 북플이라고 블로그보다 SNS 기능에 좀더 가까운 알라딘 서비스도 있답니다. 이것도 참고해보세요. 반갑습니다~~
 

어제는 정희진 쌤의 오프라인 강의가 참 오랜만에 있었다. 내가 정희진 쌤을 오프라인 강의로 만난 마지막 해가 2017년이었으니 무려 5년의 세월이 훌쩍 흘러 다시 쌤의 모습을 뵐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 12월에 오디오매거진 펀딩 소식 들은 첫날 바로 최대 후원금을 넣은 까닭은 바로 이 강의 때문이었다. 겸사겸사 그 사이 개정판이 나왔던 <페미니즘의 도전>도 받아보고 싶었고.

직장인에게는 끔찍한 새해, 1월 9일 무려 월요일 저녁 7시에 열린 강의! 회사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기 바쁜 집순이인 나에게 월요일 7시 강의는 약간(?) 부담스러운 일정이지만 그래도 쌤의 모습을 몇 년 만에 알현한다는데 들뜬 마음으로 홍대입구역에서 내렸다. 저녁을 먹으려고 주변을 좀 어슬렁거렸는데, 젠트리피케이션&코시국&인구절벽 실감이랄까. 홍익대학교 앞 거리는 물론 미술 학원 거리의 그 썰렁함이란! 학생 때는 물론 직장인 시절에도 이 홍대-상수-합정동에서 살다시피(전에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망한 회사가 이곳에 있었다)한 나에게 어제의 홍대 앞 거리는 충격 그 자체였다. 이렇게 썰렁하고 흉물스럽게 화려하고 무식하게 큰 술집 간판들만 즐비한 동네는 다시 찾아오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상전벽해를 온몸으로 실감하며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희진 쌤 강의가 있을 팟빵 지하 3층에 도착한 시간은 6시 35분쯤. 나는 심리적으로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구경....(알라딘 사람들 많을 거 같은데, 공쟝쟝은 어디?!)하기 시작했다.




쟝쟝, 내가 앉은 자리 살짝 유추되지요?

사람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계속 주시한 건 아니라서 공쟝쟝이 언제 들어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트위터 디엠 메시지로 “잠쟈냥 어디에요? 나 맨 앞이에요~ 단발머리 님도 같이 있어요~” 아주 그냥 다정하게 메시지를 보낸다. 핸드폰에서 눈을 들어 맨 앞자리를 보니(학생 때도 그랬지만 맨 앞자리에 자진해서 앉는 사람들 참 신기 ㅋㅋㅋㅋㅋ) 두 분의 다정한 뒤통수가 나란히 눈에 들어왔다. 쟝쟝은 나를 찾으려고 고개를 요리조리 돌리던데 그래서 그 낯익은 스타의 얼굴(알라딘 유튜브에서만 스타)을 보았고 놀랍게도 그 옆의 단발머리님이 단발머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헐 단발머리가 아니잖아 중얼중얼......”





공쟝쟝 질척 현쟝-



쟝쟝은 그 이후로 계속 디엠을 보내면서 어디에요, 어디에요, 질척거렸는데, 자기 옆자리 비었으니 어서 옆으로 오라는 메시지를 내게 보낸 순간 공교롭게도 어느 분이 그 옆자리로 뛰다시피 달려가 앉는 게 아닌가. 공쟝쟝은 화들짝 놀라며 그분을 쳐다보았는데 아마도 그분을 잠자냥인가 했다가 곧 아니라는 것을 인지한 듯했다. 그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다가 빵 터질뻔했다. 이때 잠깐 관음증을 이해하는 순간이 찾아오......;;;; 아니야 이해하지 마. 잠시 후 불이 꺼지면서 화면에는 최대 금액 후원자 명단이 한 명씩 나오기 시작했는데 공쟝쟝은 자기 이름 나올 때 핸드폰 꺼내서 한 장 찍더니..... 아니, 이 사람 왜 잠자냥 나올 때도 찍어? 내가 그렇게 좋아? 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안 찍은 내 이름을 공쟝쟝이 찍어줬다. 그 모습도 재미나서 빵 터질뻔했다.
 



공쟝쟝이 찍은 후원자 명단- 자냥, 부르다가 네가 죽을 이름이여!



그렇게 어느덧 7시가 되었고 강연장 자리도 거의 찼을 무렵 아니 저분은! 내가 꿈에도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조금은 어떻게 지내실지 궁금했던 쌤의 모습이 한쪽 구석에서 나타났다. 쌤이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드디어 강연자 자리로 오셨는데 아,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왜 눈물이 핑 돌아? 아니 네 엄마를 보고 좀 그렇게 눈가가 젖어보라고!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최초의 인생 을이 되신 희진 쌤은 구독자이자 고객이자 후원자이신 우리를 앞에 두고 <매체와 나의 몸>에 관한 강연을 하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웃긴 분이 정희진 쌤인데 그분의 언어유희와 하이코드 개그는 뜻하지 않은 순간에 찾아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리고 삼천포로 빠지는 듯한 이야기에서도 새겨들을 내용이 무척 많다. 어제도 그랬다.

어제 강연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내가 들은 쌤 강의 중에 성경구절을 낭독했던 적은 처음이라 그랬을지도 모르겠는데 고린도전서 9장 16절을 읽어주신 것이다.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것을 해야만 합니다.... 내가 받을 삯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내가 복음을 전하는 데에 따르는 나의 권리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그 사실입니다. 나는 어느 누구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몸이지만,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유대 사람들에게는, 유대 사람을 얻으려고 유대 사람 같이 되었습니다. (중략) 믿음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약한 사람들을 얻으려고 약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는 모든 종류의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다 되었습니다.”

쌤은 여기서 바울의 제안을 주의 깊게 살피자고 말씀하셨다. ‘내가  타인이 되고자 함은 복음 때문이라기보다는 다른 세계로 가기 위함’이라는 것- ‘타인을 수용하고 온전히 이해하고 이해받을 때 우리는 어떻게 변형’될 수 있을지, 그 상태에서 살도록 애써야 한다는 것. 여기서 말한 ‘변형’은 그 오래전 쌤이 즐겨 말하시던 ‘변태(變態)’의 개념과 같을 것이다. 그러고는 요즘 쌤은 마셜 맥루언(매클루언)에 꽂히셨는지 미디어란 무엇인가, 결국 미디어란 내 몸과 몸 외부의 매개체이라는 것, 몸의 확장을 이끌어주는 도구라고 정의하시면서(도나 해러웨이도 떠오른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자기 몸을 드러낼 여러 가지 미디어(메시지 전달 도구)를 소유하려고 한다고 하셨다. 이런 도구 중 가장 안전한 방식으로 ‘소유’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이 결국 공부-사람을 구하고 지구를 살리며 내가 행복해질 수 있고 덜 외로우며 자가 발전하고 안 없어지는 것은 결국 공부-‘언어, 지식, 인식, 앎’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공부하라, 공부는 나의 것인 동시에 사회적 자원”이라고- 이것은 결국 2017년 내가 들었던 강의 <계속 배우는 쾌락>과 어느 정도 맥락을 같이 하는 내용이다.



아래는 내가 그간 들은 희진 쌤 강의를 정리한 것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고 아닌 분들은 패스하시라-



2006년 봄 첫 만남 : 주제 <거짓말>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줍니다’가 아니라 ‘당신이 하는 말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라는 컨셉. 이 사회에 존재하는 ‘말’들 자체가 ‘언어’ 자체가 이미 다 거짓말이라는 것. 어떤 이에게는 참말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거짓말이라는 것. 밑바닥부터 흔드는 말들. 생각해보면 정말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말들이 진짜 ‘말’인가? 정희진 씨는 이렇게 말하더라. “서구의 백인 남성 이성애자 젊은이” 들의 말이 주류의 말로 통하고 있는 시대. 그리고 그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온 역사의 연속… / 남성에게 ‘가정’이라는 단어는 쉴 곳이며, 편안한 공간이고, 사적인 공간이지만 그게 일반적인 여성에게는 노동의 공간이며, 그렇기 때문에 사적인 공간이 아닌 공적인 공간이고. 또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이주노동자 여성과 레즈비언인 여성에게는 쟁취해서 투쟁해서 얻어내야만 하는 존재라는 것. 그러니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집’ ‘가정’과 같은 말들의 어감이 주는 쉴 공간, 편안한 공간이라는 개념자체가 중산층 이상 남성들의 언어의 전유물이라는 것이다.  

2007년 봄 두 번째 만남 : 주제 <자존심>
그가 말하는 여성주의란 “앎의 방식에 관한 사유”라고 한다. 혹은 세상의 모든 복잡한 모순을 견디는 힘이기도 하고. 특히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고정관념이 사실을 만든다’라는 말이기도 하다며 눈을 감아야 새로운 것,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는 정희진의 말도 인상 깊었다. 그래서 자기는 “insight”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한다며 통찰은 눈을 감아야지 이뤄진다는 말 인상 깊다.
그녀가 말하는 ‘자존심’이라는 개념은 성역할/계급의식/우월의식/열등의식 등 관계적인 단어라고 한다. ‘자존심’이라는 단어는 혼자서는 존재하기 힘든 단어이고, 누구와의 관계에서의 자존심인가 어떤 맥락에서 존재하는 단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항상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하고 끊임없이 사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존심은 관계적이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자존심끼리의 경합을 통해서 새로운 정치(제3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 예로 사회적 약자끼리 자존심이 갈등 할 때(성매매 근절은 장애 남성의 인권 침해인가)를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운동이 힘든 이유 중 하나로 사회적 약자인 남성들조차(이를 테면 장애 남성, 사회적 지위가 낮은 남성, 게이 등등) 사회 약자인 여성과 연대하여 새로운 정치를 하고자 하기보다는, 사회적 강자인 남성들과 자기 욕망을 동일시하면서 그들을 쫓아가기에 바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약자들 간의 자존심이 ‘충돌’이 아닌 ‘경합’을 통해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

2014년 세 번째 만남 : 주제  <좋은 글과 좋은 사람과의 관계>

정희진 선생님이 생각하는 나쁜 글이란 글쓴이가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는 글. 한국의 신문 사설, 칼럼 등이 대표적인 나쁜 글의 하나다. 좋은 글은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드러나야 하고, 그러다 보니 논쟁이 많이 붙을 수 있고, 또 그런 글을 통해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변화(변태!)를 글을 읽은 이에게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글이란다. 그리고 좋은 글을 쓰려면 무엇보다 ‘많이 읽어야 한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건 기본!  정희진 선생님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고통과 차별, 억압, 분노 등 인생의 괴로움이 긍정적인 자원이 될 수 있는 분야가 ‘공부’와 ‘글쓰기’라고 한다. 물론 공부도 ‘학위’ 문제로 들어가면 ‘돈’이 드는 일이라 ‘글쓰기’와는 조금 또 다른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글쓰기만큼은 위와 같은 자원이 오롯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승화가 될 수 있는 극히 드문 분야이다.

2017년 네 번째 만남 : 주제 <계속 배우는 쾌락>
공부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 행위이다. 이 덧없는 인생에서 남는 것은 딱 두 가지이다. 바로 사랑 그리고 공부. 그런데 사랑은 불안하고 위험하다. 왜냐하면 상대와 함께하는 것이므로. 인간관계이므로. 물론 사랑이라고 해서 단지 연애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독은 사랑의 여러 형태이다. 일 중독 등등. 사랑에 비해 공부는 홀로 성취하는 것이며, 돈이 가장 덜 든다.
공부에는 ‘생계’를 위한 공부와 ‘생존’을 위한 공부가 있다. 생계를 위한 공부는 이름을 알리고 사회적 성공을 성취하는 공부(입신양명)이다. 그러나 생존을 위한 공부는 쾌락을 위한 공부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공부이기도 하다. 여성, 동성애자, 양성애자, 또는 이성애자 등등 사람은 어떤 의미로든 타자성을 갖는다. 타자성을 지닌 모든 이들은 자신의 언어를 갖기 위해 생존의 공부를 해야 한다. 또는 할 수밖에 없다. 억압에 대한 생존 차원의 공부가 필요하다(여성주의 언어의 필요). 즉 생존을 위한 공부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갖기 위한 공부이다.
쾌락에는 두 가지가 있다. ‘pleasure(득도의 즐거움)’와 ‘joyful(깨달음의 즐거움)’- 깨달음의 즐거움을 얻으면 사람은 다시 태어난다. 끊임없이 변신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10분 전 또는 한 시간 전의 나와 달라지는 과정이다. 공부라는 경험을 통해서 그 전의 나와 그 이후의 내가 달라진다. 경험은 텍스트를 통과하는 것으로 여기서 텍스트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 사랑이 될 수도 있고 공부가 될 수도 있고 영화가 될 수도 있고 여행이 될 수 있다. 쾌락의 공부는 텍스트의 경험을 통해 내가 성장한다. 그리고 이동한다. 공부를 통해 자극과 감동을 얻을 수 있다(미지의 세계로의 이동). 즉 공부란 곧 인식의 움직임이다.
자기가 선 자리에서 지식을 생산하는 일- 이것이 곧 공부와 생계가 이어지는 길이다. 공부란 경험을 살리는 것이다(경험은 열려있다). 남의 경험으로만 채우려는 것은 식민근성이다. 생존을 위한 공부(쾌락을 위한 공부)는 학벌이나 학력이 필요 없다. 공부는 결국 경험을 사유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나에게 가장 자극을 끊임없이 주는가를 고민하고, 각자 선 자리에서 사유하는 것, 그게 바로 공부. 우리는 한순간도 배우지 않는 순간은 없다.


9시에 강의가 부랴부랴 끝났고 어떤 분이 공쟝쟝에게 인사하러 나가셨는데 아마도 그분이 바람‘과’돌이님이 아니셨을까. 바람돌이님은 이번에는 펀딩 제대로 성공하셔서 ‘바람돌이’로 당당히 소개되었다. 그리고 곧 책에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형성되었다. 나는 전에 받은 사인이 있으므로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왔는데 공쟝쟝은 내가 바로 자기 옆을 지나가도 그는 모르더이다. 육고의 향기, 육고의 털이 흩날리지 않던가요? 아무튼 그냥 인사할까 하다가도,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하며 강연장을 빠져나와 조심히 들어가라는 메시지를 남기려고 트위터 디엠 창을 열었더니 눈에 들어오는 저것은........ 아, 아니, 챠오츄르 대형통이다!!!!! 무려 120개! 진심으로 이때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프랑스 고양이 잠자냥의 마음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가서 인사하고 챠오츄르 받을까? 120개라..... 츄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이미 전철을 타고 있더라능.





저 사진을 보는 순간 동공지진 프랑스 고앵 잠자냥-



집으로 돌아와 혼술 중이던 애인하고 같이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오늘 강연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냥 : 공쟝쟝이라는 애가 만나자고 해서 좀 갈등하다 안 만나고 그냥 왔는데 좀 아쉽더라.
애인: 왜?
자냥: 우리 애들 준다고 츄르 큰 통을 들고 왔더라고!
애인: (눈을 빛내며) 큰 통?! 큰 거?!  좀 아쉽네.......
-이 사람들 관심사는 온통 츄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냥: 그치?
애인: 너무 쉽게 넘어가겠는데?
자냥: 그런가.
애인: 나처럼 근처 보관함에 넣고 가라고하지....
(보충 설명: 잠자냥처럼 블로그로 가까워진 이웃이 있는 자냥의 애인은 과거 그 이웃이 선물을 주고 싶다고 한 적 있는데, 결국 만나는 것은 피하고 보관함에 넣어두면 갖고 오는 방법을 택했다는.... 자냥 애인도 극I)
자냥: 그건 좀.......암튼 츄르가 어른거린다. 극I한테는 어려운 문제다. 근데 걔도 극I라는데 유튜브를 한다? I 아닌 거 아니야?
애인: 엥? 극 I가 유튜브를? 그럴 리가. 방송 이름이 뭐야?
자냥; 뭐더라 난게문독인가. 암튼 공쟝쟝 쳐 봐.
애인: (핸드폰 뒤적이다가 웃는다) 공장장 치니까 김어준 나오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김어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따라 김어준 나한테 많이 어필한다? (강의 들으신 분만 아실 내용)


아무튼 쟝쟝 고마웠어요. 120개 츄르 큰 통 들고 온 거 너무 미안한데 못 받아줘서 미안해요. 프랑스 고앵 자냥이는 고앵이라 그래. 고앵이들이 후다닥 나오는 거 봤어요? 아무튼 반가웠고 또 봅시다-




어제 받은 책은 빨간색 표지이다. 2006년에 산 그 옛날의 <페미니즘 도전>과 함께 나란히-



이건 2017년에 받은 희진쌤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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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1-10 21:31   좋아요 4 | URL
나무 님 기차값 아껴드리는 데 일조했으니 그 돈으로 책 사서 책탑 인증해주세요. 헤헤헤-
바람돌이 님은 쟝쟝님 서재에 단 댓글 보니 따님하고 같이 오신 것 같더라고요! 나무님 말씀대로 여러 모로 두근두근 흥미진진 설렘 강의였습니다! 다음엔 다들 함께해요! 여러분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1-10 22: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정리 대단!! 일타강사 수준이십니다!!
저도 어제 참석했지만 아무도 못봤습니다 ㅎㅎ 퇴근하고 시간 맞춰 급하게 들어가서 강의 듣고 싸인 받느라.. 저자 싸인 잘 안받는데 정희진 샘이니까!
바람돌이님 지난주 금요일도 올라오시지 않으셨나요?? 열정 대단하심요~!

잠자냥 2023-01-11 09:49   좋아요 2 | URL
같이 강연 들은 분이 정리 잘했다고 하니까 헤헤헤 기분 좋네요.
마지막에 급하게 들어오신 분들 중 한 분이었군요!
저도 사실 공쟝쟝님 유튜브 보지 않았으면 공쟝쟝님 얼굴을 몰랐을 테고, 그랬으면 그 옆에 앉은 분이 단발머리 님인줄도 몰랐을 것이며, 나중에 그분들에게 인사하러 오셨던 분이 바람돌이 님인 줄도 몰랐을 거예요. 이 모든 것은 공쟝쟝 유튜브의 힘 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1-11 0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줄도 놓치기 아깝게 너무 재미있는 페이퍼.
댓글까지 너무 재미있어요.

이 새벽에 단발머리님 헤어 스타일 상상하고 있네요.

잠자냥님 월요일 7시, 다녀오시느라 많이 애쓰셨을텐데
보람이 크시겠어요^^

잠자냥 2023-01-11 09:49   좋아요 0 | URL
얄라 님께 큰 재미를 선사했다니 그것으로도 기쁘옵니다.
그것도 보람차네요. ㅎ

다락방 2023-01-11 09: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어제 그렇게나 여러분의 이 강연 후기를 기다렸는데 어느틈에 올라와서 이렇게 댓글 파티 이뤄지고 있었네요.
저는 여러분들이 강의를 가시고 그 자리에 함께 있게 된다는 걸 알면서 ‘그런데 잠자냥 님이 과연?‘ 하였건만, 역시 ㅋㅋㅋㅋㅋ

정희진 샘 강연 저렇게 정리하신 것도 놀랍네요, 잠자냥 님. 역시 정리정돈을 잘하는 분이셨어. 저도 아마 찾아보면 강의 다녀와서 뭔가 정리한 게 있긴 할텐데 페이퍼에 엉망진창으로 있을 거라서. 정말로 우리 언젠가 같은 공간에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정희진 샘 오디오매거진 듣는데 참 좋더라고요. 역시 이 분을 능가할 한국의 지식인은 없다는 생각도 했고, 인간에게 스승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공쟝쟝 2023-01-11 09:25   좋아요 1 | URL
과연 ㅠㅠㅜㅜㅜ 나는 바보여따 ㅠㅠㅠ 예상은 했는 데 일케 농락(?) 당하다니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1 09:29   좋아요 3 | URL
내심 바라고 있었어요. 두 분의 만남을 말입니다..

공쟝쟝 2023-01-11 09:31   좋아요 1 | URL
그르니까… 나 꼬실라구 츄르 들고 갔는데 추르를 공개했을 때 잠자냥은 약삭빠르게 이미 지하철 타러 가셨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엔 지하철 사물함에 (무흔 스파이냐?ㅋㅋㅋㅋㅋㅋ) 넣어놓고 몰래 지켜볼(는 스토커다 ㅋㅋㅋㅋ)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도도한잠자냐옹님!

잠자냥 2023-01-11 09:50   좋아요 0 | URL
부장님 왜 어제따라 바쁘셔가지고 ㅋㅋㅋ 불판 한번 식고 나니 나타나셨어! ㅋㅋㅋㅋㅋ
언젠가 부장님하고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번 강의에 부장님 왔었어도 안 나타났을 거여....
아니 근데 내가 부장님 너무 익숙해서 아는 사람인 줄 알고 인사했을지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1 09:55   좋아요 0 | URL
아니, 이보세요 잠자냥 님. 이번 강의에 저 갔으면 저는 잠자냥 님 아는척 안했을 건데요? 왜 제가 할거라고 생각하시죠? 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1 09:56   좋아요 0 | URL
발끈하는 게 수상한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1 09:58   좋아요 0 | URL
부장님 나타났으면 손 흔들었을 거 같아요. 아는 사람인 줄 알고 푸하핰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쟝님은 얼굴 보고도 약간 못 알아봄 (거기 좀 어두웠어요. 희진쌤이 불 환한 거 싫다고 하셔서 불 끔 푸하핰ㅋㅋㅋ) 단발머리 님도 단발머리 아닌 뒤통수만 기억합니다.......

다락방 2023-01-11 10:01   좋아요 0 | URL
아마 저도 못알아보셨을걸요? 왜 저를 알아보실 거라고 생각하죠? 설마.. 안젤리나 졸리랑 똑같다고 생각하시는거예요? 아니면, 다코타 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1 10:10   좋아요 1 | URL
저 다부장님 얼굴 알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1 10:14   좋아요 1 | URL
네???????????????????????????????????????????????????????????????????

잠자냥 2023-01-11 10:17   좋아요 1 | URL
이게 가장 식스센스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압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1 10:29   좋아요 2 | URL
아니 이게 무슨 일이죠? 잠자냥 님은 인스타도 안하실텐데?? 어머 이를 어쩌면 좋아?!

잠자냥 2023-01-11 10:40   좋아요 2 | URL
저 인스타해요. 푸하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양이 좋아하는 제 친구들 위해서 가끔 고양이만 올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머 이를 어쩌면 좋아?!˝ <-진심이 느껴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1 10:41   좋아요 3 | URL
네????????????????????????????????????????????


마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1 10:48   좋아요 1 | URL
다부장님은 E가 확실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전 제 친구들한테만 알려줬고 고양이 사진밖에 없는데도, 비공개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다부장님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1 10:5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반전이 몇개야 ㅋㅋㅋㅋ 기생충이냐며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11 10:52   좋아요 2 | URL
저 너무 대충격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1 10: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단발머리님 한테 당하던 순간이 떠오르네요 ㅋㅋㅋㅋㅋ 서로가 서로를 지켜보고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1 11:52   좋아요 1 | URL
이 댓글파티 보고 다락방님 얼굴 알게된 스토커 한명 추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쟝님 유튜브에서 목소리도 들었으니 이제 다락방님 댓글 영상으로 변환가능ㅋㅋㅋㅋㅋ꺅😍

잠자냥 2023-01-11 11:56   좋아요 1 | URL
아니 그 인간 사진 아직도 안 내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자신감 넘치는 인간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1 12:11   좋아요 1 | URL
진짜 그인간이라고 부르는거 왤케 웃곀ㅋㅋㅋㅋㅋㅋㅋ무슨 결혼한지 20년된 부부마냥ㅋㅋㅋㅋㅋ관심없다면서 인스타 보고있던거까지 다부장님에 대한 변태윤리냥님의 애정이 느껴지는 부분ㅋㅋㅋ

다락방 2023-01-11 12:13   좋아요 1 | URL
아니 제가 2017년에 올린걸로 기억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분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1 12:15   좋아요 1 | URL
은오님 정확한 지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인간은 그 인간이 너무 잘 어울림.

독서괭 2023-01-11 14:43   좋아요 0 | URL
오 인스타 잠깐 하다가 삭제했는데 다부장님 얼굴 보려면 다시 깔아야하나.. 아니 그냥 다코타 존슨이나 안젤리나 졸리일 거라고 환상을 가지는 편이 나을까.. 고민됩니다 ㅋㅋㅋ

잠자냥 2023-01-11 14:51   좋아요 0 | URL
괭님, 다부장님은 안젤리나 졸리와 닮았습니다.

입술만.

독서괭 2023-01-11 15:17   좋아요 0 | URL
졸리 입술에.. 나머지는 다코타 존슨으로 상상하면 되는 거겠죠?

다락방 2023-01-11 18:14   좋아요 1 | URL
네네 다코타 존슨으로 상상해주시고 인스타는 깔지 말아주세요. 흠흠.

자목련 2023-01-12 1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곳이 알라딘 댓글 맛집인 걸 또 확인하네요. 잠자냥 님 덕분에 정희진 쌤 강의를 쬐금이라도 들은 것 같아요. 그 열광의 분위기도 상상해보고요. 그나저나, 쟝쟝 님과의 만남은 언젠가 이뤄질까요?

공쟝쟝 2023-01-12 12:49   좋아요 0 | URL
다른 우주에서는 만났는 데, 이 우주에서는 어렵댜 ㅋㅋㅋㅋㅋ 는 잠정적 결론이 났어요🤣

잠자냥 2023-01-12 13:06   좋아요 1 | URL
댓글 맛집 ㅋㅋㅋ 그런 거 같네요.
쟝쟝과의 만남은 이루어졌습니다.
쟝쟝 꿈 속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3-01-12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강연까지 요약해주신 글에 감동입니다.
그런데 밑에 달린 댓글들@@
조금 무서워졌어요 ^^
서로가 서로를 지켜보고 있다. ㅋㅋ
알라디너들이 많이 참석할만한 강연에는 많은 생각을 하며 가게 되겠네요~^;;;

공쟝쟝 2023-01-12 12:48   좋아요 1 | URL
무서워하지 마요 그레이스님 나쁜 사람아닙니다 흠흠 🫣

잠자냥 2023-01-12 13:07   좋아요 2 | URL
오래전 강연 올리면서 누가 읽으려나 했는데, 오히려 그걸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쟝쟝님 곁에만 없으면 못 알아볼 거......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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