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과 수필 태학산문선 301
윤오영 지음, 정민 엮음 / 태학사 / 2008년 3월
구판절판


정이란 하나의 면면히 흐르는 리듬이다. 절단된 데는 정이 없다. 비정의 세계다. 정이란 시간과 공간에 뻗쳐 무한히 계속되는 생명의 흐름이고, 자연과 역사와 인간의 유기적인 유? 이 정의 구상이 곧 미다. 수천 년 전의 작품, 수만 리 이역의 작품이 우리에게 공명공감을 일으키는 것은 그와 우리 사이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유대가 있기 때문이다. 수명에는 한계가 있으나 생명에는 한계가 없다.-86쪽

더욱이 글을 쓰는 사람도 평소에 文情과 文心을 기르지 않고 붓끝의 재주에만 맡기면 그 문장에 품위와 진실이 깃들이기 어려울 것이 아닌가....... 글을 사랑하는 사람은 문정과 文思에서 잠시도 떠나지 아니함으로써 속기를 떨치고 文雅한 품성을 기른다. 여기서 비로소 아름다운 글이 써진다. 그러기에 한 편의 명문은 10년의 교양에서 온다고 했다.-93쪽

왜 도연명의 황국이며 주렴계의 홍련이었을까. 날마다 일어나고 되풀이되는 신변잡사라고 그저 번쇄하고 무가치하다고만 할 것인가. 이런 것들을 다 떼어낸다면 인생 백년에 남은 것이 무엇인가. 생활 속에서 생활을 찾지 아니하고 만리창공의 기적이나 천재일우의 사건에서 생활을 찾으려는 것도 공허한 것이 아닌가. 더욱이 분분한 市井의 시비, 소잡한 정계의 동태, 불어오는 사조의 물거품, 그것만이 장구한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147쪽

저속한 인품의 바닥이 보이는 문필의 가식, 우러날 것 없는 재강을 쥐어 짜낸 미문의 교태, 옹졸한 분만, 같잖은 점잔, 하찮은 지식, 천박한 감상, 엉뚱한 기상, 이런 것들이 우리의 생활을 얼마나 공허하게 하며, 우리의 붓을 얼마나 누추하게 하는가.-148쪽

'절실'이라 두 자를 알면 생활이요, '진솔'이란 두 자를 알면 글이다. 눈물이 그 속에 있고, 진리가 또한 그 속에 있다. 거짓 없는 눈물과 웃음, 이것이 참다운 인생이다. 인생의 에누리 없는 고백, 이것이 곧 글이다. 정열의 부르짖음도 아니요, 비통의 하소연도 아니요, 精을 모아 奇를 다툼도 아니요, 要에 따라 才를 자랑함도 아니다. 인생의 걸어온 자취 그것이 수필이다.-149쪽

위정자의 최대 무기는 권력이다. 권력의 힘이란 시랑猜狼과 같은 것이다. 지도자의 최대 무기는 덕행이다. 덕행의 힘이란 물과 같은 것이다. 지성인의 최대의 무기는 발언이다. 발언의 힘은 추상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지성인의 발언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 확고한 신념이 아니면 발언할 수 없다.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므로 그에게는 침묵의 권리와 사색의 여유와 불협조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발언은 천근의 무게가 있고 흉중의 보도寶刀가 항상 보류되어 있는 것이다.-175쪽

내 생각과 서로 드나들면, 비로소 읽을 수 있는 내 친구의 글이다. 예상보다 항상 새롭고 절실하면, 이는 上手의 글이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글이다. 말이 항상 의표를 찌르고 진실이 육박하며, 미지의 여운이 심층의 저변을 울리면, 이는 범상치 아니한 명문일 것이다. 나를 기쁘고 즐겁게 하기에 족한 글이다....... 음악인가 하고 읊어 보면 회화인 양 나타나고, 진리인가 생각하면 허망인 듯 잡히지 않는 기환奇幻, 사색의 무지개가 걷잡을 수 없이 피어나다가 책을 펴면 모든 것이 자취를 감추고 옷깃을 바로 하게 하는 글, 모르면서도 매력에 사로잡혀 놓지 못 하는 글, 그런 글이 있다면 일생을 송독誦讀하고도 남음이 있는 기문이니, 대소심천大小深淺의 차가 무량으로 크기 때문이다.-204쪽

"음식의 맛의 생명의 염담鹽淡 맞추기에 있다고 하셨는데 문장에서 염담이란 무엇에 해당합니까?" "문장의 농담濃淡이지. 문장의 농담이 없으면 정물화에 음영 없는 것과 같고, 음악에 박자 없는 것과 같지. 문장은 이 농담에 의해서 함축도 있고 여운도 있고 기환도 있고 내재적인 리듬도 있어 비로소 시취詩趣를 갖게 되는 것일세. 고인이 농담 없는 문장을 기리켜 몰골도沒骨圖라고 풍자한 이가 있어. 우리 모양으로 문장이 미숙하고, 또 배워보려는 사람들은 이 깍두기에서 얻는 바가 있을 것일세."-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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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7-04-14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바보라고 말씀하신 윤오영 선생님의 정갈한 글은 우리말의 큰스승님이라 할 만하죠.
혜경님 뽑아놓으신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닦고 갑니다.

프레이야 2007-04-14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특히 방망이 깎던노인과 사발시계, 깍두기 같은 글들... 참 좋더이다.
마음이 정갈해지는 글이었어요. 감사합니다.^^

하늘바람 2007-04-14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욱이 글을 쓰는 사람도 평소에 文情과 文心을 기르지 않고 붓끝의 재주에만 맡기면 그 문장에 품위와 진실이 깃들이기 어려울 것이 아닌가....... 글을 사랑하는 사람은 문정과 文思에서 잠시도 떠나지 아니함으로써 속기를 떨치고 文雅한 품성을 기른다. 여기서 비로소 아름다운 글이 써진다. 그러기에 한 편의 명문은 10년의 교양에서 온다고 했다.


이 글 저도 마음에 새기며 퍼담을 게요


네꼬 2007-04-15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싶어지네요. 저도 어떻게.. 정연하고 단아한 것까진 어려워도 좀 차분해질 순 있지 않을까요? -_-a

홍수맘 2007-04-15 0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어요. <방망이 깎던노인>은 제가 학교다닐 때 교과서에서 봤던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 하네요.^ ^;;;

비로그인 2007-04-15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으며 내 마음을 바로 하고 내 자세를 바로 하게 됩니다.

오우아 2007-04-16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식의 맛은 염담, 문장의 맛은 농담이 절로 와 닿네요. 그러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맛은 무엇일까요? 혹 정(情)담이 아닐까요?

프레이야 2007-04-1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문아한 품성을 기르는데 10년 20년 기한이 없겠지요. 노력하고 싶어요.
네꼬님, 이미지 바뀌었네요. 귀여워요.
홍수맘님, 그래요 그 글 맞아요. ^^
승연님, 그래서 글도 골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우아님, 정담이란 말이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짱꿀라 2007-04-1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었던 작품을 또 한번 이곳에서 만나게 되니 너무 기쁘네요. 잘 읽고 갑니다. 역시 옛글의 정취가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문장 한구절 한구절이 너무 좋습니다.

프레이야 2007-04-18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전 어느분의 선물로 읽게 되었는데 곶감을 수필에 비유한 적절함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그 대목을 여기 옮겨적지 못했네요. 소박한 언어로 고아한 멋이 느껴지는 글들이었어요.
 

부모들이 꼭 기억해둬야 할 칭찬의 기술 vs 꾸지람의 기술


잘했을 때 칭찬하고 잘못했을 때 꾸중하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겪는 일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효과적일까, 부모들은 늘 고민스럽기만 하다. 이런 부모들을 위해 칭찬 기술과 꾸지람의 노하우를 모아 소개한다. 아이들 키우는 데에는 마음과 정성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기술이 더 요구될 때가 있다. 

‘칭찬은 구체적으로, 꾸중은 일관성 있게 하라’

똑같은 칭찬이라도 언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일정한 기술 없이 부모의 감정에 따라 행해지는 칭찬과 꾸중은 자칫 잘못하면 아이 인생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부모가 칭찬과 꾸중의 적절한 타이밍과 방법을 알아야, 아이들에게 올바른 습관과 행동을 길러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잘했을 때 무조건적인 찬사를 아끼지 않는 일이나, 실수할 때 부모의 화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면 아이는 혼돈을 겪게 된다. 적절한 칭찬과 꾸중은 아이들로 하여금 어려서부터 사회에 통용되는 규칙에 적응하게 하고, 상황에 맞게 자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장 좋은 칭찬의 방법은 구체적으로 말할 것, 결과보다는 과정에 관심을 기울일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칭찬보다 더 어려운 게 제대로 꾸중을 하는 일이다. 실제로 자녀를 키우다 보면 칭찬할 일보다는 꾸중할 일이 더 많다. 하지만 꾸중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아이 교육에 좋으며, 꼭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꾸중하기 전에 반드시 꾸중하려는 행동에 대해 여러 번 반복해 가르쳐야 한다. 꾸중할 때 역시 잘못된 실수를 지적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올바른 행동까지 제안할 수 있는 부모의 현명함이 필요하다.


칭찬의기술 

1_똑같은 일을 반복해서 칭찬하지 않는다
아이가 착한 일을 했을 때 당연히 칭찬을 해야 하지만 같은 일을 계속한다고 그때마다 칭찬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이는 효과 없는 칭찬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손님이 왔을 때 아이가 인사를 했다면 처음엔 칭찬해주되, 또다시 인사한다고 되풀이해서 칭찬할 필요는 없다.

2_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칭찬한다
노력하는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시험에 1등 했을 경우, 1등이라는 결과보다는 “지난 일주일 동안 공부를 열심히 했구나. 노력하는 네가 참 자랑스럽다”라고 얘기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3_칭찬받을 행동을 했을 때는 곧바로 칭찬하자
칭찬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은 더욱 중요하다. 무엇보다 아이가 칭찬받을 행동을 했을 때 즉시 칭찬을 해주는 것이 가장 좋고 효과도 크다. 한참 지난 후 부모의 기분이 좋아졌을 때 칭찬하면 그 효과는 반감될 뿐만 아니라, 아이는 칭찬을 부모가 기분 좋을 때만 받을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4_‘하지 말라’는 말을 지켰을 때도 칭찬해준다
많은 부모들이 간과하고 넘어가는 게 하나 있다. 부모들이 자신이 정할 일을 아이가 따라주었을 땐 칭찬을 잘해주지만, 하지 말라고 한 일을 안 했을 때는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 위해 ‘하지 말라’고 당부했을 경우, 아이의 행동을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을 때 즉시 칭찬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행동이 꾸준히 지속될 수 있다.

5_칭찬의 이유를 꼭 설명한다
칭찬을 할 때는 구체적인 이유를 얘기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잘했다’는 말보다는 어떤 이유로 자신이 칭찬받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설명해줘야 한다.

 

꾸지람의기술


1_ 화내기 전 아이의 생각을 먼저 들어본다
부모들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만 보고 곧바로 화를 내거나 꾸중을 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가 하는 말은 잘못된 일을 감추기 위한 변명이라고 생각하는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2_ 일관성을 유지한다
부모들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 중 하나가 자신의 기분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런 부모의 행동 때문에 혼란에 빠지거나 부모에 대한 신뢰감까지 잃게 된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보다는 부모의 기분 상태를 살피는 습관이 생길 수 있다. ‘기분이 좋으니까 오늘만 봐준다’는 식의 말은 아이들 교육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3_ 야단을 칠 때도 아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야단칠 때 부모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자꾸 말 안 들으면 너 미워할 거야”라는 게 있다. 이런 말에 아이는 큰 상처를 입고 슬픔을 겪는다. 야단칠 때라도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지적하고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다는 것을 아이가 느끼도록 배려하며 혼내야 한다.

4_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야단만 친다고 아이의 습관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사실 더욱 중요하다. 그래야 아이의 행동에 변화가 생긴다.

5_ 비교는 금물이다
부모들이 다 알고 있으면서도 흔히 하는 실수가 바로 이것이다. 형제간 비교나 친구들과의 비교는 아이에게 상처만 줄 뿐 꾸중의 효과가 전혀 없다는 걸 명심하자. 꾸중할 때뿐 아니라 매사에 비교하며 얘기하는 습관은 고치도록 한다.

여성조선
글_모은희 기자  사진_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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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4 1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뽀송이 2007-04-14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하하^^ 아이 키우기 이것도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답니다.
제 서재로 담아가요.^.~

hnine 2007-04-14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관성. 바로 이게 어려워요...흑 흑...

글샘 2007-04-14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사랑은 이론이 안 통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우리반 아이들에게는 좋은 선생님이 되겠는데, 도저히 아들 녀석에겐 안 돼요... 공부한다고 안 되는 게 이런 것 같습니다.

프레이야 2007-04-14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인 ㅎ님/ 네! 근데 님은 이렇게 잘 하실 것 같은데요^

뽀송이님/ 꾸준한 학습.. 맞아요. 늘 공부하는 중이죠.^^

hnine님/ 일관성이 어렵더군요, 저도. 제 기분에 따라 대하지 않아야하는데
아이들을 대하는 게 점점 조심스러워요.^^

글샘님, 그걸 뛰어넘어야 고수 엄마아빠가 될 것 같아요.
제 아이에겐 그게 잘 안 되는 건, 마음을 비우지 못해서일까요..
저도 만날 시행착오 중입니다.^^

몽당연필 2007-04-15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아이키우는거, 넘힘들어요.

소나무집 2007-04-15 0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으로 다 되는데 실제 상황에선 막무가내 엄마가 될 때가 많네요. 저도 공부가 더 필요한 모양입니다.

실비 2007-04-15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부모님께서 이걸 보셨음 조금 달라지셨을까 라는 생각이.ㅎㅎ 나중에 제가 잘하면 되지요 뭐.^^

프레이야 2007-04-15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당연필님/ 아이 키우며 우리가 크는 것 같지 않던가요. ^^
힘드시죠!
소나무집님/ 저도 그래요^^
실비님/ 부모 자식 간의 인연은 이런 걸 다 잘 지켜서 대해주지 못해도, 그래서
더욱 애잔한 것일테죠. 주말 잘 보내셨어요? ^^

씩씩하니 2007-05-08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어려운 일...........자식 키우는 일이 아닐까합니다...
그래도 이런 글을 가까이 접하며..한번씩..마음을 다잡아보는 기회가 필요한거 같애요..

프레이야 2007-05-0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 그죠?? 그러면서 우리가 크는 것이겠지요. ^^
 

 

고로쇠나무의 마지막 봄날


 

엄원태

 


 그 골짜기에서, 지난여름 태풍에 목이 부러진 고로쇠

를 보았다. 부러지며 찢겨 둥치에 매달린 채 쓰러진 나무

는, 머리채를 땅바닥에 퍼지른 채 엎어진 덩치 큰 여자

같았다. 안간힘을 다해 모진 비바람을 견뎌냈던 이파리

들은 창졸간에 누렇게 말라들며 제 어미의 몸에서 가녀

린 손목들을 놓아버렸다.


 겨울 가고, 다시 온 봄날은 그러나 그저 어쩔 수 없어

서, 부러진 둥치로도 살아남은 뿌리는 하염없이 수액을

제 슬픔인 양 밀어올리는 것. 수액이 목메도록 차오른 둥

치, 부러진 부위에서 맑은 수액을 게워내어 제 몸통을 적

신다.


 죽어가는 고로쇠나무 둥치가 꺼져가는 마지막 호흡으

로 길어올리는 눈물…… 덧없이 짧은 봄날만 아니라면,

마냥 저리 장엄하지 않으리라.


             

                          -『물방울 무덤』중 / 엄원태 /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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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7-04-13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 님이 시를 읽어 주니 좋아요. 시인의 삶과 겹쳐 읽을 수밖에 없어 좀더 애절하게 들려요.

프레이야 2007-04-13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님, 엄시인을 알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20년째 이틀에 한 번 혈액투석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존재감은 어떤 것일지... 감히 저로선 상상하지 못하겠어요.
가슴 절절하다 느끼는 건 우리들이고 정작 시인은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더군요.
몇편씩 아껴가며 읽을거에요^^

비로그인 2007-04-14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져갈께요...
 

 

물방울 무덤들

 

엄원태



아그배나무 잔가지마다

물방울들 별무리처럼 맺혔다

맺혀 반짝이다가

미풍에도 하염없이 글썽인다


누군가 아그배 밑동을 툭, 차면

한꺼번에 쟁강쟁강 소리내며

부스러져내릴 것만 같다


저 글썽거리는 것들에는

여지없는 유리 우주가 들어 있다

나는 저기서 표면장력처럼 널 만났다


하지만 너는

저 가지 끝끝마다 매달려

하염없이 글썽거리고 있다


언제까지고 글썽일 수밖에 없구나, 너는, 하면서

물방울에 가까이 다가가보면

저 안에 이미 알알이

수많은 내가 거꾸로 매달려있다

 

                   

                    - 서재지인님이 주신 시집 '물방울 무덤' 중 / 창비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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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13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시가 어려운 저예요.
그래서 오늘은 한번 보고 아쉬워 또 보고 갑니다. ^ ^;;;

오우아 2007-04-13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詩)여! 오늘 나무가지에 물방울들이....

2007-04-13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07-04-1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많은 내가 거꾸로 매달려 있다'
너무 아슬아슬합니다.

진달래 2007-04-1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의 아픔이 너무 아파서 많이 울었어요. 시들 읽다가...

프레이야 2007-04-1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페인님, 이 시들을 읽으셨군요. 한꺼번에 읽기엔 가슴이 무거워 전 조금씩
아껴가며 읽을랍니다.
홍수맘님, 저도 어려운걸요^^
오우아님, 오늘 아침 천둥치고 비 내리고 난리였지요.
속삭인 ㅎ님, 작가가 실제로 몸이 많이 아픈 사람입니다.
소나무집님, 우린 아슬아슬한 생명을 달고 사는 것 같아요.
 

 

귀엣말 같은 봄바람 탓에 오랜만에 치마를 입고 나섰다. 흰색 레이스치마에 흰색 아사 블라우스 그 위에 청자켓을 걸치고 발이 좀 불편해도 굽 있는 구두를 신고서 또각또각... 오전에는 글벗들을 만난 후 오늘 내가 데이트하기로 한 사람은 헤르만 헤세다. 탄생 130주년 기념 전시회를 하고 있는 가까운 박물관이 데이트 장소다. 몇 해 전 <정원일의 즐거움>을 읽고 자연과 생명에 대한 노인의 혜안과 흙냄새 깊게 패인 주름의 미덕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나는 그를 만나는 일이 어느 좋은 서재지기님의 말씀처럼 인연이라 생각한다. 성인 9000원의 좀 과하다 싶은 입장료를 냈지만 평일이라 조용하고 느긋하게 이것저것 볼 수 있어서 흡족했다.

 



전시는 출생부터 사망까지 전기를 읽는 기분으로 마련되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조숙하였고 구속이나 권위를 못 견뎌하여 네 살 때 유치원 생활도 적응하지 못한 그는 12세 때 벌써 시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14세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고 15세 때 연애를 하고 16세 때 술집에 드나들며 금기된 책을 읽었다.” 칸슈타트 김나지움 7학급 당시(15세) 학우들과 찍은 사진 속의 그는 안경을 끼고 고집스런 입매와 침울하지만 강렬한 눈매, 그리고 조금은 작은 키를 하고 있었다. 14세 때 신학교에 입학하여서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권적인 생활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다 탈퇴를 하고 자살미수와 가출을 반복하였다. 김나지움에서는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예민한 자신과 자애로운 어머니를 무던히도 괴롭혔던 것 같다. 그 후, 시계수리공, 서점 점원 등의 일을 하면서도 오로지 문학을 향한 열망은 식지 않았다.


칼 융의 제자로부터 정신분석과 심리치료를 받고 난 후 에밀 싱클레어라는 이름으로 <데미안>을 쓴 게 1919년의 일이었다. 알을 깨고 태어나 아프락사스에게 날아간 새의 이야기는 청춘의 표상과도 같다. 제도권에 억눌린 한 생명이 성장의 고통을 겪는 <수레바퀴 아래서>와 젊은날의 정신적, 육체적 고뇌가 담긴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지와 사랑’이란 제목으로 읽었던 게 참 오래 전 일이다. 오늘 내가 알게 된 헤세는 노년에 매달린 정원일과 40세 이후 시작한 붓질을 죽을 때까지 놓지 않은 완고하고 순정한, 세상일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던 사람으로서의 위대한 작가가 아니었다. 그의 수채화에는 사람이 나오지 않고 대체로 호숫가의 풍경만이 담담한 선과 투명한 색으로 그려지고 있다. 유일하게 사람이 나오는 그림은 자신이 물뿌리개를 들고 꽃에 물을 주고 있는 뒷모습인데 난 이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어쩐지 지구를 떠나기 전 기우뚱하니 서있는 ‘어린왕자’를 닮았다. 꽃을 정성껏 돌본다는 점에서도 그런 연상을 불러왔다. 헤세는 사람에 대한 배신감과 혐오감을 사람을 그리지 않는 것으로 표현하였던 것이다.

 



헤세를 화가라고 부르진 않지만 '화가의 눈을 가진 시인'으로 부르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 화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있었다. “나는 아름다운 자연을, 그러니까 여기에 있는 숲과 포도나무와 마을들을 너무 사랑하여서 늘 자꾸 그것들을 그려야 할 지경이네. 그리고 조금은 진전이 있다네. 지금은 아주 단순한 모티브에 머물러 있는데 그 이상 더 앞으로 나갈 것 같지는 않네. 살아 움직이는 동물이나 물체 같은 다른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람인데, 나는 사람을 그릴 수 없다네.”  애틋한 연민이 물씬 일어나는 이 글귀에 자연과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 온건한 감수성이 묻어난다.


그가 사람을 증오하게 된 이유가 있었다. 헤세는 1914년 이후 군국주의와 지나친 민족주의에 반발했고 나치를 비판한 글로 인해 조국의 배반자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이후 나치의 박해로 독일 국적을 버릴 수밖에 없었고 1923년 스위스 시민권을 얻었다. 당시 히틀러는 그의 작품을 몰수하고 출판금지령까지 내렸다. 그는  중립국 스위스에 살면서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독일의 전쟁 포로들과 수용자들을 위해 잡지를 편집하고, 그림을 팔아 책과 구호품을 보내는 등, 두 차례의 세계대전 동안 지극한 평화주의자로 활동하였다. 1933년 나치의 탄압 속에서 그는 <유리알 유희>를 쓰기 시작했고 10년의 집필 끝에 1943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1946년 프랑크푸르트 괴테상과 동시에 노벨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피비린내 나는 폭력에 의해 짓밟히고 있는 인간의 도리와 정신문화에 대한 헌사로 순수한 정신의 이상향을 구축하고자 했던 대작이라는 평이다. 읽어봐야겠다.


헤세의 수채화는 화가로서의 그림이라기보다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삽화 같은 것이었다. 그가 타이프라이팅 하여 보낸 아기자기한 편지들마다 마음에 평화를 주는 그림들이 소박하고 화사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1962년 사망 때까지 붓을 놓지 않았는데 그림을 그리며 숨통을 짓눌렀던 많은 일들(아내의 정신병, 막내아들의 중병, 부친의 사망, 순조롭지 못한 결혼생활, 조국과의 마찰)로부터 마음의 평화를 구하고자 했다. 두번의 결혼생활 위기를 맞고 50세쯤에야 양처를 만나 안정된 결혼생활을 하였다. 그 부부의 사진이 행복해보였다. 말년에는 주치의에게 끊임없이 보낸, 약을 구하는 편지들이 유리장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평생의 고통을 그림과 문학으로 승화한 그는 문호였다.

 

“그림 그리는 일은 나의 마술도구이며 파우스트 외투다.” 라는 글귀와 함께 이런 글귀가 마음에 깊이 박혔다. “어느 날, 나는 완전히 새로운 기쁨을 발견했다. 나는 이제 40세가 된 나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내가 나를 화가로 간주했다거나 화가가 되려고 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림그리기는 아주 멋진 일이다. 그것은 사람을 더 유쾌하고 더 참을성 있게 만든다. 나중에는 글을 쓸 때와는 달리 검은 손가락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빨갛고 파란 손가락을 갖게 된다.”

 

전부터 가끔 생각했던 것이지만 난 오늘로 죽기 전에 배워보고 싶은 게 또 하나 늘었다. 빨갛고 파란 손가락이라니! 글에도 색채를 부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벅찬 생각이 들었다. 헤세를 만나며 난 어떤 얼굴을 자연스레 떠올렸다. 노년에 그림을 그리며 불치병으로 죽음을 준비하시는 칠순 넘은 그 문우를 위해 헤세의 수채화가 담긴 액자 하나를 샀다. 다음주에 드리면 기뻐하실 화사한 얼굴에 기쁘다. 선생님이 오늘 내게만 특별히 갖다주신 수선화가 지금 거실에서 노오란 향기를 피우고 있다. 수선화는 특히 수채화로 그리면 정말 어울릴 것 같은 꽃이란 생각이 든다.


헤세는 예술가적 기질을 타고 났다. 평생 음악을 좋아하고 대위법을 숭배했는데 음악이 가져다주는 조화와 균형의 미를 최고로 여겨 이를 문학에도 반영하였다. 그의 시가 수백 편의 음악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음반이 몇몇 전시되어있어 멋진 재킷을 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초판책들이 여럿 있었는데 책마다 자신의 그림이나 사진을 앞장 속지에 붙이고 자필 서명을 해서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그중 1927년에 출간된 책이 눈길을 끌었다. 1960년대 전쟁을 반대하고 자유를 구하려고 데모하던 히피족들의 손에 일제히 책이 들려있어서 보니 이 책이었다는 에피소드를 들었다. 60년대 히피족들에게는 바이블 같은 책이었다니! 이 책은 영화로도 나왔던지 비디오테잎이 전시되어 있었다. ‘늑대인간’ 또는 ‘황야의 이리’로 번역되어 있었다.

 


미국산 Smith Premier No.46


마지막 코너에는 그의 무덤과 데드마스크 사진 그리고 묘비명이 적혀있었다. 

“오래도록 무거운 짐을 진 자,

 그 짐을 부리도록 허락이 내린다.

 그것은 감미롭고 근사한 일이다.“

<유리알 유희> 중의 한 구절인가 보다.

 

한 사람의 일생을 따라가보는 것은 분명 두근거리는 일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얼굴을 눈여겨보았다. 육체적,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그림과 문학으로 승화한 일생을 통해 얻은, 동그란 안경 너머 번득이는 혜안이 예사롭지 않다. 그가 썼던 동그란 테의 안경과 손때 묻었을 타이프라이터도 유리장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작은 수채그림 아래로 따박따박 박혀있는 타자기 글자들이 시공을 건너 사람의 말을 건네오는 것 같았다. 전시실을 나오니 화단 옆에 노인들이 앉아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봄볕바라기를 하고 있는 노인들의 눈이 밝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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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술가의 진정한 눈
    from 처녀자리의 책방 2009-07-03 01:29 
    2년 전 헤르만헤세展에서 보았던 오래된 수동타자기 생각이 난다. 헤세가 사용했던 것으로 유리상자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 책의 표지에도 수동 타자기 한 대가 덩그러니 그려져있다. 그 때 전시장에서 본 것과는 다른 것이지만 수동타자기 특유의 묘한 향수를 불러준다. 폴 오스터의 타자기 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타닥타닥 타다닥.. 한 자 한 자 글자를 불러오며 자신만의 언어를 조합, 재생산해 내는 작업. 작가로 산다는 것, 나아가 예술가로 산다는 것, 그 정
 
 
hnine 2007-04-11 0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자세하고 친절하게 쓰신 것을 읽고나니 마치 직접 다녀온것 같습니다. 과연 평범하지 않은 일생을 보낸 사람이군요. 데미안, 지와 사랑...그들을 읽으며 보낸 시간들이 아련합니다.

마늘빵 2007-04-1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자세히 쓰셨어요. 저도 출연하는군요. ^^

비로그인 2007-04-1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좋아라 :)
헤르만 헤세보다 혜경님의 소개글이 더 좋네요.
요즘 어지간한 전시회는 다 만원 수준인가 요.
전 내일 앤디워홀 전시회 보러 간답니다 :)

달팽이 2007-04-1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경님의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내 마음에 담아봅니다.
때로는 세상의 잘못된 일을 고치려하기보다는 이렇게
따뜻한 마음내어 사람들을 감전(??)시키는
인간애가 더욱 세상을 밝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생각합니다.

소나무집 2007-04-11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헤세전 다녀온 기분입니다.
글이 좋아 안 담아갈 수가 없네요.

네꼬 2007-04-11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뭉클.

stella.K 2007-04-11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헷세전이 분산으로 옮겨갔군요. 그런 이제 서울에선 안 하는가 봅니다. 혼자 갔다오셨나요? 좋은 글이었슴다!^^

프레이야 2007-04-11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몰라서 생겼던 편견이 좀 깨어졌어요. <정원일의 즐거움>에서도 헤세
가 손수 그린 수채화와 꽃 스케치들을 눈요기 할 수 있었는데 물론 프린트이긴
하지만 전시회에서도 엽서를 팔더군요. 데미안, 지와사랑.. 다시 읽어야겠어요.^^

아프락사스님, 그럼요. 출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체셔님, 미국 팝아트작가라고 하더군요. 모택동의 스케치를 이용해 한 벽면을
꾸민 작품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어요. 전시회 입장료가 좀 비싸긴 해도 가끔은
나쁘지 않지요^^ 아이, 좋아라~ 고맙습니다.

달팽이님, 그 문우님은 꽃을 가꾸고 그림을 그리며 글을 쓰며 세상과의
작별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매주 기르는 꽃을 가져오셔서 나눠주시고 우리들
눈과 코를 즐겁게 해주세요. 굳이 30년후가 아니더라도 어떻게 작별을 준비하고
있는지 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날이 흐리고 바람이 심하네요^^

소나무집님, 한 사람을 이해하는데 있어 장애물은 선입견이나 편견보다 무지함이
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저를 보며 했습니다. 단면으로 이해할 수 있을만큼 사람은
단순하지도 않고 단선적이지도 않은 것 같아요.

우주고양이님, 노년에 서재에서 명상에 잠긴 사진이나 책을 읽는 사진, 애완동물과
장난을 치는 사진들이 뭉클했어요.^^


프레이야 2007-04-11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대구에서도 했던 걸로 알고있어요.
네, 둘만의 데이트였지요. 다들 시간이 안 맞아서리...
전시회는 혼자 조용히 가야겠다는 생각을 이 기회에 하게 되었어요. 좋았어요.^^

하늘바람 2007-04-11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헤르만헷세전도 하는군요

향기로운 2007-04-11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즐거운 나들이셨겠네요^^ '흰색 레이스치마에 흰색 아사 블라우스 그 위에 청자켓을 걸치고 발이 좀 불편해도 굽 있는 구두를 신고서 또각또각...' 예쁘신 모습이 상상되요^^ 멋진 데이트도요^^

2007-04-11 14: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뽀송이 2007-04-11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님 덕분에 항상 눈과 귀와 마음이 다~ 즐겁습니다.^^
전... 하얀 레이스 치마 자락 날리며 전시회를 조용히 누비는 님이 자꾸 떠오르네요.^^

다솜 2007-04-11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도 잠깐 짬이 생겨 가려고 했던 전시회군요. 그런데 잠깐으론 안 될 것 같아서 다음 주에 님처럼 데이트 가기로 했습니다. 참 꼼꼼하게 잘 쓰셨네요.덕분에 무엇이 전시되고 있는지 대충 그림이 그려집니다. 잘 봤어요

프레이야 2007-04-11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작년엔 대구에서 했다고 해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향기로운님, 호호~ 6월 3일까지 하더군요. 부산시립박물관에서요^^
속삭인님, 어머나 놀랐어요. 6학년님도 잘 있지요? 역시!! 님의 서재로 갑니다.
섬사이님, 부끄~ 고맙습니다.^^
뽀송이님, 처음엔 저랑 2명이었는데, 나중에 아줌쟁이 세명이 들어와 좀 떠들더군요.
그래도 데이트 좋았습니다.^
다솜님, 반갑습니다. 잠깐은 안 되더군요. 전 덜 꼼꼼히 봤는데 한 시간 걸렸어요.
님의 후기도 보고싶어요^^ 담주에 데이트 잘 하시기 바래요^^

책읽기는즐거움 2007-04-12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고싶은데 부산이군요;;; 나중을 기약해야되는 건가요.... 하여튼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