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오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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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투명한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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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오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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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밤은 공부를 위해 만들어졌다.

-탈무드

 

밤은 어떤 시간일까요? 누구나 좋아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정말로 좋아하는 시간과 함께 있다고 말할 때 그것은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시간을 간절히 바라는 지독한 낭만주의자! 저 또한 그런 사람 중 한 명입니다. 낮보다는 밤에 더 공부를 합니다. 낮에 온전히 혼자 공부를 한다는 게 쉽지 않습니다. 생활 전선을 넘나드는 직장인에게 방학이 없으니까요. 이보다 더 큰 걱정은 공부를 하면서도 온갖 잡념 때문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고백하자면 저는 밤에 더 인간적으로 변신합니다.

 


오은의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은 아주 특별한 ()’ 이야기입니다. 밤은 이중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밤은 어둠인 동시에 밝음입니다. 마치 밤하늘의 별빛과 같습니다. 어둠은 밤하늘의 별에게 속삭입니다. 이런 속삭임 덕분에 이 책의 제목처럼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밤에 착해지는 사람들은 밤에 위로를 받습니다.

 

밤은 고독합니다. 이와 달리 낮에는 외롭습니다. 낮에는 이런저런 생각할 여유가 없이 소란스럽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다 문득 수많은 사람 속에 혼자라는 느낌이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결과적으로 외로움은 혼자만의 고통이 되어 자기 자신을 소외시킵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자기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이 없게 됩니다.

 

저자 말대로 밤은 신기한 시간입니다. 밤이 되면 고단했던 몸을 이끌고 각자 집으로 돌아갑니다. 또한 밤이 되면 지나간 일들이 떠오르면서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가슴앓이를 하게 됩니다. 나는 음악 애호가는 아니지만 힘들 때마다 밤에 노래를 들으면서 알 수 없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가끔씩 커피잔을 기울이며 지금의 나를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나로 이렇게 만들었을까 생각합니다. 내가 만났던 사람들, 내가 여행하면서 보았던 장소들, 그리고 내가 희망했던 꿈들이 서로 모인 작품이 곧 나 자신이라는 사실. 어쩌면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간절함도 밤이 없었다면 무용지물이 되었을 것입니다. 밤은 자유로운 시간이니까요. 자유는 맨몸으로 태어난 우리에게 유일한 재산입니다.

 

그래서 시인의 밤은 묵묵히 흘러갑니다. 시인은 머릿속에 소리없이 별이 드는 시간인 밤에 글을 썼습니다. 무언가를 쓰지 않으면 잠 못 이루는 탓에 결국에는 무언가를 써야만 잠을 잘 수 있는 영혼은 투명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진심이 담긴 글을 쓰면서 착한 사람으로 변하는 투명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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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 보면 알지 - 호랑수박의 전설
이지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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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하면 먹고 싶은 과일이 있다. 바로 수박이다. 그런데 수박 중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수박이 있다. 이지은의 그림책먹어보면 알지에 나오는 호랑수박이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제목에 나와 있는 것처럼 먹어보면 알 수 있지? 라는 궁금증이 더위에 지친 아이 어른 모두에게 한바탕 신선한 즐거운을 준다.

 


한여름 숲속의 동물들이 수박! 수박! 수박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운 좋게도 호랑이가 수박을 발견하고는 호랑이답게 먹어버린다. 그런데 놀랍고도 기묘한 사건이 일어났다. 수박을 먹은 호랑이가 온몸이 둥그렇게 말리면서 그만 수박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느 누가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호랑수박은 이름만큼이나 듬직하면서도 얼마나 먹음직스러울까? 먹어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동물들은 호랑수박을 먹으려고 덤벼든다. 호랑수박이 자신이 수박이 아니라고 변명을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꼬리를 흔들어 보이기도 하고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 보여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눈앞에 수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박이 아니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이지 먹어보면 알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호랑수박을 먹은 진짜 주인공은 팥 할멈이다. 팥 할멈이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360도 바뀐다. 팥 할멈 덕분에 호랑이는 무시무시한 호랑수박의 꿈에서 깨어났다. 그리고는 수박을 장에 팔러가는 할멈을 잡아먹지 않고 오히려 도와주게 된다.


 

작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눈이 수박만큼 둥그레질 정도로 유쾌하면서도 명확하다. 수박을 먹어보면 알 수 있듯 페이지를 읽어보면 알게 된다. 웃음을 한 입 한 입 먹을수록 감동이 시원하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 책의 주인공은 호랑수박이지만 우리의 이야기이다. 아이에게 호랑수박 전설을 들려주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알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만약에 당신이 호랑수박이라고 한다면 누가 팥 할멈인지, 토끼인지, 아니면 머리 둘 달린 용인지 알게 되지 않을까? 벌써부터 호랑수박이 먹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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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서양 철학사 - 더 크고 온전한 지혜를 향한 철학의 모든 길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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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아니라 철학함으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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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서양 철학사 - 더 크고 온전한 지혜를 향한 철학의 모든 길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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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펜하우어에 따르면 인생에서 즐거움을 누리는 방법은 세 가지다. 재생적 즐거움, 육체적 즐거움 마지막으로 정신적 즐거움이다. 그리고는 사람마다 즐거움의 무게 중심이 다르다고 하면서 사람을 세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평범한 사람은 무게 중심이 바깥에 있다. 둘째, 정신적인 수준이 보통인 사람은 무게 중심이 밖과 안에 걸쳐 있다. 셋째, 정신적인 능력이 탁월한 사람은 무게 중심이 완전히 자신 안에 있다. 철학자를 생각해보면 정신적인 즐거움을 누리며 정신적인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다.

 

탁석산은 우리 시대의 철학자이다. 이번에 신간 『탁석산의 서양 철학사를 통해 가장 쉽고 폭넓은 서양 철학사를 편안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철학사 없이, 철학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철학은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다. 여기서 말한 지혜는 실용적인 지식과는 다르다. 가령, 운전학원에서 배우는 운전법은 철학이 아니라 지식이다. 반면에 철학은 행복이나 욕망을 지식으로 증명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니다. 그보다는 논리적이며 이성적으로 사유해야 한다.

 

우리가 한눈에 철학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철학사를 통해 철학의 흐름을 깨닫을 수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철학에 대한 지식을 정립할 수 있다. 문제는 철학 지식을 단순히 지식의 차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대로 철학함을 가르쳐야 한다. 철학함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철학적 딜레마에 대한 물음이며 생각의 즐거움이다.

 

저자가 철학사를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철학자들의 주장을 소개하는 방법은 긴장감이다. 저자의 긴장감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저는 이 책의 긴장감이, 주장 각각이 제대로 발언하도록 내버려두는 데 있다고 여깁니다. , 필자가 자신의 해석을 내세우지 않고, 원저작자의 주장을 제대로 소개한다면, 그리고 사상사에 등장하는 수준의 주장이라면, 주장들을 나열만 해도, 긴장감이 생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p7).

 

긴장감은 자신의 주장을 하기 위해 앞선 철학자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만약에 철학사에 이런 긴장감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런 비판의 목소리가 없으니 철학은 발전할 수 없다.

 

이런 긴장감은 러셀이 지은 러셀 서양 철학사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러셀은 서양 철학사를 시대별, 주제별로 설명하면서 앞선 철학자들을 분석적 방법을 사용하여 비판하였다. 이 과정에서 러셀 자신의 방대한 지식이며 주관적 견해가 반영되어 나타났다.

 

철학은 어려운 사상이며 이론이다. 하지만 이 책은 서양 철학사를 이야기하듯 쉽게 설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설을 읽듯이 철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어느 순간 드러난다. 지금 세상은 기술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참 많이 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변하지 않는 생각이 있다. 바로 철학자들이 고민했던 문제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정신적인 즐거음을 찾고자 한다면 삶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해야 한다. 그래서 철학이 아니라 철학함으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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