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53
존 버닝햄 글, 그림 | 이주령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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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오랜 시간 함께 활동을 한 책이다.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보고는 "우리 어린이집에 있는데... 저거 읽었는데..."하며 알은체를 해서 무척 반가웠다. 영어로 된 책을 한 권 샀는데, 글자를 모르는 관계로 영어의 방해(?)를 받지 않고 책을 줄줄 잘도 읽을 정도로 좋아하면서 책을 보았다.

이 책을 보면서, 큰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가지고 왔던 "Where areyou going?"이라는 영어책이 떠 올랐다. 아주 내용이 비슷하다.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결혼식에 가는 아이에게 동물들이 함께 가고 싶다고 하니 움직이지 마라, 뛰지 마라... 등의 주문을 하고 커다란 가방에 넣어 태워 주는데, 결국 그렇게 하지 말라는 모든 행동들을 하는 바람에 배에서 아저씨에게 들통을 나서 배삯을 내야 했다는 그런 재미있는 그림책이었다.

검피아저씨의 뱃놀이에 많은 동물들이 함께 하고 싶어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태워 달라 그러고, 이어 토끼, 고양이, 멍멍이(아이 표현대로), 돼지, 양, 닭, 소, 염소들이 태워 달라 그러고 맘씨 좋은 검피 아저씨는 "....하면 안 된다."라는 주문을 하긴 하지만, 모두를 다 태워 준다. 하지만 한창 뱃놀이가 무르익을 무렵, 아이들과 동물들은 아저씨의 모든 금기사항을 깨뜨려 버리고 만다. 당연히 예정되어 있었던 길이었다. 그리고 배는 홀라당 뒤집어 지고, 아이들은 첨벙~ 햇빛에 몸을 말리고 검피 아저씨네 집에 가서 다 함께 차를 마시고, 그리고 다음에 또 가자 약속을 한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책이다. 아저씨의 배를 타러 오는 동물들의 그림도 커다랗게 그려져 있어 속이 다 시원하다.

아이는 이 책을 가지고,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들려 주시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리고 머리띠 인형을 만들어서 그걸 쓰고는 동극을 했다고 한다. 집에 와서 "엄마, 오늘 연극 했는데, 나는 아이 하고 싶었는데, 동물을 해라 했어. 나는 아이 하고 싶었는데..."한다. 선생님께 여쭈어 보니 여러 날에 걸쳐서 역할을 바꾸어 가며 동극을 했는데, 아이들이 무척 잘 하더라고 칭찬을 하셨다. (우리 아들은 5살이다.)

그게 신경이 쓰이셨는지 활동을 마치고 머리띠 인형을 아이들 손에 들려 보내시면서 우리 찬이에게는 아이 인형을 주셨다.

           

집에서도 인형을 만들어서 함께 역할놀이 해야지 하면서도 게을러 잘 실천이 되지 않고 있다. 이 책은 우리 아이가 좋아해서 나도 덩달아 더욱 좋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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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영 Mr Gumpy's Outing (Paperback + CD) - 노래부르는 영어동화 [노부영] 노래부르는 영어동화 2
존 버닝햄 지음 / JYbooks(제이와이북스) / 198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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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좋은 책 읽기를 하고 있다. 선생님이 애를 쓰셔서 가능한 일인데, 한 3주에 걸쳐서 이 책 한 권으로 읽고, 이야기 나누고, 머리띠 인형 만들어 동극하고, 역할 바꾸어 또 하고....

어느 날 아이가 "오늘 어린이집에서 연극을 했는데, 나는 동물을 하고 싶었는데, 아이를 했어." 하길래 뭔 말인가 했는데,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이야기다.

아이가 이렇게 좋아하는데, 책을 하나 사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알라딘으로 들어 왔다가 이왕 사는 거 노부영으로 사야겠다는 맘이 들어 이 책을 구입했다. 그리고 조금 걱정이 되었다. 신기한 스쿨버스 DVD를 보면서 공부 좀 되라고 영어로 틀어주니 나는 영어 말 못하는데 엄마가 영어 틀어준다고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영어 책으로 샀다고 울면 어쩌나 하고 말이다.

ㅋㅋ~ 그런데 이 책을 보고는 책을 펼쳐서 우리말로 술술 읽는 거다. 아니, 완벽한 번역까지!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 우리 아이는 한글을 모르니 책 속에 든 글자는 한글이나, 영어나 자기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겠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아이는 그림을 읽고 있는 거다.

노부영 CD를 들으며 아침밥을 먹고, 그리고 심심하면 책 한 번 꺼내 읽고....

아침독서영유아신문인 책둥이에 실린 책만들기 기사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08/10/01/200810011647041591.html)가 이 책과 관련이 있어 퍼 와 본다.

참고 하시길

 
 

                           이정희 선생님과 함께하는 북아트 3    <<타워 팝업책을 만들어요>>

 

책 만들기에 빠진 아이들은 자기가 만든 책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다. “집에 가져가고 싶어요.” “꼭 돌려주실 거죠?” 자기가 만든 책을 자랑하고 싶어하고 소중히 다루는 꼬마 작가들을 보면 성취감과 자부심이야말로 아이들이 책 만들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경험임에 분명하다.
책을 구상하고 만드는 작업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사고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뿐 아니라 자기가 모든 것을 완성했다는 자부심을 느낄 기회가 된다. 앞으로 더 좋은 생각, 더 힘든 과정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지게 될 것이다. 직접 책을 만들면서 즐거움을 느낀 아이들은 “언제 또 책 만들기 해요?” “다음엔 어떤 책 만들어요?” 하며 자발적인 참여 의욕을 보인다.
책 만드는 과정을 통해 창의력과 언어력이 향상되기를 바라지만 그보다는 책을 만들고, 쓰고, 그리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 해내는 주체성을 터득하고 배우는 즐거움을 알게 하는 것이 더 큰 목표가 될 수 있다.

                                 
'타워 팝업책'은 팝업이 지면 한가운데 누워 있다가 책을 펼치면 탑이나 기둥처럼 일어나서 붙여진 이름이다. 간단하면서도 형태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응용하기 좋다. 가방, 배, 자동차, 동물 등 이야기의 중심 소재를 표현하는 책 만들기를 할 때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계획을 세워요(개념화)
책이 무엇인지, 책에는 어떤 것이 담겨 있는지를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책에는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는 글로도, 그림으로도, 형태로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책을 펼치면 입체로 튀어나오는 장치가 있는 책이 ‘팝업책’이라는 것도 알려준다.

8절 종이(27×39cm) 2장(두께가 있는 종이가 적당), 장식용 색종이, 본 폴더(종이 접는 도구), 가위, 풀, 색연필을 준비한다.
■생각을 열어요(상상)
팝업 형태를 만들기 위한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가진다. 조작 과정에서 연습종이를 이용해 팝업이 세워지는 원리를 터득하게 하면 책에 담을 내용을 생각하기가 쉽다. 반드시 아이들이 가위질을 해야만 팝업책의 개념과 순서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아이들이 즐겨 읽는 그림책 중에서 팝업 모양을 만들어 넣을 수 있는 그림책을 보여주며 어떤 형태를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예를 들어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배를, 『만희네 집』은 집을, 『바무와 게로 오늘은 시장 보러 가는 날』은 가방을 튀어나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은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를 읽고 난 후 이야기 나누기를 한 사례다.

교사 : 검피 아저씨는 강가에 살고 있어서 배가 있어요. 여러분도 타고 싶지요? 배를 타면 기분이 어떨까요.
유아 : 재미있어요. / 물 위에 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신기해요.
교사 : 누가 처음으로 배를 태워달라고 했나요?
유아 : 동네 꼬마들이요.
교사 : 그래요. 싸우지 말라고 태워주었어요. 또 어떤 동물을 태워주었을까요?
유아 : 처음엔 토끼, 그 다음엔 고양이, 개, 돼지, 양, 닭, 송아지, 염소예요.
교사 : 맞았어요. 모두 조심조심해서 배를 타라고 이야기했지요. 자, 여러분이 검피 아저씨라면 어떤 동물을 태우고 싶을지 정해보세요.
유아 : 고양이로 할래요. 뛰지 못하게 안고 있으면 돼요.
교사 : 자, 그럼 배를 멋지게 만들어 꾸미고 배에 태울 동물들도 그려보세요. 그리고 어떤 재미난 소동이 벌어졌는지 이야기해봐요.
■만드는 방법
1. 종이를 세로로 반 접어 바탕종이를 만든다. 나머지 종이 한 장은 가로로 반 자른 다음 왼쪽 가장자리를 1cm 정도 접는다.
2. 오른쪽 가장자리를 접어놓은 왼쪽 끝에 맞추어 반으로 접고 풀로 붙인다.
3. 위쪽에서 1cm 정도 아랫부분을 양쪽에서 오려 가운데에 탭 2개를 만든다. 탭을 앞으로 접었다 뒤로 접었다 편다.
4. 배 모양이 되도록 탭 반대쪽을 오린 다음 배의 바깥 부분을 꾸민다.
5. 탭의 양쪽 면에 풀칠을 한 뒤 바탕종이의 접은 선에서 3cm 정도를 떼어 오른쪽 면에 탭 하나를 먼저 붙인다. 다른 쪽 탭이 붙을 수 있도록 접은 바탕종이를 덮어 누른다. 풀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책을 펼친다.
6. 1에서 오려둔 종이 반쪽에 배에 태우고 싶은 동물들을 그려서 오린 다음 배 안쪽에 붙여 완성한다.
■이렇게 표현해요(표현)
*그리기:이야기의 중심 소재가 되는 배의 모양, 색깔을 생각해 그린 다음 색종이나 반짝이풀로 꾸미도록 한다. 사방에서 볼 수 있는 수직형 팝업이므로 그림을 그릴 때 배의 앞과 뒤를 모두 그리도록 한다.
*글쓰기:유아는 단어나 한 줄 쓰기만 해도 좋다. 아직 글쓰기가 되지 않는다면 유아가 말한 내용을 대신 적어주도록 한다. 이때 동물들의 이름 정도는 빈칸으로 남겨 유아가 직접 써보도록 한다. 배에 탄 동물의 기분이 어땠는지, 또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표현해보도록 한다.

Tip 1 : 팝업을 붙일 때 바탕종이의 접힌 선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책을 접었을 때 배와 배에 붙인 그림들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도록 한다.
Tip 2 : 팝업을 붙이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제2팝업(등장인물)을 제1팝업(배)에 붙인 다음 바탕종이에 붙이는 것, 다른 하나는 바탕종이에 제1팝업과 제2팝업을 동시에 붙이는 것이다. 아이가 할 때는 전자가 더 쉽다.

■이렇게 완성해요(표지 완성하기)
제목을 정한 다음에는 제목 글씨를 어떻게 표현할까 생각하게 한다. 내용의 분위기를 서체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독특한 글씨체를 만들어 완성한다. 지은이의 이름을 꼭 써서 자신이 지은 이야기가 완성되었다는 자부심이 들도록 한다.

■참고하면 좋은 책
『붕부웅~』 조너선 에밋 글 / 크리스티언 폭스 그림 / 문학동네
『빠앙 구조선 출동』 스티브 오거드 글·그림 / 이지영 옮김 / 미세기
『괴물들이 사는 나라』 모리스 샌닥 글·그림 / 강무홍 옮김 / 시공주니어
이정희_책만들며크는학교 연구원, www.makingbook.net / 2008년 10월01일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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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소년 비룡소의 그림동화 28
야시마 타로 글.그림, 윤구병 옮김 / 비룡소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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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동화책을 읽으면서 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더 느꼈다.

학교에서 교사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친구들이 그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결정 해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없는 평범한 아이들에게 적용되는 말이 아니라 약간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 적용되는 말이긴 하지만 말이다. 학년 초에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그 속에는 참으로 다양한 모습의 아이들이 있다. 이미 지금까지 아이들의 모습은 친구들 사이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결정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3학년을 할 때였다. 새학년 첫날 등교하지 않은 아이가 있어 왜 안 왔을까 물었을 때 "걔는 원래 그래요. 걔 바보예요."같은 말을 아무 생각없이 하는 친구를 본 적이 있다. 이 친구가 이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그 이전 학년에서 이 아이를 아이들과 선생님이 모두 바보로 대했기 때문이리라. 아직 생각을 해서 말을 거를 줄 모르는 아이들은 이렇게 쉽게 말을 내뱉어 버린다. 하지만, 나보다 부족한 친구가 한 교실에 있을 경우 놀리기보다는 조금 더 가진 자로서 그 아이를 위해 도와주라는 의미로 너희들은 몸도 마음도 건강한 거라고 이야기 해 주면 어린 아이일수록 그것을 쉽게 이해하고 잘 받아들여주었다.

이 이야기도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는 이야기다. 선생님을 무서워해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고 아이들을 무서워해서 아무하고도 어울리지 못하는 그래서 늘 따돌림을 받는 땅꼬마. 이상한 행동을 해서 친구들에게 바보, 멍청이라 놀림받는 땅꼬마가 6학년이 되어 만난 이소베 선생님은 모두에게 다정하셨지만, 땅꼬마에게도 아낌없는 칭찬을 하실 줄 아는 그런 멋진 선생님이시다. 학예회 때 땅꼬마의 까마귀소리는 진짜와 똑같았고, 모두의 큰 박수를 받게 된다. 졸업하면서 6년 개근상을 받은 아이도 땅꼬마 하나다. 학예회 이후 작아서 땅꼬마라 불렸던 우리의 주인공은 까마동이(까마귀 소년)라고 불리게 된다. 땅꼬마가 이소베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나도 우리 반의 '땅꼬마'에게 '이소베' 선생님이 되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집안 일을 도우면서 살지만, 까마동이라 불릴 수 있어 행복한 아이. 까마귀 소년의 미소를 책임 질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다.

*아이들과 함께 한 활동 소개*

해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왕따를 다룬 책 6권을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3번째 실시하는 수업인데, 각 모둠별로 한 권의 책을 주고 그 모둠에서 같은 책을 읽게 한 다음 모둠별 스피드 퀴즈를 한 후 작은 책 만들기를 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책을 읽었지만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6권의 책의 주제에 관해 이야기 해 본 후 우리 반을 왕따 없는 반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가 노력할 점을 이야기 나누면서 수업을 마치고 이 때 만든 작은책은 학급환경으로 전시 해 두고 있다. 이 작은 책에 들어가는 내용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되어 일기 써 보기, 괴롭히는 아이가 되어 사과 글 써 보기, 주인공 그려보기(시간이 허락할 경우), 나의 약속 등으로 구성되는데, 아이들에게 꽤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 주는 활동이었다. 지금 알라딘 중고도서로 해당 도서를 사 모으고 있는 중이다. 서너권이 있으면 아이들에게 책읽히기가 좋아서. 도서관에 책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학교를 옮겨서 도서관에 책이 없을 경우를 대비하고 있는 중. 해마다 꼭 해 보고 싶은 수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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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으로 만든 사람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4
아니카 에스테를 지음, 원미선 옮김, 율리아 구코바 그림 / 비룡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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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동화책이다. 그리고 예전에 한 번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오늘 다시 읽어 보았다. 그때도 그랬지만, 이 책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일까? 하고 조금 생각했다. 잘 모르겠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읽어 보았다. 아하~ 이런 해석이 있을 수 있겠구나. '자기 삶의 개척'. 그리고 '진심은 통한다!'는 것.

이야기의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구조를 띄고 있다.

먼저 혼기가 찬 공주님. 아리따운 공주님에게 청혼하는 사람들은 많았으나 공주님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 설탕과 밀가루와 아몬드를 잘 섞어 빚어 사람을 만든다. 그리고 40일동안 밤낮으로 기도한 덕에 '설탕으로 만든 사람'은 생명을 얻게 된다. 공주의 마음에 너무나 쏙 드는 사람으로 말이다. 이웃의 마음씨 고약한(책에는 직접 그렇게 적혀 져 있지 않지만, 충분히 추론해 볼 수 있다.) 여왕이 설탕으로 만든 사람이 탐이 나 납치 해 가 버린다. 공주는 슬픔 속에서 머물지 않고 무쇠신발 세 켤레를 챙겨 설탕으로 만든 사람을 찾아나서기로 한다. 달님의 어머니와 달님에게 찾아가 물어 보지만, 도움을 받지 못한다. 대신 마음씨 고운 그들은 공주님에게 어려운 일이 오면 깨뜨려 보라고 아몬드를 주며 해님에게 가 보라고 한다. 해님의 어머니에게 가는 동안 무쇠 신발 한 켤레가 닳아 버린다. 해님의 어머니와 해님에게서도 대답을 듣지 못하고 대신 호두를 얻어서 별님들의 어머니와 별님들에게 찾아 간다. 또 한 켤레의 무쇠 신발이 닳아 버린다. 그곳에서 작은 별 하나가 하얀 궁전에 있는 설탕으로 만든 사람을 보았다고 이야기 한다. 공주님의 성공을 빌며 그들은 개암나무 열매를 준다. 하얀궁전까지 가면서 마지막 무쇠신발이 닳게 된다. 공주는 거지로 변장하고 거위 우리에서라도 잠을 재워 달라고 청한다. 아몬드를 깨뜨리니 황금물레와 황금가락이 나오고 욕심 많은 여왕은 그걸 차지 하고 싶어 거지의 청을 받아 들여 설탕으로 만든 사람을 하룻밤 함께 지내게 해 주면서 그 물건을 얻게 된다. 하지만, 잠 오는 약을 먹여 밤새도록 설탕으로 만든 사람을 자게 만들어 버런다. 이튿날도 호두에서 황금암탉과 황금 병아리가 나와 공주는 설탕으로 만든 사람을 만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잠만 자서 공주의 하소연을 듣지 못한다. 하지만, 정성이 갸륵하면 하늘도 감동하는 걸까?(내가 쓰고 있지만,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군..크~) 마지막 개암나무열매에서 나온 황금 패랭이꽃 한다발과 바꾼 설탕으로 만든 사람과의 하룻밤은 이전과는 달랐다. 옆방에 살던 재단사가 거지로 변한 공주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고 그 사실을 설탕으로 만든 사람에게 알려주어 잠드는 약을 먹는 척, 잠이 든 척 하여 공주와 설탕으로 만든 사람은 여왕의 궁전에서 달아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라는 이야기다. 여왕은 어떻게 되었냐고? 여왕도 같은 방식으로 사람을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저주의 말만 쏟아 붓는 바람에 그 사람은 썩어 버리고 말아서 결국 내다 버렸더란다.

이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공주가 한 지극하고 갸륵한 정성은 결국 공주에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는.

교육학을 배우면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리스로마 신화 이야기를 소개 받게 되는데, 자신이 만든 조각을 사랑하게 된 피그말리온의 갸륵한 정성으로 조각상이 생명을 갖게 되는 것에서 칭찬, 격려, 긍정의 말들로 아이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 그것이 바로 피그말리온 효과다. 그 피그말리온이 떠오르는 동화였다. 정말 믿는다면 조각상이 살아나듯이 설탕으로도 사람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아니 이건 불가능하지만, 정말 간절히 바라는 어떤 일은 그리고 그것이 이루어지기 위한 노력이 함께 하는 어떤 일은 반드시 이루어지고야 말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이야기임이 확실한 그런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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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발, 왼발 비룡소의 그림동화 37
토미 드 파올라 글 그림, 정해왕 옮김 / 비룡소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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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인기가 많은 동화로 알고 있다. 슬쩍 넘겨 봤던 책은 내게 기대만큼 큰 감동을 주지 못했지만, 한참 지난 뒤에 다시 만난 책은 그 느낌이 조금 색다르게 와 닿는다. 요즘 아픈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 책을 읽고 있는데...(최근에 그런 책이 여러 편 출간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책들의 중심 내용은 아픈 할머니의 건강 회복에 손녀나 손자들이 큰 몫을 하는 이야기들이라는 것. 이 책도 그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할아버지의 지극한 손주 사랑. 보브 할아버지는 손자의 이름을 보비라고 짓고, 특별한 관계를 가진다. 둘은 친구처럼 지내게 되고 보비가 가장 먼저 한 말도 "보브"일 정도로 할아버지는 손주에게 지극한 정성을 쏟는다. 책에는 안 나오지만 밥도 떠먹여 주었을 거고, 기저귀도 갈아 주었겠지?

보비에게 걸음마를 가르쳐 준 분도 할아버지다. 오른발, 왼발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보비가 가장 즐겨 하는 놀이는 오래 된 나무 블록 쌓기 놀이. 중간에 탑이 무너지기도 하지만 서른 개의 블록을 거의 다 쌓을 때도 있는데, 할아버지는 꼭 마지막 코끼리 그림 블록을 쌓을 때면 기침을 하시고 그러면 블록이 무너지고 보비는 깔깔 웃게 된다. 보비는 할아버지에게 어떻게 걸음마를 자기에게 가르쳤는지 자꾸 물어보고, 할아버지는 오른발, 왼발 이야기를 질리지 않은 듯 자꾸 들려 주신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는 뇌졸중이라는 병에 걸리셔서 보비를 알아 볼 수도 없고,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할아버지의 재활을 도운 이가 있었으니, 바로 보비다. 할아버지가 자기에게 해 주었던 그 모든 것을 다시 되돌려 할아버지에게 해 주는 거다. 엄마, 아빠는 할아버지는 이제 더 이상 회복될 수 없을 거라고(병원에서 그렇게 말했겠지.) 하지만, 보비는 할아버지에게 자신이 배운 대로 오른발. 왼발을 가르치며 걸음마를 도왔고, 할아버지가 말하는 것도 도왔을 것이고... 그래서 할아버지는 점점 좋아지시게 된다. 그래서 할아버지와 함께 블록 놀이도 할 수 있게 된다. 보비가 끝임없이 물었던 걸음마를 어떻게 가르쳤는지 하는 질문을 이제는 할아버지가 보비에게 하고 보비는 지겹지 않다는 듯, 오른발, 왼발을 이야기 해 주면서 이야기가 끝나게 된다. 

사랑의 힘은 이렇게 병도 고칠 수 있으니 참으로 위대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할아버지를 위해 노력한 보비는 참으로 위대한 의사 선생님이다. 사랑이라는 위대한 처방을 조제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세대간의 사랑이 이러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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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3 18: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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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5 06: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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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4 05: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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