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라니까요! 문지아이들 59
잔니 로다리 지음, 알렉산드로 산나 그림, 이현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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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는 '빨간 모자'의 패러디 동화쯤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읽어보니 전혀 아니다.

아이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빨간 모자' 이야기를 아무렇게나 하는 할아버지. 아이는 한없이 그런 할아버지가 답답하다. 그래서 일일이 그게 아니라고 고쳐 주는데... 그러다가 할아버지 이야기 속에서 땅바닥에 떨어진 1솔도(화폐의 단위겠지?!)를 주워 껌을 사러 가는 빨간 모자를 보고는 자신도 껌을 사고 싶다고 하고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1솔도를 주면서 다시 자유로워져서 신문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다.

조금 썰렁한 감도 있지만, 유아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림책은 읽고 또 읽은 후 리뷰를 써야 하리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읽을수록 그 맛이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이 책도 아직 여러 번 읽지 않아 그 깊은 맛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처음 읽은 느낌은 확 튀는 무언가는 없지만, 아이의 감정선을 따라 이야기가 잘 이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구나 하는 거다. 좀 더 읽어보고 좀 더 생각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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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21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좋은 아이들'속에서 강백향 선생님이 소개하셨더군요. 강백향 선생님~ 내 중학교 동창 부인이거든요.^^
금요일 오후에 받았는데 잘 받았다는 인사도 못했어요~~ 샅샅이 살펴보는 중이에요.
교과서에 실린 책 소개 중 푸른책들 이금이선생님 작품인 '영구랑 흑구랑'=> '영구랑 흙구랑'이라고 되어 있더라고요.ㅜㅜ

희망찬샘 2008-09-21 14:29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오탈자는 독자 눈에 더 잘 띄는 법이라고... 작업 중에 실수가 있었나 봐요. 혹시나 다음 판을 또 찍는다면 제가 신고 할게요. 최근에 신고를 했기 때문에 한참 있어야 하겠지만요.
 
따로 따로 행복하게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5
배빗 콜 지음 / 보림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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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지, 사야지 하면서도 아직까지 사지 못하고, 그래서 읽지 못했던 책. 책 소개만 잔뜩 읽고 책에 대해 아는 듯한 착각을 했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혼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는 것. 그리고 함께 사는 것보다는 떨어져 사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책이라는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읽은 이 책은, 심각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푸하하~" 웃게 만들었다.

처음에 사랑을 해서 만난 두 남녀인 엄마, 아빠가 서로를 미워하면서 얼굴도 미워지고, 그리고 서로를 골탕먹이는 많은 행동들(아빠는 엄마의 목욕 소금에 시멘트 가루를 섞어 두고, 엄마는 아빠가 먹을 음식에 폭죽을 넣어 두고... 그리고는 너무나도 고소해 하는...) 을 하게 되는데, 사례 하나하나를 보면서 어찌 웃음이 나오던지.

폴라와 드미트리어스는 부모님의 끝혼식을 준비하고, 끝혼식의 결혼 선물로 두 분이 사는 집을 싹 밀어 버리고 따로 살 수 있는 집 두 채를 새로 짓게 된다. 그리고 두 집 사이에는 두 아이만 지나다닐 수 있는 조그만 비밀 통로를 만들어 둔다.

서로 너무 미워 하면서 자식 때문에 참고 사는 많은 부모들. 하지만, 배빗 콜은 따로 사는 것이 어쩜 더 나을 수도 있고, 아이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마련 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아이들의 진정한 행복과 아울러 자신들의 행복을 위한 부모들의 결단이 필요하다면 과감해질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참, 낯익은 그림풍. 그러고 보니 <<엄마가 알을 낳았대>>를 통해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만났는데, 이 작품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빠지는 것 없는 수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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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21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빗콜의 작품은 상상을 넘어선 반전과 재미가 있어요~~ 엄마가 알을 낳았대, 이상한 곳에 털이 났어요. 내멋대로 공주'만 봤는데 다 좋았어요. 이 책도 끌리는데요.^^
 
나도 내 방이 있으면 좋겠어 국민서관 그림동화 40
로렌 차일드 지음,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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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동화책 보면서 만화책 보면서 하던 일을 하고 있으니...

만화책 보던 동생, 혼자 키득거릴 때 그거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는 것이 내 취미였는데...

만화책 보는 신랑, 혼자 키득거릴 때, 나이 들어도 똑같구나 하면서 또 이상하게 쳐다보곤 했는데...

요즘은 동화책 보면서 나혼자 키득키득...

진짜 재밌다, 읽어보라 그러면, 우리 서방님. 뭐 별거 없구만. 그 정도는 아니구만, 그런다.

ㅋㅋ~

나도 내 방이 있으면 좋겠어. 라는 클라리스 빈의 맘은 알고도 남음이 있다. 내 꿈이 '자기만의 방(나만의 방)'을 가져 보는 거였는데... 그 꿈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결혼을 했는데(부자집에 살지 못한 관계로.) 지금은 내 집도 있고, 내 방도 있다. 우리 아들 덕에.

언제부터인가, 우리 아들은 우리집을 엄마집, 안방을 엄마방이라 부른다. 내가 그렇게 부르라고 말한 적도 없건만, 그냥 그렇게 부른다. 일찍 출근하던 날, 남편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데, 가기 싫다고 울면서 "엄마 집에 가고 싶어." 하는 걸 보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쳐다 보더라던 울 남편. 하여튼 내 방을 갖고 싶은 오랜 소망을 우리 아들이 한방에 탁 해결해 주다니!!!

가족이 많은 관계로 동생과 같은 방을 쓰면서, 금을 그어서라도 개인 공간을 가지고 싶어하는 우리의 주인공, 클라리스 빈은 혼자만의 공간을 가진 언니와 오빠가 한없이 부럽기만 하다. 가족들은 모두 자기만의 공간에서 무언가로 바쁘고, 클라리스 빈은 항상 불만에 가득 차 있다.

아주 인상적이었던 대사 한 마디. 맞다, 맞다 하면서 박수 한 번 쳐 주었던 부분을 도장 찍고 넘어 가 보자.

가끔 내가 엄마는 심심할 때 없어? 하고 물으면 엄마가 대답하죠. 한번 그래 봤으면 좋겠다. (어쩜 이리 엄마의 마음은 똑같은지...)

내가 없는 틈에 내 침대 위에서 축구를 하는 내 동생 바보 귀뚤이에게 화가 나서 동생 이불을 창밖으로 휙 내던진 것이 옆집 개 위로 풀썩 떨어지고, 아빠는 이웃의 싫은 소리를 듣게 되고, 옆에서 키득거리는 동생이 또 미워 동생 머리에 스파게티를 부어 버리고...큰 말썽을 피운 덕분에 방에 세 시간 동안 틀어박혀 있는 벌을 받게 된 클라리스 빈. 그녀의 대사는 "와, 신난다!" 였으니. 드디어 자기만의 조용한 시간이 주는 자유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따로 국밥(?)인 우리 가족이 하나가 되는 때가 있으니 재미있는 TV 보는 시간. 늘 자고 있는 할아버지도 깨어있고, 항상 심각한 오빠도 웃고 있고, 모두가 평화롭기만 하다.

대가족 속에서 누리지 못한 것들에 대한 결핍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가족이 있어 행복하다는 것을 클라리스 빈은 분명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신없이 춤추는 글자들 때문에 읽기를 꺼렸을 책이지만,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덕분에 작가에 대한 새로운 존경심을 가지고 책을 볼 수 있었다. 오히려 춤추는 글자들이 반갑다.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들도 친근감이 들어 무척 좋다.

몇 번이나 나를 키득거리게 만든 참 재미난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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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2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 차일드 그림도 콜라쥬 기법에 평범한 소재를 독특하게 창조하는 탁월함이 좋았어요.^^
 
페페, 가로등을 켜는 아이 열린어린이 그림책 10
일라이자 바톤 지음, 테드 르윈 그림, 서남희 옮김 / 열린어린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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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고학년에게 권하고 싶다. 생각거리가 있는 동화이기 때문이다.

그림은 수채화 기법으로 그려져 있고,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어두워 보인다. 그래서 가로등을 밝히는 밤에 관계되는 장면의 어두움은 가로등 빛을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다.

가족은 많고,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아프시고... 그래서 페페는 어리지만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아무도 페페에게 일자리를 주려 하지 않고... 그러던 중 가로등지기 도메니코 아저씨가 아내를 데리러 이탈리아에 가는 동안 가로등을 대신 켜 줄 것을 부탁한다.

가족들은 모두 페페의 새로운 일자리를 환영하지만, 단 한 사람, 아버지는 이를 무척 못 마땅해 여기신다. 페페에게 화가 났다기 보다는 자식들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무능한 가장으로서의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겠지. 그리고 페페가 가로등을 켜는 하찮은 일보다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어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페페는 가로등을 하나하나 켜면서 교회에 촛불을 켜는 마음으로 가족들을 위한 소망을 하나씩 기도하고, 그리고 마지막 가로등에는 자신을 위한 소망(사실은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게 해 달라는, 가족들을 위한 이 일을 계속하게 해 달라는 소망이니 엄밀하게 말하면 자신을 위한 소망도 아니다.)을 빈다.

하지만, 그 딴 일을 하다가는 앞으로 바닥일이나 하면서 살게 되리라는 아빠의 악담을 듣고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아 가로등을 켜지 않게 되는데... 거리는 깜깜해지고 사람들은 가로등지기 페페를 찾는다. 그리고 그 와중에 동생 아순타가 돌아오지 않는 사건이 발생한다. 가족들은 모두 걱정을 하게 되고 아순타가 무서움에 떨지 않도록 불을 켜 줄 것을 아버지는 아들에게 간곡하게 부탁하게 된다. "오늘 밤 우리 아순타를 무사히 지켜 주세요."라는 기도와 함께 페페는 가로등을 하나씩 켜고... 그리고 자신을 위한 마지막 가로등에서 무서움에 떨고 있는 아순타를 발견하여 집으로 데려 오게 된다.

그리고 아빠는 말씀하신다.

"네가 하는 일은 좋은 일이로구나. 페페, 가로등을 켜라. 난 네가 자랑스럽다."

자신이 머문 자리에서 자신의 빛을 낼 줄 아는 사람, 자신만의 이익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이 동화책에는 그런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누가 페페가 하는 일을 하찮다 할 수 있을까? 일의 가치는 보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닌 것을. 우리 아이들도 많이 벌지는 못해도 가치로운 일을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아니, 많이 벌면서 가치로운 일을 하면 더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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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12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괜찮은데요~ 찜!!
이런 생각거리를 주는 책은 그림동화라도 세대를 초월해 볼 수 있겠죠~~ 좋아요, 리뷰도 훌륭하고요.^^

2008-09-12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도서관에 간 사자 웅진 세계그림책 107
미셸 누드슨 지음, 홍연미 옮김, 케빈 호크스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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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도서관은 인기짱일 것이다. 사자를 쿠션 삼아 기대어 책도 읽고, 이야기 방에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면, 지나가는 사자의 갈기를 만질 수 있다면(그래도 위험하지 않다면),  사자의 등에 올라 서서 높은 곳의 책도 아이의 힘으로 혼자 꺼낼 수 있다면... 아이는 도서관에 가자고 매일 조르겠지?!

도서관에서는 절대로 뛰어선 안 되며, 요란한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는 도서관의 규칙을 잘 따르던 사자가 위험한 상황에 처한 도서관장(팔부상)을 위해 큰 소리로 으르렁 거리고 그 때문에 도서관의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도서관 문을 나서서 더 이상 돌아오지 않게 된다.

제 자리에 있어야 할 어떤 것이 그곳에 없을 때의 허전함이란. 도서관은 조용하고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안정이 되지 않는다. 규칙을 중시하는 도서관장님에게서도 생기가 사라지고.

이를 보다 못한 (사자를 썩 좋아하지 않는 듯했던) 맥비씨는 사자를 찾아 나서고 사자에게 새로운 도서관 규칙이 생겼음을 알린다. "네가 알면 기뻐할 일이 있어. 도서관에 새로운 규칙이 생겼단다. 으르렁거리면 안 됨. 단,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임. 그러니까 다친 친구를 도와야 할 경우 같은 것 말이지."

다시 도서관에 나타난 사자. 그 사자를 보기 위해 달리는 도서관장님.

때로는 규칙을 어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게 마련이니까요. 아무리 도서관이라 해도 말이죠.

1, 2학년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 도서관의 분위기도 그림책에 잘 묘사되어 있고, 그 곳에서 책을 보는 일이 참 행복한 일이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그런 그림책이다. 도서관을 좋아하는 사자의 모습도 분명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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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12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이웃 엄마한테 소개받았는데 책은 아직 못 봤고 알라딘에서 미리보기로만 봤어요. 중고샵 기웃거리는 중~ㅎ
보물창고에서 나온 '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도 재미있어요. 도서관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알려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