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암사 가는 길

 

 

 

 

 

 

 

 

 

 

 

 

 

 

 


그기 뭐 볼끼 있다고 가니껴?

당신은 물었지

볼 것이 없어서 간다오


hnine님께서 올려주신 '화암사 가는 길'이라는 시 가운데 일부이다.


나이를 차츰 먹을수록 (일상생활 속에서 카메라를 꺼내들고 무슨 풍경을 찍을라치면) 주위로부터 '그기 뭐 볼끼 있다고' 라는 말을 좀 더 자주 듣다 보니, 저 짧은 시구절이 참으로 나에게는 여러 생각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무심코 지나가는 일상과 하루하루의 풍경들이 어쩌면 '다시는 마주하지 못할 순간'처럼 소중하게 느껴질 때도 많은데, 어떨 땐 괜히 나 혼자만 (너무 일찍 앞서서) 그런 생각들을 하는가 싶은 의심마저 들 때가 있기도 하다.


나는 평소에 이런저런 모임에 참가하거나 혹은 등산이나 여행을 나설 때에는 무슨 '습관처럼' 카메라를 챙겨 다닌다. 아직은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진 촬영기술을 어떡하든 조금이나마 연마해 보고 싶은 욕심도 물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스쳐 지나가는 '삶의 궤적들'을 어딘가에 좀 남겨두고 싶다는 욕심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 덕분에 그동안 마구잡이로나마 찍은 사진들이 어느새 제법 쌓인 것 같다. 그런데 마침 hnine님께서 올려주신 '화암사 가는 길'이라는 글을 읽고 나니, 그동안 여기 저기 돌아 다니면서 마주친 '사찰 풍경들'이 떠올라 이번 기회에 한번쯤 정리(?)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그기 뭐 볼끼 있다고' 라는 말을 더 자주 하게 되는 걸까?

 

최근에 (책을 통해) 무척이나 자주 만나는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내놓는다.


 

인간의 모든 관찰과 행위와 체험 등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나이를 먹을수록 희박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가 충분한 자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청년시절뿐이며, 노년기가 되면 의식적인 생활의 절반은 잃어버린다고 볼 수 있다. 즉, 인간의 생존의식은 나이를 먹을수록 희미해진다. 마치 아무리 훌륭한 미술품이라도 몇천 번이나 보는 동안에 감흥이 점점 없어지는 것과 같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모든 사물은 차츰 의식의 표면을 스쳐갈 뿐 별로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않는다. 다만 눈앞에 닥친 필요에 따라 움직일 뿐 나중에는 자기가 무슨 일을 했는지도 잘 모르게 된다. 따라서 의식이 감퇴함에 따라 세월도 빨리 흘러가게 된다.

그러나 유년시절에는 그렇지 않다. 모든 사물과 사건이 신기하기만 하여 모조리 의식 속에 떠오르므로, 하루가 매우 길게 생각된다. 이와 비슷한 일을 여행에서도 체험할 수 있다. 여행을 떠난 후 한 달 동안은 가정생활의 넉달 동안보다 더 길게 생각되지만, 같은 사물을 몇 번씩 자주 대하는 동안에 차츰 지적인 능력이 둔해지므로 모든 사물들이 머릿속에 별로 인상을 남기지 않고 흘러가며, 생활도 점점 무의미하게 되고 시간이 무척 짧게 느껴진다. 흔히 노인들의 하루가 아이들의 한 시간보다도 더 짧게 생각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벗겨진 치장

아니면

처음부터 없었을지 모르지

그 무심한

나무 기둥으로

휘어질 지언정

부러지지 않고

수백년 버티고 서 있는

그 마음 얻으러 간다오

이 시를 쓴 시인은 화암사의 '그 무심한 나무 기둥'으로 적어도 수백년을 넉넉히 버티고 서 있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콕 집어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그걸' 얻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나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한참이나 생각해 봐도 그저 막연하기만 하고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나는 천년 혹은 천오백년 이상 버텨온 전국의 온갖 사찰들을 스쳐 지나다니며 과연 무슨 '마음'을 얻으러 다녔던 걸까? 그러고 보니 정작 내가 그동안 보아 온 것들은 너무나 '피상적인 겉모습'에만 머물렀던 게 아니었던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기 뭐 볼끼 있다고'

언제 기회가 되면 나도 꼭 화암사에 가보고 싶고, '그 마음'이 무엇인지도 직접 알아보고 싶다.


 * * * 

 

2008년에는 신록이 무르익던 5월에 소금강을 거쳐 설악산 신흥사에 들렀고, 그 해 가을엔 '미증유'의 혹독한 금융위기 덕분에 감당키 어려웠던 마음의 짐들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을까 싶어 (마침 사춘기에 접어든 두 아이들을 키우느라 지치고 힘겨워 하던 아내와 함께) 템플스테이도 체험할 겸 영월에 있는 법흥사를 다녀왔고, 그 해 11월엔 오대산 상원사와 일산에서 가까운 서해 앞다바의 석모도와 보문사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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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악산 신흥사 가는 길 (신라 진덕여왕 6년인 서기652년에 자장율사가 창건)


Shooting Date/Time 2008-05-10 오후 2:45:01


2. 신흥사의 5월

Shooting Date/Time 2008-05-10 오후 2:58:00


3. 신흥사 돌담장 사이로 산책나온 다람쥐

Shooting Date/Time 2008-05-10 오후 3:06:08


4. 고교 수학여행(1979년) 이후 29년만에 다시 올라가본 '흔들바위'

Shooting Date/Time 2008-05-10 오후 3:53:14


5. 강원도 주문진 부근 광나루 앞바다

Shooting Date/Time 2008-05-10 오후 7:16:01


6. 바닷가에서 오월의 저녁을 즐기는 동네꼬마 녀석들

Shooting Date/Time 2008-05-10 오후 7:26:59


7. 눈부신 5월의 어촌 풍경(광나루)

Shooting Date/Time 2008-05-11 오전 10:51:25


8. 그림같은 풍경의 주문진 광나루 앞바다

Shooting Date/Time 2008-05-11 오전 11:06:07


9. 템플스테이를 위해 찾아간 영월 법흥사(난생 처음 108배도 올리고... 절에서 먹고 자고....)

Shooting Date/Time 2008-10-18 오후 4:18:01


10. 산사의 가을밤을 수놓은 야외 콘서트

Shooting Date/Time 2008-10-18 오후 7:44:17


11. 밤늦도록 이어진 템플스테이 행사


Shooting Date/Time 2008-10-18 오후 9:32:40



12. 법흥사 일주문(신라 선덕여왕 12년인 643년에 자장율사가 창건)

Shooting Date/Time 2008-10-19 오후 1:10:09


13. 오대산 상원사 가는 길(신라 선덕여왕 14년인 645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짐)

Shooting Date/Time 2008-11-01 오전 10:06:20


14.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


Shooting Date/Time 2008-11-01 오전 10:17:44



15. 적멸보궁 올라가는 길


Shooting Date/Time 2008-11-01 오전 10:52:24



16. 산사의 늦가을 풍경


Shooting Date/Time 2008-11-01 오전 10:56:58



17. 상원사 동종(신라 성덕여왕 25년인 725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


Shooting Date/Time 2008-11-01 오후 4:32:13



18. 오대산 월정사(신라 선덕여왕 12년인 643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


Shooting Date/Time 2008-11-01 오후 5:12:57



19. 석모도 보문사와 눈썹바위(신라 선덕여왕 4년인 635년에 회정()이 창건)

Shooting Date/Time 2008-12-13 오후 4:52:19


20. 보문사 눈썹바위 아래 마애석불좌상

Shooting Date/Time 2008-12-13 오후 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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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는 한겨울에 북한산을 오르기 위해 도선사를 거쳐 백운대에 올랐고, 무더운 여름엔 북한산의 계곡을 찾아 삼천사와 진관사를 지나다녔다. 그리고 봄이 오는 길목엔 전북 진안에 있는 마이산의 탑사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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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북한산 백운대의 상고대

Shooting Date/Time 2009-02-14 오전 11:09:48


22. 백운대에서 바라본 북한산 능선

Shooting Date/Time 2009-02-14 오전 11:14:07


23. 북한산 인수봉


Shooting Date/Time 2009-02-14 오전 11:18:14



24. 겨울안개에 묻힌 북한산

Shooting Date/Time 2009-02-14 오전 11:25:55


25. 북한산 위문을 거쳐 백운대로 오르는 등산객들


Shooting Date/Time 2009-02-14 오전 11:26:52



26. 지평선 끝까지 가득찬 안개와 구름
Shooting Date/Time 2009-02-14 오전 11:36:00



27. 백운대의 상고대


Shooting Date/Time 2009-02-14 오전 11:43:56



28. 진안 마이산의 탑사


Shooting Date/Time 2009-04-25 오후 2:35:12

 

 

29. 탑사의 돌탑(1885년 이갑용이 마이산에 들어와 수도하다가 1900년 무렵부터 탑을 쌓기 시작)

 



Shooting Date/Time 2009-04-25 오후 2:44:44



30. 북한산 삼천사(신라 문무왕 1년인 661년에 원효대사가 창건)


Shooting Date/Time 2009-10-25 오전 10:46:04



31. 시원한 계곡물이 쏟아지는 삼천사 계곡(동행한 친구의 모습, 2011년 8월)


Shooting Date/Time 2011-08-06 오전 11:55:02



32. 매끄러운 천연바위를 이용해서 공짜로 '워터 슬라이드'를 즐길 수 있는 삼천사 계곡


Shooting Date/Time 2011-08-06 오후 2: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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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는 이른 봄에 지리산에 있는 화엄사와 쌍계사, 늦가을엔 덕유산의 백련사를 스치듯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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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지리산 화엄사 입구 (백제 성왕 22년이던 544년에 인도 승려인 연기조사가 창건)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30:17

  

34. 템플스테이 수련원(다시 한번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 싶은 곳)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33:31

 

 

 

35. 화엄사의 석등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36:38

 

  

36. 눈쌓인 노고단과 봄기운이 감도는 화엄사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38:09

 

 

 

 37. 눈덮인 지리산 능선(노고단)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39:07

  

 

38. 눈덮인 노고단과 화엄사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39:22

 

  

39. 각황전 앞 석등(국보 제12호, 전체 높이 6.4m로 한국에서 가장 커다란 규모)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42:20

  

 

40. 화엄사 각황전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44:22

 

  

41. 각황전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46:48

 

 

 42. 범종각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47:28

 

 

43. 목어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50:04

 

 

44. 석등의 빛깔과 닮은 옷을 입은 처녀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50:45

 

 

45. 푸른 빛깔을 고이 간직한 채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소나무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전 11:51:58

 

 

46. 단청이 몹시 아름다운 쌍계사 일주문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후 1:17:12

 

 

47. 쌍계사 석탑(쌍계사는 신라 성덕왕 23년인 723년에 의상(義湘)의 제자인 삼법(三法)이 창건)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후 1:24:10

 

 

 

48. 쌍계사의 대나무 

Shooting Date/Time 2010-03-13 오후 1:43:56

 

 

49. 덕유산 백련사 가는 길(무주구천동 계곡의 하늘) 

Shooting Date/Time 2010-10-30 오전 10:25:14

 

 

50. 백련사 가는 길 

Shooting Date/Time 2010-10-30 오전 10:36:44

 

 

51. 덕유산 백련사(신라 신문왕 때 백련이 초암을 짓고 수도하던 중 이 절을 창건)

Shooting Date/Time 2010-10-30 오전 10:51:33

 

 

52. 백련사 경내 

Shooting Date/Time 2010-10-30 오전 11:05:18

 

  

53. 백련사의 가을 풍경

Shooting Date/Time 2010-10-30 오전 11:08:31

 

 

54. 백련사 

Shooting Date/Time 2010-10-30 오전 11:28:12

 

  

55. 백련사를 지나 덕유산 능선에서 바라본 하늘 

Shooting Date/Time 2010-10-30 오전 11: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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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는 계룡산의 갑사와 남매탑을 거쳐 춘천의 오봉산 자락에 있는 청평사와 대구의 동화사 등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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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계룡산 갑사 가는 길
(백제 구이신왕1년인 420년에 고구려에서 온 승려 아도()가 창건)

Shooting Date/Time 2011-10-15 오전 9:35:41

 

  

57. 가을단풍에 물든 남매탑 

Shooting Date/Time 2011-10-15 오후 2:44:30

 

 

58. 갑사에 오르는 친구들 

Shooting Date/Time 2011-10-15 오후 4:38:37

 

 

59. 갑사와 계룡산 

Shooting Date/Time 2011-10-15 오후 4:47:35

  

60. 계룡갑사 

Shooting Date/Time 2011-10-15 오후 4:48:13

 

 

61. 갑사를 떠나며...... 

Shooting Date/Time 2011-10-15 오후 4:52:33

 

 

62. 춘천 오봉산 입구 

Shooting Date/Time 2011-10-22 오후 12:32:07

 

 

63. 오봉산 능선에서 내려다본 청평사(고려 광종 24년인 973년에 영현선사(永賢禪師)가 창건)

Shooting Date/Time 2011-10-22 오후 1:48:38

 

  

64. 청평호의 가을 

Shooting Date/Time 2011-10-22 오후 1:58:59

 

 

 65. 청평사를 찾은 연인 

Shooting Date/Time 2011-10-22 오후 4:21:19

 

  

66. 막배는 5시에 떠나네...... 

Shooting Date/Time 2011-10-22 오후 5:03:48

 

  

67. 대구 팔공산 북지장사의 붉은 단풍 

Shooting Date/Time 2011-11-12 오후 2:42:10

 

 

 68. 북지장사의 한 조각 붉은 잎새 

Shooting Date/Time 2011-11-12 오후 2:43:51

 

  

69.북지장사의 늦가을 오후 

Shooting Date/Time 2011-11-12 오후 2:55:34

 

 

70. 북지장사를 떠나며.....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 참석한 고향의 친구들)

Shooting Date/Time 2011-11-12 오후 3:11:43

 

 

 71. 팔공산 갓바위(관봉약사여래불)   

Shooting Date/Time 2011-11-12 오후 5:01:52

  

 

72. 해가 저물도록 촛불을 밝히고 기도드리는 사람들  

Shooting Date/Time 2011-11-12 오후 5:09:28

 

  

73. 유서깊은 동화사(신라 소지왕 15년인 493년에 극달(極達)이 창건)

Shooting Date/Time 2011-11-13 오전 9:28:14

 

 

74. 석축이 아름다운 가람~  

Shooting Date/Time 2011-11-13 오전 9:42:11

 

  

75. 가을 햇살과 코스모스가 어울리는 동화사  

Shooting Date/Time 2011-11-13 오전 9:42:51

 

 

 76. 팔공산 품에 안긴 동화사 

Shooting Date/Time 2011-11-13 오전 10:15:20

 

 

 77. 겨울에 오동나무꽃이 상서롭게 피어났다는 동화사 

Shooting Date/Time 2011-11-13 오전 10: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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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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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1-14 0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데이지님 글을 보고 hnine이 몇줄 끄적거리고, 제가 몇줄 끄적거린 것을 읽어주신 후 oren님이 이런 정성 가득한 페이퍼를 올려주시고 ^^
사진 찾아서 올리시고 글을 쓰시느라 늦게 주무셨겠군요.
참 많은 절을 다니셨네요. 저는 결혼하기 전에 주로 많이 다녔고 지금은 집에서 가까운 동학사와 갑사만 종종 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절 밥은 먹어봤어도 잠은 안 자봤는데 템플 스테이도 해보시고,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셨으니 들려주실 이야기도 많으리라 생각되어요 ^^
진안 마이산은 올라가기가 만만치 않았던 기억이 나고, 강화도에서 들렀던 절이 보문사였는지, 전등사였는지 가물가물하고요.
사진도 참 좋아요. 배경을 꽉 차게 잡고 인물을 두어명만, 아주 작게 들어가게 찍으니 그것도 멋진데요.
올려주신 쇼펜하우어의 말은 끄덕끄덕하면서도 섬뜩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2012년에는 어떤 산을 다녀오시게 될까, 카메라는 꼭 가지고 가셔야지요? ^^

oren 2012-01-14 13:30   좋아요 0 | URL
hnine님께서는 동학사와 갑사를 자주 가시는군요. 저는 작년 가을에 계룡산을 처음 가봤답니다. 갑사도 좋았지만 저는 남매탑이 참 인상적이더라구요. 거기에 얽힌 전설과 '갑사로 가는 길'이라는 수필도 떠오르고요.

템플스테이는 꼭 한번 체험해 볼 만한 멋진 경험이었답니다. 고요하고 적막하기만 한 깊은 산속 절에서 잠을 자보는 것만 해도 정말 특별한 느낌이었고, 스님들과 함께 노래도 부르고 산에도 올라보고 음식도 함께 나눠 먹고... 특히나 정말 잘생긴 젊은 총각스님(?)이 깊은 산속의 어둠 속에서 홀로 통키타를 치며 멋지게 불러주던 '귀거래사'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만큼 '감동'을 안겨주더군요(그걸 동영상으로 담지 못한 게 정말 너무너무 아쉬웠답니다).

저는 평소에 일부러 사찰을 찾아가는 경우는 드물고 주로 등산을 다니면서 자연스레 사찰에도 들르게 되는데, 올핸 전남 영암의 월출산과 그 인근의 도갑사와 무위사, 그리고 전남 해남의 두륜산 대흥사와 충렬사 등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두 곳 모두 한두번씩 가본 곳인데, '대흥사 가는 길'도 정말 아름답더군요. 올 가을에 다녀오게 되면 '사진'을 꼭 남기겠습니다. ㅎㅎ

stella.K 2012-01-14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오렌님의 사진은 언제봐도 멋집니다.
특히 계곡에서 물 맞는 친구분의 모습은...!ㅋㅋㅋ
지금 보기엔 추운데요?
사신 잘 찍는 사람 보면 참 부럽더라구요.
잘 봤습니다.^^

oren 2012-01-14 13:40   좋아요 0 | URL
계곡에서 물 맞는 저 친구는 '백두산'에도 함께 갔던 친구인데, 정말 '산과 절'을 좋아하는 녀석이랍니다. 저 친구는 젊어서 한때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서울을 떠나 지리산 실상사 근처에서 '귀농생활'을 시도해 보기도 했던 경험이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귀농'이라는 말이 어울리지는 않지요. 그런데 저 친구는 아직도 늘상 '귀농'을 꿈꾸고 있답니다.

지금은 비록 한겨울이라 계절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지난해 가장 무더웠던 어느 여름 한낮에 담아온 '북한산 삼천사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를 배달해 봅니다. ㅎㅎ


stella.K 2012-01-16 11:38   좋아요 0 | URL
ㅎㅎ 별찜해놨다 여름되면 다시 볼랍니다.
지금은 넘 추워요.ㅠㅠ

숲노래 2012-01-1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마실과
좋은 나날
누리셔요~

oren 2012-01-15 17:0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된장님도 늘 좋은 나날 되세요~

블루데이지 2012-01-1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한 답사꾼이신데요..앞으로 가끔 생각나게 할 것같은 글과 사진이 너무 멋집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꼭 절을 갈때마다
지리산 화엄사와 쌍계사는 가을에 ..
갑사나 마이산은 여름에...
설악산은 겨울에만 가게되는것 같아요..다른계절에 반짝반짝 빛나는 절과 산을 보니 더 새롭고 예쁘네요..
감사히 잘봤습니다..자주 올께요!! 매력적인 oren님의 서재십니다.
화암사 꼭 가보세요..다른절들과는 스케일 자체가 비교도 안되게 소박하지만...볼게 없어서 더 다행인 절입니다.

oren 2012-01-15 17:07   좋아요 0 | URL
블루데이지님께서 절을 찾으시는 계절은 어쩌면 저와는 계절이 두셋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주로 이른 봄에 지리산 방향으로 움직이구요(구례 산수유와 광양의 매화도 볼겸). 설악산은 여름과 가을에 주로 간답니다(어떤 해에는 물론 사시사철 구분없이 자주 가기도).

화암사는 블루데이지님과 hnine님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기회가 되면 꼭 가볼께요~

페크pek0501 2012-01-1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사진 - 역시 거대한 자연을 나타내는 데엔 사람이 한두 명 있어 줘야 되고...
13번 사진 - 이 길을 걸으며 자연 속에 안겨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고...
61번 사진 - 그 푸르름에 취하고 싶고...
64번 사진 - 풍경 보면서 명상에 잠길 것 같고...

'그기 뭐 볼끼 있다고' - 저는 이 사진들을 보면서 내가 집에만 있느라고 저런 멋진 풍경들을 못 보고 사는 구나, 싶어서 억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멀리 가려 하면 귀찮은 생각이 들죠. 그래서 부지런한 사람이 행복도 더 많이 누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이런 건 추천 20개쯤 날려 줘야 하는 건데(기술로 보나, 정성으로 보나, 아름다움으로 보나)... 안타깝게도 한 번만 누르고 갑니다. ㅋㅋ

oren 2012-01-15 17:18   좋아요 0 | URL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져 있고, 그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말 사람마다 각양각색이 아닐까 싶습니다. 꼭 차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고 두발로 걸어다녀야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들을 만끽할 수 있는 건 아닐껍니다. '세상을 음미하는 기술'은 정말 다양할 테니까 말입니다.

pek님께서 여러 장의 사진들에 대해 일일이 감성이 넘치는 댓글을 남겨 주신 것만 보더라도, pek님께서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하는 데 남다른 감수성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blanca 2012-01-15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너무 좋아요. 자녀분들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도 그렇고요. 초보 수준이 아니신데요. 이 사진들을 보니 빨리 봄이 와서 저도 저곳들에 발자국을 남기고 싶어집니다. 월정사가 그렇게 좋다고 해서 입구까지 갔었는데 너무 차가 많아(아예 움직이지도 않더라고요) 돌아섰던 아쉬운 기억도 납니다. 쇼펜하우어의 저 얘기 들으니 너무 공감가요. 정말 시간이 너무 빨리 가요. 어렸을 때는 어떻게나 시간이 안가던지. 다 저런 이유였군요. 서글퍼지기도 합니다.

oren 2012-01-16 13:18   좋아요 0 | URL
설악산 신흥사를 거쳐 주문진으로 다녀올 땐 아마도 제 아이들은 집에서 마음껏 컴퓨터를 두들기며 놀았지 싶습니다. 그때(2008년 5월)는 제 아이들이 둘 다 중학생이었는데, 때마침 중간고사를 끝낸 터였고 친구들과도 약속들이 있다고 해서 (신나게 놀라고 내버려두고) 옆지기와 단촐하게 여행을 갔었답니다. ㅎㅎ

월정사 가는 길도 정말 좋은데, 때맞춰(?) 가게 되면 엄청난 혼잡을 피하기 어려운 곳이지요. 무더운 한여름에 월정사 입구의 맑고 시원한 강물에 발도 담그고 아이들과 피래미를 잡고 놀다보면 정말 더위가 싹 가시는 곳이지요. 강물을 따라 쭉 이어진 울창한 숲길도 산책을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구요.

쇼펜하우어가 '나이에 대하여' 써놓은 얘기들은 아무래도 blanca님보다 조금 더 '나이를 먹은' 제가 훨썬 더 크게 공감을 느끼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ㅎㅎ
* * *
젊은이의 입장에서 보면 인생이란 하나의 끝없이 긴 미래로 보이며, 노인의 입장에서 보면 극히 짧은 과거에 지나지 않는다. 인생의 모든 사물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작아 보인다. 청년시절에는 그처럼 크게 보이던 인생이 꿈과 같이 덧없고, 다만 급격한 현상의 무의미한 교체로 생각되어 허무와 무상이 뚜렷이 들여다보이고 또 마음에 스며든다.

청년시절에는 시간이 가는 것이 무척 더디다. 그러므로 일생의 4분의 1은 행복한 시기고 또 가장 길게 생각되는 부분이며, 그 동안에 기억하는 일들은 어느 시기의 기억보다 훨씬 많다. 자기의 생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때 누구나 그 4분의 1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해서는 그 밖의 4분의 3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이 기간은 계절에 있어서 봄과 마찬가지로, 인생에서도 해가 너무 길어 지루하게 생각될 정도지만, 인생의 가을에 접어들면 낮이 무척 짧아지는 대신에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

노년기에는 왜 과거의 생애가 그처럼 짧게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조금도 소중할 것 없는 대부분의 불쾌한 일들이 기억에서 사라지고, 극히 작은 부분만 남아있기 때문에 그 내용이 빈약해지고 길이도 짧아지는 데서 오는 것이다.(이하 생략)

blanca 2012-01-16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ren님, 쇼펜하우어의 저 나이에 대한 글은 어디에 있나요? 찾아 읽어 보고 싶어요.

oren 2012-01-16 23:00   좋아요 0 | URL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책에서는『삶의 예지』라는 책의 6장(464쪽∼482쪽)에 나와 있습니다. (이 책 속에는『세상을 보는 지혜』,『인생을 생각한다』,『삶의 예지』,『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등 총 4권의 책이 들어 있으며 총 1023쪽의 꽤나 두꺼운 책입니다) 쇼펜하우어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면서 매일같이 책을 읽거나 그렇지 않으면 '개와 함께' 산책을 하며 '생각'에만 몰두한 나머지 '나이에 대해서'도 정말 할 말이 많았는지 온갖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한가득 풀어놓은 것 같더군요. 끝으로 '나이'를 '자기 자본'에 비유한 대목도 아주 재미있는데 여기에 덧붙여 놓을께요~
* * *
생명력, 즉 체력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36세까지는 그 이자로 살아가는 사람과 같아서 오늘 소모한 체력은 내일이면 회복된다. 그러나 이 무렵을 고비로 그 후로는 자기 자본을 갉아먹기 시작하는 자본가가 된다. 처음에는 사태의 변화가 거의 눈에 뜨이지 않아 지출의 대부분은 자연히 원상복구가 되어 이 무렵의 손실은 대수롭게 여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손실이 점점 늘어가면 눈에 띄게 된다. 그것은 날마다 팽창하여 점점 뿌리를 깊이 박고, 오늘이라는 하루가 돌아올 때마다 어제보다 가난해진다. 그 동안에 그 감퇴는 물체의 낙하처럼 더욱 속도를 내고 나중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 이처럼 생명력과 재산이 날로 줄어든다면 그보다 더 딱한 일은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소유에 대하여 애착을 가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성년에 도달하고 나서 몇 해까지는 생명력에 관해 말하자면 이자 중에서 얼마간은 자본에 보태는 사람과 같다. 그렇게 하면 지출한 금액이 다시 자연히 충당될 뿐더러 자본도 늘어간다. 오, 행복한 청춘! 오, 서글픈 늙은이······. 어쨌든 인간은 청춘의 힘을 소중히 간수해야 한다.
 













"卽是現今 更無時節"
(지금이 할 때이고, 그 때는 다시 없는 법)

여러 사람들이 제법 자주 인용하는 이 말은 당나라의 선승이었던 임제선사가 했던 말이라고 한다.


2011년의 마지막 날에 이르러 지난 한 해를 되돌아 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데, 온갖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늘상 내 마음속에 맴돌던 경구 하나가 바로 "즉시현금 갱무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비록 무거운 얘기가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금년 한 해를 되돌아보면 아버님과의 급작스러운 사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어떤 중차대한 일들이 많았다 할지라도 아버님과의 영원한 이별에 버금가는 일은 생각할 수조차 없을만큼 내겐 커다란 충격이었고 말로는 형언키 어려운 극심한 슬픔을 겪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에야 살아계신 부모님이 얼마나 큰 버팀목이며 부모님에 대한 효도에 대해서만큼 '지금이 바로 그 때이고, 언젠가의 그 때는 다시 없는 법'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경우도 없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체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아버님께서 3년 전에 이미 큰 수술을 받으셨기 때문에 늘 병환이 재발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위독하시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간 지 불과 '하루를 채 넘기지 못하고' 그토록 급작스럽게 돌아가실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고, 아버님의 장례를 치르고 난 뒤 몇 달 동안은 완전히 딴 세상을 사는 것 같은 충격 속에서 지내다 시피 할 정도로 힘이 들었었다. 

지금도 주위로부터 며칠이 멀다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부고'가 날아들지만 부모님을 잃는 아픔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은' 극심한 고통이라는 걸 직접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이제는 예전처럼 그저 일상적인 일로만 여겨지지가 않는다.

그나마 올해 겨울에 만나본 쇼펜하우어의 '죽음'에 관한 다음과 같은 통찰 덕분에 지금에 와서는 훨씬 더 마음이 가벼워졌음을 느끼게도 되고, '죽음'에 대해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도 있게 되었지만 '생전에 못다한 효도'에 대한 후회만큼은 쉽사리 마음에서 비워내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삶과 죽음은 서로 의지하여 삶이 죽음이 되고 죽음이 삶의 조건이 되어 인간 생애에 양극을 이루며 공존해 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볼 것인가.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생물학적 정의를 간단히 내려보라.

나는 본디 이 세상에 없었던 존재였다. 저마다 태어난 날짜를 헤아려 보면 생일 이전에 자신은 이 세상에 없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세상에 없었던 상태를 죽음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태어나면서 비로소 죽음을 앞두게 된다. 따라서 죽음이란 삶을 전제로 존재한다는 명백한 진리가 성립된다. 남녀간의 사랑은 인류의 종족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본능이다. 따라서 인간은 사랑과 쾌락이라는 생식행위의 결과로 태어난 결과물이다. 바로 그 생식행위의 결과 하나의 존재로 매듭이 만들어졌고, 그 매듭은 뒷날 죽음이라는 커다란 환멸에 의해 풀리며 본디 상태로 돌아간다.

삶은 죽음을 통해 본디 상태로 되돌아간다. 위대한 생명이 한낱 죽음의 소멸로 끝나고 말다니 참으로 허망하다는 뜻으로 보면 삶은 별 의미 없고 인간은 참으로 불쌍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불쌍할 이유도 없다.

우리는 본디 없었는데 잠시 존재하다가 다시 없는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므로 사실상 잃는 게 없다. 생각해 보라. 우리가 죽음으로 무엇을 잃는단 말인가.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앤드류 카네기는 "나는 신발이 없다고 한탄했는데,
거리에서 발이 없는 사람을 만났다."는 명언을 남겼는데, 이 말은 '내가 불행하다고 느낄 때' 스스로를 위로하고 치유하기에는 언제나 더없이 좋은 말인 것 같다. 가끔씩 부모님께 제대로 효도할 수 없는 형편을 한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부모님을 영원히 잃어버린'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 * *

卽是現今 更無時節이라는 말은 한편으로는 가능하다면 '현재'를 마음껏 충분히 즐길 것을 부추기는 말이기도 한 것 같다. 이 점에 대한 철학자의 얘기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의 평온함이 불확실한 불행, 또는 확실하다 해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행으로 깨뜨려져서는 안된다. 틀림없이 겪게 될 불행, 그리고 언제 겪을지 분명한 불행은 매우 적다. 불행은 대부분 가능성으로만 존재한다. 아마도 그렇게 되기 쉬우리라고 생각될 뿐이다. 틀림없이 겪을 수밖에 없는 나쁜 일들도 있기는 하다. 이를테면 죽음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일들도 언제 일어날 것인지는 확실치 찮다.

우리가 이 같은 일들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면, 우리는 잠시도 평온한 순간을 갖지 못하게 된다.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불확실하거나 언제 생길지 불분명한 불행 때문에 평생 마음의 평화를 잃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그런 불행이 결코 일어나지 않으리라거나 적어도 지금 일어날 리는 없다고 생각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지금 되돌아보니 아버님께서 병석에 계신 와중에도 나만 홀로 적잖이 여기저기 돌아 다녔던 흔적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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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1년 2월, 태국 써제임스CC, 평소 '정모'를 통해 꾸준히 만나는 고교친구들과 함께~

Shooting Date/Time 2011-02-11 오후 2:16:59


2. 따뜻한 태국을 떠나 다시 강추위가 한창인 한국땅 상공으로~


Shooting Date/Time 2011-02-14 오전 7:24:26


3. 2011년 3월, 봄을 맞으러 전남 구례의 산수유를 찾아서...... 


Shooting Date/Time 2011-03-26 오전 10:12:13


4. 2011년 4월, 봄눈이 내린 강원도 고성 썬밸리CC를 찾아서


Shooting Date/Time 2011-04-19 오후 1:06:02


5. 봄향기가 물씬 풍기는 강원도 포천 한탄강CC를 찾아서


Shooting Date/Time 2011-04-23 오후 12:48:08


 

6. 2011년 5월, 실크로드를 찾아서(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의 Lakeside Golf Club)


Shooting Date/Time 2011-05-07 오후 12:16:22


7.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行 열차 안에서
Shooting Date/Time 2011-05-08 오후 12:23:57


8. 사마르칸트, 구르 아미르(지배자의 묘, 티무르의 무덤)

Shooting Date/Time 2011-05-08 오후 5:35:48


세상의 훌륭한 것들과 만나라

폭넓은 흥미를 갖고 추구한 지식이 깊어질수록 인생의 기쁨은 늘어난다. 인생을 잘 살아가는 비결은 이 세상의 굉장한 것들을 음미하는 기술에 있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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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즉시현금 갱무시절'은 또한 나날의 생활이 비록 바쁘더라도 '휴양'을 추구하도록 만들어 주는 말이기도 하다. 평소에 사무실에서 조금 일찍 퇴근하여 집에서 가까운 호수공원이나 하늘공원에 나가 아름다운 풍광이나 저녁노을을 즐기는 것만큼 기분좋은 일도 많지 않다. 물론 조금 더 시간을 내어 전국의 명산을 주저없이 찾아 나설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지금이 바로 그 때'라는 경구에 힘입은 바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생활에 쫓기지 마라

나날의 생활에 쫓겨 악착같이 살지 마라. 앞을 내다보며 분별있는 삶을 살도록 하라. 휴양없는 인생만큼 괴로운 것도 없다. 그것은 여관에 묵지 않으며 오랜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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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5월, 호수공원의 꽃박람회를 찾아서

Shooting Date/Time 2011-05-02 오후 5:35:16


10. 6월, 호수공원의 장미를 찾아서 ①


Shooting Date/Time 2011-06-16 오후 6:58:03


11. 6월, 호수공원의 장미를 찾아서 ②
Shooting Date/Time 2011-06-16 오후 7:26:21


12. 8월, 지리산 종주산행 첫날 만난 풍경 

Shooting Date/Time 2011-08-19 오후 5:41:09


13. 8월, 지리산 종주산행 셋째날 만난 풍경
Shooting Date/Time 2011-08-21 오전 11:48:59


14. 8월, 호수공원의 늦여름 일몰 ① 

Shooting Date/Time 2011-08-24 오후 7:36:14


15. 8월, 호수공원의 늦여름 일몰 ②
Shooting Date/Time 2011-08-24 오후 7:38:00


16. 9월, 가을 햇살에 빛나는 맨드라미와 고추잠자리(추석, 강원도 영월) 

Shooting Date/Time 2011-09-12 오전 11:50:38


17. 9월, 호수공원의 저녁노을 ①

Shooting Date/Time 2011-09-20 오후 6:36:54


18. 9월, 호수공원의 저녁노을 ②
Shooting Date/Time 2011-09-20 오후 6:44:03


19. 10월, 고향의 아버님 묘소 주변의 들녘에 핀 코스모스

Shooting Date/Time 2011-10-08 오후 4:41:50

 

20. 10월, 단풍으로 물든 강원도 진동계곡 

Shooting Date/Time 2011-10-22 오전 9:50:31


21. 청평사의 은행나무
Shooting Date/Time 2011-10-22 오후 4:21:19


22. 11월, 아파트 단지 앞에서 만난  늦가을 단풍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4:06:28


23. 11월,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일산 호수공원)


Shooting Date/Time 2011-11-07 오후 5:14:42


24. 12월, 얼음위로 빛나는 겨울의 석양 

Shooting Date/Time 2011-12-25 오후 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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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시현금 갱무시절은 또한 '친구들과 어울리는 소중한 시간'을 좀처럼 후순위로 제쳐두기 어렵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선물인 진정한 친구

진정한 친구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선물이다. 자신이 가슴에 지닌 희망과 꿈, 가장 은밀한 비밀들을 털어놓아도 여전히 자기를 존중해주는 친구, 그런 친구는 소중히 간직해야 한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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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7월, 강원도 영월 동강시스타CC 주변에서(고등학교 동기들과 함께~) 

Shooting Date/Time 2011-07-08 오후 7:19:41


26. 7월, 경기도 광주 이스트밸리CC에서(대학 동창들과 함께) 

Shooting Date/Time 2011-07-08 오후 7:19:41


27. 7월, 경기도 광주 이스트밸리CC에서(대학 동창들과 함께) 

Shooting Date/Time 2011-07-16 오후 7:56:39


28. 11월, 경기도 양주 송추CC에서 

Shooting Date/Time 2011-11-02 오후 2:08:14


29. 11월, 88CC에서 고교 동창들과의 정모를 마치고 난 뒤 

Shooting Date/Time 2011-11-11 오후 2:36:18


30. 11월, 대구에서 초등학교 동창들과의 정모(1969년에 초등학교를 입학해서 감천69회)
Shooting Date/Time 2011-11-12 오후 6:26:17


31. 해마다 한번씩 만나는 모임이 벌써 11년째... 전국에서 20명이 모였다. 

Shooting date/Time 2011-11-12 오후 8:06:02


32. 11월, 전남 영암 한옥마을에서 고교 친구들과 함께~ 

Shooting Date/Time 2011-11-27 오전 9:33:48


33. 11월, 전남 해남, 녹우당(고산 윤선도 종택) 앞에서


Shooting Date/Time 2011-11-27 오후 1: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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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케로는 우정에 대해 말하기를 '인간에 관한 것 가운데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그 유용성을 인정하는 유일한 것'이라고 말하고, '우정이 없으면 인생도 없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수많은 부유한 권문세가에는 진실한 우정이 발을 붙일 수가 없다네. 그 이유는, 행운의 여신은 자신의 눈도 멀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도 대부분 눈이 멀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네. 그리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만과 고집에 사로잡혀 버리는데, 세상에 행운을 얻은 바보처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것도 없다네. 게다가 전에는 친절했던 사람이, 명령권이나 권한, 번영을 손에 넣자마자 사람이 변해 버려서, 우래된 우정을 박대하고 새로운 우정에 빠지는 경우도 볼 수 있지.

그러나 재물과 능력과 경제력으로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말이든, 노예든, 호화로운 옷이든, 값비싼 그릇이든,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손에 넣으면서도, 이른바 인생에서 가장 귀하고 가장 아름다운 가구인 친구를 얻지 않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실제로, 다른 것을 손에 넣을 때는, 그것들은 모두 어차피 힘이 있는 사람의 것이 되므로,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 누구를 위해 수고를 하게 될지 모르지만, 우정만은 각자의 재산으로서 언제까지나 확고하게 남아 있다네. 그래서 행운의 선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 남는다 해도, 친구한테서 버림받은 인생은 즐거울 수는 없는 것이라네.

 - 키케로, 『노년에 대하여』 中에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은 그 어떤 시간들보다 즐겁다. 나이 50을 넘어서면 어느 정도는 노력을 줄이고 인생을 즐길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나치게 성공에 집착하지 마라

노력을 줄이고 인생을 즐겨라. 쉬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할 일 없이 보내는 게 분주한 것보다 낫다. 우리가 가장 많이 가진 것이 시간이다. 돈도, 집도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도 시간은 주어져 있다.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무미건조한 일에만 매달려 허비하는 것은 불행하다. 성공에 지나치게 빠지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인생은 황폐해지고 당신의 정신은 숨조차 쉬지 못하게 된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악착스럽게 살지 마라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을 하느니 차라리 여가를 충분히 즐기는 게 낫다. 사람이 자기 것으로 여길 만한 건 시간밖에 없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졌다. 인생은 귀중한 것이다. 그 소중한 시간을 기계적이고 변화없는 일을 하며 낭비하는 것도 어리석고,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일에 매달려 악전고투하는 것도 바보스러운 짓이다. 일은 무거운 짐이 되면 안되고, 그 때문에 괴로워해서는 더욱 안된다. 그렇게 되면 인생이 허무해지고 정신도 병들어 살아가는 일조차 고통스러워질 것이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절제는 인생을 기쁘게 한다. 지식을 쌓을 때도 도를 넘지 마라. 배우는 것이 배우지 않느니만 못하다면 배움을 그만두는 게 낫다. 우리의 삶은 기쁜 날보다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다. 그러므로 일은 빨리 하되 기쁨은 오래 즐기는 것이 좋다. 일이 끝난 것은 보기 좋으나 기쁨도 끝났다면 무슨 의미 있는가!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 * *


2011년에 가장 잊지 못할 결정적인 감동의 순간은 뭐니뭐니 해도 '졸업 30주년 기념 사은행사'였다.
 
고교때 우리들을 성심성의껏 가르쳐 주셨던 은사님들을 뵙는 것도 가슴벅찬 일이었고, 고교 졸업후 30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친구들을 '한꺼번에' 다시 만나게 된 감동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만큼 흥분되는 일이었다.
 
30년 만에 만난 친구들 각자의 '삶의 궤적'은 정말 다양한 것이었지만 '지금이 바로 다시 만나야 할 그때'이고, 나중에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약이 없다는 점에서 '즉시현금 갱무시절'을 가장 절감하는 순간도 바로 그 때였던 것 같다.


삶의 궤적

자신이 지나온 길을 돌이켜볼 때 아깝게 놓쳐버린 여러 번의 행운과 스스로 불러왔던 여러 번의 불행을 떠올린다면, 그것이 '미로를 헤매듯 잘못 거쳐온 삶의 행로'(괴테, 《파우스트》1부, 헌사)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자칫 자신을 지나치게 질책하기 쉽다.

삶은 결코 순수한 우리 자신의 작품이 아니다. 삶은 두 가지 요인, 즉 일련의 사건과 우리가 내린 결정의 산물이다. 게다가 두 요인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제한되어 있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일찌감치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예견하기는 더욱 불가능하다. 우리가 아는 것은 그저 눈 앞의 사건과 현재의 결정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목표가 아직 멀리 있는 한,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똑바로 나아가지 못한다. 다만 짐작으로 대충 방향을 잡을 뿐이다. 우리가 내린 결정이 목표점에 더 가까이 데려가주기를 바라면서, 주어진 상황에 따라 순간순간 결정내릴 뿐이다. 그러므로 주어진 상황과 우리의 기본 의도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주어지는 두 가지 힘에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생겨나는 대각선이 바로 삶의 궤적이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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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0월, 고교를 졸업한지 30년 만에 은사님들을 뵙고 큰절을 올리는 모습
Shooting Date/Time 2011-10-01 오후 6:46:23


35. 은사님들께 큰절을 올리고 우리반 친구들 

Shooting Date/Time 2011-10-01 오후 6:54:10


36. 고교 3학년때 우리반 담임선생님과 함께 노래하는 시간~
Shooting Date/Time 2011-10-01 오후 9: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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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에 우리들을 가르쳐 주셨던 선생님들 앞에도 '30년의 세월'은 예외없이 기나긴 세월의 흔적을 깊이 새겨 놓았다. 그 옛날 이삽십대의 혈기왕성했던 선생님들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어느새 육칠십대의 노년이 되어 있었다. 우리도 머지 않아 선생님들처럼 결국 육칠십대의 '노년기'를 맞을 것이다. 그러나 노년기가 청년기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열악할(?) 것이라는 걱정을 덜어주는 철학자도 결코 적지는 않은 것 같다.

 

사람들은 흔히 청년기를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로 여기고 노년기는 비애의 시기로 생각한다. 만일 행복을 격동과 감동으로만 본다면 그 말이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청년기에는 바로 그 격동과 감동 때문에 기쁨보다 고통에 더 많이 시달린다.

그러나 노년기에는 그러한 격렬한 감동이 가라앉고, 청년기에 그토록 감격적으로 받아들인 일들도 명상적인 색채를 띠며 다가온다. 노년기에는 인식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인식 그 자체에는 고통이 없다. 물론 감동이나 감격 그 자체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노년기가 되어 향락을 누릴 기회가 거의 없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다. 향락이나 고통은 같은 성질의 형태로, 향락은 소극적이고 고통은 적극적이라는 차이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해하면 소극적인 향락에 대해 집착할 이유가 없게 된다.

모든 향락은 욕망을 달래는 데 지나지 않아 욕망이 소멸하면 향락도 사라진다. 마치 식사 뒤에 식욕이 없어지거나, 깊은 잠에서 깨어나면 더 이상 졸음이 오지 않는 이치와 같아 향락의 기회가 없다고 탄식할 이유는 없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키케로 역시 노년기의 여러 좋은 점들을 설명하면서 '안정기에 든 자의 중후함과 노년기의 원숙함' 등은 모두 제 때에 거둬들여야 하는 자연의 결실과 같은 것에 비유했다.

 

노인의 경우에는 쾌락의 쑤석거림 같은 것은 그리 크지 않다는 말인가? 그렇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아예 바라지도 않는다네.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괴롭힐 수가 없지. 이미 노쇠기에 소포클레스는 아직도 성생활은 즐기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멋지게 대답했다네.
"이런 맙소사! 거칠고 포악한 주인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것처럼, 거기서 빠져나오게 된 것을 기뻐하고 있는 중이오."
· · · · · ·
노년에, 말하자면 육욕과 야망, 투쟁, 적대감, 그리고 온갖 욕망에 대한 복무 기간이 끝나, 마음이 스스로 만족하는, 이른바 마음이 자기 자신과 함께 산다는 것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정말 연구와 학문이라는 양식이 얼마든지 있다면, 한가한 노년만큼 즐거운 것도 없다네.

 - 키케로, 『노년에 대하여』 中에서


 * * *

2011년도 거의 다 저물어갈 무렵, '즉시현금 갱무시절'이라는 경구를 다시 한 번 떠올리며 혹시라도 2011년이 지나기 전에 뭔가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마침 쇼펜하우어의 '세상을 보는 지혜'라는 책 내용 가운데 '할 수 있을 때 하라'는 구절을 발견하고는 평소에 마음 속으로만 품어왔던 '도서 기증'을 실천에 옮겨 보기로 하였다.
 
비록 내가 사는 동네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언제나 한적한 분위기 때문에 일부러 자주 찾는 동네 도서관이 바로 고양시립 원당도서관이다. 별다른 약속이 없는 주말이면 가급적 그곳에 들러 책도 읽고 신문도 보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보기도 하는 '즐겨찾기' 공간이 바로 그곳인데, 마침 주말을 맞아 그곳에 들러 '내가 기증하고 싶은 도서들'이 도서관 자료실에 얼마만큼 구비되어 있는지 살펴보았다.
 
다행히 내가 기증하고 싶어했던 책들 가운데 '동서문화사의 World Book 시리즈'는 낱권으로만 드문드문 갖춰져 있었다. 내가 살펴본 책들이 도서관에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기뻤다. 내가 평소에 꼭 읽고 싶은 좋은 책들을 내가 원하는 도서관에 기증할 수 있다는 사실이 괜히 반가웠다. (동서문화사 월드북 시리즈 179권과 함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0권을 더해 총 429권을 이곳 알라딘을 통해 구매했다.)

 

이제 실행만 하면 되는데도 때를 알지 못하여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럴 때 친구가 지금이 바로 결행할 기회라고 한 마디 조언해 주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지혜있는 사람은 모자란 사람들에게 그것을 나눠주고, 지혜가 모자란 사람은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라. 지혜를 주는 사람은 신중하게, 얻는 사람은 겸손하게 행하라.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상황에 적응하며 살라. 우리의 행위와 생각을 포함한 모든 것은 상황에 따라 조정되어야 한다. 할 수 있을 때 하라. 시간과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예외없이 누구에게나 적용될 규칙을 세워놓고 살지 마라. 그것이 미덕을 위한 것일지라도 마찬가지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꼭 필요한 것만 소유하라.

모든 것을 다 가져야 할 필요는 없다. 무엇을 소유하면 누구나 첫날은 그 주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그 즐거움은 곧 남들 몫이 된다. 무엇이든 그것을 갖지 못하고 갈망할 때 가장 큰 매력이 있다. 어떤 것을 가지면 그에 대한 즐거움은 곧 줄어들고 싫증이 늘어난다. 그것을 남들에게 빌려주든 그냥 간직하든, 당신은 친구보다 적을 더 많이 만들게 된다. 그러니 당신이 자주 사용하는 것만 소유하라. 첫째는 날마다 꼭 사용하므로 싫증을 느끼지 않을 것이고, 둘째는 남들에게 빌려줄 필요가 없어 사람들의 미움을 살 걱정도 없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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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기증자료 인수증




38. 비치 예정 안내문 




39. 원당도서관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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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현금 갱무시절'이라는 경구는 결코 가벼운 말이 아닌 것 같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임을 마음속 깊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가 평소에 (말로)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 또한 조금은 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비로소 인간은 진가를 발휘한다. 도리에 맞는 말을 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라. 총명한 말은 명석한 두뇌, 올바른 행동은 고결한 마음을 보여준다. 이 두 가지야말로 진정한 인간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남을 칭찬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남에게 칭찬받는 사람이 되어라. 말로 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은 어렵다. 행위는 인생의 실천이고, 말은 인생을 꾸며주는 장식이다. 훌륭한 행위는 언제나 사람들 기억에 남지만 말만 뛰어난 사람은 금방 잊혀지고 만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2011년을 뒤돌아 보니 지난 한 해 동안에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많은 사람들이 결국 이 세상을 떠나갔다. 그들 가운데 오랜 세월이 흐르고 나서도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해줄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 내 생각에는 아마도 스티브 잡스가 가장 유력한 후보가 아닐까 싶다. 그가 스탠포드대 졸업식에서 했던 연설 내용 또한 '즉시현금 갱무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17살때 이런 경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매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는 의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 글에 감명받은 저는 그 이후로 지난 33년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제 자신에게 묻곤 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

며칠 연속 ‘No’라는 답을 얻을 때마다 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곧 죽는다’는 생각은 인생의 결단을 내릴 때마다 가장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모든 외부의 기대, 자부심, 수치스러움과 실패의 두려움은 ‘죽음’ 앞에선 모두 떨어져나가고 오직 진실로 중요한 것들만이 남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길입니다.
여러분은 죽을 몸입니다. 그러므로 가슴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 스티브 잡스



어쨌든 2011년은 대체로 많은 사람들에게 유난히 힘겨운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그 점에 관해서는 나 역시 조금도 예외가 아니며 말과 글로 표현하기 힘든 갖가지 어려움들을 많이 겪었었다. 그렇지만 우리의 삶은 늘상 어떤 장애를 극복하는 것에서 가장 큰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즉시현금 갱무시절'이라는 경구가 의미하는 그대로 '지금이 바로 그 때'라는 생각으로 매순간 살아 간다면 우리 모두 후회 보다는 즐거움을 보다 더 많이 맛보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스스로 힘들게 노력하고 저항에 맞서 싸우는 것은 인간 본성의 가장 본질적인 욕구이다. 만약 무엇인가를 조용히 즐기고 있을 때라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할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 인간은 가만히 있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어떤 장애를 극복한다는 것은 인간에게 존재하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인간에게 그보다 나은 것은 없다. 어떤 행동이나 활동을 할 때 부딪히는 순수하게 물질적인 장애라도 좋고, 무엇인가 배우거나 연구할 때 맞닥뜨리는 정신적인 장애라도 좋다. 장애와 투쟁하고 극복하는 것은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장애와 맞설 기회를 얻지 못하면, 인간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 기회를 스스로 마련한다. 그럴 때면 인간의 본성은 무의식중에 싸움을 걸거나 음모를 꾀하거나 사기를 치거나 다른 나쁜 일을 하도록 인간을 충동질한다.

 -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지혜』 中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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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01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2-01-01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참 멋진 글이네요.
oren님 2012년 흑룡의 해,좋은일만 계시길 바라며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그리고 신년 새해 용꿈 꾸시라고 용 한마리 선물로 보냅니다
\▲▲/
( ^^ )
<(..)>
<(▶◀)>
<( = )>
<( = )>

━┛┗━

oren 2012-01-02 12:22   좋아요 1 | URL
카스피님 반갑습니다. 님의 서재에는 거의 들르지 못하는데 제 서재에까지 오셔서 새해 인사와 더불어 '용 한마리'까지 남겨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카스피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고, 특히 2012년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2-01-13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생을 잘 살아가는 비결은 이 세상의 굉장한 것들을 음미하는 기술에 있다. -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공감해요.

5번의 사진은 사진이라기보다 한 폭의 그림 같아요. 사진 찍는 분의 멋진 각도에 감탄합니다.

쇼선생의 책을 또 사야 하나요? 제가 가지고 있는 몇 권의 책과 중복되는 내용도 있을 듯한데요. ㅋ
좋은 감상을 (무료로) 하게 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oren 2012-01-14 20:42   좋아요 0 | URL
쇼펜하우어가 쓴 책은 결국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라는 한 권의 주저가 있을 뿐이고, 다른 몇 권의 책은 결국 이 책의 주석에 해당할 뿐이라는 평가도 있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펜하우어가 쓴 책들이 실제로는 다양한 제목으로 포장해서 여러 권으로 나온 걸 보면 출판사의 기획과 의도에 따라 그리 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pek님께서 기존에 쇼펜하우어의 책을 여러 권 가지고 계시다면 굳이 또다른 책을 더 살 필요까지는 없지 않을까 하고 제가 감히 주제넘게 말씀드려 봅니다. 그대신 쇼펜하우어도 지적했듯이 '반복해서 생각하는 것이 기억을 새롭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한 만큼 기존에 읽었던 부분을 다시금 반복해서 찾아 읽고 또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물론 pek님께서는 이미 저보다 훨씬 더 이런 독서법을 즐겨오신 걸로 알고 있구요).

2012-01-17 1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18 0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년의 크리스마스는 유난히 조용히 지나가는 것 같다. 어제는 '인적도 드문' 동네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책을 읽다가 문을 닫을 때쯤인 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집을 향해 나섰다. '흥미없는' 성탄특집 프로그램들만 난무할 게 뻔한 TV를 굳이 켜서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마침 우연히 CLASSICA 채널에서 그럴듯한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채널을 고정했다. (비록 생전 처음으로 접한 작품이지만) 바그너의 악극『로엔그린』이라는 작품을 밤12시부터 새벽 3시간 45분까지 눈을 떼지 못하고 감상했다. 알라딘 상품의 설명 그대로 '2009년 뮌헨에서 열린 [로엔그린] 실황 공연'이었다. 정말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공연이었다.


<알라딘 상품설명>

아름다움과 드라마틱한 파워를 갖춘 목소리로 평가받고 있는 독일출신의 소프라노 안냐 하테로스, 그리고 우리시대 가장 강력하고도 표현력 넘치는 테너로 평가받고 있는 요나스 카우프만의 로엔그린역 데뷔무대!!

켄트 나가노 지휘로 펼쳐지는 세기의 커플의 환상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영상





오늘은 날씨가 너무 추워 (강아지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포기한 채) 오랜만에 홀로 겨울호수를 구경하러 나갔다. 몹시도 추운 날씨었지만 모처럼 찬바람을 맞으며 '겨울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눈 위에 글씨도 써보고 겨울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찍느라 손가락이 동상에 걸릴 정도로 얼얼했지만, 그런 손시림도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 같아서 괜히 잃어버린 추억 하나를 건진 것 마냥 기분이 좋았다.



1. 눈덮힌 호수

(Shooting Date/Time 2011-12-25 오후 3:12:10)



2. 하얀 호수 




3. 겨울, 나무




4. 텅 빈 호수 




5. 겨울, 억새
 




6. 겨울, 햇살
 




7. 겨울, 저녁
 




8. 겨울, 동네 꼬마 녀석들




9. 얼어붙은 호수
 




10. 추운 겨울, 저무는 태양




11. 불타는 태양




12.  겨울, 노을

(Shooting Date/Time 2011-12-25 오후 5:11:02)


13. 어느덧 한 해가 다 저물고......


(Shooting Date/Time 2011-12-25 오후 3:50:37)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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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1-12-26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렌님도 고생 많이 하셨어요.ㅎㅎ
언제나 오렌님 사진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 좋네요.
하나쯤 훔쳐 갖고 싶은 욕망이 불끈...!ㅋ
암튼 얼마남지 않은 한해 마무리 잘 하시구요,
새해 밝은 마음으로 맞이 하시길 바랍니다.^^

oren 2011-12-26 12:20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께서 아침 일찍 댓글을 남겨주셨군요. 제가 올린 사진을 보시고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시니 제가 강추위에 떨며 해질녘까지 사진을 찍은 보람이 생기는군요. ㅎㅎ

스텔라님께서도 연말연시에 좋은 시간들 많이 가지시고, 내년엔 올해보다 더더욱 멋진 나날들로 가득 채우시길 바랄께요~

마녀고양이 2011-12-26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호수공원이 꽝꽝 얼었네요. 그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 했어요.
손가락이 곱을 정도로 추운 날씨들이예요. 하지만, 역시 오렌님의 사진 마력으로, 겨울의 호수공원 가고 싶네요.

올 한해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내년 즐거운 일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oren 2011-12-26 13:13   좋아요 0 | URL
겨울바다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듯이 겨울을 맞은 호수공원도 나름대로 독특한 정취가 느껴져요.

처음엔 그냥 (카메라는 차에 놔두고) 혼자 호수공원을 한바퀴 쭈욱 돌며 산책했는데, `호수공원의 겨울풍경`이 은근히 매력적이어서 카메라에 담고 싶어 다시 한번 카메라를 들고 나가 한바퀴 더 돌았답니다. 덕분에 한겨울 추위에 족히 너댓시간은 떨었지만 `한겨울 맹추위가 아니면 결코 건져올릴 수 없을 듯한 생각들`도 조금은 떠올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쪼록 마고님도 내년엔 더욱 좋은 일들 많이 많이 만드시길 바래요~

페크pek0501 2011-12-27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눈덮인 호수는 어떤 사진전에 전시된 어떤 사진작가의 작품 같아요. (사진 기술이 좋은 건지, 카메라가 좋은 건지, 풍경 자체가 좋아서인지...호호, 잘 모르겠어요.) 농담입니다. 물론 사진 찍는 님의 기술이 좋은 거죠?ㅋㅋ
2하얀 호수는 참 멋지군요. 저게 호수라니...
3겨울나무는 잘생겨서 마음 끌리네요.

이쯤되면 오렌님이 전업하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 호호홋...

oren 2011-12-27 15:15   좋아요 0 | URL
너무 과찬이십니다.ㅎㅎ
사진으로는 별로 느껴지지 않겠지만, 성탄절에 세차게 불던 겨울바람은 실로 대단했었답니다.


페크pek0501 2011-12-27 19:30   좋아요 0 | URL
아, 바람 부는 풍경, 잘 봤습니다. 호수공원의 겨울바람이라... 아주 멋집니다. 제 마음까지 살랑거리게 만들 것 같아요.

현재의 우리들이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습니다.

oren 2011-12-27 20:35   좋아요 0 | URL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들이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다보니, 요즘엔 멀리 떨어진 딴 세상의 풍경과 이야기들도 너무나도 쉽고 편하게,그리고 또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사는 것 같아요.

생각난 김에 미공개(?) 동영상 하나 더 올려 봅니다. 하늘공원의 `부드럽게 살랑거리는` 가을바람입니다.

 
‘우리’라는 느낌은 당신의 건강에 좋다.















비록 석달씩이나 걸렸지만 '저자'로부터 직접 답신을 받고 보니 몹시 반갑군요.

영어공부를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e-mail이나 facebook 등을 통해 외국의 유명 저자들과도 가끔씩 대화를 나눠볼 수 있으련만 그게 여의치 않으니 속 상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이럴 때마다 외국에서 공부하다 온 분들이나 영어에 능통한 분들이 몹시도 부럽다는 생각 밖에 안 드네요...


 * 한심한 영
어실력으로 실로 오랜만에 써본 영문 메시지(
facebook 화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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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1-12-20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축하드립니다. 오렌님.. 영어? 문장 보다는 진정성이 더 중요하겠죠. 그 진정성이 잘 통했던 것 같네요 ^^

oren 2011-12-20 12:43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저자가 쓴 이 책을 읽어 보니 제가 인상깊게 읽었던 책들이 유난히 많이 인용되어 있더라구요. 유전과학자나 진화심리학자가 쓴 책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담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대해서까지 언급하더군요.

그리고 한국의 과거 신분사회(`우리와 그들`로 명확하게 구분지었던)에 대해서도 다룬 내용들을 읽으면서 깊은 인상을 받아, 내친 김에 facebook을 통해 검색해 보니 저자가 마침 facebook을 쓰고 있더라구요. ㅎㅎ

페크pek0501 2011-12-27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 드립니다. 그런 행운을 얻으시다니... ^^

oren 2011-12-27 21:35   좋아요 0 | URL
행운이라고 하기에는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아요.
제 입장에서는 저자로부터 기대했던 `당연한 답장`을 너무 늦게 받았다는 것인데,
그게 불만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반가움으로 다가오더라는 것이지요. ㅎㅎㅎ
 

 


이탈리아 화가 바르톨로메오 만프레디의 1610년 작‘아벨을 살해하는 카인’. 신이 아벨의 제물만 받아들이자 카인이 질투심에서 동생을 죽인 구약성경의 내용을 묘사했다. 핑커 교수는 과거에 폭력적인 살인이 횡행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한다.

 

 

 


핑커 교수

 

[스티븐 핑커 '우리 본성의 더 나은 천사들' 해외 독서계 강타]

첨단 고고학의 성과 - 수천년 전 유골·혈흔 분석… '아이스맨'도 타살된 변사체
점점 더 온순해진 인류, 왜? 국가 등장… 사법制·상업 확대, 계몽·인본주의로 고문 폐지돼
인간 본성이 착해졌다? 바뀐 환경이 인간 폭력성 눌러… 전쟁과는 작별? 그건 오해

"아마도 우리는 지금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이래 가장 평화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이 대담한 서문을 앞세운 책 한 권이 연말 해외 식자층을 휘젓고 있다. 스티븐 핑커(57) 하버드대 진화심리학의 대가가 쓴 '우리 본성의 더 나은 천사들(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 제목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취임사에서 따왔다. 요지는 명료하다. 인류는 수천년에 걸쳐 덜 폭력적이 됐다는 것. 근거로 832쪽에 걸쳐 방대한 통계와 자료를 제시한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동안 국가 간 전쟁부터 살인, 아동 학대에 이르기까지 온갖 폭력의 척도는 하향세다. 핑커 교수는 이를 국가의 등장과 계몽주의 확산, 문명화 등의 결과로 설명한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최고 도서 중 하나로 꼽았고,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장담컨대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차기 수상작감"이라고 했다.

(이하 생략)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12/18/20111218016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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