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허 스님의 놀라운 예지력에 관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탄허 스님은 유불선과 주역에 큰 발자취를 남긴 분이었습니다. 탄허스님이 살아계실 때 당대 최고의 석학이었던 함석헌 선생이 동양 사상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하려고 자주 가르침을 청했고, 양주동 박사는 《장자》에 관한 가르침을 청하러 월정사에 며칠씩 머물렀다고 하지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많은 정치인들이 스님에게 정치적 자문을 구했으며, 성철 큰스님은 탄허 스님의 처소인 방산굴에 보름 동안 함께 머물렀다고도 하지요.


탄허 스님은 동양의 여러 경전에 통달했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예지력으로 한반도의 미래와 국제 정세뿐만 아니라 우주의 거대한 변화까지도 미리 내다본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널리 알려진 스님의 예언들을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북극의 빙하가 완전히 녹아내린다. 대양大洋의 물이 불어서 하루에 440리의 속도로 흘러내려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을 휩쓸고 해안 지방이 수면에 잠기게 된다.


둘째, 소규모 전쟁들이 계속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인류를 파멸시킬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고 지진에 의한 자동적 핵폭발이 있게 되는데, 이때는 핵보유국들이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셋째, 장차 세계 인구의 60퍼센트 내지 70퍼센트가 소멸되리라고 본다. 이때는 일본 영토의 3분의 2가 침몰할 것이고, 중국 본토와 극동의 몇 나라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넷째, 파멸의 시기에 우리나라는 가장 적은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 이유는 한반도가 지구의 주축主軸 부분에 위치하여 지진이나 홍수에서 좀 더 안전한 지대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우리나라의 장래는 매우 밝다. 오래지 않아 우리나라에는 위대한 인물들이 나타나 분단된 조국을 통일하고, 평화로운 국가를 건설한다. 우리의 새로운 문화는 다른 모든 국가의 귀감이 될 것이며 전 세계로 전파될 것이다.

 

탄허 스님의 예지력에 따르면 다음 세계의 주축은 바로 동방의 대한민국이며, 그 주인공은 당연히 한국인이라는 데로 귀결됩니다. 스님은 현재 23도 7분 기울어진 지축이 바로잡히는 날이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지요.

 

탄허 스님의 예지력은 생전에도 이미 몇 차례 적중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하나는 6·25 직전, 큰 난리를 예감하고 스승 한암 스님의 만류도 뿌리치고 기어이 양산 통도사로 남하했던 일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울진, 삼척 지방에 무장공비가 몰려들기 직전 화엄경의 번역 원고를 월정사에서 영은사로 급히 옮겼던 일이었습니다.


탄허 스님은 《화엄경》을 번역한 일로도 유명하지요. 부처가 행한 49년의 설법 중에서 가장 심오하고 위대하며 광대무변하다는 《화엄경》을 우리말로 풀어 주석을 다는 일은 원고지로 6만 2천 5백여 장이나 되는 대불사였다고 합니다. 《화엄경》역해는 유불선을 두루 통달해야 가능한 작업이라고 하지요.

 

탄허 스님에 대한 소개는 대략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스님이 내다본 미래 세계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보지요. 우선, 북극의 빙하가 녹고 일본 열도가 침몰한다는 내용부터 먼저 살펴보지요.

 

여기서 잠깐, 일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지진에 관한 짤막한 뉴스부터 하나 살펴보지요.

 

“30년 이내 80%의 확률로 일어난다”고 알려진 일본 난카이 트로프(남해 해저협곡) 대지진은 이미 일어나고 있다고 닛칸겐다이가 최근 보도했다.

 

난카이 트로프는 시즈오카현 쓰루가만에서 규슈 동쪽 태평양 연안 사이 깊이 4000m 해저 봉우리와 협곡지대다. ‘수도직하지진’(首都直下地震·진원이 도쿄 바로 밑에 있는 지진)과 함께 현재 일본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지진 위험 지역이다. 수도직하지진이 도쿄를 강타해 국가 기능을 마비시킬 우려가 있다면 난카이 트로프 지진은 거대한 쓰나미(지진해일)로 태평양 연안 일본 주요 도시가 물에 잠기는 대재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일본 열도는 지각과 화산 활동이 왕성해 '불의 고리'라고 부르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어서 크고 작은 지진이 잦은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용어조차 생경한 '수도직하지진'이나 '난카이 트로프 지진'이 미래에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 충격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일으켰던 2011년의 대지진과는 비교조차 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전문가도 경종울렸다…日 난카이 대지진 ‘전조’ 잇달아

 

그런데 일본은 생각할수록 장래가 참 걱정되는 나라이긴 하지요. 일본이 폭망한다는 예언은 굳이 탄허 스님이 아니더라도 이미 셀 수도 없이 자주 거론되어 왔었지요. 지진만 문제가 아니라 일본 열도가 통째로 가라앉는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등장했었습니다. 세계적인 투자가인 짐 로저스 할아버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이 '경제학적으로도' 아예 사라질 나라라고 주장하고 있지요.

 

 로저스의 日비관론 "사라질 나라… 주식 다 팔았다

 

탄허 스님이 남긴 글들을 모은 책인 『탄허록』을 읽어 보면, 스님의 미래에 대한 예견은 단순히 일본 열도만 가라앉는 정도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변화를 예견합니다. 그 내용들을 일부만 소개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무려 46억 년에 달하는 지구의 기나긴 역사가 우리 세대에 와서 다시 한번 중대한 변화를 맞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변화는 23.7도로 기울어진 지축이 바로 선다는 내용이지요. 이 얼마나 놀랍고도 엄청난 변화인가요. 그런데 지구의 과거 역사를 알고 보면 이 정도의 변화는 도리어 사소한 일로 치부될 정도입니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험준한 지형을 자랑하는 히말라야 산맥들도 한 때는 해저였으니 말이지요.

 

 5억 년 전에는 공기중에 지금보다 20배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있었다. 2억 년 뒤 이산화탄소의 양이 줄어들었을 때 역전된 '온실효과'가 일어났다. ...... 심지어 지구의 하루에 해당하는 시간도 변해왔다. 달은 그 이웃의 자전에너지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진다. 산호는 매일 변동하는 활동과 연간 변동하는 활동을 하는데, 4억 년 전부터 만들어진 성장 고리는 당시에는 1년이 400일이었음을 말해준다.(402쪽)

 

 - 스티브 존스, 『진화하는 진화론』 중에서

 

다시, 탄허 스님의 예언으로 돌아 오지요. 스님은 일본이 미래 역사에서 가장 불행한 나라가 될 것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저지른 죄악이 틀림없이 인과응보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아직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까지도 저런 식으로 다루는데 달리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일본은 지난 5백 년 동안 무려 49차례나 우리나라를 침략했다. 만약 임진왜란 때 천운이 우리 편이 되어 주지 않았다면 세력으로만 보자면 일본에게 우리 땅을 열 번도 더 빼앗겼을 것이다. 수차례 왜군의 침략으로 삼남三南은 쑥대밭이 되었고, 결국 함경도까지 함락되면서도 나라를 완전히 빼앗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우리나라의 국운 덕분이었다. 즉 우리 선조들이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동양의 전통적 가치를 지키며 남을 해칠 줄 모르고 살아온 것이 결국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동양 사상의 근본 원리인 인과법칙이자 인과응보이며 우주의 법칙이다. 이것을 역학의 원리로 풀이해 보면 다음과 같다.

 

 《주역》의 팔괘에서 우리나라는 ‘간방艮方’에 위치해 있다. 《주역》에서 ‘간艮’은 사람에 비유하면 ‘소남小男’이다. 이것을 나무에 비유하면 열매다. 열매는 시종始終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소남을 풀이하면 ‘소년少年’이라 할 수 있는데, 소년은 시종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소년은 청산靑山이면서, 아버지 입장에서는 결실이기 때문이다. 소년이 다시 시작되면 성장하여 언젠가는 아버지가 된다. 열매는 결실 전 뿌리에 거름을 주어야 효과가 있고, 일단 맺게 되면 자기를 낳아 준, 다시 말해 열매를 만들어 준 뿌리와 가지의 말을 듣지 않는다. 오히려 열매는 뿌리를 향하여 자기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간艮’의 원리이자 소남의 해석이며 시종의 논리다.

 

《주역》을 지리학상으로 전개해 보면 우리나라는 간방에 해당되는데 지금 역의 진행 원리로 보면 이 간방의 위치에 간도수(艮度數; 《주역》에서 인간과 자연과 문명의 추수 정신을 말함)가 비치고 있다. 이 간도수는 이미 1900년 초부터 시작되었다.(42∼44쪽)

 

일본 열도가 물에 잠기면 우리나라라고 안전할까요? 그럴 리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동남 해안 쪽 1백 리의 땅이 피해를 입는다고 봅니다. 그러나 서부 해안 쪽으로 약 두 배 이상의 땅이 융기해 도리어 국토는 늘어나리라 봅니다. 지구 대변화의 시기에 우리나라는 가장 적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반도가 지구의 주축 부분에 위치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는 간방에 간도수가 접합됨으로써 새로운 역사 또한 우리 땅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남북 문제에 대한 스님의 이야기도 몹시 흥미롭습니다.

 

결국 시종을 함께 포함한 간방의 소남인 우리나라에 이미 간도수가 와 있기 때문에 전 세계의 문제가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게 될 것이다.

 

구체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남북 분단과 통일 문제를 살펴보자. 전체 인류사적 관점에서 보면 작고 사소한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 문제야말로 오늘날 국제 정치의 가장 큰 쟁점이며, 한반도 문제 해결이 곧 세계 문제 해결로 직결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현상은 곧 지구의 남극과 북극의 상대적인 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하겠다. 지구에 남극과 북극은 있지만 서극과 동극은 없지 않은가. 이는 지난 세기에 있었던 동서의 문제가 바로 역사의 결실기를 맞아 남북의 문제, 즉 지구의 표상인 남극과 북극의 상대적인 현상과 닮아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략) 

 

역시 역학의 원리로 본다면 오늘날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도 일시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과거 일본이 우리나라를 36년 동안 강점할 당시 그들은 일본 황궁皇宮을 한반도로 옮기려고 궁터까지 마련한 적이 있었다. 또한 영구히 일본 본토로 만들기 위해 우리 민족의 대부분을 만주 등으로 이전시킬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36년이라는 일시적 강점 시대는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끝이 났다.

 

일본의 식민지 통치가 일시적 현상으로 끝났듯이 우리나라의 남북 분단 문제 또한 그러할 것이다. 물론 위정자나 학자들이 남북 분단 문제를 민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도 멈추지 말고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천륜天倫의 법칙에는 당할 수가 없다. 인간이 자연에 아무리 강력하게 도전한다 해도 결코 자연을 완전히 정복할 수 없듯이 말이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추세가 아닌가.

 

결국 머지않아 통일을 위한 우리의 모든 노력에 하늘의 섭리가 필연적으로 작용할 것이다.(44∼47쪽)

 

여기서 꼭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은 '미국의 역할'입니다. 좋든 싫든 미국은 우리의 혈맹이자 군사동맹국입니다. 일찌기 마키아벨리가 지적했던 것처럼, 자국의 군대로 자신의 나라를 지킬 수 없을 때는 강력한 군사동맹만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우리나라에 주한 미군이 주둔하게 된 것도 다른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군대만으로는 우리 자신을 지켜낼 힘이 없기 때문이지요. 우리 주변에 강대국들이 너무 많은 탓이기도 하고요. 탄허 스님은 우리나라와 주변국의 관계에도 음양의 이치가 작용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풀이합니다.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8·15 광복은 미국의 힘이 크게 작용했는데, 이것은 일본의 진주만 공격,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 등 여러 각도에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나라를 일본으로부터 독립시킨 것은 알다시피 우리나라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미국이 일본을 항복시키고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독립을 도왔다는 것은 역학으로 풀이하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이자 우주의 필연적인 원리이기도 하다.

 

역학에서 ‘소남小男’과 ‘소녀小女’, ‘장남長男’과 ‘장녀長女’, ‘중남中男’과 ‘중녀中女’는 서로 음양陰陽으로 천생연분의 찰떡궁합의 배합配合이다. 미국은 역학에서 ‘태방兌方’이며 ‘소녀’다. 이 소녀는 소남인 우리나라와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고, 그런 까닭에 해방 이후 정통적인 합법 정부를 수립한 우리나라가 미국을 제일의 우방으로 삼게 된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건국을 도왔고, 6·25 동란이 일어났을 때에는 함께 전선戰線에서 피를 흘린 맹방盟邦이 되었으며, 전후에는 수많은 원조를 아끼지 않았다. 물론 그 원조 속에는 미국의 국가적 이익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정치적 이익관계를 떠나서 우주의 원리에서 본다면 미국은 소녀이자 부인婦人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도움을 준 것은 마치 아내가 남편을 내조하는 것과 같아 결과적으로 남편의 성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중략)

 

여기에서 미국과 월남전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나는 이미 오래 전에 미국이 월남전에 개입을 확대해 나가자, 미국은 월남에서 망신만 당하고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함께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행원 스님(화계사 조실 숭산 스님; 미국으로 건너가 우리나라 불교 포교에 힘씀)은 당시 내 견해에 의구심을 가지고 반문했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 하나면 월남은 꼼짝 못할 것 아닙니까?” 그러다 3년 후 일본에 갔을 때 그곳에서 행원 스님을 다시 만났는데, 그때 내 예언이 어쩌면 그렇게 적중할 수 있느냐고 놀라워했다.

 

역학의 원리로 보았을 때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개입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역학의 오행으로 보더라도 월맹은 ‘이방离方’인 남쪽으로, 이것은 ‘화火’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은 태방兌方으로 ‘금金’인데, ‘금’이 불[火]에 들어가면 녹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화극금火克金’의 원리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금덩어리가 워낙 크다 보니 다 녹은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손해를 본 것은 사실이다. 역학적으로 미국은 소녀少女, 월남은 중녀中女다. 두 나라가 음陰이어서 서로 조화를 이룰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로 나는 미국의 국력이 제아무리 막강하더라도 월남전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우리나라는 간방에 위치해 있으며, 지금은 결실의 시대로 진입해 있다. 결실을 맺으려면 꽃잎이 져야 하고, 꽃잎이 지려면 금풍(金風; 여름의 꽃이 피어서 열매를 맺게 하려면 가을의 차가운 기운이 있어야 한다. 가을은 ‘금’ 기운의 상징이고 방위는 서쪽임)이 불어야 한다.

 

이때 금풍이란 서방西方 바람을 말하는데, 이 바람은 우리나라에 불기 시작한 이른바 미국 바람이다. 금풍인 미국 바람이 불어야만 꽃잎이 떨어지고 열매가 맺는 가을철인 결실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도움으로 인류사의 열매를 맺고 세계사의 새로운 시작을 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47∼50쪽)

 

이 대목은 지금 다시 읽어도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1983년에 입적하신 턴허 스님은 최근 몇 년 동안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숨가쁘게 진행되어온 온갖 격변들까지도 미리 훤히 내다본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다시 일본 이야기로 되돌아가 보지요. 일본이 정말로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마는가, 하는 문제 말입니다. 스님은 다음과 같이 소상히 예견했습니다. 스님이 살아 계실 당시만 하더라도 화석연료 사용과 이산화탄소 과다 배출이 결국 지구 온난화로 이어지고, 북극의 빙하를 녹여 해수면 상승을 초래한다는 정도로까지 과학이 발전하지 못했을 터인데, 1983년에 입적하신 분이 어떻게 이토록 멀리, 정확하게 내다봤는지 그저 스님의 혜안이 놀라울 뿐입니다.

 

서양 종교의 예언은 인류 종말을 말해 주고 예수의 재림으로 이어지지만, 정역의 원리는 후천 세계의 자연계가 어떻게 운행될 것인가, 인류는 어떻게 심판받고 부조리 없는 세계에서 얼마만한 땅에 어느 정도의 인구가 살 것인가를 알려 주고 있다.

 

미국의 어느 과학자는 25년 내에 북빙하北氷河가 완전히 녹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1980년 〈경향신문〉과의 대담 중). 북빙하의 해빙으로부터 시작되는 정역 시대는 ‘이천·칠지二天·七地’의 이치 때문이다. 《성경》에 따르면 말세末世의 세계는 불로써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되어 있고, 그때는 아기 가진 여자가 위험하니 집밖에 나가 있으라고 쓰여 있다. 이것은 곧 지진에 의하여 집이 무너진다는 말이다. 여기에 열거한 사례들은 지구의 종말에 대하여 어느 지점에서 일치하는 점이 있다.

 

그렇다면 북빙하의 빙산이 완전히 녹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다음과 같은 일이 예상된다.

 

첫째, 대양大洋의 물이 불어서 하루에 440리의 속도로 흘러내려 일본과 아시아 국가들을 휩쓸고 해안 지방이 수면에 잠기게 될 것이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미국 캘리포니아 서부 해안이 점차 가라앉고 있으며, 바닷물이 강으로 역류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는데, 이것은 북빙하의 빙산이 녹아서 물이 불어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한 이제까지 지구의 주축主軸은 23도 7분이 기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지구가 아직도 미성숙 단계에 있다는 것을 말하며, 4년마다 윤달과 윤날이 있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1890년 이래로 지구의 기온은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역학의 이천 칠지에 의하면 지축地軸 속의 불기운[火氣]이 지구의 북극으로 들어가서 북극에 있는 빙산을 녹이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소규모 전쟁들이 계속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인류를 파멸시킬 세계 전쟁은 일어나지 않고 지진에 의한 자동적 핵폭발이 있게 되는데, 이때는 핵보유국들이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남을 죽이려고 하는 자는 먼저 죽고, 남을 살리려고 하면 자신도 살고 남도 사는 법이다. 수소탄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민중의 맨주먹뿐이다. 왜냐하면 오행五行의 원리에서 ‘토극수土克水’를 함으로써 민중의 시대가 핵의 시대를 대치해서 이를 제압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비극적인 인류의 운명인데, 이는 세계 인구의 60퍼센트 내지 70퍼센트가 소멸된다는 것이다. 이중 수많은 사람이 놀라서 죽게 되는데, 정역 이론에 따르면 이때 놀라지 말라는 교훈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때는 일본 영토의 3분의 2가 침몰할 것이고, 중국 본토와 극동의 몇몇 나라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데, 이러한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넷째, 파멸의 시기에 우리나라는 가장 적은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 이유는 한반도가 지구의 주축主軸 부분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정역 이론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구 중심 부분에 있고 ‘간태艮兌’가 축軸이 된다고 한다. 일제시대 일본의 유키사와行澤 박사는 계룡산이 지구의 축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과거에 우리 민족은 수많은 외국의 침략과 압제 속에서 살아왔으며, 역사적으로 빈곤과 역경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 펼쳐질 후천시대에는 한반도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하겠다.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이 정역 시대正易時代에 태어났음에 감사해야 한다. 오래지 않아 우리나라에는 위대한 인물들이 나와서 분단된 조국을 통일하고, 평화로운 국가를 건설할 것이다. 또한 모든 국내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나라의 국위를 선양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문화는 다른 여러 나라의 귀감이 될 것이며 전 세계로 전파될 것이다.

 

중·러 전쟁과 중국 본토의 균열로 인해 만주와 요동 일부가 우리 영토에 편입되고, 일본은 독립을 유지하기에도 너무 작은 영토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영향권 내에 들어오게 되며, 한·미 관계는 더욱 더 밀접해질 것이다.

 

이러한 대변화의 시기를 세계의 멸망기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정역의 시대는 지구의 멸망이 아니라 성숙기라 할 수 있다. 결국 복희팔괘는 천도天道를 밝혔고, 또 문왕팔괘는 인도人道를 밝혔으며, 정역팔괘正易八卦는 지도地道를 밝힌 셈이다. 특히 정역팔괘는 후천팔괘後天八卦로서 미래역未來易이므로 이에 따르면 지구의 멸망이 아니라 지구는 새로운 성숙기를 맞이하게 되며, 이는 곧 사춘기 처녀가 초조初潮를 맞이하는 것과 같다.

 

20년 전후에 북극 빙하가 녹고, 23도 7분가량 기울어진 지축이 바로 서고, 땅속의 불에 의해 북극의 얼음물이 녹는 현상은 지구가 마치 초조 이후의 처녀처럼 성숙해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지구 표면에는 큰 변화가 온다. 현재는 지구 표면에 물이 4분의 3이고, 육지가 4분의 1밖에 안 되지만, 이와 같은 변화를 거치고 나면 바다가 4분의 1이 되고, 육지가 4분의 3으로 바뀌게 된다. 또 인구의 60∼70퍼센트가 소멸되고, 육지의 면적이 3배로 늘어나는데 어찌 세계의 평화가 오지 않겠는가.

 

후천의 세계는 마치 처녀가 초조 이후에 인간적으로 성숙하여 극단적인 자기감정의 대립이 완화되듯이, 지구에는 극한과 극서가 없어질 것이다.

 

불이 물속에서 나오니

천하에 상극相克의 이치가 없다.

 

이 구절은 《주역》에 나오는 문장으로 미래 세계는 전쟁이 없는 평화시대가 온다는 뜻이다.(50∼55쪽)

 

탄허 스님의 말씀을 가만히 음미해 보면, 금년 2월에 있었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순수 한국산 영화 <기생충>이 감독상과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일도 결코 우연처럼 생각되지 않습니다. 또한 방탄소년단이 바로 지금 이 시대의 지구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인기 보이 그룹으로 우뚝 올라서 있는 현실도 넉넉히 받아들일 만합니다.

 

문득 되돌아 보니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2020년 올해는 우리나라가 일본한테 나라를 통째로 빼았겼던 치욕을 겪은지도 110년이나 지났고, 나라를 되찾은지도 75년, 한국전쟁을 겪은 지도 70년, 올림픽을 치른지도 32년이나 지난 해입니다. 이런 시국에서조차 이웃나라 일본은 식민지배 당시의 만행에 대한 배상과 사과 문제로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와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들만 보더라도 과연 일본이라는 나라의 미래에 도대체 무슨 희망이 있을까 싶은 생각부터 앞섭니다. 지난 500년 동안 우리나라를 49차례나 침략하고도 아직도 저 모양 저 꼴이니 말이지요.

 

다른 한편으로는, 나라마저 통째로 일본에 빼앗겼던 1913년에 태어나, 일제의 간악한 식민 지배와 동족상잔의 참혹한 전쟁까지 겪는 등 평생 동안 나라의 불행하고 위태로운 모습만 보고 겪었던 탄허 스님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토록 밝게 내다본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또한 스님이 입적할 당시와는 비교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껏 우리나라가 눈부시게 발전해 왔음에도, 다가올 미래에는 우리나라가 더욱더 발전하여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올라서게 된다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찹니다. 알고 보니 스님의 부친도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받은 이름난 독립운동가였습니다. 

 

2020년의 세계는 그 누구도 쉽사리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 때문에 전세계가 꽁꽁 발이 묶인 형국이지만, 지구의 자전과 공전은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해진 움직임을 항해 조금도 흐트러짐없이 움직이고 있지요. 그러나 지구의 온도는 우리가 내뿜는 탄소의 배출만으로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으며, 북극의 빙하가 무서운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탄허 스님이 미리 내다본 미래 세계가 과연 언제 어떻게 마법처럼 우리의 눈앞에서 전개될지는 누구도 결코 예단할 수 없지만, 이제껏 우리가 직접 겪은 일들만 살펴보더라도 스님의 예견과 적잖이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을 결코 부정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이것으로 탄허 스님에 관한 소개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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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링크 주소는 ☞ https://youtu.be/MLyeQiiAz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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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12-31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Oren 님 잘 지내시죠 ^^
ㅜㅜ 요즘 제가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어요.
2020년 한 해 감사했습니다 ^^
2021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oren 2020-12-31 23:34   좋아요 1 | URL
제가 감사했지요^^
2021년 한해도 늘 건강하시고,
멋진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

 

어떤 위대한 인물들은 다른 인물들보다 유난히 친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경우란 대개 둘 중의 하나인 것 같다. 그 사람이 쓴 책을 감명깊게 읽었거나, 혹은 그 사람의 발자취에 아주 가까이 다가갔거나.

 

위대한 과학자들 가운데 내가 직접 그 사람의 발자취를 더듬을 정도로 가까이 찾아간 최초의 인물이 바로 갈릴레이였다. 2001년에 난생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유럽 여행을 갔을 때였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과 유치원생이었던 두 아이들은 이름난 여행지마다 끊임없이 마주치는 비둘기떼 꽁무니만 좇을 뿐, 엄마와 아빠의 설명은 들은 체 만 체 했다. 비싼 경비 들여서 큰 맘 먹고 열흘 이상 짬을 내어 멀리 유럽까지 장거리를 떠나 온 데다, 로마 시내를 비롯한 여러 관광지마다 뙤약볕 아래 하루 온 종일 걷다시피 했던 터라, 도무지 애들한테 무슨 도움이 된다고 이 고생일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었다.

 

피렌체에 갔을 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피렌체 시내에 있던 단테의 생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 피렌체 대성당 앞 세례당에 청동으로 조각된 '천국의 문' 등등에 대해서도 아이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거기서 딱 한 번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그건 바로 피렌체 산타클로체 성당 안에서 마주친 갈릴레오의 무덤 앞에서였다.

 

"아빠! 사진 한 장 찍어줘요!"

 

과학자가 꿈이라던 아들 녀석이 어떻게 갈릴레이를 알았는지, 그의 무덤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느닷없이 자청해서 사진 한 장 찍어달라고 나선 것이었다. 그렇게도 사진을 찍기 싫어 하고, 곳곳에서 마주치는 온갖 이름난 명소와 예술 작품들에 대해선 도무지 아무런 관심도 없던 녀석이 갈릴레이의 무덤 앞에서는 전혀 뜻밖의 반응을 나타낸 것이었다. 얼마나 감격스럽던지, 그 동안 두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겪었던 고생들이 한 순간에 싹 달아나는 것만 같았다.

 

그 때 내 마음속에 뚜렷하게 각인되었던 (아들 녀석이 무척이나 좋아했던) 갈릴레오는 그 후 좀처럼 다시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가 남긴 대표적인 명저인 『대화_천동설과 지동설, 두 체계에 관하여』라는 책이 과학 분야의 탁월한 명저라는 사실을 다른 책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이 책은 국내에선 번역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책은 원래부터 어렵사리 쓰여진 책이었고, 갈릴레이와 동시대에 살았던 사람들도 결코 쉽사리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그건 물론 책의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로마 교황청에서 이 책이 담고 있는 주장을 금기시했고, 책의 유통을 아예 금지했기 때문이었다.

 

 

1559년에 교황 파울루스 4세는 교회 전체를 상대로 「금서목록」을 발표하고, 여기 수록된 책들을 읽으면 영혼이 위험해진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에라스무스의 모든 책이 목록에 올랐고, 코란도 포함되었다.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는 1758년까지 목록에 남아 있었고, 갈릴레오의 『대화』는 1822년까지 금서로 묶였다.(674쪽)

 

 * * *

 

"사제, 수사, 고위 성직자들도 암시장에서 갈릴레오의 『대화』를 구입하려 했다. 이탈리아 전역의 암시장에서 책값은 원래의 반 스쿠도에서 4∼6스쿠도로 크게 뛰었다.(675쪽)

 

 - 피터 왓슨, 『생각의 역사 Ⅰ』

 

 

갈릴레오 이전에도 지동설을 주장한 천문학자가 있었다. 폴란드의 의사였던 코페르니쿠스(1473∼1543)였다. 그는 일찌감치 1513년에 지동설을 발표했지만 교회의 반대를 고려해 자신의 이론을 담은 저술인『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는 일부러 죽기 직전에 출간했다. 그는 단지 지구보다는 태양을 우주의 중심에 놓는 것이 천체의 모델을 훨씬 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고, 궤도 주기의 수학적 계산을 더욱 간편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의 주장은 '단지 하나의 이론'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특별히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그 책이 출판된 이래 천문학자들은 차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타당한 주장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을 확고하게 믿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 학파 철학자들과 카톨릭 교회 성직자들은 지구가 움직인다는 사실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갈릴레오는 바로 그런 시대에 태어나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에 최후의 일격을 날린 과학자였다. 수천 년, 아니 수만 년 동안 굳건하게 진리로 인정받아 온 사실이 한 순간에 엉터리로 뒤바뀌고, 전혀 새로운 세계관이 마침내 확고한 진실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지구가 도리어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피사에서 태어난 갈릴레오는 유명한 음악가였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의대에 진학했으나 곧바로 수학에 흥미를 느껴 수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피사 대학에서 수학 교수로 지내던 갈릴레오는 천문학에 뛰어들기 전부터 물체의 온갖 운동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느껴 온갖 실험과 관찰에 몰두했다. 피사의 사탑에서 무게가 다른 쇠공을 떨어트린 실험이 가장 대표적이었다. 그 실험을 통해 물체의 자유낙하 법칙을 발견함으로써 2,000년 가까이 인정받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역학이 틀렸음을 증명한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도리어 피사 대학에서 쫒겨났다. 1592년에 베네치아 공국의 파도바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거기서 18년 동안 수학과 천문학을 강의하면서 물리학 연구에 온전히 매진할 수 있었다.

 

갈릴레오의 삶을 획기적으로 뒤바꾼 사건은 파도바 대학으로 옮긴지 18년째 되던 해인 1609년에 일어났다. 1600년대 초부터 네덜란드의 안경 제작자들이 발명한 망원경을 손에 넣고 나서 무려 30배나 성능이 확대된 망원경을 손수 제작하게 된 것이다. 이 망원경을 통해 갈릴레오는 말 그대로 인류 최초로 천체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는 그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광경들을 목격하게 된다.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광경들이 갈릴레오의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달은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가 있어서, 그 험준한 지형은 마치 지구와 비슷했다. 금성은 마치 달처럼 그 모습이 변했다. 어떠한 별자리를 살펴보더라도, 기존에 알려진 것들에 비해서 수십 배 더 많은 별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발견은 목성에 딸린 4개의 위성들이었다. 그것들은 목성을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목성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지구가 우주의 회전의 중심이 아님이 증명된 것이다.(9쪽)

 

 -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 <옮긴이의 글>

 

 

갈릴레오는 이 놀라운 발견들을 정리해서 1610년에 『별들의 소식』이라는 책으로 출판했다. 유럽의 지식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2,000년 가까이 금과옥조처럼 여겨왔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과는 모든 게 어긋나기 때문이었다. 갈릴레오의 책은 불티나게 팔렸으며,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을 제작하기 바빴고, 갈릴레오는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갈릴레오는 이 덕분에 든든한 후원자를 얻었고, 자신의 고향인 토스카나 대공국으로 금의환향할 수 있었다.

 

갈릴레오는 태양의 흑점들을 관찰한 결과들에 대해서도 책으로 출판했다. 갈릴레오가 점점 더 지동설을 주장하기 시작하자 로마 교황청의 입장을 옹호하는 여러 성직자들은 강력하게 저항했고, 갈릴레오는 직접 로마를 방문했다. 교황청으로부터 지동설을 승인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1616년에 로마 교황청의 종교 재판소에서는 도리어 갈릴레오에게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지지하지 말라는 선고를 내렸다. 그만큼 기존 관념에 대한 뿌리깊은 확신은 강고했다.

 

종교 재판소에서는 "태양이 고정되어 있다는 것은 철학적으로 어리석고 터무니없으며, 신학적으로 이단이다. 왜냐하면 성경의 여러 구절들과 명백하게 어긋나기 때문이다."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갈릴레오에게 판결문을 전달했다. "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정지해 있고 지구가 그 둘레를 움직인다는 이론에 대해, 이 이론과 견해를 가르치거나 변호하거나 논의하는 것을 완전히 금지하며, 차후 이에 관하여 그 어떠한 방법으로든, 말을 통해서든 글을 통해서든, 지지하거나 가르치거나 변호하는 것을 완전히 금지한다."(12쪽)

 

 -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 <옮긴이의 글> 

 

 

판결문이 전달된 이후 교황을 알현하게 된 갈릴레오는 다행히 교황으로부터 신병을 보호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간신히 화를 면한 갈릴레오는 천문 관측을 통해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뒷받침하는 온갖 증거들을 무수히 발견했지만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책으로 출판할 수도 없었고, 다른 사람들과 공식적으로 논쟁할 수도 없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1620년대가 되면서 로마의 분위기가 호의적으로 바뀌었다고 판단한 갈릴레오는 『시금저울』이라는 책을 출판해서 새로운 교황 우르바누스 8세에게 헌정했다. 그 책은 주로 천체들의 움직임, 고체와 유체의 회전 등을 다루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의 천문학자나 철학자들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해학이 들어 있어서,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교황은 갈릴레오의 탁월한 글솜씨에 감탄했고, 갈릴레오는 1624년에 다시 로마로 가서 교황을 알현하고 코페르니쿠스 이론에 대한 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교황은 그 요청을 받아들일 수는 없으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이론을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이론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책을 써도 좋다고 친히 허락했다. 그러나 지구가 자전이나 공전을 한다는 게 사실인 것처럼 보여서는 절대 안 된다는 조건이 붙었다. 피렌체로 돌아온 갈릴레오는 일생일대의 위대한 작품을 쓰기로 즉시 계획을 세웠고, 그렇게 해서 로마 교황청의 검열을 거쳐 출판을 허락받은 책이 『대화』였다. 그렇게 어렵사리 탄생한 이 유명한 책은 1632년 2월에 피렌체에서 1,000권이 인쇄되어 나왔다.

 

이 책이 출판되자 갈릴레오의 친구들은 경탄을 쏟아 냈고, 갈릴레오와 격렬한 논쟁을 벌여 왔던 숱한 적대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책 속에서 우둔한 바보로 묘사된 샤이너는 갈릴레오를 불구대천의 원수로 여겼다. 그는 제수이트 신부이자 수학, 광학, 천문학을 두루 연구하면서 갈릴레오의 『대화』를 비판하는 책인 『태양 운동 입문』을 저술하기도 했다. 샤이너는 갈릴레오를 종교 재판에 회부하는 데 앞장섰고, 교회의 입장에서 갈릴레오를 공격하는 이론을 제공했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갈릴레오가 책을 쓰도록 허락했던 교황 우르바누스 8세마저 『대화』를 읽고 나서 격노했다. 지동설을 하나의 가설로서 다룬다는 조건으로 책의 출판을 허락했지만, 책의 내용은 아무리 좋게 봐주더라도 지동설이 실제 사실이라는 점을 너무나 명백하게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교황이 스스로 강조했던 말이 책 속의 등장 인물인 머리 나쁜 심플리치오의 입을 통해 버젓이 발설된 점을 특히 괘씸하게 생각했다. 그건 마치 교황 자신을 (천동설을 믿는) 어리석은 심플리치오에 직접 빗댄 거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든 자신의 이상한 상상을 갖고 신의 전지전능하심을 제한하려 하는 것은 참람한 짓이다."

 

교황은 갈릴레오를 로마로 압송해 종교 재판에 회부하도록 명령했고, 종교 재판소는 갈릴레오에게 유죄 선고를 내렸으며, 갈릴레오는 자신의 죄를 참회하면서 다음과 같은 참회 성사를 읽어 내려갔다. 1633년의 일이었다.

 

 

저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고 빈첸초 갈릴레이의 아들이며, 나이 일흔이며, 여기 재판정에서 이단 행위에 대한 재판을 맡으신 대주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제 눈앞에 성경을 놓고 거기에 손을 얹고 맹세하건대, 저는 하느님의 보호 아래 로마 교황청과 가톨릭 교회가 믿고 가르치고 설교하는 모든 조목을 믿어 왔으며, 앞으로도 믿을 것임을 맹세합니다.

 

이 종교 재판소에서 제게 해가 세계의 중심에 있고 움직이지 않는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이런 틀린 개념을 절대로 갖지도, 옹호하지도, 가르치지도 말라고 명령했으며, 이 생각은 성경과 어긋남을 알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써서 출판한 책에서 이 저주받을 개념을 다루었으며, 거기에서 이 개념을 지지하기 위해 많은 이유들을 꿰어 맞추고 아무런 해답도 제시하지 않았는데, 이런 행동이 이단으로 오해를 받게 되었습니다. 해가 세계의 중심에 있고 움직이지 않고, 지구는 중심에 있지 않고 움직인다고 제가 믿고 있다는 오해와, 제게 정당하게 쏠리는 이 강한 의혹을, 대주교와 모든 교인의 마음에서 없애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진심으로 말하건대, 이런 틀린 개념과 이단, 그리고 교회의 가르침과 어긋나는 다른 어떠한 실수든 포기하고, 저주하고, 혐오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 다시는 입을 통해서든 글을 통해서든 이와 비슷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단 행위를 하면 저는 그를 이 종교 재판소에 고발할 것이며, 제가 지금 있는 이 위치에 놓이도록 만들 것입니다. 저는 이 재판정에서 제게 요구하는 어떠한 속죄 행위라도 지키고 따를 것임을 맹세합니다.

 

하느님에 맹세코 절대 그럴 리는 없지만, 제가 만에 하나 이 약속과 맹세와 언명을 어길 때에는, 이 판결문에 따른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 성스러운 교회법과 다른 일반법 또는 특별법의 규정에 따른 모든 처벌과 고통을 감수할 것을 맹세합니다. 신이시여, 저를 도와주소서.

 

저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성경에 손을 얹고 위와 같이 맹세하고, 서약하고, 약속하고, 다짐합니다. 증인들 입회하에 제 손으로 이 맹세를 쓰고 이것을 읽습니다.

 

1633년 6월 22일, 로마 미네르바 교회에서

저 길릴레오 갈릴레이는 위와 같이 제 손으로 이 맹세를 썼습니다.

 

 -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 <옮긴이의 글> 

 

 

이 재판이 끝나고 나서 갈릴레오가 재판정을 나서는 동안에 삼척동자도 다 아는 그 유명한 일화가 탄생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을 갈릴레오가 희미하게 중얼거렸다는 것이다. 설마 이토록 엄중하고도 가슴 아픈 참회 성사를 하고 나서 곧바로 저런 말을 감히 입밖으로 낼 수 있었을까 싶지만, 뒤바뀔 수 없는 진실에 대한 과학자의 참을 수 없는 확신을 이토록 간단명료하게 웅변하는 말도 구경하기 어렵다.

 

이 유명한 종교 재판에서 갈릴레오가 남긴 참회 성사는 참으로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도그마에 갖힌 종교적 세계관과 엄밀한 관찰에 바탕을 둔 과학적 세계관과의 충돌 문제뿐 아니라, 천재 과학자가 발견한 새로운 진리가 보편적인 진리로 받아들여지기까지 얼마나 격렬한 저항과 맞닥뜨려야 하는지도 새삼 깨닫게 된다. 쇼펜하우어가 남겼다는 '진실'에 관한 다음 명언은 언제 들어도 갈릴레오를 떠올리게 만든다.

 

모든 진실은 세 가지 단계를 밟는다.

 

첫째, 조롱받는다.

둘째, 격렬한 저항을 받는다.

셋째,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갈릴레오의 종교 재판'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차라리 순교를 하더라도 자신이 애써 발견하고 실증해 낸 과학적 진실을 끝까지 지켰어야 옳았던 게 아니냐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갈릴레오가 형식적으로나마 교회의 압력에 굴복한 것을 두고 굳이 비겁한 행동으로 몰아세울 필요가 어디에 있을까.

 

갈릴레오는 이미 1616년에 종교 재판소로부터 지동설을 유포하지 말라는 판결을 받은 상태였지만, 스스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로마 교황청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거듭했다. 그러나 그런 노력이 별다른 소용이 없음을 깨닫고 나자 더욱더 연구에 매진한 끝에 미리 교황청으로부터 '출판 허가'까지 받은 뒤 『대화』를 출판했던 터였다. 갈릴레오는 아마도 자신의 저서 때문에 나중에 종교 재판소에서 크나큰 화를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관찰하고 추론해 낸 온갖 과학적 사실들에 대해서는 조금도 숨기거나 축소하거나 적당하게 얼버무리지 않고 옹골차게 끝까지 밀어부쳤다. 비록 그 주장들이 아무리 우리의 감각이나 일반 관념에 어긋나고, 또한 로마 교황청에서 한사코 금기시하는 지극히 위험한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갈릴레오의 『대화』는 마치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갈릴레오의 문학적 재능이 번뜩이는 매우 수사적인 작품이다. 대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자체도 너무나 흥미로운 데다가, 사람들의 머리 속에 뿌리 깊게 박힌 고정 관념을 절묘하게 타파해 나가는 갈릴레오의 이야기 솜씨는 그 어떤 과학서에서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탁월하다. 더군다나 자칫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법한 천체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다루고 있음에도, 갈릴레오가 문재(文才)를 발휘하여 곁들여 놓은 르네상스인 특유의 유머와 해학까지 풍성하게 담겨 있어서 책을 읽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 교황마저도 갈릴레오의 글솜씨에 탄복해서 결국 이런 책을 쓰도록 허용했다고 하는 말이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대화를 직접 나누는 인물들은 셋이다. 천동설 및 아리스토텔레스 학파의 이론을 신봉하는 심플리치오, 심플리치오가 옹호하는 이론의 헛점을 파고들면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뒷받침하는 온갖 과학적 증거와 수식을 설명하는 살비아티, 그 두 사람 사이에서 대화의 균형을 잡으면서 대체로 살비아티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그레도가 그들이다. 갈릴레오 자신은 아주 가끔씩 제3의 인물로만 등장한다. '우리의 절친한 동료 학자에 따르면' 하는 식으로.

 

대화는 모두 나흘 동안 진행된다. 첫째 날의 대화는 우주의 일반적인 구조와 그것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실험적, 논리적 과정을 담고 있다. 망원경을 통해서 관측한 달의 생김새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들어도 흥미롭기 그지없다. 낮달과 구름과의 비교, 달 표면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골고루 환하게 빛난다는 사실, 초생달일 때 낫 모양의 달 모습 뒤에 어스름하게 비치는 둥근 모양이 지구에서 반사된 빛 때문이라는 이야기 등등은 현대인이 들어도 신기하기만 하다.

 

둘째 날의 대화는 지구의 자전에 관한 내용으로, 갈릴레오의 관측 결과뿐만 아니라 그의 천재성에 빛나는 독창적인 추론이 얼마나 예리하고 탁월한가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씩 그토록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면 땅 위에 날아다니는 새들이나 구름들은 왜 그토록 고요한지, 땅 위에 지어진 숱한 건물들은 왜 휩쓸려 쓰러지고 바람에 날라가지 않는지 등등에 대한 온갖 비유와 설명들은 누구에게라도 다시 들려주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

 

셋째 날의 대화는 지구의 공전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새로 발견된 별과의 거리를 계산하기 위해 다소 복잡한 계산식도 등장하고, 수학이나 삼각함수를 이용한 설명들도 적잖이 포함하고 있지만 일반 독자들이 읽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다. 지구의 공전을 이용해서 외행성(화성, 목성, 토성)의 역행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태양의 흑점들이 태양의 표면에서 움직이는 궤적을 이용해서 지구의 공전을 설명한다.

 

넷째 날의 대화는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을 다룬다. 갈릴레오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밀물과 썰물이 일어난다는 잘못된 추론을 펼치지만 '갈릴레오의 실수'로부터 배울 점도 아예 없지는 않다. 갈릴레오는 지구의 공전 궤도가 타원이라는 사실까지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공전 속도가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한다는 점은 추론해 냈다. 갈릴레오는 중력이나 관성의 법칙은 자세히 알고 있었지만, 달이 바닷물을 잡아당긴다는 만유인력의 개념까지는 미처 도달하지 못했던 것이다.

 

갈릴레오는 종교 재판이 끝나고 나서 죽을 때까지 가택 연금 상태에 놓여 있었지만, 사람들과의 교유는 허용되었다. 차츰 동료 학자들이 찾아오기 시작하고, 유럽의 먼 나라에서 갈릴레오를 만나려고 찾아오는 학자들도 있었다. 아마도 그럴 때 갈릴레오는 동료 학자들에게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을 법하다. 왜냐하면 갈릴레이의 명언은 훗날에 일부러 지어낸 게 아니라, 갈릴레오가 생존해 있을 당시에 이미 널리 회자되고 있었다니 말이다.

 

갈릴레오의 『대화』를 읽고 나서도 기존의 철학자들과 성직자들은 고집불통으로 갈릴레오의 주장과 증거들을 부인했는데, 그 가운데 몇 사람은 잊지 못할 망언을 남겼다. 피사 대학의 키아라몬티는 갈릴레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동물들은 팔다리와 근육이 있어서 움직이지만, 지구는 팔다리와 근육이 없어서 움직이지 않는다." 라고 서슴없이(?) 주장했다.

 

갈릴레오의 『대화』는 로마 교황청에서 금서로 판결한 이후 인쇄소까지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이미 다 팔려 나갔고, 몇 년 뒤에는 라틴어 번역본까지 출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1600년에 있었던 조르다노 브루노의 화형과 1633년에 있었던 갈릴레오의 종교 재판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는 과학 연구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대화』를 저술한 이후에도 연구를 계속한 끝에 1638년에 『새로운 두 과학 : 고체의 강도와 낙하 법칙에 관하여』를 출판했다. 갈릴레오는 그 책에서 물체의 낙하 법칙뿐 아니라, 뉴턴의 운동 법칙 중 제1법칙과 제2법칙을 거의 완벽하게 제시해 놓았다고 한다. 갈릴레오는 출판 금지령 때문에 그 책을 멀리 네덜란드에서 출판했다.

 

갈릴레오의 『대화』는 출판된 후 200년 가까이 금서로 묶였지만, 과학자 갈릴레오가 공식으로 복권되는 데에는 그보다 훨씬 더 긴 세월이 필요했다. 1979년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로마 가톨릭 교회가 갈릴레이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이 실수였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특별위원회를 소집했다. 1992년에 이르러 마침내 갈릴레오는 복권됐다. 특별위원회가 교황청 과학원 회의에 최종 보고를 한 뒤였다.

 

갈릴레오는 『대화』의 첫째 날에 '망원경을 통해 본 달의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대화를 남겼다.

 

살비아티

…… 이것을 보면, 달은 마치 자석에 끌리듯 한 면만 지구를 향하고 있으며 이 이상 벗어나지 않음을 알 수 있어.

 

사그레도

이 신기한 발명품 덕분에 온갖 희한한 것들을 관찰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군.

 

살비아티

다른 위대한 발명품들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계속 발전할 것이고, 그러면 지금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게 될 거야.(123쪽)

 

-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영면에 잠긴 갈릴레오가 어느 날 문득 피렌체의 무덤에서 깨어나 단 하루 동안이라도 '오늘날의 세계'를 슬쩍 엿보았다면 과연 얼마만큼 많이 놀랄까? 자신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장비와 고도의 계산 능력을 갖춘 인간이, 온갖 신비로운 우주의 비밀들이 가득 담긴 '별들의 고향' 구석 구석을 아주 속속들이 들여다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얼마만큼 놀랄까? 설마 지금도 여전히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을 담담하게 중얼거리지는 않겠지? 더군다나 나처럼 감상에 빠져 어줍잖은 글월을 두 줄씩이나 꾸며내는 일은 더더욱 없겠지?

 

별들은 예나 지금이나 저 광활한 우주 속에서 총총히 빛나건만,

별빛을 찾는 인간들의 눈동자는 날이 갈수록 더 큰 놀라움으로 가득찬다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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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 2018-09-10 08: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무더운 여름 잘 지내셨나요?
언제나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그 해박한 지식과 방대한 자료,함축적이며 정성들인 리뷰와 글에 감동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면서 지금처럼 귀한 글을 남겨주세요^^

oren 2018-09-11 22:3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그랜드슬램 님.
유난히도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나니 어느새 아침 저녁으로 선들선들한 공기가 느껴지는 가을이네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 어느 정도 습관을 들이긴 해도, 막상 어떤 글이든 새롭게 글쓰기를 시작할 때는 늘 주저되곤 합니다. 괜히 어줍잖은 글 하나 보태서 글 읽는 분들께 민폐나 끼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그래도 글을 쓰면서 여기 저기 뒤져 보고, 제가 생각하고 느끼는 점들을 소신껏 하나의 글로 정리하고 마무리하고 나면 보람도 느껴집니다. 늘 잊지 않고 찾아주시고 분에 넘치는 성원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대화 - 천동설과 지동설, 두 체계에 관하여 사이언스 클래식 26
갈릴레오 갈릴레이 지음, 이무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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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살비아티

 

나도 그런 경우를 많이 보았어. 하도 한심한 이야기라서, 내가 여기에서 그걸 소개하고 싶지도 않네. 그 이야기를 한 사람의 체면이 문제가 아니야. 사람의 이름은 밝히지 않으면 되지. 이건 인류 전체에 대한 모독이 되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지 않겠네.

 

내가 오랜 시간 관찰해 본 결과, 어떤 사람들은 앞뒤가 뒤바뀌게 추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먼저 마음속으로 어떤 결론을 내려. 스스로 결론을 내리는 경우도 있고, 또는 그들이 전적으로 믿는 사람의 결론을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어. 그 결론을 뼛속 깊이 새겨 놓아서, 도저히 제거할 수 없어.

 

그들이 내린 결론을 지지하는 논리는, 어떤 것이든 무조건 손뼉 치고 환영을 하지. 그들이 스스로 발견했든 남이 제기했든, 아무리 어리석고 터무니없는 논리라도 말일세. 반면에 그들의 결론에 어긋나는 것이면, 아무리 정교하고 확실한 것일지라도, 경멸을 하고 화를 벌컥 내. 덤벼들지 않으면 다행이지. 어떤 사람들은 화가 나서 제정신을 잃어버리고, 상대방을 억눌러 침묵을 강요하려고 음모를 꾸미기를 서슴지 않아. 나는 이미 여러 번 당했네.

 

사그레도

 

나도 잘 알고 있네. 그런 사람들은 전제로부터 결론을 이끌어 내거나, 추론을 통해 결론을 확립하는 게 아니고, 이미 확고하게 내려놓은 결론에다 전제와 추론을 꿰어 맞추고 있어. 그러니 전제와 추론이 뒤틀리게 될 수밖에 없어. 그런 사람을 가까이해 봐야 득이 될 게 없네. 그들과 가까이 지내면, 불쾌하게 될 뿐만 아니라 위태롭게 될 수도 있어.(430∼431쪽)

 

 -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 * *

 

 

살비아티

 

기대해 보게. 자신이 남들보다 학식이 뛰어남을 보이려는 욕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자신의 권위에 대한 확신과 다른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얼마나 과장해 말하게 되는지, 자네들이 들으면 놀랄 걸세.(442쪽)

 

 -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 * *

 

 

살비아티

 

심플리치오, 이 사람의 교묘한 잔꾀를 자네가 알아차렸군. 뭐 그렇게 대단한 꾀는 아니었지만 말일세. 이 사람의 정체를 알아야 하네.

 

자네를 비롯해 다른 단순한 철학자들의 순진함으로 자신의 교활함을 가린 다음에, 자네의 환심을 사려고 교묘하게 아첨하고 있어. 듣기 좋은 달콤한 말을 늘어놓으면서, 자네의 야망을 부추기고 있어. 소요학파의 절대 불변인 하늘을 공격하려고 덤비는 귀찮은 천문학자들을 잠잠해지도록 만들었다고 뻐기면서, 더구나 그들의 무기를 써서 그들을 공격해 꼼짝못하게 만들었다고 떠들거든. 이 사람의 정체를 깨닫게 되면, 자네는 놀라고 분개하게 될 걸세. 내가 자네를 도와주겠네.(443쪽)

 

 -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 * *

 

 

살비아티

 

…… 그러나 이 사람의 실수는 그런 식으로 덮을 수가 없네. 이 사람은 모르는 척 하고 있어. 우리 모두와 자신이 이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처럼 꾸미고 있네. 우리의 무지를 이용해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 자기 이론의 주가를 높여 선전하고 있어.(454쪽)

 

 -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 * *

 

 

살비아티

 

어떤 사람이 자신의 실수에 대해 변명할 여지가 없자 온갖 시시껄렁한 핑계만 댄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가리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고 비웃지. 지금 이 사람은 손바닥이 아니라 손톱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네.(481쪽)

 

 - 갈릴레오 갈릴레이,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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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8-23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고, 듣고 싶어 하는 것만 듣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는 듯합니다... 플라톤의 대화편들도 그렇지만, 대화체로 구성된 작품들은 독자들을 보다 몰입하게 만든다는 것 또한 느끼게 됩니다^^:)

oren 2018-08-24 00:57   좋아요 1 | URL
갈릴레이는 수학, 기하학, 물리학, 천문학만 잘 했던 사람이 아니라, 진리와 허위를 가려 내는 대화법에 아주 통달한 사람 같아요. 말을 어찌나 조리있게 잘 하는지 거듭 감탄하게 됩니다.^^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과학이 발견한 인간 마음의 작동 원리와 진화심리학의 관점
스티븐 핑커 지음, 김한영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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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망치를 주면 온 세상이 못이 된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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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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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과학적이고 일견 어려울 수도 있는 이 책이 2007년 5월에 출간되자 말자 '상상 밖의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내가 가진 책은 2007년 10월에 인쇄된 책인데 5개월 만에 1판 11쇄로 나온 책이다.) 대강 짐작해 보자면 누구나 모두 '생각'에 대해 늘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뭔가 이 책을 읽으면 생각을 잘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사실 이 책은 독자들의 그런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 줄만큼 '생각'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을 보여주는 훌륭한 책이다. 다만 독자들의 일반적인 기대 보다는 책이 다루는 내용이 훨씬 더 깊이를 지녔기 때문에 쉽게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내용이 많다는 평가들도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이 한창 인기를 끌 때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애독하는 책으로 알려져 더더욱 주목받기도 했던 일도 있었다.

이 책의 부제는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인데, 누구나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이 13가지 생각도구들을 각자 '자신의 능력에 따라' 이런 도구들을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생각의 도구들을 얼마만큼 '천재적으로' 쓸 줄 아느냐에 있는 것이다.

"우리 역시 대가가 되고자 한다면 필요한 도구의 용법을 익히고, 정신적 요리법을 배우며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우리에게 '정신적 요리'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 '다시 생각하기'를 통해 정신적 요리법은 '무엇을 생각(요리)하는가'에서 '어떻게 생각(요리)하는가'로 초점이 옮겨진다."

"창조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첫째, '느낀다'는 것이다. 이해하려는 욕구는 반드시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느낌과 한데 어우러져야 하고 지성과 통합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상력 넘치는 통찰을 낳을 수 있다. 실제로 생각과 감정, 느낌 사이의 연관성은 <데카르트의 오류>라는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마음(생각)과 몸(존재 혹은 감각)의 분리를 말한 철학자(데카르트)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 느낌과 직관은 '합리적 사고'의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합리적 사고의 원천이자 기반이다."

면역학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샤를 니콜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새로운 사실의 발견, 전진과 도약, 무지의 정복은 이성이 아니라 상상력과 직관이 하는 일이다. 그런데 상상력이나 직관은 예술가나 시인들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현실로 이루어지는 꿈과 무엇인가를 창조할 듯한 꿈은 같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생각을 좀 더 창조적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을 살펴볼 수 있고, 또 그런 '도구'들을 너무나 훌륭하게 다룰 줄 알았던 위대한 인물들도 만날 수 있다. 그들이 훌륭하게 사용했던 '도구들과 그 사용법들'을 배움으로써 우리 역시 좀 더 훌륭한 생각들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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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02-07 1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의 글을 인용해서 쓴 글 있었어요. 저는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데, 왜 사람들은 안 읽는지 모르겠어요.
뻔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요즘 새롭게 터득한 게 있는데, 뻔한 책도 얻을 게 있다는 것...이에요. ㅋ

이어령님의 <젊음의 탄생>도 좋았어요. 이 책은 제가 서재에 리뷰를 올린 적 있어요. 많은 생각할거리를 주죠.


oren 2012-02-08 00:01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대단한 가치'를 지닌 책이지요. 저도 이 책 속의 '몇몇 구절들'을 다른 분들의 서재글에 대한 제 댓글에서 인용한 적이 몇 번 있었답니다.

'책은 도끼다'의 저자인 박웅현님께서도 '인문학이라는 촉수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이 책에 대해 극찬하는 것을 직접 들었답니다. 저는 그 강연에서 '이 책 속의 몇몇 구절'에 대해 '저자'한테 질문을 좀 던져 볼려고 했는데, 정작 저자는 강연중에 뜬금없이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이 좋다는 얘기만 잔뜩 늘어놓고 난 뒤에 '질문시간'을 주지 않더군요.ㅎㅎ

사마천 2012-02-0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 놓았는데. 막상 자주 못 보게 되네요.. 아쉬움을 많이 느낌닙다. 좋은 리뷰 덕에 다시 도전을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oren 2012-02-08 00:03   좋아요 0 | URL
네.. 이 책에 대해서는 정말 여러 사람들이 '극찬'하는 것을 봤는데, 저는 그때마다 그게 이 책의 가치에 걸맞는 '정당한 평가'라고 생각했답니다. 이미 사 놓으신 책이니 만큼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