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박/목/월
  

크리스마스 카드에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ㅡ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ㅡ 네 개의 샛파란 눈동자

참말로 눈이 왔다.
유리창을 동그랗게 문질러 놓고
오누이가
기다린다. 누굴 기다릴까..
ㅡ 네 개의 까만 눈동자
ㅡ 네 개의 까만 눈동자

그런 날에
외딴집 굴뚝에는
감실감실 금빛 연기
감실감실 보랏빛 연기
ㅡ 메리 크리스마스
ㅡ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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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4-12-2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곳은 성탄 분위기가 제대로 납니다..^^* 즐거운 성탄 되세요~~

꼬마요정 2004-12-27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은 즐거운 성탄 보내셨는지요?? 저는 늘 맥컬리 컬킨과 함께..였답니다.^^*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듯한 날씨였지만 전 밖에 나가지를 않았어요~ 그냥 코~~ 잠만 잤답니다.^^;;
 


- 나비 -     詩人: 류시화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지구에 달맞이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이제 막 동그라미를 그려낸
어린 해바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은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내가 삶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그리움 때문
지구가 나비 한 마리를 감추고 있듯이
세상이 내게서
너를 감추고 있기 때문

파도가 바다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장난치는 어린 물고기 때문이다
바다가 육지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모래에 고개를 묻고 한 치 앞의 생을 꿈꾸는
늙은 해오라기 때문이다

아침에 너는 나비 한 마리로
내게 날아온다
달이 지구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나비의 그 날개짓 때문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는 것은
너에 대한 내 그리움 때문

--------------------------------------------------------
당신의 존재에 의미를 주는 누군가가, 혹은 어떤 일상이 있나요? 내 속에 있는 100가지 이유 중, 단 한가지의 내 삶에 기쁨을 주는 어떤 의미가 있다면 눈물나도록 행복한 것이지요. 내게 의미를 준 그 존재를 향한 설레임으로 행복한 하루를 누려 보세요^^

♬ 나비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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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비       - 詩人: 이형기

모조리 떨고나니 온다
겨울의 비.

이젠 낙엽도 질것이없는
마른나뭇가지,
빈들판엔
남루를 걸친 계절의 신이
혼자 웅크리고 있다.

머지않아 잠들것이다.
그리고 묻힐것이다.
그렇게 한 소절을 매듭짓는 의식...
눈이내릴걸 생각한다.

눈물을 뿌릴만도 하지만
눈물이 아닌 겨울의 비.

어제는 오후내내 바람이 불고
오늘은 이 차가운 인식이
목덜미를 적신다.


♬ Kitaro - Silk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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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人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눈짓)가 되고 싶다.


----------------------------------------------------------

선생님께서는 지금 국화꽃잎 날개를 달고 계시다,
며칠 있으면 하얀 날개를 달고 꽁지 흰새가 되어
이곳이 아닌 무의식의 공간으로 날아가실 것이다.
아니 지금 날아가고 계신지도 모른다.

- 하늘의 꽃이되신 김춘수님을 추모하며.. 시인 심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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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눈발이라면
- 詩人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말자

세상이 바람불고 춥고 어둡다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못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 Richard Clayderman의 Moonlight Son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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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4-12-03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네요...퍼감다^^

꼬마요정 2004-12-0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