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비       - 詩人: 이형기

모조리 떨고나니 온다
겨울의 비.

이젠 낙엽도 질것이없는
마른나뭇가지,
빈들판엔
남루를 걸친 계절의 신이
혼자 웅크리고 있다.

머지않아 잠들것이다.
그리고 묻힐것이다.
그렇게 한 소절을 매듭짓는 의식...
눈이내릴걸 생각한다.

눈물을 뿌릴만도 하지만
눈물이 아닌 겨울의 비.

어제는 오후내내 바람이 불고
오늘은 이 차가운 인식이
목덜미를 적신다.


♬ Kitaro - Silk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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