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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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현대사는 " 압축 성장 " 이 만들어 놓은 결과'다. 그것은 VCR 2배속 기능의 빨리감기 버튼과 비슷해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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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일할 때 일하고 놀 때 놀았다면 놀라운 " 한강의 기적 " 은커녕 그녕저녕 " 한가한 기적 " 쯤으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 20세기 다보탑은 남들 일할 때 일하는 것은 물론이요, 남들 놀 때도 일해서 쌓을 수 있는 금자탑이다.  이 금자탑을 쌓아올린 주역이 바로 눈보라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 부두 서사의 주인공으로 유신 세대(52 ~ 6 0)와 산업화 세대(61 ~ ) 가 주축이 되었다. 그들은 남들 일할 때 일하고 남들 놀 때도 일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세대'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은 저개발국의 잔재여서 선진국 대열에 동참하려는 현실과는 맞지 않는 노동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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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저개발의 향수를 버리지 못한 채 과잉 노동 신화가 병리적 증후였다는 사실을 쉽게 수긍하지 못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때는 옳고 지금은 틀리다 _ 라고 말하는 세대와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옳다 _ 고 말하는 세대가 충돌하고 있다(나는 어느 쪽도 아니다. 굳이 커밍아웃하자면 : 그때는 틀리고 지금도 틀리다. 여기에 덧대어 보다 솔직하게 나의 정치적 스펙트럼을 고백하자면 그때는 틀리고 지금도 틀리지만 앞으로도 틀릴걸 ?! ).      대한민국 영토 전체가 박정희의 나와바리'가 되었을 때,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 노동자 > 라는 단어를 < 근로자 > 로 창씨개명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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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63년 4월 17일 <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 > 을 제정하면서 이날을 ‘근로자의 날’로 변경한다. 왜, 박정희는 노동자를 근로자라는 단어로 교체하는 언어 정화 운동에 앞장섰을까 ? 나랏 말쌈이 듕국과 달라 서로 사맛디 아니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고 했던가 ?  노동자와 근로자의 차이를 알게 되면,  당신은 각하의 꼼꼼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우리 각하, 꼼꼼혀 !   근로자는 노동자라는 단어 앞에 한자 勤(부지런할 근)이 머리에 붙은 단어이다. 단어 구성에 있어서 앞머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 Ladies and gentlemen ~ " 를 번역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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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녀 신사 여러분 ~ " 이 아니라 " 신사 숙녀 여러분 ~ " 으로 번역되는 이유는 대한민국 사회가 젖보다는 좆을 강조하는 남근 선망 사회라는 데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가능하다. < 연놈 1) > 이란 단어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 반론은 오히려 내 주장을 공고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예리한 지적이 아니다. 이 단어에서 놈보다 년이 유리천장 (Glass Ceiling)을 뚫고 앞머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단어가 욕설이기에 가능했다. 한국어에서 좋은 것(중요한 것)은 좆이 우선하지만 나쁜 것은 젖이 우선한다. < 근로 勤勞 > 라는 단어 구성에서 勤은 勞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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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꼼꼼한 각하가 보시기에 " 勞 : 일하다 " 만 가지고는 성에 차지 않는다. 강철군화로 한반도를 짓밟은, 대한민국을 자신의 나와바리라고 선포하며 이 구역의 미친놈은 나야 _ 라고 선포하신 각하는 노동자가 열심히 일해야 비로소 만족하신다. 여기서 방점은 열 ! 심 ! 히 !   그러다 보니, 노동법 준수를 주장하며 " 나인-투-파이브 " 를 외치는 근로자는 근로자가 아니라 놀고먹는 베짱이 취급받기 일쑤다. 유신세대와 산업화세대가 저개발의 향수에 젖어서 태극기를 흔들 때, 그 자식들은 유다세대3)로 전락하게 된다. nine - to - nine !  12시간 넘게 일하지만 이것저것 떼고 나면 월급명세서에 찍히는 것은 99만 원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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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변했지만 메이데이는 지금도 근로자의 날'로 불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노동자는 없고 근로자만 있는 나라다. 이솝우화에 등장하는 << 개미와 베짱이 >> 이야기는 근로자와 노동자를 다룬다.  우선, 제목만 봐도 " 순서와 배치의 정치학 " 을 엿볼 수 있다. 순열의 정치학에서 앞머리는 항상 지배계급을 대표한다. 했던 말을 다시 한번 반복하자면 좋은 것은 좆(주류)이 우선하고 나쁜 것은 젖(비주류)이 우선한다. 개미는 남들 일할 때 일하고 남들 놀 때도 일하는 근로자에 대한 은유이고, 베짱이는 놀 때는 놀 줄 아는 노동자에 대한 은유이다. 이 이야기에서 근로는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노동은 부정적으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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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심각한 것은 놀이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다. "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4) " 는 하위징아의 주장은 새겨들을 만하다. 노래하는 베짱이는 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이지 빌어먹을 거지'가 아니다. 누군가는 이 이야기에서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 _ 는 교훈을 얻겠지만 이 교훈을 맹신한다면 당신은 유다처럼 예수를 배신하는 배덕자 신세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예수는 근로자보다는 노동자에 가까웠고, 노동보다는 휴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강조한 성인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교훈이 자본가의 논리라면 유한 계급에 속하는 그들은 모두 굶어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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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활동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소유한 재화'만으로 먹고 사는 계층이니깐 말이다. 하지만 아무도 유한계급에게 밥숟가락 내려놓으라고 협박하는 이는 없다. 한여름에 그늘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생산하는 베짱이를 향해 밥숟가락 내려놓으라고 비난할 수 있다면, 같은 이유로 한여름에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는 유한계급에게도 같은 논리로 비난해야 한다. 하여, 나는 이렇게 말하련다.  노래하는 베짱이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군가를 위해 노래를 부른 적 있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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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계집과 사내를 함께 낮잡아 이르는 말

2) 勤 : 부지런히 일하다, 근무하다, 힘쓰다, 위로하다, 근심하다, 걱정하다, 괴롭다

3)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소비 활동을 유니클로와 다이소에 한정하는 세대

4) 호모루덴스, 하위징가 책머리 소개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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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이솝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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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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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데미 영화제 시상식 전야에 골든 라즈베리 영화제 시상식이 열린다. 전자가 그해 " 최고의 영화 " 를 선정하는 영화제라면 후자는 그해 " 최악의 영화 " 를 선정하는 영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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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문학 분야'에도 " 황금산딸기 " 시상식이 생겨서 최악의 고전 문학을 뽑아야 한다면 이 불명예를 뒤집어쓸 불후의 명작은 무엇이 될까 ?  문학적 취향에 따라 각양각색의 문학 작품이 선정되겠지만, 내 악취미를 고려하자면 셰익스피어의 << 베니스의 상인 >> 과 더불어 << 이솝 우화 >> 를 뽑겠다.   이솝우화는 이솝이라는 흑인 노예가 주인에게 바치는 그리스판 " 용비어천가 문학 " 이다. 주인의 성은에 보답하고 매사에 감사하며 정직하게 살자고 가르치니, 이를 어여삐여긴 주인이 이솝을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켰다는 점에서  매문 문학의 고전'이라고 하는 쪽이 합당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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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 개미와 베짱이 > 이야기'에서     :    노래하는 베짱이가 유한 계급에 속하기에 이솝이 노동을 예찬하고 유한 계급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말할지도 모르나,  자세히 뜯어보면 베짱이는 딴따라이기는 하나 평일에 비행기 타고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는 유한 계급(有閑階級)은 아니다. 유한계급이 " 생산 활동에 종사하지 않으면서  소유한 재산만으로 소비가 가능한 계층 " 이라고 가정한다면  노래하는 베짱이'는 매사에 낙천적이며 흥 많고 끼 많은, 가난한 딴따라 노동자 계층에 불과하다. 한여름에 일하지 않았다고 한겨울에 굶어죽을 걱정을 하는 유한계급이 어디 있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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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 개미와 베짱이 > 는 일은 하지 않고 거드름이나 피우는 " 부자의 게으름 " 을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꾼 주제에 놀기만 좋아하는 무한계급無恨階級을 조롱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솝은 " 노래하는 베짱이 " 를 " 문화 생산자로서의 예술 노동자 " 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솝은 공장 노동자(일개미)의 근로(勤勞 : 근로는 부지런히 움직이다에 방점이 찍힌 단어이다)는 예찬하지만 예술 공연자(베짱이)의 유희적 노동(勞動 : 노동은 단순히 일하다에 방점이 찍힌 단어이다)은 인정하지 않는다. 근로 행위는 예찬하면서 노동 행위는 경시하는 태도는 악덕 고용주 마인드와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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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 > 라는 단어가 " 근 + 로(노)동자 " 의 조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단어는 노동자에게 노동의 기본은 물론이요, 덧대어 근(勤 : 부지런할 근)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싸장님 마인드이다. 이솝의 << 개미와 베짱이 >> 는 바로 노동 천시 근로 예찬 서사'에 가깝다. 박근혜는 부지런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  _  라며 무식을 뽐냈지만, 슬퍼할 시간도 없을 만큼 노동 강도가 쎈 사회보다는 차라리 슬퍼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애도 기간을 보장하는) 사회가 보다 더 건강한 사회'라는 점은 두말없다.  < 노동자의 날 > 이 < 근로자의 날 > 로 변경된 때가 1963년 박정희 군사 정권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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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벌인 박근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일벌은 말 잘 듣는, 바빠서 슬퍼할 시간도 없는 벌꿀'이다. 어쩌면 503호는 가막소에서 이솝우화를 읽으며 와신상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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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7-07-22 2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마이갓. 저는 왜 단 한번도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보고 이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까요. 베짱이는 부자가 아닌데 말입니다. 후라이팬으로 뒷통수를 한대 맞은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23 11:42   좋아요 0 | URL
이솝우화를 좀 삐딱하게 읽으면 친기득권을 옹호하는... 그러니 주인이 이솝 노예를 해방시켰지 않았스겠습니까..

cyrus 2017-07-23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동‘이라는 소재로 이솝 우화를 재해석한 글이 참신하고 좋습니다. 모 알라디너의 명대사를 인용하자면 ‘이달의 마이리뷰로 선정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24 10:47   좋아요 0 | URL
좋아요가 12개 밖에 안되서 글렀습니다..

2017-07-24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4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크아이즈 2017-07-28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로와 노동의 의미가 헷갈렸었는데 곰발님 덕에 학씨리 접수하게 되었어요.
노동은 자발적이라 아름답지만, 근로는 강요된 이데올로기라 추접한 꼼수로 느껴지네요.
역시 곰발님...

곰곰생각하는발 2017-07-28 13:33   좋아요 0 | URL
노동자 앞에 근‘자가 붙은 꼴이죠. 그냥 노동하면 성에 안 차니까 근을 붙이는...
 
경제적 공포
비비안느 포레스테 지음, 김주경 옮김 / 동문선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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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잃어버린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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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저녁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장년이 퇴근을 미루고 야근을 하면 " 열심 " 히 일하는 사람이 되고, 청년이 퇴근을 미루고 야근을 하면 " 열정 " 이 되며, 소년이 방과 후 학원을 유령처럼 배회하다가 아빠보다 늦게 집에 오면 " 열공 " 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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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하에 걸린 노동 사회를 열심, 열정, 열공 따위로 선전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일 리 없다. 한술 더 떠, 이런 사회를 역동적'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시부럴 놈들, 뭐가 중헌지도 모른 채 국가 브랜드 이미지 광고는 온통 " 다이나믹 코리아 ! " 란 구호만 넘쳐났다. 노동자 계급에게는 "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 " 라고 말하는 현대 카드 광고 카피'는 머나먼 쏭바강 얘기처럼 들린다. 박근혜는 바쁜 벌꿀은 슬퍼할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지만 " 슬퍼할 시간 " 마저 없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슬퍼한 시간이 많은 사회일수록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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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모두가 슬퍼할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쁜 것은 아니다. 죽도록 일만 하는 노동자 계급이 있는가 하면, 죽도록 한가한 유한 계급(有閑階級)도 있다. 남는 것이 시간과 돈이다 보니 독서 대신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며 여가를 즐긴다. 반대로 무한계급(無閑階級)은 만화책 읽을 시간도 없다. 미국이 1인당 한 달에 책을 6.6권, 프랑스 5.9권, 중국 2.6권인 반면에 한국은 1.3권으로 최하위권(166위)에 속한다. 더군다나 대한민국 성인의 35%는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소리는 결국 10년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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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 독서량이 OECD 국가 중 꼴찌인 이유는 " 근성의 문제 " 로 접근하기보다는 " 근로의 문제 " 로 이해하는 쪽이 합당할 듯하다. 책을 읽지 않는 국민을 반기는 쪽은 지배계급이다. 그들은 맑스나 푸코 서적처럼 읽고 나면 말랑말랑한 마음을 딱딱하게 만드는, 석고 반죽 같은 책보다는 고통을 완화시키는 히로뽕 같은 " 최루성 신파 이빠이 감성 졸라 에세이 " 를 읽으라고 주문한다. 최근, 이기주의 << 언어의 온도 >> 가 장기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는 것은 비극이다. 지배 계급은 피지배 계급의 " 경제적 공포 " 를 이용하여 자신이 속한 계급에게 유리한 제도와 정책을 유지하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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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가 원전 마피아들이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며 내세우는 논리이다. 그들은 그동안 원전 정책으로 인해 값 싼 전기료를 공급했는데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전기료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경제적 공포를 유포시킨다. 쉽게 말해서 별 탈 없이 무탈하게 돌아가는 원전 시설에 대해서 지나치게 과잉 대응한다는 소리이다.  하지만 위험 시설에 대해서는 < 늑장 대응 > 보다는 차라리 < 과잉 대응 > 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모두 다 공감한다. 엎질러진 물보다는 엎질러지기 전에 컵을 치우는 것이 합리적이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는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손보는 게 합리적 대응이니까.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괴담도 지배 계급이 피지배 계급의 경제적 공포를 이용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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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기본 소득 정책을 위한 전 단계인 최저 임금 7530원을 두고      :       언론이 자영업자의 몰락, 또는 공장 6곳 중 3곳 폐쇄 검토 운운하며 경제적 공포를 유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전이 폐쇄되면 전기료가 상승된다고 걱정하기 전에 대기업에게 무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공급되는 국가의 전기 정책을 상기할 필요가 있고, 최저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국가 세금 4조 원을 투입하는 것을 걱정하기에 앞서 국가가 대기업에 투입되는 세금 126조가 형평성에 어긋나는 지나친 특혜가 아닌지 재검토하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  자신에게 주어지는 특혜는 당연한 것이고 서민 정책에 투입되는 예산은 포퓰리즘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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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한 시간조차 없는 사회보다는 슬퍼한 시간이 주어지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며, 일하지 않고도 빌어먹을 권리를 주장하는 사회가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고 말하는 사회보다 더 빌어먹을 사회에 가깝다. 일하지 않고 빌어먹을 권리만 주장하는 것이 염치의 문제라면 일하지 않고도 빌어먹을 권리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 정치의 문제이다. 그리고 경제적 공포를 주장하는 놈일수록 배부른 놈일 가능성이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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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7-21 17: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입니다. 이 날에 공연 보러 가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날이 평일인데다가 야근에 매달리는 사람들은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7-22 15:46   좋아요 0 | URL
문화가 있는 날.... 이거 올해 7월까지만 적용되는 것이죠 ? 문화가있는날은 아마도 박근혜가 만든 문화 혜택일 겁니다..

cyrus 2017-07-22 16:20   좋아요 0 | URL
‘마지막 주 수요일‘에서 ‘마지막 주 모든 요일‘로 확대 적용된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법이 바뀌게 되었군요.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

양손잡이 2017-07-23 00:53   좋아요 0 | URL
문화의 날이 그렇게 바뀌는군요!! 동네 도서관은 마지막주 수요일에 대출한도를 두 배로 늘려주던데 그럼 매일 14권을 빌릴 기회가 있는 걸까요 ㅎㅎ 어차피 그만큼 못 읽지만요...

표맥(漂麥) 2017-07-21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부하에 걸린 노동 사회를 열심, 열정, 열공 따위로 선전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일 리 없다... 공감 백배...^^

곰곰생각하는발 2017-07-22 15:47   좋아요 0 | URL
ㅈ긋지긋하죠. 뼈빠지게 일해야 일한 것으로 취급하는... 정상적으로 법적 테두리 안에서 노동을 하면 빈둥빈둥 노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회.. 참 문제죠..

2017-07-24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4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4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나무 2017-08-24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이낳지 않는 사회, 과음하는 사회.놀이문화가 없는 사회..이 불행한 현상과 일맥상통하느 거라고 봅니다.
 
음악 혐오 - 공쿠르상 수상 작가 파스칼 키냐르가 말하는 음악의 시원과 본질
파스칼 키냐르 지음, 김유진 옮김 / 프란츠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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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리는 미묘한 공포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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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주의 << 언어의 온도 >> 는 이기주의 " 감성 에세이 " 라기보다는 " 감성 이기주의 " 에 가깝다. 대중 감성에 호소하는 문장이 대중을 향할 때에는 호소력을 얻을 수 있지만, 오로지 자기 이익을 위해 달달한 언어로 대중적 감성을 자극하면 구질구질한 문장이 된다. << 언어의온도 >> 는 후자'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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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두고 " 인문 에세이 " 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에세이라는 장르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 싶다.  에세이라는 장르를 두고“ 거의 모든 것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말하는 문학적 장치1) ” 라고 해서 어중이떠중이-들, 누구나 가볍게 쓸 수 있는 장르'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품격을 갖춘 에세이를 경험하고 싶다면 프랑스 에세이'만큼 좋은 것도 없다. 파스칼 키냐르의 인문 에세이 << 음악 혐오 >> 는 교양의 넓이와 사유의 깊이가 돋보이는 걸작이다.  << 섹스와 공포 Le Sexe et l'effroi (1994년) >> 에서 키냐르는 성이 공포와 저주로 변주된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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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철학, 성서 텍스트를 해독할 뿐만 아니라 고대 희랍어와 라틴어의 어원과 변형을 통해 자신의 논증을 증명한다. 이 과정이 화려하다. 읽다 보면, 무릎 관절통으로 고생하는 간서치(看書癡)도 키냐르의 넓이와 깊이 앞에서 무릅쓰고 무릎 탁, 치며 아, 하게 된다. 음악과 공포를 다룬 << 음악 혐오 >> 가 그로부터 2년 후에 출간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책은 << 섹스와 공포 >> 의 거울쌍이자 연작 에세이처럼 읽힌다. 파스칼 키냐르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신호로써의 소리)이 공포와 저주로 변주된 것2)을 증명하기 위해서 전작인 << 섹스와 공포 >> 에서 그랬던 것처럼 각종 신화와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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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원과 그 변형을 통해서 자신의 논증을 증명한다. 넓은 교양과 깊은 사유에 버금갈 만한 기똥찬 문장력은 덧거리(덤)이다. 그는 메두사 신화를 언급하면서 공포(돌처럼 굳게 하고) 뒤에 오는 침묵 현상에 주목한다. 그가 보기에 이 침묵은 " 그 자체로 결핍에 의한 노래 " 이며 " 내가3) 겪었던 무언증은 일종의 부재의 노래 " 라고 언급한다. 처음에는 대대로 걸출한 음악가를 탄생시켰던 집안에서 자랐고, 그 스스로 첼리스트이자 작곡가였던 이가 음악을 혐오한다고 하니 의문투성이였지만 그가 내세운 인문학적 사유와 논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수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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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그 자체로 결핍에 의한 노래라는 키냐르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그때부터 이 텍스트는 술술 읽히게 된다. 사실, 공포 영화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은 침묵이 강요되는 장면들이 아니었던가. 침묵 뒤에 오는, 그러니까 공포 영화에서 침묵을 깨는 사운드(갑작스런 효과음-들)은 공포라기보다는 서프라이즈에 가깝다는 점에서 침묵이라는 노래야말로 가장 공포스러운 순간인 것이다. 좋은 독서는 고정된 사고 틀을 깨고 외연을 확장하는 경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면 이 책은 매우 훌륭하다.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무릅쓰고 무릎 탁, 치고 아, 할 만한다 ■

 

 

 

 

 

덧대기 ㅣ 독자가 책값 가지고 설왕설래하는 꼴이 우습기는 하지만 << 음악혐오 >> 와 << 언어의 온도 >> 의 책값 차이가 4000원밖에 안 난다는 사실이야말로 진정한 혐오가 아닐까 싶다. 좋은 책은 강철로 만들고 나쁜 책은 스티로폼으로 만든다. 하여, 좋은 책인지 나쁜 책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물에 빠트려 보는 것이다. 무게 있는 책은 가라앉고 경박하고 가벼운 책은 둥둥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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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더스 헉슬리

2) 음악과 공포. 이 두 단어는 영원히 결속된 것만 같다. 비록 그 기원과 시대가 어긋난다 할지라도 ( 13쪽 )

3) 키냐르는 어린 시절에 무언증mutisme 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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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7-07-20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읽은 비문학 서적 가운데 최고 으뜸이라고 자부한다.
 

 

 

 

 

 

 

 

 

 

 

 

 

 

 

 

 

 

 





전문가들의 사회



 



                                                                                                          옛날에는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 - 꾼 " 이라는 접미사를 부여했다. 살림을 잘하면 살림꾼이 되었고, 소리를 잘하면 소리꾼이 되었으며, 씨름을 잘하면 씨름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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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한국 사회는 일 잘하는 사람에게 부여했던 < - 꾼 > 이라는 접미사를 밀어내고 < 프로 - > 라는 접두사를 수입했다. 씨름 대회는 어느새 " 프로씨름 "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고, 배구, 농구, 축구 같은 운동 종목 앞에도 프로'라는 입간판을 달기 시작했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한다 _ 는 표어는 시대 정신이 되었다. 부하의 일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사는 항상 아마추어처럼 왜 그래 ? _ 라는 뾰족한 말풍선을 날리기 일쑤였다. 프로답게 행동하라 _ 는 말은 댁의 사정은, 난 모르겠고.....  어찌되었든, 일처리는 깔끔하게 마무리하슈 _ 라는 주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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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언론은 소녀시대 멤버 중 한 명의 다리뼈가 부러졌는데도 무대 위에 올라 공연 일정을 소화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진정한 프로 의식을 보여줬다는 식으로 기사를 작성한다. 또한 수습이라는 이름으로 밤새워 일하는 인턴 사원을 두고 프로 정신이 빛나는 열정 페이'라고 설레발을 친다. 쉽게 말해서 프로 정신은 사장님 마인드로 노동자에게 주문하는 과정은 내 알 바 아니고 결과만 보여다오 - 정신'이다. 이명박의 천박한 말투를 흉내 내자면 프로라는 외래종은 비즈니스 프랜들리한 용어인 셈이다. " 프로 " 라는 서구 자본주의의 근로정신이 수입되면서 전문가라는 직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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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까지는 철학과 문학을 중심으로 한 지식인이 당대를 비평하고 세태를 논했다면, 지금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텍스트 해독의 결정권을 독차지한다. 소비자인 시민은 육아 문제는 육아 전문가, 부동산 재테크를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 비만 문제는 다이어트 전문가, 심리 문제는 심리 상담가, 원전 문제는 원전 전문가, 정치는 정치평론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문제는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티븨 앞에 나타난 그들이 진짜 전문가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문재인 정부가 최저 임금을 상향 조정하면서 4조원을 최저 임금 보전에 투입하겠다고 발표를 하자 자칭타칭 정치평론가와 경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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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론인들은 개인의 가난을 국가가 보전할 수는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전문가다운 전문 용어를 써가며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모순이 있다. 가장 가난한 계층에게 국가 예산 4조가 투입되는 것을 걱정하며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들면서 정작 국가 세금으로 대기업에 투입되는 돈이 126조(대기업 특혜, 연구 개발 보조, 비과세 감면, 각종 보조금 혜택, 장기 저리 대출, 무상이나 다름 없는 에너지 사용)라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 가장 가난한 계층의 최저 생계를 위해 투입되는 4조가 깨진 독에 물 붓기라면, 가장 부유한 대기업에게 혈세 126조를 투입하는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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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전문가는 전문가가 아니다 라는 주장이 아니라 전문가와 지식인을 같은 등가 관계로 인식하지 말자는 것이다. 과거의 지식인이 정치적 연대 의식을 통해 실천을 고민했던 부류라면 티븨에 나와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현대의 전문가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지나치게 잘 적응한 외래어종 베쓰다. 그들이 내뱉는 말의 팔 할은 쓸모없는 잔소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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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07-19 1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들만의 리그에서 신나게 뛰노는 전문가들에게
자신들의 진짜 전문성을 보여 줘야하는 분야에
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발톱을 숨기는
탁월성에 그만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재벌 대기업 특혜 126조 VS 서민 4조

기가 막힐 노릇이네요.

나라 곳간 거덜난다고 목소리 키우는 전문가들
이 꼭 봐야할 수치라고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9 18:02   좋아요 0 | URL
대기업 이 개새끼들
전기료가 워낙 싸니깐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죠. 기름으로 기계 돌리면 비싸니까..
대기업 창고에 100조가 넘게 돈이 쌓였다는데
왜 매년 126조를 국가 돈으로 지원할까요 ?

사실 한국만큼 대기업이 장사하기 좋은 곳도 없습니다..

2017-07-19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9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7-07-19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언주 같은 인간이 나온 것을 보면 착찹합니다. 현실의 노동이 뒤받침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되지 않으니 말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9 18:04   좋아요 0 | URL
언주 생명 끝났죠.. 아무리 생각해도 안철수 탈당해서 국민당 만든 것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신의한수인 것 같습니다..

syo 2017-07-19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ㅈ문가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9 21:49   좋아요 0 | URL
자신있게 좆문가라고는 말씀을 못하시는군요..ㅎㅎ

syo 2017-07-19 21:51   좋아요 0 | URL
ㅈ문가들...

syo 2017-07-19 21:51   좋아요 0 | URL
ㅗ문가들...

syo 2017-07-19 21:51   좋아요 0 | URL
ㅈ문가들...

곰곰생각하는발 2017-07-19 21:53   좋아요 0 | URL
ㅇㅣ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