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말싸미  한글과  달아 문자와 서로 사맛디 아니한 세계



                                                                                     내가 사는 동네는 인천 남구 문학동이다(문학 야구장 근처). 이 동네로 이사를 오고부터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발터 벤야민처럼, 혹은 보들레르'처럼 동네 거리를 어슬렁거리면서 빈집을 구경하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그들은 아케이드에 관심을 가졌고 나는 폐허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이 다르다. 이제부터, 나는 " 거리 - 산책자 " 가 되어 폐허가 된 빈집( 철거 대상 ) 을 구경할 것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와 뉴타운 리빌딩 지역 : 누군가가 재건축 동네'라고 말하는 대신 뉴타운 리빌딩'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지랄은 풍년이구나, 했다. 뉴타운 리빌딩'이란 작명도 일종의 보그 병신체'다. 이곳은 현재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80년대 풍경이어서 이 대규모 재건축 풍경은 의아하다. 집 없는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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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8차선 도로가 가로놓여 있어서 같은 동네이지만 전혀 다른 동네처럼 보인다. 이 자리를 빌려 고백하자면 : 맞은편 동네'가 사람이 살지 않는 철거 지역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사 온 지 이제 겨우 열흘 남짓이었으니 " 문학동 " 돌아가는 꼴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 밤에 개를 끌고 산책을 다니면서 맞은편 문학동 : 행정 구역상 같은 동네이지만 8차선 도로'가 가르질러서 왕래는 거의 없는 동네다. 한배에서 낳지만 서로 배다른 사이처럼 지내는 형제처럼  을 흘깃 보았으나 이상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건물을 부순 흔적이 전혀 없었을 뿐더러 그 흔한 현수막( 불법 철거를 규탄한다 따위의 )이나 중장비를 구경할 수 없었다는 데 있다. 멀리서 보면 그저 조용한 건넛마을'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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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것은 며칠이 지나서였다. 밤 산책을 나섰다가 이상한 풍경을 목격했다. 수천 가구가 살 법한, 규모가 꽤 큰 건넛마을'인데 불 켜진 집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생각해 보니 그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주민을 본 적도 없었다. 궁금하여 건널목을 건너 동네 초입이 진입하니 그 동네는 재건축 지역으로 주민들은 모두 다른 동네로 이주 한 상태였다. 동네 전체가 빈집이 된 풍경을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호기심이 발동할 수밖에 ! 겉은 번지르르했지만 속은 폐허인 동네. 시간 날 때마다 개를 끌고 다니며 빈집 탐험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밤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낮과 밤은 다른 것. 밤은 낮과는 달리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리라. 하지만 용기가 필요했다. 밤에 철거 지역을 어슬렁거린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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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진 창문 이론 " 을 적용하자면 창문이 깨진 건물은 수천에 이르렀으니, 이곳이 우범지대인 것은 확실하다. 내가 밤 산책에서 구비한 보호 장비'는 < 개 > 였다. 봉달 씨는 훌륭한 보디가드'다. " 사나운 이빨 " 보다 안전한 호신 도구는 없으니까. 나는 휴대용  랜턴에 의지해서 빈집에 잠입했다. 등골이 오싹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타자'가 야구를 배울 때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은 "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 라고 한다. 150km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에 대한 공포를 지울수록 좋은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빈집 탐험가'가 갖추어야 할 태도도 마찬가지 아닐까 ? 내가 이 < 짓 > 을 하며 배워야 할 것은 공포를 극복하는 것이다. 두려움은 차차 극복되었다. 하지만 진짜 공포가 도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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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느 빈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였다. 개가 평소와는 달리 힘없이 낑낑거리길래 랜턴을 켜자 창백한 여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귀신이었다. 그녀는 나를 의식하지 않은 채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바지에 똥을 쌀 정도로 무서웠으나 " 귀신과 사또의 서사 " 을 익히 알고 있던 나는 눈을 감지 않기로 했다. 눈을 감는 순간 죽는다. 이럴 때는 귀를 열어야 한다. 내가 말했다. " 누구냐, 넌......  너의 눈은 메두사 언니처럼 카리스마 작렬하는 눈깔이나 그 눈빛에 처연함이 있어 나를 애달프게 하누나. 누이여, 당신의 슬픈 사연을 나에게 말해다오. " 궁시렁거리던 귀신은 내 말을 듣고는 서서히 다가왔다. 내가 말했다. " 나는 기록하는 자이오. 억울한 일이 있다면 말하시오. 내가 블로그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방문객 수가 꽤 많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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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필사즉생(必死卽生)하는 마음으로  필사 筆寫 하여 한마디도 놓지지 않고 전해드리리다. 피눈물 흘리지 마오, 나의 슬픈 누이여. " 내 말에 그녀는 애달게 울기 시작했다. 봉달 씨(리트리버 5년생)도 함께 울기 시작했다. 우, 우우우우. 슬픔의 하울링.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녀가 원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또 : 귀신 이야기에서 훌륭한 사또는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안다는 점에서 소통의 아이콘이다   가 아니었다. 그녀가 노린 것은 소통이 아니라 생간이었다. 그녀는 구미호였던 것이다. 그동안 내 간은 간땡이가 부어서 풍미가 향기롭고 풍요롭게 배어들었다. 나는 순대 부속으로 나오는 간을 날마다 조공으로 바치겠다고 애원했으나 소용없었다. " 간은 생간'이 제맛이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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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는 내 가슴을 열어 간을 꺼내 먹었다. 그녀는 이미 간땡이가 부은 사내의 풍미를 아는 몸이 되었다. 그 무르익음을 가장 먼저 기뻐한 건 그녀였다. 내가 숨넘어가는 목소리로 구미호와 귀신은 서로 다른 것이냐고 묻자, 구미호는 피칠갑을 한 주둥이로 이렇게 말했다. " 두 족속의 유사성을 비교하기가 아주 어렵지만 계통 시비에서 다투게 되는 포괄적 비발생학적 유사성으로 보나 부분적 발생학적 유사성을 따지더라도 두 족속이 같다고 판단할 근거가 약하다. " 고 말했다. 말이야 똥이야 ?! 단순하게 귀신과 구미호는 다르다, 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한여름에 늘어진 엿가락 모양으로 늘릴 필요가 있을까 ?  언제부터 이 나라말이 나랏말싸미 한글에 달아 문자와 서로 사맛디 아니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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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쎈 아으 나지 말곡 말 잘헌 아으 나라 힘센 아이 낳지 말고 말 잘하는 아이 낳아라 " 라고는 하지만 말꼬리 늘려서 그럴싸한 지식인 흉내를 내는 게 꼴도 보기 싫었다. 애초부터 문학동에 사는 구미호는 주민과의 소통보다는 쇠간(소간), 쇠간보다는 사람의 생간을 원했다. 내 끈질긴 추궁에 구미호는 두리뭉실 대답했다.  " 다른 것을 같다고 말할 수 없다. " 아, 했다. 죽어가는 마당에 우, 한들 무엇하리. 사또와 구미호는 서로 궁합이 맞는 훌륭한 짝패가 아니다.

 

 

 

 

 

 

 

덧대기

 

간(肝) 하면 떠오르는 아이콘은 차두리와 토끼'다. 차두리는 웃자고 한 소리이니 논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자. 토끼'는 사람뿐만 아니라 들짐승이라면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토끼 고기를 차지하는 부류는 먹이사슬 구조에서 상층부를 차지하는 무리'다. 동물나라'에서 사자는 토끼 고기'를 독점한다. 사자가 없다면 늑대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만약에 정글에 사자와 늑대마저 없다라고 가정한다면 여우나 삵이 토끼의 간을 차지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우마저 없다면 ?! 그때는 토끼가 토끼를 잡아먹는다. 누구나 다 권력의 독점을 비판하지만 정작 자신이 누리는 권력'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토끼는 약한 존재가 아니라 호랑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약한 존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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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5-06-28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징성 묘사가 절정에 달했네요. 귀신이야기 좀 더 섬뜩하게 길게 해주셨음 더 좋았을텐데 다음에 특수잔인물로 더 진행해주시오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4:50   좋아요 0 | URL
원고지 분량이 길어지면 안 읽더라고요.... ㅎㅎㅎㅎㅎ 글구 제가 귀신을 본 적이 없어서 마땅히 생각나는 게 없네요. 혹시 오해하실까봐 첨언하자면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구미호가 제 간의 80% 정도만 먹어치워서 간신히 살 수 있었씁니다. 병실에 누워 이 글을 씁니다.

samadhi(眞我) 2015-06-28 14:51   좋아요 0 | URL
그 맛있다던 부은 간을 왜 남겨놨대요? 그 귀신도 다이어트 하나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5:02   좋아요 0 | URL
그것도 모르십니까 ? 새싹 채소 안 길러보셨군요 ? 새싹 채소는 뿌리채 뽑아서 요리해 먹지 않는답니다. 뿌리는 남겨두고 윗등만 잘라서 요리하지... 그래야 다시 자라면 또 윗등만 잘라 요리 재료에 쓸 게 아닙니까. 제 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 자라면 다시 부르겠지요. 이 새끼`가 저에게 최면을 걸어서 간이 100% 회복되면 자연적으로 다시 방문하도록 프로그램을 짰습니다. 저는 인간 새싹인 셈입니다.

samadhi(眞我) 2015-06-28 15:06   좋아요 0 | URL
상추는 그렇게 따는 거 알고 있어요. 절에 있는 텃밭에서 겨울을 이겨낸 상추라며 어느 분이 주신 것을 어제 씻으면서 그 생각(뿌리를 남겨두고 뜯던 거, 처음엔 그걸 몰라서 다 뜯어낼 뻔 했던 저를 보고 웃으시던 아주머니를 생각하며)이 나더라구요. 곰발님 그다지 맛있을 것 같지 않은데, 그 귀신 아무거나 막 먹는 거 아닙니까? 입이 매우 싼 듯한데요 ㅋㄷㅋㄷ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5:16   좋아요 0 | URL
오ㅡ 그래요. 상추 상추... 상추도 보면 이파리(?)만 따잖아요.. ㅎㅎㅎㅎㅎㅎ
뜬금없는 소리지만 자본가가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자본가에게 노동자는 상추 같은 존재죠.
죽지는 않도록 이파리만 따는.... 개새끼들 최저임금 100원 올리면서 항상 이런 말을 하잖아요.
한국 경제 위기다. 그러면서 온갖 노동력을 다 빨아먹는 존재들.... 언제 한번 상추에 빗대서 자본론 이야기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뭘 모르시는군요. 간은 부어야 최고의 맛입니다. 푸아그라를 보세요. 근데 거위간요리 먹어본 적이 없어서리...

samadhi(眞我) 2015-06-28 15:19   좋아요 0 | URL
그 새키(?)들이 출산 육아 지원은 반대하면서 출산은 장려하잖아요 머슴한테 새경도 안주고 디지게 부려먹고 애는 많이 낳으라는 날도둑놈들 그나저나 성남시는 정말 놀라운 동네더라구요. 재향군인회같은 보수꼴통 집단까지 감화(?)시키다니 이재명옵하 화끈해서 딱 좋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5:31   좋아요 0 | URL
성남시의 사례를 보면 돈이 없으니 복지 정책 펼칠 수 없다는 말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가를 여실히 볼 수 있습니다. 모라토리엄을 선포했던 시가 무슨 수로 꽤 근사한( 뭐 유럽에 피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 실정에 비하면 )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짜임새 있게 알짜배기에 투자하는냐 아니겠습니까. 오세훈이 성남시를 따라했다면 꽤 근사한 도시가 되었을 겁니다. 결국은 복지 키워드는 재정이 아니라 좋은 인재입니다. 보도블록만 1년에 2번 교체하지 않아도, 이런 것들 적은 돈 모이면 무상급식 왜 못합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5:35   좋아요 0 | URL
메르스 확산의 주범은 결국 기업화된 병원이 야기한 것 아니겠습니까. 공공병원이 이토록 없다는 것은 비극이지요. 비극.... 도대체 국가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위기 때마다 금수저나 빼앗아가는 게 국가의 권리인지... 참.... 보면 삼성의 이익이 국가의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놈이나 위기 때 금수저 내놓고 자랑스러워하는 인간들 보면 한심합니다. 내가 늘 즐겨 쓰는 말... 지랄도 풍년이다...

samadhi(眞我) 2015-06-28 15:39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럴 때마다 김구가 생각나요. 강제병합일에 맞춰 철저히 국내진공작전을 준비했다가 미쿡놈들이 원자폭탄 투하하는 바람에 앞으로 외세의 손아귀에 놀아날 것을 통탄해마지 않던, 그 마음이... 여태까지 이렇게 당하고만 살고 있는 우리를 보며 선생이 얼마나 한스러워 하실지
이 나라 언제 ˝저 더러운 것들 싹 쓸어서~˝ 진짜 주인이 나타날지

5DOKU 2015-06-28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문학동네가 2차 좌담 공개 `강요`문을 내놨더군요. (http://www.munhak.com/community/notice_view.asp?page=1&SearchType=&SearchText=&TopCount=10&Brdcode=Nt001&idx=25985) 이번에는 일방적인 녹취 선언과 자신들과 대화를 하지 않으면 반성도 없다는 뜻을 천명했던데 곰곰님 견해가 궁금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6:21   좋아요 0 | URL





1차 비공개 제안에 이어 2차 공개 제안‘을 보면서 느낀 점은 똥줄 탄다는 느낌.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는 심정 아니겠습니까 ? 외신들마저 공격적으로 보도하다 보니 논란이 사태로 확장되었고, 국내 소란이 글로벌을 넘어서 아스트랄한 사건으로 비화되었으니 똥줄이 탈만도 합니다. 1차 좌담 제안‘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


남조선 아새끼들, 잘들 있었시요 ? 초코파이와 새우깡 먹고 자라서리 히마리 없는 다섯 명의 동지들에게 제안 하나 하갔시오. 인간은 싸우면서 크는 거라고 대동강물을 원샷으로 털고 백두산 만경봉을 귀후비개로 사용하셨던 위대한 수령 동지께서 말씀하시고는 했디요. 이번 앙칼진 말풍선 사건으로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습네다그려. 내래, 왜 이번에 도적글 사태가 벌어졌나 심히 궁금해서리, 상다리 부러질 각오로 잔치 한번 벌리겠시오. 초청하니 차린 건 없디만 시바스 리갈에 단고기 먹고 즐겁게 노시다 가시라요. 날래 와서리 풍성한 입바구니 기대하갓습네다. 품삯 걱정은 마시라요. 내래 다 준비하갓습니다. 월 모일 함경북도 만지리 223번지로 냉큼 오시라오. 이상. 북조선 강냉이 동네`서 말씀드렸습네다..

이렇다면 남조선은 신나서 가겠습니까 ? 외교란 건 < 통보 > 가 아니라 < 조율 > 이죠. 조율을 거쳐 공문을 띄우는 것이지, 어떻게 통보를 먼저 하고 나서 조율을 합니까 ? 그런 외교 결레는 명나라와 조선의 관계일 때나 가능합니다. 가끔 그런 통보를 하고는 하죠. 바로 전쟁 선포할 때입니다. 이때는 사전 조율이 없습니다. 저 1차 공개 신청은 마치 전쟁 통보 같습니다. 명백한 결례죠.

이게 문제가 되니 2차 공문... 문동이 얼마나 그동안 강자로 군림했는가를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확정적으로 말하기에는 불확정적인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지만 이 불확정성에 기반한 합리적 의심은 논증적 타당성으로 인해 진실의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단락은 창비 흉내를 내보았습니다)

수다맨 2015-06-28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명된(?) 측에서 요구하는 것은 다음과 같이 보이더군요. 1) 사전 양해나 동의 없이 일방적인 통보에 대한 사과 2) 토론을 할 거면 비공개가 아닌 공개적으로 할 것 3) 문학동네가 주최할 게 아니라 공신력 있는 제3단체가 토론을 중재해야 함 3) 정문순 평론가 등 그동안 신경숙의 표절을 지적해온 비판적 필자들이 참석할 것
다시 나온 문학동네의 답변을 읽고 있으려니 녹취록 공개와 같은 부가적인 언급만 있을 뿐 제3자 주최, 비판적 필자들의 추가 참석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문장이 `좌담 참여에 대한 실무적인 사안은 논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건데, 그 실무적 사안을 미리 해결하고 동의를 구하는 작업부터 선행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제3자의 존재에 의지하지 않고 정직하게 대화하기를 희망`한다는데, 누가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무슨 친목회나 동창회 내규 정하는 것도 아닐진대 일 처리가 왜 이리 허술한지 모르겠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8:24   좋아요 0 | URL
레슬링에 비교하면 문학동네 홈 구장에서 5인 리턴매치를 하자는 것 아닙니까.
골 때리는 것은 문동은 비문동 5인을 아예 설정한 상태로 하고, 자기 소속 선수는 누구인지 공개를 안하는 꼴.
다시 말해서 우리는 너희를 분석해서 대비하겠지만, 너희는 우리가 누군지 모르니 대비할 수 없을 걸...
뭐,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 떳떳했다면 자신들 선수 명단도 공개해야지 서로 탐색전을 벌릴 것 아닙니까.
 
환상통 ㅣ 시작시인선 49
김신용 지음 / 천년의시작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변신과 지게꾼

 

 

 

 


환상통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나무도 환상통을 앓는 것일까 ?

몸의 수족들 중 어느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간 듯한, 그 상처에서

끊임없이 통증이 베어 나오는 그 환상통,

살을 꼬집으면 멍이 들 듯 아픈데도, 갑자기 없어져 버린 듯한 날


한때,

지게는, 내 등에 접골된

뼈였다

木質(목질)의 단단한 이질감으로, 내 몸의 일부가 된

등뼈.


언젠가

그 지게를 부수어버렸을 때, 다시는 지지 않겠다고 돌로 내리치고 뒤돌아섰을 때

내 등은,

텅 빈 공터처럼 변해 있었다

그 공터에서는 쉬이없이 바람이 불어왔다


그런 상실감일까 ? 새가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떨리는 것은?


허리굽은 할머니가 재활용 폐품을 담은 리어카를 끌고

골목길 끝으로 사라진다

발자국은 없고, 바퀴 자국만 선명한 골목길이 흔들린다


사는 일이, 저렇게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라면 얼마나 가벼울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창 밖,


몸에 붙어 있는 것은 분명 팔과 다리이고, 또 그것은 분명 몸에 붙어 있는데

사라져 버린 듯한 그 상처에서, 끝없는 통증이 스며 나오는 것 같은 바람이 지나고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가지가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김신용, 시집 < 환상통 >

 


 


<< 환상통 >> 을 관통하는 중심은 부재'다. 시인은 " 새가 앉은 자리 " 를 보는 게 아니라 "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 " 를 본다. 전자가 < 존재 - 인식 > 이라면 후자는 < 부재 - 인식 > 이다. 김신용 시인은 < 없음 > 에서 < 있음 > 을 인식하는데 가지(枝)는 새(鳥)와 교환된다. 그러다 보니 " 가늘게 흔들리는 " 가지는 새의 심상'이다. 존재는 곧 무게'다. 환상통'도 마찬가지'다. 환상통 Phantom Pain 이란 팔이나 다리가 절단된 환자가 절단된 부위에서 감각'을 느끼는 헛 통증'이다. 이 또한 < 없음 > 에서 < 있음 > 을 자각하는 현상이다. 김신용은 원래 지게꾼이었다. 서울역에서 지게를 지고 무거운 짐을 날랐다. 하루 품값으로는 기껏해야 오늘 하루를 연장할 수밖에 없는 빈곤,

 

그래도 살기 위해서는 지게를 져야 하는 고된 삶. 어느덧, 지게는 등뼈가 되어 신체 일부가 되었다. 이러한 " 지게 " 는 " 허리굽은 할머니가 재활용 폐품을 담은 리어카 " 와 연결된다. 리어카는 허리굽은 할머니의 등뼈가 된다. 시인은 < 새 > 를 인식하는 방식으로 < 리어카 > 를 통해 " 발자국은 없고 바퀴 자국만 선명한 골목길 " 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발자국은 없고 바퀴 자국만 선명한 골목길을 통해 리어카를 인식한다. 존재는 < 무게 > 라는 흔적을 남긴다. 이들(시적 화자, 허리굽은 노인)에게 지게와 리어카는 생에 대한 형벌 기계'이지만 이 도구 없이는 밥벌이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모순적이다. 그래서 " 저렇게 새가 앉았다 떠난 자리라면 얼마나 가벼울까 ? " 라며 찬탄하지만

 

동시에 " 몸에 붙어 있는데 사라져 버린 " 것에 대한 " 상처 " 를 걱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인식은 카프카와도 연결된다. << 변신 >> 에서 그레고르 잠자의 변신과 지게꾼(혹은 수레꾼)의 " 접골 " 은 유사하다. 그들은 모두 등에 딱딱한, 변형된 등뼈로 접골된 존재였다. 그들은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자기 무게'에 덧대어 또 다른 무게를 얹는 것은 슬픈 일. 거대한 벌레로 변한 잠자가 오늘의 출근을 걱정하듯이 시인은 오늘의 벌이'를 걱정한다. 그들은 모두 시시포스 신화 속 인물이다. 내가 보기에는 2000년대 현대 시인 가운데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시인은 김신용이다.

 

문학과지성, 창작과비평, 문학동네 소속 문학비평가(출판사와 문학평론가의 관계는 마치 연예기획사와 소속 연예인의 관계와 비슷해 보인다. 신경숙 표절 사건에서 핵심은 신경숙이 아니라 출판자본과 그 밑에서 기생하는 기형적 문단 구조'다. 문학평론가의 매문은 표절보다 심각한 도덕적 해이'다. 그런 점에서 문학동네가 자사에 비판적인 5인의 문학평론가에게 결투를 신청한 점은 그들이 이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반증이 된다)는 자사 문인'을 홍보하느라 정작 중요한 작품은 놓쳤다. 홍보 부장으로 전락한 평론가의 영혼 없는 성찬이 만든 부작용은 아닐까 ? 신경숙을 잃었다고 문학의 위기를 걱정하지 말고, 김신용을 얻었으니 한국 문학은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모든 문학은 폐허에서 꽃을 피운다. 온실 속에서 자란 꽃(신경숙)은 시들게 마련이다. 문학의 위기'는 문학이 건강하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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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ter 2015-06-27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곰발님, 혹시 같은 시작시인선에서 나온 김신용 시인의 <버려진 사람들> 읽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전 김신용 작가를 작품을 저 시집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약간의 아쉬움이 좀 느껴졌었던 기억이 있어서... 혹시 <환상통>의 시들은 어떤지. (<달은 어디에 있나> 1권, 2권도 발품 팔아서 열심히 구해놨는데 정작 다른 책을 읽느라고 아직 책장에 그대로 두고 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16:05   좋아요 0 | URL
버려진 사람들은 안 읽어보았습니다. ㅠㅠ ( 사두었는데 이사 가거 어쩌고.. 해서 아직..)
김신용 작가는 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세련미를 구가하는 독자들이 보기에 김신용 시는 좀 덜 세련된 문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미문에 대한 의심을 좀 하는 편이라, 미문을 탐하는 작가( 김훈 빼고..) 를 보면 의심부터 하는 경향이 있어서요. 이 시집은 제가 무촉 좋아하는 시집입니다. 뭔가 현대 작가들에게는 없는 처열함이 있다고나 할까요 ?

달은 어디에 있나는 문학적 완성도 측면에서 뛰어나다기보다는 기록 문학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heter 2015-06-27 16:11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그럼 치열함과 기록 문학의 가치에 중점을 두는 게 중요할 것 같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16:16   좋아요 0 | URL
네. 저는 달으 어디에 있나를 문학적 기준으로 접근하면 실망하리라 생각됩니다. 이 소설은 김신용이기에 얻을 수 있는 디테일이 있습니다. 당시 서울역 앵벌이 풍경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은 기록문학으로 보고 그것에 점수를 준 경우입니다.

5DOKU 2015-06-27 16:38   좋아요 0 | URL
미문이라는 게 어떤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일 텐데 김신용은 그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흔히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서론과 후론이 길다고 하지요. 하지만 김신용의 글은 삶에서 건져 올린 `진실` 이라 현학과 화려함을 덧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적확함 그 자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16:53   좋아요 0 | URL
왜 사과문이 길어지면 변명이 되잖아요. ˝ 하지만 ˝ 이란 접속사가 배치되는 순간 그건 사과문이 아니라 변명거리이듯이, 확실히 꼬리가 길다는 것은 수상하다는 증거. 그런 점에서 김신용은 세련미는 없지만 적확성이라는 미학은 쟁취한 듯합니다.

heter 2015-06-27 18:42   좋아요 0 | URL
두 분 말씀 감사드립니다. 그 점 유념해두어야겠네요.

stella.K 2015-06-27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문학동네 이제와 그런 쇼를 펼친다는 게 섞연치 않았어요.
그럴 것 같으면 진작 일터지기 전에 하던가...?
하긴 일터지기 전에 하는 것도 우스운 꼴이긴 하겠죠.
이번 일 계기로 표절 문학 심의하는 기구를 만든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없던 직업도 다 만들고 누군지 모르겠지만 신경숙이 덕분에 밥벌어 먹여줘서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 말이 나름 위로가 되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16:02   좋아요 0 | URL
쉽게 말해서 북한이 핵 무기 있어야 하나 없어야 하나를 놓고 공개 토론할 테니 함경북도 만성리가 내일 오후 4시까지 오라는 일방통보와 비슷하죠. 남한이 이에 응할까요 ? ㅎㅎㅎㅎ. 문동이 당사자`라면 당연히 제3자가 사회를 보는 쪽으로 나가야죠. 그리고 자기들이 무작정 명단 정하고는 자기는 그냥 편집위원 중에서.. 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싸울려면 이름 다 까고 해야죠..

수다맨 2015-06-2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신용이 최소한 신경림(창비) 이성복(문지)과 나란히 견줄 만큼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그에 대한 연구와 분석이 없지는 않았으나 그다지 많은 관심 속에서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또, 그의 부랑아적 삶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정작 시편들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봅니다.
문인이나 문단과 교류하지 않고 언제나 은둔하고 침묵하기에, 이 시인도 참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후배 시인들에게 많은 존중을 받으면서도 그 존중이 유명세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아쉽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8 14:51   좋아요 0 | URL
동의합니다. 뭐, 문지로 시집을 내지 않으면 시인 취급도 안한다고 하는 마당에 문단과 어울리지 않고 어두컴컴한 변방에서 시를 쓰고 계시니 그 누가 알아주겠씁니까. 안타까운 일입니다.
 

 

 

 

프로야구와 페미니즘

 

                                    한 여자가 시구자로 등장한다. 평범한 외모‘다. 시구자의 공은 늘 그렇듯이 어색한 궤도로 포수 글러브에 들어간다. 그때 한 남자가 그녀 앞에 나타나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민다. 청혼‘이다. 소박하지만 따스한 포옹, 관중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한다. 그녀는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였다. 이별을 통보하자 앙심을 품은 옛 남자는 무섭게 변했다. 여자는 남자가 마구 휘두른 칼날에 찔려 거리에서 시름시름 죽어갔고, 그때 그녀를 도운 사람‘이 지금 야구장 그라운드에서 여자 앞에 무릎을 꿇은 남자였다. 구단이 병실에서 사경을 헤매다가 건강을 되찾은 팬을 위해 준비한 작은 이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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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여성 연예인의 홍보용 패션쇼'로 전락한 한국 프로야구 시구 문화와 비교하면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시구 문화에는 없지만 미국 메이저리그 시구 문화에는 있는 것, 그것은 바로 < 서사 > 다. 중요한 것은 몸매가 아니라 사연이 아닐까 ? 과연, 클라라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다.  kbo는 프로야구를 “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 ” 라고 선전하면서 정작 야구장에서 소비되는 것은 < 여성 몸의 상품화 > 다. 그 짓이 꽤 노골적이어서 불쾌하다. 감동은 없고 섹시만 남은 시구 문화,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  꼴사나운 레깅스 시구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다. 야구장 문화를 보면 곳곳에서 여성의 몸을 상품화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치어리더 문화가 대표적이다.

​

​율동과 떼창 따라 하기‘는 학원 문화에 속한다. 내가 어느 순간부터 야구장’에 가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응원 문화‘다. 다 큰 성인 남자에게 율동과 떼창을 강요하는 “ 몰/아/일/체 ”에 진저리가 난다. 남성 욕망을 자극하는 예쁜 치어리더가 무대 위에서 “ 날 따라 해봐요, 요렇게 ! 날 따라 해봐요, 저렇게 ” 라고 말하면 관중은 " 널 따라 해보마, 요렇게 ! 널 따라 해보마 저렇게 ! " 한다. 줏대가 없으니 지랄이 풍년이다. 야구는 무엇보다도 경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스포츠'다. 왜냐하면 수시로 관중석으로 날아드는 공과 방망이'가 위험한 무기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에 맞아 중태에 빠진 경우도 있으며 부러진 날카로운 방망이가 관중석으로 날아가 박힌 적도 있다. 날 따라 하다가 중태에 빠질 수도 있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응원 문화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여성 볼보이도 남성 관음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치어리더가 상품으로 내걸리고, 그라운드 안에서는 볼걸'이 짧은 치마를 입고 다닌다. 말장난을 치자면 “ 볼걸 ” 은 남성 관음증을 충족시키기 위한 “ 볼거리 ” 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왜 볼걸이 야구 유니폼 대신 미니스커트를 입고 그라운드에 출입하는지 궁금하다. 야구라는 스포츠’는, 축구나 농구와는 달리, 경기장 안에서 땀을 흘리며 뛰는 선수는 물론이고 감독까지 선수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양복 입은 야구 감독을 본 적 있나 ? 볼보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메이저리그는 심판에서 새 공을 주고, 배트를 수거하는 볼보이’도 팀의 일원으로 간주해서 유니폼을 입는다.

​

​벤치에서 떨어진, 어두컴컴한 구석에 의자 하나 놓아주는 (몸매 보고 뽑는) 한국 볼걸와는 달리, 미국 볼보이는 벤치 안에서 이것저것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가까이서 선수를 볼 수 있으니 볼보이는 무보수 열정 페이‘인 셈이다. 여성의 몸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이런 문화 속에서 자란 사람은 커서 장동민 같은 비뚤어진 여성관을 가진 남자로 성장한다. 요즘은 여성들이 사사건건 남성 권위에 도전한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아직 멀었다. 더 지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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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7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7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6-27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스’에서 치어리더 김연정이 나와서 했던 말인데 NC 다이노스는 치어리더에게 아이를 동반한 가족 팬들을 위해서 복장을 짧게 입지 않는 방침을 내린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NC 경기를 직관한 적이 없어서 김연정이 한 말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구단의 의도는 좋은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20:58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는 조용한 직관을 원합니다. 가끔 가다 보면 2,3시간 동안 고함을 듣고 있으면 머리가 아프고.... 다 일어나서 응원하니 어차피 볼려면 억지로 일어나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아주 질색입니다. 메쟈리그처럼 그냥 안자서 조용히 보는 걸 선호합니다.
 

 

 

 

 



산책길에 들개를 만나다



                                     내가 이사 온 동네 건너편은 방대한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 뉴타운 리빌딩 " 이란 근사한 작명 앞에 무릎 탁, 치고 아, 한다.  한국 사회는 요리사는 쉐프로 바뀌고 물병은 보틀'로 리빌딩되는 알파벳 사대주의'가 대세를 이루었다. 지랄이 풍년이다. 나랏말쌈이 듕국과 달라 스무 네 글자를 맹가놓으신 세종대왕이 보셨다면 무릎 탁, 치고 우, 했을 것이다. < 저개발의 철거 작업 > 을 뉴타운과 리빌딩'이라는 긍정적 단어로 치환하려는 도시 계획자의 잔머리에 경배를 ! 철거 지역은 광범위하다. 서너 마을이 동시에 철거되고 동시에 지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철거에 의해 쫓겨난, 집 없는 사람들은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전세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요, 전셋집이 나온다 한들 전세 가격과 매매가'가 별반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일 억짜리 집의 전세는 팔천만 원이다.

​

밤에 동네를 산책하다가 건너편 마을을 보면 공동묘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살,   지 않는다. 그 황무지가 된 동네 뒤편에 산'이 있다. 이사를 오고 나서부터 생긴 취미는 공동묘지로 변한 건너 마을을 살피는 일이다. 사람이 살지 않는 주택 안으로 들어선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 그래서 봉달 씨와 함께 한다. 김칫국에 쌀밥 먹여 키운 건장한 늑대의 후손. 똥을 쌌다 하면 든든한 고구마 6개는 생산해 내는 신축성 강한 라텍스 고무 항문과 쏴아아아아, 박연폭포처럼 쏟아내는 방광의 수압. 그리고 흥분하면 발기하는 십팔 센티미터 하드 바디'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봉달 씨는 적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줄 것이란 강한 믿음을 내게 주었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 타인의 집 > 을 살피기 시작했다. 버려진 화분에는 바람 속에서 떠돌다가 정착한 이름 모를 식물이 자랐고, 집에 버리고 간 살림살이가 널브러져 있었다.

​

봉달 씨는 열심히 냄새를 맡았다. 버려진 물건을 보는 것은 그닥 유쾌할 수 없는 노릇. 한때는 쓸모 있던 것이 이제는 쓸모없는 것이 되어 유기된 모습은 유쾌한 일이 아니니까. 그 물건들은 다시는 오지 않을 주인을 기다리며 고독하게 죽어가고 있었다. 동네 탐험이 끝나면 동네 뒷산을 올랐다. 산길 여행은 봉달 씨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다. 그는 땅바닥에 코를 묻고는 지나간 것들의 흔적을 감지했다.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다 내려오는 길목이었다. 컹 !  개 짖는 소리.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서 내려다보니 개 세 마리가 산기슭 아래에서 이쪽을 바라보며 짖고 있었다. 진돗개 2마리와 혈통을 알 수 없는 개 1마리로 이루어진 들개 무리'였다.  아차, 싶었다. 산을 내려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길을 통과해야 하는데 들개 세 마리가 길목을 장악한 것이다.

​

봉달 씨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내가 말했다. " 시바, 쫄지 마 ! 형아가 접수한다. "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나무 막대기와 씨알 굵은 돌맹이를 주웠다. 돌맹이를 줍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컹, 컹, 컹 !!! 기선 제압은 들개 쪽에서 먼저 시작했다. 기세를 빼앗기면 싸움은 뻔한 것. 나도 호기롭게 외쳤다. " 야, 시방새들아 !  길을 비켜라. 봉달 씨로 말할 것 같으면 날마다 쌀밥에 고기를 먹어서 힘이 장사일 뿐 아니라 날마다 고구마 6개를 생산해 내는 정력의 소유자이시다. 더군다나 방광은 어찌나 크신지 사막에 고립되면 방광에 고인 오줌으로 한 달은 버틸 수 있는 불알을 달고 계시니 오줌 찔끔찔끔 싸며 쓰레기통이나 뒤지는 너희들이 상대할 것이 못된다. 알것냐 ?  나 또한 별명이 도깨비풀인 만큼 물면 안 놓는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길을 비키시지.... "   컹 !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이 짧게 짖었다.

​

번역하면 " 조까라 ! " 다. 우여곡절 끝에 길목을 벗어나긴 했으나 오줌을 쌀 뻔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들개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 따라왔다. 뛰는 순간 들개들이 공격할 것이란 사실은 알고 있었기에 뛰지도 못하고 느릿느릿 걸으며 살필 수밖에 없었으니 등골이 오싹할 수밖에. 나는 봉달 씨에게 낮게 소리쳤다. " 만약의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목줄을 풀어줄 터이니..... 너는 일단..... 음, 그게.... 그러니까 일단 싸워라. 나는 뛰어가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할 테니까. " 불상사는 없었지만 불상사가 발생하게 된다면, 나란 놈은 줄행랑을 치고도 남을 것 같았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무서웠다. 동네를 벗어나 사람 사는 동네 초입에 진입하자 긴장했던 다리가 풀렸다. 집에 와서 곰곰 생각했다. 들개는 그 동네 사람들이 이사를 가면서 버리고 간 개'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렇게 해서 몇몇이 모여 여전히 주인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때는 쓸모 있던 녀석들이 어느 순간 쓸모없는 것이 되어 아무도 없는 동네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으나 무서움이 먼저 드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다음에는 배낭에 개 사료를 듬뿍 가져가야 할 것 같다.








덧대기


다시 생각하니 들개 무리가 아니란 생각도 든다. 들개라면 몰골이 더럽고 비쩍 말라야 하나 내가 목격한 들개들은 하나같이 때깔이 곱고 통통했다. 뭐야, 괜히 쫄았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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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15-06-2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 친구는 닭이 무서워서 치킨도 못 먹었는걸요. 버스 광고판에 닭 사진 나오면 무섭다고 고개 돌리더라구요. 네, 맞아요. 얼굴 하얗고 가녀리고 청순한 여자애 ㅋㅋ 그애 옆에 있으면 치킨도 먹고 닭 사진 봐도 아무렇지 않은 내가 좀 한심하달까, 여자도 아닌 것같이 느껴지곤 했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6 14:16   좋아요 0 | URL
이론이론... 그분 요즘은 공황장애 겪으시겠어요. 닭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 불호령을 내리는 이 시대이니 말입니다. 새 무서워하는 사람은 본 적 있씁니다. ㅎㅎㅎㅎ 특정 공포증이라고 하나요...

cyrus 2015-06-2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들개는 배고픔을 참지 못해서 자신보다 작은 개를 잡아먹기도 하더군요. <동물농장>에서 이 들개에 관한 사연을 본 적이 있는데 들개가 불쌍했어요. 그 문제의 들개가 철장에 잡히고 난 뒤에 눈빛을 봤는데 배고픔에 지쳐 있더라고요. 그래도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서 무시무시한 야생 본능이 튀어나오면 인간도 들개의 위협에 무사하지 못할 겁니다. 곰발님도 몸 조심하셨으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6 14:38   좋아요 0 | URL
들개에 대한 다큐를 본 적 있습니다. 들개`가 무리화되면 사냥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상하게도 자연생태계와는 다른 본성을 보인답니다. 먹이를 위해서 사냥을 하는 게 아니라 재미로 살인을 한다고 말이죠. 왜 사자 같은 경우는 배 부르면 살인을 하지는 않잔하요... 그런데 들개는 재미삼아 살인을 저지른다고 해서 경악했던 적이 있는데 그 개들이 어인 일로 그 동네에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진짜... 리얼 무서웠습니다. 아, 어슥어슥한 산에서 진돗개만한 놈 3놈이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똥 싸는 줄 알았습니다.

돌궐 2015-06-26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무서우셨겠습니다. 저도 예전에 시골 마을 뒷산에 있는 사대부 무덤 조사 나갔다가 대형견 개떼를 만난 적이 있었어요. 정말 식겁하더라구요. 조사고 뭐고 살길부터 모색해야 되나 걱정하면서 벌벌 떨며 태연한 척 가고 있는데, 다행히 그놈들을 기르던 주인이 나타나서 수습해 가더군요. 아니 그 큰 개들을 왜 풀어놓고 키우는지 원... ㅎㅎㅎ 진짜 곰곰 님 무서웠던 거 공감합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지요. 다음부턴 뒷주머니에 쌍절곤이라도 꽂고 다녀야겠어요.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6 17:58   좋아요 0 | URL
아시는군요. 정말 산속에서 호랑이 만났을 때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놈들이 그냥 크게 컹컹 짖으면 덜 무섭겠는데 말 없이 어슬렁어슬렁 나를 따라오는데 죽겠더군요. 으르렁거리면서 말입니다. 개 세 마리가 모이면 이렇게 무서운 지 처음 알았습니다.

samadhi(眞我) 2015-06-2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전 또 소설인가보다 생각했는데 ㅋㅋ 실화였어요? 곰발님은 이렇게 폐허(?) 같은 걸 표현하는데 능숙하단 말이야 그러고 있었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16:08   좋아요 0 | URL
제 글은 항상 8할은 진실이고 나머지는 msg입니다. 깨를 좀 뿌려야 재미있잖아요. ㅎㅎㅎㅎㅎ 제가 개들 보며 이래라저래라 소리쳤겠습니까... 들개에게 봉달 씨 이력을 소개하는 것은 허구입니디ㅏ.

야구 잘보셔셔셔ㅕ요..


진짜 누누이 강조하지만 산에서 들개 무리 세 마리 마주친다는 것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일임...
 

 



 

 

 

 

 


 

신경숙은  브루스 윌리

스를 무시하면 안 된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280102   ㅣ  식스센스, 그 어디에도 없는 남자


                                     죽어서 구천을 떠도는 귀신'은 사연이 많은 혼령이다. 억울한 일이 있기에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것이다. 귀신이 대부분 여성인 것은 가부장 사회'에서의 여성 잔혹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귀신은 아무나 붙잡고 하소연하고 싶다. 내 말을 들어달라고, 내 억울한 사연을 들어 달라고, 억울해서 이대로는 못 떠나겠다고 말이다. 만약에 당신 앞에 귀신이 나타났을 때 (무서워서) 눈을 감으면 죽을 것이고, (무섭지만) 귀를 열면 살 것이다. 내 말 무시하지 마시라. 정부의 메르스 대처법보다는 실용적이니까. " 낙타를 만지지 마세요. " 귀신의 출몰에 의해 죽은 수많은 사또는 대부분 남성연대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 혹은 일베 유저이거나 ! 

​

​반면 귀신이 전하는 사연에 귀를 기울인 사또는 페미니스트'일 가능성이 높다. 혹은 페미니스트를 지지하거나 !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죽은 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유령은 억압된 자'다. 프로이트는 신경증을 분석하면서 억압된 것의 회귀(return of the repressed)라는 멋진 표현을 썼다.  신경증은 << 억압 >> 의 결과'이다. " 억압된 것 " 은 사라지지 않고 무의식 내부에 축적된다. 이런 과정은 의식 밖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시간이 흐른 후에 억압에 따른 증후가 발생하게 된다. 프로이트는 이것을 두고 " 억압된 것의 회귀 " 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그렇다면 귀신이 출몰하는 현상이야말로 억압된 것의 회귀'라고 할 수 있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프로이트'는 뛰어난 글쟁이'다.

​

좋은 문체 수집가인, 필경사 신경숙 달인이 프로이트 문장을 표절하지 않은 것은 진짜 보석을 보는 안목이 부족한 탓이다. 그녀가 소설 나부랭이 따위를 필사하지 않고 프로이트 문체를 흉내 냈다면 지금과 같은 추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곰곰 생각하면 며칠 동안 한국 사회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했던 추문도 억압된 것의 회귀'로 볼 수 있다. 다들 아시다시피 신경숙 표절 의혹 제기'는 이미 15년 전에 벌어진 논란이었다. 신경숙은 이 의혹에 대해 신경질적으로 대응했고, 문학 권력은 보고도 못 본 척 생깠다. " 피식, 네까짓 게 째려보면 나보고 어쩌라고 ! " 언론도 동참했다. 말 그대로 문학 동네에서 주차 문제로 벌어진 사소한 말다툼 따위로 치부했다. 여기에는 각자의 잇속이 자리잡고 있었다.

​

주변인은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에게 " 가만히 있으라 ! " 고 협박하고는 했다. 여기저기서 조리돌림이 시작되었고, 의혹'은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이 왜소한 죽음에 대해 귀를 기울인 문학 동네 사람들은 없었다. 의혹은 마지막 숨을 내쉬면서 속삭였다. " I'll be back ! "  그 후......  15년이 지난 2015년. 죽은 줄 알았던, 그래서 영원한 침묵이 계속되리라는 의혹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의혹이 귀신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그 옛날, 우리가 알던 힘 없는 의혹이 아니었다. 의혹은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가 되어서 신경숙 앞에 나타나 맞짱을 뜬 것이다. 우아한 하이킥과 힘 있는 무쇠 다리, 화려한 암바 기술과 헤드롹. 무엇보다도 째려보기 신공은 압권이었다. 아, 저 눈은 그 옛날 메두사......    

​

그런 점에서 이응준은 귀신과 살아 있는 권력을 이어주는 무당인 셈이다. 그는,  죄 없다. 몸을 잠시 귀신에게 빌려주었을 뿐. 만약에 15년 전에 의혹이 제기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 문단은 신경숙을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대형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문학에 " 한류 " 라는 딱지를 붙이며 특허 등록을 마쳤지만 결과는 참담한 결실로 돌아왔다. 신경숙 사태는 된 놈만 밀어준다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편애'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설령, 신경숙이 승승장구하여 노벨문학상을 탄다고 해서 수족관 속 개불처럼 쪼그라든 한국 문학이 부활할 가능성은 제로'다. 서효인 시인이 지적한 것처럼  " 최고의 작가를 만들어 한국 문학의 대표적 상징을 만드는 것보다는 1만 명의 독자를 가진 50명'의 작가가 있는 사회가 훨씬 건강하다 "  

​

대만의 영화 산업'을 보면 답은 보인다. 대만은 허우 샤오시엔, 에드워드 양, 차이 밍량 같은 대표적 상징(아시아 영화를 떠나서 세계 영화계 사람들이 이들에게 보내는 존경을 보라) 을 만들었지만, 대만 영화는 철저하게 몰락했다. 대만 사람은 대만 영화를 보지 않았고, 차이 밍량은 세계 영화제를 떠돌며 자신이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 대한 슬픔을 말한 적 있다. 차이 밍량 영화는 대만에서 상영되지 않는다. 서효인 시인 말대로 1만 명의 독자를 가진 50명의 작가'가 절실한 이유이다. 한국 문학이 한국인에게 외면하는 데에는 끼리끼리 놀고 있는 집단에 대한 혐오가 작용했다. 젊은 작가는 문학 평론가를 위해 글을 쓰고, 문학평론가는 출판 자본을 위해 글을 쓴다. 그리고 출판 자본 권력은 그들을 위해 문예지와 문학상이라는 일자리를 마련한다.

​

그 어디에도 독자는 없다. << 공포의 변증법 >> 이라는 탁월한 평론집을 쓴 프랑코 모레티는 문학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문학 평론가가 아니라 독자라고 말했다. 이 단순한 사실을 문학 동네 사람만 모른다. 의혹은 15년 전 약속을 지켰다. 억압받는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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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내가 나에 대한 비판의 글을 많이 읽지 않았고 못 읽어요. (비판이) 아주 많아요. 어떻게 읽겠어요. 그걸 읽고 감당할 자신이 없고, 기분만 나빠지고, 어떤 글은 뼛속까지 속이 상하는데요."

24일 문단에 따르면 소설가 신경숙의 이 같은 해명과 달리 그가 비판과 비판적인 비평에 상당히 예민하고 억압적으로 반응해왔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평론가 권성우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000년 무렵 선배 평론가와 모 석간지의 대담 서평을 했던 경험을 떠올렸다.

 

"신경숙의 '바이올렛'의 미덕과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는데 나중에 대담서평을 담당하던 문화부 기자로부터 신경숙이 신문 문화부장을 통해 항의를 했다고 들었다. (중략) 글을 통해 반론을 펼치면 되지, 문화부장이라는 문화권력을 통해 항의를 한다는게 그때나 지금이나 이해가 안된다." 

그에 따르면 한 문인은 '현대문학' 내 기고의 장인 '죽비소리'에 신 씨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를 익명으로 비판한 뒤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신 씨가 편집위원을 비롯한 출판사 고위층에 "왜 이런 비판이 실리느냐, 실제 필자가 누구냐"고 항의했다는 것.

권 씨는 문학과지성사가 발간하는 '문학과사회'의 경우 신씨가 직접 사장인 원로 비평가에게 자신에 대한 비판글이 게재된 것을 항의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며, "대담비평은 직접 겪었고, 다른 내용은 전언이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사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딴방'은 정말 감동적이며 뛰어난 소설이며 그의 모든 작품을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며 그러나 "그 무렵부터 신경숙에 대한 기대를 조용히 거두었다. 어떤 고리타분한 도덕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글쓰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윤리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명원 경희대 교수는 23일 한국작가회의-문화연대 주최 토론회에서 신 씨가 자신을 비판한 박철화 평론가에 대한 반박의 내용을 비판하면서 "표절에 대한 작가적 윤리나 책임 문제에 대해 자의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로 문제 제기자를 고압적으로 타매하는 양상만 눈에 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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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phor 2015-06-2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당하십니다.
회초리가 필요합니다.
자신을 향해 내리치는 자신에 깃들어 있는 귀신의 회초리가 ......
아니면 독자들이 나서서 도리깨질을 해야 눈을 뜰것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05:57   좋아요 0 | URL
우국 표절 문장 보면 그닥 훔치고 싶은 문장도 아니던데
한 작가가 그 이미지를 자신의 언어로 만들 수 있는
능력조차 없는 걸까요 ?
아니면 시간이 없어서 급히 맘무리했을까요..

stella.K 2015-06-24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은 한동안 자숙하겠다고 그러고
창비는 신간을 출고를 하지 않겠다고 그러고
그러면 사건이 일단락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다고 하는데 그러기엔 너무 솜방망이 아닌가요?
그렇다고 교도소에 보내는 것도 그렇고. 애매해요.
이래서 작가는 명예직인가 봅니다.

프랑코 모레티가 아주 쓸모있는 말을 했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05:56   좋아요 0 | URL
모레티 워딩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납니다만... 뭐, 저런 비스무리한 말이었습니다.
신경숙 그냥 문학 인생 끝난 거죠.

권력의 단맛을 너무 좋아하셨어요...

samadhi(眞我) 2015-06-24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곪을대로 곪아서 터지면 새살이 돋게 마련이니, 이번 일을 기회로 피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네요. 고질적인 출판업계의 병폐, 무반성에는 기대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작가든 평론가든-이 자각하면 더 좋을테구요. 어느 곳에나 자본에 종속된 가엾은 우리네 중생들이네요. 영혼이나 양심 같은 것을 가볍게 팔아넘기는 애처로운 일상.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05:59   좋아요 0 | URL
헌 부대 꿰매서 담지 말고..
그냥 헌 부대 버리고 새 부대에 새것을 담았ㅇ면 합니다.
버려야죠. 고치면 안 됩니다. 새것 사는 게 낫습니다.

개인적으로 뭐 바뀌겠습니까 ? 이 시스템 그대로 가리라 생각됩니다.
문예지를 끼고 도는 권력 삼각형(문학평론가가 출판사 직원이 되는... 연예기획사 소속으로 뛰는.. )
이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2015-06-25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5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5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25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5-06-25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이 자신에 대한 평을 나쁘게 썼다고 해서 신문사 부장이나, 문예지 편집위원들한테 가서 거세게 항의했다는 것은 (곰곰발님께서 인용하신 기사가 나오기 전에) 저도 오래전에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심지어 어떤 분(김정란이었던 듯한데)은 인쇄 직전까지 갔다가 평론집 출판이 이유도 없이 취소되었다는 `카더라`도 들었던 적이 있구요... 여러 모로 씁쓸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13:57   좋아요 0 | URL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권력의 쭈쭈바를 너무 많이 드신 것 아닌가 하는.....
확실히 사자가 없으면 늑대가 왕이 되고, 늑대가 없으면 토끼가 왕이 된다는 진실은 사실인가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5 14:04   좋아요 0 | URL
작가에서 소설에 대한 비평은 당연한 것이고 운명인데 칭찬만 받고 쓴 비판은 어떻게 해서든 문제 제기를 하는 자세에 경악했습니다. 대부분 작가는 그런 상황에 처하면 직접 반론글을 제기하고는 하는데... 놀랍군요. 장정일이 존경스럽네요. 적어도 그는 스스로 반론을 제기했으니 말입니다. 비겁하고 데스크 윗대가리 찾지 않고 말이죠...

5DOKU 2015-06-27 0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고의 작가를 만들어 한국 문학의 대표적 상징을 만드는 것보다는 1만 명의 독자를 가진 50명`의 작가가 있는 사회가 훨씬 건강하다˝

구구절절 공감합니다...ㅠ_ㅠ

곰곰생각하는발 2015-06-27 08:03   좋아요 0 | URL
마찬가지로 삼성을 한국 기업의 대표적 상징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500개의 우량 중소 기업을 가진 구조가 더 튼튼한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