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중 다행이다.

 

1.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내 인생 후회 목록 > 을 만들어 보았다. 내가 만약 과거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면 제일 먼저 개 이름부터 다시 짓겠다.  지금까지 우리 가족과 함께 살다간 개의 이름은 밍키, 똘똘이, , 펄럭이, 쩍쩍이처럼 지극히 평범한 이름이 대부분이었다. 바로 이놈들 이름 때문에 지금의 내가 이 모양 이 꼴로 솔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장고의 귀납적 계산 끝에 얻은 결론은 지금의 내 인생이 그지깽깽이가 된 첫 번째 원인이 바로 내가 키운 평범한 개 이름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공식으로 표현하면 ( X-Y )2 = X2 + Y+ LOG 2이므로, ( 5- 2 )2 = DOG 2 . 옛 어르신 말씀 하나 버릴 것 없다. 이름이 인생을 좌우한다.

내가 키운 하얀 마르치스종인 개 이름은 <밍키> 였다. 그 시절엔 밍키라는 이름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개나 소나 닭이나 다 밍키였다. 암컷도 밍키고, 수컷도 밍키였다. 한밤중에 술에 취해서 동네 골목에서 고래 시늉을 내며 밍키 !!! “ 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밍키라는 이름을 가진 수많은 개들이 온동네 떠내려가듯 짖고는 했다. 자기 이름도 아닌데 대꾸할 개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 그래, 그땐 너무 흔한 이름이었지. 이현정이라는 이름만큼이나 말이다. 만약에 내가 <밍키> 라는 이름 대신  <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라는 다소 긴 이름으로 불렀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상황은 어떤가 ? 내가 개를 끌고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데 아리따운 아가씨가 개에게 관심을 보인다.

- 어머, 개 너무 귀여워요 ! 이리 온, 우쭈쭈, 우쭈쭈. 이름이 뭐예요 ?

-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 ( 얼굴이붉어지며 ) 네에 ?!

- ..........

- 어머.....

- 이 개의 이름이 <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입니다.

  그런데 정말, 당신의 연락처를 알고 싶네요.

- 어머 !호호호호호호호. 개구지시다. ... 유머 감각 있는 사람 좋아해요.

- 네에, 저는 우리집개~ 구리입니다. 펄쩍, 펄쩍, 펄쩍 !

- 호호호

- 하하하

- 우리 결혼해요 !

- 그럽시다 !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부부의 연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일 아닌가 ? 나는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단 한 번도 일명 대시라는 행동을 해 본 적이 없다. 나란 인간은 여자가 대시할 때까지 기다리는 한심한 녀석이었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어도 혼자 끙끙 앓을 뿐이었다. , 한심해 !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라는 마르치스와< 아름다우세요 > 라는 이름의 푸들을 데리고 날마다 공원을 산책하겠다.

- 어머, 개들 너무 귀여워요 ! 이리 온. 우쭈쭈, 우쭈쭈. 이 개 이름이 뭔가요 ?

- 아름다우세요 ?

- ( 얼굴이 붉어지며 ) 어머머! 고마워요. 저 개 이름은 뭔가요 ?

-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 어머, 정말 왜 그러세요? 호호호. 저한테 지금 대시하시는건가요 ?

- 하하하. 이 마르치스의 이름이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이고,

저 푸들의 이름이 아름다우세요 입니다. 하하하. 그런데 정말 미인이세요. 농담 아닙니다. 

백 명 중 한두 명은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까 ?  실제로 연락처를 남기는 사람도 있었으리라. 나는 내 인생이 개 이름 때문에 망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아니, 상상도 못했다. Log2의 값이 dog라니 !하긴 누군들 알까 ? 자신의 인생을 좌지우지한 요소 중 하나가 개 이름이었다는 사실을. 아마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이 지구 상에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 곰곰생각하는발은 당신에게 진지하게 말한다. 지금 당신의 인생이 더럽게 꼬였다면 당신이 기른 개 이름을 떠올려보면 답이 나온다고. 곰곰발, 농담도 잘 하셔, 라고 ? 천만에 ! 난 농담이 아니라 진담을 말하고 있는 중이다.

애인 없는 솔로 인생 중에서 개 이름을 <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 라고 짓거나 < 아름다우세요 > 라고 지은 사람이 있다면 손을 들어보길 바란다. 내 예측이 맞다면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 내 예측은 빗나간 적이 없으니깐. 그래서 당신 인생이 그 모양 그 꼴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면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 따위는 개나 주고, 자신이 키우는 애완견 이름부터 다시 지어라. 좋은 아내를 얻는 것은 건강을 얻는 것만큼 값진 행운이니깐.

 

2. 다행

도깨비 방망이로 아이 하나를 뚝딱 만들 수 있다면, 나는 아이의 성별에 관계 없이 < 다행 > 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김다행, 이다행, 박다행, 홍다행, 최다행, 권다행, 한다행 등등. 사람들은 꼬마 다행이를 보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다행이다 !“  슬픔에 울고 있는 사람도 다행이를 만나면 다행이다. “ 라고 낮게 속삭일 것이고, 산길을 잃은 사람이 우연히 다행이를 만나도 다행이다. “ 라고 말할 것이 아닌가 ?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이 있을까 ?

나는 다행이의 영문 이름을<  DAHANG >이라는 표기하기보다는 < GOOD LUCK > 으로 표기하겠다.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이름이 아닐까 ? 나는 다행이를 꼭 껴안으며 이렇게 말하겠다. “ 아빠는 다행이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 줄 몰라. 고맙다, 다행아 !“ 영리한 다행이는 싱글파파인 나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빠 !“

- ?

- 내가 다행이면 먼저 하늘나라 간 엄마 이름은 불행이야 ?

- (울컥) ?

- 불행 중 다행이잖아. 엄마 이름이 불행이니깐, 불행 중 다행이를 낳은 것 아니야 ?

- 그래 이눔아 ! 엄마, 아빠는 모두 불행이다. 그래도 좋다. 불행 중 다행이를 낳았으니깐. 흑흑.

- 아빠, 울어 ?

- 아니.

- 지금 흑흑 소리 내며 울었잖아.

- 아니야, 다행아 ! 내가 운게 아니라 흙이 흑흑 운거야.

- 아하, 그렇구나.흙은 흑흑 우는구나. 시부럴, 어른이 좋은 거 가르치시네. 큭큭, 농담이야 아빠 !

- 허허허. 어린 놈이 말하는 싸가지가 가관이구나. 사랑해, 다행아 !

- 크크크. 나도 아빠 졸라 존경해요 !

 

이 세상 모든 부모의 이름은 불행이고, 아이의 이름은 다행이다. 불행은 다행을 낳는다. 불행 중 다행이다. 아이란... 참 고마운 존재다. 불행을 불행하지 않게 만드는 유일한 존재는 다행이다. 불행 중 다행이니깐.  사랑하는 사람도 다행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내가 당신을 만난 것 또한 불행 중 다행이니깐. 그래서 난 늘 당신에게 고맙다. 다행은 불행을 위로하는 친구와 같은 존재이다. 오늘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한 티븨 동물농장 속 송아지 이름이 < 다행 > 이었다. 한겨울 어미에게 버림받은 송아지였는데 한파로 얼어죽기 직전 발견되어서 이름을 < 다행 > 이라고 지었단다. 갑자기 다행이라는 이름이 참 아름다운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라는 이름,  ... 좋다~ 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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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3-09-0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힌트 잘 얻어갑니다. 산책나갈 강아지부터 마련해야하나 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23:14   좋아요 0 | URL
개 이름을 이렇게 지으세요.

" 당신이 마음에 들지만 여자 체면에 차마 연락처를 물을 수는 없네요. "

만약에 원빈처럼 생긴 남자가 다가와서 포 님 강아지 이름을 묻습니다.

" 이리 온.. 우쭈쭈, 우쭈쭈... 귀엽네요. 이 강아지 이름이 뭔가요 ? "

" 당신이 마음에 들지만 여자 체면에 차마 연락처를 물을 수는 없네요. "

" 네 ?! "

" 이 강아지 이름이 당신이 마음에....... 입니다. "


히히 2013-09-06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든 단어는 자생력이 있습니다.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아들의 이름이 [행운]이었다면
아빠는 새장가를 들었을 겁니다.
돈 많고 성격좋고 예쁜 아가씨와.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01:14   좋아요 0 | URL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군요..ㅎㅎㅎㅎㅎ
자세히 좀 말씀해 보세요...
아들 이름이 행운이면 왜 아빠가 새장가를 ?! ㅎㅎㅎㅎ

엄동 2013-09-06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 블로그에 열심히 드나들던 "엄동" 입니다. ㅋㅋㅋ

오랜만에 (아니 처음이네요. 요긴)

페루애님 (아니, 곰곰생각하는발" 님의) 글을 봅니다

캬. 역시 엄지를 추켜세워드릴만큼 재미집니다

하하하하하 :D


그나저나 우리집 개는 예삐 인데.

제가 솔로인 이유가 참 명백하지 말입니다 -0-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6 12:5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설한 님 오셨군요. 엄동설한...

그럴 줄 알았습니다. 예삐'라니...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솔로인 겁니다. 어서 빨리 바꾸세요....

엄동 2013-09-06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강아지이지만, 예뻐서 예삐라고 그만. ㅎㅎ


무튼 반갑네요 곰곰님

원래부터 읽는 책 범위가 그닥 넓지 않고

좋아하는 소설가 책 몇권 끄적이는게 다이지만,


리뷰 포함 님글들은 ㅋㅋㅋㅋ

몇편 프린트 해서 심심할때마다 읽을랍니다


님 좀 짱인듯 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8 12:09   좋아요 0 | URL
아이고 설한 님..
과찬이십니다. 프린트 하시면 편당 100원 사용료 내십시요..

레베랑스 2013-09-08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이 글 왜 이렇게 잼있어요~
참고로 제가 아가씨 적에 키운 개는 해피였어요.
사연이 길지만 사실 전 이 해피 때문에 지금의 남편과 살고 있답니다^^
쩍쩍이는 잘 있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8 12:08   좋아요 0 | URL
재밌으며 500원!
 

舌,

 

 

 

 

 

 

 

 

포르노와 구조주의.  

 

 

 

- 어느 도서관 사서'의 고백

 

 

" ㅏ,ㅑ,ㅓ,ㅕ " 등의 모음을 홀소리라고 한다. 홀소리는 다시 밝은 홀소리/양성 모음'와 어두운 홀소리/ 음성 모음' 으로 나누는데 ㅏ,ㅑ,ㅗ,ㅛ 같은 모음이 밝은 홀소리이고, ㅓ,ㅕ,ㅜ,ㅠ 같은 모음이 어두운 홀소리다. 밝은 홀소리는 주로 명랑한 느낌을 주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어두운 홀소리는 그 반대다. 예를 들어 " 아장아장 " 은 귀여운 느낌을 주지만 " 어정어정 " 은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준다. 삶'이라는 단어가 밝은 홀소리'로 구성되어 있고, 죽음'이라는 단어가 어두운 홀소리'로 구성된 것 또한 같은 이치이다. 이러한 문법적 통일성'은 매우 견고하다. 아름답다'와 어둡다'를 비교해 보라. " 어름답다와 아둡다 " 라는 자음과 모음의 구성을 상상할 수 있을까 ?

 

발성학적 측면에서 가장 원초적인 발음은 " ㅏ "  모음이다. 그리고 가장 원초적인 자음은 " 이응 " 이다. 이 결론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을 듯하지만 전세계를 막론하고  섹스할 때 내는 여성의 신음 소리'가 이응' 소리로 시작되는 점으로 보아 커다란 이견은 없을 듯하다. 내가 총 258편의 세계 만국 포르노 여배우가 내는 신음 소리를 듣고 내린 결론 : 한국 여자는 아'라고 하고, 서양 여자는 오'라고 답한다. 일본은 으'라고 한다.  반면 중국은 아'도 아니고, 오'도 아니고, 으'도 아니다. 속을 알 수 없는 민족이다.  출처는 없다. 개인적인 판단이다. 가장 원초적인 자음과 모임'이 만나면 " 아 " 가 된다.

 

우리 모두는 포르노'를 본다.  당신의 젖가슴이 터지거나  페니스가 딱딱해졌다면 포르노'는 미션 파서블' 한 거고, 그 반대'이면  당신의 신체가 미션 임파서블'한 것이니 반드시 비뇨기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신체의  팽창과 경직성'에  죄의식'을 느낄 필요도 전혀 없다.  인간이란  호모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이기 때문이다.  아마. 여기서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 문장' 다음에 나올 문장'이 무엇인지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렇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놀이'는 섹스'다. 세계 여성들이   힘을 합쳐서 한 달 간만 섹스 파업'에 동참하면 남자들은 정낭'에 정액이 고여서 죽게 되어 있다. 막히면 터진다. 펑, 펑, 펑 !

 

세계 남성들은 길을 가다가 정낭경화'로 터져 죽을 것이다. 펑, 펑펑펑, 펑 ! 여성의 금욕은 밝은 미래'를 보장할 것이다. 견디면 희망이 보인다. 꽃은 기계보다 우월한 법이다. 딱딱한 페니스는 절대 부드러운 젖가슴을 이길 수 없다. 이름'은 X ,  포르노 오따꾸'이다.  시립 도서관 사서'이다.  낮에는 도서관에서 서지 분류법에 의해 책을 분류하고 정리한다. 그리고 밤에는 집으로 돌아와  같은 방식으로 포르노를 분류하고 정리한다. 지금 내 방 책장'에는 서지분류법으로 분류 가능한 세상의 모든 책'들은 버리고,  그 빈 자리'를 포르노 테입으로 가득 채웠다.  밤낮없이 나는 분류하고,  정리'한다. 그게 내 운명이다. 

 

우선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하여 그냥 X 맨'으로  불러달라.  만약 당신이 박달나무'로 만든 지휘봉'을 들고 훈육주임'처럼 나를 훈계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성경의 한 구절'을 소개하리라.  여기 죄 없는 자 !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돌을 던지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살아 있는 부처다.   숭배하라.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포르노'였다. 그 음란한 빤따스띡 속에서 나는 오 예스'와 기무치'와 아이 좋아'를 배웠다.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단어들이 생성되고 소멸되나 지구가 멸망하는 그 순간까지도 살아남을 마지막 단어'와 생명체는 < 아 ! > 이거나 < 오 ! > 그리고 바퀴벌레'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제일 먼저 사라져 버릴 단어'는 우리가 그토록 숭배해오던  뤼이비똥과 샤넬과 나이키'가 될 것이다.   결국 세상의 모든 커뮤니티티'는 오 예스'로 통할 것이고,  종국엔 아'라는 신음 소리'만이  남겨질 것이다. 지구는 정확히 이천 십구 년 팔 월 십삼 일 자정'에 멸망할 것이고, 나는 정확히 이천 십구 년 팔 월 십이 일까지  포르노'를 볼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 이외'에는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천국의 문'은 나 같은 자'에게 열리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천국의 문은 나를 경멸하던 여자의 무릎과 무릎 사이'를 닮았다.

 

포르노'는 뤼미에르 형제의 < 열차의 도착' > 이후 꾸준히 제작되었고, 그 이전에는 사진'을 통해서 유통되었다. 낱장으로 판매되어서 그렇지  이들 사진'들을 모아서 판매했다면 지금의 플레이보이'나 허슬러 정도 되겠다.  이런 음란 빤따스띡'이 삐급 어덜트/B' 만의 취향이었느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알려진 루이스 캐롤'은 이 소설의 실제 모델인 소녀의 올 누드 사진'을 상당수 남겼다.  그는 유아성욕자'였다(는 소문이 있다. ) 롤리타 성향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이 사실'은 속설이 아니라 정설' 로 남아있다.

 

 

포르노에서 기승전결'을 찾으려하는 것'은 한양에서 김서방 찾는 꼴'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포르노'는 시작하자마자 클라이막스'요, 사정하자마자  종결'이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포르노'도 나름의 법칙을 가지고 기승전결'에  따른다. 우선 여배우의 신음소리'에 주목하라. 처음 시작은 오 예스'로 시작한다. 이 부분이 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는 오'를 탈락시키고/ ㅇ 탈락 법칙  예스'를 외친다. 이 부분이 승의 도입부' 이다.  아... 나 지금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뜻.  이 흥분'은  점점 예스'라는 단어'를 반복 나열하게 만든다. 이 반복'은 상대 배우'에게 격려와 함께 독촉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빠 달려.  좀더 달려.  좀더 !  빠라빠라빠라빰 .  몸이라는 감각의 제국'은 상당히 뜨거워지리라.  이제 절정'에 다다르면 배우는  오' 라는 가장 원시적인 태초의 언어'로 돌아와 클라이막스에 오른다. 그리고 마지막'에 찾아오는 것은 긴 침묵이다. 묵음'이다.  그리고 지구 또한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마지막 남은 신음 소리 오'와 함께 ! 최초의 언어 오'가 최후의 언어'로 사라질 때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도 사라질 것이다.인간이 사라진 지구'는 바람이 실어다 준 꽃씨'로 발아할 것이고, 그 균열 속'에서 숲'을 이룰 것이다. 라마가 돌아올 것이고, 낙타는 물을 찾아 도시 라스베가스'를 향해 떠날 것이다. 그리고 새들'은 서로의 이성'을 향해 유혹할 것이다. 기모찌, 야메떼 구다사이 ! ' 가 아닌, 아이 좋아, 죽어도 좋아'가 아닌. 지지배배. 지지배배.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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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3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르노가 '뤼미에르' 이후 꾸준히 제작되었다니 음지의 유구한 역사로군요.ㅎㅎ

+ 화자가 왠지 눈에 뜨여요. 뭔가 패배주의 + 동시에 낮게 읊조리는 것이 마치 <지하생활자의 수기>화자 같은 느낌... / 근데 제목의 '구조주의'를 본문에서 찾을 수가 없네요. 그냥 포르노가 '기승전결'이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2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이거 쓰다보니 소쉬르의 언어학과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짬뽕한 것처럼 느껴져서 그냥 구주주의라고 했습니다. 엉뚱하지만 말입니다...ㅎㅎㅎㅎㅎ

히히 2013-09-04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
지지배배 지지배배.
아기,사랑,상상,돈,반가워,밥,향기,감사...
어른,눈물,추측,부채,버거워,죽,형기,검사...
아버지 보다 어머니가 축축하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25   좋아요 0 | URL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거 암호입니까 ? 음...
어머니는 축축하고 아버지는 딱딱한 존재죠. 제가 즐겨 쓰는 용어입니다.
그나저나 이번 이석기 사건에서 처음 알았는데
내가 즐겨 쓰는 < 입말 > 이라는 말이 북한어'라네요 ?
전 구어'를 우리말로 풀어야겠다, 생각해서 풀어쓴 게 입말이었는데...
국정원에서 저를 내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히히 2013-09-04 09:0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순식간에 끝나는 <입말> 보다는 입말이 다듬어진 결과로 <글말>이 오고가는 우리를
국정원에서는 남사하십시오.

비로그인 2013-09-04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립> : 뽀르노그라피야말로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네오리얼리즘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영상 장르죠. 카메라의 대상에 "그 어떤 상상력도 없기에 위대한(...)" 영화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27   좋아요 0 | URL
포르노는 이미 오랜 전부터 작동한 장르입니다. 1940년대 포르노를 본 적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때나 지금이나 다 비슷해요. 깜짝 놀랐음....
 
물과 돌의 기억들
현고진 지음 / 포럼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물과 돌의 기억.

 

나는 무척 째째한 놈이다. 모 시나리오 작가'가 완성되지 않은 초고의 모니터링'을 부탁했다. 감독과 의견을 교류하며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제작될 공산이 큰 작업'이다. 누군가는 이런 소릴 할지도 모른다. " 아니, 시나리오란 당연히 영화 제작을 목표로 하는 작업 아니오 ? " 하지만 영화판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렇지 않다. 쓰여진 시나리오의 팔 할'은 영화화'가 될 가능성이 없으며 그나마 일 할'은 관심만 가지다가 사장된다. 오직 일 할'만이 영화 제작자에게 관심을 받는다. 감독과 시나리오 수정 방안을 논의하며 전개한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이다. 순간 나는 째째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남이 잘 되는 꼴은 못 보는 성격이다.

 

" 공짜 모니터링은 없소 ! 술을 얻어먹어야겠소 ! " 그러자 답이 왔다. 모니터링을 하면 술을 사주겠다는 것이다. 상대가 그렇게 나오니 딱히 반론을 제기할 수가 없어서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고 모니터링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영화화가 진행되지 않은 시나리오'를 읽는 것만큼 재미없는 것도 없다. 이 세상 모든 시나리오가 그렇다. 시나리오는 영화로 제작이 되어야 완성되는 예술 장르'이다. 시나리오 자체가 뛰어난 예술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절반은 가전제품 사용설명서'를 읽는 맛이 난다. 로버트 타운이나 데이빗 마멧의 환상적인 시나리오'를 읽어도 마찬가지다. 시나리오는 미완성을 전제로 한 형식이기 때문에 문학 작품과도 다르며 희곡과도 다르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시나리오 읽고 재미있다는 사람을 만나면 등짝 한 번 시원하게 패주고 싶다. 가전 제품 사용설명서 읽고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나 ?  그녀가 쓴 시나리오는 평범한 상업 영화'였다.

 

전형적인 가족 드라마'였는데 상업 영화 틀 안에서 보자면 시나리오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그래도 배가 아팠다. 영화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가 무조건 좋은 시나리오'이니 말이다. 아무리 뛰어난 시나리오'라고 해도 제작자를 만족시키지 못해서 사장된 시나리오는 나쁜 시나리오'다. 하여튼 나는  남이 잘 되는 꼴은 못 본다.  " 좋다, 나란 놈은 주로  술을 마실 통이 돼지 !  작가 주머니나 털고 오리! "  라는 마음으로 기다렸더니, 작가'는 모임 장소'로 자기 집앞을 선택했다. 종로, 신촌, 홍대, 신천과 같은 시내 중심가'도 많은데 집앞이라니 ! 멀고 먼 달동네 변두리 어두컴컴한 곳을 ?!  그지새끼도 아니고 막걸리 한 잔 받아먹으려고 그곳까지 가야 하나 ? 나는 작가에게 " 생지랄 " 을 했다. " 누가 양주를 사준다고 해서 그쪽 가서 마시렵니다 ! " 그날 나는 집에서 불가마 직화구이 닭 한 마리와 진로 25도 소주 한 병과 카스 본사 직원이 직접 오줌으로 채운 맥주 한 병을 사서 마셨다.  " 카스 본사 새끼, 양배추를 너무 먹었나 ? 오줌에서 썩은 양배추 맛이 나네 ! " 나, 이런 놈이다. 째째한 놈이다.

 

성정이 째째하다 보니 가끔 째째하지 않은 통 큰 남자'를 보면 호감이 간다. 여기서 < 통 > 은 진짜 사나이'를 뜻한다. 작가 현고진'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전형적인 마초'인데 느끼'하지 않아서 꼰대 같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는 허세도 없다. 허세가 없으니 허풍도 없다. 싸움을 잘해서 1 vs16의 전설을 남길 만도 한데 그런 소리를 한 적도 없다. 그는 정직하다. 또한 예의바르다. 선그라스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이 시대 진정한 마초 어른이다. 봄바람에 잘 마른 무명 옷 같다. 무엇보다도 그는 글을 잘 쓴다. 헤밍웨이'를 연상케하는 건조체'는 할 말만 하고 안 할 말은 마굿간에 가둔다. 그러니 말 털 일 없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말이다. 그는 미문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가 쓴 글의 장점은 정직함'에서 온다. 그가 소설'을 썼다.

 

바로 < 물과 돌의 기억들 > 이다. 5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에 대한 사랑 이야기'다.  소설 속 배경은 킬리만자로 산 아래 사바나'이지만 나는 자꾸 < 초원 > 을 < 사막 > 으로 읽는다. 호모 사피엔스'가 초원이 아닌 사막'에서 무리를 지어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소설이 사막에 대한 이야기인 것만 같다. 이러한 오독은  작가의 건조한 문체 때문인 것 같다. 문장은 빛난다. 뒤에 갈수록 뒷심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았으나 이 정도면 성공한 서사'다. 뒷심이 부족하면 안심'이 있지 않은가. 내가 아는 한도 안에서 말하자면 그는 글을 가장 잘 구사하는 사람'이다. 미문에 대한 욕심으로 계집애'처럼 멜랑꼴리한 형용구'를 첨가하지도 않고, 솎아낼 비문'도 없다. 그리고 나처럼 잡문이 팔 할인 문장도 없다. 좋은 작가'다. 내가 이 글을 통해서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 사랑 이야기 > 이니깐 말이다. 사랑 이야기'라는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 ? 사랑에는 딱히 할 말이 없다.

 

내가 < 폭풍의 언덕 > 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이유는 복수 때문이지 사랑 때문이 아니다. < 폭풍의 언덕 >이 복수 없는 사랑 이야기'였다면 한 마디도 못했을 것이다. 복수 이야기 앞에서는 우디 알렌이 되어야 하고, 사랑 이야기 앞에서는 말론 브란드'가 되어야 한다. 수다와 침묵의 조건이다. 작가 현고진은 사막을 동경했다. 어쩌면 오토바이 한 대'를 몰고 사막을 향해 갈지도 모른다. 한참 생각했다. 사막과 바다'는 쌍둥이다. 사막은 바다'가 꾸는 건조한  꿈이며, 바다는 사막이 꾸는 백일몽'이다. 그리고 사막의 오아시스는 이곳이 한때는 바다였음을 알리는 흔적이다. 우리는 경화'로 인해 딱딱하게 굳은 바다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전생에 해적'이었을 것이다. 가기 전에 안부 묻는다. " 푸른지네 님 ! 건필하십시요 ! 권투를 빕니다. " 이토록 째째한 내가 누굴 칭찬한다는 것은 꽤나 드문 일이다. 맥주 2병에 안주로 식빵을 뜯다가 화가 나서 쓴다. 식빵을 안주로 뜯다니......

 

 

 

 

 

 

+ 본문 내용이 부실해서 글 하나 첨부한다. < 나르따샤가 아니라 줄리아 > 다. 노래방 18번이다.

 

 

 

 

 

 

 

잘생긴 친구'가 있었다. 웃을 때 양쪽 보조개'가 들어가는 친구였다. 뿐만 아니라 눈웃음을 살살 쳐서 또래 여자아이들은 물론이고 누나에서 이모까지 모두를 흥분하게 만드는 친구였다. 방긋 웃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식당을 가면 서비스 안주가 한가득이었다. 이 친구 덕이다. 나이트클럽에 가도 부킹이 잘 됐다. 이 친구의 방긋 웃는 얼굴 때문이다. 같이 우르르 물려다니던 우리들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 남자 새끼가 얼굴로 먹고 사나, 시부랄... 쳇 ! " 우리가 이 친구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말빨 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리의 말빨은 이성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먹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여자들이 매우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철학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는 데리다의 해체를 들먹이고, 나는 타르코프스키를 들먹이니 좋아할 턱이 없는 것이다. 변두리 쌍쌍 나이트클럽 가서 한다는 소리가 데리다와 타르코프스키라니.  

 

우리는 화팔이를 미스터 방긋'에게 쏟아내며 조롱하고는 했다. 외모 가지고 먹고 사는 것은 놈이나 년이나 지탄받아야 한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봐야 한다, 앎에 대한 열정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등등. 하지만 미스터 방긋은 이런 잔소리에도 여전히 방긋 ! " 야, 이새끼야. 넌 왜 만날 방긋이냐. 눈웃음 살살 치지 말라고 ! 이 세상 모든 예술 작품 속에 방긋 웃는 표정은 없어.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방긋 웃더냐 ? 예수가 방긋 웃으면 간지는 거기서 끝이야. " 그래도 친구는 방긋.....

 

그런데 이 친구는 얼굴만 잘생긴 것이 아니었다. 착했다. 의리도 강했다. 더군다나 친구들을 위해서라면 돈도 잘 썼다. 자크 데리다'를 이야기했던 놈은 자기가 돈을 쓸 때는 생색내기를 좋아했다. 성질도 고약했고, 그리 좋은 친구는 아니었다. 반면 이 친구는 술자리에서 먼저 자리를 떠나더라도 미리 술값을 계산하고 나가는 스타일이었다. 나는 어떠냐고 ? 그냥, 간다 ! 내가 술에 취해서 남아 있는 불알친구들 술값까지 계산해야 하나 ? 내가 미스터 방긋'에게서 배운 것은 딱 두 가지였다. 하나는 대화의 기술이었다. 사실 내가 가진 것은 오로지 말빨 하나였는데 이 말빨을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화란 강의'가 아니다.

 

한쪽에서 따발총처럼 쏟아내는 것이 아니란 거다. 미스터 방긋'은 우리랑 대화를 하거나 여자와 대화를 할 때 공감의 제스츄어를 잘했다. " 그렇죠 ? 아, 아아 맞다. 맞아 !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하, 그래서 그런가 보다. 우와, 공감 백 배 ! 우리 하이파이브 하자. 잇힝 ! "  그는 여자가 무슨 말을 하면 대부분 그 말에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들은 "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말도 안 돼. 웃기는군. 닝기미 차라리 통일미'가 맛있겠어. 김태희보다는 수애가 열 배는 예뻐 ! 맙소사, 그런 간사스러운 천재를 좋아하다니. 닝기미 차라리 백치미. "   

 

내가 미스터 방긋을 통해서 배운 것은 말을 잘 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자세'가 이성으로부터 호감을 얻을 기회가 많다는 점이었다. 그것은 이성뿐만 아니라 모든 대화의 기본 자세였다. 지루하거나 틀리더라도 말을 가로채서 말꼬리를 자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자크 데리다가 아니라 당신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자세'다. 그 이후로는 대화를 나눌 때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 차례가 오면 말을 한다. 미스터 방긋에게서 배운 두 번째는 바로 이용복의 노래 < 줄리아 > 였다. 어느 날 이 친구는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10월의 코스모스처럼 흐드러지게 부르는 것이 아닌가 ? 듣도 보도 못한 노래를 말이다. 물어보니 자기 아버지가 운전할 때 늘 듣던 노래라는 것이다. 이용복 핫 골든 베스트 테이프' 속에 이 노래가 있어서 아버지 차를 탈 때마다 듣는다는 것이다. 나는 이 노래를 듣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친구들에게는 라디오헤드나 모비 혹은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말은 했으나 사실은 뽕짝의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노래가 나를 흥분시켰던 부분은 " 나의 사랑 줄리아 ~~~~~ " 다음에 이어지는 변주 속에서 등장하는 "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 버린 여인아 " 였다.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을 부르는 이유는 팔 할이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를 부르기 위한 것처럼 나는 이 도입부를 좋아했다. 자꾸 부르다 보니 실력이 늘었다. 백 번 넘게 부르다 보니 지독한 음치인 나도 어느 정도 잘 부른다는 소릴 듣게 되었다. 다 이 친구 덕이다. 이 친구는 모든 걸 잘했던 친구였다. 노래도 수준급이었고, 얼굴도 잘생겼으며, 모든 여성으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아서 도대체 몇 명의 여자와 뜨거운 밤을 보냈는 지를 모른다. 그리고 착한 품성을 지녔다.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인간형이었다.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이 미스터 방긋을 좋아했다. 더군다나 이 친구의 가계도는 평균 90세를 자랑했다. 수명이 짧은 내 집안의 가계도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였다. 자크 데리다처럼 얼굴이 참으로 후진 친구와 나는 은근히 이 친구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의 결혼식장에서 그 컴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린 그 친구가 김태희 급 외모의 여성과 결혼할 줄 알았다. 워낙 인기가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결혼식장에서 본 신부의 모습은 내가 결혼식장에서 보아온 수많은 신부 중에서 가장 못생긴 외모였다. 아, 기분 좋았다 ! 미녀와 야수가 아니라 미남과 야수의 만남이었다. 나의 열등감은 비로소 사라졌다 

 

라고 말할 줄 알았나 ? 아니다. 처음엔 나도 그런 줄 알았다. 내 친구는 정말 착한 놈이어서 외모를 중시하기보다는 마음씨를 본 것이구나. 얼굴보다는 따스한 심장을 사랑했구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신부의 집안은 꽤 훌륭했다. 외동딸이었다. 부모의 재산이 상당했다고 한다. 작은 주유소를 운영한다고 했다. 자크 데리다와 나는 똥 씹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니 그 친구 생각이 난다. 존만한 새끼. 보고 싶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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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3-09-0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조한 마초라니! 제 이상형ㅋㅋㅋㅋ 뭔가 알라딘 오신 이후로 글이 더 좋아요. 느낌인가? 목적의식때문인가. 으하하 ㅋㅋ

암튼 요즘 글 너무 재밌어요!
미스터 방긋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새로 다짐.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3   좋아요 0 | URL
저도 미스터 방긋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하고 몇 번 했는데 성격이 지랄같아서
그게 잘 안 돼요. 전 미스터 트러블'인 것 같아서 슬픕니다.

yamoo 2013-09-03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철에서 미친듯이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ㅎㅎ 완전 완전 재밌어요~
저두 미스터 방긋같은 사람이 되어야 겠어요~ 듣는건 잘하니, 방긋 웃을 줄 알아야 겠네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2   좋아요 0 | URL
미친듯이 웃으셨으면 저 때문에 미친놈 소릴 들으셨던 것은 아닙니까 ?
이 자리르 빌어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방긋..

2013-09-03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저는 네이버에서 더 재밌었어요. (눈팅 했음이요..) 왜냐면... 본글에 따라붙는 댓글들이 재밌더라구요. 화려하게 줄줄 많이도 오르던...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1   좋아요 0 | URL
오홋.. 네이버에도 오셨군요. 지금은 닫아둔 상태입니다.
네어비에 비하면 여긴 조용하고 그래요. 그게 마음에 듭니다.

마노아 2013-09-03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까지 읽고 나니 노래가 나오네요.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1   좋아요 1 | URL
아,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여기 이 가사의 백미가 아닐까 싶어요.이런 가사 쉽게 나올 수 있는 게 아님...

히히 2013-09-04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줄리아~~~~"
정녕 아~~~~를 듣기 좋게 넘길 수 있단 말입니까?
부라보!!!
우리 아버지는 약주만 드시면 술이 깨실 때까지 노래를 읊조렸는데
4마디 이상을 안하셨어요.
"아~아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인가요"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을려고 왔던가"
"홍도야 울지마라 오빠가 왔다"
"종로로 갈까요, 명동으로 갈까요, 차라리 청량리로 갈까요"
.
.
.
이런 사소한 것도 내림이 되는지
남이 있어도 허밍을 잘 하는 저는
위의 노래도 "줄리아~~~~~~~" 만 하지 싶네요.

저도 존만한 새끼 보고 싶네요.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0   좋아요 0 | URL
존만한 새끼 딸 낳아서 잘 살고 있습니다. 이 친구도 아픈 과거가 있죠.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는데 어머니가 그렇게 반대를 하더군요...
하여튼 잘 살았으면....
항상 부러워했어요. 잘생겨서 인기가 좋아서 말이죠...
이젠 생긴 거 가지고 부러워하는 나이는 지나서
그런 부러움증은 없습니다.
 

 

 

 

 

 

 

 

불멸과 적멸

 

 

 

첫눈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고라니와 같은 야행성 초식동물'이다. 겁이 많다, 내성적이다, 말이 없다. 기상청에서는 첫눈이 내렸다고 공식적으로 기록하지만 그날 첫눈을 본 사람'은 거의 없다. 말 그대로 小雪'이다. 첫눈은 착한 사람에게는 보이지만 나쁜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벌거벗은 임금님이 입은 투명 망토'다. 지금 저 사진 속에는 첫눈이 내리고 있다. 바람의 영향 때문에 눈이 휘어져 내린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은 양'도 아니다. 땅에 닿자마자 녹는다. 진눈깨비 같다. 소리없이 내리지만 풍요롭다. 이 사진의 제목을 지으라고 한다면 < 첫눈 > 이라고 하겠다. 지금까지 내가 말한 첫눈 이야기를 농담으로 받아들였다면 그건 당신의 오해'다. 난, 지금 사실 그대로를 말하고 있다. 나에게는 보이는데 당신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눈이 내린다. 소리없이 내리지만 풍요롭다.

 

- 11월엔 첫눈이 내린다, 中

 

 

 

 

니체는 24살에 고전문헌학 교수'가 되었고  보르헤스'는 도서관 사서'였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보르헤스는 캄캄하며 축축한 지하 서고'에서 冊만 읽었다고 한다. 보르헤스가 보기에는 캄캄하고 축축한 지하 서고는 마치 검고 촉촉한 동굴의 비유였다. 보르헤스에게는 이곳은 쾌락의 원천이었다. 사람들은 엘리트 집안 출신인 보르헤스'가 쥐꼬리 만한 월급을 받는 도서관 사서'를 하고 있다고 조롱했지만 그는 그저 책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을 뿐이다. 사실 가장 위대한 작가는 섹스피어가 아니라 보르헤스'다. 섹스피어가 그냥 신라면이라면 보르헤스는 신라면 블랙'이요, 섹스피어가 스필버그라면 보르헤스는 오손웰즈'였다. 전자가 < 딴따라 > 라면 후자는 < 난 달라 ! > 였다. 21세기 현대 문학은 모두 보르헤스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고 해도 그리 큰 허풍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 니체와 보르헤스의 공통점은 문헌학에 정통했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 속에서 진리'를 찾았다. 서고/書庫는 곧 보고/寶庫'다. 다.  

 

■  보르헤스는 픽션과 팩트'를 혼용했다.어디까지가 진짜이고 가짜인지가 불분명했다. 실존인물을 인용할 때에도 소설 속 프로필은 가짜였고, 실존 인물이라고 우길 때에도 그 인물은 가짜였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가 인용한 인용문은 허구이거나 가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니깐 뒤죽박죽의 세계가 바로 보르헤스의 세계'였다. 에코의 < 장미의이름' > 은 섹스피어 없이도 탄생할 수 있는 걸작이지만, 보르헤스 없이는 탄생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 불멸 > 이라는 단어가 있다. 쉽게 풀어쓰면 " 꺼지지 않는 등불 " 이라고나 할까 ? 불멸은 < 하하의 죽지 않아! 와 하정우의 살아 있네! > 를 관통하는 단어'다. 불멸이란 결국 벽에 똥칠 할 때까지 살아서 권력을 향유하고 싶은 욕망'이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박정희'다. 그가 꿈 꾼 것은 영원한 권력'이 아니었던가. 불멸은 본질적으로 불안한 욕망이다. 실리콘으로 부풀린 탱탱한 젖가슴만 남은 늙은 여자의 쭈글쭈글한 몸도 불멸이 낳은 현상이고, 보톡스로 늙어가는 것을 지우려고 하는 얼굴 또한 불멸이 되고자 하는 욕망의 결과이다. 그뿐이 아니다. 이건희가 권력을 자식들에게 세습하려고 하는 욕망도 불멸이 낳은 것이다. 하지만 이 욕망은 추악하다. 기형도의 말을 빌리면 부러지지 않고 죽어 있는 날렵한 가지는 추악하다.  

 

이 불멸의 반대말이 < 적멸 > 이다. 적멸은 불교 용어'로 깨끗하게 사라져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불멸이 生의 과잉이라며 적멸은 死의 과잉이다. 왜냐하면 적멸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깐 재'조차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적멸的 인간은 이름조차 남기지 않으려는 욕망을 가진 자'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無는 바로 적멸'이다. 육체를 버리고 정신을 얻고자 하는 속셈이다.  나는 이 적멸'이라는 단어'가 좋다. 적멸은 6월의 낮에 바짝 마른 빨래처럼, 건조한 무명 옷 같다.  

 

책이란 불멸과 적멸이 묘하게 섞인 영역이다. 어떤 책은 < >와 같고, 어떤 책은 < > 과 같다. 불멸과 적멸도 그렇다. 불멸은 7월에 내리는 빗소리와 같고, 적멸은 11월에 내리는 눈 오는 풍경'이다. 비는 소리와 함께 오지만, 눈은 침묵으로 온다.  불멸은 生의 아우성이고 적멸은 死의 침묵이다. 한겨울, 아주 조용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때 우리는 문득 창문을 열어 본다. 눈이 온다. 비가 오면 밖은 시끄럽지만 눈이 오면 밖은 고요해진다. 

 

니체의 고전'을 읽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자주 창밖을 본다. 니체는 세상의 모든 것을 고요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의 글은 조증에 걸린 울증 환자처럼 수다스럽고 발랄하지만 묘하게 심장을 조용히 후벼판다. 여름에는 빗소리처럼 시끄러운 책이 마음에 드나 겨울이 오면 이상하게 눈처럼 조용한 책이 마음에 든다. 그래서 그랬을까 ? 난 니체'를 늘 시린 겨울에 읽었다. 그럴 때마다 니체의 적멸을 생각하고 소리 없이 내리는 눈의 성정을 읽는다. 그는 왜 미쳤을까 ? 왜 늙은 말의 목을 붙잡고 연민 때문에 미쳐서 쓸쓸히 죽어갔을까 ? 토리노의 겨울은 눈이 많이 온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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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1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니체의 <아침놀>을 주문한 참인데, 이 글을 읽고 나니 기대되네요.

+ 적멸은 11월에 내리는 눈을 닮았다는 말이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눈이란 물질은 내가 태어나서 이 지구상에서 만난 것 중에 가장 좋은 물질(물체?) 같습니다. ... 문득 고요해져서 창문을 열면 눈이 온다,는 표현에 겨울이 기다려지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1 23:58   좋아요 0 | URL
제가 겨울을 좋아합니다. 여름 이 새끼는 정이 안 갑니다.
겨울에 보면 갑자기 조용해지는 순간이 있어요. 그럴 때 무의식적으로 창문을 열어봅니다.
그러면 항상 눈이 내리고 있더라고요.

눈보라를 빼면 눈은 바람도 없는, 조용한 순간에 소리 없이 내립니다.

yamoo 2013-09-02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르헤스와 니체가 공히 철학자로 인정한 유일한 사람이 쇼펜하우워...이런 우연은..천재는 천재를 알아본다는 말로보면 우연이 아닐지도...ㅎㅎ
그나저나 불멸하면, 전 쿤데라의 소설이 번뜩 떠오르네요^^

마지막에서 두 번째 단락이 넘 좋네요! 완전~~공감 만배!!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2 14:29   좋아요 0 | URL
말로만 그러시지 마시고 공감 만 개 눌러주세요 ~

전 요즘 에티카를 야금야금 읽는데 이 양반 진짜 끝내줍니다.
야무 님께 추천합니다. 에티카 조하요 ~~

yamoo 2013-09-03 12:44   좋아요 0 | URL
네네~~~공감, 공감!!ㅎㅎ

에티카는 엔날에 읽었더랬습니다. 서광사 번역본으로 읽었는데, 요즘 다시 읽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전 올해 베르그손을 마치는 게 급선무 입니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35   좋아요 0 | URL
오, 베르고송 옹 읽으시는군요. 저보다 늘 앞서 나아가십니다.
전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읽어서 재미있는 것 먼저 읽다보니
철학은 아무래도 늦게 펼치게 되더군요.. 흠흠..

히히 2013-09-0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눈 보다는 비를 좋아합니다만
글을 읽을 때는 봄 보다는 가을이, 여름보다는 겨울이 효율이 높다는 것은
부인 할 수 없습니다.
저에게 있어
비는 음악을 부르고
눈은 글을 청합니다.

'11월엔 첫눈이 내린다' 누구의 글입니까?
곰...발님의 글이라면 링크 걸어 주십시오. 명령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2 14:32   좋아요 0 | URL
전 무조건 겨울이 제일 좋습니다. 책을 읽기에는 말이죠.
특히 책 읽다가 창밖 보는데 눈 내리면 정말 기분 좋더라고요....


11월엔... 이거...ㅋㅋㅋㅋㅋ 제가 쓴 글인데 네이버 블로그 문을 닫아서 링크가 안 걸려요.
아버스' 사진에 대한 감상인데요. 여긴 이미지가 엑박이 뜨더라고요...


+
그나저나 왜 내 말투 흉내 냅니깡!

푸르푸르 2013-09-02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마시기에도 가을 겨울이 좋죠
사랑을 하기에도 가을 겨울이 좋고요
여름은 정말 사람답지 못한 계절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2 14:44   좋아요 0 | URL
오, 선생님 오셨군요. 평안하시온지요 ?
그나저나 모임 함 가져야죠. 기획력이 있으시니
날 한번 잡아봅시아...

새벽 2013-09-03 0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 참 좋은데...
저는 겨울을 싫어하고 그보단 차라리 여름을 좋아하지만요.

여름의 생명력(?)이랄까... 무서울 때가 있습니다.
겨울에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에도
집 앞 눈 치우며, 차 도로 위에 버리고 종종걸음 치며 '이래서 겨울은 싫어...'라고 할 필요없는
그런 산골짝에서 자급자족하며 살다가 눈에 파묻혀 죽어도 별 아쉬움 없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종종 생각하지만 이 또한 치기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3 04:20   좋아요 0 | URL
아니 지금까지 안 주무시면 어떡합니까. 새벽 님은 잠을 좀 푹 주무셔야 합니다.
생각해 보니 요즘은 눈도 많이 오고 비도 많이 오고...
덥고... 참, 날씨 때문에 못 살 것 같은 나날들입니다.
 

 

舌,

 

 

 

 

 

페이스북에 < 싫어요 > 버튼이 없는 이유.

 

 

 

 

 

< 침묵의 나선 이론' > 이라는 것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궁금하신 분은 직접 찾아보시라.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사회적 찬반이 갈리는 블로그 글에 첫 번째 방문자가 덧글'을 달았다고 하자. 그는 일단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최초의 의사 표시자'이기 때문이다. 내 글에 심사가 뒤틀린 그는 다음과 같은 덧글을 남긴다. " ㉠ 곰곰발, 등신 ! 한심하다, 한심해 ! " 두 번째 방문자 또한 첫 번째 방문자와 의견이 같아서 첫 번째 덧글에 동조하는 글을 남긴다. " ㉡ 맞아, 꼴에 사내랍시고 으르렁거리기는... 쪼다 새끼 ! "  그런데 세 번째 방문자는 이들과 의견이 다르다. 그는 곰곰생각하는발'을 옹호하고 싶지만 트러블메이커'가 되고 싶지는 않다. 쓸데없는 충돌을 피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그는 덧글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사라진다.  첫 번째 침묵이다.  

 

네 번째 방문자도 욕설로 도배가 된 덧글에 반대하지만 세 번째 방문자와 마찬가지로 침묵한 후 그냥 나간다. 이번엔 다섯 번째 방문자가 들어온다. 그가 보기엔 주인장 곰곰생각하는발은 평소 재수가 없었다. 그래서 세 번째 덧글을 단다. " ㉢ 이 새끼 ! 너희 나라로 돌아가 색휘야 ! "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첫 번째 올라온 덧글의 주장이 대세'가 된다. 비록 그들의 의견에 반대하는 침묵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많아도 그것은 소수가 되고  오히려 숫자가 더 작은 소수가 다수가 되는 경향이 있다. 조중동은 다음과 같은 기사를 전송할 것이다. ■ 조선일보 : 곰곰생각하는발 ! 알고 보니 등신 ! 네티즌에게 무차별 난타 !  ■ 중앙일보 : 점입가경, 곰곰생각하는발, 여론에 뭇매 !  ■ 동아일보 :  곰곰생각하는발 사태 일파만파, 제 2의 마녀사냥 되나 ?

 

1%의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경향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1%의 소수가 다수가 되는 이유는 재벌들이 언론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워에서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천문학적이라며 파업할 때마다  재벌 언론에서 그 기사를 송출하면 그 메시지가 다수의 목소리인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자신의 의견이 소수일 때는 소수 의견을 감추고 다수 의견일 때에만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심리가 바로 < 침묵의 나선 이론' > 이다. 쉽게 말하면 대중은 머릿수에 민감하다는 결론이다. 대중이란 옳고 그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쪽수에 따라 움직인다. 

 

몇 년 전에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포장마차 주인이 요즘 경기가 최악이라며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소리'를 들었다. 설상가상 포장마차 하나가 더 늘어서 장사가 더욱 안 된다는 소리도 했다.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매출의 20%를 올릴 수 있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알려드릴 테니 안주 서비스'로 달라고 했다. 리트리버의 귀처럼 축 늘어진 주인의 귀가 토끼처럼 쫑긋 세워졌다.  

 

- 뭐요, 총각 ?

- 의상실 가셔서 마네킹 몇 개 얻어오세요. 아님 고물상 가서 사오시던가 말이죠. 흠흠...

- 마네킹 ? 그게 매출 하고 무슨 상관이람, 총각 ?

- 저녁이 되면 십오촉 알 전구 불 켤 때 같이 마네킹을 의자에 앉히면 매출 20% 상승 보장합니다.

- ??!

- 사람들 심리가 포장마차 안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보다는 안에 사람이 있는 곳에 가려는 심리가 있잖아요.  

 

인간은 시각적 동물이다. 포장마차 안에, 식당 안에 손님이 텅 비어 있다는 사실은 부정적 정보'를 제공한다. 반면 사람들이 북적거리면 긍정적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서 식당 안에 있는 손님은 음식의 맛에 동조하는 덧글 하나'처럼 보인다. 두 사람은 두 개의 덧글이고, 세 사람은 세 개의 덧글이 된다. 결국은 대세가 된다. 이처럼 시각 정보는 맛 정보만큼 중요하다.  그러므로 텅 빈 상태로 손님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마네킹을 세워 두면 밖에서 보기엔 네다섯 명의 손님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다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을 찾아가겠는가 ? 하여튼 결론은 서비스 안주'를 받았다는 훈훈한 이야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부터다. 내 블로그 글에 반대 의견은 하나도 없고 찬성 의견만 주르륵 달렸다고 해서 내 판단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은 그냥 침묵의 나선 이론에 따라서 침묵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자신의 사진을 걸어둔 포스트'에 달린 덧글에 < 예뻐요 > 라는 멘트가 포도처럼 주저리 주저리 달렸다고 해서 자신이 정말 예쁘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그것은 " 식사하셨어요 ? " 라고 묻는 상투적 질문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잠시 매력 있다는 말에 혹한 적이 있다. 식사 맛있게 하세요, 라는 단순한 성의일 뿐이었는데 말이다. 여자에게 매력 없는 놈은 글이나 지식으로 유혹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잘생긴 놈은 얼굴로 승부한다. 글 잘 쓰는 남자, 믿지 마라. 팔 할이 병신이다.

 

페이스북의 < 좋아요 > 버튼은 있으나 < 싫어요 > 버튼은 없다. 네이버 블로그도 < 공감 > 버튼은 있으나 < 퍽유 > 버튼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내 블로그에 용기를 내서 내 얼굴이 담긴 사진 한 장 올렸더니 공감 버튼은 안 누르고 < 퍽유 > 버튼만 300개'가 달렸다면 블로그 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 아마도 당장 블로그를 닫고는 이불 뒤집어쓰고는 징징거렸을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네이버 쪽에서는 엄청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바로 < 싫어요 > 없는 < 좋아요 > 이고, < 퍽유 > 없는 < 공감 > 기능이다. 공감'은 그러니깐... 당신을 위해 고안한 칭찬 시스템이 아니라 거대 공룡인 포털'이 이용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고안한 사탕발림'에 지나지 않는다. 내 말에 공감한다면 알라딘 < 공감하기 > 버튼'을 눌러주세욧.

 

장담한다. 밑줄 친 문장'을 읽고 공감을 누르지 않은 철면피'가 누가 있으랴. 누구는 재미있어서 누를 것이요, 누구는 어이없어서 누를 것이요, 누구는 남들 다 누르니깐 누를 것이다. 아, 대중이란 이처럼 아무 생각 없이 휩쓸리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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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9-01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멋! 찬성하든 반대하든 안부이든 곰곰발님 글을 읽으러 일부러 이곳에 들르는 분들은 적어도 휩쓸리는 대중들은 아니세요. :) 물론 이것은 저에 대한 쉴드이기도. 하하.

침묵의 나선 이론, 참 흥미로운 이론이네요. 음.. 페이스북은 아예 안 하지만 적어도 네이버 블로그에선 전 너무 공감이나 덧글이 줄줄이 달린 공간은 되려 믿지 못하겠더라구요. 좀 천박해 보이기도 하구...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1 09:38   좋아요 0 | URL
아마 국정원도 이 이론 즐겨 사용했을 겁니다. 자기네가 쓰고 그 덧글에 1빠, 2빠, 3빠로 옹호하는 글을 한 10개 정도 쓰면 그것에 대한 반론을 가진 사람은 소수 의견처럼 비추어져서 잘 못쓰게 되죠.
그럼 그게 진실처럼 보이잖아요.... 국정원 그런놈들임..

야클 2013-09-01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재미있는 글 읽고 갑니다.
알라딘에선 짜증나거나 못마땅한 글 자주 올리면 '즐찾서재'에서 빼버리기 때문에 '나를 즐겨찾는 서재 수'로 어느 정도 내글에 대한 비호감 정도의 감은 잡죠. 계속 늘던 즐찾수가 정체라든지....
아, 물론 기존에 나를 즐찾하거나 내서재에 관심있던 분들의 반응만 볼 수 있으니 극히 제한적이지만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1 09:38   좋아요 0 | URL
재미있다고 하시니 고맙습니다. 저도 한때 즐찾이 무지하게 빠지더군요...ㅎㅎㅎㅎㅎㅎㅎㅎ
무서운 곳인 것 같아요...ㅎㅎㅎㅎㅎㅎ.

잉크냄새 2013-09-0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처음 알게 된 이론이지만 < 침묵의 나선이론> 처럼 전방위로 적용될수 있는 이론도 없을것 같아 보이네요.
다음에 포장마차 가실때 마네킹에 성별을 부여해 주시면 매출 40% 확대와 더불어 고정된 공짜 안주를 평생 누릴수 있을것 같군요.
앗, 언제 공감으로 바뀌었죠? 예전에는 분명 추천 이라고 되어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1 13:49   좋아요 0 | URL
늘씬한 여성 마네킹으로 준비를 해야겠군요
어서 빨리 포차 아저씨께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근데 저 딱 한 번 가본 게 전부라서 아직 하고 계실려나 모르겠네요..

아마 추천이었다가 공감으로 바뀌었을 거비다.

2013-09-0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공감을 누르면서 화가 나네요.ㅎㅎㅎ
밑줄 친 문장+마지막 문장의 조합은 '글 쓰는 남자는 매력 없는 남자다'라고 외치면서 막 글을 올리는 곰곰발님의 조합처럼 "뭔가 놀리는 듯, 속이는 듯, 속이는 척하면서 안 속이는 듯"을 동시에 해치우는 그것과 많이 닮았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2 00:07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 ㅎㅎㅎㅎㅎㅎ. 섬'이란 닉네임을 보니
이름이 섬'으로 끝나는 외자'를 가진 사람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영어이름도 아일랜드'였던.....
제가 지금까지 들었던 가장 멋진 이름이었어요... ㅎㅎ

조선인 2013-09-02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비뚤어질테다. 전 공감하기 안 누르려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2 14:14   좋아요 0 | URL
음...ㅎㅎㅎ 아잉 ~ 왜 그러셔요..ㅎㅎㅎㅎㅎ

마녀고양이 2013-09-02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곰곰님, 처음 뵙습니다.

이 주제는 제가 흥미로와하는 주제라서 망설이다가 댓글을 답니다.
한때는 이 주제로 심리 실험도 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같은 글에다 찬성 댓글을 먼저 다느냐, 반대 댓글을 먼저 다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결과가 달라질 것이냐 하는 얘기인거죠. 예전에는 대략적으로 알던 것을 인터넷 세상에서는 공감 또는 추천, 댓글수로 명확하게 수치화 확인하는 부분은 편리성도 있지만 왜곡성도 상당한 것 같아요.

어떤 글에 추천수가 클 때 반대수는 없다보니까 아무래도 서로 공방하는 쪽의 해석 나름도 발생하구요.
그런 면에서 DAUM의 싫어요 좋아요 모두 있는 기사들은 참 잼납니다.

어제 밤에 페이퍼를 읽었는데, 저는 관심 주제를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없어서 부러움이 들었답니다.
즐거운 9월 되셔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2 14:17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 ! 첫 덧글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나머지 덧글도 첫 덧글에 따라가는 경향이 높아요.
그런 경우를 무지 많이 보거든요.
첫 덧글이 욕이면 욕이 주르륵 달립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면 칭찬하고 싶어도 그것이 소수 의견인 줄 알고 조용히 빠지지요.
대중성이라는 것이 대부분 그러할 겁니다.
저도 다음의 싫어요, 좋아요 기능이 있는 걸 보았는데 그게 참 정직해보이더군요.
마녀고양이 님은 이래저래 다른 페이퍼에서 많이 보았어요.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꾸벅 ~

2013-09-02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02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히 2013-09-02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 글에 완전 공감해 왔습니다.
근데도 공감 버튼을 누르지 않는 저는 무슨 심보?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집단과 동기화 되어 있는 사회적동물인데
집단의 긴장을 느끼는 센서가 고장나서 그러합니다.
병자는 감탄만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2 14:14   좋아요 0 | URL
음... 저도 그래요....ㅎㅎㅎㅎㅎㅎ. 습관의 문제이지 싶습니다.
저도 공감은 잘 안 누르게 되더라고요. 공감을 해도 말입니다.
집단 동기화 의외로 설득력이 있습니다.

엄동 2013-09-09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감" 또는 좋아요" 이런거 잘 안눌러요.
그 게시물에 공감하고
그 게시물이 좋아도 말입니다 ㅋ


어떤 팟캐스트 프로그램에서 엠씨가 한 말이 생각나네요.

트위터'를 하면, 세상에 병신이 참 많다는걸 새삼 알게 되고,
페이스북'을 하면, 그 세상의 병신이 다 내 친구란걸 알게 된다는.


무튼
어떤거든. 참 부지런해야 한다는 거. 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0 05:10   좋아요 0 | URL
어라 ?! 엄동 님. 알라딘 블로그 만드셨군요 ?
잘하셨씁니다. 여기서 저랑 자주 놉시다...

저는 연예인들이 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는 지 도무지 모르겠더라고요.
구설이 대부분이 트위터인데 이걸 왜 하나 모르겠어요..

응화 2013-09-10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자신을 돌아봅니다.

이건 '내 생각'인지 '남의 생각을 수용한 내 생각'인지 '그냥 남의 생각'인지 '무지에서 오는 편승'인지 말이죠.
하지만 단언컨데 오늘의 '공감'은 곰님의 생각을 적극 수용한 제 생각이 맞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과 성향이 맞는 사람의 글만 무의식적으로 찾아가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다 자기의 생각에 공감한다고 느끼는데 이것도 비슷한 오류를 범하게 만들죠.

[뱅뱅이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분명 자신의 생각에 반대하는 자들이 많음에도 우리는 그 존재를 모르거나 무의식적으로 부정하려고 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0 20: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뱅뱅이론 무지 재미있네요.
저도 항상 뱅뱅 안 망했나 ? 왜 광고 모델이 유명한 사람이 나오지?
그랬거든요. 매출 1위인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네요.
아니 누가 입고 다니는 거죠 ?
거 신기하네요....ㅎㅎㅎㅎㅎㅎㅎ.

J 2013-09-11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하기만 누르다 이글 보고 덧글남겨요 ㅎㅎㅎ
페루애님의 글이 그리워 놀러왔수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1 16:06   좋아요 0 | URL
허허허... 고맙수다. 이가람 고수 !
네, 조만간 마실 나가리다... 허허허...

내맘에촉촉 2013-09-14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묵의 나선형 이론. 이름 참 멋있는 이론이라 생각했는데 자꾸 까먹어요. (기억해두었다 써먹고 싶은데 쳇)
최근에 어떤 책을 읽고 쉬플(sheeple)이란 용어를 알게 되었는데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어요. 이것과 비슷하려나요
안녕하세요 곰곰생각하는발님~ 처음 뵙는데 닉네임 매력적이시네요. 처음 알라딘에 덧글 달아봐요. 이런 공감글로 첫 글을 읽었으니 앞으로 공감 마구 눌러야겠어요.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4 10:02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촉촉이 님 ! 쉬플'이란 신조어'는 촉촉이 님 때문에 알게 되었네요.
고맙습니다. 자주 뵈어요. 곰곰생각하는발'은 저의 인디언 식 이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