舌,

 

 

 

 

 

 

 

 

포르노와 구조주의.  

 

 

 

- 어느 도서관 사서'의 고백

 

 

" ㅏ,ㅑ,ㅓ,ㅕ " 등의 모음을 홀소리라고 한다. 홀소리는 다시 밝은 홀소리/양성 모음'와 어두운 홀소리/ 음성 모음' 으로 나누는데 ㅏ,ㅑ,ㅗ,ㅛ 같은 모음이 밝은 홀소리이고, ㅓ,ㅕ,ㅜ,ㅠ 같은 모음이 어두운 홀소리다. 밝은 홀소리는 주로 명랑한 느낌을 주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어두운 홀소리는 그 반대다. 예를 들어 " 아장아장 " 은 귀여운 느낌을 주지만 " 어정어정 " 은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준다. 삶'이라는 단어가 밝은 홀소리'로 구성되어 있고, 죽음'이라는 단어가 어두운 홀소리'로 구성된 것 또한 같은 이치이다. 이러한 문법적 통일성'은 매우 견고하다. 아름답다'와 어둡다'를 비교해 보라. " 어름답다와 아둡다 " 라는 자음과 모음의 구성을 상상할 수 있을까 ?

 

발성학적 측면에서 가장 원초적인 발음은 " ㅏ "  모음이다. 그리고 가장 원초적인 자음은 " 이응 " 이다. 이 결론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을 듯하지만 전세계를 막론하고  섹스할 때 내는 여성의 신음 소리'가 이응' 소리로 시작되는 점으로 보아 커다란 이견은 없을 듯하다. 내가 총 258편의 세계 만국 포르노 여배우가 내는 신음 소리를 듣고 내린 결론 : 한국 여자는 아'라고 하고, 서양 여자는 오'라고 답한다. 일본은 으'라고 한다.  반면 중국은 아'도 아니고, 오'도 아니고, 으'도 아니다. 속을 알 수 없는 민족이다.  출처는 없다. 개인적인 판단이다. 가장 원초적인 자음과 모임'이 만나면 " 아 " 가 된다.

 

우리 모두는 포르노'를 본다.  당신의 젖가슴이 터지거나  페니스가 딱딱해졌다면 포르노'는 미션 파서블' 한 거고, 그 반대'이면  당신의 신체가 미션 임파서블'한 것이니 반드시 비뇨기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 신체의  팽창과 경직성'에  죄의식'을 느낄 필요도 전혀 없다.  인간이란  호모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이기 때문이다.  아마. 여기서 눈치 빠른 독자'라면 이 문장' 다음에 나올 문장'이 무엇인지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렇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놀이'는 섹스'다. 세계 여성들이   힘을 합쳐서 한 달 간만 섹스 파업'에 동참하면 남자들은 정낭'에 정액이 고여서 죽게 되어 있다. 막히면 터진다. 펑, 펑, 펑 !

 

세계 남성들은 길을 가다가 정낭경화'로 터져 죽을 것이다. 펑, 펑펑펑, 펑 ! 여성의 금욕은 밝은 미래'를 보장할 것이다. 견디면 희망이 보인다. 꽃은 기계보다 우월한 법이다. 딱딱한 페니스는 절대 부드러운 젖가슴을 이길 수 없다. 이름'은 X ,  포르노 오따꾸'이다.  시립 도서관 사서'이다.  낮에는 도서관에서 서지 분류법에 의해 책을 분류하고 정리한다. 그리고 밤에는 집으로 돌아와  같은 방식으로 포르노를 분류하고 정리한다. 지금 내 방 책장'에는 서지분류법으로 분류 가능한 세상의 모든 책'들은 버리고,  그 빈 자리'를 포르노 테입으로 가득 채웠다.  밤낮없이 나는 분류하고,  정리'한다. 그게 내 운명이다. 

 

우선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하여 그냥 X 맨'으로  불러달라.  만약 당신이 박달나무'로 만든 지휘봉'을 들고 훈육주임'처럼 나를 훈계한다면, 나는 당신에게 성경의 한 구절'을 소개하리라.  여기 죄 없는 자 !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돌을 던지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살아 있는 부처다.   숭배하라.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포르노'였다. 그 음란한 빤따스띡 속에서 나는 오 예스'와 기무치'와 아이 좋아'를 배웠다.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단어들이 생성되고 소멸되나 지구가 멸망하는 그 순간까지도 살아남을 마지막 단어'와 생명체는 < 아 ! > 이거나 < 오 ! > 그리고 바퀴벌레'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제일 먼저 사라져 버릴 단어'는 우리가 그토록 숭배해오던  뤼이비똥과 샤넬과 나이키'가 될 것이다.   결국 세상의 모든 커뮤니티티'는 오 예스'로 통할 것이고,  종국엔 아'라는 신음 소리'만이  남겨질 것이다. 지구는 정확히 이천 십구 년 팔 월 십삼 일 자정'에 멸망할 것이고, 나는 정확히 이천 십구 년 팔 월 십이 일까지  포르노'를 볼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 이외'에는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천국의 문'은 나 같은 자'에게 열리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천국의 문은 나를 경멸하던 여자의 무릎과 무릎 사이'를 닮았다.

 

포르노'는 뤼미에르 형제의 < 열차의 도착' > 이후 꾸준히 제작되었고, 그 이전에는 사진'을 통해서 유통되었다. 낱장으로 판매되어서 그렇지  이들 사진'들을 모아서 판매했다면 지금의 플레이보이'나 허슬러 정도 되겠다.  이런 음란 빤따스띡'이 삐급 어덜트/B' 만의 취향이었느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알려진 루이스 캐롤'은 이 소설의 실제 모델인 소녀의 올 누드 사진'을 상당수 남겼다.  그는 유아성욕자'였다(는 소문이 있다. ) 롤리타 성향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이 사실'은 속설이 아니라 정설' 로 남아있다.

 

 

포르노에서 기승전결'을 찾으려하는 것'은 한양에서 김서방 찾는 꼴'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포르노'는 시작하자마자 클라이막스'요, 사정하자마자  종결'이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포르노'도 나름의 법칙을 가지고 기승전결'에  따른다. 우선 여배우의 신음소리'에 주목하라. 처음 시작은 오 예스'로 시작한다. 이 부분이 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우'는 오'를 탈락시키고/ ㅇ 탈락 법칙  예스'를 외친다. 이 부분이 승의 도입부' 이다.  아... 나 지금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 뜻.  이 흥분'은  점점 예스'라는 단어'를 반복 나열하게 만든다. 이 반복'은 상대 배우'에게 격려와 함께 독촉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빠 달려.  좀더 달려.  좀더 !  빠라빠라빠라빰 .  몸이라는 감각의 제국'은 상당히 뜨거워지리라.  이제 절정'에 다다르면 배우는  오' 라는 가장 원시적인 태초의 언어'로 돌아와 클라이막스에 오른다. 그리고 마지막'에 찾아오는 것은 긴 침묵이다. 묵음'이다.  그리고 지구 또한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마지막 남은 신음 소리 오'와 함께 ! 최초의 언어 오'가 최후의 언어'로 사라질 때 지구 위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도 사라질 것이다.인간이 사라진 지구'는 바람이 실어다 준 꽃씨'로 발아할 것이고, 그 균열 속'에서 숲'을 이룰 것이다. 라마가 돌아올 것이고, 낙타는 물을 찾아 도시 라스베가스'를 향해 떠날 것이다. 그리고 새들'은 서로의 이성'을 향해 유혹할 것이다. 기모찌, 야메떼 구다사이 ! ' 가 아닌, 아이 좋아, 죽어도 좋아'가 아닌. 지지배배. 지지배배.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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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3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르노가 '뤼미에르' 이후 꾸준히 제작되었다니 음지의 유구한 역사로군요.ㅎㅎ

+ 화자가 왠지 눈에 뜨여요. 뭔가 패배주의 + 동시에 낮게 읊조리는 것이 마치 <지하생활자의 수기>화자 같은 느낌... / 근데 제목의 '구조주의'를 본문에서 찾을 수가 없네요. 그냥 포르노가 '기승전결'이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2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이거 쓰다보니 소쉬르의 언어학과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짬뽕한 것처럼 느껴져서 그냥 구주주의라고 했습니다. 엉뚱하지만 말입니다...ㅎㅎㅎㅎㅎ

히히 2013-09-04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
지지배배 지지배배.
아기,사랑,상상,돈,반가워,밥,향기,감사...
어른,눈물,추측,부채,버거워,죽,형기,검사...
아버지 보다 어머니가 축축하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25   좋아요 0 | URL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거 암호입니까 ? 음...
어머니는 축축하고 아버지는 딱딱한 존재죠. 제가 즐겨 쓰는 용어입니다.
그나저나 이번 이석기 사건에서 처음 알았는데
내가 즐겨 쓰는 < 입말 > 이라는 말이 북한어'라네요 ?
전 구어'를 우리말로 풀어야겠다, 생각해서 풀어쓴 게 입말이었는데...
국정원에서 저를 내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히히 2013-09-04 09:0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순식간에 끝나는 <입말> 보다는 입말이 다듬어진 결과로 <글말>이 오고가는 우리를
국정원에서는 남사하십시오.

비로그인 2013-09-04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립> : 뽀르노그라피야말로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네오리얼리즘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영상 장르죠. 카메라의 대상에 "그 어떤 상상력도 없기에 위대한(...)" 영화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04 03:27   좋아요 0 | URL
포르노는 이미 오랜 전부터 작동한 장르입니다. 1940년대 포르노를 본 적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때나 지금이나 다 비슷해요. 깜짝 놀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