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과 오이 :

 

[ 책 책 ]   :

< 瓜 > 는 < 오이 > 라는 뜻을 가진 한자 음 < 과 > 다. 뜻은 같지만 음은 다르다. 대부분 뜻은 동일하지만 한자 음과 한글 음은 다르다. 그런데 冊 이라는 한자는 꽤 재미있다. 冊은 < 책 > 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 음 < 책 > 이다. 이런 형태를 정확히 무엇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독특한 형태'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결국 < 책 > 을 뜻하는 순우리말'은 없는 것이다. 닝기미, 이럴 줄 알았다 ! 유네스코 기록 문화 유산으로 선정된 한글'이 정작 기록 문화의 화룡점정이라 할 만한 낱말인 < 책 > 이란 순우리말'이 없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볼 때마다, 아...... 신기한 구석이 있는 한자'다.

책을 뜻하는< 典 > 이 낮은 책장에 책을 가지런히 꽂은 모양새'라면, < 冊 > 은 키 큰 책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큰 책장에 책이 꽂힌 모양새'로 보이기도 하고, 옛 제본 방식으로 만들어진 책 모양'처럼 보이기도 한다. ( 옛날에는 대나무를 종이 대용으로 사용하였다고 하니 죽간 :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 글자를 기록하던 대나무 조각' 을 끈으로 이어놓은 상태처럼 보이기도 한다. http://blog.aladin.co.kr/795816154/6400650 : 눈먼 올빼미'는 디자인이 독특하다. 책등을 보면 진짜 冊 처럼 보인다. ) 이래저래 여러 사물이 겹쳐진다. 재미있지 않은가 ? 개인적 취향을 고려하면 < 冊 > 과 < 書 > 는 그 느낌이 판이하게 다르다. 冊'은 책이라는 상품에 방점을 찍고, 書'는 내용/쓰기'에 방점을 찍는다. 그러니깐 책은 상품으로써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표지 디자인은 물론이고

제본 방식과 자간, 심지어는 종이 재질에도 신경을 쓴다. 그뿐이랴 !  마케팅'에도 신경을 쓴다. 반면 書라는 한자는 외형을 중시하는 冊을 경망스럽게 보는 태도처럼 느껴진다. 書가 보기에 冊은 얼굴 치장에만 환장한 년'처럼 보인다. 점잖은 양반이라 겉으로 내색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이런 속말을 내뱉을 것이다. " 지랄이 풍년이네. 얘 ! 견적 나온다. 느낌 아니까 ~  턱 깎고, 보톡스에 필러 때리고 고소영 애교점 찌거꾸나 ! " 이처럼 冊은 상업적인 반면, 書는 학술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나는 書 씨'가 좀 꼰대스럽다. 글 쓰는 자 특유의 으스대는 느낌을 받고는 한다. 차라리 약간 천박하지만 섹시한 冊 양'이 좋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원본 텍스트를 그대로 인쇄해 시장에 내놓았다고 해서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시대에 맞는 감각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비유가 웃기기는 하지만 몸매가 예쁘다고 아무 옷이나 입히면 안 된다. D컵 가슴이라면 V자보다는 U자 드레스 코드도 좋고, 다리가 예쁘다면 클라라 쫄팬티 줄무늬 야구복도 괜찮다. 출판사 동문선처럼 마분지로 책 표지를 만들면 안 된다는 말이다. 기획사 동문선 소속된 인물들을 보라 ! 입이 딱 벌어질 만큼 화려하다. 그런데 그토록 아름다운 몸매(텍스트)에 입힌 옷 꼬라지를 보라 ! 오리온 초코파이 과자 상자를 뜯어서 입힌 꼴이다. 맙소사, 클라라에게 XXXL 힙합 패션복을 입히다니 ! 좋은 텍스트에 좋은 옷을 입히는 것은 출판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다.

최근에 현암사에서 나온 < 나쓰메 소세키 전집 시리즈 > 를 보면 몸매도 훌륭하지만 옷도 잘 입었어 !  문학사상사에서 나온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와 현암사에서 나온 같은 책을 비교해 보자. 고양이'는 같은 고양이인데 어째 그 고양이가 아닌 것 같다. 느낌이 하늘과 땅 차이이다. 피카소가 고양이를 그렸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으니 그 누가 흉내 낸 것이리라. 내 기준에 의하면 문학사상사'에서 나온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는 도서이고, 현암사에서 나온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는 책'이다. 이제는 책도 풍각쟁이처럼 몸치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

책의 명칭을 뜻하는 단어는 많다. 나열하면 이렇다. 전典, 서書, 본本, 권券, 도서圖書,  문헌文獻, 간책簡冊, 죽책竹冊, 엽책葉冊, 서책書冊, 서적書籍 그외 첩책, 접책, 보책 등이 있다. 이토록 다양한 명칭'이 있었다는 말은 곧 중국 문자 문화가 얼마나 발달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막상  가장 화려한 문자 문화'를 자랑했던 중국은 국민 연간 독서량은 5권이 안 된다. 책을 지독하게 안 읽는 한국보다도 더 안 읽는다. 이것 또한 참... 신기한 구석이다. 화려한 문자 문화를 자랑했던 중국과 유네스코 기록 문화 유산에 한글이 등록된 대한민국은 둘 다 OECD 가입국 가운데 연간 독서량이 꼴찌'이다.  대, 다, 나, 다 !

 

 

 

 

 

瓜 :  [ 오이 과 ]

< 위저드 베이커리' > 를 쓴 구병모 작가'가 이번에 < 파과 > 라는 소설을 내놓은 모양이다. 처음에 나는 < 파괴 > 라고 읽었다. ' 제목 한 번 진부하군 ! ' 이라고 하려다가 다시 보니 제목이 < 파과 > 였다. " 파라과이'를 줄인 말도 아니고.... 음, 제목 한 번 생경스럽군 ! " 사전을 찾아보니 파과(破果)다. 흠집이 난 과실'이라는 뜻이다. 아마 구병모 작가'가 아니었다면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은 파과'라는 뜻을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

지는 않다. 순우리말도 아닐 뿐더러 흔히 사용하는 생활 입말도 아니니 굳이 어색한 한자 조합으로 이루어진 < 파과 > 를 굳이 쓸 일'은 없을 것이다. 제목은 소설을 압축하는 상징성을 갖추고 있으니 작가가 소설 제목으로 < 파과 > 라고 하는 이유가 있을 터이지만, 굳이 이처럼 생경스러운 제목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싶다. 제목 자체만 놓고 보면 뭔가 꼰대스럽다. 그래서 이 책은 읽지 않기로 했다. 책은 읽지도 않은 채 소설 제목만 가지고 시비를 거는 경우는 알라딘 서재 역사상 최초이지 싶다. 소설 제목을 짓는 것은 소설가 마음이듯이 제목만 가지고 빈정 상해서 책을 안 읽겠다고 우기는 것도 독자 마음이다. 사전을 뒤지다가 재미있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破果에서 果가 아닌 [ 오이 과 ] 를 사용한 파과(破瓜) 다. 破瓜之年'을 줄인 말이다. 두 가지 뜻으로 쓰이는데 그 뜻이 전혀 다르다. 하나는 ① 나이 16세인 여자를 뜻하고 다른 하나는 ② 나이 64세인 남자'를 뜻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오이 과瓜'를 쪼개면 八 이 두 개'가 나오는데 이를 더하면 16이니 < 16세 소녀 > 를 뜻한다. 그런데 대상이 남성일 때는 이상한 논리가 적용된다. 여성에게는 8+8 = 16이란 공식을 선언하고, 남성에게는 8 × 8 = 64'라는 편법을 사용한다. 여성은 더하고 남성은 곱한다 ! 한참 웃었다. 이 남근 중심적 사고'라니.....  파과'는 또 다른 뜻도 있는데 " 성교에 의하여 처녀막이 깨진 상황 " 을 그리 부르는 모양'이다. 

또,  웃었다 !  " 재미, 아... 있다 !  " 지금이야 결혼 적령기'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로 늦어졌지만 옛날에는 결혼 적령기를 16세로 보았다. 그 옛날, 춘향이 나이'가 16세였으니 지금의 기준으로 "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년이 발라당 까졌어... " 라고 비난하면 안 된다. 그 시절에는 16세에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 로미오와 줄리엣 > 에서 줄리엣도 나이가 얼추 15세 정도는 되었을 나이이다. 우리가 흔히 혼기가 꽉 찬 딸을 두고 " 과년한 딸... " 이라고 부르는데,  이때 < 과년 > 은 결혼하기에 적당한 여자의 나이'를 뜻한다. 여기서 < 과 > 가 바로 < 瓜 : 오이 과 > 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여자는 16세에 첫 번째 섹스를 경험'을 하게 된다.

아, 아아아아아아 !  16세 소녀와 오이(瓜) 그리고 과일(果) 라니....  사실 오이는 테스토스테론이 왕성할 시기인 16세 소년이 꿈꾸는 음란한 판타지'에 자주 나오는 과일'이다. 솜털 보송보송한 소년들이  여성이 자위하는 모습을 상상할 때 딜도 대용으로 등장하는 대표적 물건이 오이가 아니었던가 ?  오이는 확실히 성적인 오브제'이다. < 오 > 와 < 이 > 는 그 모양이 촉촉하고 검은 동굴을 연상케 하고, 또한  깊고 푸른 밤 운우지정을 떠올리게 만드나니, 아아아아아아 ... 자꾸 이상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구나.

< 파과지년' > 이라는 사자성어에는 16세 소녀와 64세 노인'을 동일한 카테고리로 묶는 것을 보면 늙은 수컷의 성적 욕망이 읽힌다.  당시 이러한 합궁은 양반 사회에서는 흔한 조합이 아니었던가 ! 이러한 흔적 때문이었을까 ? 비속어로 " 여자를 따먹다 ! " 로 치환하는 식욕과 성욕의 혼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삐딱한 남근적 판타지'였던 모양이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403155 : 욕망하는 알파'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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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화 2013-09-17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라는 것을 처음 들여올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문자가 없었으니까
당연히 그것의 집합체인 책도 없었을 것이고
책을 뜻하는 우리말도 만들어지지 못했겠죠.

그리고 덕분에 저도 재미있는 단어를 알았네요. 이런 게 있으면 더 파해치는 습관이 있어서 찾아보니
파과기(破瓜期)라는 단어도 있는데 이것도 파과지년과 마찬가지로 16세쯤 여자가 월경을 시작할 시기라고 하는군요.
그리고 파과병(破瓜病)이라는 의학용어도 눈에 띄는군요. 20세 전후에 나타나는 정신분열증의 일종이라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7 16:20   좋아요 0 | URL
오호 !!!!!!!!!!!!!!!!!!!!
옛 사람들은 16세에 첫 월경을 시작했군요. 요즘은 영양가 있는 음식을 섭취해서 주로 13세 정도에 첫 월경을 하고는 하는데 말입니다. 확실히 오이는 성적인 오브제였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데요... 흠흠....


마립간 2013-09-1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冊 은 대나무에 글을 쓴 것에 유래하고 권卷은 비단에 글을 쓴 것에서 유래했다고 알고 있은데, 그외 의미가 조금씩 다른 Book의 명칭이 많군요.

http://blog.aladin.co.kr/maripkahn/7920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7 16:33   좋아요 0 | URL
예 맞습니다. 종이 이전에 대나무 조각 ( 죽간 )에다가 글을 썼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옛날 화투 모양이었나 봅니다.

권'은 비단에다 글을 쓴 경우군요.
엽책이라는 단어도 있는 걸 보면 나뭇잎에다가도 글을 썼나봅니다.

Forgettable. 2013-09-17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마 이 오이가 그 오이? 했는데 역시나 그 오이였군요.. 오. 이. 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7 22:31   좋아요 0 | URL
그 오이가 그 오이였어요.. 오 ! 이 !

수다맨 2013-09-17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구병모의 파과를 읽어보기는 했습니다만, 글쎄요, 제 입장에서는 별로더라고요(물론 칭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내용을 떠나서 구병모 작가가 문장을 굉장히 만연체로 쓰는 스타일인데, 저는 일종의 이러한 문장이 군더더기나 공연한 멋부리기처럼 보여서 거슬리더라구요. 저는 이문구나 박상륭 등 몇몇 예외를 제하자면 만연체 문장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문장이란 무엇보다 간결미와 정확성이 중요한데ㅡ무슨 판소리 가락 같은 것을 실험적으로 되살리려는 노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ㅡ만연체 문장은 확실히 에러가 아닐까 싶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8 00:49   좋아요 0 | URL
전 구병모의 < ... 베이커리 > 읽었는데 청소년 소설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문장이 참 후지더라고요. 말씀하신대로 간결미도 없고 문장을 길게 끌다보니 비문도 많고....
저도 이런 문장을 싫어합니다. 문장이 완성이 안 되면 지우고 다시 써야 하는데
그냥 쉼표 날리고는 다른 문장으로 가고.... 요런 게 정성일 문체거든요...
하여튼 구병모 작가 문체는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수다맨 2013-09-17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거나 잡설이 길어졌는데 "파과"가 굳이 일독해볼 가치가 있는 장편은 제 생각에 아닌 듯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8 01:12   좋아요 0 | URL
하여튼.. 파과에 대한 평이 안 좋다 싶으면 대부분 문장에 대해 걸고 넘어지는 분이 많더라고요....

히히 2013-09-24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위화의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에서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톨스토이,발자크,디킨스 등의 금서들이 다시 출판되자
날이 밝기 전에 서점 문밖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일부는 전날 밤에 의자를 가져다놓고 밤새 기다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우리 보다 훨씬 앞서 문자를 가진 나라라 다르구나했는데
뜻밖이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24 15:35   좋아요 0 | URL
중국과 한국의 공통점은 노동시간이 아주 높다는 점이죠.
일하다 피곤하면 바로 집에 와 잠자기 일쑤입니다.
노동 환경 개선이 필요해요...
근데 그것도 아닌 게 일본도 노동시간 많지만 책은 열심히 보는 편..
 

 

 

맹목적 낙관주의는 우울한 비관주의보다 위험하다.

 

 

생일 선물로 < 冊 > 만큼 좋은 것도 없다고 말하고는 하지만 책을 선물 받고는 종종 난처'한 경우가 있다. 내 독서 취향'을 잘 아는 사람들은 요령껏 책을 골라 선물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무조건 베스트셀러 위주'로 책을 선물하는 경향이 있다. 아, 그러나 나는 베스트셀러'는 읽지 않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 건방지게 말하자면 < 베스트셀러란...... > "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한 책 " 이라기보다는 "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마저 일단 사고 보는 경우 " 이다. ( 문학'은 제외하자 ! ) 베스트셀러'란 책을 항상 읽는 사람들이 만든 결과'가 아니라 평소에 책을 사지 않는 사람들이 주머니'를 턴 결과이다. 냉소적 태도로 말하자면 베스트셀러'는 대부분 읽지 않아도 되는 책들이다. 짧은 기간 안에 왕창 팔리는 책보다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이다.

오래 전, 누가 나에게 < 시크릿 > 이란 책을 선물한 적이 있다. 부제가 1% 부와 성공의 비밀'이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 소개된 이후 해리 포터'를 능가한 판매고를 올렸다는 대대적인 선전을 하고 있었으니 사람들이야 동할 만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웠다. 베스트샐러에 대한 불신과 자기계발서와 성공학'에 대한 너절한 혐오'를 가지고 있던 내게 이 책은 그야말로 읽으면 좆될 것 같은 책 가운데 하나였다. 고맙다는 인사말을 하기는 했으나 읽을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읽기 시작했다. 내용은 환상적이었다. 자기계발서와 기업형 대형교회 특유의 긍정신학을 접목한 성공학은 묘하게 비술적 분위기를 풍겼다. 메시지는 명확했다. <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이루어진다. >

2002 월드컵 붉은 악마 버전으로 말하자면 "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 이며 에스케이 텔레콤 버전으로 말하자면 " 생각대로 T " 이고,  아침이면 날마다 도착하는 " 고도원의 아침 편지 " 이며 한 달에 한 번 발간하는 " 좋은 생각 " 이다. < 긍정 > 이 너희를 구원하리라 ! 어떤 대상을 욕망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대상을 간절히 원할 때 종종 나쁜 결과에 도달하게 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된다.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라면 가까이 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포기'는 반드시 나약하며 부정적인 소극적 태도'라고 할 수는 없다. 긍정과 부정 사이에 놓인 것이 바로 포기다. < 포기 > 는 빠를수록 건강에 좋다.

불평이 금지된 사회'보다 더 병적인 사회는 칭찬'만 할 수 있는 사회'다. 김일성 세습 체제'는 말 그대로 김일성에게 칭찬만 해야 하는 사회가 아니었던가. 긍정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사회'는 포기'를 나쁜 태도'로 평가하지만,  사실 < 포기 > 의 반대 진영에 속한 < 집착 >은 좋은 쪽으로 흘러가면 열정이요 순애보이지만 나쁜 쪽으로 빠지면 스토커'가 된다. 또한 포기해야 할 때 포기하지 않으면 가수 성진우의 예언처럼 " 닭고기 아줌마 / 다 포기하지 마. " 가 된다. 누군가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예로 들며 반론을 제기할지도 모르겠으나 그에 대한 답은 피파가 선정한 < 최악의 오심 베스트 텐 목록 > 을 확인하기 바란다. 6, 7, 8, 9위에 오른 오심은 모두 2002년 월드컵 때 한국과 치룬 경기'였다.

피파가 선정한 결과만을 놓고 보면 4강 신화는 " 간절히 " 원해서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라  심판의 도움으로 " 간신히 " 이룩한 결과였다. 오심으로 이룬 결과마저 긍정적으로 본다면 당신은 진정한 " 시크리터 " 다.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30분 읽다가 쓰레기통에 버렸다. ( 농담이 아니라 진짜 버렸다 ! ) 내용이 하도 병신 같아서 끝까지 읽을 수가 없었다. 쉿 ! 이 사실은 당신과 나만이 아는 특급 시크리트다.

 

 

 

 

1%의 부와 성공을 다룬 비서'에 가까운 귀한 책은 공교롭게도 알라딘 중고 장터에 쏟아져 나온 모양이다. 성공학 최고의 책은 중고 장터에서 1000원에 떨이로 팔리는 모양이다. 숫자를 보니 600권이나 나도는 모양인데 팔리지도 않는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가지는 가치가 아닐까 ? 왜 이토록 귀한 책을 읽고서는 내다버렸을까 ?

 

피파 선정 월드컵 10대 오심 논란 ▼

 

 

 

 

 

펼친 부분 접기 ▲

 

 

긍정의 대가 하면 우선 떠오르는 인물은 < 캔디 > 다. 그녀는 외로워도 슬퍼도, " 내가 왜 울어 ?!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기 왜 우니 ? " 라고 반문한다. 그리고는 방긋 ! 이라이자 쌍년'이 그토록 괴롭혀도 캔디는 울지 않는다. < 하니 > 도 마찬가지다. 나애리, 나쁜 계집애'가 괴롭혀도 참고 참고 참다가 이 세상 끝까지 달린다고 헛소리를 한다. 뭐, 뛰어서 마라도까지 가겠다는 것인가 ! 소녀들은 눈물을 흘리지 않고 훔칠 뿐이다.

" 캔디와 하니 양 ! 눈물을 훔치면 감옥 갑니다. 허허허허. 저는 남산 은행나무 은행을 털었다고 은행 강도로 몰려서 감옥 갔습니다. 외로울 땐 외로울 필요가 있고 슬플 때는 눈물을 흘릴 자유가 있답니다. 대한민국은 자유주의 민주 공화국이니깐 말이죠. 이라이자 쌍년이 지랄을 하면 주먹을 날리세요. 그리고 나애리 나쁜 계집애를 깐족거리면 먼저 선빵'을 날리십시요 ! "

바바라 에런라이크는 < 긍정의 배신 > 에서 현대 미국 사회'를 힐링과 멘토링을 흉내 낸 자기계발서, 동기 유발 산업, 초대형 교회의 긍정 신학과 긍정 심리학'이 지배한 사회'라고 진단한다. 초대형 교회가 찌라시처럼 유포하는 " 쾌활한 자기 만족 " 메시지가 전하는 바는 세상 만사 모든 일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징징거리지 마라, 똥개 눈에는 똥만 보이나니 부정적 사고'는 부정적 결과를 얻을 뿐이다. 사회에 대해 불평 불만을 갖지 말지어다. 초대형 교회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지, 송충이가 갈잎을 먹으면 죽는다 !  사회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말고 분수에 맞게 살라는 뜻.

 

 

<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 > 라는 제목을 다른 식으로 정하면 < 쥐와 인간 > 이 적당할 것이다. 두 명의 인간과 두 마리의 쥐'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쥐와 인간'은 치즈'를 찾아 미로 구조로 이루어진 방을 들락날락거린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치즈 창고를 발견한다, 야호 ! 배불리 먹을 수 있으니 좋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그 많던 치즈도 시간이 지나다 보니 바닥이 났다.  인간은 마지막 남은 치즈를 뜯으며 불평 불만'을 쏟아낸다. " 어라, 시부랄....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 "

나태한 인간과는 달리 쥐들은 창고에 치즈가 잔뜩 있었을 때에도 치즈가 바닥이 날 날을 대비해서 틈틈이 치즈'를 찾아 미로를 헤맸다. 결과는 첫 번째 발견한 치즈 창고보다 더 규모가 큰 치즈 창고를 발견'하는 결과를 얻었다.  어디서 많이 본 서사 구조'다. 그렇다 ! 이솝 우화'다. < 개미와 베짱이 > 에서 개미를 쥐로 바꾸고 베짱이는 인간'으로 바꾼 것이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 놀지 말고 열심히 일 해라 ! "  이솝은 알다시피 노예'였다. 주인은 평소에 이솝이 전해주는 말빨에 폭풍 감동하야 노예인 이솝을 풀어주었으니..... ( 한편 웅이네 가족은. )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 !  도대체 무엇이 주인 마음에 쏙 들었을까 ? 주인 입장에서 보면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 라고 주장하는 이솝'이라는 노예가 기특했을 것이다. 꾀부리지 말고, 게으름 피우지 말고, 욕심을 부리지 말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만족하며 살자는 것이야말로 주인이 노예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 주인이 잔소리를 해야 할 상황에서 노예가 나서서 속 시원하게 긁어주니 기특한 것이다. 결국 이솝 우화'는 주인이 노예에게 전하는 훈화'다. 월요일 아침이면 학교 운동장에서 지긋지긋하게 듣던 교장 선생의 " 삼복 삼복... 삼복..... 삼복........ 어린이... 어린이... 이.....이...........이.......... 여러분.. 여러분......... 여러분........................ " 으로 시작하는 그 훈화 말이다.

< 쾌활한 자기 만족' >은 인간을 노예로 만들기에 좋다. 맹목적 낙관주의'는 우울한 비관주의'보다 위험하다. < 무조건적 긍정 > 의 반대말은 < 무조건적 부정 > 이 아니다. 같은말'이다. 어버이연합과 주사파'는 극과 극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비슷하다. 중요한 것은 비판적 부정'이지 무조건적 부정이 아니다. 긍정도 마찬가지'다. 행복과 불행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말하기에 앞서 먼저 사회적 모순에 대한 지적이 선행되어야 한다. 행복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주장하는 혜민 스님의 위로는 틀렸다. 반대로 레비스트로스의 위로는 옳다. 인간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인간을 변화시킨다.

스펜서 존스의 <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 > 에서 게으른 인간'을 비난하기에 앞서 먼저 미로'라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낄낄거리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비판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 " 야, 이 씹새야 ! 네가 뭔데 거대한 미로를 만들어 놓고는 구경을 해 ? 인정머리없는 새끼. 닥쳐 ! 이 새끼야. 변명은 변소간에서 똥 쌀 때나 해라. 그리고 쥐새끼, 너희들도 나빠, 이 새끼들아. 치즈 창고를 발견했으면 넌지시 동료들에게 알려주면 안 되냐 ? 그동안 인간이 너희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곡간을 열어두었느냐. 싸가지없는 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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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9-16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다익선, 과유불급/아는 것이 힘이다. 모르는 것이 약이다.
이런 모순적인 사자성어나 속담이 있은 이유는 이들이 어떤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 모든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저는 긍정의 심리학도 어떤 상황을 설명하지만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 없는, 일반화가 안 되는 명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쾌활한 자기만족인 인간을 노예로 만들기 좋은 것은 맞지만, 이것이 반체제적일수는 없을까요?

http://blog.aladin.co.kr/maripkahn/340026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6 14:06   좋아요 0 | URL
링크 걸어두신 글 잘 읽었습니다. 상보성... 경쟁과 협동이 최상의 배율로 융합되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습니다. 쾌활한 자기 만족'은 이데올로기적이라기보다는 동기 유발 장사'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긍정성'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돈 버는 것은 결국 책을 쓴 사람이지 책을 읽는 사람은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얻는다고... 이런 힐링에 자기 만족을 느낀다면 할 말은 없지만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엄동 2013-09-16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맹목적 낙관주의는 우울한 비관주의보다 위험하다"는 제목이 모든걸 함축하고 있군요

긍정찬양 또한 무언갈 가르치려고만 하는 자기계발서의 한 축일테지만,
시크릿은 정말 별로였더랬죠.

특히, "오 지져스! 저기 있는 시크릿은 정말이지 내 인생을 바꾼 최고의 책이예요!!"
라는 내용의 몇몇 리뷰는 절 뜨악하게 만들었었구요

뭐 내 치즈"이야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었던 듯 합니다.

타인을 의식해서 만.들.어.낸. 긍정적에너지 혹은
반드시 긍정적인 사.고.여.야.만. 하는 강박관념은
때론 사람을 신경질적으로 돌변하게 만들수 있어요.


그냥 편하게 ^-^

낙관론자 비관론자 구분하여
자네 이러이러하니 요러요러하게 바꿔봄이 어떠한가. 하지말고

철수 영희 바둑이..
개개인의 생긴 그대로의 사고를 좀 존중해주었으면.

그래서 좋으면 사이좋게 지내고
싫으면 쌩까면 되는거 아님? ㅎㅎ


딴소리에 잡스러운 댓글이라고 이웃분들이 싫어하실까봐 맘쓰는 비관론자 엄동과
ㅎㅎ으로 급마무리하며 웃음으로 여운남겨 미워하진 않을꺼란 낙관론자 엄동은 모두 저이지 말입니다~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6 18:05   좋아요 0 | URL
물론 긍정이 나쁘지는 않죠.
그런데 지나치게 긍정에 대해 강박적으로
주입시키려는 경향이 있어요.
상대적으로 비판적 사고'는
부정적 사고로 찍혀서
불순하게 느껴지고 말입니다.
지나치면 나쁘죠.
지금은 긍정 과잉 시대입니다.


히히 2013-09-1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단계회사의 칙서 내용 8할이 맹목적 낙관주의입니다.
결국 그들의 끝은 우울한 비관주의가 되어 끝 모를 나락에 떨어졌다는 풍문이 자주 날아옵니다.
행복에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마음의 정화가 아니라 모순되지 않은 사회라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허나,
무한 긍정은 얼굴을 이쁘게 하는데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저를 두고 임상실험을 하여본 결과이니 의심은 마십시오.
새끼 낳고 開花한 히히입니다.

[시크릿, 누가 치...]저도 읽다 만 책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6 18:07   좋아요 0 | URL
사람들은 흔히 행복은 개인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회적 피드백이 잘 작동될 때
행복은 피어납니다.
행복이 개인적 영역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잘 받쳐주는냐에
따라 행복지수는 올라가는 것이니
개인보다는 사회 구조가 행복을 만듭니다.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있어요.

수다맨 2013-09-1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기가 막히네요! 멋진 제목입니다. 그리고 곰곰발님 말씀처럼 '읽으면 좆 될 것 같은 책들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대부분의 베스트셀러 저자들을 경멸하는 편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6 18:08   좋아요 0 | URL
베스트셀러... 뭐, 득은 저자의 몫이죠.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거죠.
뉴스 보니 긍정 전도사'는 보아 하니
집에 공항이 있더라고요.
비행기가 3대랍니다.
헌금 받아서 샀다고...ㅎㅎㅎㅎㅎㅎㅎ

엄동 2013-09-16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월드컵 10대 오심논란 ㅋㅋ

수정되고 덧붙여지는 글을 보는 것도 꿀잼~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6 18:09   좋아요 0 | URL
제가 일단 글 쓰면 급히 올리고 야금야금 수정하는 스타일이어서 다름닙다.
성격이 급한 가 봐요....... 종종 댓글도 먼저 달고 수정합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9-17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연휴 잘 보내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7 09:39   좋아요 0 | URL
만애비 님도 추석 잘 보내십셔.... 사랑합니다 ~

잉크냄새 2013-09-17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관주의 자체는 별 문제 없다고 보는데 저런 종류의 책들 , 특히 자기 계발서나 '나는 이렇게 살았으니 불쌍한 중생은 이렇게 살아라'는 류의 책들이 사회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환해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회사 추천 도서 대부분이 저런 종류의 책들로 채워지죠. '회사는 문제없어 니들의 문제지'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7 09:38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잉크 님. 요즘은 밤에 잠 자기가 편해서 좋습니다.
시크릿은 회사'가 대량으로 사서 직원들에게 배포했을 겁니다.
꼭 지들 좋은 것만 나눠준다니까요..ㅎㅎㅎㅎ
긍정성, 부정성, 낙관성 모두 그 자체가 나쁘지는 안다고 봅니다.
이처럼 강압적 긍정 사회'가 나쁜 겁니다. 이렇게 되면 말씀대로 개인의 문제고 됩니다. 모든 게 말이죠..

비로그인 2013-09-17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은 경우는 비관주의에 빠져 절망하다가 삶에 한 줌의 여유를 위한 긍정을 받아들이게 됬어요. 이 세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제 삶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할까요. 이 말도 뭔가 이상한 것 같기도 하네요.

http://www.koreafilm.or.kr/cinema/program_view.asp?g_seq=103&p_seq=704
예전에 <멜랑콜리아> 상영하면 알려달라 하셨죠? 추석 때 시간 있으시면 여기 상암동 영상자료원에서 보실 수 있어요.
추석 잘 보내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7 16:56   좋아요 0 | URL
엇 !!!! 멜랑콜리아 하는구나 !!!!!!!!!!!!!!!!!!!!!!!!! 허허허....
우현 님 시간 나면 같이 봅시다.
나 한번도 간 적이 없어서..... 길잡이 좀 해주쇼....

비로그인 2013-09-18 20:15   좋아요 0 | URL
다행히 토요일 오후에는 시간이 있을 것 같네요. 술도 마셔요. 그럼 어디서 같이 만나서 길을 안내할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9 00:29   좋아요 0 | URL
오호 ! 그러면 누리꿈 스퀘어 버스 정류장에서 봅시다. 3시 !

비로그인 2013-09-20 23:48   좋아요 0 | URL
네! 그 정류소에서 아주 가까워요
 
야구의 심리학 - 야구경기 그 이면에 숨겨진 놀라운 심리법칙
마이크 스태들러 지음, 배도희 옮김, 송재우 감수 / 지식채널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 클러치 히터 ( clutch hitter ) 와 쵸크 히터 ( choke hitter )

 

야구 경기를 보다 보면 아나운서가 즐겨 사용하는 야구 용어 가운데 하나가 < 클러치 상황' > 이라는 말이다. 별 뜻 없이 흘러넘기다 보니 그 상황이 대충 무슨 상황인지는 알겠으나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몰랐다. 클러치 ?! 그 클러치'가 내가 알고 있는 그 클러치인가 ? 그렇지 ! 이럴 땐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사전을 찾아보니 " 움켜쥐다 " 라는 뜻'이다. 그러니깐 " 클러치 상황 " 이란 경기 내용이 흥미진진해서 손을 꽉 움켜잡고 경기'를 보게 되는 상황'이란 뜻이다. ( 여담이지만 손에 땀을 쥐는 것은 좋으나 인턴의 엉덩이를 쥐지는 마라. 어쩌면 윤창중은 엉덩이를 땀으로 오해했을 수도 있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

저잣거리 입말'을 빌리면 " 손에 땀을 쥐거나 불알에 땀 차... " 게 되는 상황'이라는 말이다. 7회 이후 1점 차 경기가 진행되거나 3점 차로 뒤지더라도 만루 상황이어서 역전이 가능하다면 그 상황은 < 클러치 상황 > 이 된다. 혹자는 우리말 고운 말을 쓰자며 스포츠 용어'를 우리말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는 한다. 예를 들면 < 클러치 상황 >을 " 손에 땀을 쥔 상황 " 이라거나 " 불알에 땀 찬 경우 " 라거나 < 홈 플레이트 > 를 " 집구석 " 으로 부르자는 것 !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꼴불견'이다. 태권도 경기에서 심판은 각자 태어난 국적은 모두 달라도 한결같이 우렁차게 한국어로 " 차렷 ! ", " 시작 ! " , " 그만 !" 이라고 외친다.

태권도 심판이 되기 위해서는 100여 가지'가 넘는 한국어'를 암기해야 한다. 스포츠 중주국에 대한 예우 차원이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 히트 앤드 런 " 을 " 넌 쳐라 난 존나게 달린다, 잇힝 ~ " 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순우리말로 야구 용어를 갈아치우면 꽤나 웃긴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 최강타 선수, 불알에 땀 찬 경우에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첫 번째 공은 포수 불알 근처에 떨어진 받아치기 좋은 공'이었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공 던졌습니다 !!!!  최강타 선수,  쳤습니다 ! 2루에 있던 황만근 선수 3루 돌아 집구석으로 돌진 ! 아, 아아아 ! 집구석에 들어오자마자 곰 같은 두산 베어즈 남자와 뒹굽니다. 집구석, 엉망이군요.  하지만 1점 추가합니다, 잇힝 !!!! "

스포츠 외래어'를 순화해서 부르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야구 용어'를 순화해서 부르지 않는 태도를 두고 단순하게 혀를 굴리는, 있는 척하려는, 보그 병신체'라고 매도하지는 맙시다.  말꼬리가 길어졌다. 본론으로 바로 가자. 클러치 상황'은 동점 내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을 뜻한다. 경기를 관람하는 관객들이야 손에 땀을 쥐지만 클러치 상황에 등장하는 타자는 똥구멍에 습기 찬다. 잘하면 영웅이지만 못하면 역적'이다. 클러치 상황에서 타자가 가지는 심리적 부담감은 말로 설명이 불가능할 것이다. 야구란 본질적으로 실패의 미학'을 다룬다. 4번 타자'란 3할'을 쳐야 하는데 < 3할 > 이란 7번 실패하고 3번 성공하는 기록이다.

4번 타자가 클러치 상황에서 등장한다고 해도 영웅보다는 역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 같은 소양인'은 무서워서 오줌을 지렸을 것이다. " 아, 곰곰발 선수 ! 클러치 상황에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오줌을 지렸군요 ! 집구석에다 오줌을 싸다니... 집구석 꼴이 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 " 그런데 유독 클러치 상황에서 강한 선수'가 있다. 찬스에 강한 타자'를 < 클러치 히터 > 라고 부른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오티스 형님'이 대표적이다. 3점 뒤진 9회말 2아웃 만루에서 홈런을 치고는 한다. 반대로 클러치 상황에서 안타는커녕 곰곰발 선수처럼 오줌만 지리다가 아웃되는 선수를 < 쵸크 히터' > 라고 한다.

한 마디로 찬물만 끼얹는 선수다. " choke " 가 1. 질식시키다. 2. 목을 주리다. 3. ( 감정에 겨워 목이나 목소리가 ) 메이게 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설명을 안 해도 대충 무슨 뜻인지는 다들 알 것이다. 한 마디로 목을 조르고 싶은 선수'가 바로 쵸크 히터'다. 저잣거리 관중석 입말로는 < 아... 병신 새끼 > < 아, 저 새끼 > < 감독은 왜 자꾸 저걸 내보내는 거야 > < 팀에 도움이 안 되는 놈 > 라고 고함을 친다. 타자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아무리 잘 친다 한들 3번 성공하고 7번 실패하는 것이 타자'다. 타석에 들어서면 최소한 6,70%는 실패한다. 억울한 것이다. 과학적 확률로 보자면 9회말 2아웃 만루에서 아웃'을 당하는 경우'는 당연한 결과'이다.

쵸크 히터' 입장에서는 경기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진짜 실력이 안 나온다, 라고 항변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투수도 타자와 같은 입장이니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말 클러치 히티'는 존재하는 것일까 ? 찬스에 유독 강한 타자'가 있을까 ? 마이클 스태들러의 < 야구의 심리학 > 은 기술적 측면보다는 통계를 바탕으로 심리적 측면에서 야구를 분석한다. ( 몇몇 통계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 확률과 통계에 의하면 클러치 히터'는 없다. 클러치 상황에서 유독 강한 선수'는 없다는 말이다.  안타 칠 때가 되었으니깐 안타가 나온 것이고, 홈런 칠 때가 되니깐 홈런이 나온 것이다. " 그것은 클러치 상황에 대한 능력이 특출하기 때문이 아니라 처음부터 좋은 타자였기 때문이었다/ 야구의 심리학 中, 마이크 스태들러 "

클러치 상황에서 타율이 3할이라고 해서 그 선수'를 그 선수를 클러치 히터'라고 말할 수는 없다. 만약에 그 선수의 평균 타율이 3할이라면 그 선수는 클러치 상황에서 평균 성적을 냈을 뿐이다. 다만 그는 운이 좋았을 뿐이다. 확률적으로 안타가 나올 시점이 공교롭게도 클러치 상황과 일치했을 뿐이다. < 클러치 상황에 강한 선수 > 라기보다는 < 운이 좋은 선수 > 가 정답일 것이다.  같은 이유로 쵸크 히터'를 너무 욕하지는 말자. 그 또한 확률적으로 아웃이 될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을 뿐이다. 언젠가는 팀에 도움이 될 날이 오리라 ! 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모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오티스와 푸홀스는 확실히 위기에 강한 남자였다. 그들은 진정한 클러치 히터'였다. < 야구의 심리학 > 을 쓴 마이크 스태들러는 미주리大 심리학 부교수'이다. 얼핏 보면 심리학자가 야구에 대한 책을 썼다는 것이 외도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사실 야구는 투수와 타자 간에 벌어지는 치열한 심리전'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저자의 전공 분야'처럼 읽히기도 한다. 내가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 실패 > 와 < 우연 > 으로 이루어진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방망이 중심에 제대로 맞은 타구라고 해서 무조건 안타가 되지는 않는다. 야수가 잡기 좋은 곳에 떨어지면 아웃이 되기 때문이다.   神은 말한다. " 넌 때려라, 낙하점'은 내가 정한다 ! "

반대로 빗맞은 공이 반드시 아웃이 되는 것도 아니다. 텍사스 존'에 떨어진 공은 행운의 안타'가 되는 법이다. 그리고 땅볼은 투수 앞으로 가느냐 아니면 3루에 2루 사이로 빠지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갈린다.  흔히 말하는 연속 안타 행진'도 사실은 운이 지배한 결과'이다. 어떤 선수는 7경기 연속 안타를 치고 8번째 경기에서는 무 안타를 친다. 이러한 패턴을 주기적으로 8번 반복한다고 치자. 반면 어떤 선수는 56경기 연속 안타를 치고 내리 8일 동안 안타를 치지 못했다고 치자. 비록 두 타자가 같은 기간 동안 올린 56 안타는 동일하지만 역사는 180도 바뀐다.

전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후자는 야구 역사에서 커다란 획을 긋는다. 조 다마지오 ! 그는 1941년에 56게임 연속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3할 5푼 7리'였다. 같은 해, 테드 윌리엄스'는 4할 6리'라는 전설적인 타율을 기록했지만 56게임 연속안타 기록'을 세우지는 못했다. 신은 다마지오'를 선택했다. 이유는 모른다. 십일조를 열심히 헌납했을까 ? 모를 일이다. 인간은 공을 던지지만 신은 주사위를 던진다. 그것이 바로 야구'다.  하지만 테드 윌리엄스'가 조 다마지오'보다 레벨이 낮을 수는 없다. 1941년 이후 4할 타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뉴욕 양키스 광팬이었던 스티븐 제이 굴드는 < 풀 하우스 > 에서 앞으로 4할 타자'가 나올 확률은 희박하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타자의 실력이 점점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라 타자와 투수 모두 실력이 진화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호이징가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이라고 정의 내린다. 그 또한 스티브 제이 굴드처럼 메이저리그 골수팬'이었는지도 모른다. 야구 선수야말로 좀 놀아본 인간'들이다. 일반인들은 가끔 주말에 party를 열며 " play " 하지만 야구 선수들은 날마다 park 에서 " play " 한다, " baseball "을 가지고 말이다. 태진아 노래방 전속 성우가 야구장에 가서 홈런을 치는 선수'를 보았다면 다음과 같이 외쳤을 것이다. " 어디서 좀 놀아보셨군요 ! "

 

 

 

 

+

개인적으로 다저스 선수 가운데 < 닉 푼토 > 의 허슬 플레이'를 좋아한다. 화려한 경력은 없다. 슬슬 은퇴를 준비할 나이가 되었고 타율도 2할 중반이니 잘 치는 선수는 아니다. 더군다나 몸값은 다저스에서 가장 적은 선수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그는 온몸'을 던진다. 최선을 다한다. 성실한 선수'다. 자이언트 팬으로서 홈런 왕 배리 본즈'를 좋아할 수는 있지만, 야구팬 입장에서 보면 배리 본즈'는 재수 없는 이기적 인간'이다. 반면 야구팬이라면 모두 다 닉 푼토를 좋은 선수'라고 기억할 것이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예의'를 중시하는 스포츠다. 좋은 선수는 < 홈런 > 을 치면 기쁨을 숨기고 묵묵히 트랙을 돈다. 기쁨은 벤치에서 나온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로 나눈다.

홈런을 친 선수가 트랙을 빠르게 도는 이유는 상대 투수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홈런을 친 타자야 하늘을 날고 싶을 만큼 기쁘지만 상대 팀 투수 입장에서 보면 지옥 아니겠는가. 배리 본즈는 종종 커다란 홈런을 치면 걸어서 1루를 걷고는 했다. 으스대는 꼴을 볼 때마다 재수 없었다. 그는 신화가 될 만한 기록을 욕심스럽게 달성했지만 명예의 전당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기소되었다. 약물 파동 이후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을 받던 그가 최소 연봉을 받겠다며 자세를 낮춰 각 구단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그 어떤 구단도 그를 받아주지는 않았다. 시작은 위대했지만 끝은 초라했다. 그를 좋아한 동료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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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a 2013-09-1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요즘 팔자에도 없(을거라 생각했)던 야구를 거의 날마다 본답니다. 팀들 간의 성향 차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예를 들어 깔끔한 뉴욕 양키즈, The Sopranos에 나올 법한 마피아 부하들같은 이미지의 깍두기과 보스턴 레드 삭스 팀 ㅋㅋ,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의 다저스, 아직도 저주를 깨지 못한 비운의 시카고 컵스 등등..

페루애님은 어느 팀 응원하시며, 야구선수 중에서 푼토 말고 또 누굴 좋아하세요? 저도 이제 푼토 눈여겨 봐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5 13:30   좋아요 0 | URL
아, 니나 님이군요. 니나 님 사시는 곳이면 어느 팀 소속인가요 ? 궁금한데요..ㅎㅎㅎ.
전 당연히 보스톤 레드 삭스 팀입니다. 여긴 보스턴 레드 삭스 경기를 안 틀어줘서 할 수 없이 다저스만 주구장창 보고 있는데 레드 삭스와 다저스가 붙으면 당연히 레드 삭스 으원합니다.
결국 아메리카에서는 레드 삭스 응원하고, 내셔널 리그는 다저스 응원하게 도었네요.
다져스에 레드삭스 선수가 왕창 왔어요. 칼 크로포드도 그렇고, 닉푼토도 그렇고...

전 좀 잔챙이들 좋아하는 편이에요. 스타들은 뭔가 좀 으스대고 그러잖아요. 배리 본즈 같은 인간을 아주 싫어합니다. 팀 웨이크필드 좋아해요. 너클볼 투수였죠. 아주 느린 볼을 던진 투수였습니다.





Nina 2013-09-17 23:1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배리 본즈... 잘 나가다 왜그랬대요 참..

저희 동네 출신으론 최근엔
저스틴 벌랜더인가, 같은 학교 다녔떤 지금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있는 선수가 있는데요
딱히 팬은 아니고, 저도 보스톤 좋아하구요 ㅋㅋ
시카고 컵스는 왠지 좀 안스럽구요. 리글리 필드.. 염소의 저주.. 예전에 그 기록 깰 뻔했는데 어이 없게도 무너지고 (관련 다큐도 봤어요), 그 뒤로 영 비실대는걸 보면서 언젠가 꼭 그 저주 깼으면 해요.
아직 초짜라 아는건 별로 없지만 배워가고 있어요 ^^ 앞으로 페루애님 좋아하는 선수들 눈여겨봐야징~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5 14:45   좋아요 0 | URL
보스턴'은 역사도 깊고, 빨간 양말 로고가 멋지잖아요 ! 사실 전 로고 보고 팬이 된 예입니다..ㅎㅎㅎㅎㅎㅎ
아, 여행하게 되면 그냥 각 구단 구장 한번 보고 싶어요. 레드삭스 팬웨이 파크 가보고 싶습니다.

시카고 컵스는 아마... 무슨 염소의 저주'인가, 뭔가 하죠 ?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어느 허름한 염소를 몰고 온 관중을 구단주가 못 들어오게 했다고 합니다. 냄새 난다고 말이죠.
화가난 염소 주인이 말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컵스는 100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할 것읻....

그래서 염소 어쩌구 저쩌구 저주'가 .....
컵스 보면 안타깝기는 합니다. 함 이겨으면 좋겠네요. 아마 컵스가 108년 동안 우승을 못했을 겁니다....

Nina 2013-09-17 23:2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맞아요 염소의 저주..
한번 그 저주를 깰 뻔한 기회가 있었는데 어이 없이 놓치고 나니 와르르 무너지고
당시 싸이영 후보였던 투수 마크 프라이어도 그 뒤로 확 내리막길을..
http://youtu.be/qE1mIT3CVPc 다큐도 있던데, 사람 심리라는게 참 무서운거 같아요. 잘 나가던 선수도 별거 아닐수도 있는 일로 와르르 무너지게 한다는게요..
사실만 놓고 보면 그 팬이 그걸 잡았다해도 승승장구 이기던 중이라 승패에 그렇게 결정적인 지장을 주는건 아니였나본데, 저 공을 놓치고나니까 관중들 포함, 모든 선수들이 다 초상집 분위기더군요.

참, 알아보니까 제가 사는 곳 팀 이름은 워싱턴 내셔널즈라고 하네요. 그렇다고 워싱턴을 응원하진 않지만요 ㅎㅎ 페루애님이 레드삭스의 팬이 된 계기가 의외로 단순하군요! ㅋㅋ 요즘 잘 나가더군요 레드삭스. ㅋㅋ 그나저나 걔네들은 지저분한 수염에, 바지도 헐렁하게 입고, 딱 스타일만 봐도 '난 보스톤 레드삭스 선수요'라는듯 딱 티가나요 어쩜~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6 14:14   좋아요 0 | URL
컵스의 그 비운은 워낙 유명하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앗 갑자기 이름이... 레드 삭스 포수가 피 터지게 싸운 경기도 유명합니다.
주먹이 진짜 마구 오가갔음... 8명이 퇴장했으니 말 다했죠...

하여튼 그날 경기에서 레드삭스가 기적적으로 10 ; 11로 이깁니다.
그때부터 승승장구해서 월드시리즈를 우승해요... ㅎㅎㅎㅎㅎ. 고 장면도 남편 분께 여줘보세요.
정말 굉장한 경기였습ㄴ다.

마노아 2013-09-15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핫!
" 최강타 선수, 불알에 땀 찬 경우에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첫 번째 공은 포수 불알 근처에 떨어진 받아치기 좋은 공'이었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공 던졌습니다 !!!! 최강타 선수, 쳤습니다 ! 2루에 있던 황만근 선수 3루 돌아 집구석으로 돌진 ! 아, 아아아 ! 집구석에 들어오자마자 곰 같은 두산 베어즈 남자와 뒹굽니다. 집구석, 엉망이군요. 하지만 1점 추가합니다, 잇힝 !!!! "
이 부분 읽다가 제대로 뿜었어요. 콧물까지 나왔어요..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6 14:11   좋아요 0 | URL
그렇죠 ?
이거 제가 비장의 무기로 쓴 문장인데
사람들이 잘 안 웃어서 약간 당황했습니다...ㅎㅎㅎㅎㅎ
웃어주셔서 고마워요....

히히 2013-09-15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神은 말한다.
"인간에게 자유의지란 없는 것이다.
세계는 신의 직접적인 관여로 순간마다 질서정연하다.
찬스에 유독 강한 타자는 없다.
신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치는 것이다."
흥! ><
그 어떠한 것도 신을 위한 불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찬스는 싸우고 쟁취하고 또 다른이의 심장에 전이 되는 것이다.
순명에서 평화를 찾는 자를 신은 가장 사랑하신다.
그러니, 기회의 순간이 오기 전까지 불복종하며
우리의 의지를 순수 배양할 지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6 14:11   좋아요 0 | URL
3할 타자와 2할 7분 타자가 6,700타석에 들어섰다고 가정했을 때
3학 타자는 2학 타자보다 안타가 얼마나 더 많을까요 ?

놀라지 마십시요. 25개입니다.
700번 중에서 25개가 더 많으면 3학 타자가 되요..
그러니깐 사실 2학 타자나 3할 타자나 다 비슷한 겁니다.

그러나 연봉은 정말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죠. 이것도 신의 장난인 것 같아요.

엄동 2013-09-1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구용어를 적기적소에 쓰고

선수와 팀의 몇년전 기록까지 좔좔 읊고

통계에 따라 결과를 내다보는 야빠들.

대단합니다 진정 :)


전 두뇌게임이라는 야구에 크게 흥미는 없지만

알아가려해도 용어들이 어렵더라구요 :(

마음이 안가는거죠 뭐. ㅋㅋ


복싱 용어에도 클러치"가 있는데.

기운빠졌거나 불리할때 상대를 잡는 일명 껴안기.

잽 원투 카운터 훅 바디 더킹 클러치까지

귀에 쏙쏙 들어오죠 :D

마음이 따르는거죠 뭐.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6 14:09   좋아요 0 | URL
글구보니정말 복싱 용어에도 클러치가 있네요. 차에도 달려 있고 말이죠.
근데 설한 님은 복싱 용어를 자주 아시네요.
아니 여성분이 어떻게 아십니까 ?

사실 저도 복싱 좋아합니다. 그냥 보는 거 말입니다.
글구 보니 스포츠 안 좋아한다고 하고서는 은근 저도
스포츠를 열심히 보는 편인가봅니다.

복싱, 야구 좋아하거든요.

언제 한번 복싱 한 번 해요. 글러브 끼지 말고 말이죠.. ㅎㅎㅎㅎ

엄동 2013-09-1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자해를 하고자 하시는게 아니라면

빽글러브'정도는 끼고 하죠

촤하하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6 16:04   좋아요 0 | URL
설한 님은 잽을 날리세요. 전 클러치로 방어하겠습니다...
 

 

 

 

 

 

 

 

 

욕망을 숨긴 말.

 

 

 

 

1. 월드 시리즈

 

아메리칸 리그'에서는 < 보스턴 레드 삭스 > 가 승승장구하고 있고, 내셔널리그에서는 < LA 다져스 > 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두 팀이 각 리그 우승으로 월드 시리즈'에서 맞붙는다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다. 나는 아메리칸 리그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를 응원했고, 내셔널 리그'에서는 다저스'를 응원했기 때문이다. 만약에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붙는다면, 나는 보스턴 레드 삭스'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10년째 레드 삭스'를 응원했기 때문이다. 다저스'에는 미련 없다. 류현진'을 응원했을 뿐이니 말이다. 그런데 문득 " 월드 시리즈 " 라는 말이 자꾸 신경을 건드린다. 곰곰 생각했다 ! 왜, 월드 시리즈'이지 ?!

 

미국 프로야구'는 말 그대로 미국 내 경기'이다. 한국 프로야구'도 가을 야구'를 < 한국 시리즈 > 라고 하고 일본도 < 재팬 시리즈 > 라고 하니 미국 프로야구도 " 월드 시리즈 " 가 아니라 " U.S.A 시리즈'가 되어야 한다. 월드 시리즈에 부합되려면 국가 대항전'이 되어야 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WORLD '라고 한다. 제국의 지랄 같은 근성이 읽힌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돈다는 말인가 ? 닝기미, 그래. 니 팔뚝 굵다 ! 가만 생각해 보면 신인왕 후보'도 그렇다. 류현진은 신인왕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런데 류현진은 신인'이 아니다. 이미 한국 프로야구'에서 100승에 가까운 승리'를 따낸 베테랑 투수가 아니던가.

 

류현진이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 신인왕을 차지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는 한국에서의 경력 따위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 때문이다. " 허허허허... 동네 사회인 야구 시합에서 100승 채웠다고 인정해 달라는 말이오 ? 이 사람, 후훗... 웃긴 사람이네. 이보쇼 ! 여긴 미국이오 ! 메이져리그'란 말이오 ! 껄껄껄... " 건방진 태도이기는 하나..... 사실, 딱히 부정하기도 그렇다. 메이져리그'는 세계 각국에서 솜씨 좀 있다 하는 사람들은 모두 모이는 곳이다.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공화국, 쿠바, 일본, 한국'에서 상위 1% 베테랑'이라고 하는 선수들이 입문하는 곳이 바로 미국 메이져리그'이다. 씁쓸하지만 메이져리그'는 자국 내 야구 경기'이지만 세계 대회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 야구란 무엇인가 > 는 지금까지 내가 읽은 야구 서적 가운데 가장 좋다. 명불허전이다.

 

 

 

 

 

2. 신대륙

 

" 내가 최고다 정신 " 은 < 신대륙 > 이라는 말'에서 정점을 이룬다. 서구 유럽인'이 보기에는 북아메리카 대륙은 그들 눈에 띈 새로운 땅이지만, 사실 이 대륙은 이미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수천년 동안 살아온 터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 the New World " 가 아니라 " the Old World " 가 되어야 한다. 서구 유럽인은 수천 년 동안 이어진 역사'를 간단하게 원년으로 리셋해 버린 것이다. 그것은 한국에서 100승에 가까운 승수를 쌓은 류현진의 기록을 0으로 리셋한 후 신인왕 후보 자격을 부여하는 것과 비슷한다. 알고 보면 참... 좆같은 자세'다. 유럽인은 처음부터 아메리카 원주민'을 투명인간 취급을 했고 미개인으로 분류해서 품종을 개량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했을 뿐이다. 결과는 대량 학살'이었다. 그런데 정말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미개인'이었을까 ? 클로드 앙리 레비스트로스'는 < 야생의 사고 > 에서 서구 중심 사고'에 대해 빅엿'을 날린다.

 

개인적으로 < 주는 것 없이 그냥 싫은 사르트르' > 는 " 상황 속에서 주체는 늘 정치적으로 옳은 선택을 해야 ......"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말은 결국 똑똑한 소수의 엘리트'가 정치적으로 옳은 선택을 해서 역사의 결과인 문명을 진화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사르트르'는 비문명 사회 원주민의 사고'를 단순히 " 손재주가 조금 탁월한 사람 " 으로 평가 절하했다. 사람 깔보기 좋아했던 사르트르이니 그 꼴불견은 눈 감고도 알 듯하다. 카뮈를 듣보잡 취급했던 사르트르가 아니었던가 ! 기고만장한 사르트르에 화가 난 인물은 카뮈 만이 아니었다. " 뭐, 손재주 ?! 이런 시부랄.... " 레비스트로스는 이 말에 뚜껑이, 왕 열렸으니......

 

레비스트로스는 < 야생의 사고 > 에서 사르트르가 생각 없이 뱉은 말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레비스트로스는 역사와 문명은 개인의 정치적 옳고 그름'을 선택한 결과'가 아니라 사회 구조'에 따라 인간의 행위'가 결정된다고 본다. 사르트르가 정치적 인간에 방점을 찍는다면, 레비스트로스는 인간을 사회 구조의 하위 단계'로 보는 것이다. 그는 이런 말을 한다. " 인간이 사회 구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인간을 만드는 것이다. " 사르트르는 인간 사회를 수사자 한 마리다 전체 무리를 거느리는 사자 무리'로 인식한 반면 레비스트로스는 인간 사회를 개미 군락으로 인식했다. 사르트르는 나무를  보았고, 레비스트로스는 숲을 바라보았다. 레비스트로스의 < 야생의 사고 > 를 읽지 않았다면 반드시 추천한다.

 

 

 

 

 

3. 남자와 여자

 

이 글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몽상에 가깝'다 : 남자는 사내 < 男 > 과 아들 < 子 > 로 이루어진 낱말이다. < 남자 > 란 결국 한 편의 서바이벌 스토리'라 할 만하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읽힌다. 남자'라는 칭호는 생애 주기'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유년 시기'를 잘 견딘 자에게 내리는 훈장'이다. ( 옛날에는 유아 사망률이 높았다. ) 어릴 때 죽은 아이들은 결코 남자'라는 훈장을 얻지 못한다. 이처럼 남자'라는 호칭은 동성 사회'가 보내는 격려와 박수가 읽힌다. 진한 우정'이다. 남자란......

 

그런 존재다. 서로 칭찬하고 막 그런다. 유식하게 말하자면 < 브라더 후드 > 이지만 나는 < 부라알 후드 > 라고 쓴다. 로빈 후드가 활을 쏘며 놀았다면 불알 후드'는 가재 잡고 놀았다. 반면 여자는 좀 이상하다. 계집 女에 아들 子'다. 남자'라는 단어와는 달리 성장 스토리가 읽히지 않는다. 남자가 " 아들에서 어른으로 " 의 성장 과정을 담았다면 여자는 모두 남녀추니'요, 그 유명한 사방지'를 떠올리게 한다.

 

사방지는 조선 세조 때 인물로서 남성의 성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상체는 여성 성을 띄고 있던 인물입니다. 그에 대한 기록은 <<패관잡기>>와 <<필원잡기>>에 상세합니다. 어숙권의 <<패관잡기>>에 의하면, 사방지는 천민으로서 어려서부터 부모가 여자의 옷을 입히고 바느질을 시켰는데, 장성하여서는 사대부 집에 드나들며 여종들과 함께 자는 일이 많았다. 진사 김구석의 아내 이씨는 과부로 있으면서 사방지에게 바느질을 시키며 밤낮으로 10여 년을 함께 거처하였다. 이 사실을 들은 사헌부에서는 1463년(세조9) 봄에 그를 국문하였는데, 확인해 보니 남경(男莖)이 매우 장대하였다고 한다. 이를 두고 세조는 웃으며 이씨의 아비인 판부사 이순지(李純之)의 가문을 더럽힐 염려가 있으니 따지지 말고 사방지를 이순지에게 넘겨 주어 처리하게 하였다. 이에 이순지는 곤장 10여 대만을 때리고 사방지를 경기도 내의 종으로 보내었다. 그러나 이순지가 죽고 이씨가 사방지와 다시 놀아나자 국왕 세조는 그를 신창현으로 귀양보내었다.

■ 과부 이씨의 父인 이순지'는 세종이 매우 아끼던 천문학자'로서 천문학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과학자로 뽑힌다.


어숙권은 사방지를 두고 본인이 본 양성을 가진 암말을 떠올리며, 그 암말은 암·숫말과 정을 통하지 않는데 사방지는 여자와 정을 통하였으니 말보다 심한 자라 평했다. 그리고 양성인이라는 말은 사방지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하였다. 한편, 서거정의 <<필원잡기>>에 의하면 국왕 세조가 사방지의 처리에 관해 서거정에게 물었다 한다. 이에 서거정은 <<강호기문>>이라는 책에서 어떤 양성인을 人道의 바른 것을 더럽힌 자라며 죽였던 일을 들어 처벌하기를 청하였으나, 세조는 억지로 일을 밝히지 말라고 명하였다 한다.

 

- 네이버 지식인'에서 발췌

 

女子라는 단어 조합만으로 보자면 남자는 여자에게 " 네 안에 나 있다 ! " 라고 우길 만하다. 네 몸 절반은 내 꺼'다, 라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읽힌다. 후훗 ! 이처럼 < 여자 > 라는 단어는 굉장히 성차별적인 것이다. 내 주장이 황당하기는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리 황당한 주장도 아니다. 한국 사회는 남성들에게는 지나치게 관대하지만 여성에게는 꽤나 엄격하다.

 

여자'라는 단어가 말해주듯이 한국 남성은 여성을 하나의 주체로 온전히 인정하지 않는다. 불완전한 주체이다. 구멍이요, 결핍이다. 남자가 바람을 피우면 < 사내 새끼가 그럴 수도 있지...... > 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면서, 여자가 바람을 피우면 < 그년, 그럴 줄 알았어...... > 라고 말한다. 그뿐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남자는 담배를 피워도 되지만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쉬운 여자'가 된다. 남자들은 말한다. " 담배를 피우려거든 화장실에 가서 피워라, 쌍년들아 ! " 만약에 이런 말을 들었다면 김유정의 단편 < 동백꽃 > 에 나오는 점순'이처럼 당신도 거칠게 말하라. " 닥쳐 ! 너 아버지가 고자라지 ? 까르르르르... "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女子'라는 조합 대신 女者'라고 고치겠다. 男子도 마찬가지다. 男者라고 고치겠다. 아들 子보다는 사람 者를 써야 한다. 농담으로 한 소리'이다.

 

 

 

 

 

 

4. 복날 ( 伏- ) : 본문과는 전혀 관계 없는 한 토막

 

복날에 개 패듯 한다, 는 속담'이 있다. 초복, 중복, 말복이 되는 날로 그해의 더위를 물리친다 하여 개장국이나 삼계탕을 먹는 날이다. 개 입장에서 보면 복날은 < 핼 오브 지옥 > 이다. 더군다나 단칼에 숨통을 그어서 죽이기 보다는 패서 죽였으니 고통은 배가 되었을 것이다. 여기서 < 삼복 > 할 때 < 복 > 이 바로 엎드릴 복/伏'이다. 사람 人과 개 犬'이 합친 모양새'다. 주인 앞에서 납작 엎드려 꼬리를 살살 치는 모습에서 < 엎드리다, 복종하다 > 라는 뜻이 된 모양이다. 그런데 혹서의 정점인 날'을 뜻하는 단어에 伏 자'가 쓰인 이유는 무엇일까 ?

 

伏의 독음은 쪼갤 副(부)와 같은 계열에 속한다. 이 두 음을 겹치면 " 납작 엎드려서 꼬리를 치는 개를 쪼개다 " 라는 뜻이 된다. 그러니깐 伏은 개를 잡는다, 라는 뜻으로 통한다. 실제로 삼복 ( 三伏 ) 에서 伏 자는 농작물의 병충해 방지를 위해 지내는 여름 제사 이름'이라고 한다. 이 제사에서 개를 제물로 삼아 가슴을 쪼개고 지체를 찢어서 마을 곳곳에 걸어두었다고 해서 복날'이 된 듯하다.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95365 : 물고기 이름으로 본 조상의 노예 근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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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3-09-13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싸르트르는 진화와 진보를 구분하고 썼을까요?
암튼,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를 꼭 읽어 보겠습니다.

부라알 후드, 子보다 者, 공감! :)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4 01:34   좋아요 0 | URL
야생의 사고.. 굉장히 재미있어요.
좀 어렵기는 한데 정독하면 무척 깨닫는 게 많습니다.
절대 강추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9-14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비 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 이건 잘 만들었죠. 마빈 해리스의 서적을 봐도 야생의 사고 구조를 유사하게 진행했죠. 문화유물론적으로@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4 01:33   좋아요 0 | URL
책장에서 책을 꺼낸 김에 그냥 그 자리에서 다시 읽었는데 여전히 뛰어나네요.
대단한 작품입니다. 정말 레비스트로스는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이 드네요...
인류학을 배우면 당연히 문명과 비문명의 차이가 얼마나 습자지 같이 얇은 차이인 줄 대번에
깨닫게 되니 휴머니스트가 되는 것 같아요.
하여튼 사르트르는 상당히 건방짐....

엄동 2013-09-14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죠

사람者가 맞죠 국립국어원에 건의라도 어케ㅋㅋ

. 정류장이나 공공장소에서 지들은 눈치안보고 담배 꼬나물면서

'지붕없는 곳'에서 "감히"담배를 피우는 여자들을 나무라는

몇몇의 꼰대들도 같잖고요.


. 아 농담으로 한 소리는 아닙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4 17:36   좋아요 0 | URL
설한 님 오셨군요 ~
반가워요. 설한 님. 흠흠...
뭐라 그러는 놈 있으면 야, 이 고자새끼야 ~ 라고 욕 해도 됩니다.

수다맨 2013-09-14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레비스트로스를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이 분의 명성은 자자한데, 막상 그의 책을 정독했다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4 17:35   좋아요 0 | URL
네에... 레비 읽어보세요. 슬픈 열대보다는 먼저 야생의 사고'를 먼저 읽어보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9-15 00:56   좋아요 0 | URL
책 내용은 야생의 사고가 좋으나, 난이도로 보면 슬픈 열대가 좋습니다.
밀림의 원시부족이나 후진국 부족에 대한 레비 스트로스의 인간애가 돋보입니다.
사라져가는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보면서 참....

수다맨 2013-09-1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리고 추천해주신 사이바라 리에코의 만화는 잘 보았습니다. 인생의 책으로 삼아도 될 만큼 더없이 훌륭했습니다. 요즘 들어 마음에 닿는 책을 찾기가 어려웠는데ㅡ요 몇 주간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라곤 찰스 부코스키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이 전부입니다ㅡ 곰곰발님 덕분에 멋진 책 한 권을 마음에 새기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4 17:35   좋아요 0 | URL
아, 우리집 보셨군요. 저도 정말 이 만화 보고 하도 막막해서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참... 좋은 만화예요. 어떤 진정성 같은 게 느껴지비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보는 것 같았습니다.
반갑네요. 수다맨 님 !

2013-09-14 1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15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히히 2013-09-15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 해는 매실엑기스를 담은 장독에 금이 갔는지 바닥이 진득하였습니다.
강한 산성으로 테이프로는 어림없고 매실알맹이를 건지기엔 아직 일러
다른 독으로 옮기지도 못하고 애를 먹고 있는데
친정엄마가 놀러와서는 밀가루를 달라시더니
반죽을 하여 금간 독을 메우시더라구요.
이런 사소한 경험을 몇 번 하고 나면 내가 소유한 지식이 조상의 지혜를 앞서지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문명화의 명분 아래 운명한 원주민의 혼백이 떠도는 ' 神대륙'의 생명이 언제까질라나?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5 09:21   좋아요 0 | URL
오, 그거 정말입니까 ? 밀가루로 금 간 장독을 메운다고요 ?
신기하네요. 역시 세월의 지혜가 쌓이면 정말 무시무시하죠...
요즘 매실액 담그는게 인기군요. 저희 집도 엄청 담갔었는데.....

에효... 전 어제 술을 너무 마셔서 잠도 안 오네요. 매실액 마시고 술 깨는 중입니다....
 

 

 

한국어' 우수합니까 ?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 한국어의 우수성 > 을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내가 한글로 글을 쓰는 이유는 아는 것이 < 한글 > 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 머리에 번개'를 맞아 느닷없이 영어를 유창하게 한다고 해도,  나는  영어 작문을 한글 작문'보다 잘 쓸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나는 한글로 글을 쓸 뿐이다. 농담으로 말하자면 한국어 문법은 ” 누가 보지 않으면 트럭에 실어서 내다 버리고 싶을 ”  만큼 까다롭다. 한국어 문법은 예외 조항이 많은, 문법적으로 불완전한, 언어 체계’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요, 코에 걸면 피어싱이다. 오해하지 마시라 ! 이러한 패륜적 발언‘은 내가 미국에서 태어나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고 해도 똑같은 소리를 지껄일 것이 분명하다. “ 영어란 누가 보지 않으면 트럭에 실어 내다 버릴 언어에 가깝소. “     
 

사실 언어‘는 비교 평가’가 불가능한 영역‘이다. 한국어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 이런 자화자찬’은 뒤집어보면 문화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허세‘와 연결된다. 한국적인 것은 모두 다 우수한가 ?  한국어는 영어에 비해 결코 우수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영어 또한 한글에 비해 우수하지 않다. 아프리카 소국의 언어 또한 마찬가지다. 그리고 문자 사회가 무문자(無文字) 사회'보다 언어 표현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착각에 불과하다. " 무문자 사회 주민들은 식물들의 속성을 매우 세밀하게 구별할 줄 안다. 평균 그들은 500내지 1000종을 분간해 그 이름을 알고 지낸다. 그에 비해 산업화된 도시 사람들은 보통 50 내지 100 정도밖에 알지 못할 것이다/ 작은 인간, 마빈 해리스 "

 

 

국가경쟁력으로 언어의 우수성을 입증하려는 행위는 뻔뻔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언어’는 모두 평범하다. 동시에 가장 위대하다. 한글'이 다른 文字에 비해 우수하다고 해서 한국어가 반드시 다른 言語'에 비해 우수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한국어의 우수성을 말할 때 흔히 인용하는 " 색의 다양성 표현 " ( 예를 들면 노랗다, 누렇다, 샛노랗다, 노리끼리하다....... ) 은 한국 사회'가 오랜 기간 동안 농경 사회'였기 때문에 발달한 감각일 뿐이다. 재배 작물의 잎 색깔'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물고기를 잡아 생활하는 필리핀의 아그타족은 < 고기를 잡는다 > 를 뜻하는 동사가 31개나 된다. 즉, 언어의 특정 분야가 세분화되는 이유는 문화적 환경과 깊은 관계가 있다. 언어는 환경이 지배한다. 마빈 해리스는 < 작은 인간 >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체의 각 부분에 대한 명칭도 문화적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다. 사람들이 벌거벗고 다니는 열대에서는 손과 팔을 한 단어로, 또한 발과 다리를 한 단어로 묶어서 말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가 하면 추운 기후 속에 살면서 특수한 옷들 ( 장갑, 장화, 버선, 바지 등 ) 을 몸의 각 부분에걸쳐야 하는 사람들은 < 손 > 과 < 팔 > , < 발 > 과 < 다리 > 같은 것을 확실하게 구별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러한 차이들을 근거로 해서 언어의 진화 수준을 가늠할 수는 없다.

 

- < 작은 인간 > , 마빈 해리스

 

이처럼 한국어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언어'라고 주장하는 것은 집단적 마스터베이션'에 불과하다. 마빈 해리스 할아버지의 지적처럼 어떤 차이를 근거로 비교 평가해서 언어의 진화 수준을 논하는 것은 천박한 짓'이다. 필리핀 아그타족 사람들이 < 고기를 잡는다 > 라는 뜻을 가진 31개 동사들'을 이유로 한국어는 표현력이 떨어지는 빈약한 언어'라고 반박을 한다면 당신은 무엇이라고 말대꾸 하겠는가 ?

 

모국어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좋은 태도이다. 하지만 자신의 모국어를 타 언어와 비교하며 우월성을 주장하는 것은 천박한 태도다. 한국어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며 과학적인 언어가 아니다. 다른 언어와 마찬가지로 그저 평범할 뿐이다. 언어에 서열이 어디 있는가. 언어도 GDP로 서열을 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정말 꼴값이 아닐 수 없다. " 한국적인 것은 세계적인 것 " 이 아니다. " 한국적인 것은 한국적인 것 " 일 뿐이다. 싸이의 < 강남 스타일 > 은 한국적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것이 된 것이 아니다. < 강남스타일 > 열풍을 두고 이 노래 리듬이 국악 가락과 비슷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 분석 기사'를 쓴 기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란 주장이었을 것이다. 아마... 늙은 꼰대가 장악한 데스크'였기에 가능한 기사 전송이 아닌가 싶다.  자기 논에 물 대는 논조'다. 이 정도 착각이면 < 아전인수 > 가 아니라 < 아전홍수 > 라 할 만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세계 보편적 정서를 관통했기에 인기를 얻은 것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한국적인 것은 그냥 한국적인 것이다. 한국인은 자신이 가진 < 보물 > 을 평가할 때 항상 우월적 타자'를 끌어들인다. 예를 들면 " 마이클 잭슨이 먼저 인정한 비빔밥의 맛 " 이라거나 " 세계가 먼저 인정한 국악의 예술성 " 따위'다. 이처럼 한국적 가치는 반드시 우월적 타자의 인정을 받을 때에 비로소 그 우수성을 입증된다고 생각한다. 전형적인 노예 근성'이다. < 종북 > 만큼 심각한 것은 < 종미 > 다.

 

식스팩 없는 80년대 고개 숙인 한국 남성을 다룬 영화 < 살인의 추억' > 은 우월적 대타자 앞에서 존나 꼬리를 내리며 벌벌 기는 한국인의 굴신을 제대로 보여준다. 영화 속 형사들은 무능하다. 그들은 아무 일도 못한 채 미국으로 보낸 유전자 검사 결과 통지서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사이 죄 없는 소녀들이 살해당한다. 그들은 손을 놓고 미국으로부터 온 편지'를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다. 도대체 그토록 기다렸던 < 미국으로부터 온 편지 > 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일까 ? 왜 우리는 손 놓고 미국으로부터 온 메시지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클라이맥스인 기차 터널 앞 격투 장면에서, 우리는 분노에 찬 김상경이 살인자의 머리에 총을 겨루며 처형을 거행하려는 순간을 지켜본다.

 

이때 그토록 기다리던 편지마침내 도착한다. 처형은 잠시 미루어진다. 물론 다들 아시다시피, 미국의 메시지 <혐의 없음, 사건 종결하그라, 알긋냐 ! 촌놈들...... > 이다. 아버지의 말은 곧 법이다. 미국의 메시지는 곧 법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 충격적 결과를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누군들 믿으랴. 제우스의 아들들은 우월적 대타자인 아버지가 내린 선고 앞에서 당황한다. 거역할 것이냐, 순종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때 갑자기 어두운 터널에서 기차가 튀어나오면서 무능한 두 남자와 한 명의 용의자를 양쪽으로 가른다. 기차는 자신이 내린 결정에 불만이 가득한 두 아들에게 내리는  두 번째 메시지. 우월적 대타자는 기차의 형상으로 변하여 지상에 내려온 것이다.

 

첫 번째 메시지가 사건 기각이라면, 두 번째 메시지는 첫 번째 메시지를 어길 경우에 따른 무시무시한 응징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은 바로 어둠 속 터널 안으로 도망가는 용의자를 향해 형식적으로 터널 속 허공을 향해 쏘는 세 방의 총 소리. 그렇게 함으로써 형사는 상징적 처형을 감행한다. 아버지의 동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억울하고, 더럽고,치사하고, 분통이 터지고, 미치겠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죽은 희생자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이 허공을 향한 총 소리가 죽은 자의 넋을 달래기 위한 조총 소리처럼 들린다.그것은 김상경이 죽은 자에 위해 마련한 위령제.

 

영화 < 살인의 추억 > 은 미국이라는 우월적 존재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힘 없는 한국 남성들에 대한 자화상으로 읽힌다. 미국의 허락이 떨어져야지만 범인을 처형할 수 있는, 이 웃지 못할 상황극은 지금의 한국 정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국군은 존재하지만 미사일 버튼을 누를 권한은 없다. 누르기 위해서는 먼저 펜타곤으로 긴급 전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 핼로우 ! 존슨 ?! 아빠 !  나야... 평양 밤 하늘에 미사일 몇 방 쏘면 안 될까 ? 불꽃놀이 하면 안 될까 ? 안 돼 ?! 왜 ? 아잉, 아빠아아아! 한 번만, 한 번만....... "  종북이 문제라면 종미도 문제다. 이 정도면 제국에 대한 소국의 굴신'이 아닐까 ? 

 

모국어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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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9-11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일에 비교 평가가 불가능한 분야(저는 이것을 수평적 가치관이라고 부릅니다.)가 있고, 비교 평가가 가능한 분야(저는 이것을 수직적 가치관이라고 부릅니다.)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문제가 어느 분야에 속하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1 10:31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정말 좋은 표현이군요.
수평적 가치와 수직적 가치. 아주 탁월한 표현이십니다.
요걸 좀 써먹어야 겠어요....

어떤 문제를 어느 분야에 넣는냐가 바로 진보냐 보수냐의 차이가 되겠죠...

마립간 2013-09-11 12:13   좋아요 0 | URL
http://blog.aladin.co.kr/maripkahn/4924710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1 13:12   좋아요 0 | URL
음 잘 읽었습니다. 결국 마립간 님이 말씀하시는 수평적 가치관은 결국 들뢰즈가 말하는 리좀과 비슷하군요. 혹은 횡단성'과도 비슷합니다. 둘 다 들뢰즈 가타리 용어이니 말이죠. 잘 읽었습니다. 종종 수평적 가치관'이란 단어롤 좀 써먹어야겠어요. 횡단성, 리좀 이라고 하면 누가 아나요..ㅎㅎ

엄동 2013-09-1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곰발님과 위 팜르"님 글로부터
새로운 걸 많이 알게 됩니다 :)

그동안 저도 집단적마스터베이션의 주체였던 것 같다능 ㅎ

다른것은 다 차치하고,
한국적인 것은 그냥 (혹은 가장) 한국적인 것 이라는 말씀, 오 좋아요! b"

..
살인의추억에서의 터널을 향한 총성은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매번
가슴 먹먹해지고 스멀스멀 부아가 치미는 장면이었더랬죠.

저쪼위 마지막 몇 문단이
그 이유를 알려주는 듯 하네요.


날씨마저 야리꾸리멜랑꼴리삼삼부리부리한 지금,
알흠다운 모국어로 욕 한번 날릴까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1 12:56   좋아요 0 | URL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여 ~
라는 문장'은 자세히 보면 사대주의적인 것입니다.
한국적인 것이 그냥 한국적인 것에 머무르면
가차없이 가치를 내립니다
대신 세계가 인정하면 그때부터 신나요.
외계인이 침공하면 한국인은 외계인에게 이렇게 묻지 않을까요 ?
" 이봐, 화성인 ! 당신네 사람들은 한국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 "

늘 이런 식이잖아요.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합니다.

saint236 2013-09-1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글의 우수성이라기 보다는 편리한 것은 있습니다. 물론 한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영어도 그렇고요. 무슨 말이냐면 컴퓨터 자판에서 모음과 자음을 조합해서 쓰는 편리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한번 미친척 하고 자판을 한문 자판으로 바꾸고 눌렀더니....꽤나 성가시더군요....이런 것은 한글만의 특징이라기보다는 표음문자의 특징이라고 하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1 15:01   좋아요 0 | URL
네, 그 기사 저도 본 적 있습니다.
자판 문화에서는 한글이 압도적이더군요.
대부분 표음문자들은, 영어나 한글은, 자판 문화에 익숙하잖아요. 소리나는대로 저그니 의성어에도 자유롭고 말이죠. 하지만 표의문자'인 한자'다 다른 영역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는 합니다.
모든 언어는 모두 각자의 유리한 포지션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자도 보면 굉장히 매력 있습니다.

히히 2013-09-11 17:4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어린아이에게 글을 가르칠 때 제일 빠르게 습득하는 것이 한자입니다.
만6세까지의 영유아는 좌뇌 보다는 우뇌가 상당히 발달하는 단계인데
그때는 사물을 인지할 때 사진처럼 찍듯이 저장합니다.
상형문자인 한자는 그들에게 아주 매력적이죠.
글자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으로 글을 익히는 거죠.
통글자에서 낱자로 가르치는게 학습효과가 좋습니다.
한자는 철학적이죠.
禾(곡식,벼) + 火(말리다) = 秋 열매에 불나면 가을, 명답 아닙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1 19:08   좋아요 0 | URL
아, 히히 님 존나 멋있다......................................................

Forgettable. 2013-09-11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어는... 가르치기에는 병신같은 언어임에는 틀림없습네다. 휴.. 이런 언어를 제가 본 적이 없어요. 흐엉ㅇㅇ
암튼 언제나 영화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신선하네요. 짜응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1 16:57   좋아요 0 | URL
네이버에 한글의 우수성'을 치면 왜 우수한지 몇 가지 예를 드는데
공통적을 들어가는 게 이거 였어요..

" 머리만 조금 좋으면 하루만에 읽고 쓸 수 있다. 그만큼 한글은 쉽다. "

하도 웃겨서 웃다가 덧글 남겼습니다.

" 야, 씹새야 ! 한글이 그림이냐 ? "


히히 2013-09-1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니까 아빠에게 세우는 촉수를 도태시키라는 말씀인데,
제 경우에는
자립하니까 제가 몰랐던 아버지의 안쓰러운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우리에게 삥뜯어 배 불리는 불쌍한 나라입니다.
에라이! 먹고 떨어져.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1 17:18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미국 이 새끼들 코 흘리개 삥 뜯는 양아치 나라군요 !

히히 님의 진가를 보고 싶으니 알라딘에 서재 ㅎ나 만드십시요.. 팬이 은근 많아요.
댓글로 열성팬을 만든 경우는 알라딘 역사상 처음일 겁니다.

푸르푸르 2013-09-12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어제 댓글은 왜 지우신 겁니까? 췟~
근데 머리가 조금 좋으면 하루만에 읽고 쓴다는데
정확히만 빼면 어느나라 말이나 다 그런것일텐데...참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2 11:15   좋아요 0 | URL
아, 술 취하면 무조건 이상한 덧글 달고 욕하고 돌아다녀서
미치겠습니다. 어제 저의취중 난동 덧글'에 사과드립니다.
이게 몽유병 비슷하게 버릇이 생겨서.. 어제도 한 10개 정도 막 욕하고 돌아다녔습니다.
정신병 같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3-09-12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빈 해리스 할아버지 정말 좋아합니다. 문화유물론을 손에 넣을 때의 그 성취감
많은 부분을 마빈 해리스의 서적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제가 오덕 중에 오덕 킹 오덕이 된 영향이 바로 마빈 해리스의 영향입니다. 읽으면서 정말 글을 쉽게 깊이 있으면서도 중구난방의 집필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을 보는 순간
경탄을 마지 않았습니다. 언어의 사용에서 레비 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에서도 원주민들이 같은 식물에 대한 종수를
50가지를 알고 구분조차 가능한 걸 보고 놀랐습니다.
린네의 분류는 결코 문명인이 옳은 게 아니죠. 루소의 식물사랑을 읽고 모두 반성해야할 듯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2 11:19   좋아요 0 | URL
저도 마빈 해리스 무척 좋아합니다. 아십게도 문화유물론'은 가지지 못했네요. 구경조차 할 수 없으니 읽을 수도 없고 말이죠. 마빈 해리스 전집 함 나왔으면 하네요.....

레비 스트로스 < 야생 사고 > 에서도 보면 원시 사회가 얼마나 치밀한 과학적 사고에 바탕을 둔 밴드인가를 알 수 있씁니다. 레비 할아버지가 아주 자세하게 촌락 구성에 대해 말씀하셨잖아요.
레비하고 사르트르 하고 존나 싸워서 레비가 승리해씁니다. 사르트르는 역사는 진화에 의해서만 진보한다고 했으니 레비가 보기엔 우스운 꼴... 하여튼.... 해리스 옹 대단한 인물입니다.

lod 2013-09-14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틀린 말 같진 않지만, 그러면 왜 한글이 세계기록문화유산인데도, 많은 외국의 언어학자들이 한글이 우수하다고 말하는데도 우수하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할듯.(시비 붙이려는 의도는 없음.)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4 15:20   좋아요 0 | URL
한글이 세계 문화 유산'이라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문자는 사실 메소포타미아 동굴 그림보다 가치가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자란 결국 문화와 문명의 꽃이니 말이죠. 한글이 기록 문화 유산이면 한문도, 기타 문자도 그만큼 중요한게 아닐까 싶어요. 한글이 과학적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데
윗분 말씀처럼 15세기'에 만들어진 문자입니다. 다른 문자에 비해 엄청나게 늦게 만들어진 문자입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수하지 않다가 아니에요. 다른 문자도 우수하다는 것입니다.
문자는 문자 자체로 위대해요. 한글이 다른 문자보다 우수하냐 아니냐는 것은 마치 아이에게 엄마가 더 좋아 아빠가 더 좋아 라고 묻는 것과 같다고 보여집니다.

yj 2013-11-17 18:4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한글은 세계기록문화유산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고 계신 부분인데요, 국어교육과 학생으로서 조심스러운 발언을 하자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체택된 것은 한글이 아니라 세종대왕님이 집필하신 훈민정음입니다.
그 훈민정음 혜례본에 써진 한글의 제자원리가 과학적이고 독창적이기에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이지 한글 자체가 우수하기에 등재된 것이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잉크냄새 2013-09-15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에 포스팅된 4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개의 글들이 한글의 우수성이 아닌 장단을 논한 문제였다면 빅엿을 선물받지는 않았을텐데요.

저도 한국인이지라 한글을 사랑하고 장점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편이지만 일부 문화적 열등감에 빠진 사람들의 몰지각한 우열 가리기는 누워 침뱉기같아 눈쌀이 찌푸려집니다.

근데, 한글이 읽는 부분은 쉽지 않나요? 제가 중국에서 생활하는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솔직히 중국어는 단어가 너무 많고, 단어 1획 하나하나의 변화에 발음과 의미가 달라지는지라 4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새로운 한자가 너무 많습니다. 하하 그냥 넋두리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09-15 09:17   좋아요 0 | URL
표음문자와 표의문자의 차이 같습니다. 당연히 표음문자는 읽기 쉽습니다. 장점이 많은 문자입니다.
하지만 단점도 무시 못할 문자'이지요. 문법 예외 조항도 많고 말이죠. 타 문자보다 우월성을 주장하는 사람은 장점만을 본 것이고
제가 보는 관점은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으니 샘샘.. 정도 ? ㅎㅎㅎㅎㅎㅎ.

그나저나 잉크 님은 중국에 계시는군요. 흠흠....

응화 2013-09-17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우리는 가끔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을 비교하고 우위를 가리려고 하죠.

이 사람과 저 사람을 비교하고 저 사람의 삶과 그 사람의 삶을 비교하고
우리가 가진 그것과 다른 이들이 가진 그것을 비교하고 무엇을 소유하고 못하고를 비교하고
그 사이에서 서열을 정하고는 결국 우월감에 빠져서 갑甲질을 하거나 열등감에 빠져서 접시 물에 코를 박죠.

사실 근본적으로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비교하고 우위를 가릴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이 없는데 말이죠.

이 사실을 명백하게 깨달은 것은 유명한 다큐 '아마존의 눈물'을 봤을 때였죠.
대체 누가 멸종해야할 문명이 무엇이고 인류에 필요한 문명인지를 결정하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사람의 인생이란 것이 한 번 밖에 없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옛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인생극장처럼 '그래 결심했어!'하면서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삶을 살아야 하죠.
결국 최상의 선택을 위해서는 뭐든 비교하고 그 우위를 선정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하니까요.

결국은 무엇도 우위에 설 수 없지만 무엇인가는 우위에 서야하는 아이러니랄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10:17   좋아요 0 | URL
하, 이거 뒤늦게 댓글을 달게 되었네요.... 응화 님.
이 댓글을 읽으실지도 모르겠군요.. 흠흠...

yj 2013-11-17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미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확실히 한국인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부분이 강하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문장 내부에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네요. 한국어는 우리말과 우리글을 합쳐부르는 말이고
한글은 우리글을 이르는 말이니 구분하여서 사용해주시면 더욱 멋진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3-12-27 10:18   좋아요 0 | URL
오호, 그러니깐 한국어는 말과 글이 합친 것이고, 한글은 그냥 글이라는 말이군요.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김석호 2014-05-17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한글이 디자인은 깔끔한대 깊게들어가면 정말 어렵죠. 뛰어쓰기 맞춤법 등등 정말 어려움

곰곰생각하는발 2014-05-18 02:58   좋아요 0 | URL
통일성이 있으면 그려려니 하겠는데 예외조항이 너무 많습니다. 한글의 단점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