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진실은 때때로 범죄에 악용된다.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블로거'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내뱉은 거짓말을 그럴싸하게 꾸미기 위해서 다시 거짓말을 했고, 또다시 그 거짓말을 거짓말로 변명을 하다 보니 결국에는 끝없이 거짓말을 하게 되어서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추측건대, 별 볼 일 없는 대학을 졸업해서 조그마한 디자인 회사를 다니며 잡무에 시달리던 그는 어느 순간부터 꾀죄죄죄죄죄죄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서 화려한 꿈을 꾸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그는 처음에 별 생각없이 블로그에 서울대 미대를 졸업했다고, 푸념 섞인 낙서처럼 휘갈겼는데 이 거짓말이 결국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기 시작했다. 그는 최초의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도록 거짓말에, 거짓말에, 거짓말에, 거짓말에, 거짓말을 늘어놓다 보니 판이 커져버렸다.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이십대에 이미 20명 남짓한 직원을 거느린 디자인 회사를 차렸으며, 미술관 큐레이터와 도슨트를 겸하며,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하고, 모 아이돌 그룹을 프로듀싱한 프로듀서이자 스스로도 음반을 낸 적이 있는 전직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가구 공예가로도 이름을 떨쳤고, 군에 있을 때에는 아프간 전투에 착출되어서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육군 참모총장 표창장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 모든 일이 서른을 넘기지 않은 나이에 이룩한 업적이었다. 사람들은 제주도에서 잡히는 8월 은갈치'보다 더 은은한 스펙에  넋이 나가서 그를 칭송하기에 이르렀다. 박근혜가 100개의 형광등을 켜 놓은 듯한 아우라라면 그 블로거는 형광등 백만 스물 한 개를 켜놓은 아우라였다. 그를 따르는 이웃은 항상 와와, 했다. 간혹 나 같은 삐딱이'가 우우, 하면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몰려와서 에에, 하며 조롱했다. < 우우 > 했던 소수와 < 와와 > 했던 다수와 맞짱을 떴다가는 < 에에 > 당하기 일쑤였던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들이 거짓말쟁이 블로거의 화려한 경력을 나이와 비교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쉽게 간파할 수 있음에도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번의 재수 끝에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니 26세요,

 

여기에 병역은 병장으로 제대했으니 3년 더하면 얼추 29세가 될 터인데,  28세 때 이미 디자인 회사를 설립하고,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하고, 연예 기획사를 설립해서 2장의 앨범을 내기까지, 아.... 그리고 여기에 가구 공예가'로 대활약을 펼쳤다는 것을 포함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내가 < 와와 > 무리와 < 에에 > 무리에게 이 사실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했던 말이 바로 " 앞뒤가 맞지 않는 말 " 이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에 거짓말 " 이라는 주장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지만 그것이 진실인 경우도 종종 있고 앞뒤가 맞지만 거짓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그는 거짓말에 능숙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어설픈 거짓말쟁이에 가까웠다. 히가시나 게이고의 대표작 < 용의자 x의 헌신 > 에서 독자는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소설 초반부에 전남편을 죽인 야스코'가 얼마나 마음이 여리고 착한 여자였는가를 자세하게 묘사한다. 그녀는 성정이 고우며, 거짓말을 잘하지 못하고, 무서움을 많이 타는 여자'다.

 

그녀는 필립 말로우 소설에 등장하는 팜므파탈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어어어어무 멀다. 독자는 건들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심장을 가진 그녀가 매의 눈과 개의 코'를 가진 형사들이 쏟아낼 혹독한 과정들( 심문, 뒷조사, 알리바이..... ) 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는가에 관심이 쏠린다. 그녀는 과연 허술한 알리바이를 얼마나 치밀하게 은폐시킬 수 있을까 ?  그런데 우려와는 달리 그녀는 형사들의 심문뿐만 아니라 거짓말 탐지기가 동원된 거짓말 테스트도 무사히 통과한다. 거짓말로써 형사를 속일 수 있다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거짓말 테스트는 어떻게 할 것인가 ? 거짓말 테스트 장치는 거짓말을 감지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증후를 감지하는 것(폴 에크먼, 텔링 라이즈. 71)으로써, 거짓말 시 감지되는 발한, 호흡, 혈압의 변화'를 통해 거짓말 유무를 밝힌다는 측면에서 그녀는 자기 신체마저도 속인 것이 된다.

 

형사들이 그녀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 앞뒤가 맞지 않는 " 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은 결국 그녀가 " 앞뒤가 맞는 말 " 로 형사를 설득했다는 것이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나는 소설 중간에 히가시노 게이고가 짠 트릭'을 쉽게 간파했다. 간단하다 ! 그녀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진실만을 말했다 라고 가정하면 모든 의문점이 술술 풀린다. 이 소설은 독자들이 믿어 의심치 않는 " 살인자는 반드시 거짓말을 한다 " 는 익숙한 코드를 역이용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범인인 그녀가 형사를 속이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면 들통이 나지만 진실을 말하면 형사를 속일 수 있는, 매우 이상한 장치를 고안했다. 그녀가 진실만을 말하니 그녀의 증언은 앞뒤가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천재 수학자인 용의자 x는 그녀를 위해 수학 공식 대신 완전 범죄 공식을 만든 것이다.

 

형사는 거짓말에 능숙한 범인이 내놓는 " 앞뒤가 맞는 말 " 이 사실은 " 앞뒤가 맞지 않는 말 " 이라는 것을 밝혀야 한다. 트릭이란 기본적으로 " 앞뒤가 맞지 않는 말 " 을 " 앞뒤가 맞는 말 " 로 둔갑시키는 속임수'이니 말이다. 추리 소설은 뒤죽박죽인 트릭을 질서정연하게 되돌리는 장르'이다. 하지만 독자가 항상 뒤죽박죽인 트릭을 간파하지 못해서 골탕을 먹는 이유는 뒤죽박죽인 트릭'이 매우 정교하게 질서정연한 모습을 갖추고 있기에 독자에게 쉽게 들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자는 매번 속는다. 우리는 흔히 거짓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 보통 사기꾼들은 자신이 하는 말의 앞뒤가 어긋나지 않도록 완벽하게 이야기를 꾸민다. 오히려 정직한 사람들이 조금씩 앞뒤가 안 맞는 말을 한다. ( 폴 에크먼, 텔링 라이즈, 063 ) "  가수 이은하가 < 아리송해 > 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져야 한다는 너의 그 말이 아리송 " 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우리는 이 말이 진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사랑을 노래한 수많은 문학 작품에서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 곁을 떠나야 하는 이야기'는 이미 익숙한 서사가 아니었던가 ?  논리적 수식으로 보았을 때 이 말은 앞뒤가 맞지 않지만 진실에 가깝다. 이처럼 진실은 깍쟁이처럼 앞뒤가 딱딱 맞기 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아귀가 맞지 않는 구석도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 용의자 x의 헌신 > 은 " 앞뒤가 맞는 말 " 이 거짓말일 수도 있는 말이며, 진실은 때때로 누군가를 속여서 이득을 취하기 위한 도구로도 쓰인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진실은 아름답거나 선명할 수도 있으나 동시에 아리송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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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미에[르 2014-01-27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현실에서 그런 새끼 만난적이 있음.
스튜디오 지하의 창립 멤버이며...은위의 원작자 최종훈 작가를 지가 키웠고...
울 나리 만화 SF의 시작은 자신으로 부터 시작되었으며...

한때 인세로 하루 술값을 몇백씩 쓸만큼 벌었다고 했죠.
지금은 사기를 당해 처지가 곤궁하고...
진주에서 제일 큰 식당을 하는 아버지가 계신데...
계모의 반대로 후원을 못받는다고...

불쌍해서 3달 방세 내줬음.

공황장애 전단계더라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8 06:40   좋아요 0 | URL
그런 새끼 많죠.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결론은 그거 아닙니까.
나 왕년에 잘나갔다....
왕년에, 라고 말하는 사람치고
단언건대 잘나간 놈 별로 없었을 겁니다.
현재의 별 볼 일이 과거의 별 볼 일입니다.

엄동 2014-01-27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얇은 두께는 아닌데 한큐에 읽기 좋은 소설이죠

와와" 무리를 두었던 그 블로거의 결말은 어찌 되었는가요

코가 길어져도 너무 길어졌을껀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8 06:38   좋아요 0 | URL
리뷰에 참고하려고 이 책 찾는데 어디 박혀 있는지 도통 보이지가 않네요.. 흠...
코가 너무 길어져서 제가 잘랐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1-28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왕년이나 지금이나 오덕을 향해 달려가는 덕력 보유자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8 16:5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오덕이란 단어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 만애비 님 아예 이 참에 닉네임을 오덕왕'이라고 하는 건 어떻습니까 ?

만화애니비평 2014-01-29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오덕왕보단 오천황으로 !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9 12:45   좋아요 0 | URL
음... 그래도 오덕'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니 오덕왕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알라딘 번개 모임 후기 2 부.

 

표명희와 기형도 씨.

 

 

 

 

   

 

 

 

 

 

http://blog.aladin.co.kr/749915104/6845977 1 부 : 표명희와 장개동 씨.

 

내가 경찰서에서 하루 종일 조서를 작성했다고 하니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좀 복잡하다. 자신을 기형도라고 속여서 내 피 같은 돈을 갈취한 장개동'이 불쌍하여 경찰서를 나서는 길에 사식으로 돼지 국밥'을 넣어주었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안되는 말랑말랑한 신파 때문이 아니다. 죄를 미워하면 반드시 그 인간도 미워해야 옳다. 하지만 죄를 미워한다고 해서 밥 먹을 자격도 없는 놈이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 그래서 돼지 국밥을 넣어준 것이다. 그는 왜 기형도를 사칭했을까 ? 하긴, 허무맹랑한 부활론'에 깜빡 속은 내가 잘못이지. 그때였다. 경찰서 문을 나서려는 찰나 누가 다급하게 불렀다. " 이봐요, 투 베어 원 풋 ( 곰곰발 ) !!! " 뒤돌아보니 강력계 최만식 경사'였다. " 이봐요, 투베어원풋 ! 일이 묘하게 꼬였수다. 장개동, 그 자식.. 장개동이 아니올씨다. "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장개동이 장개동이 아니라면 장개동은 헛것이란 말인가 ? 최만식 경사를 주위를 살피더니 내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 그 사람, 기형도가 맞습니다. 지문 조회한 결과, 그는 20년 전에 사망한 기형도'로 나왔습니다. 그... 러니깐, 그는 장개동인 척 연기를 한 것이죠잉 ! " 최만식 경사의 말은 이명박이 터진 입으로 자신을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간이라고 고백했을 때보다도 더 충격적이었다. 푸베어원풋 씨 ! 조서를 다시 작성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기형도 시인은 일이 확산되는 걸 원치 않습니다. 나는 뭍 위에 오른 문어처럼 다리에 힘이 없어서 흐느적흐느적 다시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기형도는 마침 국밥을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그의 시 < 장미빛인생 > 에서 마지막 연에서 " 나는 인생을 혐오한다 " 라고 끝맺던, 어떤 혈서 같은 고백이 떠올랐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담당 형사가 잠시 외근 중이라 나는 경찰서 안에서 그가 오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문득 전날 선물 받았던 표명희의 소설 < 내 이웃의 안녕 > 이란 소설집이 생각났다.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책을 읽을 마음은 안 생겼지만 소설 표제작으로 쓰인 " 내 이웃의 안녕 " 이란 단편을 읽어보기로 했다. 첫 문장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307호, 위층 사람들이 이사를 왔다. 그들이 오면서 새로운 사실이 하나 밝혀졌다. 이전에 살았던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는 것. ( 단편 내 이웃의 안녕 中, 109 )

 

나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오면 노란 색연필로 밑줄'을 굿는 버릇이 있는데 소설 첫 문장부터 마음에 들어서 밑줄을 친 적은 김훈의 < 칼의 노래 > 이후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느낌이 좋았다는 소리다. 소설 속 화자인 207호는 307호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를 오면서 새로운 사실 하나를 깨닫게 된다. 새로 이사온 사람이 끽연가'라는 점이다. 307호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를 오면서부터 그때부터 담배 연기 냄새가 207호로 스며드는 것이니 합당한 추론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207호 남자는 새로 이사를 온 307호 남자를 통해서 그가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있는 사람(새로 이사를 온 사람)을 통해서 거기에 없는 사람(이전에 살았던)이 비흡연자'라는 사실을 먼저 언급한다는 점이다. 어떤 대상을 통해서 타자의 부재'를 인식하는 방식은 부재를 통해서 존재를 인식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거울 속 나(존재)를 통해서 죽은 아버지(부재)를 떠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재하는 자는 끊임없이 존재하는 자와 연결된다. 그러므로 마르크스의 말처럼 산 자는 죽은 자 때문에 고통 받고 그 역도 마찬가지'다. 빈곤에 의한 개인의 자살은 개인적 죽음이 아니라 공동체적 위협이 되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이다. 207호 남자가 307호의 흡연을 통해 지금 거기에 없는 남자의 비흡연'을 먼저 언급하는 인식은 지금 거기에 있는 이웃에 대한 무관심'을 의미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거기에 없는 자에 대한 인식을 내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희미하나마 공동체 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207호 사는 남자 이름이 " 빈 " 이라는 것은 그 또한 비워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 표명희는 이 짧은 첫 문장에서 모든 것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이 사실만 보아도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다들 아시다시피 첫 문장이 좋으면 결과가 좋은 법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아파트라는 집단 주거 형태를 통해서 현대인의 소통 단절을 다룬 작품은 많다는 점이다.  결국 익숙한 코드 진행은 뻔한 이야기여서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 단편은 그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몇 가지 반전을 준비한다. 새로 이사를 혼 307호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아니다. 207호는 107호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 의심 > 이란 의심을 할 수록 점점 확증으로 견고해지는 법 ! 그것은 마치 야한 생각을 할 수록 견고해지는, 딱딱해지는 페니스와 비슷하다. 의심과 비슷한말은 의혹이 아니라 발기하는 페니스'다. 그리고 < 페니스 > 의 반대말은 종교적 < 믿음' > 이다.  207호 남자는 담배 연기 냄새를 통해서 107호의 존재와 부재를 인식한다.

 담배 연기'라는 무형의 물질성'을 통해 107호를 인식하게 되는 방식은 지극히 유물론적'인데 작가 표명희는 바로 그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7호 남자는 담배 연기 냄새 대신 시체 썩는 냄새를 맡는다. 그는 107호의 고독사를 의심하지만 아파트 경비의 증언에 의하면 107호는 야반도주를 했다고 한다. 107호는 텅 비어 있는 것이다. 207호는 거기에 없던 자를 통해 거기에 없던 자의 존재를 인식했듯이, 107호 또한 거기에 없던 부재를 통해 거기에 있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바로 이때 새로 이사를 온 307호 여자가 207호 남자를 방문한다. 담배 연기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하소연이다.

■ 형설 시공사에서 출간된 오소리 깻잎 입말 사전'에 의하면 의심의 비슷한말은 남근이다. 의혹을 받고 있는 대상의 허물을 벗기고자 하는 욕망이 바로 의심인데 의심이란 그 대상의 허물을 벗기고자 할수록 점점 확증으로 변해 견고해진다. 남근도 마찬가지다. 수컷이란 대상을 벌거벗겨서 온갖 음란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페니스는 의심처럼 점점 견고해진다. 딱딱해진다. 그러므로 의심과 남근은 유사한 구조를 가진 단어'다. 반면 남근의 반대말은 믿음'이다. 믿음이란 그 대상을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숭고해진다. 발기가 페니스로 유입된 피의 혈량이라면 숭고한 믿음은 심장으로 피가 유입된다. 심장이란 혈액을 몸 전체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근육 기관이고 페니스가 발기하는 현상은 피가 유입된 결과이다. 그래서 옛부터 성직자들은 숭고한 심장을 지키기 위해서 금욕적 삶을 살아야 했다. 피가 남근에 쏠리면 그만큼 심장은 차가워진다. < 오소리 깻잎 입말 사전 > 은 꽤나 엉터리인데 저자인 소율의 마법 같은 입질'을 듣다 보면 설득 당하게 된다. 믿음의 반대말은 발기'다.

 

어찌된 일인지 207호의 손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담배가 쥐어져 있다. 이 지점에서 작가 표명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명확해진다. 그것은 " 부재의 전이 " 이다. 이 부재는 실직과 고독 그리고 빈곤이 야기한 표류하는, 인성이 물성으로 전이하는 현상과 맞물린다. 107호 남자가 실직과 빈곤으로 인해 어느 순간 사라졌듯이 실직과 곧 닥쳐올 빈곤으로 앞날을 걱정하는 207호 남자도 107호 남자와 유사한 과정을 겪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전이는 207호에서 307호로 전이될 것이다. 이 단편은 꽤나 복잡한 듯한 관계를 매우 치밀하지만 간략한 수식으로 보여준다. 영리한 설정이다.

내가 이 단편을 다 읽을 즈음에 조서 담당 형사가 도착했다. 나는 담당 형사에게 선처를 부탁했다. 나는 담당 형사에게 그가 내 카드를 훔친 것이 아니라 내가 쓰라고 주었다고 거짓말도 했다. 형사는 이 뻔한 거짓말에 감동을 해서 울먹이기 시작했다. 나는 담당 형사를 위로하기 위해 어깨를 토닥이며 외쳤다. " 우리 모두 이웃이잖아요 ! " 여기저기서 울지 마 ! 울지 마 ! 울지 마 ! 라는 응원이 들렸다. 최만식 경사도, 마약 담당 오종팔 경위도, 강력계 반장 최고환 씨도 울지 마, 를 외치다가 그만 울음이 터졌다. 마치 요실금 환자가 야금야금 몸 밖으로 내보내듯, 그들 눈에도 눈물이 살짝 번지는 것이었다.  결국 기형도는 내 선의 때문에 풀려나왔다. 그는 지금 내 방에서 하룻밤을 묵고 있다. 적어도 내 이웃인 기형도 씨는 오늘 하루 동안만큼은 " 안녕 " 하다.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말이다. 그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시취가 풍겨서 나는 잠시 미간을 찡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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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1-26 0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서 흠칫했어요. 읽다보니 담배가 땡기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6 07:16   좋아요 0 | URL
우현 님 항상 이 시간에 퇴근하시는 거 같습니다 ?

비로그인 2014-01-26 07:54   좋아요 0 | URL
저녁 여덟 시 반에서 아침 여덟 시 반까지 일해요. 오늘은 휴일이라 내내 잤어요.

르미에르 2014-01-26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글이 구라인 증거.
서울에 사식으로 돼지국밥을 넣어줄만한 경찰서 없음.

돼지국밥은 서울에서 레어템.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6 07:16   좋아요 0 | URL
왜 서울을 얕잡아보십니까 ! 국정원에 고발하겠습니다.

르미에르 2014-01-26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이고...국정원...하나도 겁안남.

일본 어디 닌자가문에 단체로 연수라도 좀 보내고 싶네요 -_-;
미행만 하면 들켜...어휴 어디 쪽팔려서...;;

얼마자 감시자들을를 봤는데 당췌 영화에 몰입이 안되서 짜증나 죽는줄 알았음.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6 14:24   좋아요 0 | URL
국정원을 2차 디스하시는군요.
에르 님을 국보법으로 다스려야 할 것 같습니다.
감시자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나온 국정원은 뭐 세계 최강이죠.
현실은 시궁창인데 말입니다.
마치 유니클로가 세계 명품인 것처럼 선전하는 꼴...

마지막행인 2014-01-2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 오소리 깻잎 입말 사전 > 은 꽤나 엉터리인데 저자인 소율의 마법 같은 입질'을 듣다 보면 설득 당하게 된다. 믿음의 반대말은 발기'다.




그럼 오소리 깻잎 입말 사전에 발기한다. 고 하면 오소리 깻잎 입말 사전을 믿는 건가요 의심하는 건가요.
모순이 생기네요.

오시리 깻잎 입말 사전이 모순임을 밝힙니다.

총총.

(아, 그 행인 맞음요 헷갈리실까바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6 14:31   좋아요 0 | URL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오서리 입말 사전이고,
오시리 입말은 짝퉁입니다.
오시리 입말 사전은 모순입니다.

깊이 파면 다치는 관계로 자세한 내용 언급은 피하겠습니다.

도망가는행인 2014-01-26 14:4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때리실라고요? 훌쩍.


멀리가야지.

멀리 안 나오셔도 됩니다.

총총총...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7 03:39   좋아요 0 | URL
요즘은 날이 풀려서 나들이 하기에 좋은 날씨이니 대문까지
마중나갑니다.

mira 2014-01-26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훈훈하게 끝나는군요. 독특한 글 읽기 너무 좋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7 03:40   좋아요 0 | URL
이것저것 섞는 게 제 취향이라서요...
어느 것이 뻥이고 어느 것이 진실인지 가려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알라딘 번개 모임 후기.

 

표명희와 장개동 씨.

 

 

 

소주 5병 + 생맥 500cc 7잔 + 빼갈 한 병

모임평 ㅣ 다시는 이들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는다.

모임 만족도  ☆☆☆☆★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해서 낙원동 일대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이천 원짜리 국밥을 파는 곳이 있고, 삼천 원짜리 안주를 파는 포장마차도 있고, 오천 원짜리 이발소'도 있고, 만 원짜리 딴스홀'도 있었다. 그리고...... 기형도 시인이 심야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급사한 옛 파고다 극장은 다른 장소가 되어 있었다. 당시 파고다 극장은 동성애자들이 은밀하게 모이는 " 만남의 장소 " 로 유명한 곳이어서 기형도의 죽음'을 두고 말이 많았다고 한다. " 동성애 " 란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하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동성애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투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동성애 문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성애자가 동성애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 말투에는 이성애자가 동성애자에게 베푸는 같잖은 " 관용 " 과 " 배려 " 가 스며들어 있다.

그런데 과연 동성애 문화를 이해와 배려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옳은 것일까 ? 동성애자의 항문 섹스'가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라면 이성애자의 질 섹스'도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동성애 문화를 < 스페셜 > 이 아닌 < 노멀 > 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약속 시간이 되어서 바삐 되돌아갔다. 아, 무도 없었다. 그리 당혹스러운 일도 아니다. 약속을 받아 논 알라디너는 " 수다맨 " 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수컷 둘이서 술을 마셔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노릇 ! 수다맨을 기다리며 벽에 걸린 골뱅이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느닷없이 t가 왔다. 알라딘 번개 공지를 보고 무작정 왔단다. 놀랄 일도 아니다. 그는 항상 온다는 약속 없이 그냥 온다. 그리고 나 또한 그가 온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가 온다는 약속을 했다고 사람들에게 말하고는 했다.

우린 서로 한마디도 없이 술을 마셨다. 그는 내 동의도 없이 맥주잔에 소주를 털었다. 우린, 그런 사이'다. 그때 수다맨이 왔다. 내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비주얼이었다. 문학과 인문학적 깊이'로 보아 조용한 선비 스타일이라 생각했는데, 맙소사 ! 그는 앳된 용모를 간직한 도령 스타일'이었다. 꽃미남이었다. 피부가 어찌나 곱던지......  수다맨은 자리에 앉자마자 문학을 말하기 시작했다. 김연수를 아주 신랄하게 깠는데 사실 그의 외모는 김연수를 닮았다. 그렇게 우린 수컷 셋이서 술을 마셨다. 수다맨은 홀린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흠모의 눈빛이었다. " 마성의 게이 " 캐릭터 역할로 인기가 있었던 나는 이 멜랑꼴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느낌 아니까 ! < 마성의 게이 > 란 별명은 수컷인 내가 여성들에게는 인기가 없지만 남성들에게는 절대적 지지'를 받기 때문에 생긴 별명이었다. 특히 동성애자들 사이에서는 연애인 취급을 받아서 그들은 호시탐탐 내 몸을 탐했으나 나는 단 한번도 내 몸을 허락하지 않아서 그들은 나를 Virgin Islands ' 출신이라고 불렀다. 

근혜가 형광등 백 개를 켜 놓은 아우라'라면 나는 핵 발전소 핵 융합 시 발생하는 섬광 같은 아우라'를 발산했다. 원빈 곁에서는 모두 오징어가 되듯이, 어느새 수다맨과 t는 꾀죄죄죄한 오징어가 되어 있었다. 아, 불쌍한 사람들......  하여튼 수컷 셋이서 술을 마시는 일은 아주 지겨운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수컷 넷이서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점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까 ? 불행을 견디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불행한 경우를 떠올리는 것이다. 수컷 셋이서 버텨야 하는 이 자리를 버티기 위해서는 수컷 넷이서 술을 마시는 것을 상상하면 위로가 된다. 그런..... 기술이 필요하다. 바로 그때 k가 태연스럽게 와서 자리에 앉았다. 이 분도 약속을 정하고 온 사람이 아니다. 나만 빼고 모두 다 화들짝 놀랐다. 그의 등장에 모두들 인상을 찡그렸다.

주도(酒徒)의 주도(酒道) 랄까 ? 모임을 주도(主導) 한 나는 그를 반갑게 맞이했다.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는 술이 가장 좋은 안주라고 ?! 개 같은 소리는 지나가는 민들레에게는 줘라.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에서도 편을 갈라 술을 마시는 것은 지겹다. 그것은 민주적이지 않다. 수컷 넷이서 골뱅이와 노가리'를 안주 삼아 조용히 술을 마셨다. 무협소설( 정치 소설이었나 ?! ) 을 쓰고 있는 중이라시던 k가 느닷없이 내게 책을 한 권 선물했다. 표명희의 소설집 < 내 이웃의 안녕 > 이라는 신간이었다. 신간이니 새책이라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새책이 아니었다. 책을 넘기다가 책 간지'에 쓰여진 메모'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 흔한 감상문이리라. 나는 내색을 숨친 채 눈 미간에 川자를 그리며 메모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표명희 소설가'가 직접 내게 보낸 메시지였다. 눈물이 앞, 을 가렸다.

이 모습을 k는 흐뭇한 듯 바라보았다. 사연인 즉, k와 표명희 소설가'는 아는 사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표명희 소설가 또한 나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k는 그녀에게 책을 받아 내게 준 것이다.  k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전제에서 말하자면 표명희 작가가 나의 애독자'라는 것이다. 나는 너무 감동해서 폭풍 같은 눈물을 흘렸다. 애독자는 나인데 소설가가 나의 애독자라 하니 그 소박한 겸손함에 오열을 했다. 술자리에는 수컷 넷이 전부였지만 표명희 작가야말로 이 자리를 빛내준 분이었다. 우리는 기분 좋게 한 잔 한 후 2차로 중국집에 가서 빼갈에 짜장면과 깐풍기를 먹었다. 취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t가 3차로 대학로 도어즈에 가서 음악을 듣자고 했으나 수다맨의 집이 먼 관계로 우리는 뿔뿔이 헤어졌다. 오징어 셋을 떠나보내고 혼자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기형도를 닮은 사람을 보았다.

술에 취한 김에 용기를 내어 그에게 말했다. " 죄송합니다. 불 좀... " 그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라이터를 빌려주었다. 내가 말했다. " 혹시... 기형도 닮았다는 소릴 듣지 않나요 ? " 그가 나를 유심히 보더니 말했다. " 술 한 잔 하시겠습니까 ? " 우리는 근처 술집으로 향했다. 어두운 거리에 있다가 밝은 실내로 들어오니 그의 얼굴이 또렷이 보였다. 맙소사, 그는 정말 기형도'였다 ! 그는 촉촉한 눈으로 먼 곳을 응시하며 말했다. " 자발적 유배'이지요. 에우리디케를 찾기 위해 죽음의 땅으로 떠난 오르페우스적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는 시간이 오더군요. 그것은 사망 선고나 다름 없었습니다. 시인이 아닌 삶은 생각할 수도 없었죠. 그래서 새롭게 태어나기로 했습니다. 제가 한때 신문사 기자 생활을 했으니 동료들에게 부고 기사를 내도록 했죠. 그래서 서류상 저는 죽은 시인'이 되었습니다. 아, 참.... 곰곰발 씨 ! 저는 당신의 열렬한 애독자'입니다. 당신 글을 읽으면 똥 쌀 정도로 재미있더군요. 전 당신의 애 ! 독 ! 자 ! "

나는 그 말에 태풍 같은 눈물을 흘렸다. 감동한 나는 최고급 룸살롱으로 가 그를 모셨다. 강남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텐 프로 두 명을 불렀다. 기형도 시인은 굶주렸다는 듯이 파트너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저러다가는 300cc 실리콘이 터져서 흘러내릴지도 모릅니다, 기형도 씨 ! 항간에 떠도는 " 기형도 시인 동성애자 " 라는 소문은 말 그대로 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물어볼까 하다가 접었다.

 

지금 이 글은 경찰서에서 작성하는 것이다. 눈을 뜨니 경찰서였다. 나는 그새 사기 사건의 피해자'가 되어 있었다. 자신을 기형도라고 소개한 자는 기형도가 아니라 전과 15범의 장개동'이란 인물이었다. 내가 술에 취해 테이블 위에 쓰러진 틈을 타 지갑 속 신용 카드를 훔쳐서 다른 술집에서 사용했다가 잡혔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가 훔친 신용 카드는 체크 카드였다. 통장에 삼만 팔천 오백 원이 전부인 체크 카드였다. 내 주제는 무슨 신용 카드인가 ! 술값을 내지 못한 그는 술집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잡히게 된 것이었다. 때마침 장개동이 수갑을 찬 채 구치소로 끌려가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말했다. 밥은... 먹고 다니냐.  나는 지금 후암 파출소에서 표명희의 < 내 이웃의 안녕 > 을 읽고 있다. 눈물이 앞, 을 가린다. 표명희 님의 애독자로써 두 개의 곡을  띄운다.  " Kirsty McGee가 부릅니다. Sandman ! 앤드........ Dumb ways to dies !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847111 ㅣ 2부 표명희와 기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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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4-01-25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ㅋ 피부 고운 도령ㅋㅋ ♥️ 아 역시 전 술마신 얘기가 제일 재밌습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5 15:49   좋아요 0 | URL
이거 지금 파출소에서 쓰나라 정신 없어서... ㅋㅋㅋㅋㅋㅋ.
수다맨 님 정말 꽃미남 스타일처럼 생기셨습니다. 김연수랑 거의 90% 싱크로율....
정작 본인은 김연수를 싫어하지만 말입니다.. 허허허허허...

르미에르 2014-01-2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도 오는데 염장 지대로 지르시네 -__;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5 15:52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무슨 염장입니다. 어서 골뱅이에 술 한 잔 하십시요. 이런 날 술 마시기 좋습니다.

유다 2014-01-2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미치겠다. 기형도 귀신 만난게 오히려 더 현실적일 것 같아요. 눈뜨니 경찰서가 뭐람ㅋㅋㅋ거기다가 어디 전봇대 뽑다 잡혀온 것도 아닌, 사기 피해자로!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5 15:5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허... 이분 참....
저 지금 파출소에서 컴 빌려서 쓰고 있습니다. 장개동 이 자식 때문에 말이죠.
잠시 대화를 나눴는데 자기도 한때 시인 지망생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명박 때 실직하고 나서 먹고 살려고 사기꾼이 되었다고... 눙물...

다크아이즈 2014-01-25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이러니 제가 어찌 곰발님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그나저나 표명희 작가님이 곰발님을 아신다니 역시 글 잘쓰는 작가들 눈에도 곰발님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나봐요.
표명희 작품집 나왔군요. 단단한 문장으로 일가를 이룬 그미의 소설집 사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6 02:48   좋아요 0 | URL
네에. 저 지금 야금야금 읽고 있는데 표명희 작가는 정말 문장이 단단하더군요.
내 이웃의 안녕'이란 단편을 읽는 데 꽤 흥미진진합니다.

+
그나저나... 이 곡 좋지 않나요 ?

행인7 2014-01-25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샌드맨 뮤비 좋으네요. 무한 반복중..
저렇게 초현실 적 꿈은 꿔 본 적은 없는데, 소복 뒷 모습 컷 만 빼곤 맘에 듭니다.
여자 눈빛도 좋으네요 투명한 슬픔.
특히 공중에 목 매달고 있는 씬...아주 좋아요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6 02:46   좋아요 0 | URL
음악 좋죠 ? 전 이런 분위기의 노래가 좋습니다.
전 꿈을 꾸면 항상 맨발이에요. 도시 한복판에 늘 맨발로 서 있는...
그래서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별짓을 다하다가 슬퍼지는.... 그런 맨발......


소년에로학난성 2014-01-26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곰발님, 저 어제 보고서 제출하고 새벽 4시 30분에 도어즈 앞 지나치면서 곰발님 생각했는데 소오름...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6 05:19   좋아요 0 | URL
그래요 ? 아, 그러면 연락을 하지 그랬어요 ? ㅎㅎㅎㅎㅎㅎㅎ. 아니, 근데 왜 새벽에 대학로에 있었쑤 ?
도어즈 가시면 항상 저를 생각해 주십시요. 자그마한 사내가 혼자 강냉이에 병맥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었다고 말이죠....

Nina 2014-01-26 0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샌드맨.. 그걸 새해 되자마자 블로그에 올렸나, 그랬는데 연초부터 왠 우울 쩌는 노래냐고 구박 받았는데,
좋아해주시는 분이 있으니 기분 좋군요. ㅎㅎ
새해라고 꼭 밝은 분위기, 힘차고 신명나는 것만 올리란 법 있냐며 묵살했지만
암튼 이 가수의 서늘한 목소리와 분위기가 맘에 들더라구요. 왠지 가사에선 인생 무념무상도 느껴지고, 애잔한 것이..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6 05:25   좋아요 0 | URL
이 가수 목소리가 참 좋습니다.이런 목소릴 좋아해요.
뭔가 좀 쓸쓸하고 , 분위기 있습니다. 이소라처럼 말이죠.
전 이상하게 자우림의 김윤아가 정말 노래를 잘한다고는 생각하는데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는 아닙니다. 제 취향에는 이소라 목소리가 좋은데 이 가수도 목소리가
느낌 있어요..

만화애니비평 2014-01-26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는 바보도 가지가지...아무튼 경찰서에서 고생이 많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6 14:26   좋아요 0 | URL
왜 다들 기형도 시인의 생환에 대해서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는 거죠 ?

수다맨 2014-01-26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김연수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저는 곰곰발님 인상이 와일드(?!)하실 줄 알았는데 너무 부드러우셔서 놀랐습니다. 그럼에도 아우라가 남다르시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6 14:28   좋아요 0 | URL
옆모습이 상당히 닮으셨습니다...ㅋㅋㅋㅋㅋㅋ 내가 김연수 닮았네요, 라고 말할려고 했는데
그때 수다맨 님이 느닷없이 김연수를 까서.. 입을 다물었습죠.
저 부드러운 남자입니다... ㅋㅋㅋㅋ.
하여튼 다음에는 찜질방 하나 잡고 술 마시자고요.
원래 새벽 5시까지 마시고는 했는데 그날 저도 몸이 피곤하고 그래서.......

엄동 2014-01-27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깨알같은 후기

한박자 쉬고 바로 후기2로 고고
 
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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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소리

 

 

 

 

 

1. 집 앞에 고깃집'이 있었다. 손님은 없고 파리만 날아다녔다. 가게는 꽤 큰 규모였는데 손님이 없다 보니, 지나치는 나 또한 그 가게'를 보면 한숨만 나왔다. 장사했다 하면 90%는 망한다는 자영업자의 비애'가 저런 것이구나 했다. 어느 날, 친구가 연락이 안 된다면 내가 사는 집까지 차를 끌고 왔길래 소주 한 잔 하려고 동네 거리를 걷다가 그 가게 앞에서 이상한 풍경을 목격했다. 파리만 날리던 가게는 웬일인지 앉을 자리가 없었다. 북적거리면 눈길이 가기 마련. 자세히 보니 오늘 하루만 모든 가격이 절반'이었다. 소주 또한 천 원이었다. 속으로 이런 것이 말로만 듣던 " 사장님이 미쳤어요 - 세일 " 이거나 " 눈물의 쫑파티 " 인 것 같았다. 그런데 뭔가 어수선하다 ! 어디선가 카메라'가 등장한다. 아, 방송을 타는 날이었던 것이다. 장사가 안 되서 파리만 날리던 가게'에 방송국이 쳐들어오니 기분이 찜찜했다.

하지만 이른 시간이었으므로 마땅히 술 마실 곳도 없었던 터'라 자리를 잡고 술을 마셨다. 인터뷰 요청을 하면 뭐라 해야 하지 ? 아, 아아. 아아아... 양념 소스'가 독특합니다 ( 독특하기는 개뿔 ), 가격도 저렴하고요 ( 저렴하기는 개뿔 ) 고기가 신선해요 ( 신선하기는 개뿔 ) 내 근심과는 달리 카메라와 방송국 스탭들은 우리 테이블 근처에는 얼씬도 안했다. 카메라는 내가 앉은 테이블 맞은편에 있는 단체석 두 테이블에 집중했다. 그런데 이상한 풍경을 목격했다. 연출을 담당한 피디'는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손님'에게 몇 번이나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게 했다. 귀를 쫑긋 세워서 들어보니 마산에서 왔다느니, 고기가 아이스크림처럼 녹는다느니, 맛이 끝내준다는 소리만 계속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닌가 ?

고기가 질겨서 고기를 껌처럼 씹고 있던 나는 이 방송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저런 식으로 홍보를 해서 장사가 된다면 굳이 내가 초를 칠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촬영은 2시간 넘게 진행된 것 같았다. 촬영이 종료되자 사장은 일일이 테이블을 돌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알고 보니 바글바글했던 손님들은 모두 사장의 친척이거나 친구들, 혹은 사장 아들이 데리고 온 단체 손님들이었다. 마산에서 왔다는 넉살 좋아보이는 청년은 바로 사장 아들의 친구였다. 이거, 참... 난처했다. 남의 집 잔치에 눈치도 없이 자리를 차지했다는 느낌 ?! 그리고 얼마 후에 < 트루맛 쇼 > 라는 다큐가 극장에 걸렸다.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은 모두 그런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대대적인 쇼'에도 불구하고 그 고깃집은 1년을 버티지 못했다.

 

2, 여전히 맛집 프로그램은 이 시스템을 고수한다.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듣도 보도 못한 메뉴 하나 선보인다. ( 언제부터인가 한국인은 음식 대신 푸드'를 선호하게 되었다. 같은 요리라고 해도 푸드'라고 해야 직성이 풀린다. ) 푸드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며 퓨전'에 방점을 찍어야 할지, 헷갈리게 만드는 음식도 있다. 막걸리에 꿀을 타서 만든 " 꿀값하는 막걸리 " 나 양꼬치와 갓김치를 곁들여서 " 노는 양이 갓잖은 꼬치 " 라고 짓는다. 제목이 재미있으니 광고 효과를 노린 것이다. 최강 보양식을 강조하기 위해서 육해공'을 동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름도 기가 막히다. 예를 들면 " 날지( 낙지) 못하는 닭의 한이 서린 전복 삼계탕 " 이라는 식으로 작명하는 경우다. 설명은 주인이 아니라 항상 손님이 입에 게거품 물고 말한다. " 닭은 하늘이요, 삼은 땅이 품은 보석이니, 바다를 대표하는 전복에 낙지가 더하니 임금께 진상하던 불도장과 비교할 바가 아니오. 육해공을 대표하는 보양식이 한자리에 모였으니 오늘밤은 아내와 함께 운우지정을 나누며 방사할 참이요. " 이에 일당 십오만 원을 받고 출연한 아내는 부끄러운 듯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호호 웃는다. 그리고 날지 못하는 닭이 품은 전복 삼계탕을 먹으러 마산에서 왔다는 소리 또한 빠지지 않는다. 침이, 고인다. " 진생 치킨 스프 "  그렇게 상품으로 팔린다. 그것은 일종의 광고효과를 위한 미끼 상품이다.

 

3. 강신주의 < 감정수업 > 은 마치 " 날지 못하는 닭의 한이 서린 전복 삼계탕 " 같다. 육, 해, 공을 섞으니 맛은 오묘하다. 구미에 당길 만한 요소는 모두 있다. 스피노자가 베이스로 깔리니 스피노자는 닭(空)이다. 세계 문학은 전복(海)이고, 그림 감상은 인삼(陸)이다. 여기에 철학자의 어드바이스'가 있으니 낙지 추가'는 덤'이다. 이렇게 섞으면 오묘한 맛이 날까 ? 순댓국에 파스타를 넣으면 맛이 날까 ? 내가 보기엔 1타 4피 같'다. 책은 1권이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서 스피노자 입문서, 세계 문학 서평집, 그림책, 힐링 서적'으로 볼 수도 있다. 마치 유니클로 전천후 다용도 아우터 같다. " 팔을 떼면 조끼가 되고요, 비가 오면 방수 처리된 모자가 달렸으니 우비가 되고요, 봄에는 내피를 벗기면 봄옷이 된답니다. 그리고 때가 탔다 싶으면 뒤집어 입으세요. 옷 한 벌로 두 벌 기분을 내십시요. 호호호호호. 비비드한 컬러와 아방가르드한 라인이 라이브하게 살아 있는, 이 놀라운 기능을 갖춘 제품이... 여러분 절대 놀라지 마세요. 19990원 !!!! "

강신주는 항상 자본주의가 상품을 소비하는 야만적인 방식'을 지적했지만, 이 책이야말로 출판 자본이 얼마나 매끈하게, 이음새 없이, 강신주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상품으로 뽑아낼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강신주가 소개한 48권의 고전 목록은 마치 민음사 세계 문학 전집 목록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민음사가 왜 이 책을 기획했는지 엿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20권 넘게 책을 냈지만 민음사와는 처음으로 작업한 책이 왜 하필이면 (국내 소설이 배제된) 48편의 세계 문학 소개일까 ? 강신주 입장에서는 좋은 문학을 소개하고픈 신파 역할을 하고 싶었겠지만 민음사 입장에서 보자면 이 책은 독자의 구매욕을 부추겨서 자사의 세계문학전집 상품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구실을 하는 책이기도 하다. 윈-윈 전략인가 ?  민음사는 강신주가 소개한 고전과 이에 해당하는 자사 세계문학을 세트로 묶어서 할인 판매를 할 것이 분명하다. 감정수업'과 함께 이 책에 소개된 자사 세계문학전집'을 구매할 경우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말이다.

벌써부터 누군가는 < 감정수업 > 에 수록된 책 목록을 보관함에 담아두었을 것이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이 상술은 얼마나 지적인가 ! 인간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던 그는, 자기 스스로가 대형 출판 자본의 상품이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무비판적이다. 마당 쓸고 동전 줍고, 도랑 치고 가재 잡자는 기획력으로 보자면 이 책은 훌륭하다. 하지만 깊이'는 없다. 강신주는 누누이 교과서 같은 책은 독이라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이 책이야말로 교과서 같다. 아니, 친절하게 어드바이스'까지 해주는 것을 보면 참고서 같다. 역설적이지만 그는 책'이 아니라 이것 저것 섞인 교과서'를 내놓은 것이다. 음식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날을 나누어서 하루는 삼계탕을 파는 가게에서 삼계탕을 먹고, 하루는 전복집에서 전복을 먹고, 마지막 날은 낙지집에서 낙지를 먹는 것이다.  국밥은 따로 국밥이 진리'다.

 

 

 

+

벙개 함 칩시다. 내일 시간 되시면 모입시다. 수다맨 님 시간되시면 비밀덧글 부탁드립니다. 엄동 님 보실려나 ?! 행인 님도 참석 가능하면 덧글 부탁드리고, 아, 야무 님 있었지 ? ㅎㅎ. 시간 되시면 조촐하게 한 잔 합시다. 다른 분도 시간 되시면 한 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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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미에르 2014-01-23 0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맞다 여기 빔일글이 안되구나 -_-;
안부게시판 확인하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3 06:40   좋아요 1 | URL
대박이라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
미친 영광이군요. 심장이 뜁니다....

마립간 2014-01-23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씨의 '감정수업'은 나중에 심심풀이 땅콩으로 읽겠습니다. 게다가 감정수업에 언급된 문학 작품들을 친절하게 곰곰발님이 제시해 주셨으니. (맞나요?^^)

음식 맛에 관한 것인데요. 맛은 제가 주관, 객관 사이의 간주간間主觀의 예로 가장 흔하게 드는 것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3 10:19   좋아요 0 | URL
간주간은 뭡니까 ? 마립간 님이 < 감정수업 > 읽으시면 아마 좀 짜증나실 겁니다. 그냥 겉핥기 식이거든요. 깊이 있게 들어가지 않습니다. 중학교 1학연 문학 교과서 참고사 같다는 느낌 정도 말이지요.. 흠흠...

마립간 2014-01-23 10:54   좋아요 0 | URL
간주간間主觀 ; 한마디로 표현하면 주관과 객관의 중간입니다. 엄밀성을 적용하면 세상 모든 것이 간주간적이지만, 통상적으로 주관, 객관으로 분류되지 않는 중간의 것들을 말합니다. 저는 처음 김용옥 선생님의 강의에서 들었는데, 요즘에는 여러 책에서 사용된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음식을 A는 맛이 있다고 하고 B는 맛이 없다고 합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맞고 틀리고 할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입맛은 각자의 취향이니까요. 이 판단은 주관적 판단 분야에 속합니다.

그러나 어떤 음식점C의 음식은 손님 90%가 맛있다고 하고 10%가 맛없다고 하는 반면, 다른 음식점은 90%가 맛이 없다고 하고 10%는 맛이 있다고 합니다. 이때 D의 음식점 주인이 우리집 음식은 맛이 있는데, 음식을 먹는 사람의 주관때문에 잘못 판단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니죠. 보통의 판단은 D보다 C 음식점이 맛있다는 판단을 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객관적 판단 분야에 속하게 됩니다.

같은 음식 맛에서 주관이라고 객관이라고 하게 되는데 ; 음식 맛을 우리 나라 지역간, 국가간 비교하면 어찌보면 주관적이기도 하고, 객관적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의 판단을 간주간적이라고 합니다. 어느 정도는 어느 음악이 좋으냐, 어느 소설이 좋으냐, 어느 책이 좋으냐도.

저는 모든 것이 주관-간주관-객관의 연속 스펙트럼을 갖는다고 생각하는데. 통상적으로 판단 분야에 따라 대강의 세분야로 나눌 수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마립간 2014-01-23 11:11   좋아요 0 | URL
음식은 간주관적, 즉 주관적 부분도 상당하기에 평범한 음식( 맛)이 미디어의 홍보에 의해 맛있는 것으로 선입견이 형성되면 맛이 있는 것으로 되는 것이죠. 만화 영화 '쿵푸 팬더'에서도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3 13:38   좋아요 1 | URL
오홋, 그런 것을 간주간'이라고 하는군요. 보편과 특수로 이해해도 되겠네요.
맛있다가 90%가 되면 맛 없다라고 말한 10% 는 무시하는 것은 일종의 보편적 기준에 의한 것이겠고
10%만 맛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저질 입맛을 탓하며 이런 음식이야말로 맛있는
것이다, 라고 주장하는 것은 특수성이라고.....

대한민국은 소수 의견을 무시하면서도
( 특권 계급의 ) 소수 의견이 절대적 권력 행사로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말도 일리가 있고 저 말도 일리가 있다는 식은 안 통하죠.
그냥 내 편이냐 아니냐 ? 아니면 종북이고, 친하면 애국이고...
식당 주인 종북 세력 운운했던 변희재에게는 간주간적 부분이 아예 없는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 하여튼 마립간 님에게는 아마도 < 에티카 > 가 무지 잘 어울리십니다.
엄청나게 대환호를 하실 것 같아요. 마립간님 성향하고 거의 궁합이 맞습니다.

행인 2014-01-23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요? (화들짝)

요즘 안 좋은 데가 있어 한약질하고 있습니다 ㅎㅎ 담에 날 풀리면 기회 되면요.

근데 작가님 잘 생기셔서 저는 저 얼굴앞에는 도저히 별 한 개는 못날린 다는..
적어도 세개는 줘야,,,,아니 별 네개? ㅋㅋㅋ

뻘소리 죄송요. 총총.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3 10:40   좋아요 0 | URL
그럼.. 뭐 다음에 한 잔... 빈정상할라고 하고 있씁니다.
강신주가 잘생겼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군요.. 호호...

2014-01-23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3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4 0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4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4 00:47   좋아요 0 | URL
왜 종종 홈쇼핑에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나온 옷들있잖습니까.
대부분은 이 홈쇼핑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서 홈쇼핑용 옷을 출시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깐 시중에는 없는, 상품은 그 횸쇼핑 가격대에 맞추기 위한 특별 상품인거죠.
강신주의 < 감정수업 > 이 딱 그꼴입니다. 민음사의 기획상품이라는 거죠.
강신주는 그 기획상품에 밥숟가락하나 얹는 꼴이고요...
말 그대로 이 책은 독서일기'죠. 그것 외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독자들이 저자의 권위에 눌려서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를 잘 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2014-01-24 0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4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4 01:09   좋아요 1 | URL
그럼 종로 3가, 낙원동 사이에 < 참골뱅이와 노가리 > 라는 집이 있어요. 2층에 말이죠. 5호선 5번 출구쪽ㅇ로 나오시면... 네이버에 종로 3가 < 참골뱅이와 노가리 > 치면 약도 자세히 나옵니다. 6시 어떻습니까 ? 골뱅이는 먹을 거 없는데 노가리가 맛이 좋습니다. 치킨에 노가리 어떻스니까 ?

2014-01-24 0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4 0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4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신주와 김정은.

 

 

안부를 묻다, 에서 안부(安否)는 그새 편안하게 잘 지냈는지(安) 아니면 잘 지내지 못했는지(否)를 묻는 것이다. 그러니깐 안부'란 기본적으로 安이냐 否냐를 묻는 행위'다. 우리가 영혼없이 습관적으로 묻는 " 식사하셨어요 ? " 라는 말은 밥을 먹었는가 못 먹었는가, 를 통해서 < 安 > 인가 < 否 > 인가를 가름했다. 그만큼 굶지 않고 먹고 사는 길'이 어려웠던 시절의 흔적이 바로 " 식사하셨어요 ? " 다. 그래서 강철 군화 시절에는 정의고, 민주고, 나발이고 간에 우선 배불리 먹고 사는 일이 제 1 미덕이 되었다. 그때 통용되던 국가 슬로건이 바로 " 근검절약 " 이다. 부지런히 일하고 검소한 생활을 해서 저축을 하자는 말이다. 그 시절 저축은 미덕'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사치를 악덕으로 규정한 정부는 IMF 이후 돌변하기 시작했다.

마치 주인이 머리를 쓰다듬을 때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다가 뒤돌아서면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주인의 발뒤꿈치를 물어뜯는 개처럼 말이다. 20세기 내내 절약이 미덕인 대한민국 근대사는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는 21세기에는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21세기는 소비'가 미덕이 되었다. 신용카드는 거리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바로 그때 BC카드 전속 모델이었던 김정은'은 영화 < 러브레터 > 에 나오는 오.갱.끼.데.스.까, 를 흉내 내며 손나발을 하고는 " 여러분, 부자되세요 !!! " 를 외쳤다. 이 말은 부자처럼 펑펑 쓰라는 소리'다. 뭐, 다들 아시겠지만 카드 펑펑 써서 부자가 되는 사람은 카드사뿐이다. 하여튼, 이 시절에는 " 식사하셨어요 ? " 대신에 " 부자되세요 ? " 가 인삿말이었다. 그동안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던 자본주의가 생얼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김대중은 신자유주의자'였고 노무현은 그 길을 닦았으며, 이명박은 그 길에 전봇대를 세웠고 박근혜는 30촉 알전구 가로등을 전봇대에 박을 참이다. 색깔은 모두 제각각이었으나 하는 짓은 모두 똑같았다. 이런 것을 두고 화룡점정이라고 하나 ?! < 식사하셨어요 > 라는 오래된 안부가 < 부자되세요 > 라는 자본주의적 욕망으로 바뀌고 그 피해가 심각해지자 이제 다시 오래된, 버려진, 낡은 안부를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 안녕들, 하십니까 ? " 강신주는 바로 이 틈'을 노린다. 모두가 승자 독식의 자본주의'에 대해 치를 떨 때 강신주는 " 자본주의, 조까라 ! " 를 외친다. 모두가 기를 쓰고 자본주의 체제'에 편입하려 했지만 실패했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많거나 실패할 수밖에 없는 乙 은 새우젓 같은 자본주의'라는 말에 환호하기 시작했다. 김난도의 < 아프니깐 청춘이다 > 가 촌스럽게 대중을 힐링했다면,

강신주는 쿨한 방식으로 대중을 힐링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의 강의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다니며 웃고/울었다. 멋진 소비였다 ! 그들이 보기에는 < 아프니깐 청춘이다 > 는 자기 계발, 처세술, 성공학에 기반한 통속처럼 보였지만 김신주의 강의'는 뭔가 인문학적인 지식 소비처럼 보이지 않은가 ? 같은 힐링'을 소비하더라도 격이 다른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 내가 보기에는 이 둘의 차이는 없다. 차이가 있다면 하우스에서 재배되었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다. 강신주를 지지한다고 자본주의에 대항한 체 게바라'가 될 수는 없는 노릇 ! 그저 유니클로에서 파는 체 게바라 프린팅 티셔츠를 입으면서 나이키를 신고, 코카콜라를 마시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역설적이지만 강신주'라는 브랜드가 소비되는 방식은 매우 자본주의적'이다. 한때 " 인문학, 조까라 ! " 를 외쳤다가 한순간에 찌그러진 충청도 증평이 낳은 스타 김미경과도 유사하다. 아침마당을 거쳐 힐링 캠프'에 나와 인기를 얻는다.

김미경 루트'냐고 ?! 아니다, 강신주 로드'다. 이건희는 자기 마누라만 빼고 모두 바꾸라, 라고 말했지만 이 말은 자본주의적 시선으로 보자면 꽤나 낭만적인 소리'이다. 그들이 보기에 이건희는 낭만적 자본가'이다. 자본주의는 팔 수만 있다면 내 마누라도 팔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게 바로 자본주의'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자신(자본주의)를 욕하는 강신주가 상품으로써 가치가 있다 싶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그것을 유통시킨다. 강신주 신드롬은 바로 자본주의적 얼굴이 얼마나 계산적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유감스러운 말이지만 강신주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준 사용설명서'다. 그는 자본주의라는 괴물을 붕괴시키기 위해서는 직장에 다닐 필요 없고, 돈을 주고 상품을 구입하지 않으면 자본은 힘을 잃고 무너진다고 주장한다. ( 물론 이 방식을 자본주의와 맞써 싸워야 할 대안으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

그런데 이 " 싸움의 기술 " 을 몸소 실천하는 무리가 있다. 바로 노숙자'다. 노숙자는 직장 다니지 않고 돈을 쓰지도 않는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노숙자는 자본주의를 가장 위협하는 집단이다. 항상 자본주의를 붕괴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입장이라면 이 무위'는 전복적 투쟁이다. 그런데 그는 전혀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그는 이 전사들을 좀비 운운한다. 명백한 명제논리 모순이다. 무대 위에서는 직장 다니지도 말고 상품을 사지 않으면 자본주의 체제는 무너진다고 말하면서 실제로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노숙자들에게는 수치심을 모르는 무리 운운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논리적 모순을 강신주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토록 간결한 모순을 말이다. 강신주는 김정은과는 정반대로 부자되세요 대신 가난하세요, 를 외친다. 그는 미래를 걱정하느라 돈을 벌 생각하지 말고 그 돈으로 가족과 함께 여행이나 다니면서 추억을 만들라고 말한다.

그런데, 참... 묘하다. < 부자되세요 > 와 < 가난하게 사세요 > 는 정반대이지만 교묘하게 동일하다. 모두 소비'를 미덕이라고 하지 않던가 ? 물론 그는 냉장고의 용량을 줄여서 과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저축하지 말고 있는 돈 그때 그때 써라, 라고 말한다. 자본가 입장에서 보면 둘 다 환영할 일이다. 베리베리 땡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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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1-22 0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나 이진경같은 인문학 저술가들이 자기계발서처럼 바뀌는 것 같아 씁슬해요 요새 내놓는 책들을 보면...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2 12:30   좋아요 0 | URL
이진경도 그런가요 ? 굴뚝 이후 읽어보질 않아서리... ㅋㅋ.

마립간 2014-01-22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코는 바퀴wheel가 인류문명과 함께 계속된다고 했습니다. 다른 발명품이 계속 발명되지만 바퀴는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했죠. 그리고 책도 바퀴와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여기에 자본주의도 바퀴나 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인류가 그것을 일단 인식한 후에는 소멸될 수 없는 것으로 봅니다. 농경도 마찬가지고.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식견이기에 미래가 자본주의 유사 사회체제가 될지 새로운 사회체제를 생산해 낼지 알 수 없지만, 자본주의는 붕괴하되, 지속한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농업사회가 산업사회로 탈바꿈했지만 농업이 지속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울마당님 글의 댓글에도 남겼지만, 인류(그리고 자연도)가 적절한 균형점을 유지한 예는 드뭅니다. 대부분 기승전결의 과정을 거치고 그 과정에서 과잉과 거품을 포함하죠.

이야기를 좁혀 우리나라로 한정하면 (역시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유사한 역사적 상황을 찾는다면) 구한말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도가(재벌) 정치로 40년 지속하고... 현재는 6년이 지났군요. 다른 역사적 상황은 중국 후한입니다. 정치가 세도가와 결탁하여 200년을 이끌었죠. 구한말일까, 후한일까?

마립간 2014-01-22 09:09   좋아요 0 | URL
강신주씨 역시 우리 나라 자본주의 체제에서 생활하시는 분이니 어찌보면 그분의 강의의 자본주의적 소모방식이 당연할 수 있습니다.

또 그분의 강의에서 노숙자를 좀비라고 표현했나 본데, (맥락을 몰라 비하적인 의미가 어떻게 드러났는지 알 수 없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곰곰발님의 글로 부터 파악한 것은 노숙자를 좀비 형태의 전사라는 표현이 될 수 있고, 저는 이 표현을 수긍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세력이면서도 자본주의 모순에 의해 확대 재생산될 수 밖에 없는 것.

마립간 2014-01-22 08:47   좋아요 0 | URL
자본주의 붕괴에 관해서 ; 신석기 혁명 농경사회로 전환
http://blog.aladin.co.kr/maripkahn/7281

부자되세요, 가난하세요가 동의어 ; 생로병사
http://blog.aladin.co.kr/maripkahn/10152

강신주씨 자본주의적 강의소모 방식 ; 당연하지 않은가
http://blog.aladin.co.kr/maripkahn/523196

개인적으로 자발적 가난을 지지합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0090229
http://blog.aladin.co.kr/maripkahn/5619218

마립간 2014-01-22 08:37   좋아요 0 | URL
제목만 보고 김정은씨를 동명이인으로 착각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2 12:05   좋아요 0 | URL
일단 링크 건 글을 읽으려했으니 링크가 걸리지 않았서 읽을 수가 없습니다.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법이니 이 과잉의 시대'는 확실히 무너질 조짐이 보입니다.
폴크루즈너가 지적했듯이 문제는 1%가 아니가 0.1% 입니다. 이제는 이 1% 소수도 점점 좁혀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젠 01% 대 99.99%의 대결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노숙자 발언이 트위터나 개인 블로그 글이라면 그려려니 합니다만 읽고, 읽고, 읽고, 읽어 퇴고를 거쳐야 하는 과정을 겪는 것에 비하면 좀 경박하지 않았나 싶구요.개인적으로 강신주가 노숙자를 영혼이 없는 좀비'라고ㅗ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는 명제논리 모순이 너무 많습니다. 이중젓 잣대'라고 해야 할까요. 말이 많으면 사고를 치는 법이죠. 강신주는 강연으로 너무 많은 말을 하는 거 같습니다. 철학자로써의 어떤 영역을 좀 넘어선 듯한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마립간 2014-01-22 12:43   좋아요 0 | URL
댓글내에서 링크는 제가 링크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아니면 방법이 없기 때문에 주소를 복사하여 익스플로어 주소창에 붙이셔야 합니다. 그리고 저의 글들은 곰곰발님의 글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기 보다 제가 하는 이야기가 10년 동안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표시이고 한편으로는 그런 나의 생각을 누군가가 깨주었으면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우선 제가 강신주씨의 '감정수업'을 읽어야 대화가 진전될 것 같습니다. 저는 강신주씨의 제자백가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공교롭게 다른 알라디너의 강신주씨 비판과 맞물려 그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그 내용이 모순인지, 역설인지, 이율배반인지.

참고로 저에게는 부의 불공평이 소수에 점점 집중되며 매끈한 구조(프랙탈 구조)를 갖게 될지, 양극화 모래시계형 구조를 갖게 될지도 관심대상입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12970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3 00:51   좋아요 0 | URL
익스플로우 검색창에 붙여도 전 이게 링크가 안 걸립니다. 이 노트북이 잘못된 것 같기도 하고요...ㅎㅎㅎㅎ.
읽어보셔도 나쁠 것은 없지만 그닥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서평집+ 힐링서 를 섞은 듯한 느낌 ?! 이것저것 다 섞어서 정작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뭐, 그런 것 같습니다.

mira 2014-01-22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책 감정수업은 좀실망이더라구요. 그옛날 홍콩영화 신드롬일때 주연배우가 아닌 조연으로 나온 배우를 마치 주연배우인것 처럼 짜집기 해서 걸어놓은 포스터 같은 느낌이들더라구요. 철학서를 생각하고 샀는데 좀 실망햇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2 12:12   좋아요 0 | URL
포스터 비유는 절묘하군요... ㅋㅋㅋㅋㅋ. 사실 스피노자 해설서라기 보다는
평범한 서평집'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리 2014-01-22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정은을 오해하여 들어왔습니다 ㅎ;; 강신주는 지인들의 평가로 선입견이있어 안읽다가 하도 여기저기에서 보이길래 감정수업을 좀 읽었습니다. 다는 읽지 않았습니다. 재미가 없어서. 다른 책은 모르나 감정수업만 놓고보면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블로그에서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 종류의 글들이란 생각입니다. 강신주란 이름을 빼버리면 책으로 엮일만한 글은 아닌것 같습니다. 기획자가 포맷을 다 만들고 거기에 맞추어 책읽고 작업했단 소리를 들었습니다. 다들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글이 차올라 풀어낸 것이 아니라 쥐어짜서 뽑아낸 것 같아 씁쓸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1-23 00:49   좋아요 0 | URL
오해하라고 일부러 김정은'을 썼습니다. 저도 출판사가 전체적 포멧을 설정했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상품이 되겠구나 싶으니 강신주라는 이름 걸고 나온 책 같다는 느낌...... 솔직히 말하면 이건 그냥 스피노자 해설서'가 아니라 서평집 아닌가 싶습니다. 소설 줄거리 나열하고 그 밑에 조언 하나 깔고 가는 구조를 보면, 뭔가 이건 지나치게 후진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스피노자 경구 1 + 그림 한 점 + 고전 한 편' 으로 이루어진 쓰리콤보를 보면 마치
닭( 하늘 ) + 인삼 ( 땅 ) + 전복 ( 바다 ) 으로 만든 삼계탕을 최고의 보양식으로 선전하려는
어느 음식점의 아이디어 전략이 돋보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