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없는 사회.   

 

 

 

 

 

 

민물 생선 요리를 먹을 때에는 꼼꼼하게 뜯어보며 살을 뜯어먹어야 한다. 방심하면 날카롭운 잔가시'가 목에 걸리기 때문이다. 현대 소비 문화'를 생선 살 바르듯이 꼼꼼하게 뜯어보면 현대 사회는 군더더기 없는 형태에 높은 점수를 준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에둘러 말하지 말고 바로 가자. 좋은 예가 루이비통 로고'다. 남성에게 있어서 빳빳한 명함이 자동차라면, 여성에게 있어서 빳빳한 명함은 루이비통'이다. 루이비통 가방은 동창회에 모인 동창들에게 자질구레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루이비통이라는 기표가 " 사랑받는 여자 " 라는 기의'를 내포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 대우받고 사는 여자 " 라는 사실을 전달하는 역할은 한다. 기혼 여성에게 중요한 것은 < 사랑받는 > 이 아니라 < 대우받는 > 이다. 루 ! 이 ! 비 ! 통 ! 을 가진 여자는 축 쳐진 젓가슴을 대신하는 유사 b컵 실리콘'이다.

 

문제는 " 명품의 대중화 " 에 있다. 이제 더 이상 루이비통은 부잣집 유한 마담이 가지고 다니는 명품 가방이 아니다. 귀족이나 서민이나 루이비통 가방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차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때 등장하는 루이비통은 루이비통 로고를 밖에 드러내 놓지 않고 안으로 감춘다. 가방을 열어야지만 그 안에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속뜻은 명확하다. 천박하게 과시하고 싶지 않다는 태도'다. 대중적 루이비통이 멀리서도 로고를 확인할 수 있도록 크기를 키웠다면 귀족적 루이비통은 가까이에서만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중적 과시에서 은밀한 과시로 바뀐 것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태도가 겸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략일 뿐이다. 나이키 로고가 박힌 라운드티'를 보면 그 나라 GDP를 엿볼 수 있다. GDP가 낮은 나라일수록 티셔츠에 박힌 나이키 로고'가 큰 옷이 잘 팔리는 반면 

 

부유한 나라일수록 나이키 로고는 작은 옷이 잘 팔린다. 가짜일수록 로고는 크다. 저렴할수록 로고가 큰 경향은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사기꾼일수록 호탕하며 예의바르고 친절하다. 그런 놈은 백 프로다. 저렴한 놈이다. 현대 디자인은 점점 군더더기가 없는 형태로 변했다. 스마트폰'은 버튼이 없다 ! 스마트폰은 겉으로 보기에 凸 처럼 생긴 누름단추가 없다. 이 누름단추들은 모두 안으로 들어가 있다. 마치 밖으로 튀어나온 대문짝만한 루이비통 로고가 쪽팔려서 안으로 감추듯이 말이다. 디자인 미학의 기준이 바뀐 것이다. 凹 와 凸 은 이제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 그것은 군더더기요, 흉터'가 된다. 이건희 또한 스티븐 잡스처럼 이음매 없이 매끄럽게 감추는 기술을 원했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은 디자인 분야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한국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서 凹와 凸이 보이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건물 청소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그들은 투명인간'이다. 홍길동이 울면서 요구한 호부호형은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하지 말라는 요구였는데 여전히 변하는 것은 없는 모양이다. 건물 내에 귀한 손님이 찾아오면 제일 먼저 사라지는 사람들은 청소노동자'다. 건물주가 요구하기 때문이다. 외벽 전체를 통유리가 마감한 건물은 하나의 거대한 스마트폰'이다. 태양에 반사되어 반짝반짝거리면 그렇게 보고 좋을 수가 없다. 건물주는 바우하우스적이며 미니멀한 디자인을 외빈에게 자랑하고 싶다. 그래서 푹 파이거나 튀어나온 흉터( 凹凸 ) 를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 사실 손님맞이를 위해서 유리창을 반짝반짝 닦은 이들은 모두 흉터'였는데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회는 파이거나 튀어나온 요철을 부끄러워하기 시작했다.

 

자본가들이야 그렇다고 치자. 문제는 대학 문화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홍대 청소노동자 파업 때 보여준 몇몇 대학생의 태도는 건물주나 입주자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입주자 몇몇은 청소노동자가 외치는 소리에 대해 관심이 없다. 화장실 비품 창고에서 쭈그려앉아서 점심을 먹는 게 서러워서 의자 몇 개를 요구하는, 그 소박한 주장은 시끄러운 소음에 불과하다. 그들이 보기에도 대학 내 청소노동자는 푹 파이거나 튀어나온 누름단추'다. 그런데 과연 몇몇 특정 집단에만 적용되는 문제일까 ? 그렇지 않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도 가만히 보면 스마트폰처럼 요철 없는 외형에 열광한다. 주름은 적이다. 보톡스는 일종의 다리미'가 되어서 주름 잡힌 피부를 매끄럽게 펴준다. 가만 보면 주름은 凹와 凸로 이루어져 있지 않은가 ?

 

보톡스는 이 凹와 凸 을 一 로 펴주는 것이다. 이처럼 주름과 흉터를 군더더기라고 생각하고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주름과 흉터를 흉물스러운 기표로 받아들인다면 한국 사회에 미래는 없다. 인문학은 인간의 주름과 흉터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답은 결국 흉물스러운 것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싶다. 문학도 마찬가지다. 문학은 기본적으로 주름과 흉터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영역이다. 한국 사회가 빙판처럼 미끄러지는 직선에 열광한다는 사실은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탓이다.

 

 

 

 

 


 

 

 

 

 

1. 갑질 사회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66382

2, 벼락 사회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68210

3. 낙지 사회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70810

4.10분 사회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395891

5. 행복 사회 :   http://blog.aladin.co.kr/749915104/649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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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3-19 0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끔찍합니다. 군더더기 없는 사회... 그야말로 디스토피아 아닐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9 16:12   좋아요 0 | URL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모든 가전 제품에서 서서히 단추가 사라지는 추세예요.
리모컨 고장나면 대책이 없습니다. 전략인 듯합니다..ㅋㅋ

엄동 2014-03-1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군더더기라 업신여겨지는 이들은
음지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정작,
가장 먼저 잘려나가고 버려지는 대상 또한
그들임을 알죠


주렁주렁 장식이나 군더더기가 주는
친절함"을 몰라도 너무 몰라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9 16:13   좋아요 0 | URL
전 옛부터 군더더기 있는 거 무지 좋아했습니다.
뭔가 좀 인간적이잖아요.
스마트폰 보면 뭐 디자인의 화룡점정이라고 하던데
내가 보기엔 좀 병신 같은 사각형 같다는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듭니다....

samadhi(眞我) 2014-03-1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껍데기에 집중하는 낮은 정신. 그것도 "정신"이라 부를 수 있다면 말이죠. 공허한 기분이 들텐데 그걸 채우려고 또 새로운 껍질에 치중하고 치장하고.
그나저나 아이폰 홈버튼 쏙들어가 있어서 먼지가 자주 끼어 그거 3번이나 쌩돈 주고 갈아 끼웠습니다. 지금은 홈버튼 없는 전화기라 매우 편합니다. 지나치게 "편리"를 바라기 때문에 군더더기라 부르며 쉽게 잘라내는 게 아닌가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9 16:16   좋아요 0 | URL
버튼이 감추어지는 추세잖아요.
이번에 왜 동대문에 디자인 건물 하나 들어서잖아요.
오세훈이 최고 유명 디자이너 모셔서 만든....
기하학적인....

이 건물 보고 정말 엄청 웃었씁니다.
한국 서울처럼 땅덩어리 좁아터진 나라에서
이 건물은 말그대로 곡선 활용이 많아서 공간 허비가 어마어마해요.
동대문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합니다. 이런 것도 군더더기죠.
미학도 좋지만 어느 정도는 공간과 어울어져야 한느 거 아닌가 싶습니다.

마립간 2014-03-19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겸양이 전략의 부분 집합인지, 교집합을 가지나 별도의 영역이 있는지 생각 중입니다.

수학을 영속불변으로 은유했을 때, 직선이 보다 수학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논리적 판단), 실제는 곡선이 더 영속적이며 불변적이더군요 (경험적 판단). 우리는 수학적 세계에 살고 있다기보다 물리학적 (프랙탈)의 세계에 살고 있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9 16:1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저도 이 공간은 결국 프랙탈적 세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순환, 환생, 재생 이런 것들의 총합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전 진화나 진보를 믿지 않습니다.
역사는 반복일 뿐이지 싶습니다.

밤하늘의별소리 2014-03-19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문학은 주름과 흉터를 깊이있게 탐구하는 학문이다...
저 오늘 수업시간에 무지무지 슬프고 서러운 일이 있었는데, 곰발님 덕분에 제가 잘못한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곰발님은 울퉁불퉁 삐죽삐죽 모난 제가 그래도 힘내서 살아갈 수 있게 힘을 주는 멋진 어른 중의 한 분이셔요...(근데 나이차이 얼마 안나면 어쩌죠..........ㅠ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9 18:38   좋아요 0 | URL
어른.... ㅎㅎㅎㅎㅎ 나 같은 놈이 무슨 어른입니까.
개똥같은 소리입니다. ㅎㅎㅎㅎ.
나이만 어른이고 하는 짓은 말똥구리'죠.

무슨 서러운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말똥구리가 잘나봤자 별볼일 없습니다.

푸르푸르 2014-03-19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나보고 사기꾼이라고!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9 20:04   좋아요 0 | URL
뜬금없이 왠 사기꾼이랍니까....

개니리 2014-03-20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겁한 또라이 새끼

곰곰생각하는발 2014-03-20 15:38   좋아요 0 | URL
아이피 따니 누군지 알겠다. 증거 자료로 가지고 있을 게 . 시발것아..

나탈야 2014-03-20 19:4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니 왜 비겁한 또라이처럼 익명으로 욕질이야????

당당하게 실명까고 나타나서, 페루애 빅엿 좀 먹여주세여~ 히힣~!

곰곰생각하는발 2014-03-20 20:03   좋아요 0 | URL
사실 새나리 이 사람 비로그인으로 들어와서 댓글 달았는데
사실 전 이 사람 알라더니 닉네임 알고 있습니다. 충격적이네요. 이름달고 내건 말투와
비로그인으로 단 욕말과 전혀 다르다는 사실... 굉장히 충격적임...

곰곰손 2014-03-20 22:1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곰발이 종종 비겁한 것도 맞고 또라이인 건 더 맞지만

'새끼'라뇨?!?!?!

욕하지마라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21 04:57   좋아요 0 | URL
곰곰손 은근히 날 디스하는 거 같어.....
흠....

엄동 2014-03-21 09:43   좋아요 0 | URL
지능적 안티"이실수도.

(오늘따라 오지랖ㅋㅋ)

엄동 2014-03-20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렁하겠군요

엄동 2014-03-20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지금 이상함
로그인 괜히 했네
(후회)

곰곰생각하는발 2014-03-21 04:58   좋아요 0 | URL
뭐가 이상합니까. 후후.
 

 

 

 

 

 

그해, 바다.   

 

 

개복치에 대한 글을 읽다가 < 속초 개복치 된장 물회 > 라는 글이 있길래 접속했다. 식도락 코너'를 보니 올라온 글이 모두 속초 관련 맛집'이었다. " 어쩌다가, 오고가다가, 글쓴이와 한번쯤 마주쳤을 지도 몰라. " 목록 중에 < 바다네 > 라는 제목이 있길래 설마 하는 마음으로 클릭했다. 아, 낯익은 풍경 ! 우심방 좌심실'에서 베짱이'처럼 살던 찌르레기'가 찌르르르, 찌르르르 울었다. 내가 속초에 살 때 늘 가던 식당'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평범한 실비집'이어서 맛집으로 소개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올라온 음식 사진을 보고 이내 지금의 주인이 내가 알던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진 속 밑반찬은 모두 먹음직스럽게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낸 것'처럼 보였는데, 내가 알던 바다네 식당'은 최소한의 양념만으로 요리를 해서 음식'이 그리 화려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지금의 주인은 전에 있던 간판과 인테리어 그대로 영업을 하고 있는 듯했다. 그래도 반가운 것이다. 그리운 바다네..... 

 

아저씨는 강원도에서 보기 드문 강원도 좌파'였다. 긴 머리를 묶은 양반이었는데 정치색'이 진보적'이었다. 그래서 술자리에서 정치 얘기'를 하다 보면 늘 싸움이 나곤 했다. 좌파의 비극이리라. 그것도 강원도 좌파라니... 차라리 전라도 좌파'는 행복한 것이다. 좌파 아저씨'는 아이들 교육에서도 좌파적 성향이 강해서 초등학생 1학년인 바다 ( 아이 이름이다. ) 는 드럼을 배웠다. 머리는 노랗게 물들여서 사자의 갈기 같았다. 정치적 성향이 비슷했던 나와 강원도 좌파 아저씨'는 식당 영업이 끝나면 곧잘 술자리'를 열었다. 식당에 남는 게 술과 반찬이니 맘껏 취해 보드래요. 막걸리 열 통은 우습게 비우고는 했다. 바다 엄마'는 오고가는좌파들의갈치같은험담'에도 늘 방긋 웃고는 했다. 아이는 늘 내 무릎을 베개 삼아 잠을 자고는 했다. 그 식당... 무척 그립다.  

 

바다 엄마'는 음식을 할 때 최소한의 양념만을 사용했다. 조미료는 아예 넣지 않거나 소량만 사용했다. 그래서 감칠맛이 부족해서 손님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어떤 손님들은 굉장한 식도락이라도 되는 양 음식 타박을 하기도 했다. 양념 뭐, 뭐, 뭐, 뭐'가 부족하다느니, 제철 재료'를 잘못 골랐다느니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지랄하고 자빠졌네, 라고 생각했다. 더러운 거지 입맛 가지고 훈계 하는 꼴이 가관인 거라. 쳇, 자신을 절대 미각이라고 소개한 저 사람들은 똥에 미원을 첨가하면 맛있게 먹을 양반들이야. 똥이, 참 맛있어요 !!!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맛있다고 느끼는 맛은 사실 인공조미료 맛'이라는 사실이다. 감칠맛'이란 화학 성분으로 만든 가짜 맛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바나나 우유에 바나나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것도 모르고 우리는 감칠맛에 환장한다. 

 

나는 바다네 식당 주인'이 고마웠다. 인공 조미료 맛을 대신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돈 벌 생각이었으면 미원 범벅 요리를 내놨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바다 엄마'는 정직한 사람이었다. 내가 왜 인공조미료'를 넣지 않냐고 물었더니 바다 엄마의 대답은 명쾌했다. " 우리집은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아요. " 아, 좋은 말이다. 바다 엄마도, 바다도, 강원도 좌파 마초 아저씨도 좋은 사람이었다. 바다는 많이 컸을 것이다. 그리고 바다 아빠는 열심히 이명박과 박근혜를 경멸하며 동명항 가게에서 난상토론을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바다는 알고 있을까 ? 바다를 볼 때마다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는데 눈치 없는 바다는 가장 비싼 구구 크러스티'를 골라서 내가 속으로 괘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바다는 20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난 늘 500원짜리 비비빅을 먹으며 동해바다를 바라보고는 했다. 내가 바다에게 물었다.  

 

- 맛있니 ? 

- 네, 아주 맛이 좋아요. 얌냠얌냠...  아저씨는 비비빅이 제일 맛있나 봐요 ? 

 

나는 정색을 하고서는 아니라고 말하려다가,   방긋 !

 

 

 

 

 

 


네이버, 201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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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야 2014-03-17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술먹고 앞선 포스팅에 똥댓글 싸질렀는데 후회가 밀려오는 군녀.
요새 너무 인생이 힘듭니다. 사람 하나 때문에 인생이 이렇게 힘들어질진 몰랐어요.
진짜 힘듭니다.

페루애... 야 말로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사람.

(바이바이)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22:33   좋아요 0 | URL
술 먹고 똥댓글 다는 건 저 하나로 만족합니다. 저도 어제 술 먹고 똥댓글을 남발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쪽팔려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나탈야 님 수준이면 아주 양호한 겁니다.
요즘 뭐가 좀 안 풀리는군요 ? 이럴 때일수록 술을 더 자주 마십시요.
조만간 분기별 모임 함 가져야 겠습니다. 일이 안 풀리면 술로 풀어야 하지요.

나탈야 2014-03-17 22:4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곧 봅시다... 사월 중순이 적당할 것 같아요...
사월 초순까지는 저에게...
지옥가튼 세월이 될 것 같습니다... 정신이 많이 피폐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23:52   좋아요 0 | URL
회사에서 나탈야 님을 지옥 체험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네열...
그래야지 나탈야 님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전 나탈야 님보다는 회사 편을 들겠습니다.
회사 이겨라, 회사 이겨라....

나탈야 2014-03-18 00:1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 진짜... 회사 간판에 페루애 묶어 놓고 불태워버리고 싶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00:50   좋아요 0 | URL
아마 화형식 날 비가 올 겁니다. ( 오열 )

samadhi(眞我) 2014-03-1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도 구구크러스터 원츄!! 그 아저씨군요. 궁금하다. 진짜 용감하신 분이네요. 그나마 경상도 좌파가 아닌게 다행인건가.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6:41   좋아요 0 | URL
전 별로, 구구크러스티는 너무 달아요. 너무 부드럽고.....
비비빅이 짱임!!!!!!!!!!!!!!!!!!!!!!!!!!!!!!!!!!!!!!!!

비비빅 10년 사랑 열성팬 올림.

samadhi(眞我) 2014-03-18 17:10   좋아요 0 | URL
달아서 그게 흠이죠. 단 걸 먹으면 행복해진다는데 전 단 걸 먹으면 기분이 나빠요. 속이 아파오고. 성격이 비뚤어져서 그런건지. 특히나 못먹겠는건 도너츠류.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먹어대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전 땡끄(탱크)보이가 맛있는데 설레임 소다맛도 좋구요. 처음 설레임 나왔을 땐 열대과일맛도 있었는데 그게 없어졌더라구요. 그게 제일 맛있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7:18   좋아요 0 | URL
전 비비빅만 먹어서 나머지는 전혀 모르겠네요. 참... 보석바'는 요즘도 있더군요. 정말 깜짝 놀랐음 -_-
요거 옛기억하며 일부러 먹고는 합니다. 역시 입맛은 옛 맛을 기억하나 봐요.

samadhi(眞我) 2014-03-18 17:33   좋아요 0 | URL
취향이 다르겠지만 한번 드셔보세요. 시원한 맛이예요. 한동안 땡크보이가 엄청 팔렸는데 요즘엔 찾기 힘들더라구요. 설레임 소다맛은 흔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8:04   좋아요 0 | URL
땡끄보이 함 먹도록 하겠습니다. 작년엔 비비빅을 한 100개 정도 먹은 것 같은데
이중 쩍쩍이(개)가 70개 정도 먹었습니다.
여름에 더위 식히라고 항상 비비빅 하나를 주고는 했거든요.
쥐새끼 같은 놈이 아주 비비빅 봉투만 보면 환장했습니다.
비비빅 마니아는 우리집 개입니다.

엄동 2014-03-1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비빅 먹기전엔.
혀로 살짝 살짝 침을 바른후 먹어야 해요

앙물었다가 입술이 붙어 피비빅을 먹어본 자는 알죠


.. 똥댓글 미안해여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6: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거 아시는 거 보니 비비빅 팬이시군요 ?
정말 붙어요. 이게 딱딱해서 붙으면 피비빅이 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의 뒷면을 닮았다.

 

 

■ 생활의 발견 + 나쁜 사람

 

 

 

 

나는 조용필이 < 그 겨울의 찻집 > 에서 "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 고 했을 때 무릎을 탁, 치며 아, 했다. < 코미디 >란 기본적으로 희비극'을 담고 있다. 평생 코미디 영화를 만들었던 찰리 채플린은 "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 " 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빙판에 넘어지는 사람을 멀리서 보면 웃기지만 그 사람이 코앞에서 넘어지면 화들짝 놀라서 쓰러진 사람에게 손을 뻗어 도우려고 한다. 채플린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웃기는 장면을 찍을 때에는 카메라와 사람은 먼 거리를 유지했다. 반면 비극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대상을 클로즈업했다. 영화 < 라임라이트 > 에서 채플린은 유성영화와 컬러영화에 밀려 한물 간 코미디언을 연기한다. 카메라는 무례할 정도로 채플린에게 접근해서 확대된 얼굴을 보여준다. 늙고 초라한 얼굴을 말이다.

 

결국 코미디'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지켜보는 막간'이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멀리 가도 안된다. 이 거리 조절이 좋은 콩트와 나쁜 콩트를 만든다. 좋은 코미디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칸트는 < 순수이성비판 > 에서 " 팽팽한 기대가 갑자기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변화했을 때 "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작은 것을 기대했는데 예상보다 큰 것을 보여주면 < 감탄 > 이 되지만, " 스펙타클 "을 기대했는데 꾀죄죄한 결과를 보여주면 웃음이 나온다. < 깐죽거리 잔혹사 > 에서 개그맨 조윤호는 최고수 무술 유단자'처럼 보인다. 더군다나 개그맨치고는 불량스러운 외모는 기대에 부응한다. 그는 항상 낮은 목소리로 조용히 상대방에게 묻는다. " 유단자'인가 ? " 훤칠한 키에 무뚝뚝한 얼굴 표정, 낮은 목소리, 조롱이 섞인 음흉한 입꼬리,

 

조심스러운 몸짓에서 시청자들은 무림 고수의 품격을 기대한다. 쏟아내는 말들도 그렇다. " 후회하지 않을거면 처음부터 최선을 다하는게 좋아 " 라거나 " 넌 내 안에 있는 악마를 깨웠어. 지옥으로 안내해 주지 " 라고 말한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나면 그는 항상 기대 이하'다. 결국에는 꼬리를 내리며 "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 라고 말한다. 이 모든 모습을 말없이 지켜본 두목(안일권) 또한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한다는 소리가 " 애들이 많이 다쳤어 ! " 가 전부다. 팽팽한 기대가 갑자기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변하자 터지는 것은 < 웃음 > 이다.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웃음에는 어느 정도 비극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웃음에는 실망, 허탈, 슬픔, 연민, 적의, 열정, 우울 따위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기도 하고, 보잘것없어서 웃기도 하고, 터무니없어서 웃기도 하며, 뜬금없어서 웃기도 한다.

 

니체는 이런 말을 했다. " 세상에서 인간보다 큰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는 존재는 없다. 그래서 웃음을 발명할 수밖에 없었다. " 좋은 코미디'는 웃음과 함께 비극을 내포하고 있어야 한다. < 라디오스타 > 는 거침없는 입담과 악담으로 폭소를 유발하지만 그것을 두고 웃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라디오스타 식 폭소는 웃음이 아니라 말장난 섞인 조롱'이다. 조롱'이란  상대방에 대한 공격'이다. < 생활의 발견 > 은 매우 뛰어난 콩트'다. 여기에는 가난한 서민의 뼈아픈 비애가 숨어 있다. 그들은 시간적 여유도 없고 경제적 여유도 없다. 그래서 항상 돼지껍데기집이나 포장마차에서 허기를 채우면서 이별을 선언한다. 이별 앞에서도 침이 고인다. 이 엇박자에서 웃음이 나온다. 시청자가 이 부분에서 웃는 이유는 공감 때문이다. 나도 이별 앞에서 침이 고인 적 있다는,

 

그런 공감 말이다. 상갓집에서 먹은 홍어무침이 맛있어서 행복한 경험 또한 있으리라. 식욕은 죄 없다. 다만 민망할 뿐이다. 그래서 웃는다. 씁쓸한 웃음이니 낙담을 위로하기 위한 처방'이지 않을까 ? 반면 < 나쁜 사람 > 이라는 코너는 마초 남성의 흔한 허세'를 다룬다.  피도 눈물도 없는 마초 형사 같지만 이웃의 슬픈 사연에 무너져서 결국 " 나쁜 사라암~ 나쁜 사라암~ " 을 외치게 만든다. 사나이 울리는 위악 때문에 관객은 웃지만 웃고 나면 쓸쓸해진다. 이처럼 좋은 코미디'는 조롱이 아닌 웃음을 생산한다. 그런 의미에서 < 후궁뎐 > 이라는 콩트는 나쁜 코미디'다. 명나라에서 시집 온 타나미실리(오나미)는 조롱의 표적이 된다. 이유는 못생겼기 때문이다. 외모 비하'로 웃음을 선사하는 것에 대한 지적은 늘 있었지만 이 콩트는 그 대상이 외국인'이라는 측면에서 불편하다. 다른 나라에서 온, 못생긴 외국인 여성에 대한 차별'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즐겁게 웃는 사람은 백치'다. 백치'가 가장 행복한 웃음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마음이 백지'이기 때문이다. 마음 속이 심란한 사람은 크게 웃지 않는다. 행복하게 웃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소리이다. 그런 의미에서 웃음은 사진의 뒷면을 닮았다. 시인 이순현은 시집 < 내 몸이 유적이다 > 에 수록된 시 < 사진의 뒷면은 백지이다 > 에서 사진 속 풍경을 본다. " 강과 산과 하늘 " 을 본다. 하얀 구름도 보고, 퍼런 강물도 보고, 그 옆에 핀 개망초도 본다. 이 컬러풀한 풍경을 바라보다가 문득 사진의 뒷면을 본다. " 뒷면은 비어 하얗다 풍경을 저토록 가두어두는 힘은 뒷면의 백지에서 나온다 " 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 어처구니, 보잘것, 터무니, 뜬금 " 은 " '없다'와 인연을 맺어야 살아나는 / 우리말의 몇 안 남은 허파꽈리 ( 이순현, 詩 염주를 만지작거리다가 ) " 라고 이순현은 지적한다. 결국 어처구니없이, 보잘것없이, 터무니없이, 뜬금없을 때 웃음이 나오는 이유는 웃음이 < 없다 > 와 관계가 깊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마음을 백지 상태로 두어야 건강한 웃음이 그려진다. 웃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힘은 마음의 백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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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야 2014-03-17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코메디는 웃기면 그만 이라는 논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코메디는 정치적, 사회적 함의를 꼭 담아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코메디의 원론적 의미는 무엇입니까?
제가 볼때 페루애님은 코메디언에게 엄청난 정치적 사회적 책무감 따위를 지워주시는 느낌입니다.
또한 서사를 강조하셨지만, 서사 이면의 사회비판적 의식에 방점을 찍으신 듯 보여집니다.
코메디가 해학을 앞세워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한 페루애님의 소견을 듣고 시픕니다.

이건 페루애님에 대한 비판이 아닌 <화두>를 던지는 것일 뿐이라능~

(도망)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22:39   좋아요 0 | URL
술 먹고 남긴 댓글이구랴 ?
코미디'의 핵심은 공감'입니다.
마자,마자... 저런 경우 있어. 호호... - 요게 바로 공감이죠.
공감을 많이 할수록 웃깁니다. 이 공감이란 결국 당대의 풍경을 성실히 담을 때
만들어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코미디는 시대상을 반영하죠.
좋은 예가 < 생활의 발견 > 이죠. 바쁜 현대인은 이별할 때에도 시간이 없어서
그냥 음식점에서 밥도 먹고 이별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뭐... 이런.......

나쁜 남자'는 마초의 허세'를 다루고 있습니다. 거칠 것 같은 남자가 징징거릴 때, 웃음을 유발하잖습니까.
그런데 이 위악이 나쁘지 않고 아픕니다. 서민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니깐 말이죠.
코미디가 정치적일 필요는 없으나 반드시 사회성을 반영해야 한다고는 봅니다. 집에 가셔서 뜨거운 꿀물 한 잔 드시구려. 그래야 다음날 머리가 안 아픕니다.

나탈야 2014-03-17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페루애님 말씀이 정답이네요...
해학이란... 삶을 반영해야 하지요... 어설픈 말장난이 아니라...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23:45   좋아요 0 | URL
답글은 덧대기 글로 대신합니다.

공장장 2014-03-18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천잰데~~~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03:29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공장장 님 ! 나보고 천재라 하신 겝니까 ? 어~떻게 !!!

엄동 2014-03-18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곰발님은 제게 코미디언이군요
거의 매번 공감"을 하니 ㅋ


크게 웃는 사람은 크게 울어도 봤던 사람이예요
행복하게 웃을 수 있게
마음을 비울 줄 아는 사람이 되야겠어요

한잔 과하게 한 다음날엔
이상하게 뭐든 할 수 있을거 같아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6:38   좋아요 0 | URL
웃음에는 종류가 참 많습니다만,
웃음은 일단 적의가 없다는 사실을 바로 알려주잖습니까.
굉장히 효율적인 표현 수단이기도 합니다.
어젠 과하게 술 한 잔 하셨습니까 ?

후후,

samadhi(眞我) 2014-03-1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일권은 또 그런 코미디를 하는군요. 안일권 되게 좋아합니다. 고교천왕을 정말 재밌게 봤거든요. "비굴모드" 인생이라서 그런 인생이야기 좋아하거든요. 김준호식 코미디. "하류인생" 같은 것. "잔혹사"도 비슷한 것 같으니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얼마 전에 남도쪽 상가(喪家)에 가서 반찬을 더 달라고 해서 먹었습니다. 상가에서 반찬이 너무 맛있어서 리필(?)해 보기도 처음입니다. 시댁쪽이었는데 민망한 줄도 모르고 게걸스럽게 먹었어요. 그렇게 맛있어도 된답니까. 장례식장 음식은 어디나 비슷하게 맛없어서 입가심하는 정도였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6:40   좋아요 0 | URL
저도 안일권 좋아합니다. 이상구,안일권이런 코미디언은 기본적으로 연기가 되잖아요.
말장난만 가지고 웃기려면 한계가 있습니다.
안일권, 이상구 이런 배우들은 기본적으로 배우적 자질이 있어요.
남도쪽 상가'라...
남도 가면 항상 깨닫는 게 음식 참 맛있구나, 합니다.

samadhi(眞我) 2014-03-18 16:57   좋아요 0 | URL
네. 말씀하신 대로 코미디는 "극"이니까요.
연기력이 안되면 안되는 거죠, 사실은.
안일권, 안상태처럼 연기가 되는 배우가 코미디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예전에 윤도현 러브레터 공개방송을 어디 대학 운동장에서 하길래 봤었는데
변기수가 바람잡이 했거든요.
아, 그 사람. 그 전에도 좋아했었는데 그날 이후 팬이 됐어요.
참 겸손하더라구요.
자신을 진짜 낮출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아무리 코미디라지만 "전 쓰레기니까요" 이렇게 한 마디 날리는데 감탄했습니다.

남도에서 맛없으면 난리나죠.
다른 건 참아도 맛없는 건 못 참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7:16   좋아요 0 | URL
아, 안상태가 있었지. 마자요. 안상태. 제가 항상 주장하는 거지만
우는 연기만큼 쉬운 건 없습니다. 제일 쉬워요. 반대로
웃는 연기는 어렵습니다. 연기자가 웃을 때 사용하는 근육이 소근'입니다.
웃을 소'를 써서 소근인데 신기한게 이 소근은 웃음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요.
진짜 웃음은 소근의 사용이 아니라 눈가 근육이거든요. 연기 잘하는 사람은 이 근육을 사용하고
연기 못하는 배우는 소근을 사용해요. 소근은 입꼬리 부근에 있습니다.
변기수가 겸손한 사람이군요. 좀 까칠할 거 같았는데 말입니다. 의외 !!ㅎㅎ
 

 

 

 

이처럼 의자는 많은 것을 전달한다. 인간은 의자를 만들었지만 의자는 인간에게 더불어 살아야 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의자를 보면 인간의 삐딱한 성정'이 보인다. 그래서 재미있다. 우리는 흔히 < 의자 > 와 < 자리 > 를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데 자리(지위)가 높을수록 의자'는 화려하다. 포장마차에서 흔히 보는 스툴60 스타일 의자는 주로 서민이 앉는 의자'이다. 등받이도 없고 팔걸이도 없다. 반면 지위가 높은 양반은 등판과 팔걸이'를 갖춘 고급 회전 의자'에 앉는다. 360 도 회전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돌아가는 판옵티콘이라 할 만하다. 루이비통이 여성의 계급을 말해주는 징표라면 팔걸이가 달린 회전 의자'는 남성의 명함을 나타낸다. 자리가 낮은 계급에게는 팔걸이'가 부착된 의자를 제공하지 않는 법이다. 멀리 볼 것 없다. 초중고 학교 교실 의자'를 보면 답이 나온다. 학생에게는 팔걸이'를 제공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5월이 되면 아이는 미래의 희망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뻥이다

 

 

 

- 다 자빠트려  中

 

 

 


 

 

 

 

 

의자 따위가 감히 !

 

 

꾀죄죄한 짓거리'에 관심이 많다. 궁상맞고, 좀스러우며, 지저분한 짓'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알고 싶다. 좀 유식하게 말하자면 일상성에 대한 탐구열'이라고 해두자. < 일상성 > 이란 말 그대로 다람쥐 첫 바퀴 돌듯 변함없이 지루하게 순환되는 생활'이다. 동요 " 둥근해가떴습니다 " 는 현대인의 일상성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아침이 되면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는다. 윗니 아랫니 닦고, 세수할 때는 깨끗이 이쪽 저쪽 목 닦고, 머리 빗고 옷을 입고 거울을 본다. 그뿐이랴. 모래알 같은 밥알을 꼭꼭 씹고, 가방 메고 인사하고 아이는 유치원에 가고, 어른은 직장에 간다. 일상성'이라는 키워드로 세상을 보면 애나 어른이나 하는 짓은 똑같다. 나는 이 일상성'이 재미있다. 그래서 티븨'는 거의 안 본다. ( 논란이 되는 장면은 주로 유투브를 통해서 보는 편이다. ) 드라마'는 평범한 이웃의 평범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사실은 매우 " 스페셜 " 한 이야기들이다. < 내 이름은 김삼순 > 은 볼품없는 여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시청자가 소비하는 방식은 볼품없는 여자를 연기하는 볼품있는 배우'에 방점을 찍는다. 김삼순을 연기하는 김선아를 소비하는 것이다. 드라마가 아무리 평범한 주인공의 일상을 다룬다고 해도 모든 서사는 그 주인공에게 촛점을 맞추기 때문에 스페셜할 수밖에 없다. 홍상수 영화가 일상성을 다룬다고 해서 리얼하다고 할 수 있을까 ? MBC 주말 예능 < 진짜 사나이 > 는 " 진짜 " 라는 타이틀로 리얼리티를 강조하지만 사실은 " 가짜 " 다. 연예인이 < 진짜 사나이 > 를 연기한다는 측면에서 < 가짜 사나이 > 다. 연예인 병영 생활 체험'은 리얼리티가 아니라 조작된 리얼리티'다. 그들은 일상성'을 연기하거나 일상성을 체험할 뿐이다. 티븨 속에는 일상성이 없다.

 

티븨 밖에서만 존재하는 게 바로 일상성'이다. 나를 둘러싼 꾀죄죄한 주변을 관찰한다는 것은 꽤나 흥미롭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말 대신 행동에서 나타나는 증후들이다. 행동은 말을 하지 않을 뿐 많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예를 들어 공공 화장실 로비에 다른 사람이 없으면 손을 씻지 않고 나온다. 하지만 사람이 있으면 씻는다. 여기서 손을 씻는 행위는 " 나는 평소에 깨끗한 사람이다 " 라는 몸짓 신호'다. 나부터가 그렇다. 집에서는 손을 잘 씻지 않지만 직장 생활을 할 때에는 손을 열심히 씻는다. 이처럼 허투루 흘려보내도 될 몸짓을 관찰하다 보면 일상 속에서 흔히 보는 물건들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내가 가장 흥미롭게 관찰하는 물건은 의자'다. 의자를 보면 그 조직의 서열이 보인다. 사회적 약자일수록 팔걸이가 없는 의자가 제공된다.

 

이 글은 일상에 대한 글이니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는 팔걸이 없는 의자를 떠올려보자. 그렇다, 학교에 있는 의자가 전형적인 " 팔걸이 없는 의자 " 다. 흔한 의자'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학창 시절에 < 자신이 앉은 의자에 왜 팔걸이가 없을까 > 를 곰곰 생각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꾀죄죄한 생각을 할 바에는 차라리 영어 단어 하나를 더 외우는  것이 도움이 되니깐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상을 제대로 보면 꽤 흥미롭다.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 앉으면 건방져 보인다. 옛날 왕들은 대부분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 앉고 신하들은 팔걸이가 없는 의자에 앉는다. 시대극을 다룬 영화를 찾아서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즉, 학생이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 앉으면 건방져보이기 때문에 팔걸이 있는 의자'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이 얼마나 꾀죄죄죄한 어른의 속셈인가.

 

그뿐이 아니다.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의자에 앉는 꼴을 매우 싫어해서 의자에 앉지 말라고 한다. 결론을 내리자면 이렇다 : < 팔걸이 > 부위는 말 그대로 팔을 걸이에 걸쳐서 쉬는 부분이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팔걸이가 없는 의자를 제공하는 이유는 다리는 쉬어도 좋다. 하지만 손을 편히 쉬면 안된다는 메시지'다. 마찬가지로 자본가가 노동자에게서 의자를 제공하지 않는 이유는 쉼없이 일하라, 라는 메시지'다. 이처럼 의자는 단순한 물건에 지나지 않지만 일상에 숨겨진 이데올로기를 파악하면 꽤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일상'을 관찰하는 재미'다. 일상을 관찰하게 되면 하찮은 것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얻게 된다. 나처럼 성정이 곱지 못한 놈은 의자를 통해서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발견하지만 시인은 다른 눈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의자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이정록 시인은 시 < 의자 > 에서 의자'라는 물건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는 의자를 의지依支 로 이해한다. < 의자 > 는 다른 것에 몸이나 마음을 기대어 도움을 받거나 그렇게 하는 대상'이다. 허리가 아픈 이'에게 의자는 의지가 되는 대상이고, 지푸라기와 똬리 또한 좋은 의자'다. 그에게 있어서 좋은 의자는 디자인이 좋거나 가죽 원단이 비싼 의자가 아니다. 그리고 팔걸이'가 달린 의자도 아니다. 아픈 이의 무게를 오롯이 받아주는 의자'다. 시인은 의자가 < 곁 > 을 내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문득 시인이란 일상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 보아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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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3-17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가는 진짜 노동자 앉는 꼴을 못봐요. 이십 대 후반 때였나.. 그때 어느 기업체 강의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하루 종일 수업으로 떡이 돼서 너무 피곤해 설명 중에 잠시 앉았더니 어느 부장 쯤 돼보이는 사람이 '일어나서 해!'그러더군요. 헐.. 지도 노동자면서..

이 시를 좋아해요, 예전에 공원에서 아이들 풀밭 위 의자에 앉아있는 사진 포스팅 하면서 이 시 몇 문구 따서 인용했을 정도로. 그리고 저는 곰곰발님 글 중에 특히 이런 시 관련 글이 좋더라는 :)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16:13   좋아요 0 | URL
앞으로는 새벽 님을 위해서 시 위주로 글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제가 시집을 많이 안 읽는다는 거.
시를 읽는 행위가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게 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좀 받는 거 같아요. 저 시인은 왜 마침표를 찍었을까, 왜 저 단어를 사용했을까, 이런 거
생각하면서 읽으면 노동 강도가 좀 쎈 거 같아요..ㅎㅎ

todd 2014-03-1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의자라는 시 왜이렇게 슬프죠.. 의자에 대해 생각해본건 길에서 다리가 부러져 버려진 의자를 봤는데 되게 뭐랄까 맘이 이상해지는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세상에 다리가 부러진 의자만큼 쓸모없는 것이 있을까? 그래도 누군가를 받쳐주는 소중한 의자였을텐데.. 뭐 그런 생각이 들면서 슬펐습니다.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16:15   좋아요 0 | URL
전 의자와 책장은 같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자는 사람을 받쳐주고, 책장은 책을 평생 받쳐주고...
그러니 의자와 비슷한 말은 책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구 보니 지게도 같은 말이로군요....

엄동 2014-03-17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학교때
동네 편의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아르바이틀 한적이 있어요
손님도 없고 한가하다 싶어서
라지에타 위에 담배박스 쌓아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다가 점주한테 어찌나 욕을 먹었던지.
차라리 쪼그리고 앉아있으라는 말에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죠

쉼없이 일하라"는 말인줄 그땐 몰랐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16:19   좋아요 0 | URL
라지에타가 정말 위에 앉으면 따스하니 딱 좋죠...ㅎㅎㅎㅎㅎㅎ.
대학 청소 노동자 파업 때 나온 말이 밥 먹을 데가 없어서
화장실 창고 바닥에 앉아서 밥을 먹어서 그런 것 좀 개선해달라고 파업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학생들이 시끄러워서 공부를 할 수 없으니 나가서 투쟁하라고 했던 적 이짢아요 ?
의자에 앉아서 밥을 먹을 권리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게 시끄럽게 떠들지 말라고 학생회장이 항의를 하는 시대....

의자' 하면 전 항상 그 쓸쓸한 풍경이 제일 먼저 생각납니다.

어동 2014-03-17 17:1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쓸쓸합니다


봄이 오나. 싶었는데
거뭇거뭇 비구름이 몰려오다
이내 한두방울씩 떨어지네요

소주한잔 하러 포차나 들러야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20:22   좋아요 0 | URL
어동'이라고 하니 갑자기 어우동 생각이 나네요.. 후후.
지금 한 잔 하시고 계십니까 ?
 

 

 

 

 

정말 궁금하다.

 

 

다산多産이 애국'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가족 계획'을 하지 않고 애'만 낳으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고 윽박지르던 때가 엇그제인데 말이다. 출생률 저하와 가파른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노동인구가 부족한 탓'이다. 순혈과 혈연주의가 강한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주노동자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그닥 탐탁지 않은 모양이다. 사실 한국 노동자만큼 부지런하고 솜씨 좋은 이도 드물다. 더군다나 자본가(정치가) 입장에서는 비정규직 형식으로 얼마든지 값싼 노동력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노동자가 노동자를 지지하는 계급투표 성향이 낮으니(오히려 노동자가 노동자 파업을 비난한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 노동자가 감소한다는 사실은 악몽 그 자체'다. " 입병 함익병 선생 " 은 월간 조선 인터뷰에서 한국 여성'을 결핍의 존재로 설정한 후,

 

그 대안으로 출산 능력으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달라는 주문을 했다. 당연히 항의가 8월 우기에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후두둑 후두둑 떨어졌다. 대부분은 <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 > 라는 비난이다. 그런데 나는 이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국민 사위'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 자기야 - 백년손님 ] 에서 함익병은 평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여성관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장모를 여성으로써 존중한다기보다는 단순히 계도할 대상으로 인식했다. 그가 보기에는 여성은 고쳐야 할 부분이 많은 가전제품'이었다. 그에게 의견 조율은 없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의견 조율을 통해서 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결정을 정하고 나서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반발이 있을 시에는 상금이라는 미끼로 유혹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상금을 주겠다는 식이다.

 

그는 장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극구 냉장고 속 음식을 털어내거나 장롱 속에 묵혀 있는 옷을 버린다. 그에게 여성은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존재'다. 함익병이 보여주는 태도를 확장하면 제국이 식민 국가를 다룰 때와 매우 흡사하다. 제국은 스스로 결정하고 식민지에 통보한다. 반발은 당근으로 잠재운다. 제국은 당근 하나를 주고 많은 당근을 얻는다. 그가 티븨에서 보여준 태도를 감안하면 독재 옹호와 여성 폄하 발언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그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함익병은 적어도 뒤로 호박씨를 깐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함익병이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이다. 장모와 사위가 허물없이 지내는 것은 좋지만 사위가 장모 위에 군림해서 계도를 하는 모습에 대하여 평소 깔깔거리며 좋아했다면 당신은 함익병에게 뻗은 손가락'을 치워야 한다.

 

아는 것이 병이라고 해서 모르는 것이 약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왜 자본가/정치가'들은 인구 증가'가 중요하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주장할까 ? 사실, 대한민국 인구는 과포화 상태'다. 오히려 인구를 줄여야 한다. 골목 상권을 보면 체감하게 된다. 면적 당 인구수가 많다 보니 과열 경쟁이 이루어진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만 통닭집이 열 군데'다. 한 군데만 살아남고 나머지 아홉 군데는 망하는 구조다. PC방, 편의점, 커피숍은 수명이 1년을 버티지 못한다. 망한 커피숍을 다른 사람이 다시 그 자리에 커피숍을 여는 형국이다. 내가 가는 닭집은 1년에 주인이 두 번 바뀌었다. 이 치열한 골목 상권에서 특정 가게'가 된다 싶으면 그 주위에 우후죽순처럼 동일 업종 가게가 생겨난다. 그게 현실이다. 누군가는 이러한 현상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 아니라

 

노동인구가 급격하게 자영업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제도적 개선을 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인구가 더 이상 늘지 않는다고 해도 노동 시장에서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지금의 비정규직 제도와 자유로운 구조 조정 환경은 오히려 자영업 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인구 증가'가 대안이라고 ?! 웃기는 소리'다. 여자가 애를 낳으면 노동 문제가 해결될 거란 자본가의 주장은 뻔뻔하다. 자본가 입장에서는 노동 인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노동자는 곧 잠재적 소비자이니 그만큼 더 많이 팔 수 있으며, 보다 싼 가격에 노동을 살 수 있고, 더군다나 치열한 경쟁 구도는 노동자를 순한 노예로 만들기에 좋기 때문이다. 입만 뻥긋 거리면 가차없이 자른다.

 

자본가 입장에서는 인구가 증가한다고 해서 손해볼 것이 하나 없다. 그들은 자영업자가 아니니 말이다. 얼마 전 < 다큐 3일 > 이라는 방송에서 택배 노동자의 일상을 다룬 적이 있다. 노동 강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그들은 회사로부터 고정된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일한 만큼 벌었다.  이른 아침에 출근하면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일이 끝났다. 택배 하나 당 주어진 시간은 1분 30초'다. 그래야 일을 끝마칠 수 있다. 결국 그들은 무조건 뛰어야 했다. 생수통을 들고 무조건 뛰는 것이다. 택배 사업은 상상 그 이상으로 돈을 버는데 택배 기사에게 할당되는 택배 개당 품값은 날마다 떨어진다. 그래서 받는 돈이 300만 원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3개월만에 30kg이 빠진 사람도 있다. 그만큼 노동 강도가 세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가 그들을 뛰게 했을까 ?

 

그것은 노동이 아니라 헝거 게임처럼 보였다. 이 고된 노동에서도 밀려나면 그들은 남은 돈으로 망해서 떠난 닭집을 인수해서 다시 닭집을 차릴 것이다. 나는 사회학자가 아니어서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는 분석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한 가지 뉴스가 눈에 들어온다.  경제가 어렵다는데 대기업 순이익은 항상 ○○ 조 단위를 기록한다. 노동자가 억, 소리를 내면 삼성은 조 단위로 돈을 쓸어모은다. 좋단다. 이런 불평등 사회에서 애를 많이 낳는 것은 애국이 아니라 무모한 짓이다. 애 많이 나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60년대 문구는 고스란히 21세기를 관통한다. 대한민국 여성이여, 애를 많이 낳지 마라. 거지꼴을 못 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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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 2014-03-15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출산율 감소로 노동력이 부족... 이거 좀 웃긴 거 같아요. 인구는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뒤집어 생각해봐야죠.. 애는 덜 낳고 있지만 수명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정년을 늘려버리면 되요... 100살까지 사는 시대에 50되면 일 없이 연금받아 놀고 먹는다.... 이제는 중년의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하죠. 예전에 60이면 스태미너 제로의 할아버지였지만 이제는 창창한 나이죠. 노동력 부족을 출산율에서 찾아야 할 게 아니라 정년에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기준을 바꾸어야죠. 100세 시대에 예전 기준을 들이밀면 곤란합니다ㅏ. 65살까지는 이제 일 시켜야 해요. 절반 밖에 안 살았는데 일 못하게 하면서 노동력 부족하다고 국민들에게 찡찡ㄱ대는 거 되게 웃긴 거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5 18:31   좋아요 0 | URL
옛날에는 노동시장에 숙련 사회'였습니다. 숙련은 노동자의 자랑스러운 훈장이었죠.
그런데 맥도날드 시스템은 이 숙련을 싹 지웠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하다 보면 깨닫게 되죠.
모든 것은 그냥 하루면 다 배웁니다. 하루면 다 배우니 당연히 숙련공에게 주었던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한국 기업은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도 정년 연장은 하지 않을 겁니다. 숙련은 필연적으로 몸값이 오르거든요. 그러니 비싼 노동을 빨리 치우려고 하는 겁니다. 사람들이 일찍 정년 퇴임하니 몰리는 건 당연히 자영업이죠.

기업 입장에서는 노동시장이 자영업으로 북적거리는 걸 반깁니다. 가게를 차릴려면 온갖 것들을 사야하잖아요. 기업 입장에서 나쁠 거 뭐 있습니까요..


정치가가 만날 애 낳아야지 국가경쟁력 높아진다 하는 거 개새끼 전부 속내가 다 있는 겁니다. 옥작복작거리는 땅덩어리에 무슨 얼어죽을 인구 증가입니까...

눈팅 2014-03-15 18:3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제가 좀 딴소리 한 거 같았는데.. ㅋㅋ 좋은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페루애님의 맥도날드 통찰은 항상 감탄이 나옵니다. 저도 그래서 정년 연장은 묘연한 거 같습니다... ㅋㅋㅋ 애초에 그 지점까지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구요. 사람들은 무턱대고 "우리나라가 노동력이 부족해질 거 같다고 한숨 푹푹 내쉬는데 애국해야지!!" 뭐 이런 단순한 생각만 하는 거 같아서 아쉽습니다. 뭐 이놈의 노예 근성은 피부 깊히 박힌 거라 언제쯤 나아질런지 모르겟네요.

눈팅 2014-03-15 18:3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근데 사실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애 낳으라고 호통치는 인간들은 참 양심도 없지 말입니다. 태어날 애를 생각해서도 말이죠. 본인들은 피부과 의사에 돈 많으시니 외국 유학 보내버리면 그만이지만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34   좋아요 0 | URL
한국 사회는 도시화가 문제죠. 지방 내려가면 설렁설렁합니다. 지나치게 서울 집중이죠.

애와 애국'을 동일시하는 건 큰 문제죠.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말입니다. 애가 무슨 자산입니까. 국가 입장에서 보면 자산일 수도 있으나 국가는 국민을 그렇게 애지중지 다루지 안ㄶ지 않습니까. 그냥 개차반으로 취급하는데 무슨 애'가 위대한 유산처럼 말하는지 모르겠어요.

밤하늘의별소리 2014-03-15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산과 노동력에 대한 문제제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분석력이 떨어지면 어떻습니까! 중요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곰발님의 엄청난 능력이신듯해요

음, 근데..ㅠㅠ 곰발님이 함익병씨에 대해서 글 쓴 것 읽고 진짜 좀 뭐랄까.. 제가 또 부끄러워지네요.문학 공부하면, 페미니즘 공부하시는 분들 많이 만나거든요. 그런데 저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 관련 글 읽으면 고개는 끄덕거릴 수 있는데 제 마음은 여전히 '날 보호해줄 수 있는 남자'라던가 '내가 잘못하는 걸 좀 도와줄 수 있는 남자'라던가 그런 이상형을 가지고 있는걸 보고 페미니즘쪽 공부를 해도 한다고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앎과 삶의 일치가 안되는 제가 너무 부끄러워서요.

함익병씨, 프로그램에 나오는거 한두 번 봤는데 전 되게 멋진 사위라고 생각했거든요....ㅠㅠ 근데 곰발님 글 읽으니까 정말 그 프로에서 행동했던 것과 그가 가진 여성관이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ㅠ

전 어쨌든 제 머릿 속의 생각과 저의 이상형이 일치하지 않는걸 자주 확인하곤 언젠가부터 저는 절대 결혼은 하면 안되겠다고 다짐합니다..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30   좋아요 0 | URL
르페브르가 < 현대세게 일상성 >에서 지적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나라 가서 식민지화했더니 남는 게 별로 없고 번거롭더라. 내 나라를 식민지화하자 !
그래서 남의 나라에서 삽질하던 걸, 자기 나라 변두리로 가서 그 짓을 합니다.
즉, 도시를 제외한 변두리 변방을 식민지화하는 거죠.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서울 부자를 위해
강원도 산을 파는 거죠. 이득은 당연히 서울을 본거지로 둔 사람들이 취합니다. 새로운 형태의 식민지화'입니다.

+

사실 제 글은 <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이 놈들들아... > 이겁니다. 이건 무척 쉬워요. 짜맞추기만 하면 되니깐 말이죠. ㅎㅎㅎㅎㅎ. 제가 좀 얍삽해서 이런 걸 잘합니다. 하여튼 제일 거슬리는 사람이 익병이었습니다. 보면서 이런 사람을 친구로 두면 안 되겠구나, 그런 생각은 했씁니다. 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수평적 관계로 보지 않더군요. 그게 그 사람이 가진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수다맨 2014-03-15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다큐 3일 >보고 끔찍했어요. 제대로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삼백을 번다며 (찌푸린 표정을 짓기 보다는) 씁쓸하면서도 안도의 미소를 엷게 보여주는 그 분의 모습이, 솔직히 더 끔찍하게 보이더군요.
곰곰발님도 잘 아실 테지만, 김훈의 "밥벌이의 지겨움"을 보면 이런 글이 나오지요. "이 세상의 근로감독관들아, 제발 인간을 향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조져대지 말아 말라. 제발 이제는 좀 쉬라고 말해 달라. 이미 곤죽이 되도록 열심히 했다. 나는 밥벌이를 지겨워하는 모든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싶다. 친구들아, 밥벌이에는 아무 대책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끝끝내 밥벌이가 아니다." 곰곰발님 글 읽다 보니 이 문장들이 가슴에 콱 와서 박힙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2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사실 저도 미소를 짓는 모습이 끔찍하더군요. 방송이니 좋은 말을 하기 위해서 라는 생각은 합니다만, 자기 노동 가치를 너무 노예 근성적 접근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노동자가 노예로 스스로를 위치시키는 것을 가장 바라는 사람은 자본가와 정치가겠죠.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문제 같습니다.

꼬마요정 2014-03-1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함익병이라는 사람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예능이 저하고는 그렇게 잘 맞지 않거든요. 그렇다고 뉴스를 자주 보지도 않구요. 언론이 제기능을 못하니까요.

음.. 저는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함익병은 새누리당 지지자일까요?? 기득권들의 생각이 함익병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어째서 여자인 '박근혜'는 논외가 되는건지 말이지요.

저는 남녀를 가르는게 굳이 필요할까.. 싶어서요. 일을 할 때도 사람마다 다른거고, 데이트비용도 서로 사정에 맞게 부담하고, 집에 갈 때도 서로 데려다 줘야 할 필요가 있을 때만 '서로' 데려다 줬고, 결혼한 지금도 일, 가정일 모두 서로 맞게 부담하고 있지요. 그리고 아이 문제 역시 굳이 아이를 낳아야하나? 이런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면 무조건 아이를 낳아야한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제가 아이를 낳아야 할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다들 바로 대답을 못하면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21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티븨가 없습니다. 밥 먹을 때 보는 게 전부여서... 그때 종종 본 프로가 백년사위인가 였죠. 논란 이후 본방 사수 딱 한 번 한 개 전부입니다. 저는 말할 자유를 지지하는 편인데 사실 익병의 논리'는 초등학생이면 반격을 가할 수 있을 만큼 허술해서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바보 같은 소리를 하면 안 되죠. 전 처음에는 말할 자유를 옹호했는데 가만 보니 이건 말할 자유가 아니라 일종의 혐오죄'죠. 차별을 정당화하는 발언입니다. 속으로 깜둥이 새끼, 라고 생각할 수는 있으나 그것을 입밖으로 내면 안 됩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말이죠.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지 않습니까. 익병'은 아마 이 말을 새누리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습니다. 이번 선거에 나온다에 500원 겁니다.

VedaKIM 2014-03-16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인구 과포화라는 사회문제는 출생으로 인해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서 격화될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을 편의 및 복지시설에 의해 격화될 문제라 생각합니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사실 인구 과포화는 전 국토의 면적과 인구수의 비율을 따져서 볼 사회문제는 아니고, 사실은 대도시에 몰린 '인구 밀도'로 봐야 할 사회문제라는 것이죠.

다시 말해, 제가 아는 바로는, 지금의 인구 과포화 현상의 실체는 박정희씨께서 저곡가정책 + 수출산업정책 콤보로 만들어낸 '대도시 인구 집중현상'이라는 것이죠. 그러므로, 저는 편의복지시설의 전국적 균등분포, 혹은 지역균형개발 등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이 글의 주요 논지인 출산율을 늘려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에 관해서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출산율을 높이는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복지정책의 확충이 이어져야 하지 '아이를 더 낳아야 국가가 더 잘 삽니다' 하는 식의 네쇼날리스티컬 설득은 아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서는 글이 길어질까 줄일까 합니다.

어쨌거나, 페루애 님의 인구를 오히려 줄여야 한다는 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소견은 남기려 합니다. 한 가정이 인구를 줄이거나 늘리는 데에 기여하도록 결정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사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하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16   좋아요 0 | URL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정말 몰라서 쓴 글입니다. 궁금하더라고요. 인구가 부족하다는데, 아니 주위를 둘러보면 죄다 인구가 많아서 생기는 현상 같은데 말이죠. 베다 님. ( 아, 그 베다 님이 그 베다 님 ?! ㅎㅎㅎㅎ ) 제가 어줍게 아는 선에서만 보면 대도시 밀집 현상보다는 젊은 인구는 없고 노령인구는 상대적으로 많아서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글의 절반은 도시 편중과 그 정책에 대해 썼는데 말이 길어져서 그냥 삭제했습니다. 지방균형론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게 정치적 유불리가 걸린 문제여서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출산이 문제라기보다는 저출산이어야지만 근근이먹고 살 수 있는 경제구조부터 개선이 되어야지 싶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3-17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출산적 구조에서 제가 느끼는 것은 결혼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결혼할 수 없는 사람(예로서 성불구자, 장애우, 질병인)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아 아이를 낳지 않으면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물론 조금 강압적인 조건이기 하나, 우리가 자본으로 얻는 서비스가 곧 누군가의 서비스고,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노동이 가능할 때까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그 사람에 대해 양육을 했다는 점이죠.

하다못해 술집에서 술을 파는 점원이나, 편의점의 알바생, 주유소의 주유원 등등, 그 모든 이들이 재생산의 조건에서 성립된 존재죠. 그러나 지금은 제 생각에 반대하는 것은 그럴 조건이 되지않습니다. 전에 신문에서 3아이를 둔 이혼한 여성이 늙은 노모를 데리고 사는 기사를 보면서 욕이 나오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16:26   좋아요 0 | URL
사실 솔로인 경우 기혼자들보다 세금을 더 내고 있습니다. 기혼자들에게는 이런저런 혜택이 있으니 말이죠. 결과적으로 솔로가 기혼자에 비해 같은 조건에서 더 내고 있습니다. ( 아닌가 ? ㅎㅎㅎ )

정치가들이 아무리 입으로 출산이 애국'이다, 라고 해도 중요한 것은 어떻게 먹여살릴 것인가, 라는 실질적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립간 2014-03-17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주의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에 의해 굴러가는 자전거와 같은데, 노인의 소비 성향은 젊은이의 소비 성향보다 적으니, 자본주의에 얹혀 있는 자본가들은 노령화가 싫겠죠. (인구 부족은 소비 성향이 충만한 인구의 부족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자녀의 수는 양육 비용(금전적 비용, 양육자의 노력 시간 등)의 비용대비효과와 잘 일치한다는 글이 있었습니다. ; 저출산이어야지만 근근이먹고 살 수 있는 경제상황인 것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16:28   좋아요 0 | URL
소비 성향이 충만한 인구의 부족'이라는 표현이 적확한 표현인 것 같네요.
결국은 소비 저하'를 우려한 인구 부족'이겠네요.
역시 길게 줄줄 설명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간결한 프레임을 짜야 알기가 쉽습니다.

samadhi(眞我) 2014-03-18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아이를 너무 좋아해 스무살 때부터 "아내"는 되지 않더라도 "엄마"는 되고싶다던 생각이 무너졌습니다. 불투명하고 불투명합니다. 진짜 살기 팍팍해요. 지금도 선배들이 물어요. "슈퍼맘은 언제 될거냐?". 슈퍼맘은 슈퍼맨 따라 우주로 가버렸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6:42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를 무척 좋아해요. 그런데 좋아하는 것은 양육 문제는 좀 다른 거 같더라고요.
정말 요즘 살기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딜 가나 사람들이 웃음이 없어요.

samadhi(眞我) 2014-03-18 17:07   좋아요 0 | URL
전에 해외연수 한번 가보겠다고 빡센 육체노동을 한 적 있었거든요. 강철체력과 도닦는 수양(?)을 요하는 야외노동.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리는 치떨리는 기억인데요. 그곳에선 그 좋아하는 책도 안읽히고 음악도 안들리더라구요. 음악을 들으면 눈물이 줄줄 흘렀어요. 그때 동기들이 자기 소개를 하는데 하나같이 "돈 벌어서 자기 가게 차리는 거" 였어요. 대부분 고졸 출신 아이들이 이 땅에서 돈 잘 벌 수 있는 일이 자영업 뿐이구나 싶었죠. 일찍 관뒀어야 하는데 매몰비용 때문에 참고 6개월 버텼는데 결국 100만원 벌어나왔어요. 그만두는 길로 바로 계룡산 마음수련원으로 떴다가 종교적인 색채가 느껴져 머리만 밀고 2주만에 나왔어요. 선배들을 만났더니 "야,너 머리깎고 절에 들어갔다더라" 그곳 미용실 언니야가 머리를 정말 이쁘게 잘 밀어주는데, 시내미용실은 머리 잘 밀어주는 데가 없더라구요. ㅋㅋ.
택배기사가 쓰게 웃었다는 얘기에 아픈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때 같이 일했던 아이 중 하나가 삼성반도체인지 잘 모르겠으나(기억이 가물가물) 그런 공장에서 일해서 자궁쪽이 망가졌다고 하더라구요. 그 당시엔 그 아이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지금 그 아이는 어떻게 됐을 지 궁금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7:21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동생의 여동생이 고교 졸업반 때 삼성 반도체 들어갔습니다.
그때 술자리에서 들었는데 삼성은 학교랑 연을 맺어서 단체로 애들을 데리고 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든 생각이 삼성이면 줄 서서 들어갈려고 하는 데인데
왜 단체로 애들 받아서 그럴까 ?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그 친구 2개월 만에 그만두었더라고요.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