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궁금하다.

 

 

다산多産이 애국'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가족 계획'을 하지 않고 애'만 낳으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고 윽박지르던 때가 엇그제인데 말이다. 출생률 저하와 가파른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노동인구가 부족한 탓'이다. 순혈과 혈연주의가 강한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주노동자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그닥 탐탁지 않은 모양이다. 사실 한국 노동자만큼 부지런하고 솜씨 좋은 이도 드물다. 더군다나 자본가(정치가) 입장에서는 비정규직 형식으로 얼마든지 값싼 노동력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노동자가 노동자를 지지하는 계급투표 성향이 낮으니(오히려 노동자가 노동자 파업을 비난한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 노동자가 감소한다는 사실은 악몽 그 자체'다. " 입병 함익병 선생 " 은 월간 조선 인터뷰에서 한국 여성'을 결핍의 존재로 설정한 후,

 

그 대안으로 출산 능력으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달라는 주문을 했다. 당연히 항의가 8월 우기에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후두둑 후두둑 떨어졌다. 대부분은 <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 > 라는 비난이다. 그런데 나는 이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국민 사위'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 자기야 - 백년손님 ] 에서 함익병은 평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여성관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장모를 여성으로써 존중한다기보다는 단순히 계도할 대상으로 인식했다. 그가 보기에는 여성은 고쳐야 할 부분이 많은 가전제품'이었다. 그에게 의견 조율은 없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의견 조율을 통해서 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결정을 정하고 나서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반발이 있을 시에는 상금이라는 미끼로 유혹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상금을 주겠다는 식이다.

 

그는 장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극구 냉장고 속 음식을 털어내거나 장롱 속에 묵혀 있는 옷을 버린다. 그에게 여성은 버릴 것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존재'다. 함익병이 보여주는 태도를 확장하면 제국이 식민 국가를 다룰 때와 매우 흡사하다. 제국은 스스로 결정하고 식민지에 통보한다. 반발은 당근으로 잠재운다. 제국은 당근 하나를 주고 많은 당근을 얻는다. 그가 티븨에서 보여준 태도를 감안하면 독재 옹호와 여성 폄하 발언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그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함익병은 적어도 뒤로 호박씨를 깐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은 함익병이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이다. 장모와 사위가 허물없이 지내는 것은 좋지만 사위가 장모 위에 군림해서 계도를 하는 모습에 대하여 평소 깔깔거리며 좋아했다면 당신은 함익병에게 뻗은 손가락'을 치워야 한다.

 

아는 것이 병이라고 해서 모르는 것이 약이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왜 자본가/정치가'들은 인구 증가'가 중요하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주장할까 ? 사실, 대한민국 인구는 과포화 상태'다. 오히려 인구를 줄여야 한다. 골목 상권을 보면 체감하게 된다. 면적 당 인구수가 많다 보니 과열 경쟁이 이루어진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만 통닭집이 열 군데'다. 한 군데만 살아남고 나머지 아홉 군데는 망하는 구조다. PC방, 편의점, 커피숍은 수명이 1년을 버티지 못한다. 망한 커피숍을 다른 사람이 다시 그 자리에 커피숍을 여는 형국이다. 내가 가는 닭집은 1년에 주인이 두 번 바뀌었다. 이 치열한 골목 상권에서 특정 가게'가 된다 싶으면 그 주위에 우후죽순처럼 동일 업종 가게가 생겨난다. 그게 현실이다. 누군가는 이러한 현상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 아니라

 

노동인구가 급격하게 자영업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제도적 개선을 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인구가 더 이상 늘지 않는다고 해도 노동 시장에서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지금의 비정규직 제도와 자유로운 구조 조정 환경은 오히려 자영업 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인구 증가'가 대안이라고 ?! 웃기는 소리'다. 여자가 애를 낳으면 노동 문제가 해결될 거란 자본가의 주장은 뻔뻔하다. 자본가 입장에서는 노동 인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노동자는 곧 잠재적 소비자이니 그만큼 더 많이 팔 수 있으며, 보다 싼 가격에 노동을 살 수 있고, 더군다나 치열한 경쟁 구도는 노동자를 순한 노예로 만들기에 좋기 때문이다. 입만 뻥긋 거리면 가차없이 자른다.

 

자본가 입장에서는 인구가 증가한다고 해서 손해볼 것이 하나 없다. 그들은 자영업자가 아니니 말이다. 얼마 전 < 다큐 3일 > 이라는 방송에서 택배 노동자의 일상을 다룬 적이 있다. 노동 강도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다. 그들은 회사로부터 고정된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일한 만큼 벌었다.  이른 아침에 출근하면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일이 끝났다. 택배 하나 당 주어진 시간은 1분 30초'다. 그래야 일을 끝마칠 수 있다. 결국 그들은 무조건 뛰어야 했다. 생수통을 들고 무조건 뛰는 것이다. 택배 사업은 상상 그 이상으로 돈을 버는데 택배 기사에게 할당되는 택배 개당 품값은 날마다 떨어진다. 그래서 받는 돈이 300만 원이다. 이 일을 시작한 지 3개월만에 30kg이 빠진 사람도 있다. 그만큼 노동 강도가 세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가 그들을 뛰게 했을까 ?

 

그것은 노동이 아니라 헝거 게임처럼 보였다. 이 고된 노동에서도 밀려나면 그들은 남은 돈으로 망해서 떠난 닭집을 인수해서 다시 닭집을 차릴 것이다. 나는 사회학자가 아니어서 원인과 결과에 대해서는 분석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한 가지 뉴스가 눈에 들어온다.  경제가 어렵다는데 대기업 순이익은 항상 ○○ 조 단위를 기록한다. 노동자가 억, 소리를 내면 삼성은 조 단위로 돈을 쓸어모은다. 좋단다. 이런 불평등 사회에서 애를 많이 낳는 것은 애국이 아니라 무모한 짓이다. 애 많이 나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60년대 문구는 고스란히 21세기를 관통한다. 대한민국 여성이여, 애를 많이 낳지 마라. 거지꼴을 못 면한다.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눈팅 2014-03-15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출산율 감소로 노동력이 부족... 이거 좀 웃긴 거 같아요. 인구는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뒤집어 생각해봐야죠.. 애는 덜 낳고 있지만 수명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정년을 늘려버리면 되요... 100살까지 사는 시대에 50되면 일 없이 연금받아 놀고 먹는다.... 이제는 중년의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하죠. 예전에 60이면 스태미너 제로의 할아버지였지만 이제는 창창한 나이죠. 노동력 부족을 출산율에서 찾아야 할 게 아니라 정년에서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기준을 바꾸어야죠. 100세 시대에 예전 기준을 들이밀면 곤란합니다ㅏ. 65살까지는 이제 일 시켜야 해요. 절반 밖에 안 살았는데 일 못하게 하면서 노동력 부족하다고 국민들에게 찡찡ㄱ대는 거 되게 웃긴 거 같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5 18:31   좋아요 0 | URL
옛날에는 노동시장에 숙련 사회'였습니다. 숙련은 노동자의 자랑스러운 훈장이었죠.
그런데 맥도날드 시스템은 이 숙련을 싹 지웠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하다 보면 깨닫게 되죠.
모든 것은 그냥 하루면 다 배웁니다. 하루면 다 배우니 당연히 숙련공에게 주었던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한국 기업은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도 정년 연장은 하지 않을 겁니다. 숙련은 필연적으로 몸값이 오르거든요. 그러니 비싼 노동을 빨리 치우려고 하는 겁니다. 사람들이 일찍 정년 퇴임하니 몰리는 건 당연히 자영업이죠.

기업 입장에서는 노동시장이 자영업으로 북적거리는 걸 반깁니다. 가게를 차릴려면 온갖 것들을 사야하잖아요. 기업 입장에서 나쁠 거 뭐 있습니까요..


정치가가 만날 애 낳아야지 국가경쟁력 높아진다 하는 거 개새끼 전부 속내가 다 있는 겁니다. 옥작복작거리는 땅덩어리에 무슨 얼어죽을 인구 증가입니까...

눈팅 2014-03-15 18:3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제가 좀 딴소리 한 거 같았는데.. ㅋㅋ 좋은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페루애님의 맥도날드 통찰은 항상 감탄이 나옵니다. 저도 그래서 정년 연장은 묘연한 거 같습니다... ㅋㅋㅋ 애초에 그 지점까지 생각하는 것 같지도 않구요. 사람들은 무턱대고 "우리나라가 노동력이 부족해질 거 같다고 한숨 푹푹 내쉬는데 애국해야지!!" 뭐 이런 단순한 생각만 하는 거 같아서 아쉽습니다. 뭐 이놈의 노예 근성은 피부 깊히 박힌 거라 언제쯤 나아질런지 모르겟네요.

눈팅 2014-03-15 18:3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근데 사실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애 낳으라고 호통치는 인간들은 참 양심도 없지 말입니다. 태어날 애를 생각해서도 말이죠. 본인들은 피부과 의사에 돈 많으시니 외국 유학 보내버리면 그만이지만 말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34   좋아요 0 | URL
한국 사회는 도시화가 문제죠. 지방 내려가면 설렁설렁합니다. 지나치게 서울 집중이죠.

애와 애국'을 동일시하는 건 큰 문제죠.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말입니다. 애가 무슨 자산입니까. 국가 입장에서 보면 자산일 수도 있으나 국가는 국민을 그렇게 애지중지 다루지 안ㄶ지 않습니까. 그냥 개차반으로 취급하는데 무슨 애'가 위대한 유산처럼 말하는지 모르겠어요.

밤하늘의별소리 2014-03-15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산과 노동력에 대한 문제제기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분석력이 떨어지면 어떻습니까! 중요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곰발님의 엄청난 능력이신듯해요

음, 근데..ㅠㅠ 곰발님이 함익병씨에 대해서 글 쓴 것 읽고 진짜 좀 뭐랄까.. 제가 또 부끄러워지네요.문학 공부하면, 페미니즘 공부하시는 분들 많이 만나거든요. 그런데 저는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즘 관련 글 읽으면 고개는 끄덕거릴 수 있는데 제 마음은 여전히 '날 보호해줄 수 있는 남자'라던가 '내가 잘못하는 걸 좀 도와줄 수 있는 남자'라던가 그런 이상형을 가지고 있는걸 보고 페미니즘쪽 공부를 해도 한다고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앎과 삶의 일치가 안되는 제가 너무 부끄러워서요.

함익병씨, 프로그램에 나오는거 한두 번 봤는데 전 되게 멋진 사위라고 생각했거든요....ㅠㅠ 근데 곰발님 글 읽으니까 정말 그 프로에서 행동했던 것과 그가 가진 여성관이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ㅠ

전 어쨌든 제 머릿 속의 생각과 저의 이상형이 일치하지 않는걸 자주 확인하곤 언젠가부터 저는 절대 결혼은 하면 안되겠다고 다짐합니다..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30   좋아요 0 | URL
르페브르가 < 현대세게 일상성 >에서 지적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나라 가서 식민지화했더니 남는 게 별로 없고 번거롭더라. 내 나라를 식민지화하자 !
그래서 남의 나라에서 삽질하던 걸, 자기 나라 변두리로 가서 그 짓을 합니다.
즉, 도시를 제외한 변두리 변방을 식민지화하는 거죠.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서울 부자를 위해
강원도 산을 파는 거죠. 이득은 당연히 서울을 본거지로 둔 사람들이 취합니다. 새로운 형태의 식민지화'입니다.

+

사실 제 글은 <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이 놈들들아... > 이겁니다. 이건 무척 쉬워요. 짜맞추기만 하면 되니깐 말이죠. ㅎㅎㅎㅎㅎ. 제가 좀 얍삽해서 이런 걸 잘합니다. 하여튼 제일 거슬리는 사람이 익병이었습니다. 보면서 이런 사람을 친구로 두면 안 되겠구나, 그런 생각은 했씁니다. 이 사람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수평적 관계로 보지 않더군요. 그게 그 사람이 가진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수다맨 2014-03-15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다큐 3일 >보고 끔찍했어요. 제대로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삼백을 번다며 (찌푸린 표정을 짓기 보다는) 씁쓸하면서도 안도의 미소를 엷게 보여주는 그 분의 모습이, 솔직히 더 끔찍하게 보이더군요.
곰곰발님도 잘 아실 테지만, 김훈의 "밥벌이의 지겨움"을 보면 이런 글이 나오지요. "이 세상의 근로감독관들아, 제발 인간을 향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조져대지 말아 말라. 제발 이제는 좀 쉬라고 말해 달라. 이미 곤죽이 되도록 열심히 했다. 나는 밥벌이를 지겨워하는 모든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싶다. 친구들아, 밥벌이에는 아무 대책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끝끝내 밥벌이가 아니다." 곰곰발님 글 읽다 보니 이 문장들이 가슴에 콱 와서 박힙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2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사실 저도 미소를 짓는 모습이 끔찍하더군요. 방송이니 좋은 말을 하기 위해서 라는 생각은 합니다만, 자기 노동 가치를 너무 노예 근성적 접근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노동자가 노예로 스스로를 위치시키는 것을 가장 바라는 사람은 자본가와 정치가겠죠.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문제 같습니다.

꼬마요정 2014-03-15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함익병이라는 사람을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예능이 저하고는 그렇게 잘 맞지 않거든요. 그렇다고 뉴스를 자주 보지도 않구요. 언론이 제기능을 못하니까요.

음.. 저는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함익병은 새누리당 지지자일까요?? 기득권들의 생각이 함익병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어째서 여자인 '박근혜'는 논외가 되는건지 말이지요.

저는 남녀를 가르는게 굳이 필요할까.. 싶어서요. 일을 할 때도 사람마다 다른거고, 데이트비용도 서로 사정에 맞게 부담하고, 집에 갈 때도 서로 데려다 줘야 할 필요가 있을 때만 '서로' 데려다 줬고, 결혼한 지금도 일, 가정일 모두 서로 맞게 부담하고 있지요. 그리고 아이 문제 역시 굳이 아이를 낳아야하나? 이런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면 무조건 아이를 낳아야한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제가 아이를 낳아야 할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다들 바로 대답을 못하면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21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티븨가 없습니다. 밥 먹을 때 보는 게 전부여서... 그때 종종 본 프로가 백년사위인가 였죠. 논란 이후 본방 사수 딱 한 번 한 개 전부입니다. 저는 말할 자유를 지지하는 편인데 사실 익병의 논리'는 초등학생이면 반격을 가할 수 있을 만큼 허술해서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바보 같은 소리를 하면 안 되죠. 전 처음에는 말할 자유를 옹호했는데 가만 보니 이건 말할 자유가 아니라 일종의 혐오죄'죠. 차별을 정당화하는 발언입니다. 속으로 깜둥이 새끼, 라고 생각할 수는 있으나 그것을 입밖으로 내면 안 됩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말이죠. 한국 사회도 마찬가지지 않습니까. 익병'은 아마 이 말을 새누리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습니다. 이번 선거에 나온다에 500원 겁니다.

VedaKIM 2014-03-16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인구 과포화라는 사회문제는 출생으로 인해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서 격화될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을 편의 및 복지시설에 의해 격화될 문제라 생각합니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사실 인구 과포화는 전 국토의 면적과 인구수의 비율을 따져서 볼 사회문제는 아니고, 사실은 대도시에 몰린 '인구 밀도'로 봐야 할 사회문제라는 것이죠.

다시 말해, 제가 아는 바로는, 지금의 인구 과포화 현상의 실체는 박정희씨께서 저곡가정책 + 수출산업정책 콤보로 만들어낸 '대도시 인구 집중현상'이라는 것이죠. 그러므로, 저는 편의복지시설의 전국적 균등분포, 혹은 지역균형개발 등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이 글의 주요 논지인 출산율을 늘려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에 관해서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출산율을 높이는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식, 복지정책의 확충이 이어져야 하지 '아이를 더 낳아야 국가가 더 잘 삽니다' 하는 식의 네쇼날리스티컬 설득은 아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서는 글이 길어질까 줄일까 합니다.

어쨌거나, 페루애 님의 인구를 오히려 줄여야 한다는 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소견은 남기려 합니다. 한 가정이 인구를 줄이거나 늘리는 데에 기여하도록 결정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사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하니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6 02:16   좋아요 0 | URL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정말 몰라서 쓴 글입니다. 궁금하더라고요. 인구가 부족하다는데, 아니 주위를 둘러보면 죄다 인구가 많아서 생기는 현상 같은데 말이죠. 베다 님. ( 아, 그 베다 님이 그 베다 님 ?! ㅎㅎㅎㅎ ) 제가 어줍게 아는 선에서만 보면 대도시 밀집 현상보다는 젊은 인구는 없고 노령인구는 상대적으로 많아서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이글의 절반은 도시 편중과 그 정책에 대해 썼는데 말이 길어져서 그냥 삭제했습니다. 지방균형론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게 정치적 유불리가 걸린 문제여서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출산이 문제라기보다는 저출산이어야지만 근근이먹고 살 수 있는 경제구조부터 개선이 되어야지 싶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3-17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출산적 구조에서 제가 느끼는 것은 결혼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결혼할 수 없는 사람(예로서 성불구자, 장애우, 질병인)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사람들이 결혼하지 않아 아이를 낳지 않으면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물론 조금 강압적인 조건이기 하나, 우리가 자본으로 얻는 서비스가 곧 누군가의 서비스고,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노동이 가능할 때까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그 사람에 대해 양육을 했다는 점이죠.

하다못해 술집에서 술을 파는 점원이나, 편의점의 알바생, 주유소의 주유원 등등, 그 모든 이들이 재생산의 조건에서 성립된 존재죠. 그러나 지금은 제 생각에 반대하는 것은 그럴 조건이 되지않습니다. 전에 신문에서 3아이를 둔 이혼한 여성이 늙은 노모를 데리고 사는 기사를 보면서 욕이 나오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16:26   좋아요 0 | URL
사실 솔로인 경우 기혼자들보다 세금을 더 내고 있습니다. 기혼자들에게는 이런저런 혜택이 있으니 말이죠. 결과적으로 솔로가 기혼자에 비해 같은 조건에서 더 내고 있습니다. ( 아닌가 ? ㅎㅎㅎ )

정치가들이 아무리 입으로 출산이 애국'이다, 라고 해도 중요한 것은 어떻게 먹여살릴 것인가, 라는 실질적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립간 2014-03-17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본주의는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에 의해 굴러가는 자전거와 같은데, 노인의 소비 성향은 젊은이의 소비 성향보다 적으니, 자본주의에 얹혀 있는 자본가들은 노령화가 싫겠죠. (인구 부족은 소비 성향이 충만한 인구의 부족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자녀의 수는 양육 비용(금전적 비용, 양육자의 노력 시간 등)의 비용대비효과와 잘 일치한다는 글이 있었습니다. ; 저출산이어야지만 근근이먹고 살 수 있는 경제상황인 것이죠.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7 16:28   좋아요 0 | URL
소비 성향이 충만한 인구의 부족'이라는 표현이 적확한 표현인 것 같네요.
결국은 소비 저하'를 우려한 인구 부족'이겠네요.
역시 길게 줄줄 설명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간결한 프레임을 짜야 알기가 쉽습니다.

samadhi(眞我) 2014-03-18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아이를 너무 좋아해 스무살 때부터 "아내"는 되지 않더라도 "엄마"는 되고싶다던 생각이 무너졌습니다. 불투명하고 불투명합니다. 진짜 살기 팍팍해요. 지금도 선배들이 물어요. "슈퍼맘은 언제 될거냐?". 슈퍼맘은 슈퍼맨 따라 우주로 가버렸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6:42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를 무척 좋아해요. 그런데 좋아하는 것은 양육 문제는 좀 다른 거 같더라고요.
정말 요즘 살기 힘들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딜 가나 사람들이 웃음이 없어요.

samadhi(眞我) 2014-03-18 17:07   좋아요 0 | URL
전에 해외연수 한번 가보겠다고 빡센 육체노동을 한 적 있었거든요. 강철체력과 도닦는 수양(?)을 요하는 야외노동.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리는 치떨리는 기억인데요. 그곳에선 그 좋아하는 책도 안읽히고 음악도 안들리더라구요. 음악을 들으면 눈물이 줄줄 흘렀어요. 그때 동기들이 자기 소개를 하는데 하나같이 "돈 벌어서 자기 가게 차리는 거" 였어요. 대부분 고졸 출신 아이들이 이 땅에서 돈 잘 벌 수 있는 일이 자영업 뿐이구나 싶었죠. 일찍 관뒀어야 하는데 매몰비용 때문에 참고 6개월 버텼는데 결국 100만원 벌어나왔어요. 그만두는 길로 바로 계룡산 마음수련원으로 떴다가 종교적인 색채가 느껴져 머리만 밀고 2주만에 나왔어요. 선배들을 만났더니 "야,너 머리깎고 절에 들어갔다더라" 그곳 미용실 언니야가 머리를 정말 이쁘게 잘 밀어주는데, 시내미용실은 머리 잘 밀어주는 데가 없더라구요. ㅋㅋ.
택배기사가 쓰게 웃었다는 얘기에 아픈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때 같이 일했던 아이 중 하나가 삼성반도체인지 잘 모르겠으나(기억이 가물가물) 그런 공장에서 일해서 자궁쪽이 망가졌다고 하더라구요. 그 당시엔 그 아이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지금 그 아이는 어떻게 됐을 지 궁금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3-18 17:21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동생의 여동생이 고교 졸업반 때 삼성 반도체 들어갔습니다.
그때 술자리에서 들었는데 삼성은 학교랑 연을 맺어서 단체로 애들을 데리고 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든 생각이 삼성이면 줄 서서 들어갈려고 하는 데인데
왜 단체로 애들 받아서 그럴까 ? 그런 생각을 했던 적이...
그 친구 2개월 만에 그만두었더라고요.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