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젖꼭지와 음핵(의 주름)

 

원래 이 글에 적합하고 가장 정확한 제목은 ' 젖꼭지와 음핵'이다. 그러나 이런 제목은 성차별주의자로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 사람들은 이 제목이 남자의 젖꼭지를 가리킨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목 붙이기에 일가견이 있는 아내가 이 대안을 추천했다. ( 상업적으로 성가시게 권유해대는 상품들 중에서 가장 불필요한 물품 중 하나였던 질 방취제가 짧은 전성기를 구가할 때, 아내는 콕슈어'라고 알려진 남성용 청결제를 사고 싶어 했다. ) 고상하지만 약간 소심한 사람들의 집단이 발간하는 << 내추럴 히스토리 >> 지는 원래 이 글에 자신들이 붙인 '프로이트의 과실'이라는 제목을 달아서 내놓았다. 끔찍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내 글의 의도를 충분히 나타내는 것도 아니었다.

 

- <<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 남성 젖꼭지와 음핵의 주름 " 중

 

동방예의지국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 비너스 " 를 요물이라고 생각했다. 벌건 대낮에 젖가리개 하나 걸치지 않고 당당하게 서 있는 비너스를  볼 때마다 못 볼 것을 본 사람처럼 인상을 찡그리고는 했다. 조각상 다비드 도록을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아무리 근본 없는 양놈'이라 하지만 당당하게 양물을 드러내 놓고 다니는 작태를 요,요요요용서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서양 미술 작품을 모두 음화陰畵'라고 생각하셨다. 하지만 벌건 대낮에 젖가리개 없이 돌아다니는 요물은 서양 사람'만이 아니었다. 조선 개화기 때 사진을 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고정관념은 산산조각이 난다. 사진 속 개화기 때 여성은 다른 건 다 가려도 젖가슴을 가리지 않고 당당하고 씩씩하게 거리를 활보한 모양이다. 어머니는 비너스와 다비드를 싸잡아서 " 미개한 양놈 " 이라고 욕했지만, 이 사진들을 보게 된다면 생각이 180도 달라질 지도 모른다. " 젖가리개 없으니 시원하겠구나 ! "

 

 

 

 

 

 

 

 

이처럼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데 기준이 되는 도덕적 잣대'는 시대마다 각각 다르다. 젖가슴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가리는 조선시대 토플리스 패션은 당시에는 자연스러운 복장 문화였지만 현대 사회에서 그 꼴로 종로를 돌아다니면 공연음란죄로 처벌을 받게 된다. 이처럼 시대가 바뀌면 잣대도 바뀌게 된다. 이 자리를 빌려 내 작은 소망 하나를 말하자면 조선시대 토플리스 복장 문화가 하루 빨리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유행했으면 좋겠다. 남성 토플리스는 당연시하면서 여성 토플리스는 금기하는 것은 성차별'이다. 사실 모든 수컷의 젖가슴과 젖꼭지는 무용지물'이다. 젖을 짠다고 아무리 주물러 보았자 < 젖 > 은커녕 < 때 > 만 밀릴 것이다. 그런데 왜 수컷은 젖꼭지가 있는 것일까 ? 이 궁금증을 해소하지 못한 도서관 사서가 스티븐 제이 굴드에게 편지를 보냈다.

 

 

" 제게는 아무도 답할 수 없는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 어떻게 그 답을 찾아야 할지 알 길이 없습니다. 왜 남자에게 젖꼭지가 있지요 ? ...... 남자들의 벗은 가슴을 볼 때마다 이 의문이 저를 괴롭힙니다 ! ......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177쪽) "

 

 

고객님, 걱정하지 마십시요. 굴드님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다. 굴드는 호기심 많은 독자 편지'를 받고 < 젖꼭지와 음핵 > 이라는 에세이를 썼다.

 

 

남성과 여성의 외적 차이는 초기 배아에서 똑같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성이 쉽게 결정될 수 없다. 음핵과 음경은 같은 기관이고 초기 형태는 동일하지만, 남성 태아의 경우 나중에 테스토스테론의  활동으로 커진다. 마찬가지로 여성의 대음순과 남성의 음낭도 동일한 구조이며 초기 배아에서는 구분하기 힘들지만, 남성 배아의 경우 나중에 몸의 중선을 따라 커지고 접히고 합쳐진다...... 배아의 경로로 인해 모든 포유류 태아에 그 전구체가 만들어진다. 암컷의 경우 나중에 유방이 커지지만, 수컷에서는 작은 상태로 남게 된다. ( 178쪽)

 

쉽게 말해서 초기 배아'에서는 성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로 있다가 성이 결정되면 여성의 경우 음핵은 성장을 멈추고 가슴이 커지는 반면, 남성은 성장하면서 가슴은 발달을 멈추고 음경은 커지게 된다. 그래서 남성은 수유 기능은 없지만 젖꼭지를 가지고 있으며, 여성 또한 꼬마 귀두(음핵)를 가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성감대다. 성감대란 감각 신경이 몰려 있는 부분을 뜻한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부분이지만 질벽은 무뚝뚝한 캐릭터'다. 음핵이 떨어지는 낙엽에도 까르르르 웃는 17세 여고생이라면 질벽은 갱년기 장애를 겪는 50대 여성이다. 매리 로취의 " 봉크"  의하면 삽입 섹스 시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는 빈도는 3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질 오르가슴은 사실 클리토리스 자극에 의한 오르가슴이다.

 

여성 성기는 모양이 모두 천차만별인데 음핵과 질 사이의 간격도 개인 차에 따라 제각각 다르다. 음핵과 질 사이가 가까운 사람은 페니스 삽입 섹스 시 파트너 하체가 클리토리스를 지속적으로 마찰시키기 때문에 그에 따른 자극으로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것이다. 평균 질과 음핵 사이가 2.5센티미터 안이면 페니스 삽입 섹스만으로도 만족을 느낄 수 있지만 밖이면 성적 만족을 느끼기 쉽지 않다. 실제로 나폴레옹의 후손인 마리 보나파르트'라는 여성은 질과 음핵 간 거리가 너무 멀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음핵이 되었다. 그녀는 오르가슴을 느낄 수 없다고 판단하여 간격을 좁히는 수술을 한 기록이 있다. 하지만 이 수술은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녀는 내내 우울했다. 아, 불쌍한 마리 보나파르트......

 

페니스와 음핵, 남성 젖꼭지와 여성 젖가슴이 발생학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은 결국 인간은 성별과 상관없이 남성성과 여성성 모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남성 격투기 선수가 꽃을 좋아하거나 여성 무용가가 건담 마니아'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말이다. 동성애와 양성애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 ~ 다움 " 을 강조하다 보니 남자는 남자다와야 남자가 되고 여자는 여자다와야 여자가 된다. 하지만 당대에 통용되는 잣대는 반드시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현대 문화는 토플리스 패션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그 옛날 개화기 여성은 당당하게 벗어던졌다. " 젖꼭지를 장신구처럼 달고 다니는 수컷들아, 볼 테면 실컷 봐라 ! "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남성)이 말끝마다 " 남자가 쪽팔리게..... " 라고 말하거나

 

 " 아줌마는 집에 가서 밥이나 하셔셔셔셔셔.... " 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여성 젖가슴의 상동기관인 젖꼭지를 제거해야 한다. 남자새끼가 쪽팔리게 여성 수유 흔적 기관인 젖꼭지를 달고 다니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다음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건들거리는 남성우월주의자는 모두 젖꼭지를 제거하는 수술을 강제로 시행하겠다. 인권이고 나발이고 없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젖꼭지 없는 남성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 남성은 남성우월론자이니 경계하는 게 좋다. 하여튼, 벌건 대낮에 남녀 모두 토플리스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했으면 좋겠다. 아, 상상만 해도 후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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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014-06-0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예로부터 변강쇠가 숭상(?)의 대상이었던 이유는 질과 음핵 거리가 먼 여성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능력 때문이었군요.

예전에 남자에게 왜 젖꼭지가 있을까.. 아예 제목 자체가 그런 책이 유행했던 기억이 나는데.. 비록 여성 만큼의 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하진 못해도 여러 의미에서 남성의 유두도 아주 중요한 기관이라고 느끼며 삽니다. 결정적인 성감대요 미관상으로도 중요하고 수시로 건강 상태를 체크해 볼 수도 있게 해주는.. 발생학, 인류학적으로는 수컷에게 무용지물 기관일지 몰라도 젖꼭지가 안겨주는 여러 편익, 효익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어요. (읭)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2:49   좋아요 0 | URL
젖꼭지와 음핵은 그러니깐.. 일종의 흔적 기관인 셈이죠.
아마 남자가 젖꼭지가 없게 되면 이거 참... 미관상 묘할 거예요.
마치 눈썹 밀어서 없는 사람 얼굴 볼 때 느끼는 그런 감정들...
아니면 겨털 없는 조폭을 볼 때 느끼는 묘한 느낌 같은거......

겨털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이젠 여성들도 겨털을 길러야 하지 앟을까 싶습니다.
겨털 제거는 남성주의의 산물임....

새벽 2014-06-09 14:44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옳소! 옳소! 헌데 내 여자가 기르는 건 나는 싫소! (읭? 하하..)
거 누구냐.. 하정우 공효진 나온 로맨틱 코미디.. [러브픽션]일 거에요.
거기 보면 여성의 겨털이 무지 중요한 영화 모티브죠.
추운 지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공효진은 그 지방 관습대로 겨털을 기르고 그거 때문에 하정우가 식겁하거든요. 결국 그 겨털까지 받아들이게 될 때 진짜 사랑이 이뤄진다는 듯한 암시로 끝을 맺고..
거기 보면 그녀의 겨털~ 하면서 노래까지 나와요. ^^


http://www.youtube.com/watch?v=kctW-lhmADc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7:50   좋아요 0 | URL
허허허허.... 마돈나였나요 ? 하여튼 톱스타였는데 그 여자는 겨털을 길렀더라고요.
우리가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렇지 몇 번 보면 익숙해질 겁니다.
수지, 소녀시대 이런 양반들 겨털을 길러야 함...ㅎㅎㅎㅎㅎ
맞습니다. 러브픽션에 그내용 나옵니다.

노막 2014-06-08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스포츠뉴스 면의 여자 테니스대회 우승하고 포효 하는 사라포바 러시아 테니스 선수를 보면서
밤에 그 별볼일 없는 남자를 노리개 삼아 우승을 만끽하며 광란의 유흥을 과거 남자 들이 했던것 처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점점 더워지는 여름의 열기와 함께 내 머리위로 날라간다...
확실히 세상은 때론 과격하게 아니면 아주 천천히 바뀌고 또 달라지고 있다는거 언젠가 모든게 지금과는 반대로
되어있겠지? 언제일까 그때가.
최소한 내일은 아니길...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2:46   좋아요 0 | URL
좋은 세상이 오겠지요, 라고 말해야 하나, 그런 날이 오겠으나 세월이 문제겠지요.
급히 만들어진 세상은 급히 무너집니다. 모래성처럼 말이죠.....

만화애니비평 2014-06-09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것! 사진에서 과거 구한말 여성들은 가슴을 내밀고 다녔습니다. 가슴에 아이의 입에 젖을 물리기 위해서죠. 오히려 감추기 때문에 음탕할까요? 지금은 다리를 시원하게 내밀고, 당시에는 가슴을 내미니, 아마도 페티시즘으로 전락하는 남성인듯 합니다. 물론 검정스타킹의 매력은 잊을 수 없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9 12:44   좋아요 0 | URL
전 이 사실, 책 읽다가 알게 되었어요. 역시 어떤 기준이란 항시 그 시대와 후 시대가 다른 법입니다.
요즘 어르신들 여자들 다리 내놓고 다닌다고 뭐라 하시던데
그 웃어르신들은 토플리스 차림이었으니..... 하긴 엣날에는 젖먹이 아무 데나 젓을 물리고 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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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 3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현암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외로워도 슬퍼도

 

 

 

 

 

하니는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좋다고 말하는, 엄마 품이 그리운 사춘기 소녀다. 엄마 없는 하늘 아래에서 소녀는 달리기'로 슬픔을 잊는다. 나애리 나쁜 계집애'가 사사건건 괴롭히지만 씩씩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리라. 하니와 처지가 비슷한 캔디도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다."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우니. 이라이쟈 쌍년이 괴롭혀도 울지 않아. 울면 바보니까. 피식 ~ "  두 소녀, 울지 않는다. 뻐꾸기는 밤에 울고, 앵무새는 몸으로 울고,  알람 시계도 날마다 아침 6시면 우는데, 씩씩한 소녀라고 해서 울고 싶지 않으랴. 다만, 남들 보는 데서 울지 않을 뿐이다. 어금니 꽉 깨물고 눈물을 삼켰으리라. 그런데 캔디 아빠는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는커녕  남들 보는 데에서만 눈물을 흘린다. 마치 사람이 볼 때에만 곡(哭)을 하는 귀신처럼. 그는 기자 앞에서 " 아들아, 사랑한다 ! " 울부짖고, 시민 앞에서 " 딸아, 미안하다 ! " 절규한다.

 

그 목소리, 아... 물 먹은 습자지 같다. 고승덕 이야기'다. 눈물을 흘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하지만 어른이 남들 다 보는 데서 일부러 눈물을 전시하는 것은 속보이는 태도'다. 박근혜가 울었다, 정몽준도 울었다, 고승덕도 울었다. 이 정도면 새누리라는 이름의 정당(party)은 이번 지방 선거에서 " 눈물의 파티 " 라도 하는 모양이다. 이번 지방 선거 결과를 보니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다 하셨는데 대한민국 할아버지는 운다고 떡 하나 더 준 모양이다. 응석을 받아주기 시작하면 버릇이 없어지는 데 말이다. 여당이 잘못하면 회초리를 들지만 야당이 잘못하면 칼을 드는 편애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피도 눈물도 없는 " 그네 " 가 흘린 것은 누수(淚水 : 눈물 루, 물 수)가 아니라 절묘한 한 수'였다.

 

세월호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독한 마음을 품은 " 앵그리맘 " 은 그네가 흘린 눈물 앞에서 " 엉크러진 마음 " 이 흩어졌다. 40대 앵그리맘'이여, 조까라 ! 그나마 진보 교육감 후보'가 선전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씩씩한 캔디가 찌질한 아빠를 이겼다. 눈물은 힘이 세지만 눈물보다 힘에 센 것은 용기'라는 사실을 알린 사건이었다.  고승덕은 기자회견을 열어서 구질구질하게 가족사를 늘어놓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그가 진실이라며 한여름 엿가락처럼 길게 늘어놓은 말은 구차한 변명처럼 보였다. 좋은 문장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말머리로 시작해서 마침표로 끝나는 간격이 길면 길수록 정성일 문체'가 된다. 사과는 맛있고,  맛있으면 바나나이고,  바나나는 길고, 길면 정성일 문체'다 ! 진실'도 마찬가지'다. 거짓말은 길고 참말은 " 참말로 "  짧다.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가 쓴 에세이 << 기사가 비숍을 잡다 ? / 힘내라, 브론토사우르스'에 수록 >> 에서 굴드는 " 처음 거짓말을 할 때, 우리는 얼마나 복잡하게 뒤엉킨 거짓의 그물망을 치는가 " 라고 말한 후 " 복잡한 이야기를 정직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을 말하는 것 " 이라고 지적한다. 고승덕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진심을 유권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짧게 말했어야 했다. 변명이랍시고 장황하게 말하는 놈치고 진정성 있는 말을 하는 놈은 없어요. 진실은 복잡하지 않다. 진실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진실을 감추기 위해 복잡한 거짓말을 진실 속에 섞기 때문이다. 진심도 마찬가지다. 진심은 복잡하지 않다. 서울시 교육감 후보 가운데 하나였던 문용린이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를 " 패륜 " 이라고 지적했을 때,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그가 자식'을 독립된 주체로 보지 않고 단순히 불완전체 정도로 인식하는 태도'다. 그는 < 아버지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 > 을 < 아버지에게 지지 않겠다는 말 > 로 받아들인다. "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 " 와 " 지지 않겠다는 말 " 를 착각한 것이다. 그에게는 가족 쿠데타'처럼 보인다.  우석훈과 함께 << 88만원 세대 > 라는 책을 쓴 박권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캔디의 고백을 정치 발언( " 아버지를 지지하지 않는다 ! " ) 이 아니라 사적 폭로 ( " 아버지에게 지지 않겠다 !  " ) 로 인식한다. ☞  http://blog.aladin.co.kr/749915104/7028531  캔디는 27살 씩씩한 여성이다. " 생물학적 아버지 고승덕 씨 " 와 정치적 입장과 견해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문용린과 박권일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자식은 불초/不肖에 불과하니깐 말이다.

 

<< 밝게 빛나는 커다란 땅반딧불 애벌레 >> 라는 에세이'에서, 굴드는 미성년을 미성숙으로 인식하는 꼰대의 태도'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인간 존재의 여러 측면 중에서, 성장과 발생이라는 생명 주기보다 더 기본적인 것은 거의 없다. 많은 사람이 어린 시절을 찬미하지만, 서양인들은 일반적으로 아이들을 덜 발달한 불완전한 성인으로 간주한다. 성인보다 작고 연약하고 무지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성인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고, 어린 시절은 위를 향한 경로일 뿐이다. ( 360쪽 )

 

 

굴드는 애벌레와 성충을 예로 든다. 그는 애벌레가 " 성충을 예비하는, 아직 발달하지 않은 또는 불완전한 무엇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 고 주장한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애벌레는 완전체'다. 나비가 되기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 고시오패스 " 고승덕과 " 문제적 역린 " 문용린은 캔디를 단순하게 나비가 되기 전 애벌레 정도로 취급한다. 하지만 틀렸다. 애벌레는 그 자체로 움직이는 독자적인 존재'다. 윤도현 밴드는 < 나는 나비 > 라는 노래에서 애벌레를 원시적 형태'라고 노래하지만 애벌레는 결코 나비의 불완전체'가 아니다.

 

나비가 완전체라면, 전 단계인 애벌레도 완전체'다. 날개 활짝 펼 필요 없다. 총을 든 포수에게 과녁만 넓혀 줄 뿐이니깐. 잉게보르크 바하만은  "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 라고 말했다.  극장에서 극장 간판을 그렸던 내 아버지는 장길수 감독의 영화 < 추락하는 것을 날개가 있다 > 라는 간판을 그리다가 실수로 제목을 < 추락하는 것을 날개가 없다 > 라고 썼다. 하지만 극장 간판이 걸려 있는 동안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다. 사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으니까 !  나는 아버지가 저지른 사소한 실수를 알아차렸지만 모르는 척했다.  중요한 것은 추락이지 날개가 < 있다> 아니면 < 없다 > 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됐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 나비가 완전체라면 애벌레도 완전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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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 2014-06-05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굴드의 글엔 좋은 구절이 구구절절 많군요. 굴드의 글은 모두 다 페루애 님 블로그에서 본 것이지만 말입니다. 무슨 가학성애자들도 아니고 회초리를 그리도 좋아하는지. 때릴 바엔 개잡는 5파운드 곡괭이자루 같은 걸로 때리지 회초리가 뭔가 모르겠네요. 애들 장난도 아니고. 앵그리맘은 옌병, 정의의 손을 들어준 게 아니라 고 캔디의 처지에 동정표를 던진 게지요. 드라마 주인공인데 아무렴요. 오세훈이 때부터 우는 게 당의 전통이 된 모양입니다. 사람이 울게 되면 손석희 씨처럼 당황하며 얼굴을 돌리는 게 인지상정이라는데, 저것들은 카메라 도는 데 대놓고 연기들을 하네요. 몽준이와 승덕이는 대종상 후보쯤 되고, 역시나 선거의 여왕은 눈물의 여왕이었으니 오스카 트로피 하나쯤 받을 만 한 연기였습니다. 아랫 것들과는 그 연기의 끕'이 달라요. 그러니 다들 모르는 척 속아주는 게지요. 드라마 스토리대로 할 만큼 했으니 용서해 주자, 쟤 풀어줘- 하던 눈물의 형사 문재가 생각나는 리액션입니다.

그나저나 간격이 길면 길수록 정성일 문제가 된다, 에서 뿜었습니다. 명문입니다. 그렇죠. 명문과 진실은 짧고 굵죠. 습자아지-처럼 늘어지지 않고 말예요. 호호.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5 16:44   좋아요 0 | URL
특히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과학 분야를 이 정도 글발을 선보인다는 것은 박근혜 개인기'만큼이나 화려하며, 은은하고, 형광등 10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를 가진 개인기라 생각합니다. 난공불락이죠. 눈물 연기... ㅎㅎㅎ 연기자가 제일 하기 쉬운 게 우는 연기입니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웃는 연기가 힘들죠.

스누피 2014-06-05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무튼 어제 오늘 아 시바...입니다. 꿀꿀합니다. 이 '미개한'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은.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5 16:44   좋아요 0 | URL
앵그리 맘'은 뭐 했을까요 ? 자기 자식 새끼 귀한 건 알아가지고 교육감 후보에는 진보 쪽에 표를 하나 던지더군요.

곰곰손 2014-06-05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 생각은 이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거나, 또는 없거나 둘 중 하나야.
근데 추락하는 존재에게 날개가 있다면 그건
그렇지 않은 쪽의 사정보단 좀더 슬픈 서사가 된다는 거..
추락하는 어떤 존재에게 있어 날개의 유무를 따짐으로써
희망론으로 받아들이느냐 절망론으로 받아들이냐인데
이건 사실 매우절망적인 얘기야. 버젓이 날개가 있는데 추락해야한다니 말이야.
잉게보르크바흐만이 그 시에서 말하고자 한건, 절망이야.
혹은 절대적인 절망안에서 살짝 맛보는 희망?

딴지가 아니라 지금 내가 그리는 원고가 딱 이얘기임 ㅋㅋ
그래서 추락, 날개, 희망, 절망.. 이따위꺼 좀생각하고지냄(*v*)!!ㅋㅋ

+암튼 정몽준이 설 시장되는 거는,




안봐서 다행이다.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5 19:29   좋아요 0 | URL
글구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라고 해야 뭔가 그럴싸하긴 해. ㅎㅎ.
이게 아마 이문열 소설로도 나왔을 것이야....
요즘 우울한, 깊이있는 작품을 하는군.
그래, 잘 선택했다. 로맨스는 이제 버려. 아주 고독한 사랑에 대해 써보라구...



앞으로 몽준이는 갈치선생이라고 불러줘...

마태우스 2014-06-05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승덕 씨도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 정도 복잡한 사정이 있다면 정치를 안하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들추고 싶잖은 가족사가 다 까발려지면서도 정치판에 나서야 할 사정이 뭐가 있을까 싶거든요. 참고로 전 그래서 정치판에 나설 마음이 없답니다^^ 글구 참 신기한 게, 보통 진보가 분열하고 보수는 뭉치는데 교육감 선거에선 늘 진보가 뭉치고 보수가 찢어져요. 왜. 그런지 가르쳐 주세요 스승님.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6 11:12   좋아요 0 | URL
글쎄요.... 통빡을 굴리자면 교육감 선거는 < 새누리 프리미엄 > 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새누리'라는 브랜드는 다른 브랜드보다 당선 확률이 높잖습니까. 무소속 선거이다 보니
왠지 나가면 될 것 같다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작동한 것 아닐까요 ?
반면 진보는... 음.... 잘 모르겠군여..ㅎㅎㅎㅎ

마태우스 2014-06-06 17:55   좋아요 0 | URL
아 맞다. 교육감은 당적이 없군요. 역시 곰발님!!

2014-06-05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06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4-06-06 0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풍자와 대구가 녹아든 촌철살인의 글을 쓰셨네요. 요즘 신문들 ㅡ하다못해 한겨레까지도ㅡ 맛이 간 것처럼 보이는데 이 글이 종이신문에도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여당이 잘못하면 회초리를 들지만, 야당이 잘못하면 작두를 든다는 저 말이 퍽이나 예리하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6 11:14   좋아요 0 | URL
대구 요리 먹고 싶군요.... 사실 거제 사시는 분이 대구 큰 거 한 마리 보내주셔서 어제도 미역국 끓여먹었습니다. 맛있더군요.
 

 

 

 

 

 

 

 

 


 

 

 

정치가와 생선

 

 

 

 

 

 

 

베스나 블루길 혹은 황소개구리와 같은 외래종의 유입은 국내 자연 생태계를 파괴한다.  상위 포식자가 없기 때문이다. 거대한 정글'에서 살 때는 몸집이 크고 사나운 상위 포식자가 워낙 많아서 조용히 숨어 살던 녀석들이 구석 꾀죄죄한 동양이라는 나라로 터를 옮기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브라질에서는 스몰 피쉬'였던 놈이 사우스 코리아'에서는 빅 피쉬가 된 것이다. 입 큰 녀석들은 닥치는 대로 토종을 잡아먹으며 뻐끔거린다.  " 쉬리 ? 너는 평생 쉬리, 미꾸리 ?! 너도 쉬리와 함께 평생 찌그리, 미꾸라지 ?!! 내가 엑스엑스라지'라면 너는 꾀죄죄한 스몰'이라지 !  " 탐관이라는 오리 새끼'가 가난한 민초를 괴롭힌 이후로 가장 탐욕스러운 짐승이 아닐까 싶다. ( 개인적으로 이들을 유해 어종이라고 표현하는 데 반대한다. 유해한 것은 베스가 아니다. 베스는 본능에 충실할 뿐이다. 베스를 악당으로 묘사한 이유는 재미를 위해서다. 베스, 미안해 ! )

 

신자유주의 전략은 베스나 황소개구리처럼 입 큰 놈을 졸졸 흐르는 냇가에 몰래 풀어놓는 것이다. 말이 좋아 < 개방 > 이지 < 침략 > 이다. 동네 구멍가게가 자신의 초라함을 감추기 위해서 소규모 공간을 슈퍼마켓'이라며 허세를 부려 본다면, 기업형 대형 마트는 반대로 " 슈퍼 " 라는 낱말을 감춘다. 얼핏 보면 겸손이지만 속내는 정체를 숨긴 것이다. 청개구리 흉내를 내는 황소개구리다. 몸집 크고 입 큰 놈이 시장에 침투하면 쉬리는 평생 쉬어야 하고, 미꾸라지는 스몰라지가 된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자연생태계는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뒤늦게 무릎 탁, 치며 아, 해도 소용없다. 시간을 되돌린다며 아, 하며 무릎 탁, 친다고 자연생태계가 복원되지 않는다.  " 글로벌 마켓 " 이 토종인 " 재래시장 " 을 잡아먹은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자 행정가들이 내놓은 대안이 < 재래시장 > 을 < 전통시장 > 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는 게 전부였다. 시장이면 그냥 시장이지 무슨 놈의 " 전통 " 인가 !  전통시장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은 했지만 요즘 손님은 없고 정치가만 들끓는다. 지금은, 그렇다. 선거철'이다 ! 시장 가서 하는 일은 뻔하다. 국밥 맛있게 먹고, 생선 맨손으로 집어 " 이거 얼마예요 ? " 라고 묻거나 시장 상인이 반갑다며 주는 횟감을 거침없이 먹는다. 한국 근대화 이후 21세기 현대화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진행되어온 서민 코스프레요, 인증샷'이며 먹방 방송이 탄생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후보자는 티븨 정책 토론회에 앞서 먼저 시장에서 고역스러운 검증을 받아야 한다. 바람이 전해준 말에 의하면 지난 서울 시장 선거에서 나경원은 개불을 통째로 삼켰다고 한다.  

 

맙소사, 내장을 바르지 않고 개불을 통째로 먹은 것은 똥 빼지 않고 먹는 곱창 같다. 혹여, 개불에 대해 모르는 이 많을까 생각되어 김선태 시 < 개불 > 을 옮겨 적는다.

 

              

 

 

          개불  /  김선태                     

 

  남해안 바닷가 횟집엘 가면 요상하게도 생긴 횟감이 있지요. 얼른 보면 큰 지렁이 같기도 하고 무슨 동물의 창자 같기도 한 이놈의 이름은 개불, 개의 불알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자세히 보면 개좆같습니다.

 

  개불은 주로 연안의 모래흙탕 속에 U자형 구멍을 파고 사는데, 수축력이 워낙 뛰어나 몸을 늘였다 줄였다 하며 움직입니다. 큰 놈의 몸길이는 30쎈티미터, 항문 부근에 열 개 쯤 센털도 나 있지요. 이놈의 몸속은 바닷물로 가득 차 있어 평소엔 잔뜩 부풀어 있다가도, 물을 빼고 나면 형편없이 쫄아들어 쪼글쪼글해지고 마니, 그참 영락없이 사정 후 뭣 같지 않습니까.  

   

  여자들에게 처음 개불을 먹어보라 하면 에구머니나, 망측하고 징그럽다고 기겁을 하며 내숭을 떨지만 일단 한번 먹어본 뒤에는 달착지근하고 오돌오돌 씹히는 맛에 그만 홀딱 반해서나중엔 남편까지 내팽개치고 즈이들끼리 횟집 구석에 둘러앉아 뭐라뭐라 하염없이 키들거리며 개불을 씹는다니, 하여튼 하느님의 섭리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 시집 살구꽃이 돌아왔다, 김선태

  

 

< 이회창- 흙오이 > 와 함께 < 나경원 - 개불 > 은 아프리카 티븨에 중계하는 먹방'조차 결코 넘을 수 없는 2대 전설로 남았다. 이처럼 정치 귀족들은 혹독한 서민 검증을 통해야지만 자리'를 얻을 수 있으니 관직이라는 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정몽준 서울 시장 후보자도 시장에 가서 생선을 양손으로 높이 쳐들고는 " 이거 얼마예요 ? " 라고 말한 모양이다. 요즘 사람들은 손가락 끝으로 생선 꼬리를 집어 생선 상태를 살피지는 않는다. 옛날에나 있을 법한 풍경이다. 더군다나 손가락 끝이 아니라 손바닥 전체로 생선을 잡았다가는 상인으로부터 욕 먹기 일쑤다. 

 

시장 배경을 살짝 바다 풍경으로 바꾸면 낚시하다 대어를 잡은 것 같은 모양새'다. 다시 한 번 느낀다. 관직을 얻는다는 게 쉬운 게 아니에요. 문득 정치가와 생선의 관계가 궁금해졌다. 서민을 대표하는 게 생선일까 ? 기생충 하면 서민 교수'가 연상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생선이 서민 음식'이라고 하기에는 값이 만만치 않다. 갈치가 금갈치 된 지는 이미 오래 ! (시바, 갈치 조림 못 먹은 지 오래됐다) 아마도 그들이 노리는 것은 생선 비린내 때문이리라. 귀족이 사는 환경은 향취에 익숙하고, 빈민이 사는 환경은 악취에 익숙하다. 정치가가 태어나서 단 한번도 먹은 적 없는 개불을 통째로 씹고, 갈치 몸통을 손으로 잡는 제스츄어는 깔끔한 귀족 이미지를 어느 정도 약화시킨다. 관직을 위해서라면 똥이라도 먹을 기세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생선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다. 썩기 시작하면 누구나 악취를 풍긴다. 몸에서 나는 비린내보다 썩은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비릿한 냄새가 더 지독한 법이다. 생선은 호모 사케르가 아니요, 불가촉천민도 아니다.  생선 대표 갈치가 정치가에게 고한다 : 내 몸 함부로 만지며 생추행하지 마라. 정치인이여, 생선에게 사과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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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팬 2014-06-0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불쌍한 물고기... 저건 생선추행이에요 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13:2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생추행이 되나요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태우스 2014-06-03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선에도 좌파 우파가 있지 않을까요. 사진의 저분이 잡은 생선이 북에 다녀온 생선이면 어쩌려고 덥썩 잡으시는지...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18:36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럼 빨갱이와 손잡은, 있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는군요.. 맙소사...

todd 2014-06-03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경원 개불에서 빵 터졌네요..ㅋㅋㅋㅋㅋㅋㅋ 참 저기 저희 집앞 시장인데 몽주니 와서 떡먹고 남의 생선 주물럭 거리고 난리치다 갔네요.. 요즘 저희 시장은 생전 보지도 못한 정치인들이 머리 조아리기 바쁘더라구요.. 물론 당선되면 몇년간 못 볼 분들 ㅎ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18:37   좋아요 0 | URL
나경원 개불 치면 다양한 사진들이 나옵니다. 참.. 고생하셨어요..ㅎㅎㅎㅎㅎㅎ
개불을 씹다니.... ㅎㅎㅎㅎㅎㅎㅎㅎ. 문득 김선태의 시가 생각나네요.

ㅇㅇ 2014-06-03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부터 준비하셔서 다음번 선거에 구의원이라도 출마하시면 뽑아드리겠습니다. 구의원 뭐 별 사람 다 나오는 듯.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4 17:36   좋아요 0 | URL
대선에 대비하겠습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6-04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걸보고 생추행이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4 17:37   좋아요 0 | URL
투표하셔쎠여?

봄밤 2014-06-04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갈치가 너무 반짝여서 사람이 잘 안보여요. 그걸 노린걸까요

와 댓글! 또 하나의 글입니다ㅎㅎ번쩍입니다.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5 16:27   좋아요 0 | URL
그네야ㅁㄹ말로 갈치 같은 후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네는 좋겠어요. 두루두루 사랑받아서....
 

 

 

다음은 박권일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고승덕 교육감 후보와 고씨의 딸 캔디 고 씨의 문제제기에 대해.

 

박권일 페이스북에서 " 글 따옴 " 

 

캔디 고 씨는 고승덕 후보에게 심각한 신뢰의 위기를 불러왔다. 이건 그냥 사실명제다. 그녀의 주장과 별개로, 자녀돌봄의 소홀을 가지고 교육감 직무수행능력 여부를 단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여기에 답하기란 난감하다. 이를테면 어떤 평행우주에서 고승덕 씨는 매우 존경할만한, 그리고 일관성 있는 공적 활동을 해온 사람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자녀에게 아버지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고(이런 상황은 진보 명망가의 가정사에도 드물지 않다) 자녀들 중 한 명이 선거국면에서 실명비판을 했다.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했을까? 원론적으로 말한다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봉건적 가치, 그리고 '정상가족'이라는 근대적 가치에 기반한 도덕적 단죄는 자체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훗날 진보진영 후보에게 부메랑으로 날아올 수 있다.

 

비혼주의자, 무자녀가정, 동성부부 등 소위 정상가족 유형에 속하지 않은 어떤 사람을 두고 공직을 수행할 자격을 의문시하거나 심지어 그런 여론재판를 통해 사실상 공직수행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는 과연 고승덕이 교육감이 되는 사회보다 덜 끔찍한가? 개별사례의 차원에서 말한다면 정치가나 공직자를 향한 신뢰의 문제는 미묘한 데가 있다. 사적 영역에서의 작은 소문 하나가 공적 영역의 모든 잘한 일을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으며 실은 그 사적 영역의 문제가 그 사람의 본질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적 영역에서 천박하고 비열한 사람이라도 공적 영역에서 놀라운 역량을 발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회적/시대적 맥락의 문제도 있다.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매장될 일도 프랑스에서 그렇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라면 몰라도 이번 경우 교육감이란 특수성 때문에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러나 이건 이상한 말이다. 일반행정가는 사생활에 문제가 좀 있어도 되지만 교육행정가는 절대 안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교육을 교육자의 인격으로 환원시키는 한국사회 특유의 판타지에 기인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국의 '교육'을 망쳐온 이유 중 하나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작동하는 이 '교육의 특권화/성역화'였다. 그 결과 만들어진 사회는 교육이 성역이 된 사회가 아니라 입시가 성역이 된 사회였다. 교육을 그토록 애지중지하며 정치로부터 분리표백해 만든 사회가 고작, 입시에 찌든 아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자살하는 사회, 그 입시에서 잠시 해방되는 수학여행에서 바다에 빠져죽는 그런 사회였음에도. 캔디 고 씨의 발언을 둘러싼 풍경은 이렇게 한국사회의 어떤 사회적 합의를 무심결에 들춰낸다.

 

 

 

 

 

 

 

박권일이 자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잘나가는 진보 논객이 쓴 글치고는 억지스럽고 허점이 많다. 그가 주장하는 논리는 다음과 같다.  1. " 사적 영역 " 과 " 공적 영역 " 을 구분해야 한다.  2. 그러므로 가족 문제와 공적 수행 능력은 따로 분리해야 한다. 3. 서울시 교육감 후보 고승덕은 사적 영역에서는 좋은 아버지는 아니지만 공적 영역에서는 좋은 교육감이 될 수도 있다. 4. 결론은 좋은 아버지가 아니라고 해서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 박권일은 한국 사회가 " 뿌리 깊은 유교적 가족 판타지 사회 " 이기에, 정상가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정상가족( 예를 들면 : 비혼주의자, 무자녀가정, 동성 부부 )은 " 공직을 수행할 자격을 의문시하거나 심지어 그런 여론 재판을 통해 사실상 공직 수행 자격을 박탈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 " 라고 지적한 후,  

 

그들이 대중으로부터 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주장은 박근혜에게는 예외'다. 박근혜는 비혼'이며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 무자녀 1인 가정'이지 않은가 ? 그의 논리가 맞다면 박근혜는 여론 재판을 통해 공직 수행 자격 점수에서 불리한 점수를 받아야 하지만 선거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콘크리트 지지율을 떠나 무쇠 지지율이다. 그녀는 철갑을 두른 남산 위의 저 소나무'다. 한국 정치는 가족 측근 비리 문제로 논란이 된 적은 많아도 정작 비혼이나 무자녀 가정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은 적은 별로 없다( 내 기억으로는 없다 ). 박권일은 < 고승덕 논란 > 에서 대중이 사생활 문제를 지나치게 공적 수행 능력으로 확대 해석한다고 지적하지만 내가 보기에 << 고승덕 교육감 논란 >> 은 " 사생활 문제 " 가 아니라 " 도덕성 문제 " 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고승덕이 아들의 이중 국적 논란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장에서 그가 흘린 눈물은 딸 캔디'가 폭로한 실체와는 180도 다르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가 아버지의 눈물을 보고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는 부분은 이 눈물이 가지고 있는 진위 여부를 어렴풋이 깨닫게 해준다. 가짜 눈물의 기쁨인가, 아니면 진짜 눈물의 공포인가 ? 이 간극은 사생활 문제인가, 아니면 도덕성 문제인가 ? 캔디가 자기 아버지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은 사생활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발표한 것이다. 문용린 후보가 이 문제를 두고 패륜'이라고 지적한 부분은 가족 구성원을 < 개별적 존재 > 로 인정하지 않고, 가족 조직 내 집단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패륜이 될 수 있나 ?

 

문용린에게 고 캔디는  " 내부고발자 " 요, " 가족 쿠데타 " 다. 박권일과 문용린은 둘 다 < 고승덕 논란 > 을 " 사생활 문제 " 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했다. 박권일이 들으면 기분 나쁘려나 ?  유권자가 후보자의 공직 수행 능력을 평가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도덕성 문제'이다. 가정을 소홀히 한 죄'는 " 미국에서 정치적으로 매장될 일도 프랑스에서 그렇지 않을 수 있 " 지만, (가정에 충실한 적도 없으면서) 자상한 아버지를 연기하는 것은  프랑스에서도 매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박권일은 놓치고 있다. 가정을 소홀히 한 죄는 사생활 문제이고, 거짓 눈물을 흘리며 자상한 아버지인 척하는 것은 도덕성 문제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사소한 거짓말 하나로 공직자가 사퇴하는 일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흔한 일이다. 박권일은 맥락을 잘못 짚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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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6-02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물게 곰곰발님과 저와 이견을 보이는 사건이군요. 저는 조금 박권일씨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라기 보다) 사적 도덕적 영역과 공적 도덕적 영역이 (전적으로) 독립적인가(서양적 사고 방식), 아니면 (전적으로) 연관성이 있는가(동양적 사고 방식)에서 양 극단은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사건을 바라보는 가치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겠죠.

만약 동양적 사고 연관성을 강하게 주장한다면, 모든 영역에서 도덕적 검증이 가능하지, 그 기준에 맞는 사람이 있는지도 의문스럽네요.

마립간 2014-06-02 15:23   좋아요 0 | URL
저는 그 지역이 아니라서 지지여부에 상관없이 투표권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따님분의 아버지의 역할,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2 15:37   좋아요 0 | URL
아니, 저희가 무슨 쌍둥이도 아니고.. ㅋㅋㅋㅋㅋ.
의견이 항상 같을 수는 없죠. 당연한 겁니다.
개인적 생각은 박권일은 서양적 사고'로 쿨하게 이 논란에 접근하는것 같지만
저는 그가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혼동했다고 생각합니다.

후보자가 바람을 피운 적 있다는 폭로는 사생활 문제가 되지만
후보자가 바람을 피운 적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폭로되면 그것은 도덕성 문제가 됩니다.

그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전 이미 투표했습니다. 고승덕을 찍지는 않았습니다.

마립간 2014-06-02 17:05   좋아요 0 | URL
사생활은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도덕성은 말씀대로 공적, 사적 모두 검증의 대상입니다.

단지 제가 박권일씨의 글에 공감을 했던 것은 공인(선출직 공무원)을 뽑는데, 공적 부도덕성이 명백한 상황에서 꿈쩍하지 않던 지지율이 사적 부도덕성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면 그 상황이 웃기다는 것이죠.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인데, 유권자들은 그 후보자나 대통령님을 공적 부도덕성이 없는 분이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10:14   좋아요 0 | URL
까놓고 말해서 이명박이 비비케이에 깊숙이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유권자는 대부분 알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도 당선된 것을 보면......

마태우스 2014-06-02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문제네요. 박권일님 글 보고 끄덕끄덕 하다가, 님 글을 보면서 이런 측면도 있구나,를 배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스승님.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3 09:57   좋아요 0 | URL
앗, 저의 스승님 오셨군요. 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캔디의 문제 제기'를 공적 영역 틀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27살이면 이거해라 저거해라 라는 것에서 자유로운 독립 개체 아닙니까.
오히려 공적 영역 문제를 가정사 문제로 끌어내린 사람은 고승덕입니다. 재벌과 서민 구도를 만들어서
권력에 의해 양육권을 빼앗긴 아버지 운운은 전형적인 가정사 문제 아닙니까.
페이스북 내용 공개 따위나 책상에 놓인 카네이션 공개하는 거 보니 참..... ㅎㅎㅎ 그렇습니다.
 

 

 

 

 

 

 

 

 

 

 

 

 

 

 

 

 

 


 

 

 

 

 

고승덕과 비빔밥

 

며칠 전, 전화상담원에게 폭언( 욕설과 함께 성희롱 )을 일삼은 40대 남자가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40대 남자는 " 고객 " 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서비스업 " 직원 " 을 괴롭혔다. 처음에는 서비스 불만을 말하는 척하다가 느닷없이 " 이년, 저년, 쌍년, 올해는 갑오년 ? " 이라며 기선제압을 한다. 상대방 여직원이 정신을 못 차리고 당황하는 사이, 그는 음란한 말풍선을 띄우기 시작한다. 알파벳 W, X, Y를 쏟아낸다. 남자는 < W, X, Y > 말풍선을 상대 상담원에게 보낼 때마다 자신의 남근이 풍선처럼 팽팽하게 부풀어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알다시피 전화상담원은 고객이 아무리 욕을 하더라도 전화를 먼저 끊을 수 없다는 고객 대응 메뉴얼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요즘 이런 뉴스는 너무 흔해서 이제는 관심조차 끌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이 뉴스가 매우 흥미로웠다. " 진상 고객 " 이었던 남자는 1년에 무려 10,000번이나 전화질'을 했던 것이다. 만만한 것에 대한 집요한 공격과 습관성 음란 ! 대략 하루 30번'이다. " 3분 통화 " 라는 기본 에티켓만 지켜도 하루에 평균 90분 정도 통화했겠지만, 그가 " 용건만 간단히 " 라는 기본 에티켓을 지켰을 리는 없다. 고객이 전화를 끊기 전에는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하루 종일 전화기를 붙들고 살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우, 대단한 열정'이다. 그 시간을 다른 데 활용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 이 시간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그가 불알을 만지작거리면서 음란 전화를 하는 대신 그 시간을 운동이나 공부 혹은 독서에 투자했다면 근사한 사내새끼가 되었을 것이다. 

 

인생은 짧고 시간도 짧다. 시간을 헛되이 사용하면 안 된다. 그런데 고승덕 교육감 후보를 보면서 " 시간을 헛되이 쓰면 안 된다 " 는 통념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승덕은 학창시절에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 비빔밥 " 만 먹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이 말은 제법 인기가 높아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고승덕과 비빔밥이라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널리널리 퍼졌다. 그가 보기엔 가족들이 식탁에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보내는 시간도 비효율적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다음은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 팔도식후경 >> 이라는 코너에 연재된 글 가운데 " 비빔밥의 유래 " 에 대한 내용이다.

 

 

비빔밥 유래에 대한 설은 다양하다. 첫째 궁중음식설. 조선시대 왕이 점심에 먹는 가벼운 식사로 비빔이란 것이 있는데, 그 비빔이 비빔밥의 유래라는 것이다. 둘째 임금몽진음식설. 나라에 난리가 일어나 왕이 피란을 하였는데, 왕에게 올릴 만한 음식이 없어 밥에 몇 가지 나물을 비벼 낸 것에서 유래하였다는 것이다. 셋째 농번기 음식설. 농번기에는 다들 바빠 구색을 갖춘 상차림을 준비하기 어려우니 그릇 하나에 여러 음식을 섞어 먹게 되었다는 설이다. 넷째 동학혁명설. 동학군이 그릇이 충분하지 않아 그릇 하나에 이것저것 비벼 먹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다섯째 음복설. 제사를 마치고 나서 상에 놓인 음식으로 비벼 먹은 것에서 비롯하였다는 설이다. 여섯째 묵은 음식 처리설. 섣달 그믐날에 묵은 해의 음식을 없애기 위하여 묵나물에 밥을 비벼 먹은 것에서부터 비빔밥이 유래하였다는 것이다. 이렇게 비빔밥 유래에 대한 설이 많은 것은 어느 설이건 그 근거가 희박하다는 뜻이다. 밥과 반찬이 있으면 자연스레 비벼서도 먹게 되어 있으니 어디에서 유래하였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한 일이다. 한민족이 밥을 지어 먹었을 때부터 비빔밥은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 네이버캐스트 제공, 황교익 글'에서 일부 발췌

 

고승덕이 책상에서 먹었다는 비빔밥은 " 농번기 음식설 " 에 해당한다. 후딱 먹고 얼릉얼릉 공부나 하자는 속내'다. 효과는 단박에 나타났다. 그는 승승장구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까닭이다. 그런데 < 시간 > 을 무조건 이해득실 차원으로만 접근하는 방식이 옳은 것일까 ? 시간을 단순히 효율성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자본가 태도가 아닐까 ? 아내와 함께 요리도 하고, 아이와 함께 냇가에서 물놀이 하는 시간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 가족 쿠데타 " 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현대 사회의 효율성 신화 비판은 <<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 라는 책에서  잘 다루었다 ).  그가 공부/일 하느라 바빠서 먹었다는 < 고승덕 비빔밥 > 은 " 패스트푸드 " 에 해당한다.

 

패스트푸드를 흔히 정크푸드'라고 하니, 그가 먹었다는 < 고승덕 비빔밥 > 은 정크푸드'다. 웰빙을 생각하는 새누리당 출신 의원치고는 꽤나 좌파스러운 입맛'이다. 요즘 새누리당이 즐겨 사용하는 전략은 눈물이다. 박근혜가 울고, 정몽준이 울고, 고승덕이 울었다. 누누이 말하지만 가수가 무대에서 슬픈 발라드를 부를 때 관객보다 먼저 울면 그 가수는 실력 없는 가수'다. 방귀가 잦으면 똥을 싸고, 눈물이 잦으면 짜증이 난다. 누구는 시간을 헛되이 사용해서 비난을 받고, 또 누구는 시간을 헛되이 사용할 줄 몰라서 비난을 받는다. 가끔은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고승덕 후보에게 묻고 싶다. " 밥은..... 먹고 다니냐 ? " 출세의 신에게 너무 무례한 표현이라면 다시 정중하게 묻겠다. " 식사하셨어요, 별일 없으시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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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01 2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6-02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화애니비평 2014-06-02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력에게 가족이 빼앗긴 그라고 하면 그가 왜 권력들 앞잡이들이 된 것을 생각하지 않을까요. 참 나쁜 요령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2 15:49   좋아요 0 | URL
코스프레가 보니깐 재벌 대 서민의 싸움이더구만요. 재벌에게 아이들을 빼앗겼다는 주장인데... 웃습니다.

samadhi(眞我) 2014-06-02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 수능끝나고 이 냥반이 우리학교에서 특별강연을 했어요. 졸업동기 중 사촌조카인가 있어서. 그 먼 남쪽 동네까지 왔는데. 삶의 우선순위가 공부라는 얘길 하더라구요. 전 전혀 공감하지 못해 짜증냈었는데, 우리학교(지역이름을 딴 선별고. 우리 때는 연합고사 봐서 학교에 들어갔으니까요) 학풍에 걸맞게 그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 아이들도 있었죠. 학교 공부의 폐해. 의 가장 대표적 사례라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6-02 15:48   좋아요 0 | URL
bbk 때 전담 변호사가 고승덕 아니었습니까. 유투브에 가면 기자 질문에 쩔쩔매는 모습 나옵니다.
자기가 봐도 비비케이는 명확한 사기거든요. 출세의 신'이죠. 정치하다 공천 못 받으면 가는 곳이
교육감입니까 ? 웃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