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                               


야 부 리 의     제 왕   :



 



짜릿짜릿한 30만 볼트의 서사 



 

 


 

                                                                                                    50년대 " 과학 빈티지 B급 괴수 영화 " 를 좋아하다 보니 유투브에 접속해서 괴수가 등장하는 장면을 모은 동영상을 자주 감상한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참.... 거지 같구나.             

거무퉤퉤한 라텍스 고무 재질로 만들어진 살덩어리를 볼 때마다 폴리 에스테르의 살냄새가 물씬 풍겨서 어지러울 정도다. 평소에는 쩨깐해서 거들떠도 안 봤던 것들이 영화 속에서는 " 모비-딕 " 이 되어 돌아온다. 거대한 개미, 거대한 거미, 거대한 문어, 거대한 파리(인간), 거대한 바퀴(인간) 따위. 만약에 당신이 괴수의 탄생을 두고 과학적 해명을 요구한다면, 당신은 B급 영화를 볼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괴수(혹은 기이한 현상)에게 리얼리티를 요구하는 것은 예의가 아닐 뿐더러 멍청한 짓이기도 하다(내가 박근혜에게 왜 그랬어요, 네에 ? _ 라고 묻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괴물이 가지고 있는 성정은 가짜 - 시늉, 흉내, 의태 따위이다).

괴수는 리얼하지 않을 때 비로소 리얼한 존재가 되는 법이다. 영화 속 과학자가 이게 다 방사선 노출 탓이라고 설명하면 관객은 무조건 믿어야 한다. 방사선은 괴수의 어머니요, 양수(羊水)'이다. 그것은 사이비 신앙과 비슷해서 의심을 품는 순간 과학 빈티지 B급 괴수 영화를 즐길 수 없게 된다. 스티븐 킹 소설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다가 말이 안되는 지점에 도달하게 되면 독자는 사이비 신도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킹에 대한, 그리고 H.P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예의이다. 리얼리티는 지나가는 개에게 주시라. 장편소설 << 리바이벌 >> 에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엉터리 고개가 등장한다.

나는 하, 정말 말도 안되는 장면이구나 _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속는 셈치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래도 킹인데 어련하시것냐 _ 이런 마음으로. 이 고개만 넘으면 된다. 스티븐 킹은 이 소설에서 설명이 불가능한 설정을 모두 전기 탓으로 돌린다. 마치 싸구려 B급 영화에 등장한 과학자가 이게 다 방사선 탓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노하지 말라. 번개(전기)가 너희를 구원하리라.  주식회사 한국전력의 사훈 같은, 이 엉터리를 긍정하고 나면 < 30만 볼트, 짜릿짜릿한 킹의 세계 > 를 영접하게 된다. 나는 이 야부리를 비판할 생각이 전혀 없다. 소설의 본질은 픽션이니까.

킹이라는 미치광이 교주의 신도로서 한마디 하자면 : 그는 공포소설뿐만 아니라 성장소설에도 탁월한 재능을 가진 작가'이다. 그는 " 성장 " 이라는 궤궤한 코드도 러블리한 야부리로 독자를 즐겁게 만들 줄 아는 몇 안 되는 작가'이다. 그와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로서 함께 한다는 것은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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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7-08-15 1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글 읽으면 30만볼트 미소가 저절로 지어짐~

곰곰생각하는발 2017-08-15 17:03   좋아요 0 | URL
참 신기한 작가예요.. 도대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궁금한 작가입니다.
도대체 이 양반은 소설적 영감이 마를 날이 없으니...

다크아이즈 2017-08-15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억의집님 말씀에 공감이요~~~
유쾌한 한 방, 매서운 통찰 속에 숨겨 둔 온기를 발견하하는 재미랄까요.
빗님 오시는데 빈대떡 한 접시 배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8-15 17:0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조금 아쉽네요. 빈대떡 보내실 때 막걸리도 함께 보내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ㅎㅎ

2017-08-15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6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08-1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끄덕끄덕) 성장소설에도 재능을 가졌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끄덕끄덕)

곰곰생각하는발 2017-08-19 05:54   좋아요 0 | URL
끄덕끄덕 ^^
 
걱정 말고 다녀와 - 켄 로치에게 활자에 잠긴 시
김현 지음, 이부록 그림 / 알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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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년  감  성 




 





1.                          날개도 없는 짐승인 주제에 날개 돋힌 듯 팔리는 베스트셀러 서적'에 대해 비판한 적이 있다. 일별백개의 의미로 백 별 만점에 별 하나를 매겼다. 감성이 과잉되다 보니 질척거리는 문장이 되고, 서사에서 억지로 교훈을 뽑아내다 보니 훈계하는 말투처럼 들렸다. 저자가 좋은 환경에서 곱게 자라서 좋은 것만 보는 시선을 가졌을지는 모르나, 저잣거리 뒷골목 쌈마이 세계에서 뒹굴던 나에게는 이 파스텔톤의 세계가 " 징그러운 선의 " 로 보였다. 그렇다고 내가 악의를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무턱대고 선의를 추종할 만큼 소년 감성의 소유자도 아니다. 며칠 전, 악평을 쏟아낸 내 글에 저자'가 직접 " 좋아요 " 를 누르고는 이웃을 맺었다. 피식, 웃음이 났다. 관대하도다, 관대하도다, 관대하도다. 볼테르를 흉내 낸 것일까 ? 일단, 며루치 볶구 !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지지합니다아 ~  글쎄다, 인간 관계를 자기계발서 보고 배운 자의 흔한 대응법 ?! 그는 이 글에도 좋아요를 누를 수 있을까.

 

2.                         개봉과 동시에 개봉일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던 << 군함도 >> 가  흥행을 멈췄다. 이대로 가다가는 손익분기점에서 못미치는 성적을 얻을 가능성에 높아졌다. 괘씸죄 탓이 크다. 이 영화가 전체 상영관 수의 80%를 웃도는 스크린을 독점하자 네티즌이 뿔난 것이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 영화를 제작한 외유내강 제작사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건강한 영화 산업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몰락이 아닌가 싶다. 이제 배급사는 무조건 힘의 논리로 스크린를 싹쓸이하는 독점에 대해서 " 군함도 리스크 " 를 고려해야 처지가 되었다. 대형 배급사의 횡포라는 여론이 형성되면 네티즌에게 미운 털이 박힐 테니깐 말이다.  << 군함도 >> 의 거침없는 흥행몰이에 제동을 건 데에는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네티즌의 별점 테러 행위도 큰 몫을 차지했다. 보지도 않은 영화에 별점을 매기는 행위가 반드시 비윤리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제 영화사는 영화를 본 관객의 입소문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의 입소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소비자가 기업의 윤리성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 아닐까(미스터피자를 단 한번도 먹어본 적 없는 소비자가 미스터피자 회장의 갑질을 비판할 수 있는 것처럼).

 

3.                          기대가 컸던 탓일까. " 문단_내_성폭력 " 사건에 대해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큰 목소리를 냈던 김현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 << 걱정 말고 다녀와 >> 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형편없어서 크게 실망했다. 책상 앞에서 타자기로 작성한 에세이라기보다는 침대에 엎드려서 연필로 쓴 일기장에 가깝다. 듣기 좋은 소리도 여러 번 하면 짜증이 나기 마련. 가난에 대한 시인의 태도가 정치적으로는 옳긴 하나, 지나치게 결연해서 촌스럽다. 또한 감성적 문장은 읽기에 방해가 된다. 다 큰 어른의 소년 감성이라니 !

 

 

댓대기      ㅣ     이 책의 부제는 < 켄 로치에게 > 인데 막상 켄 로치에 대한 깊이'가 없고 가볍다. 켄 로치를 엮어서 이 시대의 도시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려는 출판 기획'은 참신하지만 기획 의도와는 달리 레이아웃은 천박하다. 켄 로치에 대한 언급은 각주에 들어설 끝자락에 하늘색 글씨로 대체하고 그나마도 본문에 사용된 글자 폰트보다 작은 폰트로 삽입된다. 이런 취급은 이 책이 켄 로치를 위한 " 헌정 " 이 아니라 그를 " 헌신짝 " 처럼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또한 이 책은 별책부록으로 김현의 단편소설 < 견본세대 > 가 수록되어 있는데 이런 식의 책 구성은 처음 본다.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것은 자신의 단편소설이 아니라 차라리 켄 로치가 살아온 흔적-들을 다룬 약사略史' 정도는 다루어야 하는 것 아닐까 ?

 

덧대기 2    ㅣ     시인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젖은 땔감 같은 친구에게 " 죄송스러운 일이다  (148쪽)" 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높임법상 < 죄송스럽다 > 가 주로 상대가 윗사람일 경우에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 미안한 마음뿐이다 " 로 고쳐야 되는 것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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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as 2017-08-12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대에 못미치는 글을 읽었을때 딱 그 때의 제 마음이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8-12 16:26   좋아요 1 | URL
제가 워낙에 캔 로치 영화를 좋아해서 무턱대고 샀는데, 영화 이야기는 거의 없습니다. 잡다한 일상 이야기인데... 개인적으로 실망. 내가 왜 이토록 잡다한 시인의 일상을 읽어야 하지.. 이런 느낌.. 글맛이라도 있으면 읽는 재미라도 있을 텐데 그것도 없고..

syo 2017-08-12 17: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현 좋아했는데.... 글로리홀...

곰곰생각하는발 2017-08-12 18:08   좋아요 0 | URL
저는 캔 로치 좋아했는데... 캔로치는 곁가지로 , 마칙 부록처럼 잠깐 인용되고 나머지는 그의 일상이어서..
흥미를 잃었을 뿐... ^^

함 읽어보세요.

2017-08-14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4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4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5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다맨 2017-08-14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산문집을 읽지는 않았지만 곰곰발님의 실망과 분노가 여기까지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켄 로치라는 부제를 빼 버리고 좀 더 감정이 절제된 담백한 문장으로 자신의 일상을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했다면 (상찬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삼십대 후반 시인의 이력과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잔잔한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알라딘 미리보기로 앞부분만 조금 읽었는데 첫 번째 산문의 주된 내용이 ‘엄마 싫다‘로 모아지고 있어서 읽기가 조금 그렇더군요.
출판사의 섣부른 과욕과 집필자의 지나친 감상이 결국에는 책의 가치를 높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8-14 14:34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처음 10페이지만 읽을 만합니다. 이 말은 아마도 편집자가 그나마 쓸 수 있는 문장만 앞에 모아둔 ㅡ듯.
김훈이 ˝ 밥벌이의 지겨움 ˝ 을 한 번 이야기할 때는 좋지만 그가 자주 밥벌이의 지겨움˝ 들˝ 을 강조할 수록 문장이 좀 지저분해지듯이, 이 책의 저자도 중언부언하다보니 조금 구질구질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관중을 향해 날아간 공




 




                                                                                                                                                                           2016년 메이저리그 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쉽 시리즈(4강)에 오른 팀은 LA다저스와 시카고 컵스. 5차 경기, 시카고 컵스 선발 투수는 존 레스터'였다.

정확히 몇 회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다저스 타자 키케 에르난데스'가 안타를 치고 1루에 진출했을 때 희한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키케 에르난데스의 리드 폭이 지나치게 넓은 데에도 불구하고 투수는 1루를 향해 견제구를 던지기는커녕 식은 땀을 흘리며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더군다나 그는 왼손 투수였다. 고교야구, 아니 사회인 야구팀 투수가 견제구를 던져도 아웃을 잡을 수 있을 만큼 키케의 리드 폭은 " 광폭 " 이었는데 말이다. 심지어 타자 키케 에른난데스는 1루와 2루 사이에서 엉덩이춤을 추듯 실룩실룩거리며 투수를 도발하고 있는 아닌가.

투수 존 레스터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는 끝내 견제구를 던지지 못했다. 투수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존 레스터 투수는 2014년에 서른 경기 넘게 선발로 뛰면서 단 한번도 1루를 향해 견제구를 던진 적이 없다. 악송구에 대한 나쁜 기억과 두려움 때문에 1루를 향해 견제구를 던질 생각만 하면 팔이 돌처럼 굳고 숨이 막히는 것이다. 스트라이크 존에 공 하나를 넣고 빼는 것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핀포인트 제구력을 자랑했던 존 레스터가 말이다.  견제구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존 레스터는 67경기(거의 2년 만이다) 만에 1루를 향해 견제구를 날린 적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때도 악송구였다. 뉴욕 양키스 2루수 척 노블락도 존 레스터와 비슷했다. 2루나 3루 혹은 홈을 향해 공을 던질 때는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지만 1루를 향할 때에만 문제가 발생했다. 그는 1루수의 글러브를 향해 공을 던졌지만 공은 공교롭게도 관중석을 향했다. 그런가 하면 세인트루이스 카디날스 소속 릭 엔키엘 투수는 어느 날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게 되었다. 한때 이닝 수보다 많은 197개의 삼진을 기록했던 좌완 파이어볼러였는데 포스트시즌에 들어서자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게 된 것이다. 결국 그는 타자로 변신하여 그럭저럭 성공한 선수가 된다.

그에게 내려진 병명은 "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 " 이었다. 스티븐 블래스가 누구냐 하면 : 1971년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월드시리즈 우슨을 이끈 주역으로 오른손 투수였다. 1968년에는 18승을 거두었고, 1972년에는 19승이나 따냈다. 하지만 1973년에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게 되었다. 88이닝 동안 볼넷을 84개나 내주었으니 선수 생명을 연장할 수는 없었다. 당시에 블래스는 심리 치료까지 받았지만 원인을 찾는데는 실패했다. " 블래스의 곤경 " 이후, 투수가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는 현상을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이라 부른다.

실패에 대한 나쁜 기억과 체험 그리고 그것에 따른 강박과 억압이 운동 신경을 마비시킨 결과'다. 안철수는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자꾸 똥볼을 던지는 투수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두려워하는 존재는 문재인이다. 그것은 살리에르가 모짜르트에게 느끼는 질투심'이다. 지난 대선 토론에서 보여준 안철수의 경직된 얼굴은 악송구에 대한 나쁜 기억과 두려움 때문에 마비된 투수의 팔 근육을 연상시킨다. 이겨야 한다는 결의보다 이겨야만 한다는 강박이 낳은 근육 마비'다. 스티브 블래스 증후군은 월드시리즈 같은 큰 경기를 치뤄야 할 때, 그 심리적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현상이다.

안철수가 그렇다. 문재인이 잘할수록 안철수가 던진 공은 관중을 향해 날아간다. 파울볼 잡는 재미로 야구장을 찾는다지만 이런 공은 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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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1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1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7-08-11 17:00   좋아요 0 | URL
곰발님의 격분의 댓글이 달릴 줄은 몰랐어요. 요즘 정말 정치에 눈 안 돌리고 사느라, 제 귀에 들어오는 안철수 소식은 분노보다는 폭소 쪽이었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8-11 17:43   좋아요 0 | URL
ㅎㅎ 전 안철수는 용서가 안됩니다..ㅎㅎㅎ

2017-08-11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11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bgkim 2017-08-1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프로필사진과 재미진 글을 읽노라면 소설가 박민규가 왜? 자꾸 떠오르죠?좋은글 많이 부탁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8-12 16:35   좋아요 0 | URL
잠자리 안경 하나 구해서 쓸까요 ? ㅎㅎㅎ.. 감사합니다..

bgkim 2017-08-12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리 ㅎㅎ 그러고 보니 어느새 가을냄새가 나는듯 하군요.님! 친구신청 날래날래 받아주시라요.거저 민하구만!

곰곰생각하는발 2017-08-12 17:23   좋아요 0 | URL
네 신청 받았습니다..

bgkim 2017-08-12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해요.
 



 

 

 

 





납작이 안철수





 

                                                                                                        개그맨 정종철은 성대모사의 달인'이다. 사람 말투 흉내뿐만 아니라 기계음도 흉내를 낸다는 점에서 명불허전이다. 안철수도 기계음을 흉내 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가 지난 대선에서 선보인 성대모사는 딜도'였다. 이 시대의 새 지도자, 누굽니꽈아아아 ~ _ 라는 물결형 바이브레이션은 딜도의 진동'을 모방했다. 믿지 못하겠다면, 딜도를 성기 대신 성대에 대고 말해보라. 누구나 쉽게 안철수 성대모사를 할 수 있다. 안철수가 중도 노선을 내세우며 새정치를 표명했을 때, 나는 그가 " 폭망 " 하리라 확신했다. 철수 씨'가 국민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놓은 " 극중주의 " 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에게 필요한 수업은 지도자 수업이 아니라 국어 수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극과 북극이 말해주듯이 극(極)은 지축의 양쪽 끝'을 지시한다. 극우는 오른쪽 끝이고 극좌는 왼쪽 끝'을 뜻한다. 둘 다 극단'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로컬리티를 갖는다. 극우와 극좌가 서로 통하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극중에서 " 中의 극단 " 은 어디일까 ? 극단이라는 단어가 이미 중심을 잃고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중이라는 말은 양립 불가'하다. 그것은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말처럼 모순덩어리'다. 도대체 극단적인 중앙'이란 무엇일까 ? 나노 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중심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극중의 로컬리티는 지구 멘틀을 뚫고 내핵에 다다르는 지점이리라. 지구를 지켜라 ?!  글쎄...... 납작이 안간다, 납작이 !         그런 점에서 안철수가 말하는 극중주의는 정치학이 아니라 지리학에 가깝다.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정치학과 지리학은 압력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점이다. 지리 영역에서 압력의 결과가 산맥과 지층 형성이라면 정치 영역에서 압력의 결과는 외압과 계층 형성이다. 안철수는 과연 살인적인 압력으로부터 짜부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 지구 멘틀'을 뚫고 극중(極中) 주연배우로 우뚝 솟겠다는 안철수의 멘탈을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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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8-07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든 딜도가 진동기능을 갖춘 것은 아니므로, 정정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라는 요청이 들어온다면, 그것은 진동딜도측과 무진동딜도측 중 어느쪽이 하는 요청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곰곰생각하는발 2017-08-07 18:24   좋아요 0 | URL
아 그러면 안철수 성대 모사의 핵심은 바이브레이터겠군요... 그래도 진정한 딜도는 진동 겸용 모형이죠.. ㅎㅎ

2017-08-07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8-07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8-07 1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염치없이 당권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 진짜 얼굴에 철판을 깔 수 있는 정치인 다 된 것 같습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7-08-07 18:40   좋아요 0 | URL
미친** 아닌가요. 아니 전무후무한 대선 공작 정치의 대가리인 그가 당 대표에 나오겠다고 신나서 하는 꼴이 또** 같습니다..

bgkim 2017-08-1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속도로 인생‘을 살아온 소아병적인 사람의 자가당착

곰곰생각하는발 2017-08-12 16:42   좋아요 0 | URL
고속도로 인생이라기보다는 로케트 탄 인생이라고나 할까요.. 너무 빠른 시기에 크게 성공했다가 좆될 인물이죠..
 

 

 

 

 

 

 

 


 




진실과 사실



 

 


 




1 > 평론계의 자린고비로 유명한 박평식이 영화 << 군함도 >> 에 대해 별을 무려 6개나 주며 촬영과 미술만 평가하겠다 _ 라는 20자평을 남겼는데, 언제부터 종합예술에 속하는 영화를 종합대학이 아닌 단과대학 취급을 했는지 궁금하다.  차라리 촬영과 미술 분야는 높이 평가하지만 연출, 시나리오, 영화음악, 편집, 톤앤매너 따위는 실망스럽다, 라고 평한다면 수긍할 수 있으나 촬영과 미술만 콕 집어 영화를 평가하겠다니 " 핀세또(pincette) 심사 " 인가 ?  박평식의 20자평은 마치 문학상 심사위원이 문학상 후보에 오른 작품을 평가하면서 심사 기준으로 맞춤법만 놓고 평가하겠다 _ 라고 큰소리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박평식은 다면 평가'가 아닌 " 핀세또 심사 " 로 별점을 높이는 속임수를 쓴 것처럼 보인다. 좆문가'라는 뾰족한 말풍선이 말해주듯이, 현대의 전문가는 대부분 자신이 속한 이익 집단을 위해 봉사한다.




2 > 진실(truth)은 아름다울 때보다 그것이 두려운 결과를 초래할 때 힘을 얻는다. 예를 들면 영화 << 스타워즈 >> 에서 다스베이더가 루크에게 내가 네 애비여 _ 라고 커밍아웃할 때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다. 루크 부자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관객은 그들의 불행 앞에서 행복하며 작가 또한 영감의 원천이다. 예술은 사실(fact)보다는 진실(truth)을 원한다. 홍길동이 아버지에게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한다 _  고 말할 때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내가 네 애비여  _  라고 말할 때 보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유는 전자가 사실을 고백하는 대사라면 후자는 진실을 폭로하는 대사라는 데 있다. 영화 << 군함도 >> 가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데 실패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류승완 감독은 하시마 섬(군함도)를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성공했지만 진실을 말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진실(truth)은 사실(fact)를 바탕으로 하지만 사실(fact)이 반드시 진실(truth)인 것은 아니다. 감독은 군함도에서 벌어진 조선인 노동 착취라는 역사적 사실을 진리를 폭로하는 소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의 눈물을 뽑아내려는 용도로만 접근한다. 




3 >  진실을 다루기 위해 사실을 정교하게 구성하는 영화는 좋은 영화이지만 사실만 다루고 진실을 외면하는 영화는 좋은 영화라 할 수 없다. << 군함도 >> 는 후자에 속한다. 대자본의 권력에 기대어 만들어진 군함도는 이재용이 입은 체 게바라 티셔츠만큼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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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8-06 1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평 봤어요. 인터넷에서 누가 ˝전문가 평점도 군함도보다 낮은 택시운전사˝라고 달아놓은 댓글을 보고 확인해봤더니, 그 평이 떡 있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8-06 12:28   좋아요 1 | URL
전문가는 자신이 속한 이익 집단에 봉사하는 법이죠. 이 영화 흥행 못하면 씨제이 엄청난 타격을 받거든요..

cyrus 2017-08-06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군함도‘에만 반응이 너무 몰려서 다른 강제징용 지역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게 될까 봐 걱정입니다. 역시 영화보다는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정리한 좋은 책 한 권 읽는 것이 낫습니다. 어제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읽었어요. 제가 몰랐던 강제징용의 역사가 정말 많았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8-07 12:51   좋아요 0 | URL
저도 한번 이 책 읽어봐야 겠군요. 일단 사이러스 님 리뷰를 먼저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ㅎㅎ

cyrus 2017-08-07 14:43   좋아요 0 | URL
책에 과거사를 외면한 다카키 마사오와 그 딸내미 305번이 싼 똥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거 보면 비위가 상할 수 있습니다. 뉴라이트는 부녀가 싼 똥을 ‘업적‘으로 찬양합니다. 머리에 똥이 들어차 있는 사람은 눈앞에 있는 게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는 것 같습니다.

기억의집 2017-08-06 16: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괜찮게 봤는데... 며칠 전에 가족끼리 가서 봤는데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던 영화였어요. 저런 부역자들이 권력을 잡고 현재의 대한민국을 보수화 시킨 것이구나 싶은 게... 황정민의 친일 유흥에서 저는 이광수를 김활란을 보았거든요. 정말 지식인들 권력자들 돈 있는 것들 다 저랬는데. 일본 권력에 비위 맞춰 가며 춤추고 복종하고... 소지섭이 자기가 이제 오야붕이라는 말을 하는 장면에서 실제 대한민국이 기존의 오야붕에서 소지섭으로 교체되며 대한민국을 이끄는 중추세력이 되었구나 하는 상징으로 보았고 그랬어요. 저는 오히려 식민지 시대의 대한민국 자화상, 적나라한 모습과 상징성을 본 듯 했는데.. 다들 혹평이더라구요. 같은 한국인끼리 나쁜 한국인으로 몰아갔다면서. 문득 그 영화에서 좋은 일본인보단 광기에 사로잡힌 물욕의 일본인 묘사뿐이었는데 왜 좋은 일본인 이야기가 나오고 같은 한국인끼리 이분법으로 분열한 구도였다는 비판이 주를 이루더라구요. 영화 보는 내내 저는 아까도 말했듯이 저항에 무기력한 식민지 시대의 지식인들과 일본 권력에 호응했던 지식인들이 마구마구 떠올랐어요. 저들도 저렇게 심취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8-07 12:48   좋아요 1 | URL
저도 감독이 조선인의 내부 총질 비판 메시지를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메시지는 제외하고 보면 이 영화는 만듦새가 매우 조악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제가 보기엔 이 영화는 각각 다른 에피소드 세 개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라고나 할까요. 옴니버스 영화의 특징은 적은 제작비로 만든 소품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2,300억이 투입된 거대 자본 투자 영화라는 점에서 감독의 실패라 여겨지고, 사실 이런 식의 다중플롯을 즐겨 다루는 장르가 있죠. 오션스엘리븐처럼 각각의 서사가 나중에 하나의 공통점으로 모이는.. 한국으로 치자면 범죄의재구성 따위.. 이런 영화는 에피소드로 시작해서 이 따로노는 에피가 결국은 하나로 통일되는 . 그런데 이 영화는 다중 플롯을 구사하면서도 통일성이 없습니다. 그것도 영화적 실패. 통일성이 없다 보니 톤앤매너가 무너지는 것은 당연하고.. 머, 그렇습니다.. ㅎㅎ. 영화는 뭐 다 각자의 개인적 취향이 반영되다 보니 누구는 재미있고 보고 누구는 재미없고 보고... 그런거죠..

수다맨 2017-08-07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평식 평론가는 예전에 비하면 확실히 별점이 후해진 감이 있어 보입니다. 나이가 들어서ㅡ올해 벌써 68세더군요ㅡ 동업자들을 향한 존중심과 자비심(?)이 더 생긴 것인지 아니면 그에게도 비평적인 해이가 보이기 시작한 건지는 잘 알 수 없지만요.
그래도 박평식 정도면 조선일보가 주는 상까지 거부했던 양반인데 소속 집단을 향한 맹목적 봉사 정신(!!)이 발동해서 후하게 별점을 주었다고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전만큼의 예리한 안목과 가차없는 평가를 좀 더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8-07 12:50   좋아요 0 | URL
영화별점이 보면 대형 영화 특히 대자본 영화의 경우는 별점이 후한 경우가 많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완벽하게 실패해서 평균 이하라고 보는데 이들이 대자본 눈치를 보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일반 관객이 이 영화를 좋게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영화라는 장르를 전공하고 사유하고 그런 사람들이 이 영화에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