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이 안철수
개그맨 정종철은 성대모사의 달인'이다. 사람 말투 흉내뿐만 아니라 기계음도 흉내를 낸다는 점에서 명불허전이다. 안철수도 기계음을 흉내 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가 지난 대선에서 선보인 성대모사는 딜도'였다. 이 시대의 새 지도자, 누굽니꽈아아아 ~ _ 라는 물결형 바이브레이션은 딜도의 진동'을 모방했다. 믿지 못하겠다면, 딜도를 성기 대신 성대에 대고 말해보라. 누구나 쉽게 안철수 성대모사를 할 수 있다. 안철수가 중도 노선을 내세우며 새정치를 표명했을 때, 나는 그가 " 폭망 " 하리라 확신했다. 철수 씨'가 국민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놓은 " 극중주의 " 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에게 필요한 수업은 지도자 수업이 아니라 국어 수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남극과 북극이 말해주듯이 극(極)은 지축의 양쪽 끝'을 지시한다. 극우는 오른쪽 끝이고 극좌는 왼쪽 끝'을 뜻한다. 둘 다 극단'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로컬리티를 갖는다. 극우와 극좌가 서로 통하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극중에서 " 中의 극단 " 은 어디일까 ? 극단이라는 단어가 이미 중심을 잃고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중이라는 말은 양립 불가'하다. 그것은 술은 마셨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말처럼 모순덩어리'다. 도대체 극단적인 중앙'이란 무엇일까 ? 나노 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중심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극중의 로컬리티는 지구 멘틀을 뚫고 내핵에 다다르는 지점이리라. 지구를 지켜라 ?! 글쎄...... 납작이 안간다, 납작이 ! 그런 점에서 안철수가 말하는 극중주의는 정치학이 아니라 지리학에 가깝다.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정치학과 지리학은 압력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점이다. 지리 영역에서 압력의 결과가 산맥과 지층 형성이라면 정치 영역에서 압력의 결과는 외압과 계층 형성이다. 안철수는 과연 살인적인 압력으로부터 짜부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 지구 멘틀'을 뚫고 극중(極中) 주연배우로 우뚝 솟겠다는 안철수의 멘탈을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