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책읽는나무 > [100자평] 한국인이 좋아하는 국과 찌개
오늘 요리관련 책들 읽었다고 ‘읽은 책‘ 기록에 등록하고 돌아섰더니 3년 전 기록이 날아와 있어 들여다 보구선
아, 사람은 많이 변하지 않는구나! 깨달았다.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쩌면 더더 옛날 옛적부터 요리책을 읽어오긴 했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나름 분석해 본다.
그랬더니....
1. 요리책을 이젠 그림책 보듯 하지 않는다.
15년동안은 대체로 맛있겠다! 침 흘리며 실사 음식 사진을 쳐다보며 책장을 넘겼었다.
이건 어떻게 만드는 거지?
먹고 싶다.
요리 재료 이건 뭔고?
아..진짜 먹고 싶다.
재료나 양념 이름 또는 요리 용어도 잘 몰라 시도해 볼 엄두도 못냈었다.
내가 요리책 사진을 보고 있음 아이들이 뽈뽈뽈 기어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그림책 보여주듯,
그래, 이건 당근! 이건 오이! 이건 감자!
이런 행동을 일삼았던...
요리책도 아이와 같이 내겐 그림책 보듯 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이젠 그림을 보듯 하지만 더 이상 그림책은 아니다.
2. 책을 읽다 보면, 한 번 만들어 볼까? 행동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아마도 코로나 덕분에 갑자기 요리하는 게 는 것 같다.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하는 난제에 봉착!
그 때부터 도서관에 가면 무거운(요리책은 왜 그렇게 무겁나요?) 요리책을 마구 빌려다 읽었다. 읽고 반납하고서 주방에 서면 머리가 새하얗게 질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네이버 고수님들 요리 레시피를 검색해서 뭔가를 요리하려다 보면 다들 자신만의 비법이 있어 조금씩 뭔가가 달라 헷갈렸다.
누구는 양념을 치고 빠진다던가? 누구는 재료를 더하거나 뺀다던가? 누구는 불에 가열하는데 누구는 바로 버무리면 된다고 하니??????? 누구 말을 따라야 한단 말인가?
누구 말이 맞을까요? 알아 맞춰 봅시다! 뿅!
맨날 이걸 하며 한 개를 선택해서 요리를 하다가 훗날 큰 깨달음을 얻었다. 양념엔 고추장이나, 고춧가루의 유무에 따라 두 가지 버전이 나뉜다는 기본을 터득하고 나니 갑자기 요리하는 것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빌려 본 요리책 중 가장 따라하기 쉬운 책은 구입해서 식탁 옆에 놔두고 수시로 펼쳐 보았다.
내가 요리책을 펼쳐서 읽고 있으면 뽈뽈 거렸던 아이들은 얼굴에 여드름이 난 아이들로 자라있었고, 제법 음흉하게 웃으며 지나간다. 요리책에 나오는 딱 그 사진의 음식이 밥상에 올라올 것이라 기대하는 것 같아 많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아이들 발 소리가 들리면 얼른 책을 덮기도 많이 했다.
암튼 맘에 드는 요리책을 구입하려고 하면 절판된 책들이 수두룩한 그 와중에도 몇 권 책장에 끼워 놓고 꺼내 읽으며 한 번 만들어 보자! 할 수 있어! 외치며 막 만들었다.
3. 퓨전은 창의력으로!
막 만들긴 했었는데 식구들은 그런 나를 부담스러워 하기도 했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썩혀 버리는 게 아까워 거의 모두 다 활용을 다 하는 편이었는데 식구들은 질색을 했다.
특히 아들은 뭔가를 섞는 걸 싫어했고, 그래서 교묘하게 색을 뭉그러뜨려 밥상 위에 차려 놓으면 이렇게 저렇게 그릇을 돌려 보며 뭘 섞었는가? 숨은 그림 찾기를 했었고, 남편은 2% 부족한 맛이라며 늘 본인이 렌지로 달려가 양념을 다시 만들어 제대로 된 맛을 가진 음식으로 재탄생시켜 올 땐 속으로 부글부글 했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나니, 식구들은 엄마의 아내의 퓨전 음식을 창의적인 음식이라고 치켜세워 주게 되었다.
창의적인 음식도 실은 요리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요리 관련 프로그램도 시청을 많이 해야 하고, 밖에 나가 식당에서 많이 먹어봐야 늘게 되는 것 같다.
주절주절 적다 보니 왜 이렇게 사설이 긴 걸까? 살짝 갸웃거려지긴 한다만...
3년 전에도 요리책을 읽으며 요린이였었던 내가 아직도 요리책을 보며 요리 공부?를 하고 있는 걸 보니, 사람 안 변하는구나! 싶지만, 그래도 3년동안 크게 변한 내 모습이 조금은 보이기도 하더라!
모든 걸 책으로 배운다!는 말이 있는데,
요리도 책으로 배워지는 게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그래서 좀 더 참신하고, 좋은 요리책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다. 덤으로 책 값은 좀 저렴했으면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