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
백수린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독서 질문이 유행하던데 그 중 1번..책을 한 권만 읽나요? 아님 병렬독서를 즐기시나요?란 질문에서 이미 나는 부끄러움이 가득 차올라 독서 설문조사 릴레이 페이퍼에서 총총총 뒤꽁무니를 뺐다.
나야 뭐 이 책 집었다, 저 책 집었다.를 수없이 반복 중이며 북플에 ‘읽고 있어요.‘ 칸에 등록한 책도 수십 권이다.(때론 등록하지 않고 그냥 나 혼자서 읽고 있어요! 진행 중인 책도 수십 권.) 병렬 독서도 독서지만 읽다가 중간 멈춤 기간도 뒤죽박죽이어서 작년에 읽다 만 책을 갑자기 지금 펼쳐서 다시 읽기도 하니..이건 뭐 남편이 늘 내게 입버릇처럼 얘기하는 3무 여성(무질서, 무계획, 무개념을 가진 여성)이 되어 있기에 설문조사를 하면 할수록 슬픈 서사가 될 것 같아 일찌감치 포기했다.

암튼 오늘도 그렇게 병렬 독서 중이었던 책 중 한 권을 다 읽고 이 책을 언제부터 읽던 책이었나? 헤아려보니 헐...작년 겨울에 읽기 시작하여 계절이 두 번은 바뀌었단 걸 깨달았다.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그릴 소재를 선택해야 하는데 ˝나야 뭐! 책을 그려야지 않겠어요!˝ 라며 큰 소리로 말은 못하고, ˝책표지를 그려보고 싶어요.˝ 작게 소곤거렸으며, 선생님이 채택해 주신 자료집 그림을 조심스럽게 밀어내어 고사하였다.
선생님께 책 표지 사진을 찍어 뒀던 사진 몇 장을 핸드폰 갤러리에서 꺼내 보여드렸더니 괜찮다고 그리 하라고 해주셨다.

사진은 총 네 장인데 그 중 한 장이 이 책이 모델이다.
작년 겨울 아들과 1박 2일 여행을 간 곳 테라스에서 백수린 작가의 이 책을 올려 놓고 찍다가 덜렁대느라 전날 비가 와서 물이 고인 곳에 책을 떨어뜨려 종이가 울어 나도 같이 울었던 그 시간의 사진 이것도 벌써 육개월 전이다.
그 육개월동안 나는 이 책을 완독했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다.

책표지의 사진을 한참 들여다 보시던 동료 선생님께서 책 제목을 읽으시더니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나도 한 번 읽어본다면 행복한 마음이 들까?˝ 물으셨다.
나는 또 오지랖을 떤다고 작가가 베이커리 만드는 걸 좋아해서 소설을 읽다가 베이커리같은 음식이 나오면 관련해서 일상의 느낌을 잘 적어 놓은 책이라고 소개를 하면서 읽어 보신다면 분명 행복하실 꺼라고 호언장담을 했다. 작가님도 인성이 넘 좋은 사람이라고 마치 작가를 만나본 것처럼 설레발을 쳤던 순간들! 집으로 돌아와 그 분께 이 책을 선물해 드려야겠다고 다짐을 한 순간, 책 취향이 어떠신지? 전혀 모르는 사이란 걸 깨닫자 갑자기 조심스러워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일단 이 책을 읽어보자! 그 분의 갱년기 우울증을 날려버릴만큼 행복을 충전시킬 수 있는 책인지 검열하는 기분으로 재독하였다.
읽을 수록 재독이 아닌 기분이 드는 이 느낌은 뭐지?
아....계속 읽다 보니 백수린 작가의 다른 에세이집인 <다정한 매일매일>책과 착각을 하고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이 몹쓸 기억력!!!ㅜㅜ
(더군다나 그 책도 앞부분만 쬐끔 읽었더라!)

암튼 책을 정말 야무지게 읽었다.
책장이 물에 젖어 아랫부분이 울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물에 젖어 휘어진 종이는 좀 더 특별한 질감의 소리를 낸다. 종이가 넘어가는 차라락! 그 특별한 소리처럼 여느 때보다 좀 더 큰 울림이 되어 다가오는 문장들이었다.
역시 소설가가 쓰는 에세이는 다르다.
좀 더 산뜻하기도, 좀 더 무게감이 있기도, 좀 더 내밀하기도,
좀 더 작가를 친근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러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의 책 제목의 문구를 발견한 대목에서 아, 그 분께 이 책을 선물하는 것은 안되겠구나! 깨달았다.
마침 키우던 반려견이 병이 들어 떠나보낸 슬픔을 가까스로 이겨내시고 계신 듯한데 이 책의 2부를 읽으신다면 무너지시겠단 생각이 들었다.
읽으시더라도 좀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읽어야 하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반려견을 키워보진 못했지만 이웃집 친구가 여행을 갈 때 몇 번씩 반려견을 돌봐 준 경험이 있다. 나를 잘 따라서 난생처음 반려견과의 사랑과 애정을 느끼게 해 준 존재였었는데 그 강아지도 무지개 다리를 건넌지가 6년이 지났건만, 내 강아지였던 것마냥 아직도 눈에 아른아른하다 보니 작가가 봉봉이를 향한 애틋한 대목과 봉봉이를 잃고 상실감에 괴로워하는 대목은 읽으면서 절로 눈물이 흘렀다.
나도 이럴진대 그 분은 읽으시면서 마음이 어떠실지?
그래서 오늘 학원에 갔을 때, 선생님 이 책 안되시겠어요!
하며 책 내용을 조금 알려드렸더니...화들짝 놀라시며 안되겠네, 안되겠어! 하셨다. ㅋㅋㅋ (나는 그래도 읽어볼까? 하시길 원했었지만!)

그래서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의 그 느낌을 결국 나만 느끼고 말았다. 책을 읽으면서 넘 좋아서...나도 모르게 백수린 작가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으며 안드로메다의 세계로 빠졌다가 멈칫했다.
백..백마디의 말보다, 수..수려한 문장으로 빼곡한, 린..린...린?..린??????? 린에서 끼익....멈췄다는 것이다.
린이란 첫 글로 시작되는 문장을 만들어 완성하려면 백수린 작가의 또 다른 책들을 읽으면 절로 완성될 것이니 나는 아무 걱정 없다.
그저 든든할 뿐이다.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3-06-08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십 권! 존경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6-09 06:22   좋아요 1 | URL
저의 성인 ADHD의 증거랄까요?
그리고 읽었다고 착각하기도 하며...이 책과 저 책의 내용도 뒤죽박죽...
아...책을 왜 읽는지 잘 모르겠는 고민스러운 저를 존경해주셔 감사합니다.ㅋㅋㅋ
오늘도 치열하게 하루를!!!^^

은오 2023-06-09 0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거 리뷰예요 개콘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나무님 저희 웃겨주시려고 리뷰쓰시는 거죠? 서두부터 빵터짐 포인트 너무 많아요 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6-09 07:59   좋아요 0 | URL
저는 정말이지 단연코 개콘 분위기를 지양하고, 진지하게 리뷰 쓰기를 지향하는 사람입니다.
헌데 쓰다 보면 왜 자꾸만???흑흑...
이 정도면 진지하겠지? 나름 치열하게 고민하며 쓴다고 썼는데 결국 개콘이 되었군요?ㅋㅋㅋ
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한바탕 크게 웃어 주시니 저도 좋네요.^^
은오 님의 웃음이 아주 오랜만에 행복한 느낌이 또 듭니다.ㅋㅋㅋ

우끼 2023-06-09 0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병렬독서.. 의도치않게 병렬독서중인데 ㅋㅌㅌㅋㅋㅋㅋ 저도 성인 adhd 의심하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6-09 08:07   좋아요 0 | URL
저는 예전엔 병렬독서 잘 못했었거든요. 이 책의 주인공과 저 책의 주인공이 헷갈려서 소설 한 권과 비소설 한 권 정도만 같이 읽기 했었는데 알라딘 생활? 덕분에 여기 저기 읽을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도서관도 두 곳을 다니고 그러다 보니 병렬독서!!!!! 이건 뭐...병렬 독서 책으로 도미노 게임을 해도 되겠네요.ㅜㅜ
책의 초반에 집중하지 못하여 몹쓸 성인 ADHD가 독서할 때 생겼네요. 저는 이게 좀 걱정거리가 되었어요. 갈수록 심해질까봐요.ㅋㅋㅋ
책 읽기 전에 명상이라도 좀 하고 시작하던가 무슨 수를 좀 내야겠어요.^^;;
암튼 우끼 님의 웃음도 행복한 느낌을 줍니다.ㅋㅋㅋ

꼬마요정 2023-06-09 0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십 권!!! 역시 멋지십니다!! 뭐든 어때요, 그게 난데요 뭐. 현대는 뭐든 갖다붙이면 다 증상이고 증후군이죠. 그냥 그렇게 생각하며 막 살래요 ㅋㅋㅋ 기준만 잘 세우고 경험에 따라 좀 더 좋은 거 선택하믄 되죠 뭐. 사실 그게 어렵지만 그래도 우리는 책을 읽잖아요!! 세상에 좋은 책 많은데 책나무 님은 조금씩이라도 맛 본 거잖아요. 좋아요^^ (지금 서재엔 집중과 몰입에 관해 이야기가 많은데 전 이러고 있네요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6-09 10:41   좋아요 1 | URL
ㅋㅋㅋ
맞아요. 이게 ‘나‘인 거겠죠?
수십 권의 병렬독서는 그래도 좀 병적이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에혀... 그래도 이런 나도 나네요.ㅋㅋㅋ
워낙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걸 잘해서 그런지, 책도 좀 그렇게 읽는 것 같아요. 이 책 읽었다, 저 책 읽었다...그러고 있는데, 조금씩 맛 본 것! 요정 님 말씀 듣고 보니 좀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ㅋㅋㅋ
넓얕...넓지만 얕은 것이 문제네요.ㅋㅋㅋ
깊이감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집중과 몰입에 관한 자기 계발서를 조만간 읽어보려구요. 아...이러면 또 병렬독서 한 권 더 추가되나요?ㅋㅋ
(저 며칠 전부터 보던 드라마 다 끝내고 ‘구미호뎐‘ 집중 보기 시작했어요. 보면서 저도 제가 몰랐던 취향을 알게 되었네요? 어제 문득 내가 사후의 세계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단 것을요. 그래서 도깨비도 호텔 델루나도 재밌었구나! 깨달았죠.
그리고 요정 님이 추천해 주시는 드라마는 다 재밌네요? 저의 요정고리즘이세요. ㅋㅋㅋ 계속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2023-06-09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9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3-06-09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무 여성!
남편분께서 말은 그렇게 해도 엄청 사랑하는게 느껴지네요, 왠지요.

저도 이 책 마음 따뜻하게 잘 읽었어요.

병렬독서 안하려고 책 안 사는데 그 덕분에 도서관만 들락거리고 있어요 ㅠㅠ

책읽는나무 2023-06-09 20:33   좋아요 1 | URL
부부는 부창부수라고 하죠?
3무 여성이랑 사는 남자는 어떻겠습니까? 저보다 더 합니다!!🤨😒
그런데 제 눈엔 보이지 않는 남편의 사랑이 페넬로페 님이 느껴지신다니?ㅋㅋㅋ
나중에 구체적으로 좀 알려 주세요.^^

이 책은 넘 좋으네요.
작가의 뚝심이 깊어 보여 더 작가를 좋아하게 만드네요^^
따뜻한 마음! 맞아요. 바로 그거였어요.

저는 병렬독서 안하려고 요즘 도서관 출입을 자제하고 있거든요.ㅋㅋㅋ
맨날 제 때 못 읽고 반납을 해버리니 더욱 병렬독서가 오리무중인 건가? 싶어서 도서관 책이 연체되어도 곧바로 안 가고, 한 달에 두 곳의 도서관 각각 한 번씩만 가고 있는데요. 그렇게 되니까 책을 찔끔 찔끔 또 사고 있네요.ㅜㅜ
다섯 권만 사기! 지난 달부터 와장창 깨졌습니다.ㅜㅜ
병렬독서는 책이 부족한 곳 무인도 같은 곳에나 가야 끝장이 나지 싶습니다.ㅋㅋㅋ


바람돌이 2023-06-09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3무여성에서 빵 터짐요. 가끔 남편분의 개그코드 완전 저랑 잘 맞음요. ㅎㅎ
나무님 글은 언제나 사람 냄새가 나서 너무 좋아요. 저는 이런 글 진짜 좋은데 왜 저는 이렇게 못쓰는 것일까 자책한다죠. ^^ 좋아요 100개쯤 날리고 싶은 글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3-06-09 20:51   좋아요 0 | URL
ㅋㅋㅋ
엉뚱한 곳에서 터지셨군요?^^
전 한 번씩 열이 받아 아니..그런 당신은 얼마나 계획적이고, 개념이 있냐고 반박하면 자긴 아주 계획적이고 개념이 강한 사람이라고 호언장담을 합니다. 약이 오를 때도 있는데 한 편으론 무계획인 저로선 바람돌이 님처럼 여행 계획을 세우는 남편 덕분에 편할 때도 있어 그냥 참아줍니다.^^;;;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개그 코드가 비슷하실 수도 있으시겠습니다.ㅋㅋㅋ

사람 냄새!! 지금 제 몸에서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아 팔뚝을 냄새 맡아 봅니다.ㅋㅋㅋ
이 공간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닮고 싶은 스타일의 글을 쓰는 사람을 서로 마구 부러워하게 되나 봅니다.
전 바람돌이 님처럼 냉철하고 카리스마있는 글을 너무 부러워하며 아...지식인의 글! 나도 저렇게 썼으면 좋겠다!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각잡고 써 보려고 해도 몇 줄 쓰다 보면 어느새 개콘 대본 스타일의 글이 되는 거에요. 어? 하며 쓰다가 나중엔 에라. 모르겠다. 될대로 되어라. 그러면서 쓰는데....그런데도 좋아요! 백개를 투척해 주신다니...
아!!! 바람돌이 님!! 사랑합니다♡
개콘 스타일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고 리뷰나 페이퍼 가급적 자제하고 있었거든요. 사람 냄새 난다며 이리 좋아해 주시면 전 정말 진지한 책도 모조리 개콘화 시켜버릴 수밖에 없습니다.ㅜㅜ
진지하게 쓰려고 무진장 노력 중입니다^^
저는 진지할 땐 진지하게, 또 때론 반전매력의 재미난 글도 쓰셔서 우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를 해주시는 바람돌이 님 글을 제가 더 좋아합니다. 좋아요. 백만 개를 눌러드리겠습니다!!!!^^

바람돌이 2023-06-09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마지막의 저 젖어서 부은 책 사진 감성 너무 좋아요.

책읽는나무 2023-06-09 20:54   좋아요 0 | URL
감성 빼면 시체인 바람돌이 님!^^
책을 넘기다 보니 작가 사인이 있더군요?
글씨체도 이뻐서...구경하시라고 찍었습니다.
백수린 삼행시를 짓고 있었는데
린에 막혀서...오늘도 린린거렸네요.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6-09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문제의 젖은 책이 이것이었군요^^; 저는 예전에 커피를 쏟았던 적이 몇 번 있었어요. 물은 색깔이라도 덜 티나는데 커피는 진짜 지저분하게 보이는데다가 냄새도 안 빠져서 민망ㅎㅎㅎ

얼마 전이었던가 북플을 확인하다 ‘읽는 중‘인 책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 도선생님 전집 세트, 한국 100주년 시집 세트 읽는 중으로 되어 있더라구요? 지금 읽지도 않고 있는데 민망해서 읽는 중에서 조용히 뺐습니다ㅋㅋㅋ

이 책을 읽지 않았지만 나무님의 글에서 어떤 늬앙스일지 느껴져요. 나무님 글은 여전히 센스 있고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집니다. 저도 이런 글을 쓰고 싶지만 아무리 용써도 안될 것 같네요!^^;

책읽는나무 2023-06-09 21:13   좋아요 0 | URL
물도 물 나름인지? 고여있던 빗물이어서 제법 얼룩이 졌더라구요.ㅜㅜ
커피는 더더욱 얼룩이 심하죠?
근데 향이 배었다면 커피향은 좀 좋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녔나요?^^
암튼 물을 엎지르더라도 완전 깨끗한 생수물을 엎질러야지 싶어요. 앞으론 생수물로!!!!
뭔 말일까요? (아무말!!!🙄)

저도 한 번씩 읽는 중인 목록 정리 들어갑니다. (정말이라니까요?^^)
도서관에 반납했는데 이 책은 아무래도 다시 빌려오긴 힘들겠다 싶은 책은 조용히 삭제시켜 버립니다. 오래된 책이어도 이 책은 괜찮았는데 한 번 더 빌려 읽어야지 또는 다시 책장에서 뽑아와 펼쳐 읽어야지! 싶은 책들은 놔두게 되니까 읽는 중인 책들은 여전히 확 줄어들지 않는 것 같아요.
근데 도선생님 전집 세트랑 시집 세트는 압박감이 심하시겠습니다. 전 북플에 올려놓진 않았는데 도샘 세트는 방 입구 책장에 올려놨거든요. 방 드나들 때마다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지금 2년 째 살고 있네요?
아....병렬독서 지긋지긋합니다.ㅋㅋㅋ
책상 위에도 식탁 위에도 김치 냉장고 위에도(옛날 딤채라 위에 물건을 올릴 수 있거든요. 김치 꺼낼 때마다 책 치우느라고ㅜㅜ)

아...또 위의 바람돌이 님께 쓴 댓글의 내용과 비슷한 내용을 써야 하나요?ㅋㅋㅋ
제가 닮고 싶은 글이 진지하고 카리스마 있으며 지식인의 냄새가 폴폴 나는 그런 글입니다.
저처럼 잡다하게 입이 가벼워도 보이는 잡설을 풀어놓는 이런 글 말구요. 이게 좀 나름 고민일 때도 있거든요. 근데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꾸만 이런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 거에요. 사람들은 누구나 말을 할 때 말 습관이 있듯이 글을 쓸 때 저마다의 글 습관이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게 습관인가 봅니다. 쓸데없는 추임새도 너무 많고...그래서 간결하게 써보려 노력하는데 넘 딱딱한가? 생각 잠깐만 하면 그냥 개콘이 되어가는...ㅜㅜ
저는 아마 간결한 지식인의 글이 암만 용을 써도 안될 것 같아요.ㅋㅋㅋ
그래도 제 못난 글이지만 읽으시고 기분 좋아진다고 하시니 시간 투자하여 쓴 보람은 있네요.ㅋㅋ
감사합니다. 화가 님도 무척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리 2023-06-09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다가말거나 이 책 저 책 읽는 사람인지라 뜨끔했네요 ㅋㅋㅋㅋ 요즘은 완독하고 리뷰쓰기를 미션처럼 하고 있어요 잘 안되지만요ㅠㅠ 이번에 백수린 신간도 건드려보고 이 책 저 책 또 기웃대는 중이랍니다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6-09 21:23   좋아요 1 | URL
아니...하리 님은 필사!!!!!
필사까지 따로 하시고 또 리뷰까지 쓰시니 시간과 정성이 꽤 들어가실텐데 전 얌전하게 앉아 필사 그게 잘 안되거든요. 한 문장 정도는 쓰겠던데 페이지를 채운다는 건????
그래서 전 하리 님의 필사 노트를 훔쳐오고 싶네요. 글씨도 어찌나 예쁜지...책으로 엮어도 되겠단 생각을 종종 합니다.^^
완독 후 리뷰쓰기 같은 정리 글은 어떤 훈련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예전엔 독후감을 잘 안썼었거든요. 근데 책을 완독한 건지 영 기억이 나질 않아 기록차원에서 백자평이라도 쓰자! 그러면서 백자평 미션을 한 오년은 한 것 같아요. 지금은 옛날 백자평 쓴 걸 보면 이걸 내가 쓴 건가? 그것도 기억이 가물하여 요즘은 차라리 리뷰를 쓰는 게 더 낫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확실히 리뷰나 페이퍼를 쓰는 게 책의 감동이 더 오래가는 것 같아요.
그러니 하리 님의 리뷰쓰기 미션 오랫동안 지속되시길 응원합니다.
우리 계속 좋은 책 뭐 없나? 이 책 저 책 계속 기웃대 보자구요^^

건수하 2023-06-10 14: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병렬독서라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읽다가 말고 궁금한 책 있으면 또 읽고… 그러다가 읽던 것마저 까먹을 때가 있어서 요즘은 북플에 어디까지 읽었는지 남겨두기도 한답니다 ^^

저도 책나무님 글 좋아해요. 사람 냄새 난다는 말이 딱 맞는 글들☺️

책읽는나무 2023-06-10 23:15   좋아요 2 | URL
병렬독서 방식이 너무 저와 흡사합니다ㅋㅋㅋ
너무 손 댄 책들이 많으니까 읽었다고 착각하기도 하고, 읽었던 부분에서 다시 읽어도 앞의 내용이 기억이 안 나서 다시 처음부터 읽기도 하고....참 뒤죽박죽 독서 중이네요. 과연 이런 책 읽기도 책을 읽는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집중아...돌아와다오!!!

사람 냄새....저의 사람 냄새 글을 좋아해주셔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더 사람 냄새를 풍기겠...이라고 적고 나니 앞으로의 글쓰기가 부담이 되는군요.이게 뭔말인지?ㅋㅋㅋ
저는 수하 님의 글도 좋아합니다.
지적 간결 유머가 공존하는 글쓰기!
제가 늘 바라는 글!
앞으로 수하 님께도 계속 배워나갈 껍니다. 말리지 마세요!!

서니데이 2023-06-13 2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백수린 작가의 이 책이 있는데, 앞부분에 사인이 있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책읽는나무님, 더운 날씨 조심하시고, 시원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책읽는나무 2023-06-16 15:28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의 초판본을 그때 구입했었는데(싸인을 받으려구요^^) 시간이 지나니까 싸인이 있었는지 까먹었더군요.
책장이 이렇게 젖어 뻗뻗해서 어쩌누? 하고 넘겨보다가.....작가의 싸인이.......
요즘은 기억력이 정말 좀 그렇네요.^^;;;

icaru 2023-06-16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둥번개가 칠 때 반려견 봉봉이와 무서운 밤을 함께 극복했던(?) 백수린 작가의 에세이 한 토막을 읽은 기억이 있어요. 아무래도 이 책의 한 토막이었는 모양입네당!

책읽는나무 2023-06-16 16:2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봉봉이가 그랬대요!!!
천둥번개 치던 날, 품을 파고들었대요!!
그 날이었던가? 암튼 봉봉이를 안았는데 ‘아주 오랜만에 행복한 느낌‘ 그 느낌이 책 제목이 되었더군요.
(이 에세이집을 읽고 순간 강아지 키우고 싶은 욕망이 솟아 올라 혼났었네요.ㅋㅋ)

역시 icaru님은 일찍 읽으셨군요?
기쁘네요. 고수님은 역시 다르십니다.^^
이번에 신간 소설도 한 권 사다 놓았습니다. 언제 읽을지??....
 
젊은 남자
아니 에르노 지음, 윤석헌 옮김 / 레모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을 읽고 우연히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살펴보던 중 <도시의 여름>작품을 본 순간 주인공들의 모습과 닮아보이는 착각이 일었다.
에르노의 소설 읽기.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구나.란 생각이 든다.
호퍼의 그림 속 쓸쓸한 빛처럼 마음을 이끌어 주는 소설이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3-06-08 0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8 0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8 0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8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8 08: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8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8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8 0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휴를 맞아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동하여 책장 앞을 서성여도 손에 얼른 쥐어지는 책이 없을 때가 있다. 이 책을 넘겨 보고 덮어 버리고, 저 책을 손에 쥐고 책장을 넘기고 있어도 곁눈으로 다른 책을 살피고 있으니 이럴 때는 그 어떤 책을 읽어도 집중하지 못할 것이란 나 자신을 알게 된다. 또한 하필 이럴 때 근사한 소설을 읽고 싶어 안달이 나곤 하는데 어쩌란 말이냐? 내 마음아! 금방 자포자기하게 된다.
그래서 정리하지 않아 어지러운 책장을 한없이 쳐다보기만 하는 이상스런 습관이 생겼는데 그럴 때 딸아이가 슬쩍 내 앞에서 왔다 갔다 하며 이 책 저 책 꺼내서 아무 말을 내던지며 관심을 끌곤 한다.
딸은 주로 책 표지가 예쁜 책들을 선택하며 "몽글몽글한 이야기 책을 읽고 싶지 않나요?"라고 말한다.
딸이 잡았던 몽글몽글한 표지의 소설책들은 막상 몽글몽글한 내용이 아닐 수 있다고 답해줬더니 그럼 어떤 책을 읽어야 하냐 해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로맨스는 읽을만 할 거야! 하며 권해줬다.
그랬더니 딸이 나에게 복수?하는 조건으로 김이설의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을 읽으라고 꺼내줬다. 아, 안 읽은 책은 귀신같이 찾아내는 너의 신묘한 능력이라니! 하긴, 안 읽은 책이 어디 이 한 권 뿐이겠냐만....
여튼 그렇게 회원이 단 둘인 독서클럽이 그 자리에서 결성되어 연휴동안 각자 권해준 소설을 읽기로 했다. 당연히 회장은 내가 되었다.

회장의 임무를 해야겠기에 회원 관리가 필수라, 딸의 방을 들여다 보면 분명히 <오만과 편견> 넘 재미나다고 하던 녀석은 앞의 몇 장 넘길 힘이 없어 침대에 쓰러져 있었다.
"회원님. 여기서 이렇게 주무시면 안 됩니다. 얼른 일어나셔요. 이러다가 제 시간에 책 다 못 읽어요."
피식 웃는 어린 회원은 아까 엄마도 코 골고 자는 걸 다 봤었다고 10분만 자게 자기를 내버려 달라고 했다.
아니...내가 언제 코를 골았다고?
아까 책 읽다 큰 숨소리에 내가 화들짝 놀랐었는데...그때였나?
회장의 명예와 체면을 구긴 회원은 제명해야 할 것이 분명하다. 이로써 모녀 북클럽은 이틀을 못 넘기고 해체됐다는.....ㅜㅜ

유리창을 닦는 날, 화장실을 청소하는 날, 싱크대를 정리하는 날, 찬장을 치우는 날, 베란다를 정리하고 다용도실을 치우는 날이 주어졌고, 그럼 나는 미션을 치르는 사람처럼 묵묵히 치우고 쓸고 닦고 정리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저녁으로 쓸고 물걸레질을 했고, 자기 전에 꼭 현관을 말끔히 정리해야 했다. 빨래는 겉옷과 속옷으로, 겉옷은 다시 색깔별로, 속옷과 수건은 꼭 삶았으며, 손빨래할 것들은 나오는 대로 곧 바로 빨아야 한다고 배웠다. 이불과 베개는 매일 먼지를 털어 햇빛에 말렸고, 이불은 매달, 커튼은 계절마다 빨았다.
가장 힘든 집안일은 부엌일이었다. 매일 세 끼를 차리고 치우는 일, 그 반복적인 일이 끝나지 않는 소모품으로 전락되는 기분이 들게 했다. 매 끼니 새로운 반찬과 국과 찌개를 끓이는 게 아니어도 상을 닦고 수저를 놓고 음식을 차리고, 빈 그릇을 치우고, 설거지하고, 남은 음식을 갈무리하고, 다시 다음 끼니 준비를 해놓고서야 부엌을 나올 수 있다는 것, 매일매일 거르지 못하는 일인 데다 거를 수도 없는 일의 무한반복이었다. 끔찍하게 지겹고 지긋지긋하게 지루했다.(104~105쪽)

아마도 나도 모르게 코를 골며 졸았던 부분은 이 부분이었을 것이다. 주말과 연휴를 포함한 날들은 살짝 부담감이 든다. 아침에 늦잠을 잘 수 있다는 큰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구들이 어지러이 움직이며 흐트러 놓아 정리되지 않는 물건들과 바닥에 쌓이는 먼지와 머리카락, 평일보다 더 나오는 빨래들이며, 무엇보다 차려야 하는 끼니와 주전부리 준비에 설거지 거리들.
아이들이 자랐음에도 계속 중단되지 않는 집안일들이 나는 늘 의문스럽고 지겹다. 그래도 아이들이 아기였을 때보다 훨씬 손이 덜 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라고 여기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집안일이 때론 체력적인 소모가 많은 건지? 내가 체력의 한계를 잘 느끼는 건지?(곧 만 나이를 셈한다던데 그럼 내년에도 아직 50이 안된다는 건데 몸은 늘 피곤하다니?)....암튼 이틀 전 나도 식구들 끼니 차리고 치우고 커피 마시고 앉아 책을 읽는데 집안일을 열거하는 주인공의 독백이 너무나 숨막히게 다가와 절로 육체적 피로감에 이입되어 나는 책을 읽다 코를 골며 졸았던 거였을지도 모른다.(자기 변명일 수도!)

주인공은 동생이 남편의 외도로 인한 불화와 가정 폭력을 당한 것을 목격하고 어린 두 조카와 동생을 이끌고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고, 동생의 앞날을 위하여 자신이 아이들을 키워주겠다고 자처했으며 어쩌다 보니 집안일까지 도맡아서 하게 된 장녀다.
부모님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하여 푼돈이라도 저축을 해놓으려면 일을 해야 해서 주인공을 제외한 모든 어른 식구들은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 변변한 일자리가 없었던 주인공이 온통 전전긍긍하며 식구들의 끼니를 차리고, 두 조카를 돌보는 돌봄 노동을 3년동안 해냈다.
변변한 일자리가 없었다지만 주인공은 시인이 되고 싶어한다. 시인이 되기 위해 동생이 뒷바라지 해준 돈으로 야간대학을 다니며 시 창작을 배우기도 했다. 공모전에 해년마다 투고를 하지만 당선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시인이 되기 위해 일 년동안 계속 시를 읽고, 시를 필사를 하고, 본인의 시를 짓는다.
돈벌이를 하는 게 아니니 옳은 직장이 없어 보이는 주인공에게 모든 집안일과 육아를 내맡긴채, 각자 본인들의 우울한 처지와 상황에 골몰해 있는 듯해 보인다. 정작 우울한 사람은 주인공의 상황이지만 가족이기에 언니의 희생이, 큰 딸의 노력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무심하게 못본 척 한다.
그나마 아버지의 한 마디가 가슴을 쿵 울리게 한다.
"인생은 길고, 넌 아직 피지 못한 꽃이다. 주저앉지 마. 엄마가 하란 대로 하지도 말고."(117쪽)
아버지의 위로와 걱정이 고맙기도 하지만 그뿐, 주저앉지 않고 다시 꽃을 피우려해도 힘 없고 무심한 아버지라 돌파구가 없다. 만약 엄마가 그리 생각해 주었다면 주인공은 벌떡 일어나 꽃을 피울 수 있었을까? 아무래도 그것도 답이 아니었을 것이다. 엄마라면 분명 큰 딸을 위해 집안일과 아이들의 돌봄을 자처했을 터, 주인공이 그것을 보고 차마 일어서진 못했을 것이다. 오히려 오래 전부터 지켜봐 온 주인공의 애인이 "당신의 감정과 당신의 행복이 가족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본인의 정체성을 갖기를 계속 이야기해 준다.
그래서 어쩌면 가족이란 울타리가 유일한 내 편일 수도 있겠지만, 그 유일한 내 편이 가장 끔찍하게 속을 까맣게 애태우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인해 주인공은 집을 나와 홀로서기를 시작하겠다고 말한다. 뜬금없는 선전포고로 인해 엄마는 주인공에게 악다구니를 퍼부어댔지만 두 딸에 대한 차별을 묵묵히 참고 견뎌 온 주인공이라 그 용기가 대견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가족에게 희생을 했으면 마음의 부채는 갚은 셈이란 생각이 든다. 다행히 동생이 언니의 마음을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마음이 남아 있었기에 언니는 주저앉지 않고 일어설 수 있었다.
이제 피지 못한 꽃을 피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주인공 자신일테지만 미우나 고우나 엄마와 동생이 심적 울타리가 되어줄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늘 든든하게 응원을 해주는 애인의 마음도 크게 안심이 된다.

여느 소설과 같은 듯 다른 듯한 김이설 작가의 소설이지만 결말은 늘 다행스럽단 생각이 들었던 듯하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럴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야무지게 키워냈고, 시를 읽고, 소설을 쓰는 작가였던지라 정말 강인한 체력과 정신을 무장한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겨왔던 지난 시간이 작가에겐 정말 치열했고, 아득했고, 고독했었을 시간들이었을 것이라고 가늠해보니 가볍게 치부했던 나의 미안한 감정과 뒷편의 구병모 작가의 평과 더불어 여성이자 엄마 자리에 서 있는 소설가들에 대한 숭고한 마음이 든다.
여성이자 엄마인 작가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마음이 한없이 커졌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3-06-06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06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23-06-06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김이설 작가의 소설집을 읽고 있어요. 위의 소설은 김이설 작가의 작품중 제가 특히 좋아하는 책이기도 해요.
몽글몽글한 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저도 한번 제 책장을 둘러보며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제가 가진 책 중에서는 동시집과 그림책이 아닐까 하네요. 제가 볼려고 산 그림책들이 꽤 있어요.

책읽는나무 2023-06-06 15:00   좋아요 0 | URL
신간이 나왔던데 혹시 <누구도 울지 않는 밤> 그 소설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저도 신간을 가지고 있어 저 책으로 바로 읽어볼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좋아하신다니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다른 작품들은 마음이 쓰리고 아팠던 것 같아요.
근데 결말이 어떻게 끝났던 건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몽글몽글...ㅋㅋㅋ
저도 딸아이의 주문을 듣고 책을 고르려고 하니까 막상 몽글몽글한 책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겁니다.
그나마 제 눈엔 오스틴 소설이 로맨스로 느껴졌어요. 제가 책을 사다놓기만 했었지, 제대로 읽질 않아서 책 내용이 어떤지도 모르겠는 책들도 많구요.ㅋㅋ
동시집과 그림책들이라면 그야말로 몽글몽글 하겠는데요?
그림책들은 진리 그 자체죠.
진리를 찾아 계속 그림책을 사서 읽으시는 나인 님을 존경합니다.^^

stella.K 2023-06-06 1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녀 북클럽 다시 부활시키세요.
예전에 누가 3대가 북클럽한다고 했는데 얼마나 보기 좋아요? ㅎㅎ
저는 책나무님이 그렇게 살림하신다는 줄 알고 놀랐는데 책 내용이네요.
전 그렇게 못 삽니다. 드럽거나 말거나.ㅋㅋ
가끔 엄마는 어떻게 그러고 살았을까 싶을 때가 있어요.
책나무님도 그렇고 살림하는 여자들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책읽는나무 2023-06-06 21:20   좋아요 1 | URL
회원이 말을 안 들어서 해체되었는데 다시 부활시킬까요?ㅋㅋㅋ
근데 회원이 책을 빨리 읽어야 운영이 되는 건데 도대체 오늘도 하루종일 뭘 하고 있는 건지? 아직도 책을 다 못 읽었답니다.ㅜㅜ
3대가 북클럽하기는 참 쉽지 않을텐데..대단하네요^^

저는 책의 주인공이 살림하는 만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맨날 피곤해서 머리만 갖다 대면 깜빡 잠이 들면서 코를 고는 것일까?를 고민했습니다.
저는 하루종일 느릿느릿 살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오늘도 이제 다 끝내고 세수하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아마도 책 몇 장 읽다가 또 코 골고 잘 것 같아요.ㅋㅋㅋ
저는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또는 요즘엔 투비용 보여주기 식이라 그리 살림이 야무진 편은 아닙니다.
대충.....하는 곳만 하는 사람이라 저 빼고 살림 잘하시는 분들을 대단하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한 번씩 꿀팁 좀 얻으려고 살림관련 책을 들여다 보거나, 주변에 살림 잘 하시는 지인들을 보고 흉내내 보곤 하는데 아...넘 힘들더군요.ㅜ
만나면 온갖 종류의 처음 듣는 세제 이름부터 시작해서....암튼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는 세제를 공동구매 하자고 해서 난감할 때가 많네요.ㅋㅋㅋ
그 언니들 집에 갔다 오면 울 집은 왜 그렇게나 더러운지???
살림고수 님들 보면 존경스럽긴 하죠^^

은오 2023-06-07 0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 문단 정말 공감입니다. 책장에 아직 안 읽은 책은 넘쳐나는데 막상 그중에 지금 당장 읽고 싶은 책은 없고.... 그래서 또 책을 사고.... 사고 나면 또 지금 당장은 안 읽고 싶고의 반복 ㅠㅠ 그러다가 겨우 집은 책이 재밌으면 쭉쭉 진도 빠지기도 하고!
모녀북클럽 너무 귀엽고 재밌어서 미소가 나옵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집안일은 때로가 아니라 원래!!!!! 체력적인 소모가 많은 것 아니던가요? 정말 자취 시작했을 때 놀랐습니다. 저는 화장실이 이렇게 빨리 더러워지는 공간인 줄 몰랐어요.... 나 혼자 사는데 머리카락이랑 먼지는 왜 그렇게 쌓이는 것이며, 요리도 안 하는데 싱크대에 접시랑 컵은 왜 쌓여가는 것이며!! ㅠㅠ 빨래 돌아가는 거 기다리고 널고 개는 것도 너무 귀찮고요. 하물며 자식까지 있는 집은.... 엄마....ㅠㅠ 책나무님 화이팅....!!

책읽는나무 2023-06-07 12:42   좋아요 1 | URL
공감되셨다니...다행입니다.^^
저는 저만 그런 줄...ㅋㅋㅋ
책을 왜 사는 건가? 싶기도 했거든요.
어젠 이 책을 읽고 나니 갑자기 소설이 막 땡기기 시작했네요. 북클럽 회원은 깜깜 무소식인 것 같아 그냥 버리고 저 혼자 나아가려구요.

집안일은.....ㅜㅜ
저도 결혼 전 자취했을 때가 생각나는군요. 머리카락이랑 먼지는 계속 생겨나서 정말 깜짝 놀랐었죠. 머리카락이 그렇게나 빠지는지 진짜 몰랐어요. 지금은 울집은 여자가 셋이니 하루라도 청소기 안돌리면 머리카락이 무서울 정도로 불어나는 것 같아요. 특히 화장실 쪽 머리카락은 정보라의 <저주 토끼> 소설 속 단편 하나 중 변기 속 머리카락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청소할 때마다 그 소설이 생각이 나 무섭습니다.
근데 은오 님은 깔끔하게 치우고 정리하며 사실 것 같네요. 지저분하단 생각을 한다는 것은 분명 치우고 청소해야겠다는 행동으로 곧바로 옮길 것 같아요.
집안일은...누군가의 헌신적인 시간이 없다면 집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공간이란 생각이 듭니다.
근데 은오 님도 조금 힘드시겠군요?
1인 가구지만 자잘한 집안일은 분명히 생겨날텐데 공부랑 각종 집안일을 함께 해나가는 것. 그것도 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공부에 몰입하려면...ㅜㅜ
암튼 은오 님도 파이팅입니다^^
오늘은 어제까지의 허물을 정리하고 이제 여유를 겨우 찾았네요.^^

독서괭 2023-06-07 13: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녀가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우십니다~~♥ 그래도 엄마 추천이라고 <오만과 편견>을 열심히 읽으려 애쓰는 따님이 예쁘고요! 그나저나 몽글몽글한 걸 원하는데 <오만과 편견>을 추천하시다니.. ㅋㅋㅋ 로맨스는 로맨스지만 또 고전은 고전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웃어놓고 또 그럼 몽글몽글은 뭘 추천해야 하나 생각해봐도 딱히 떠오르는 건 없지만서도 말입니당..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이 그런 내용이었군요. 책나무님 많이 공감하고 이입하셨겠어요. 끝나지 않는 집안일 정말.. 지치죠 ㅠㅠ 이번 연휴 내내 애들이 번갈아 아파서 집에서 계속 밥 먹고 설거지 하고 했더니 저도 지쳤습니다.. 전 요리도 열심히 안 하건만.. ㅠ
책나무님, 즐거운 하루 보내셔요~~

책읽는나무 2023-06-07 14:30   좋아요 0 | URL
미화된 면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실생활의 모녀는 치열합니다.ㅋㅋㅋ
몽글몽글한 소설을 찾아봐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어서....제가 최근에 읽은 것 중엔 몽글몽글하게 읽어서 추천했는데 아, 아녔나요? 아...그래서 딸이 책 읽다가 자꾸 쿨쿨 잤던 거였군요?ㅋㅋㅋ
어제 오후엔 또 조금 읽고 오더니 어젠 빙리씨랑 잘 되냐고 묻더니, 아니다. 다아시랑 잘 되냐고 물어와서 음..제대로 읽긴 하구나. 느꼈더랬죠!
넌 둘 중에 누가 맘에 드느냐고 물으니 녀석은 다아시래요. 이유는 나쁜 남자가 좀 끌린다는군요. 제대로 읽고 있는 건지??? 우리완 다르게 진짜 로맨스로 몽글몽글하게 읽고 있어서 좀 놀랐네요.ㅋㅋㅋ 저도 고전이라 문장이 좀 지겨울텐데 싶었는데 저렇게 읽어도 되나?싶을 정도로....😂😂

<우.정.필.밤>은 그런 내용이었어요.ㅜ
예전에도 단발 님 페이퍼에서도 마침 육아하실 때 엄청 공감하며 읽으셨다고 하시더군요. 지금은 단발 님. 커리어우먼 하시느라 바쁘시지만요.ㅋㅋ
아이들이 연휴 때 아파서 속상하셨겠어요. 건강해도 연휴 때 밥 차려주려면 정신 없으셨을텐데 아이들이 아프면 죽도 끓여줘야 하고, 신경 쓰이고 맘도 고단했을 것 같아요.
울집엔 큰 딸이 배 아프다고 하루 드러누워 있어서 호박죽 사다가 끓여줬었네요. 좀 크니깐 어린시절보다 낫긴해도 애들이 아픈 건 좀 그렇더군요. 엄마니까 그렇겠죠^^;;;
지금은 애들 좀 괜찮아졌나요?
건강하기만 해라! 그런 마음이 들었겠습니다.^^
전 이번 연휴 때 반찬을 생각보다 많이(?) 안했습니다. 첫날 둘째날에 포장 두 개(찜닭, 치킨) 먹고 남은 걸로 재활용 한 끼씩 더 챙겨 먹고, 짜장면 시켜 먹고 탕수육 남은 걸로 또 한 끼 더 해결했더니 연휴 내내 새 반찬 없이 잘 넘어갔네요. 대신 간식거리를 자꾸 찾아서....그거 하느라...ㅜㅜ
집안일 중 먹는 것 하나만 없어도 어떻게 신명나게 할텐데...그런 생각 많이 합니다. 안되겠죠? 먹어야 사니까요^^;;;
괭님도 연휴동안 아이들 건사하시느라 힘드셨을텐데 업무 보시면서 틈틈히 몰래 몰래 휴식 취하셔요^^

유니와책친구들 2023-06-08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녀 북클럽 이야기 넘 재미있었어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책읽는나무 2023-06-09 06:27   좋아요 1 | URL
글을 적다 보면 늘 코믹 버전?이 되는 것 같아 고쳐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유니 이모님이 드라마 같다고 해주셔서 다행입니다.
코믹 드라마가 아닌 주말에 보는 가정 드라마였음 좋겠네요.ㅋㅋㅋ
감사합니다^^
 
미각의 번역 - 요리가 주는 영감에 관하여
도리스 되리 지음, 함미라 옮김 / 샘터사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파니 핑크> 영화를 만든 감독이 쓴 음식 에세이집이다. 어려운 영화였던지라 보다가 멈추기를 반복하다 결국 포기한 영화였다. 그 감독이 쓴 책이라고 하여 살짝 긴장하고 읽었는데, 와...책은 달라도 너무 달라! 읽으면서 몇 번이나 웃었는지!! 감독이 재미나게 쓴 글은 이경미 감독 다음 두 번째인 것 같다. 그렇다고 이 책은 웃음만 있는 게 아니다. 각나라 음식 문화 체험과 비건의 이유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 생각해 볼 여지가 돋보이는 책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3-05-31 21: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요리에 진심이신 책나무님!! 영화는 어렵게 만들지만 책은 재밌게 쓰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05-31 21:04   좋아요 1 | URL
음식 에세이집 좋아라 하거든요.
근데 진짜...이 책이 딱 제 스타일이었습니다.
읽으면서 혼자 빵 터져설라무네...ㅋㅋ
아, 근데 이건 순전히 저만의 취향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반스케치 수업 - 차근차근 따라 하면 작품이 되는
김도이 지음 / 라온북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반 스케치에 대한 실력을 키우고 싶은 초보자들이 실력을 키우기 위한 그리기 습관을 들이기에 좋은 책으로 보인다. 상세한 기법 설명이 들어 있어 매일 보면서 조금씩 따라 그려 본다면 어느새 그림 실력이 늘어나 있을 것 같다.
선 긋기의 작법부터 도시의 건물, 풍경, 자동차의 그림이 실려 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3-05-28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1 19: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0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5-31 1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