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렵니까, 고품격 지성과 넘사벽 필력을 겸비한 알라딘 마을의 레이리스 앤 제르맨?
21세기 은둔형 외골수 인프제 이방인 옥구슬 감성러, 물감 인사 올립니다.
음. 오늘은 메이저 독서가들만 쓴다는 도서 추천 리스트를 마이너한 독자가 마이너한 감성으로 써보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다독가도 아니고, 독서 내공도 없어서 추천 리스트 작성 따위는 남일이라 생각하고 살았더랬죠. 남들 다 하는 연말 결산이나 분기별 베스트 뭐시기도 써볼 생각조차 한 적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전혀 일면식 없던 모 이웃분이 제 서재를 싹 훑으시더니 이젠 수시로 추천 리스트를 내놓으라지 뭡니까 글쎄. 결국 끝없는 압박에 못이겨 처음으로 쓰는 페이퍼이니까 이상해도 뭐 그런가보다 해보세욥(찡긋).
제목대로 장르소설 추천 목록인데요. 일단 국내 소설과 흔한 해외 시리즈물은 제외하고, 저조차 내용이 기억안나는 게 많아서 제가 리뷰썼던 책 중에서만 추립니다. 105% 저의 주관대로 선별한 것이니 그렇게 눈독 들이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순위의 의미는 없어요~~
1. 심플 플랜 - 스콧 스미스 ★★★★★
https://blog.aladin.co.kr/loveoctave/9829900
이 책은 항상 제 탑순위권에 머물러있어요. 추락한 비행기에서 돈다발 가방을 건진 형제의 이야깁니다. 이 돈을 어떻게 챙길까,하는 작은 고민이 뒤로 갈수록 엄청나게 확장하는데 이거 굉장히 골 때립니다. 서사도 단순하고 등장 인물도 적어서 딱히 보여줄 게 없을 것 같지만 소스를 뽑아내고 끌어가는 작가의 밀당 내공이 초 수준급이에요. 저는 아직까지 이 책을 뛰어넘은 심리 스릴러를 보지 못했습니다. 스티븐 킹이 말한대로 일단 읽으세요. 이건 저도 다시 읽어야겠어요.
2. 웨딩드레스 - 피에르 르메트르 ★★★★★
https://blog.aladin.co.kr/loveoctave/9251100
<오르부아르>로 유명한 작가죠. 저는 이 책으로 처음 만났는데요. 이것도 숨 참아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책은 한 여성의 시점으로만 진행되다, 중반부터 범인의 시점으로만 진행되는 구조로, 일명 완벽 대칭 플롯이라 불립니다. 피해자의 시점에서는 이해가 잘 안가던 상황들이 범인 시점을 읽으면서 아다리가 딱 맞아 떨어짐을 볼 때 오르는 전율이 일품이에요. 프랑스의 스릴러소설 중 유일하게 좋았습니다.
3. 얼음꽃 - 아마노 세츠코 ★★★★★
https://blog.aladin.co.kr/loveoctave/10252343
(이 책은 왜 뒷면인지?) 치정물 입니다. 남편의 내연녀를 잡으려다 계획이 틀어지자 미친듯한 메소드 연기로 상황을 빠져나가는 아내의 모습. 아 진짜 쫄깃쫄깃하고 쫀득쫀득합니다. 이 책은 제가 빌려줬던 이들마다 감탄하면서 돌려줬어요.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은 라이트해서 잘 안보는데 이 작가는 연세가 좀 있는지라 전혀 가볍지 않아요. 강추합니다.
4. 숲 - 할런 코벤 ★★★★
https://blog.aladin.co.kr/loveoctave/9467012
할런 코벤은 뭐 너무 유명하죠. 이 작가의 책을 거의 다 읽었는데, 이상하게 저는 이 책 말고는 다 그저그랬어요. 남들이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도 모르겠고요. 그러나 <숲>은 정말 끝판왕이라 불릴만 합니다. 독자들이 좋아하는 그놈의 반전이 연거퍼 펑펑 터져요. 물론 코벤이 반전의 대가로 유명하긴 한데, 다른 작품들은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반면에 이 책은 그렇지가 않았어요. 코벤이 주로 다루는 가족소재의 콜드케이스 작품입니다. 머리 식히고 싶을 때 추천드립니다.
5. 차일드44 - 톰 롭 스미스 ★★★★★
https://blog.aladin.co.kr/loveoctave/11371147
소련의 한 요원이 더러운 국가를 배신하고 쫓기는 이야기 입니다. 쫓기면서 아이들을 죽이는 연쇄살인마를 추격하는 수퍼액션 스릴러로, 빠른 전개와 쪼이는 맛이 아주 찰집니다. 또한 독재정치가 국가 전체에 미친 영향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거든요. 여하간 클래식하게 스릴있습니다. 3편까지 나와있는데 그냥 1편만 읽으셔도 됩니다.
6. 더 스토어 - 벤틀리 리틀 ★★★★
https://blog.aladin.co.kr/loveoctave/10698034
음. 이건 반응이 갈릴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되게 좋았습니다. 장르는 공포물인데, 귀신나오는 쪽 말고 디스토피아 쪽의 공포라 보심 됩니다. 작은 마을에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 마을을 장악하고 사람들을 조종하는 갑질 기업의 내용이어요. 그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마트 하나를 상대못하고 먹혀버리는지 이해가 안될 겁니다. 저는 디스토피아 장르를 되게 좋아해서 푹 빠져 읽었어요.
7. 밤의 새가 말하다 1~2 - 로버트 매캐먼 ★★★★★
https://blog.aladin.co.kr/loveoctave/10081646
미국에서는 스티븐 킹과 어깨를 맞대는 거장으로 알려져있는 작가입니다. 이 작품은 두 권 다 해서 1200p가 넘는 초 장편이지만 훌륭한 가독성과 흡인력으로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내용은 한 마을의 마녀사냥 소식을 듣고 늙은 판사와 어린 서기가 방문을 합니다. 그러다 판사의 병세가 위독해져 서기 혼자 마녀의 진실을 알아내야 하는데요. 온갖 사람들의 주장과 상황의 방해가 더해져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절대 쉽지 않습니다. 아무튼 읽어보시면 어떻게 스티븐 킹과 쌍벽인지를 실감하실 겁니다. 저는 킹보다 매캐먼이 제 취향입니다.
8. 악몽의 엘리베이터 - 기노시타 한타 ★★★
https://blog.aladin.co.kr/loveoctave/9297895
여러명이 갇힌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어나는 밀실 살인사건. 이 좁은 공간에서 다같이 있는데 어떻게 살인이 일어날까, 이런 한정된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을까, 이런 걱정 따위는 안 하셔도 됩니다. 기승전결, 작품성, 개연성, 스토리 뭐하나 빠지지 않거든요. 이 작품은 어떻게 리뷰해도 스포라서 대충 기록했었는데, 그래선지 저도 내용이 잘 생각은 안나네요. 암튼 적당히 가벼워 짧고 굵게 읽기 좋아요~
9. 우리가 묻어버린 것들 - 앨런 애스킨스 ★★★★
https://blog.aladin.co.kr/loveoctave/10197299
미스터리 스릴러 입니다. 오늘내일하는 요양원의 노인이 말하길, 자기는 절대 강간살인범이 아니래요. 거참, 세상이 다 아는데 계속 발뺌하는 게 이상했던 주인공은 30년 전 사건을 조사해봅니다. 과연 석연치 않은 구멍들이 발견되는데 이걸 뒤집고 검증할만해 보이질 않죠. 아무튼 읽어보시고 제목의 '묻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이 책, 진심 물건입니다.
10. 죽어가는 것에 대한 분노 - 베키 매스터먼 ★★★★
https://blog.aladin.co.kr/loveoctave/10573844
은퇴한 FBI 요원의 수퍼액션 스릴러 입니다. 근데 놀랍게도 할머니가 주인공이에요. 소싯적에 관리를 잘해놨는지 여전한 걸 크러쉬를 보여줍니다. 내용은 후배들이 잡은 살인마가 주인공의 유일한 미제사건의 범인이었어요. 근데 범인을 대할수록 이놈이 아니다 싶어 별도 수사를 하던 중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게 되고, 재수없게도 FBI의 의심을 사 표적이 되고 말죠. 아 그냥 미쳤어요. 액션 스릴러 좋아하면 무조건 읽으세요. 후회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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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이 추천리스트 작성이란게 굉장히 어려운 거였군요. 역시 아무나 하는게 아니었어요. 그냥 책 리뷰쓰는 게 훨씬 쉽고 빠르겠네요. 그래도 처음 써보는 거라 재미는 있었어요 하하하.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입니다. 전 그냥 늘 하던대로 해야겄으요... 부디 올해도 다들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