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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플랜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평점 :
스티븐 킹이 ‘일단 읽으라‘는 말을 남겼다면, 본좌는 ‘일단 사라‘는 말을 남겨봅니다. 돈 주고 읽기 아까운 책들이 세상천지에 널렸지만 이 작품은 정말이지 제 값을 합니다. 제목 말마따나 계획은 진짜 간단한데 이상하게 묵직한 흐름을 가집니다. 저자의 잘 구성된 선악이 독자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 같아요. 분명 양심이 불편한데도 서스펜스를 즐기게 되는 인간의 양면성이란.
개인적으로 디스토피아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가 인간의 깊은 본성과 탐심을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 책은 몇 명 되지도 않는 등장인물끼리 끊임없이 갈등과 부딪침으로써, 탐욕이 불러오는 인간의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범죄장면을 몰래 보는 듯한 긴장감과 공범이 된 듯한 긴박감이 크게 어우러져, 이들의 말로가 궁금하기보다 내 몸 속의 아드레날린이 계속 분비되길 바라게 되네요. 어쩌면 많은 범죄자들이 이런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이 작품의 디테일은 영상으로 절대 표현불가에요(이미 영화는 나왔지만). 곱씹어 볼 장면의 연속인데 음미는 커녕 느껴보려다 체할 듯 해요. 인생에는 선택을 해야 할 기회가 여러번 오는데, 택한 것에 대한 책임과 포기한 것에 대한 감수를 짊어질 수 밖에요. 암튼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