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삶은 재료와의 투쟁, 재료와의 분투의과정에 다름 아니고, 옥타비아 버틀러의 말을 빌리면 ˝혼자하는 권투(섀도 복싱)˝ 같은 것이다. 이 복싱은 우습기도하고 눈물 나기도 하고 고귀하기도 하다. ‘나는 무엇을 할 수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불확실성 속에서 난타전에 가까운 탐구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을 예술가로 규정했다. 32


예술이라는 단어를 확장시키는 데 그 누구보다 심혈을 기울인 작가 어슐러 K. 르 귄은 예술은 자아를 발산하는 행위가 아니라 세상 속에 존재하는 방법, 우아하고 힘차게 존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메리 올리버는 예술은 희망, 비전, 영혼의 말하고 싶은 욕구라고 했다. 앨리 스미스는 갖고 있는 것과 갖지 못한 것의 조합으로부터 뭔가를 만들어내는 행위라고 했다. 보르헤스는 예술은 사람의 영혼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 카뮈는 인간의 모습을 더욱 감탄스럽고 풍요롭게 만드는 것,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는 자신이 보는 모든 것들의 생명을 가장 높은 존엄성의 위치로 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타르콥스키는 예술은 삶을이해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이 모든 예술에 대한 정의는 예술을 말하면서 삶 자체에 대해 말한다.
만약 나에게 묻는다면 예술은...... 예술은 뭘까? 정말 어려운 질문이다. 예술은 뭔가를 만드는 것이고 나는 ‘삶‘을만들어가는 데 관심이 있으니 예술은 삶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예술은 사랑하는 것을 재료로 삶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면 변화없이 삶이 만들어지기는 어려우니 ‘일상생활에 깃든 변화의가능성을 찾는 것‘. 이것도 예술의 정의에 대한 대답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30-31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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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
호리 모토코 지음, 이은혜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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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실제로 누군가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 감정을 지배하는 그 싫음을 내 마음에서 내보낼 수는 있을지 모른다. 그것이 바로 싫어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일 것이다. 

살아가면서 나와 생각과 마음이 맞는 사람, 내가 원하는대로만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만 만날 수는 없다. 평소 별다른 감정이 없다가도 어느 순간 나를 짜증나게 하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무례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이런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감정소모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담고 있는 책이다.


예전에 직장 동료중에 자기 일은 다른 사람에게 다 넘기고, 자리를 자주 비우며 온갖 핑계를 대는 사람이 있었다. 심지어 금연인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몰래 화장실에서 담배까지 피우던 사람이어서 모두가 싫어했는데, 일까지 못하니 어느하나 좋은 구석이 없었다. 그래서 협업을 해야할때마다 짜증이 나고 마주치기만해도 너무 싫었는데 갈수록 그 마음이 커지니 사무실에서의 커다란 스트레스가 되어버렸다. 

그러던 어느날, 미워하는 마음으로 가득찬 내 감정소모의 스트레스를 더욱 크게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일지 모르다는 생각이 들어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면 모든 관심을 끊어보려는 노력을 했다. 어차피 상대방은 바뀔 사람이 아니니 내 마음과 생각을 바꿔 업무에 대한 것에만 관계를 맺고 일을 제대로 마칠 수 있는 관점으로만 대하기 시작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사실과 감정을 구분하고 상대방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사람을 대하는 나 자신의 생각과 반응 방식을 바꿔보라는 조언에 대해 확실한 효과를 체험했었던 그때의 경험이 떠올라 백만배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책의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것을 간단 명료하게 정리하여 나의 생각과 태도를 바꿔볼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이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하겠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 모든 것이 어렵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나의 태도, 내가 바꿀 수 있는 나의 감정,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내가 하는 말 자체도 서로의 관계성을 바꿔주게 하기도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바꾸려는 노력을 한다면 싫은 사람의 존재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나 자신이 되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싫어하는 사람의 좋은 점 찾기'같은 작업은 결코 쉽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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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서울국제도서전에 갔었고, 그 다음날 노들섬 제대로 도서전에 갔다왔다.

사고싶은 책은 많았으나 현실적인 무게감에 그냥 쓱쓱 지나치다가 저자 사인본이 있는 책은 - 작가님이 직접 오셔서 사인을 하고 가셨는데 사인본 도서가 재고로 남아있으면 속상하지 않을까? 라는 핑계에 사인본은 내 가방속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얼핏 신간도서를 본 듯 한데, 우리가 찾는 부스를 찾아가면서 살짝 길을 헤매다가 책을 들고 '곧 저자 사인회가 있습니다'라는 홍보를 하고 있는 직원과 마주쳤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사인회, 한국에 오신 저자분이 사인회를 마치고 출국할 예정이라 단 한번의 사인회라고 홍보를 하는데 마침 시간이 다 되었을뿐이고, 저자께옵서 다정한 말투로 한글이 서툴러서요...라며 열심히 한글로 사인을 해 주셨는데, 정말 내 이름이 너무 귀엽게 쓰여졌을뿐이고!


내게 '오컬트 작품'을 좋아하냐고 물어봤는데, 사실 오컬트는 좋아하지 않지만.. 그냥 장르를 가리지는 않는지라, 의미성으로 작품을 읽는 편이라고 말을 했다. - 딱히 이해를 한 눈빛은 아니었는데. 뒤돌아서고 나서야, 장화홍련의 모티브가 너무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홀리는 내용이라 기대된다고 할 걸 그랬나 싶었다. 





그리고 장바구니에 집어넣고 구매를 잊어버린 책...들이 많지만, 아무튼 제주에서 쓰여진 최진영 작가의 에세이. 쓰지않고 쌓아둔 노트가 많아 망설였지만 책과 같이 구매하면 할인, 같이 간 조카님도 노트를 탐내었기에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없는 노트때문에 에라 모르겠다하고 구입.

그랬더니 작가 사인이 담겨있는 스티커를 준다. 뭐여, 이런거는. 정말 좋잖아!

물론 책에도 사인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불행하게도 다음날 사인회가 예정되어 있단다. 그날 도서전표도 예매를 했지만 이미 볼만큼 본터라 예매취소하고 노들섬으로 가기로 했기 때문에 사인회는 패스.







천쓰홍 작가의 아홉번째 몸, 책이 출판된 것은 몰랐는데. 

정보라 작가님 사회로 북토크가 있어 조카님이 예매를 해준터라, 마침 귀신들의 땅도 읽었기에 별다른 부담감없이 갔다. 

사실 작가의 성정체성에 대해서는 그닥 관심이 없는데 다들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해서 나도 알고있는것처럼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는데, 아홉번째 몸은 작가님의 에세이라 그런지 작품의 기반이 되는 실제 체험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무엇보다 작가님이 에피소드를 말하는데 옛날 저자거리에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달해주던 전기수의 대만버전인가 싶을정도로 온몸으로, 표정으로 말을 해주어서 정말 재미있는 북토크였다. 게다가 이야기의 반전, 궁금증을 유발하는 천생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집중해서 듣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올 하반기에 또 다른 책이 출판될 예정이라는데 그때 또 오실지도. 기회가 된다면 다들 가보시길. 추천한다. 



사실 이 책은... 가판에 놓여진 책 제목 '유럽책방 문화탐구'를 보면서, 최근에 영국책방여행기를 읽었는데 영국은 책방주인이 도서를 선구매한 후 판매를 하는 형태고 이천권을 구매해 전 권을 판매한 책방이 있다더라...나중에 기회되면 영국이든 유럽이든 이렇게 책방투어를 하는 것도 좋겠다... 어쩌구저쩌구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틈새에 끼어들어 유럽책방 문화탐구를 집어들고 여지없이 작가님이 사인을 하고 가셨다...라는 말을 하니, 어쩌겠는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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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는 사람.
집 살 돈이 없지 책 살돈이 없냐.


도서전 가기 직전에 잠자냥님 글을 읽고 양말을 찾아 헤매고 실물을 영접했다. 전혀 살 생각은 없었는데, 더구나 직접보니 인쇄나 제품의 퀄리티는 2만원으로 간식을 사먹는것이 남는거 같다는 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열심히 얘기하시는 사장님때문에 .. 결국 하나 집어들었다. 그럴바엔 펭귄의 올리버트위스트 원서를 사는게 나았으려나.
조카님이, 절대 안읽을거라며, 더구나 디킨스 시대, 단어 하나에 돈을 받던 시절의 기이이이이이이일게 늘어진 글은 쉽지않아 더 못읽는다며 말려주기에 쉽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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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6-06-29 2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양말보다 유니크한 넥타이 디자인으로 어울릴 것 같아요.

chika 2026-06-29 23:07   좋아요 0 | URL
저는 가장 부담없는 손수건이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예요. 패션문외한인지라... ^^;;;

카스피 2026-06-30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서가는 집을 살 필요는 없지만 소장가는 집이 꼭 핆요하지요.남의 집에 살면서 책이 많으면 이사갈적마다 고민이 됩니다 ㅜ.ㅜ

chika 2026-06-30 14:17   좋아요 0 | URL
책 많은 집은 비용도 추가로 내야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요....고민되겠습니다;;;

근데 예전과 달리 이제 절판본도 출간되고 그러니 소장욕구가 줄어들었어요. 게다가 단독주택이다보니 근절할 수 없는 바퀴벌레가 책도 침범을 해서... ㅠㅠ
 
일본 책방 도감 이야기가 있는 디테일 도감
마사키 데쓰야 지음, 백운숙 옮김 / 윌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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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전국을 다니며 채집한 '책이 있는 공간', 일본의 책방의 구조 단면을 보여주며 그 책방만이 가진 고유의 느낌을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뭔가 건축 단면이 있어서 오히려 인테리어 디자인 북이 더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단순히 구조의 모습만이 아니라 책이 가득 담겨있는 책장과 책방 주인의 취향이 담겨있는 책의 진열까지 들여다보고 있다보면 인테리어 디자인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인터넷으로 읽고 싶은 책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실물 책을 보고 만지며 읽고 싶은 책을 구하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일 것이라는 저자의 말은 아마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다 공감하게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전자책 만권을 담아놓은 이북리더기와 실물 책 천권이 담겨있는 책장을 떠올려보면 알 것 같은 그런.


책방을 하기 위해 지어진 공간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던 공간을 책방으로 만든 곳을 보고 있으면 마법처럼 신기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공간의 탈바꿈은 어떤 용도로 사용되냐에 따라 바뀌는 것이겠지만 왠지 그것이 '책'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서점 안으로 들어가는 문조차 마법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실제로 책에서는 도감 설명을 하며 실물 사진을 같이 보여주고 있는데 입구의 문이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처럼 보이는 곳이 있어서 그 문을 열어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동네의 문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동네 산책길을 안내해주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일과 일상이 만나는 공간이 된다는 이야기는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고 동네의 사랑방처럼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축제처럼 행사가 열리기도 하고... 사실 처음 책을 훑어볼때는 다 비슷비슷한 도감 사진과 설명인 것 같았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책방주인의 감성과 취향에 따라 각자의 개성이 보이는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공간은 역시 책 읽는 사람이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책이라는 물건을 파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책이라는 감성을 파는 공간의 느낌이랄까. 

어쩌면 그래서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하는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사기 위해 책방을 찾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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