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관한 이야기 -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기술
케빈 애슈턴 지음, 김하현 옮김 / 생각의힘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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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정보는 제목과 그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반 이상은 알 수 있다고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부제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 가장 오래되고 강력한 기술'이라 되어 있다. 몇개월 전에 고고학에 대한 책을 읽으며 기록이 없는 시대의 이야기는 상상을 통해 가설을 세우고 가설을 증명할 수 있는 유적이나 유물 등이 나오면 그것을 하나의 학설로 규정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술에 대한 것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세계를 가상하고 이론을 만들어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한참 읽고 있는 도중에 인공지능의 발달이 우리의 실생활에 어느정도까지 구현되어 실행되고 있을까에 대한 뉴스를 보다가, 거리를 활보하는 로봇이 지나가는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기사에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들에 대한 경각심을 느꼈다. 불을 이용할 줄 알게 되면서 인류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기 시작하였고 식량확보에 대한 염원은 동굴벽화의 그림으로 나타났으며 주술은 미래에 예술로 바뀌어갔다. 

인쇄술의 발달이 종교개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고, 급기야 인공지능과 인간의 두뇌 싸움은 이세돌이 한번 승리를 했지만 이후로는 결코 인류가 인공지능을 상대로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인공지능 로봇을 조종하는 인간은 로봇을 통해 성추행이나 하고 있다니.


"현재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기계가 생각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인간이 생각을 할 수 있는가이다. 의미를 인식하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지금만큼 중요하고 지금만큼 위협 받은 적은 없었다."(279)


팬데믹 시기에 수많은 사람이 사망을 했는데 그 시기가 지나고 결과적인 데이터를 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사망한 사람보다 접종하지 않고 사망한 사람이 훨씬 많다고 한다. 백신접종 독려보다 더 강하게 사람들의 인식에 파고든 것은 그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전파된 잘못된 정보였고 그에 대한 오류의 수정을 페이스북은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실제로 진실 여부, 역사 왜곡에 대한 사실 등은 그들에게 큰 의미가 없는것처럼 보인다. 

그러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들이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것일까.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는 핵심을 이야기하기 전에 너무 멀리 돌아서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오히려 그 이야기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더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것을 무작정 믿는 것도, 무작정 믿지 못하는 것도 다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야기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는 인간 스스로의 생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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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 비어 있나요? - 피렌체, 사람, 그리고 나…
Tamara(김유경) 지음 / 초비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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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에서 명품 브랜드를 담당하며 치열하게 커리어를 쌓아 온 워킹우먼,이라는 설명에서 잠시 책에 대한 관심을 접을까 싶었다. 내가 살아 온 세상과는 다른 - 물론 모두가 다 자신만의 각자의 세상을 마주하지만 그와는 좀 결이 다른, 커리어를 강조하는 설명에 괜히 궁금증이 좀 사그라지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뭐, 서울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 멀리 피렌체, 거기에다가 한국사람들만이 아닌 그녀가 만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하니 슬그머니 궁금증이 올라온다. 에세이를 좋아하는 것도, 유퀴즈온더블럭과 인간극장을 좋아하는 것도 다 사람들의 다양한 삶과 세계가 담겨있어 기쁨과 슬픔을 나누기 때문인 것처럼,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면 적어도 지루하지는 않겠기에 졸린 오후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답안지를 밀려 써 시험을 망치고 차선책으로 이탈리어학과를 선택했다가 우연찮게 이탈리아를 가게 되고 - 우연찮게 라고 표현했지만 그녀의 의지가 아니었다면 이탈리아까지 갈 수 있는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 결국은 지금 피렌체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 자신의 삶과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도 쓰게 되었다. 


졸음을 깨 볼까 하고 가볍게 들었다가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어, 저자가 한국인이어서 '김치네'인걸까 싶었던 소제목의 정체도 알게 되었고, 조금 더 마음에 남는 에피소드는 어렵게 오지랖 부리며 숙소를 마련해줬더니 아주 당연한 것처럼 집주인에게 담요와 수건을 요구하는 것에 어이없어 하는 저자에게 리키부친 - 저자는 남편을 리키부친이라 지칭한다 - 이 그 사람이 요청하는 걸 선물로 주면 어떻겠냐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나 역시 순간적으로 그들의 행태(!)와 반응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수건을 요청한 한국인은 그것이 실례되는 일인 것을 전혀 몰랐다는 것을 알고 오해를 풀게 되었다는 것에 수긍이 되었다. 무례한 요청이라고 생각했지만 리키부친의 말대로 수건과 담요를, 그것도 아끼고 있던 것을 망설임없이 내어준 것으로 인해 가족 모두가 친해지게 되는 것을 보니 역시 좋은 마음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으로 이끌어주는 것 같다. 


이탈리아 여행을 할 때 느리고 답답하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어렵게 하고 손님이 엄청 밀려있는데 뜬금없이 주문받던 직원이 뒤돌아서서 잔돈을 헤아리고 있고, 로마에서 파리로 간 다음 한국행 연결편을 타야하는데 비행기 지연에 대한 안내도 없고... 그런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호들갑 떨면서 빨리빨리를 외치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조금은 여유롭고 너그러워지는 마음을 갖게 되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유모차에 탄 아이의 아이스크림을 옆에 있던 개가 홀랑 먹어버린다면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생각해본다. 확실히 피렌체 사람들처럼 환하게 웃으며 개가 귀엽다라며 인사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렇지만 산책을 하며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기분은 좋아질 것 같다. 그래서 피렌체에 가보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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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기계가 생각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인간이 생각을 할 수 있는가이다. 의미를 인식하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지금만큼 중요하고 지금만큼 위협받은 적은 없었다. 279

***
아직 실제로 로봇을 보거나 자율주행차를 본적도 없지만.
어제 뉴스를 보니 성추행하는 로봇,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라. 물론 로봇의 독단행동이 아니라 로봇을 조종하는 비인간적안 인간들의 조종이 배후에 있었더는 것이.
책을 읽다가 생각에 빠져들게한다.
의미를 인식하는 인간의 능력이 지금만큼 중요하고, 위협받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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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통해 스승 없이 홀로 공부함으로써 독립적인 사상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우리는 책으로 무언가를 독학할 때마다 튀코 브라헤의 전철을 밟고 있는 셈이다.


튀코는 깜짝 놀란다. 지난해 그는 요하네스 스타디우스 JohannesStadius의 유명한 천문학 계산이 "틀렸을 뿐만 아니라 되는대로 대충만든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열여섯 살의 나이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두 천문학자 역시 틀렸다는 사실을 또다시 발견한것이었다.
8월의 그날 밤은 튀코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도 바꾸어놓았다. 그날 이후 튀코는 관찰을 토대로 이론을 발전시키는 법을 전 세계에 보여주면서 과학 혁명을 일으켰고, 더 나은 천문학 도구를 개발했고, 별들을 발견했고, 교육용 도서를 출간해 수백 년간 교과서의형식을 규정하는 데 일조했고, 훌륭한 차세대 천문학자인 요하네스케플러 Johannes Kepler를 가르쳤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독서를 통해 스승 없이 홀로 공부함으로써 독립적인 사상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우리는 책으로 무언가를 독학할 때마다 튀코 브라헤의 전철을 밟고 있는 셈이다.
튀코의 이야기는 인쇄술이 얼마나 혁명적인 기술인지를 잘 보여준다. 세상에 책이 없었다면 그는 유명한 과학자가 아닌 변호사가되어 오래전에 잊혔을 것이다. 또한 그는 이야기에 관한 이야기의한 가지 주제인 역설을 보여준다. 그 역설이란, 대중매체는 지식을안정적이고 동질하게 만드는 동시에 역동적이고 이질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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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의 트릭 해부학 - 추리소설의 트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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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후회감이 밀려왔다. 읽은 기억이 없는 책이지만 트릭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읽고 있으려니 그 내용이 떠오르기 시작했을때부터였다. 이제는 기억이 희미해져서 장르소설을 읽을 때 트릭은 커녕 결말이 생각나지 않는 소설이 많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어렴풋한 기억은 반전의 반전을 노리는 트릭들에 대해 놀라움을 반감시키기에는 충분한 것이기때문에 해결책을 짐작하며 책을 읽는 것은 재미가 없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에도가와 란포의 트릭'에 대해 유형별로 구분을 하고 정리하여 기록해 놓은 책이다. 많은 책을 읽은 것이 아니기에 - 실제로 이 책 해설에 실려있는, 인용된 도서 목록을 보니 실제로 내가 읽은 작품은 그리 많지 않았다 - 그저 트릭에 대한 유형들을 보며 사건의 수수께끼를 해결해 나가는 팁을 얻을 수 있는 것이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트릭소설을 쓴다면 아주 도움이 되겠지만 그저 장르소설을 즐기려고 한다면 이 책은 좀 더 많은 소설을 읽은 후에 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더 크다. 


한동안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들을 가리지 않고 계속 읽었었는데, 그녀의 단편을 읽다보니 소설 속 문장의 표현속에서 교묘하게 시선을 돌리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상황들이 보이는 것 같았다.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수영을 즐기던 여인이 물속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데, 수영복에 대한 한문장으로 그 '수영복'이 살인사건의 핵심을 보여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던 작품이 있다. - 혹시 몰라 검색을 해 보니 이런 내용의 트릭을 쓴 작품이 있는데 단편이 아닌 Evil under the Sun이라는 장편이라고 한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무시하고 그냥 책에 집중해서 읽어볼까 싶었지만, 읽은 책에 대한 언급과 정확히 알고 있는 트릭의 설명이 나올 때 더 내용이 재미있게 느껴지고 읽지 않은 책은 이 책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대충 훑으며 넘기다보니 솔직히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책을 읽지 않은 것도 아니긴하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알고 있는 것은 더 잘 알게 되는 것으로, 에도가와 란포의 말처럼 트릭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내가 알지 못하는 트릭 장치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니 이 책의 재미는 조금 뒤로 미뤄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사실 오래 전 장르소설들은 그 당시에는 충격적이었을지 모르나 지금은 널리 알려진(!) 트릭들이어서 아주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체적인 유형 분류는 조금 뒤로 미뤄볼까 한다. 19세기의 작품들을 20세기의 작품들과 같이 정리한 트릭의 유형을 21세기에 읽는다는 것은 조금 시시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보면 기본에서의 변형에 다르지 않으며 뭔가 새로울 것이 없어보이지만 늘 새로운 트릭의 탄생이 있으니 지금도 여전히 에드거 앨런 포이거나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을 찾게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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