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의 영리한 마음이 말해주지 않나요?"

"내 마음이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난 불행해"

 

뜬금없이 앉아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뭘 느꼈지? 라는 생각을 해 봤다. 아무리 생각을 쥐어짜봐도 '추리소설'을 읽은 느낌은 없었다. 그러다 내가 책갈피 끼워넣어 밑줄 친 부분을 읽었다. '내 마음이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난 불행해'.... 그..런가?

사실.. 내 머리가 뭐라고 받아들이는지 도통 모르겠어서 불쌍할 뿐이다.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무지와 세밀화에 담긴 역사적인 뜻을 알지 못하는 무식함이 불쌍할 뿐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는 말이다. 조금만 더 알고 있다면 이 책은 더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책을 읽어나갈수록 절실해진 것도 처음이다.
다른 추리소설처럼 뒤끝이 궁금해 '살인자가 누구지?'라며 두 눈을 부릅뜨고 글자들을 뒤적이게 되는 책은 아니지만 조금씩 읽어나가며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추리소설은 결말을 알고나면 두번째에는 생동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곱씹어 되새김질하게 되면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띌것만 같다. 하긴 '추리소설'이라고 말은 하지만 리뷰를 끄적거리고 있는 지금도 나는 왜 이 책이 '추리소설'로 명성을 날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있으니.

이후에 생각이 어찌 바뀌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은 이렇다.
이 책을 극찬하지 못하는 건 지금 내가 갖고 있는 한계일뿐이다 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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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01-1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좀 까깝했죠, 그렇죠?^^
이 책에 나오는 중세 시대의 예술품 사진이라도 책에서 보여줬으면 훨씬 느낌이 살았을텐데...그런 생각 많이 했어요.

chika 2005-01-18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정말 저는 이거라도 보자...하면서 책 겉표지만 열심히 쳐다보곤 했답니다. ^^

책읽는나무 2005-05-05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이거라도 보자.....저도 그랬어요..ㅋㅋㅋㅋ
 

사이토우 마리토는 시집 <입국>에서

책이 무거운 이유가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책이 나무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시험을 위해 알았을 뿐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말에 밑줄을 그었다

 

나는 그 뒤 책을 읽을 때마다

나무를 떠올리는 버릇이 생겼다

나무만을 너무 생각하느라

자살한 노동자의 유서에 스며 있는 슬픔이나

비전향자의 편지에 쌓인 세월을 잊을지 모른다고

때로는 겁났지만

나무를 뽑아낼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한 그루의 나무를 기준으로 삼아

몸무게를 달고

적성검사를 하고

생활계획표를 짜고

유망 직종도 찾아보았다

그럴수록 나무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채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었다

 

내게 지금 책이 무거운 이유는

눈물조차 보이지 않고 묵묵히 뿌리박고 서 있는

그 나무 때문이다

 

맹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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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1-1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울보 2005-01-19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어려운데.......
 
하늘을 나는 교실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25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2월
구판절판


...선생님이라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굉장한 책임과 의무가 있는거야. 그렇지 않다면 학생들은 일찌감치 침대에 드러누워 녹음기를 틀어놓고 수업을 받아도 상관없지 않겠어? 아냐, 우리는 우리에게 선생님이 되어주는 한 인간이 필요한 거지 다리만 두개 달린 깡통이 필요한게 아니라고! 우리를 발전시키려 한다면 자기 스스로가 먼저 발전하는 선생님이 필요한 거란 말이야.-120쪽

너희들은 내가 용기가 없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니? 내가 겁을 내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니? 전혀 없을거야! 사실 고백하자면 난 누구보다도 겁이 많아. 하지만 난 약은편이니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지. 난 용기가 없다는 것 때문에 특별히 괴로워하진 않아. 그리고 그걸 부끄러워 하지도 않고. 그것도 내가 약기 때문이지. 누구나 결점과 약점이 있지. 다만 대개 결점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일 뿐이지.


나는 차라리 부끄러워할 줄 아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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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01-1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가 먼저 발전해야 한다는 것,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
여전히 이 책은 내게 감동을 주고 있고..어린시절에는 느끼지 못하고 생각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어른이 된 내게 더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깍두기 2005-01-17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에 건 제바스티안의 대사군요. 위에 것도...인가요?
아, 그리운 <하늘을 나는 교실>.....

chika 2005-01-18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세바스챤의 대사입니다. 그리고 저도 엄청 좋아합니다. 정말 오랫만에 읽었는데...여전히 오밤중에 눈물 흘리며 읽었어요.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랍니다.
 
LAST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4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손끝이 아려온다. 우연챦게 베어버린 손가락에 너무 많은 힘을 줬나보다. 좀 전까지 그리 심하지는 않았는데 새삼 아물던 상처를 벌어지게 해 버린 것마냥 손 끝이 아프다.


갑자기 아픔을 느끼는 상처처럼 이 책은 너무 아프다. 그냥 아파서 머리가 하얘지는 것 같다. 아무런 생각도 아무런 느낌도 가질 수 없다.
다른 나라 일 같지는 않고 우리의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 암울한 이야기들이 나의 일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것이라는 일종의 안도감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쨋거나 나는 끝까지 이 책을 다 읽었다. 그래, 이 책을 끝까지 읽는 사치를 누린 듯 하다.

언제나 절망의 끝에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절망의 한 가운데 서 있다해도 결국 그 끝은 희망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휘청거리며 흔들렸다. 세상이 이런거야?

......

하지만 그 절망의 어둠속에서도 '어쩌면..'이라는 말을 슬쩍 흘려주었기에 나는 지금 이렇게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변함없이 악순환이 되풀이 될지라도 끝까지 놓아버리지 못하는 마음을 느끼게 되었을 때 더 당혹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세상은 이런거야...

이 책에 대해 나는 뭐라 얘기 할 수가 없다.
삶이 있고, 절망이 있고, 끝없는 나락이 있고... 어쩌면 그 끝에 희망이 있을수도 있고. 그렇지, 그 끝에 희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그러기를 소망하는 이들이 세상을 끝까지 붙잡고 있으면 그리 될수도 있지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아직 세상을 모르는 것일까?

책을 읽는 동안 칼에 베인 손가락의 통증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그 통증의 기억이 타인의 아픔에 조금이라도 다가설 수 있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나는 지금 이렇게 스스로를 위안할수밖에 없다. 머리가 멍해지고 있지만 '그래도 세상은..온통 어둠만 있는 것이 아냐'라 말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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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2-20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아프셨지요. 토닥토닥. 저두 저 책 때문에 아팠습니다. 새까만 어둠같은 표지때문에 더 많이 아팠던 것 같아요...ㅠㅠ

깍두기 2004-12-2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의외로 이 책이 아무렇지도 않았어요,(아니,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건 좀 너무하고 그렇게 충격적이진 않았다는....) 매일매일 뉴스에 이 책보다 더 쇼킹한 일들이 방송되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그렇게 생각했지요.

chika 2004-12-20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감사합니다.

깍두기님/ 저..저는 그래서 뉴스를 잘 안보거든요. 충격이었어요. ㅠ.ㅠ
 
강철의 연금술사 3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4월
절판


스승님! 저희요, 아기 받는 걸 거들었어요!

바보야, 그게 거든 거 축에나 들어가냐?

우린 우왕좌왕하기만 했쟎아.

아하하!'세상만사 하고보면 쉽다더니 딱 맞네'

온가족이 힘을 합하고 엄마도 목숨을 걸어 모두의 축복속에 인간은 태어나는 거군요.

그래, 너희들도 그렇게 생명을 얻었어.

그러니 자신의 생명에 긍지를 갖도록 해라.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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