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좋은 와인과 같지. 대부분 지하실 어두운 구석에 처박혀 있지. 이따금 병을 뒤집어주어야 하고. 그러다 밝은 세상으로 가져와 사용하기 전에 살며시 먼지를 털어주어야 하지"

 

이야기의 전개를 보니, 자꾸만 책으로 읽기보다는 드라마로 보고 싶어진다. 영국에서도 제작되었고, 작년에 미국에서도 리메이크되었다고하는데. '문학'적 표현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이야기전개가 더 흥미로운 책이 아닌가 싶다. 아직 도입부분이고, 어제의 고된 하루가 오늘까지 너무 피곤하게 하고있어서 뭔가 집중이 안되니 이야기에 몰입하기가 더 쉽지 않아서 글이 재미없는 것인지도.

하지만 도입부가 지나면서 이야기의 틀이 보이기 시작하면 재미있어지겠지? 사실 우리의 현실과도 그리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어서 무엇인지 흐릿하게 보이고는 있으니까 그리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고.

 

 

 

 

 

 

 

 

 

 

 

 

 

 

 

 

 

 

 

 

 

 

 

허브를 잘 키울 수 있으면 여러종류를 키워볼텐데. 아니, 사실 허브는 햇빛을 잘 받으면 지가 알아서 크는거니까 그리 어렵지는 않을텐데. 집안에서 키우려고 하니 자꾸 죽어버리는거고, 거의 죽어가던 허브를 마당에 심었더니 창창하게 잘 자라고 있는 걸 보면. 허브,라고 하면 먼저 영국을 떠올리는 이상한 연상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얼마전에 19금남미를 읽었는데 지금 또 핫하게 떠오르고 있다는 남미여행에세이를 보니 뭔가 좀 이상한 느낌이긴 하지만, 요즘 티비에서 떠들어대고 있는 '이상하자'를 생각하면서. - 근무중에 일은 하지 않고 지금까지 거즘 한시간정도 수다를 떨다보니 나도 지금 내가 뭔 글을 쓰고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결론은 미미여사의 새로운 책. 벚꽃 관련해서는 사실 출판사보다는 미미여사에게 더 좀 그랬는데. 이번 신간은 북스피어네. 우리나라 출판사를 대상으로 얼마나 벌어들이시겠다는겐지,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어버리는건 과연 누구의 탓일까. 아니, 탓이 아닌건가? 아무튼. 이래저래 '책'을 읽는 이유가 뭔가, 싶어지게 되는 요즘일뿐이고.

 

뭔가 얘기를 하다보니, 행동은 하지 않고 말로만 뭔가를 벌이는 사람. 남보고는 전혀 업무협조를 하지 않는다고 서슬퍼렇게 욕해대면서도 정작 자기가 해야하는 일은 하지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그런 애가 권력자앞에서는 생글거리면서 모든 일을 다 할것처럼 해대고... 그 모든 걸 조금만 지켜보면 다 알겠지만 나말고 또 누가 그것을 지켜보겠냐는 것이 문제일뿐이고. 제발 그대로 본인이 당했으면 좋겠다,는 못된 마음이 생겨나는데. 뿌린대로 거두는 것은 도대체 언제쯤 가능하겠느냐는 것이지. 우리 사무실에는 그렇게 못되먹은 애가 셋. '애'라고 하기에는 나이를 처 먹어주셨는데도 하는 짓을 보면 애. 이해하고 넘겨주기에는 너무도 못되먹어서 그 꼴을 보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빨리 돈 모아서 사표를 쓰는 수밖에. 이야기가 헛도네?

 

 

 

 

 

 

 

오늘 오전에 집에 있다가 이른 점심을 챙겨먹고 나오려고 할때쯤 티비에서 백종원씨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어서 보고왔다. 김구라도 나오고 별로라는 느낌에 안보는 것이었는데, 우연히 인터넷으로 집밥 반찬을 만드는 것을 보니 꽤 유용하게 응용할 수 있으면서 쉬운 요리법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냥 틀어놓고 봤다. 요리,가 별건가 싶게 되는. 그러니까 너무 힘을 주려고 하지 말고, 괜히 양식이나 이국적인 폼나는 요리만을 요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늘상 접하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진짜 요리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나같은 요리초보자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렇게 티비보면서 밥을 먹고 나오려고보니. 또 자제하지 못하고 밥을 먹어대서 여름옷을 입으면 이제는 절대 가려지지 않는 뱃살을 어찌해야하나..싶지만. 저녁이면 또 생각없이 밥을 먹을테고. 이제는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서 먹지 않으면 기력이 딸려서 안되겠고, 먹으면 소화력도 예전같지 않아서 살이 계속 불어나가고. 그렇다면 분명 운동과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답인데, 정답이 무엇인지를 알면서도 행하지 못한다는 건 내가 바보라는 것밖에는. 아, 헛도는 얘기를 바꿔보려고 했더니 이제는 하나마나한 말을 떠들고 있는게 되어버렸네.

 

 

 

 

 

 

 

 

 

 

 

 

 

 

 

 

 

 

 

 

 

 진실은... 진실을 찾으려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그만큼 세상살이는 진실과 상관없이 욕심껏 자기의 것을 찾는 이들에게 더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굳이 뉴스를 쳐다보고 있지 않아도, 내가 일하는 곳의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알게 되는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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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 2015-06-24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우스 오브 카드..사놓고 아직 못읽었네요. 표지의 저 자세만 따라해봤다능..ㅋㅋ

chika 2015-06-24 16:10   좋아요 0 | URL
어멋! 따라해보고 싶지만 저따만한 의자가 없어서 못해보고 있다욥... ㅠㅠ

보물선 2015-06-24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보다 미드가 진리예요^^

chika 2015-06-24 16:43   좋아요 1 | URL
헉, 그런가요? 영드도 아니고 미드인가요? (사실 배우들을 보니 미드가 진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ㅠㅠㅠㅠ)
더 보고 싶어지네요! 흑.
 

바보같이 눈물이 난다. 난 예전에 코끼리였을까?

그냥 좋다고 웃고 떠들며 박수를 치지는 못하겠다. 그렇다고 어르신들 다 들어오고 어머니가 계신데 난 이런 학대쇼 못본다고 나갈 용기도 없네. 가까이 온 녀석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있으려니 뚝 잘린 상아를 코로 쓰다듬는다. 아픈상처라고 말하려는거였나.

아, 불편하다. 밥먹고난후의식곤증에더하여불편함이얹혀지니무겁다. 무겁고무겁다.신경숙이란사람이앞으로도계속글을쓸것이며자신은잘못한것이없다고하는것은그중나를제일무겁게가라앉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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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5-06-23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이전에도 동물쇼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만.
이젠 정말 못보겠더라구요. ㅠ..ㅠ

chika 2015-06-24 13:11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십여년전에 방콕에서 코끼리를 타 본 것 말고 본 기억이 없는데... 정말 보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그곳에 있던 꼬맹이들과 할머니들이 너무 좋아해서, 바나나를 계속 주고 천원짜리 지폐도 막 코에 쥐어주고... 신이 나서 좋다고 외치는데, 눈에 보이는 모습을 신기하다고 박수치며 보는 그 순수함에 또 마음이 아프고..그렇네요.
 

 

[샌프란시스코 YMCA에 바치는 경의]

 

옛날 옛적 샌프란시스코에 인생의 세련된 것, 특히 시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멋진 운문을 좋아했다.

그가 자기 취미에 몰입해서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직장을 갖고 일할 필요가 없었기때문이었는데, 이는 1920년대에 그의 할아버지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상당한 흑자를 내고 있는 사립 정신병원에 투자한 것이 크게 성공해서 그가 상당한 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흑자를 내고 있는 그 병원은 타자나 외곽의 샌 페르난도 밸리에 있었다. 그곳은 정신병원처럼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온통 장미꽃으로 둘러싸여 있었기때문이다.

매달 1일과 15일이면 병원에서 수표가 왔는데, 우체국이 쉬는 날에도 왔다. 그는 퍼시픽 하이츠에 멋진 집을 갖고 있었고, 바깥에 나가 더 많은 시를 사 오곤 했다. 물론 시인을 개인적으로 만나는 일은 없었다. 그건 그에게 너무 과한 일이었다.

어느 날 그는 단지 시를 읽고 축음기로 시인의 낭송을 듣는 것만으로는 자신의 시 사랑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고 느꼈다. 그는 집의 배관을 갖고 나가서 시로 교체하겠다고 결심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는 수돗물을 잠그고 수도관을 갖고 나가서 시인 존 던으로 교체했다. 수도관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또 욕조를 들어내고 대신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들여놓았다.

그는 부엌 싱크대를 들어내고 에밀리 디킨슨을 들여놓았다. 싱크대는 놀라서 그를 노려볼 뿐이었다. 그는 화장실의 세면대를 들어내고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를 들여놓았다. 화장실 욕조는 물이 단수되었음에도 눈물을 흘렸다.

그는 온수 히터를 들어내고 마이클 맥클류의 시를 들여놓았다. 온수 히터기는 미치기 일보직전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화장실 변기를 들어내고 이름 없는 시인들을 들여놓았다. 변기는 이 나라를 떠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그는 자기가 해놓은 놀랄만한 작업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기로 했다. 그가 해놓은 일에 비하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항해한 것은 하찮은 것이었다. 그는 다시 물을 틀고 자신의 비전이 현실화된 것을 관찰했다. 그는 행복했다.

"목욕을 해야지" 그는 자신의 성취를 축하하기 위해 말했다. 그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에서 목욕하려고 마이클 맥클류를 데우려 했다. 그런데 실제로 일어난 일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그럼 설거지나 하지, 뭐" 그는 말했다. 그는 <나는 발효되지 않은 술을 맛보았다>에다 접시를 넣고 씻으려고 했는데, 그 술과 싱크대가 사뭇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점점 절망에 빠졌다.

그는 화장실 변기를 사용하려 했지만 이름 없는 시인들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그가 변기에 앉아 일을 보려 하자, 시인들은 자신들의 경력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중 한 시인은 순회 서커스에서 본 펭귄에 대한 소네트를 197개나 썼다. 그 시인은 퓰리처상을 받을 수 있다고 느꼈다.

별안간 남자는 시가 배관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말하는 환한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그는 즉시 시를 들어내고 수도관을 들여놓은 다음, 싱크대와 욕조와 온수 히터와 변기도 다시 들여놓기로 결심했다.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군" 그가 말했다. "배관을 다시 들여야겠어. 시를 들어내고" 실패의 환한 빛에 그가 벌거벗고 선 것은 당연했다.

그러자 그는 전보다 더한 문제에 봉착했다. 시는 나가려 하지 않았다. 시는 전에 배관이 차지했던 자리를 차지하기를 즐겼다.

"난 멋진 부엌 싱크대 같아" 에밀리 디킨슨의 시가 말했다.

"우린 훌륭한 변기 같고" 이름 없는 시인들이 말했다.

"난 완벽한 온수 히터야" 마이클 맥클류의 시가 말했다.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는 화장실에서 새로운 수도꼭지, 고통을 넘어서는 수도꼭지를 노래했고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그저 미소 짓기만 했다.

"너희는 멋지기는 하지만....." 남자가 말했다. "난 이 집에 진짜 배관을 원해. 내가 '진짜'라는 말을 강조하는 것 봤지? 진짜가 필요해! 시로는 안 돼. 현실을 직시해"

하지만 시는 떠나기를 거부했다. "우린 여기 있을 거야!"

그는 경찰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시는 변함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우리를 가두어봐, 이 무식한 놈아!"

"소방서를 부를 거야!"

"책을 태우는 놈아!"

그는 시와 싸우기 시작했다. 그가 누군가와 싸운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의 코를 발로 찼다.

마이클 맥클류와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의 시는 뚜벅뚜벅 걸어와서, 영어와 러시아어로 "그런 식으로는 안 되지"라고 말하면서 그 남자를 계단 아래로 던져버렸다. 그래서 그 남자는 포기했다.

그건 2년 전의 이야기였다. 그 남자는 지금 샌프란시스코의 YMCA에서 살고 있는데, 거기를 좋아했다. 그는 그 누구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화장실에서 보냈다. 그 남자는 밤이면 화장실에 가서 불을 끈 채 혼자 중얼거리곤 했다.

 

 

 

 

 

=============================== 너무 졸려서, 글을 읽다가 맘에 드는 내용이라는 생각에, 잠도 깰 겸 필사도 할 겸 겸겸겸... 타이핑을 했는데. 글을 한 번 읽고. 다시 옮겨 쓰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나는 치매일거야, 라는 생각이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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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생태계 속 약한생물들의 생존전략을 자연과학적 시각에서 살펴본 다음 그들의 전략을 인간의 삶과 연결시킨 책이다. 인간 역시 자연 속의 일부임을, 나아가 약자란 그저 '약한 자'가 아니라 '변화하는 자'임을 자각하게 해 준다.

........ 변화하는 자, 변화시키는 자.

일련의 사태... 사태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아무튼 지난 주에는 세상이 뒤집어질 것 같은 사건과 그에 대한 이야기로 세상이 흉흉해보이더니 오늘은. 역시 월요병을 넘기기 힘들어서 그런 것인지 - 그것보다는 내가 지금 무기력하게 추르륵 맥이 빠져있어서 온 세상이 아무일도 없었던 듯 조용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세상이 여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만, 가끔 그런 모습에 무서움을 느낄 때가 있다.

점심을 먹고 혼자 앉아있다가 갑자기 심장박동이 거세어지기 시작하면, 이 불안증은 혹시 사람들이 흔히 떠들어대곤 하는 공황장애가 아닐까 의심해보기도 하고,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하면 내 몸에 뭔가 이상이 있는 건 아닌가 불안해하고. 그러다가 주위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평소처럼 떠들어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무기력함을 떨칠수가 없어.

그런데 정말 '그토록 아름다운 약자들'인걸까.

 

 

 

 

 

 

 

 

 

이 뜬금없는 연상작용은 '미스테리아'에서 출발하여 결국 십이국기, 마성의 아이까지 연결이 되었다.

무려 백장이나 준다는 엽서에 혹하여 서둘러 장바구니에 집어넣다가, 알라딘에는 이미 품절이 되었다고 하니 다른 서점을 기웃거려보다가 구매의욕이 슬그머니 사라져버렸다. 한 권을 구입하려니, 마일리지가 딱 그만큼인 곳에서는 배송비가 있어버리고 다른 서점을 기웃거려보니 구입해야 할 다른 책들이 생각나서 또 습관처럼 오만원짜리 장바구니를 채우다가 문득.

내게 엽서 백장이 있다한들 그걸 언제 어디에 어떻게 쓸건데? 라는 생각이 스치며 장바구니 포장을 멈춰버렸다. 정말 좀 더 많은 책을 정리하기전까지는 왠만한 도서구매는 안하련다,라는 결심을 쉽게 무너뜨리고 싶지는 않다. 사실 책을 쌓아둘 곳이야 만들면 생기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소유욕을 불태우고나면 나중에 그것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완전한 욕심을 버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많은 것을 줄여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미 내가 살아 온 날들을 되돌아보기 시작하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잘 되지는 않지만.

 

몇십년 전 4.3을 이야기하면 죽임을 당했고, 광주를 이야기하면 빨갱이가 되었다. 민주와 자유를 외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했고 이데올로기에 갇힌 생활자들은 어부에서 어느날 갑자가 간첩이 되기도 하고 나도 모르는새 사찰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남았고, 이렇게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문득.

십여년전에도 똑같은 이야기가 언급이 되었었고, 지금 역시 조금 길게 가기는 했지만 십여년전과 똑같이 바뀌는 것 없이 그냥 지나가버리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일기장에는 그 이야기가 남아있을 것이고, 십년전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고 개인의 일기는 또 역사가 될지도.

 

 

 

 

 

 

 

 

 

 

그렇다면,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그건 심히 의심스러운 일이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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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프 밀리언셀러 클럽 139
데이비드 발다치 엮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페이스 오프,라는 제목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영화였다. 서로의 얼굴을 뒤바꾸어 신분을 바꾸고 위장하여 사건의 중심에서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며 달려나가던 영화. 이 책은 그 영화와는 연관이 없지만, 이 책의 기획 자체로는 그 대단함을 부인할 수 없는, 정말 누군가의 말대로 두번다시 탄생하기 쉽지 않은 그런 엄청난 책이다.

영미 추리 스릴러를 대표하는 22인의 스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 속 인물인 형사(탐정)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구성하는데, 단독작품이 아니라 등장인물을 콜라보처럼 구성하여 두명의 작가가 한 작품을 완성시켜나가는 방식이다. 스타 작가들의 작품 속 스타들이, 혼자서도 충분히 사건 해결을 해 나갈 수 있는데 콜라보를 이룬다니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싶어진다.

그러니까 처음 생각했을 때는 솔직히 마블코믹스의 어벤져스를 떠올렸는데, 그들은 하나의 팀을 이뤄 한가지 이야기를 끌어나가지만 [페이스 오프]에는 전혀 연결이 될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이 교차점을 찾아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스릴러, 추리 소설을 많이 읽어봤다고는 하지만 이 책에 실려있는 모든 작가들의 작품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내게는 각각의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두명의 작가가 어떻게 작품을 구상하고 접점을 찾으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해설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히 제프리 디버와 존 샌드포드의 이야기는 더 놀라웠다. 제프가 범죄 현장과 과학 수사에 기반을 둔 부분을 쓰고, 존이 위장 근무와 거리에서 하는 수사를 맡아 썼다고 하는 '라임과 프레이'의 이야기는 순서대로 - 그러니까 한명이 이야기를 쓰면 뒤를 이어 다른 한명이 쓰고 하는 교차방식이 아니라 두 사람이 동시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전혀 위화감 없이 하나의 이야기가 물 흐르듯 탄생하였고 복선과 반전이 교묘하게 숨어 있어 글을 읽는 재미를 충분히 느끼게 하고 있다.

이런 스릴러 추리 소설의 향연을 그 누가 마다할 수 있겠는가, 싶다.

사실 어떤 측면에서는 단편이 아니라 장편이어야만 진짜 작품의 참맛을 느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적어도 홈즈와 왓슨같은 콤비의 활약이 아니라 홈즈와 뤼팽의 콤비가 등장하는 이야기라면 그 둘 모두를 데리고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 듯 하다. 한명으로도 충분한데 넘쳐나는 위인이 있다면 그 역할도 줄어들수밖에 없고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보이기도 쉽지 않은 것도 당연하지 않겠는가.

어쩌면 그래서 몇 이야기는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당신의 능력으로는 더 많은 것을, 더한 놀라움을 보여줄 수 있지 않나요? 라는 마음이 드는.

나는 개인저으로 '지옥의 밤' 같은 본격 스릴러나 '정차'같은 액션이 넘쳐나는 작품보다는 '야간비행'같은 작품이 더 좋다. 물론 '웃는 부처'나 '팬더를 찾아서' 그리고... 다른 작품들 역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페이스 오프에 참여한 작가들이나 그들의 작품들을 모른다고 해서 이 이야기들이 흥미롭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그들을 안다면 오히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또 어쩌면 그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뭔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페이스 오프]에 담겨있는 단편들의 의미와 그 상징성을 생각해본다면 그 아쉬움을 넘어서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가오는 여름에 스릴러를 읽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페이스 오프]이기도 하고, 마블 코믹스의 어벤져스와도 같은 스릴러의 드림팀을 만나고 싶은 마니아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사실 약간의 아쉬움은 어쩌면 이후에 더 기나긴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되기도 하니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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