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으로 가득하지만 때로는 진지한 책. 술렁술렁 페이지가 넘어가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잠시 멈추게 되는 책. 글과 글 사이에 재미난 카툰이 들어 있어서 키득키득 웃을 수 있는 책. 다 읽고 나면 인생이 즐거워지는 책. 긍정이 온몸에 녹아들어서 아무리 괴로운 일이 닥쳐도 어쩔 수 없이,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뭐라도 되겠지', 끄덕끄덕, 삶을 낙관하게 되는 책"을 쓰고 싶었다는 김중혁.

========= 뭐라도 되겠지... 끄덕끄덕일수없는건내가너무부정적인삶을살아서그런건가?그저낙관하고만살수없다는생각은시간이흐를수록점점더초라하게변해가는나자신을마주하기힘들어서일지도모르겠어. 근데 뭐라도 되어야하는걸까? 그냥 이대로 살아가면 큰일나나? 

 

 

아침부터 침체. 책은 안사기로 했는데, 또 신간도서를 뒤적거리고 있다. 미친놈. 

 

우리는 그림 앞에 서면,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 화가가 몇 번의 붓질로 축약한 수천의 상념이 가진 의미에 목말라 한다. 김혜리는 인터-뷰의 당연한 준비과정을 우리 대신 기꺼이 해준다. 한 점의 그림이 가진 이야기 조각들을 더듬어 찾아온다. 그러곤 화가의 취향, 배경, 생각, 의미, 드라마, 빛과 색 사이를 고르며 마치 거미처럼 가느다란 씨줄과 날줄을 몇 가닥 뽑아내 마음의 풍경을 직조해낸다.

얼굴 없는 니케 상부터 인물의 감정과 피로가 팔뚝 아래 핏줄처럼 선명하게 비치는 루치안 프로이트의 그림까지 김혜리가 주목하는 그림엔 어쩔 수 없이 고독하고 공허한 틈이 많이 엿보인다. 그녀는 풍경화건 인물화건 그 안에서 어떤 '마인드스케이프' 즉 심상을 한 움큼 잡아내, 책 밖으로 손을 펼치며 공감을 구하는 눈빛을 보내온다. 

 

  

 

그곳이 어디든, 한달동안의 휴가,라는 것만으로도. 

 

 

 

 

 

 

 

 

 

 

 

열두시간 버스표를 끊고 밥먹고, 차마시며 보낸 시간을 빼면 겨우 두어시간을 구경했을까말까한 베네치아의 추억은... 별로 없어. 일본애들이 처 있어주시고... 가난한 여행자로 들어가 부지런히 발품팔면서 구경하고 싶...은 곳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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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완역본이 나와부렀다. 번역자는 김석희.
어릴 때 암호문같았던 '포워드'라는 단어를 비밀처럼 익혔었는데 중학생이 되어 그 말뜻을 깨닫고는 그때야 비로소 영국과 프랑스의 간극을 느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 아련한 기억처럼 삼총사는 내게 특별함을 느끼게 하는 것. 

며칠동안 강철의 연금술사에 빠져있다보니, '인간'에 대한 생각들이 많아지고 있다. 에드워드와 알폰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 너무 빨리 읽어버리느라 제대로 소화를 못시킨감도 없잖아 있지만.  

아무튼 요즘은 책을 많이 줄이고 있어서 읽고 싶은 책을 하나 둘 책장에서 골라가며 꺼내는 재미가 있다. 이제 다시 조금씩 나 자신의 독서속도를 맞춰나가고 있는건가? 아무튼.  

 

 

  

 

 

  

당분간 책에 눈돌리지 않겠다,라고 생각했지만 자꾸 새로운 책을 뒤적거리게 된다. 미칠 것 같다. 이미 오래전에 나온 책도 자꾸만 눈에 밟히고, 고전읽기도 시도를 해보려고 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내가 책을 많이 읽었구나,라는 생각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읽은 책이 하나도 없구나 싶은 생각이 더 드니 이 어찌 미치지 않을노릇인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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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 23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10월
구판절판


호문클루스에게서 태어난 일곱자식, 오만, 색욕, 탐욕, 폭식, 질투, 나태, 분노...그 중에서 엔비가 이야기 한다. 인간들의 어리석음에 대해.

"너희들 인간도 남의 불행이나 어리석은 자가 남의 말에 놀아나는 걸 보고 즐거워하지 않아? 그러니까 전쟁이 끊이지 않는 거잖아?"

이슈발에서 전쟁을 유발시킨 총기 사건은 엔비가 일으킨 것이었지만 표면적으로는 국가연금술사들이 이슈발을 섬멸한 것이 되었다. 가족과 민족, 나라를 잃은 이슈발의 스카는 복수에 전념하게 되면서 수많은 연금술사를 죽이게 되며 그래서 그는 한때 복수에 미쳤던 자로서 머스탱 대령이 그의 친구 휴즈를 죽인 엔비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고 있다는 내용이다.

철저한 복수와 증오만 남아있는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것도 인간이고, 옳지 않은 것을 용서할수는 없지만 살아있는 생명체에 대한 용서와 화해, 공존이 가능한 것도 인간이다.

그러한 인간을 질투하는 엔비의 모습에서 더욱더 인간의 위대함을 보게 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엔비, 인간을 질투하는구나.

너희들 호문쿨루스보다 훨씬 약한 존재인데도,
아무리 얻어 맞아도,
주저 앉아도,
길을 잘못 들어도,
쓰러질 것 같아도,
허세일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때마다 맞서고, 주위에서 일으켜 세워주지.

그런 인간이, 너는 부러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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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dept=115&art_id=201109271648101 

 

강정마을의 싸움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가, 는 날마다 하는 기도문을 통해 새삼 되새기게 된다. 교구에서 해군기지 반대를 위해 평화의 기도문을 만들고 기도를 시작한 것이 2007년 10월. 이미 싸움이 시작되고 난 후 기도문 작성이 되고 시작되었으니 최소 4년 반 이상의 시간이 지난셈이다.  

그냥 문득, 묻고 싶어진다.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생겨나고 미사일방어선의 최전선이 되고 아시아의 병참기지화가 되고, 우리군은 미국의 개가 되고. 결국 전쟁이 터지게 되더라도 한반도 본토가 아니라 까짓 제주도 하나 날리면 된다,라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국민이 있을까. 

일본의 오키나와를 날려버린다 해도 내 마음은 터져버릴지 모르겠는데 그게 제주도가 될 가능성을 갖고 화약고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건. 하느님은 왜 침묵하고 계신가,라고 대들고 싶지만. 결국 움직이지 않은건 나 자신이고, 욕심을 부리고 있는건 인간들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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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다미아노성당의 제대. 
이렇게 완벽하게 아무도 없는 공간에 있었다는 우연을 사진에 대한 필연으로 착각하고 과감히. 물론 다미아노의 십자가 원본은 다른곳에 있다. ㅡㅡ;

  

베네치아 산 마르코 성당 내부. 입구에 사진찍지 말라는 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들 대놓고 사진촬영을 하길래 나도... 그냥.... 플래시없이. 괜찮지 않았을까?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천지창조도 몰래 찍긴 하드만. 이건 변명이 될 수 있는 말이 아니잖아. 아무튼 뭐.

  

산마르코 성당에서 알 수 있는 성경말씀의 프레스코화를 몇 장 찍었는데, 밖으로 나오는 마지막에 이 그림이 보였다.
크리스토 폴.
사실 피렌체 세례당의 청동문, 일명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에 조각된 성경의 열가지 장면도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면서 막 헷갈려했다. 성경을 읽은지...몇년인지 헤아리지말자. ㅉ

  

도촬의 절정은 성모영보.  

눈물을 머금고 우피치를 포기하고 대신 산마르코 수도원 미술관에 가서 당시 도미니꼬 수사들을 위해 그렸다는 안젤리코의 그림들을 봤다.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는 벽면에 그려져 있는 성모영보.  

계단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구도안에 다 들어오겠다는 말에 아무 생각없이 진짜 몇계단 더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찰.칵.하는 소리가 나면서 동시에 저쪽에서 누군가 노! 포토! 라고 외친다. 쳐다봤더니 책상 하나 놓고 책을 읽던 관리자가 사진찍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외쳤던 거. 아, 민망했다. 사진마저 못 찍었다면 더 민망하고 맘이 안좋았으리라. 아무튼 사진이 그닥 잘 나오지는 않았.... 

각각의 독방에, 기거하는 수사들이 원하는 성경의 장면을 그려넣은 걸 다 살펴봤는데,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리고 조금 더 가까이 가서 보면 지금도 핏방울이 튀는 듯한 느낌. 십자가의 고통이 좀 더 많은 것 같았고.
비유와 상징. 그것도 성경을 제대로 알아야 한눈에 확 들어오는건데. 좀 아쉽기도 했지만.

 

이 사진은 도촬과 관계없음. 피렌체 산마르코 수도원 중정. 

아, 세시. 졸려 죽을 지경이다. 미친듯이 잠을 깨려해도... 쉽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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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9-26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견물생심이라고 유혹이 눈앞에 펼쳐졌으니~ 참, 고달픈 도촬이네요^^; 민망하게 노!포토!라니~

chika 2011-09-27 00:13   좋아요 1 | URL
사진을 별로 안찍었는데, 특히 그림같은 경우 사진으로 찍어봐야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찾는 것보다 더 못하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괜히 찍어줘야만 할 것 같은....ㅠ.ㅠ
수도원을 한바퀴 돌고나서 다시 성모영보 앞에 가서 벽이 뚫어져라 세세하게 쳐다보고 멀리서 쳐다보고 .. 뭐 그러다 왔어요. (근데 저 말고 사진찍다 걸리는 사람들이 종종종 있더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