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알사탕은 히가시노 게이고. 그리고 이벤트중인 장르소설 보틀넥의 알사탕도 오백개.

아, 그런데 한여름의 방정식은 또 알사탕이 삼백개 더.

두 권 구입하는데 알사탕은 우연찮게도 천삼백개. 그러면 육천오백원 적립.

한여름밤의 방정식은 멤버십 적립금 천원. 보틀넥은 출판사 이벤트 적립금 천원.

그리고 장르소설 이벤트로 해당 도서 두 권 이상 구입시 적립금 이천원.

여기서... 선착순에 짤렸다고 적립금을 안주는 건 아니겠지? 그리고 이벤트에 다른 조건항목이 안보이니 해당 사항이 없다고 빼는 것도 없을테고. 이 적립금 다 주는지 지켜볼꺼야. ㅡ,.ㅡ

사실 두 권 다 지금 당장 사야 할 이유는 없었는데. 게다가 보틀넥에도 알사탕이 있다는 건 몰랐는데. 자꾸 이렇게 사탕을 물려주면 어쩔까.. 하던 책도 구매하게 되어버린다.

 

어쨌든지간에. 이런 거 다 계산해보고 정리해보지 않았는데, 요즘 알라딘이 하수상해 그냥 넘기면 안될것같아.

 

그러니까 지금도.

 

방금 책 한박스를 주문하고 그 뭐냐.. 행운의 램프인지 뭔지 응모했는데 백만년만에 당첨이 되어 적립금 오백원을 받았다.

그.런.데.

주문확인 겸 해서 나의계정을 보다가 그 적립금 오백원의 유효기간이 일주일이라는 걸 알게됐어. 당첨이 되어 본 기억도 가물거리는데, 그 유효기간이 일주일인건 어찌 알겠나. 행운의 램프가 행운을 가져다 준 적도 없지만 = 게다가 응모하는게 귀찮아서 나중에 한꺼번에 해볼까 하고 그냥 뒀더니 차곡차곡 쌓여있던 응모권마저 사라져버리던데. 생각해보니 응모권도 유효기간이 있는거였나? 그런 안내문은 보지 못했는데.

아무튼. 그렇게 사라져가는거였구나, 싶다.

 

아, 그러고보니 한가지 더.

나 이 새벽에 책도 안읽고 컴 켜놓고 책 주문하고 있어. 근데 그게 뭐 대순가? 싶지만.

좀 전에 주문한 책박스는 내가 받아서 또 저 먼데로 보내줘야 하는 책이어서, 원래 한권 더 구입해야하지만 그건 출고예정이 무려 20일, 그럴경우 배송되는 건 다음주가 된다는 뜻이어서 과감히 주문장에서 빼버리기로.

이렇게 했는데 책이 늦게 오면. 왠지 막 화가날 것 같아.

 

새벽에 책 주문하면서 뭔 말이 이렇게도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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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3-18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운의 램프, 꾸준히 하면 당선되기도 하는군요. 의심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출고예정이 20일이나 되는 책도 있고. 20일 걸리는 과정이란 어떤 과정일까 궁금해집니다 ^^

chika 2014-03-18 09:17   좋아요 0 | URL
ㅎㅎ 제 기억으로는 행운의 램프라는 것이 처음 생기고 한번 당첨되어봤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당첨된 기억이 없어서 저도 안되는거라고 생각하고 응모권을 사용할 생각도 안하기 시작했는데, 새벽이라 그런지 그냥 마구 클릭해보고 싶더라고요. ㅎ 근데 사용기한이 일주일이라니. ;;

아, 근데 출고예정이 20일 걸리는게 아니라 20일에 출고될 예정인 책이예요. ^^;; '예정'인데다 목요일 확실히 출고된다고 해도 주말이 껴서 다음 주로 넘어가버리거든요. ㅠㅠ

재는재로 2014-03-18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운의 램프 저도 e-book북당첨된적이 있는데 그것도 15번 정도 연달아하니 그제야 한번 당첨됬는데 이제는 하루 5번밖에 되지 않으니 당첨되기 더어려워진 내가 꼭 한여름의 방정식,보틀넷 둘다 사고 나서 알사탕이 된다는점이 운이 없는것 같네요 꼭 사고나서 며칠 않있어 알사탕이나 적립금 행사를 하니 이거뭐

chika 2014-03-18 13:53   좋아요 0 | URL
아마 다들 그런 경험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전 심지어 책 주문하고 받지도 못했는데, 다음 날 알사탕이 생겨서 괜히 더 그랬어요. 알사탕에 당일배송이면 더 빨리 받는거잖아요 ㅡ,.ㅡ
 
고래가 보고 싶거든 - 간절히 기다리는 이에게만 들리는 대답
줄리 폴리아노 글, 에린 E. 스테드 그림,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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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뛰어 놀았던 기억은 없지만 그래도 바다를 가까이 했던 기억은 있습니다. 출렁거리는 구름다리 위에서 다리 밑으로 흐르는 물을 보면서 무서워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바다가 보고 싶은 날이면, 시내버스 차비만 달랑 들고 버스에 올라 타 두어시간이면 드넓은 바다를 두 눈에 담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그런 곳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바다는 내 이웃동네였고 내가 평소 자주 만날 수 있는 가까운 물고기들이 사는 곳이었을뿐, 고래는 저어멀리 큰 배를 타고 나가야만 볼 수 있는 희귀한 생명체였습니다. 언젠가 오래전에 커다란 배를 타고 여행을 하게 되었을 때, 그곳의 넓은 바다에서는 고래를 볼 수도 있을거라는 얘기에 어린 조카와 함께 설레이는 마음으로 고래를 기다렸던 적이 있습니다. 고래를 만나는 시간을 기다리며 고래 그림을 그리고 고래에게 건넬 인삿말도 생각하면서 마음 설레이며 기다렸지만 결국 그 날 고래는 우리에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 멀리 푸르게 펼쳐진 바다에서 고래를 만나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라 생각하게 되었고 더 이상 고래를 기다리는 날은 없었습니다. 어느덧 고래는 바다가 아닌 수족관에 사는 애완동물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

그런데 그렇게 바다에 사는 고래에 대한 그리움이 사라져 버린 어느 날, 여전히 나의 눈은 바다를 향하고 있었지만 이미 고래를 기다리는 마음은 사라져가고 있던 그 날 나는 드.디.어 고래를 만났습니다. 물론 나는 그저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지만 함께 있던 조카는 고래를 발견하고 흥분하여 내게도 다급히 외쳤습니다. '고래예요!'

아주 오래 전 함께 고래를 기다리던 어린 조카는 나이를 먹어서도 고래를 기다리는 일을 잊지 않았나봅니다. 조카 덕분에 나는 제주도의 바람코지인 섭지코지에서 맘껏 뛰놀고 있던 돌고래 가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꿈인듯 어렴풋이 스쳐지나고 있지만 물살을 가르던 돌고래 가족의 자유롭고 평화롭던 그 느낌은 잊을수가 없습니다.

 

고래가 보고 싶거든,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거, 라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칠 수밖에 없습니다. 고래가 보고 싶거든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에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고래가 보고 싶거든 밝게 빛나는 태양에게도, 어여쁜 장미꽃에도 달콤한 향기에도, 꼬물거리는 초록벌레와 펠리컨에게도 눈길을 빼앗겨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고래가 보고 싶다면 창문과 바다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간도 있어야하지요. 바라보고 기다리고 '저게 고래가 아닐까?' 생각할 시간. 저 새구름은 고래가 아니라는 걸 깨달을 시간.

고래가 보고 싶다면, 너른 세상에서 자유로운 고래와 마주하고 싶다면.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우리는...고래를 만날 수 있는걸까요?

 

[고래가 보고 싶거든]은 짧은 그림동화입니다. 어렵지 않게 한번 쓰윽 읽고 '좋구나' 할 수 있는 그림동화입니다. 그리고 그림을 보기 위해 한 번 더 책장을 넘깁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방금 읽었는데 또 다른 느낌이 들어, 라는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자꾸만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좀 전에도 읽은 문장인데, 방금 쳐다본 그림인데 참 이상합니다. 이 짧은 그림동화는 자꾸만 책장을 다시 넘겨보게 만들고 새로운 느낌을 갖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는 듯 합니다. 한 문장을 한 번 읽고, 또 한 번 읽고, 또 읽어도 새로운 느낌인 것은 이 짧은 동화속에 넓고 푸르른 바다만큼이나 넓고 깊은 이야기가 담겨있기 때문인걸까요?

내가 이 그림동화에서 만난 고래와 당신이 만나게 될 고래는 같은 고래일수도, 다른 고래일수도 있을거예요. 고래가 헤엄치고 있는 바다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도 똑같지는 않을거예요. 그러니 '간절히 기다리는 이에게만 들리는 대답'은 서로 각자의 마음에 들리는 대답을 간직하고 있기로 하지요.

 

서로가 만난 고래가 궁금해질 때, 우리에게 들려 온 대답을 말하고 싶어질 때 우리 언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까요?

만약 아직 고래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래서 고래가 보고 싶거든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 될꺼예요. 믿어보세요.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이 노래를 함께 불러봐도 좋겠어요. ... 난 노래를 못부르지만 그래도 따라 불러볼께요. 우린 혼자가 아니니까.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말을 해 줘 숨기지마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도 언젠가 흰수염 고래처럼 헤엄쳐

두려움 없이 이 넓은 세상 살아갈 수 있길

그런 사람이길

 

 

......... 당신은 이미 한번쯤은 고래를 만났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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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에 멍때리며 티비를 보다가 영화 예고편에 익숙한 제목이 떠서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갔다. 영화제목치고는 좀 독특한데... 내 앞에 있는 책꽂이 책들 밑에 깔려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제목과 똑같다. 아무래도 이거 맞지 않나 싶은데. 영화는 모르겠지만 내용만큼은.

신간도서가 떴는데도 조용하고... 뭔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책과 영화. 또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나질 않네. 노아는... 2권에 모든것이 집약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직 보질못했으니. 사실 1권의 내용은 그닥 놀라울 건 없는 것 같았어. 성경의 내용을 뒤집은 것 같지도 않았고. 그래서인지 2권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더 궁금해지고 있다. 이러다가 뭔가 다른 걸 찾아내지 못하면.. 어쩌지?

 

 

이건 그냥 아무연관없이. 알사탕을 준다길래 마구 쓸어모았다.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 빼고는 이미 다 구입했는데. 이런 상태면 신간이 나왔을 때 바로 구입하는 걸 망설여지게 된다. 신간이 나오자마자 구입하고 바로 읽는 형편이라면 누구보다 빨리 읽고 싶은 마음이라는 걸 이해라도 하지. 책은 사놓기만 하고 여전히 쌓아두기만 했는데. 그 며칠 사이에 책 한권에 이천오백원씩이나 싸게 구입할 수 있다면. 책 네권이면 소설 책 한 권. 무려 시집은 구입하고도 돈이 남네. 그러니 당장 읽을 책 아니면 사지말어. 멍하니 넋놓고 있다가 선물할 책은 안사고 순 내가 읽고픈 책만 사서 쌓아두고 있다. 게다가 이젠 내가 책벌레가 되어버려 으례껏 책선물은 성의없는 것이 되어버렸고. 나도 나름 돈주고 책 사서 선물하는건데 괜히 남아도는 책 주워다 건네는것마냥 하고 있으니. 기분이 안좋아. 왠지 바보같다.

 

 

 

 

 

 

 

 

 

 

 

 

 

 

 

김중혁작가의 신간을 읽고싶은 것과는 별개로. 창비의 청소년 소설도 믿음이 가는만큼 읽고 싶다는 것과도 별개로. 창비소설작품상이 표지와 청소년소설의 표지는 왠지 너무 낯이 익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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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춘단 대학 탐방기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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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춘단 대학 탐방기,라니. 흔하디 흔한 청소년 소설일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박지리'라는 이름에 잠시 멈칫 했다. 흔하디 흔한 소재를 글로 썼다하더라도 최소한 재미만큼은 보장되어 있지 않을까 라는 얄팍한 생각에 냉큼 이 책을 집어들었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는 읽어나가면서 알아볼 일이고 일단은 내 안에 쌓여있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신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필요했다. 근데 어쩌다 박지리라는 작가는 내게 유쾌한 글을 쓰는 작가로 기억되고 있는걸까.

이전의 작품을 꽤 흥미롭게 읽기는 했지만 깊이있게 작품속으로 들어가며 읽지는 않아서 그저 가볍게만 생각했는데 확실히 '양춘단 대학탐방기'는 달랐다. 책의 첫머리를 펼쳐 읽으며 예상과는 다른 이야기가 흘러나와 순간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이내 작품 속으로 빠져들었고 나는 확실히 박지리라는 작가의 팬이 되어버렸다.

 

양춘단 대학 탐방기는 말 그대로 양춘단이라는 사람이 대학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탐방기'라는 말 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잘 파악해야한다.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형제들에게 자식들에게 자랑을 늘어놓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그녀는 대학을 다니게 되었다기보다는 대학의 청소노동자로 일을 하러 다니는 것이다.

송정리 촌마을에서 남편의 수술과 병간호를 위해 서울의 아들집으로 이사를 온 양춘단은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을 통해 대학의 청소노동자 일자리를 얻게 된다. 어린 시절 석공일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로 인해 두 오빠의 학업과 두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하고 공부를 하지 못한 서러운 신세풀이를 끝내 풀 수 있게 되었다며 신이 나서 가방을 사고 드디어 대학교를 다니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만 해도 그 안에 담겨있는 흥미로운 세상 풍자를 가볍게 생각했다. 그런데 양춘단의 대학 탐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녀의 가족인 아버지와 남편, 아들, 손주의 이야기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풀어져 나오는 우리들의 세상 모습이 가벼운 풍자로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족사를 통해 해방즈음의 이야기에서부터 아들의 이웃에 있는 양옥집 하나에 얽혀있는 소문을 통해 70년대의 경제부흥이라 일컬어지는 외국건설현장에서의 성공은 수많은 가정을 어떻게 파괴해나갔는지, 그 과거는 재개발의 현장에서 어떻게 사그라져 가는지를 단순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들이 만만치않게 다가왔는데 이러한 것들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어느 한 문장, 어느 이름 하나도 허투루 읽고 넘길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 한편의 소설 안에는 우리 현대사의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사실 이런 소설을 읽을때마다 아직은 어린 조카들이 이 소설을 읽게 될 때 그 안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느끼게 될까 궁금해지곤 한다. 부모의 작장사정으로 어릴때부터 외국에서 생활하고 외국 학교를 다니느라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모를뿐 아니라 현대사에 대해서는 더욱 모를텐데 '양춘단 대학탐방기'같은 소설이 말 그대로 웃긴 소설이야기로만 읽게 될까, 생각하면 조금은 쓸쓸해진다.

그런데 그저 그렇게만 생각하고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나의 안일한 마음을 쿵, 하고 울려대는 작가의 말이 예사롭지가 않다.

 

"양춘단은 실제 인물이다. 김영일, 양호익도 실제 인물이다. 한도진과 김종철, 서성환이라는 가명으로 숨어 산 장대열도 실제 인물이다. 이름 없이 성씨로만 불리는 김씨, 이씨, 박씨……. 도시를 누비는 경찰 기동대, 파업 노동자들, 새벽일을 나가는 가방 군단,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행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그리고 여기서조차 언급되지 못한 수많은 이들까지, 모두 실제 인물이다. 분명, 본 적 있을 거다."

 

이 책을 그저 소설로만 읽은 것은 오히려 나였구나. 나는 다시 한번 큰 깨달음을 얻었다. 실제로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아파하고 어깨를 걸었던 그들을 잊고 살아가는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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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의 도시 사계절 1318 문고 90
장징훙 지음, 허유영 옮김 / 사계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학교를 졸업한지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걸까?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책에서 표현하고 있는 꼰대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요즘 엄청나게 뜨고 있다는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서 뭔가 싶어 찾아봤는데 솔직히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달라서 적응이 쉽지는 않았다.

'모텔의 도시'라는 책 제목 역시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 청소년 소설이라 일단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힐끔거리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나는 호밀밭의 파수꾼보다는 상실의 시대가 더 많이 떠오르더라. 비슷한 듯 다른, 그러면서도 왠지 또 비슷한 느낌.

 

소설속 주인공 나(우지룬)는 열일곱살 고등학생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얼굴도 모르며 큰아버지 가족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나름 성적이 좋아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후로 학교 공부와 성적은 관심밖이 되었다. 성적에 열 올리는 꼰대 교사와 학교공부와는 담을 쌓은 게임 중독자 머저리 친구들과는 무관하게 혼자 겉도는 학교 생활을 하다가 결국 누군가가 자행한 폭죽 사건으로 학교를 떠나버린다. 그렇게 학교를 나오고 가출을 하고 친구를 찾아 가 얻은 일자리가 모텔.

하지만 이 이야기의 주된 공간이 모텔인 것은 아니다. 또 모텔이 성욕을 해소하려는 공간의 의미로만 비유되면서 쓰인 글도 아니다.

“여기 오는 손님 중 열의 아홉은 섹스하러 오지만 나머지 한 명은 자살하러 와. 자살하러 온 손님 열 명 중 대략 한 명만 진짜로 자살을 시도하고, 진짜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 중 최소한 아홉 명은 죽기 전에 살릴 수 있어. 그러니까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야 해. 무턱대고 빈방으로 들여보내기만 하면 그걸로 내 일은 끝이다 생각하면 안 돼.”(278)

그러니까 이건 모텔의 종업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학교의 꼰대들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우는 비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야 하는 학생들을 무턱대고 졸업만 시키는 것으로 할일을 끝냈다고 하는 것도 직무유기인 것이지 않은가.

이야기의 줄거리를 보자면 평범하지는 않지만 그 내용의 의미를 살펴보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열일곱 청춘이 가질 수 있는 고민과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우리와 가까운 대만 작가의 작품이어서 그런지 익숙한 풍경이나 이름도 자주 나온다. 물론 그 말속에 담겨있는 비아냥거림의 비유가 편치만은 않지만. 그래도 그러한 것들 역시 책을 읽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니 이 책은 이러한 자잘한 재미와 함께 '모텔의 도시'에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의 초상을 바라보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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