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쿠야, 택배기사님!
평소 이러시는분이 아닌데 요렇게 비닐을 뜯어 가셨어요.
문이 잠겨있으니 문 앞에 두고 가셨는데 이 모양이 된걸보고 슬그머니 기분이 안좋았는데 택배사를 보니 꽤 오랫동안 우리 지역을 담당해서 누군지 얼굴이 떠오르네.
그니까!
안그래도 바삐 움직이느라 식사시간 챙기기도 힘든 택배기사님들 더 힘들게 하지 마시고, 운송장 좀 쉽게 떼어낼수있게 해 주시라구요. 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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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14-12-12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정말 깔끔하게 떼가셨네요. ^^ 근데 기사님들이 저 운송장을 떼가야하는건가요?
한번도 그런거 본적 없는 것 같은데????

chika 2014-12-12 10:56   좋아요 0 | URL
잘 확인 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 송장을 갖고 가긴 하던데요.
저렇게 붙어 있는 거 말고 세겹짜리 운송장은 가운데 걸 빼서 갖고 가더라고요. 게다가 이 책은 아마 문이 잠겨 있어서 밖에다 두고 가니까 더 필요했는지도 몰라요;;;
 
죽을 줄 몰랐어
모르강 스포르테스 지음, 임호경 옮김 / 시드페이퍼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솔직히 책 제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죽을 줄 몰랐어, 라니. 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이건 왠지 한 사람의 죽음이 개인의 문제일수만은 없다는 뜻을 넘어 그 당사자에게 죄를 묻지 말라는 뜻처럼 느껴져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실제로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납치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저자는 치밀한 자료조사를 하고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물론 그런 이야기가 없더라도 사건의 현상뿐 아니라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의 배경에 대해서까지 철저히 조사하고 글을 썼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만큼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다. 이 모든 일들이, 소설을 읽고 있지만 원래 실화를 바탕으로 씌여진 것이라 생각하니 속이 메스꺼워지기 시작한다. 정말 사소하게 '돈'때문에 사람을 납치하는 걸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그러다가 '어쩌다' 사람을 죽이게 된건가?

 

아주 오래전이긴 하지만 파리에 여행을 갔을 때, 민박집을 찾아 헤매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온 아저씨가 친절하게도 집 위치를 알려주다가 결국 찾는 집까지 데려다주고 초인종을 눌러 주인에게 설명까지 해 주고 갈길을 떠났다. 나중에 들은 설명에 의하면 그 동네가 좀 외곽지역인데 아랍인과 동양인들이 좀 많은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똘레랑스로 널리 알려진 이미지와 달리 그 지역에서는 인종차별이 심한 곳이고, 그 아저씨는 아랍사람인데 길을 헤매는 우리를 보고 동병상련을 느끼셨는지 집 앞까지 데리고 와 준 것 같다고.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 소설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빈부격차, 이주노동자, 인종차별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그래, 감옥에까지 갔다온 야세프는 그 모든 것이 총체적으로 나타난 영세한 아랍계 이슬람 프랑스인 아닌가.

그런데 그러한 야세프가 쉽게 돈을 벌고 싶어하는 철없는 십대 젤다와 맘, 그 친구들을 이용하여 돈많은 부잣집 아들을 납치하고 몸값을 받아내 한번에 큰 돈을 손에 넣고 프랑스를 떠나려고 한다. 그리고 여러번의 시도끝에, 아이러니하게도 부잣집 아들이 아니라 평범한 집의 아들인 엘리를 납치하는데 성공한다. 물론 소설의 제목에서도 미리 짐작할 수 있듯 엘리는 허망하게 죽임을 당하게 되고 사건에 연루된 이들은 경찰에 잡히게 된다.

 

"자기 이익을 해치지 않는 타인에게 유연하고도 관대해야 한다. 이 법을 어기는 이는 야만인, 부드럽게 표현하자면 사회에 부적합한 사람이다.(토머스 홉스, 시민론)"

 

이 소설은 범인을 찾는 과정이나 사건의 전개가 핵심이 아니다. 그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 여러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관련되었는지에 대한 배경, 왜 야세프는 끔찍한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고, 왜 이런 범죄에 수많은 십대들이 심각한 죄의식없이 동조하게 되는지, 왜 엘리는 죽임을 당해야 했는지... 그 '왜'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이 이 소설의 의미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엘리가 사망한 후 검게 그을린 얼굴에 천진한 미소를 짓고 있는 풋풋한 청년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힘든 인생을 산 노인의 얼굴이었다. 평범한 어른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은 평생이 걸려서야 가늠하게 되는 것, 즉 인간의 섬뜩함을 단 며칠 사이에 완전히 체험해버린 얼굴이었다. 엘리의 얼굴을 이렇게 변모시킨 것은 타인의 비열함이었다. 엘리는 악의 학교에서 3주를 보냈다. 그의 두 눈은 감겨있지만 감은 두 눈은 크게 부릅뜬 눈보다 우리를 더 잘 보고 있으리라"(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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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것도 좋고.
옮기며 한 자 한 자 되내이는것도 좋고.
이렇게 다시 읽어보는것도 좋고.
내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도 좋고.
그리고.
마왕 신해철. 그를 기억하게 되는것도.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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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 2014-12-10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씨도 너무 예쁘고 글도 예쁘고 !

chika 2014-12-10 18:54   좋아요 1 | URL
앗, 칭찬해주시니 감사하네요. 왠지 으쓱,해지는걸요? ^^

Jinny 2014-12-10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요~~퍼갈것임.ㅋㅋㅋ

chika 2014-12-12 10:58   좋아요 0 | URL
어라, 퍼갈수도 있나요?
뭐.... 좀 더 이쁘게 쓸 걸,,,하고 생각해봤지만 글씨가 이쁘게 나올수가 없어요 ㅠㅠ (자세히 보면 한글자 한글자 따로노는 설레발같은 글씨거든요 ㅋ)

[그장소] 2014-12-13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데요?..그게 맛이지요..손글씨맛..^^

chika 2014-12-14 18:08   좋아요 0 | URL
손글씨맛. 완전 맛있게 말씀해주셨어요 ^^
 
밀라노의 태양 시칠리아의 달 내가 사랑한 이탈리아 2
우치다 요코 지음, 박승애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이 글이 에세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지 않았다면 나는 이 글들을 짧은 단편소설로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저자가 밀라노에서 만난 그곳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는 한편의 소설처럼 기가 막힌 운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물론 누군가는 이 이야기들이 정말 사실일까,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짧은 기간 느꼈던, 혹은 책을 통해서나 친구를 통해서 느꼈던 이탈리아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탈리아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어느정도는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밀라노'는 패션의 도시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몇년 전 이탈리아의 소도시를 여행하면서 쇼핑을 하기 위한 여행이 아니었기에 당연하다는 듯 밀라노를 지나쳤다. 사실 아씨시, 베네치아, 피렌체, 시에나... 가보고 싶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 명품거리로만 알려져 있는 밀라노를 갈 생각을 하겠는가. 그런데 역시 세상의 그 어느 곳이든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누구에게나 특별함이 있으며 그 곳 고유의 풍경과 아름다움이 어우러진 삶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밀라노의 태양 시칠리아의 태양'은 대부분 밀라노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데 '흐린 날 많은 밀라노도 맑은 날이 있고 태양이 가득한 시칠리아에도 밤은 찾아온다'라는 말의 의미가 더 깊이 있게 다가온다. 밀라노에 정착하기 위해 집을 사게 되는 우연같은 필연의 사건을 시작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지키고 싶은 것을 지켜내는 삶의 다양함을 풀어놓고 있는데 이 이야기들은 굳이 기승전결의 과정을 거쳐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다'라는 상투적인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시골역을 지키는 철도원 가족의 이야기는 삶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해 주지만 평생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지키며 살 수 있게 된다거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지키려고 했던 것이 무의미하게 변해가버리는 세월의 흐름속에서 그들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거나 정말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주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 이야기들 속에서 굳이 무엇인가를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시칠리아의 결혼식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가장 흥겹고 미소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이야기는 역시 '잔치는 시골에서'이다. 시끌벅적한 소동속에서 자꾸만 따뜻한 감동이 느껴지는 것이다.

밀라노에서 살면서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에세이이지만 글을 읽다보면 밀라노의 자연풍광이 그려지기도 한다. 뜨거운 햇살과 해안을 타고 도는 구비구비 길, 도시 한복판의 매연이 가득해 차량 통제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시골로 들어가면 넓은 마당과 자연속에서 만찬을 즐길 수도 있으며 시골의 식당에서는 오후의 시에스타를 위해 2층에 잠자리까지 마련해주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속에서 밀라노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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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이다.

밤 사이 눈이 내리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한여름의 상징인 꽃의 여왕 장미는 눈 내리는 한 겨울에도 꼿꼿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뺏겨버린 기억을 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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