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며칠 전화기가 난리다. 평소 잘 울리지도 않고, 스팸말고는 들어오는 문자도 별로 없는데. 하긴 온라인 서점의 광고 문자 역시 어떤 의미에서는 스팸이니...
대부분 무시하고 그냥 무심결에 읽어보지도 않고 삭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들어오는 문자들은 그럴수가 없다.
이미 예약판매되는 책을 두 권이나 주문해두고 있으면서도 또 책 주문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이걸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니...
바디무빙은 김중혁작가의 에세이이고, 그날의 파란하늘은 김중혁 작가가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다고 말한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일곱번째 이야기이고 사라진 왕국의 성은 미미여사의 책이니.
기다리던...이라기보다는 그냥 나올 때가 됐나보다 하게 되는 만화책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일단 써니,를 위해 잠시 담아두고 싶은 책들이기도 하고.
요리책은 언제나 관심이 많지만, 여전히 나는 모든 재료를 갖춰놓고 한번 레시피대로 해 본 다음 내 입맛에 맞고 손에 익숙해지는 그런 요리가 아닌 다 똑같은 범벅을 만들어내고 있을뿐이다.





그래도 요즘은 완제품들이 너무 잘 나와서 간단히 재료 손질만 하고 대충 섞어두기만 해도 하나의 요리가 나오기는 하니 뭐... 별다른 요리라고 할것까지도 없다. 스파게티도 종류별로 소스만 구비를 해 두고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소스를 부어 먹어주기만 하면 되고. 토마토를 직접 가꾸면 좋겠지만, 더구나 아직은 토마토가 비싸기도 하고. 그래서 토마토 소스 제품을 사다가 그냥 부어서 면과 먹거나 밥과 먹거나. 그 안에 들어가는 부재료는 그때그때 집 냉장고에 있는 것을 꺼내어 투척하는 것으로.
아버지를 찾아서, 는 평범한 가장이 우연히 집 한구석에서 낡은 종이 상자를 발견하는데 그 안에는 50년 전의 필름 꾸러미가 담겨있었고, 20년 넘게 신문기자 생활을 하던 저자는 그의 아버지의 삶을 재구성하기 시작한다. 이건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전쟁과 이승만 정권에 이르기까지의 한국 근현대사를 거쳐오게 되어있다. 평범한 시민의 메모와 사진들은 그의 개인사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현대사이기도 하다.
그와는 또 약간 다른 관점에서 '소문의 시대'는 소문이 사회 기능을 마비시키는 에외적인 괴담이 아니라 역사 이래 사회를 유지시켜 온 근간이며 없앨수도 없고 없어져서도 안되는 가치라고 말을 하고 있는 책.
이 책이든 저 책이든 다 관심이 가는 책이 아닐수가 없다.
주간지가 따박따박 도착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신간도서만 쓰윽 보고 마는데 책장을 넘기다가 "뇌가 좋아하는 이야기 수다와 비슷하답니다"라는 기사가 눈에 띈다. 뇌과학 특강/ 쓸데없는 이야기가 아이 뇌를 키운다, 라고 되어 있는데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도 괜히 동의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가 되겠다.
"인간의 뇌는 나 아닌 다른 존재의 마음에 관심이 많다. 이야기는 마음을 이어주는 오솔길이라 할 수 있다. 타자의 마음을 헤아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은 어떤 인공지능도 따라오지 못하는 '인간의 길'을 개척할 수 있다"
"청년들에게서 사라지는 감각이 있다. 바로 사회에 대한 감각, 사회를 통해 자신의 삶이 보호될 수 있다는 감각이다..."
그냥 무심코 신간을 보고 있는데 저자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노오력의 배신.
미스테리아도 애물단지처럼 읽지는 않고 계속 쌓아가고만 있는 책.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구입하게 되는 건, 어렸을때부터 즐겨 읽어왔던 탐정소설,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기억때문일지도.
그런데 그 좋아하는 것들 중에 어떻게 꽃이 들어가있을까.
곤충을 관찰하는 건 여전히 못하지만 꽃이나 나무를 들여다보는 것은 좋다. 특히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여기저기서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있을 때는 더욱더. 뭔가 새싹이 쑤욱쑥 올라온다 싶었는데 어느새 쑥 뽑아올린 것처럼 자라나 꽃을 피우는 비비추도 있고 그 사이로 둥글레도 보이고 오늘은 사무실 마당 한켠을 보니 라벤더도 이쁘게 피었던데...
ㅈ지지금
지금 시간이 없어서 자세히 살펴보지는 못하지만 강력추천이라고 하니 읽어보고 싶다. 일단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는 내일 한번 더 생각해보기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