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 Romantopia
이상은 노래 / 이엠아이(EMI)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아무런 욕심없이 그렇게 살고 싶어 그대와....

오늘은 노랫말이 귀에 들어오네.

지도에 없는 마을은 이렇구나.

아무런 욕심없이...

 

어딘지 쩍쩍 달라붙던 이상은의 노랫가락과는 조금 다른 듯 해보이지만 맑은 날 오후에 산뜻하게 듣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네. 아니, 어쩌면 이번 노랫가락과 목소리가 더 친근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한조각 꿈을 꾸며 노래를 듣는다.

읽고 있는 책 속의 멋진 주인공이 되어,

아니면 한 만화 영화 속 등장인물이 되어 여행을 떠난다.

이상은을 잘 모른다면 이 음반을 듣는것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건 그저 무난한 이상은을 보여줄 뿐이라고? 쩍쩍 달라붙지 않기는 하지만 나의 일부처럼 평온하게 나를 감싸는데?

난 무조건 이 음악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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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6-2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어보고 싶어요. 지난 앨범인가요? '비밀의 화원' 갖고 있는데...

chika 2005-06-25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나온 앨범이예요. 요즘 맨날 들어요. 사무실서, 집에서. 지금도 듣는 중이지요.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구판절판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본질적인 평범함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그 광기를 드러낸다. 그래서 방관자 자리에 선 사람들에게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따분해 보인다. 방관자들은 묻는다. 저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한 인간 외에 무엇을 보는걸까?... 플롯은 없고 액션조차도 거의 없는 이야기, 동작이 거의 없는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는 중심인물에 대한 이야기일뿐이었다. 그러고 나서야 나는 사랑이 외로운 일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기껏해야 다른 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만이 이해해 줄 수 있는 일이었다.-137쪽

삶의 한 시기가 잔인한 방식으로 끝을 향해서 치닫고 있었다-234쪽

사랑의 보답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사랑을 받고 싶다는 오만이 생겨났다. 나는 내 욕망만 가지고 홀로 남았다. 무방비 상태에, 아무런 권리도 없이, 도덕률도 초월해서, 충격적일 정도로 어설픈 요구만 손에 든 모습으로.
나를 사랑해다오!
무슨 이유때문에? 나에게는 일반적이고 빈약한 이유밖에 없다.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242쪽

물리적 세계는 내가 잊는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인생은 예술보다 잔인하다. 예술로서는 보통 물리적 환경이 등장인물의 정신적 상태를 반영한다. 로르카의 연극에서 누군가가 하늘이 흐리고 어둡고 잿빛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순수한 기상학적 관찰이 아니라 심리적 상태의 상징이다.
인생은 우리에게 그런 손쉬운 표징들을 제공하지 않는다. 폭풍이 다가온다. 그러나 이것은 죽음과 붕괴의 전조와는 거리가 멀다. 비가 창문을 때려대는 동안에도 어떤 사람은 사랑과 진실, 아름다움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따뜻하고 아름다운 여름 날에도 구불구불한 길에서 자동차가 순간적으로 통제력을 잃어서 나무를 들이박고 승객들은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269쪽

복잡한 문제들을 파고들다 보면 가끔 도달하게 되는 순진한 상식으로 나는 가끔 묻곤 했다(마치 답을 봉투의 뒷면 정도에 다 적을 수 있는 것처럼)
"왜 우리는 그냥 서로 사랑할 수 없는 것일까?"-275쪽

문제를 파악하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 지혜와 지혜로운 인생은 크게 다르다. 우리는 모두 능력 이상으로 똑똑하다. 그러나 사랑이 미친 짓임을 안다고 해서 그 병으로부터 구원을 받을 수는 없다. 어쩌면 지혜로운 또는 전혀 고통없는 사랑이라는 개념은 무혈 전투라는 개념과 마찬가지로 모순일지도 모른다. 제네바 조약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그런 전투는 존재할 수가 없다.-281-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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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6-22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두 드뎌 이 책을 보셨군요.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의 보답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사랑을 받고 싶다는 오만이 생겨났다. 나는 내 욕망만 가지고 홀로 남았다. 무방비 상태에, 아무런 권리도 없이, 도덕률도 초월해서, 충격적일 정도로 어설픈 요구만 손에 든 모습으로. 나를 사랑해다오! 무슨 이유때문에? 나에게는 일반적이고 빈약한 이유밖에 없다.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p242)
'나를 사랑해'라고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이 책은 재미있다. 재미는 있는데 뭔가 이상하다.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인가? 재미있네, 하면서도 쉽게 읽히지 않는 이유가 왠지 나를 더 우울하게 한다.
'사랑이 미친 짓임을 안다고 해서 그 병으로부터 구원을 받을 수는 없다'(p282)
나는 미친 짓을 하기에 너무 생각이 많은건가?
'그게 그렇게 심각한 거라면 내가 여기서 이렇게 너와 함께 행복한 아메바로서 질퍽거리고 있지는 않을 거 아니겠어?'(p173)
아무래도 미친 아메바가 되지 않는 한 나는 너를 사랑하지도 못할 것이고, 더 이상 리뷰를 쓰지도 못할 듯 하다.
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걸까?
왜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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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돌바람 > 치카님께-우산을 쓰다



우산을 쓰다

 

어제는 꽃잎이 지고

오늘은 비가 온다고 쓴다

현관에 쌓인 꽃잎들의 오랜 가뭄처럼

바싹 마른 나의 안부에서도

이제는 빗방울 냄새가 나느냐고

추신한다

 

좁고 긴 대롱을 따라

서둘러 우산을 펴는 일이

우체국 찾아가는 길만큼 낯설 것인데

오래 구겨진 우산은 쉽게 젖지 못하고

마른 날들은 쉽게 접히지 않을 터인데

 

빗소리처럼 오랜만에

네 생각이 났다고 쓴다

여러 날들 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많은 것들이 말라 버렸다고

비 맞는 마음에는 아직

가뭄에서 환도하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너무 미안하다고 쓴다

 

우습게도 이미 마음은

오래 전부터 진창이었다고

쓰지 않는다

우산을 쓴다

 

>>괜히 그곳에는 비가 오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우울함은 우울함에게 줘버리고, 쓸쓸함은 쓸쓸함에게 줘버리고 우산을 쓰는 건 어떨까요. 버려 버려 무게 같은 것! 가볍게 빗방울처럼 톡톡 떨어져 보는 것은 어떨까요. 시는 심재휘의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부는>에 실린 것입니다. 제목의 시는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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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강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기 - 박노자, 허동현의 지상격론
박노자, 허동현 지음 / 푸른역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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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술이라는 것은, 역사 학자가 아무리 '실증사학', '사실에 입각한 객관적 묘사'등을 내세워도 결국 서술 주체의 이해관계과 세계관등의 여러가지 현재적 욕망에 의해서 규정되는 내러티브, 즉 이야기지요. 그것이 고금동서 역사학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만약 과거가 현재의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이미 지나간 이야기를 왜 다시 꺼내야 합니까?
결국 현재적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논하는게 아닙니까? 물론 '나'만의 현재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과거 사실을 왜곡하거나 뻔히 아는 사료를 일부러 빼버린다면 그것은 전문가다운 일도 아니고 타자의 존재와 그 욕망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최악의 아집이 되겠지요. 따라서 사료에 충실한 태도를 취하고 남의 입장과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고 참고한다면 서술자의입장에서 역사를 기술한다는 것이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 봅니다.-66쪽

그런 모범적인 사례로 하버드 진이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학자가 쓴 <미국민중사>를 추천합니다. 이 책에는 사료 왜곡이나 의도적인 묵살등은 전혀 없지만, 오늘날 지구문명을 멸망케 하는 미국의 반환경적, 인종주의적, 제국주의적 오만의 기원이 어디 있는지가 '현재적으로' 설명돼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오늘날 고전으로 간주되는 박은식의 '한국통사'나 신채호의 '조선 상고사', 문일평의 '한미 50년사'등 식민지 시대의 사학서적들도 지극히 현재적으로 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이들 사서史書들은 일제 어용사관의 허구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독립투쟁의 정당성, 조선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살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주었습니다. 또 그만큼 전문가뿐만 아니라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지요. 그게 진정한 역사 아닙니까?-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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