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모범생 특서 청소년문학 23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은 선행학습이 안 되는 거라고. 사람은 다 입장이 다르잖아"(157)


분명 이론적으로는 다 알고 있는 것이며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도 알고 있고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유독 '내 아이'에 대한 것만큼은 그런 생각들이 다 쓸모없어 진다는 것을 느낀다.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친구도 자식의 성적에 대해 별다른 신경을 안쓴다고 말하던 것과는 달리 딸이 국립대학 문과의 수석입학으로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어쨌거나 성적이 신경쓰인것은 어쩔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튼 이런 이야기들말고 '가짜 모범생'은 그냥 좀 전형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쌍둥이의 이야기, 특히 늘 1등만 하던 형의 잘못들 대신 뒤집어쓰는 것도 모자라 형의 자리를 대신하는 삶을 살아가야하는 동생의 이야기는 무엇을 담고 있는지 궁금했다.


가짜 모범생,은 진짜 모범생인 형이 세상을 떠나고 대신 형의 자리에서 형과 같은 삶을 살기를 강요받은 동생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1등급의 성적을 유지하는 형 건휘는 분노조절을 하지 못해 같이 농구경기를 하던 동급생의 목을 조르는 심각한 폭행을 저지른다. 성적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엄마는 일란성 쌍둥이라는 것을 악용해 폭행을 저지른 것이 건휘가 아니라 동생 선휘인 것으로 바꿔놓으려고 한다. 결국 엄마의 부탁에 형의 죄를 뒤집어쓰지만 어느 누구도 일란성 쌍둥이를 구분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그 때 의식불명이던 친구가 깨어나고 틱장애를 가진 형 건휘의 특징으로 쌍둥이를 정확히 구분해버리고 자신의 목을 조른 형과 동생이 뒤바뀌었음을 밝혀버린다. 그로인해 쌍둥이는 관계가 어색해지기 시작했고 어느 날 형 건휘가 스스로 세상을 떠나버린다. 그것만으로도 충격인데 여전히 엄마는 성적지상주의를 못버리고 형의 1등 자리를 동생인 선휘가 지켜주기를 종용한다. 그렇게 형의 모든 것을 대신하는 살을 살아가야하는 선휘가 우울증에 빠져있어도 엄마는 변하지 않는다. 심리상담을 권유받아도 엄마는 오롯이 선휘의 성적만을 중요시한다. 

그렇게 '살아남은 자의 무게'를 견뎌내며 지내는 선휘에게 어느 날 전학생 은빈이가 타나나는데...


전형적인 청소년 소설의 구성인 듯 하면서도 그 전개 내용이 조금 충격적이기도 했고, 아이의 죽음앞에서도 여전히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도, 특히 내가 학교를 졸업한 것이 언제적 이야기인데 학교 게시판에 시험 등수를 써 붙이던 것이 여전히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충격을 넘어 경악할 지경이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하지만 어떻게 아이들을 구속하는 성적은 여전한 것일까.


처음 책을 읽을 때 모든 변화의 시작은 은빈의 등장이라 생각했었는데, 다시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이전에 선휘 스스로 변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 가장 큰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형의 죽음 이후 엄마의 소원대로 형의 자리를 대신하지만 그것이 엄마의 소망때문만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지지만 이미 그것에 대해 극복을 한 선휘의 마음이 대견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기도 하는데 정말은 잘 모르겠다. 나 역시 이 모든 이야기에서 한걸음 떨어져있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기에. 

하지만 '온전히 자신만의 꿈을 꾸지 못하고 타인의 꿈을 짊어지고 있을지 모르는' 아이들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아이가 있는 사람에게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나 다 똑같이 바라는 소망이 되어야 할 것 같기는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냥, 2200km를 걷다 - 르퓌에서 산티아고 그리고 리스본까지 86일간 여정 또 다른 일상 이야기
김응용 지음 / 지성사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서부터 이건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2,200킬로미터가 얼마나 긴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86일간을 걸어 완주한 길이라고 하니 - 물론 여기에는 산티아고에서 다시 파티마를 지나 리스본까지 걸어간 여정이기는 하지만 - 석달 정도의 기간을 걸어야 하는 길이라 생각하면 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전에 제주 올레길의 세코스를 1박2일동안 걸으며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도 좋고 홀로 생각에 잠겨 걷는 것도 좋았기는 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길을 걸을 때는 몰랐던 육체적 피로였다. 겨우 이틀동안 걸었던 것도 힘들었는데 늘 화창한 것도 아니고 비바람이 불기도 하고 산을 넘을 때는 눈길을 걷기도 해야하는 길을 석달동안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 결코 쉬운것이 아님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싸늘함이 느껴지는 새벽에 이불밖으로 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길을 걷지 않아도 날마다 아침 출근을 하는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이 책은 순례길에 대한 정보, 준비 이야기는 과감히(?) 생략되어 있고 하루하루의 순례일지 같은 느낌으로 사진과 함께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사진이 많아서 그냥 휘리릭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꽤 긴 시간동안 책을 읽었다. 단순하게 그저 길을 걸었을 뿐이고 하루하루의 기록이 날씨와 알베르게와 식사에 대한 것이 80% 이상 담겨있는 글인데 나도 모르게 집중해서 읽게 된다. 

길을 걷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문득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똑같은 길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화창한 날의 따뜻한 햇살이 비춰지고 누군가에게는 빗물에 잠긴 진흙탕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는 홀로 걸어가고 또 누군가는 도반과의 즐거운 동행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한 후 늘 갖고 다니던 손수건을 잃어버린 것을 아쉬워한다. 순례길 완주 증명서는 소중히 가방에 담아두고 있지만 그 종이 한장보다 추울때 바람막이가 되어주고 더위에 흘린 땀을 닦아주며 내내 같이했던 수건이 더 소중한 것인데 그걸 분실한 순간에 바로 찾아보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했는데 이런 작은 에피소드가 삶의 자세에 대해 조금은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출발하는 생장이 아니라 조금은 낯선 프랑스 르퓌에서 출발한 순레길의 여정이 조금은 낯설지만 그 길에서의 이방인의 느낌과 국경을 넘는 순간 같은 이방인이 된 동행에 대한 이야기, 한국인을 바라보는 이방인의 느낌...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마음에 남는데 언젠가 나 역시 그 길에서 그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쉽지는 않겠지만 아직까지는 '언젠가 나도'라는 마음을 버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이 책을 읽으니 더욱 더. '목적'이 아니라 목표를 갖고 희망을 간직하고 있으련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1-11-05 0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여행자는 나와 어떻게 다르게 느끼나를 보는 재미가 여행기를 읽는 재미인거 같아요. 그러면서 나도 언젠가는이라는 마음을 먹는 것도 즐거운 여행의 시작점일거 같구요. ㅎㅎ

chika 2021-11-05 06:48   좋아요 0 | URL
그런거겠죠? 나도 언젠가 산티아고를! 하고 있지만 사실 제주올레길도 완주하진않았네요 ^^;;;
 
길가메시 서사시 - 인류 최초의 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40
앤드류 조지 엮음, 공경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 자의 산으로 가는 왕이 마음을 바꾸었네

산 자의 산으로 가는 길에 길가메시 왕은 마음을 바꾸었네

그가 하인, 엔키두를 불렀네.

"엔키두, 어떤 인간도 생의 종말을 피할 수 없나니

나는 산에 들어가 이름을 세우리

이름이 세워지지 않는 곳이면, 신들의 이름을 세우리라"

(184, 버전A 산자의 산으로 가는 왕)


이 책은 길가메시 서사시이다. 당연한 이야기를 새삼 다시 되내이는 건, 오래 전에 길가메시 이야기를 서사시 원문으로 읽은 것이 아니라 저자의 해제로 읽은 기억때문이다. 이 책 역시 그렇게 설명이 된 글이 담겨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책을 펼쳤는데 의외로 여러 판본, 빠져있는 글자는 빠진 상태로 번역된, 그러니까 수메르어 원문 번역을 한 원본, 그야말로 진짜 서사시가 펼쳐져있어 길가메시 '서사시'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인류최초의 신화라 일컬어지는데 모든 신화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문학적인 가치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도 찾아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아를 고대의 문학으로만 여겼었지만 하인리히 슐리이만이 결국 그 유적지를 발견하면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관점으로 새롭게 보게 된 것처럼 길가메시 서사시 역시 시간이 지나며 더 많은 것들이 발견된다면 그 내용과 가치가 달라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길가메시는 영웅이라 할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흥미롭게 그의 서사를 읽을 수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늙어가는 모습과 주위에 탄생의 축복보다 죽음에 대한 애도가 더 커져가고 있어서 그런지 길가메시 서사시를 읽으면서도 자꾸 그런 내용에 더 눈길이 간다. 

처음엔 성경에도 나오는 대홍수 이야기나 죽음을 두려워하는 너무도 인간적인 길가메시의 나약함 같은 내용들이 그 어떤 신화보다 더구나 성경보다도 더 이전에 씌여진 기록문학이라는 것에 충격적인 놀라움을 느꼈던 것이 몇년전인데 지금은 역사적인 것만이 아니라 길가메시 서사시의 원문을 읽으며 문학적인 부분을 더 감상해보고 있다. - 물론 분석을 하거나 문학적 가치를 논할만큼은 전혀 안되지만. 

길가메시 서사시는 기록의 내구성 - 고대의 최초 기록문자는 점토판에 새겨졌다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 기록은 더 온전히 발견될 수 있으며 또한 그래서 길가메시 서사시는 시간이 흐르며 더 많은 판본이 발견될 수 있고 내용이 완벽히 복원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해볼수 있다고 하니 그날을 기다리며 현재까지의 길가메시를 읽으며 꾸준히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당연한 내용의 문장이 책의 제목이라 별 생각없이 좀 쉽게 읽을 수 있늘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작가의 이름도 처음이었고 자주 접할 수 없는 남미문학이라 그냥 읽어보고 싶었을뿐이다. 많이 읽어본것은 아니지만 내게 남미문학은 기본적으로 환상문학이란 생각이 있었고 그 분위기를 익힌다면 환상의 은유속에 담겨있는 현실을 문학으로 읽는 것은 즐거운 시간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쉽지 않다. 짧은 단편을 읽다가 문득 책의 장르를 살펴보니 공포문학이라 되어있는 것을 얼핏 발견하고 그때야 이 책의 단편들을 읽으며 느꼈던 불편함들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조금은 아름답기를 바랐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던 것일까. 우리의 현실은 환상이 아니라 공포가 아니던가.


"나이든 남자와 함께 어디론가 떠나거나, 갑자기 아이가 생겨 겁을 먹은 아이들, 술주정을 부리는 아버지, 새벽부터 자기를 강간하는 양아버지, 그리고 밤에 등 뒤에서 수음하는 남동생을 피해 달아난 아이들. 클럽에서 술에 취해 며칠동안 정신없이 놀다가 막상 집에 들어가기가 무서워 밖을 떠도는 아이들. 약을 끊기로 마음먹은 날 오후 갑자기 머릿속에서 딸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던 정신 나간 여자애도 있었다. 유괴나 남치를 당한 여자아이들은 더 가혹한 운명과 맞닥뜨려야 했다. 매춘조직으로 끌려간 뒤  다시 나타나지 않은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죽은 채 발견되거나 납치범들을 살해한 뒤 경찰에 검거된 아이들도 있었다. 심지어는 파라과이 국경 부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마르 델 플라타의 어느 호텔에서 토막 난 채 발견된 아이들도 있었다."(224, 돌아온 아이들)


이 짧은 문장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읽고 또 읽어봤다. 

이 책에 실려있는 단편들 역시 여자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갑자기 문장 하나가 단편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땅에서 파낸 앙헬리타를 읽을때까지만해도 개인사의 이야기에만 집중을 했었는데 쇼핑카트를 읽으며 이 책에 실려있는 단편들이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그 전개과정이 괴기스러움과 공포로 표현되고 있음을 느꼈다. 쇼핑카트는 노숙자들의 모습을 지나 언젠가부터 세기말의 풍경까지 떠오르게 하는데, 쇼핑카트로 시작된 작은 사건하나가 온 마을을 변화시켜버리는 묘사가 비현실적이라 생각하면서도 놀랍게도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그저 기괴하고 공포로 가득찬 환상세계의 모습일뿐일지도 모르지만 그 모든 기반이 현실이라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고 있는 정신병적이고 기괴하게 묘사되고 있는 이야기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진 것은 이 단편집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과거의 내가 쇼핑카트에서 '망할 놈의 늙은 비렁뱅이 같으니! 모든 게 그놈 때문이라고!"(73) 울분을 터뜨렸다면, 우물에서 "남은 힘을 다해 올라가 물속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는 순간, 아래로 뛰어 내리기가 너무너무 무서워 높이 자란 풀 속에 풀썩 주저않자 목메어 울었"(103)던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조금은 용기를 내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린 어떻게든 버텨 볼 테니까 아무 걱정 할 것 없어. 우리도 언젠가 여기를 떠날 거야. 조만간 말이야"(135, 슬픔에 젖은 람볼라 거리)

"자기가 바라던 건 바로 총총하게 빛나는 별이 가득한 하늘이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라던 것은 오로지 그것뿐이었다"(313,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이야기의 끝이 모두 열려있는 것처럼 마무리되는 것이 쉽지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첫번째 글읽기가 스토리에만 집중을 했다면 두번째 읽을 때는, 그리고 또 시간이 흐른 후 세계가 바뀌어 다시 이 글을 읽을 때는 무엇인가가 바뀌어있으리라는 기대를 해 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 자신의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트리시 홀 지음, 신솔잎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설득의 힘을 믿는다. 내 삶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몸소 체험했던 것이 큰 이유다. 글쓰기로든 사람과의 소통으로든 세상과 관계를 맺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의 본질이자 삶의 본질이다"(283)


이 글이 이 책의 본질은 아니겠지만 뉴욕타임스 편집장이었던 저자의 글을 잘 쓰는 법은 기술적인 면이 아니라 감성적인 측면에서 공감하며 전달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소통'이라는 면에서는 이 책의 중심주제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 '글을 잘 쓰고 싶다면 글을 많이 읽으면 된다'라고 했지만 일정부분 맞는 말이면서도 무의미하게 많이 읽는다고 해서 모두가 글을 잘 쓰는 것 같지는 않다. 글을 잘 쓴다,라는 의미 역시 아름다운 문체를 의미할수도 있고 명확하게 의사전달을 하는 문장을 의미할수도 있기에 글을 많이 읽으면 문학적으로 좋은 표현을 담은 문장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목요연, 논리정연한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의 저자가 뉴욕타임스의 OP-ED(opposite the editorial page, 신문사와 다른 의견의 기명 논평을 의미한다고 함) 책임편집자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책에서 말하는 글 잘쓰는 법,이라는 것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잘 전달할 수 있게 글을 쓰는 법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멋진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법칙'이라고 간단히 정리를 해놓고 있는데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정말 기본적인 이야기들이다. 나 역시 간결한 문장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더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것을 알면서도 글을 쓰다보면 자꾸 수식어를 붙이게 되어 늘어지는 글을 쓰게 되는데, 저자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 적절한 예시를 들어 '좋은 글'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매체에 자신의 글을 제안하는 방법에 대한 글도 있지만 실제 내게 필요한 부분은 그렇게 내 글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쓰는 글쓰기 습관을 갖는 것이다. 무엇보다 '팩트'가 중요하며 또한 내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잘 경청하는 것도 중요하며 타인에 대한 공감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기억을 해야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글을 잘 쓰는 법,에 속한 내용이기도 하겠지만 소통하고 공감하는 방법에 대한 자세와 태도를 배울수도 있는 내용이 담겨있어 재미있는 글읽기를 할 수 있기도 했기에 좋았다. 아래 인용한 키케로의 글을 읽을수있는 것처럼.

"인류가 세기를 거듭하며 반복하는 여섯가지 실수가 있다. 타인을 짓밟는 것으로 자신의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믿음, 변할 수도 고칠수도 없는 일을 걱정하는 태도, 성취할 수 없으므로 어떤 일이 불가능하다는 주장 사소한 일에 기우는 마음을 다잡지 않는 것 정신을 발전시키고 개선하지 않는 것 자신이 믿는 바와 사는 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다"(2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