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one - 일상은 심플하게, 인생은 의미 있게 만드는, '나만의 한 가지'
댄 자드라 지음, 주민아 옮김, 이영옥 추천 및 워크북 감수 / 앵글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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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후회와 불안을 바꾸는 내 인생에서 놓쳐서는 안 될 단 한가지...

정신없이 바쁠 때 받은 이 한 권의 책은, 진중하게 앉아서 살펴보지 못하고 잠시 잠깐 책장을 휘리릭 넘기며 살펴보기만 해도 제대로만 실행을 한다면 삶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지금도 딱히 여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새로운 마음으로 알차게 보내고 싶은 마음에 다시 책을 펼치고 연필까지 준비했다. 이 책은 여타의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지만 조금은 특별하게 자신의 마음과 실천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거나 글로 써보는 실천과제가 담겨있다. 어찌보면 마인드맵을 활용한 책 같기도 하고.

"구체적이고 간단한 질문들이지만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미지를 떠올리고 그려가는 과정은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만들고 완성된 그림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은 스스로가 질문을 만들고 답을 해나가야 하는 창의적이고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추천사의 말처럼 자신의 그림 실력이 아니라 온전히 자기 자신만의 표현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그 의미를 찾는 과정을 즐긴다면 이 한 권의 책을 읽고 난 후에는 분명 삶의 변화가 생겨날 것이다.

 

사실 나는 어쩌면 처음부터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다 중간에 러스트아웃증후군에 대해 읽기 시작하는 순간, 얼마전에 제안 받았던 봉사활동이 생각났고 어제 우연히 마주친 선생님과 대화를 하다가 관계 유지의 중요성에 대해 강한 가르침을 받았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만 진정한 쉼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항상 혼자 모든것을 하는 것이 좋다고만 할수는 없다는 것이다. 신앙인으로서 기도를 하는 것 역시 공동체의 기도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처럼 함께 해야 좋은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선생님께 많은 깨우침을 얻게 되었고, 함께 그림전시회를 보면서 재능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 누구나 자신 안에 재능을 갖고 있는데 그것을 미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그러고보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 그런 것이다. 나 자신의 존재의 가치, 무엇을 할 수 있지? 라고 묻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결심, 나의 작은 선행이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킬 수도 있고 나의 작은 행동이 우리의 미래를 바꿀수도 있다는 것. 이것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힘을 갖는 것이 바로 이 책을 펼치는 의미이기도 하고.

 

이제 겨우 이 책을 한번 들춰봤다. 두번째 볼때에는 그림과 색감으로 내 안에 떠오른 이미지를 표현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책의 내용이 그리 어렵지 않아서 청소년을 상대로 그룹실천을 해도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본다. 괜히 이런저런 활용방법이 떠오르고 있지만 지금은 우선 내가 먼저 이 책을 통해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해봐야겠다. '나만의 한 가지'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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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와이다 준이치 사진 / 문학동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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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겉표지만으로도 한참을 쳐다보게 되는 책이 또 있을까. 지금 보이는 저 사진속의 수많은 책도 그 전부가 아니라 다치바나 다카시의 고양이 빌딩 서가 일부일뿐이라고 생각하면 그의 서재를 실제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될까.

그 압도적인 모습에, 단지 책들의 집합소가 된 것뿐이라면 그렇게까지 압도적인 느낌이 들지는 않을 그의 서가의 모습에 잠시 넋을 놓고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진다. 수만권의 책이 놓여있는 도서관을 봐도 마음이 설레이지만 개인 서가의 모습은 그보다 더한 느낌이 들겠지. 더구나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의 지식의 보고를 이용해 전문가보다 더 전문가적인 글을 쓰고 있으니.

"서가를 보면 자신이 무엇으로 이루어져있는지가 보인다"라는 말은 그에게 정확히 적용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잠시 그가 갖고 있는 책들을 보다가, 그가 자신이 갖고 있는 책들을 분류하며 늘어놓는 이야기를 읽다가 제풀에 지쳐 잠시 고개를 돌려본다. 그의 지적인 세계와는 별개로 그저 쌓여있는 책들의 집합소인 나의 책장을 들여다본다.

 

 

태블릿으로 글을 쓰다말고 사진을 찍어봤더니 괜히 사진에 욕심이 생겼다. 나의 서재를 조금 더 공개해볼까?

 

    

      

  

 

의도적으로 비슷한 느낌의 사진을 골라 찍어봤다. 잠깐 비교를 해 보는 것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뿌듯해지지만 그 찰나의 순간이 지나가고 다시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를 들여다보고 그가 이야기하는 책들의 세계로 빠져들다보면 나의 서재는 금세 잊혀져버린다.

그래도 반가운 이야기는 하나 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어떤 책에도 그것을 산 이유가 있으며 젊은 시절에는 돈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책 한 권을 살 때도 고민을 하며 샀고, 읽는 것도 소중한 마음으로 읽었지만 나이를 먹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재밌어보이는 책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된 후 책을 사는 방식, 서가가 채워지는 방식, 읽는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그와 완전히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소름끼치도록 그 과정이 나의 지난 시간과 너무도 닮았다. 예전에는 갖고 있는 책을 찾으려면 아무리 많은 책더미에서도 금세 찾아내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책을 읽지도 않은 채 그저 쌓아놓기만 하고 있는 내 모습은 과연 내게 책은 어떤 의미인가,를 한번쯤 생각해보게 한다.

 

"서가라는 것은 재미있는 물건이다. 하나하나의 블록이 특정한 생각하에 형성되어 있다는 게 잘 드러난다.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블록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그때그때의 생각에 이끌려서 일군의 서적을 모은 결과가 각각의 블록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를 읽으며 그저 쌓여있기만 한 나의 책들을 정리해보려고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름대로 구분을 하고 쌓아놓은 책탑이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자 어느 순간부터 마구잡이 책탑이 되어버리고 말았음을 깨닫는 순간, 다시한번 그의 말이 내 마음을 치고 있다. "서가를 보면 자신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가 보인다"

어제 먼지가 쌓일까봐 살짝 덮어놓았던 천을 들춰봤는데 그 밑에 쌓여있던 책탑이 무너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제는 무너져버린 책탑을 다시 쌓아올려야 할 때임을 느끼고 있는 지금 나는 또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것일까, 생각에 빠져본다.

 

 

 

 

덧.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를 보며 그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알게 되는데 정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마구 터져나오지만 유독 역사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사실 그의 지성이라면 독도는 한국땅,이라거나 일본의 위안부 문제 등 전범에 대한 처벌 문제 등의 역사적인 부분에 대해 명확한 말을 하게 될까. 솔직히 그런 것이 더 궁금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글을 쓰고 책을 펴내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가 책을 통해 세계를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기 위해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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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2-21 0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hika 님의 서재 사진도 멋집니다^^ 저도 요즘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조금씩 읽고 있습니다. 반가운 리뷰입니다^^

chika 2017-02-21 14:43   좋아요 0 | URL
아이쿠, 멋지다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는 정말 관심분야별로 조금씩 읽어야 할 것 같더군요. 서재 사진을 책장 한 블럭씩 찍는 정성과 비슷하게 말이죠. 워낙 방대하니...ㅠㅠ
 
위험한 프레임 - 진실을 감추고 현실을 왜곡해 우리를 속이는
정문태 지음 / 푸른숲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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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태,라는 낯설지 않은 기자의 책이 나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한겨레신문의 칼럼에 소개되었던 글을 모아 편집한 책이라고 했는데, 사실 신문은 커녕 뉴스도 제대로 보지 않는 시절을 보내고 있어서 내게는 전혀 새로운 책이란 느낌이었다. 더구나 국내정치뿐 아니라 세계현대사의 흐름에는 더욱 문외한이고,  정치적 사안은 시기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내게는 새삼 뒤늦게 이 글을 읽는것이 좀 어설픈 느낌으로 남으면 어쩌나 걱정이었다. 또 한가지 내게 있어 전선기자 정문태,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고 그의 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어서 좋아하기는 하지만 예전부터 유독 아웅산 수찌에 대해서는 냉소적이라는 느낌을 버릴 수 없어서 그게 좀 의아했었다. 버마 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은 아웅산 수찌에 대해서는 너무 상반된 이미지를 갖게 해서 사실 좀 헷갈리기도 했고. 그래도 일단 믿고 보는 정문태 기자의 글이기에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짬짬이 드문드문 읽으려고 했던 마음과는 달리 책을 읽기 시작하자 바빠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아웅산 수찌에 대한 정문태 기자의 냉소적인 반응에 대한 약간의 찜찜한 기분도 말끔히 지워낼 수 있었다. 국제 정세에 별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도 간혹 보게 되는 뉴스를 통해 알려지는 내용의 이면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더 명확해졌다. 그리고 바로 며칠전이었다면 버마의 소수민족에 관한 뉴스를 읽으며 이건 뭔가, 하고 말았을텐데 위험한 프레임을 읽고난 지금은 그들이 아웅산 수찌를 거부하고 국민의 영웅이라는 그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냉담한 이유를 알고 있어서 더 깊이있게 뉴스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이 급하다보니 책에 대한 이야기보다 내가 깨닫고 더 깊이 알게 된 이야기를 마구 늘어놓기 시작했는데 이왕 성급하게 늘어놓은 이야기의 결론을 내자면, 국내뿐 아니라 국제 정세는 시기적으로 현재의 일들이 다급하게 돌아가지만, 그 현재성이라는 것 역시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역사성을 알지 못하고서는 그 사안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뿐만 아니라 정문태 기자의 이전 책, 이미 십여년전에 씌어진 책이라 하더라도 그의 전선기록에 대한 책과 또 다른 책들도 추천하고 싶어졌다.

[위험한 프레임]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쓴 글들이기때문에 좀 더 친숙하게 읽을 수 있었는데 짧은 기사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의미를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도 많아서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오랜 세월 전선을 누비고 인터뷰를 하며 기사를 써 온 그의 글의 힘이 아닐까 싶어진다. 그만큼 짧은 글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때문이다.

 

전체적으로 깊이 읽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책을 읽으며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된 부분은 '제3의 눈으로 보라'이다. "외신과 국내 언론 보도를 맞대보며 수상한 뉴스를 토해내고 가려내고 들춰내는 연장을 '제3의 눈'이라 부르며 이제 그 '제3의 눈'으로 사람을 보고 사건을 보고 역사를 보자는 바람을 담은" 그의 글이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책에도 언급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당시 주위 사람들도 많이 실행을 했었는데, 그 의미와 취지와는 또 다르게 연구목적을 위한 동물실험이나 배아세포 연구 등으로 반대의 목소리도 컸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정문태 기자는 물낭비외에도 가학적 심리가 도사리고 있는 미국의 호전적인 문화를 언급하고 있다. 정말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은 예술에 국한된 것만이 아님을 새삼 깨닫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언론의 함정, 과장과 거짓에 놀아나지 않는 뉴스 읽기,에도 아는만큼밖에 볼 수가 없다는 사실에 잠시 좌절해보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볼 수 있기 위해 더 넓고 깊은 관심과 통찰을 키워야겠다. 그것은 단지 아는 것만으로 해결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신랄하고 거침없이 냉정해보이지만 실상은 세상에 대한 따뜻함이 담겨있는 정문태 기자의 시선처럼 나 역시 그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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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 - 한 권으로 보는 인상주의 그림
제임스 H. 루빈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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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관한 책이라면 일단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이상하게 '인상주의'라고 하니 조금 망설여졌었다. 인상주의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틀에 박힌 듯 미술사를 통해 배운 모네의 해돋이 그림이었고, 어렸을 때 책에서 봤던 해돋이의 그림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물론 지금 다시 보면 그 나름의 멋이 보이기는 하지만 딱히 내가 선호하는 그림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게 주입된 생각만 갖고 있었는데 '한 권으로 읽는 인상주의 그림'인데 목차를 보니 뭔가 좀 색다르다. 시기와 작가별로 가장 특징적이고 대표적인 그림을 예시로 들고 화풍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생활의 풍경이나 지극히 실질적인 모습을 담은 그림을 주제별로 나누어 도판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로 인상주의를 설명하고 있다. 독특한 구성이라 관심이 생겼는데 사실 인상주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화가들의 이름을 보니 내가 극히 일부만을 인상주의로 기억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순간적인 빛의 변화에 의해서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풍경의 찰나를 그렸다는 이론적인 내용과 모네, 마네, 세잔 같은 화가들의 그림을 따로 떠올리고 있었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오래전에 루브르 박물관에 갔을때 특별전시회가 있어서 모나리자 바로 옆방에 마네의 풀밭위의 점심식사가 걸려있었다. 예상보다 더 커다란 그림에 놀랍기도 했고 실제의 커다란 그림을 보니 그림 속 인물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각인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인상주의의 처음 시작은 당시 프랑스의 주류미술이라 할 수 있는 살롱전에 입성하지 못한 화가들에 대한 조롱인 듯 했지만 새로운 화풍과 사실주의적인 표현과 색다른 기법들을 보여주며 미술사의 한 획을 그었다.

처음 책을 읽을 때 처음부터 차례대로 글을 읽기 시작했지만 왠지 공부를 하는 느낌이 들어 글읽기를 잠시 멈추고 전체적으로 도판만 살펴봤다. 그렇게 도판을 살펴보다가 설명을 읽어보고 싶은 그림이 나오면 글을 읽으며 인상주의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서고, 꽤 많은 도판중에서 낯설지 않은 그림과 작가들의 이름에 친숙한 느낌을 가지게되었다. 그러고나니 책읽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전체적인 느낌은 가득한데 사실 한 권으로 인상주의 그림이 보여주고 들려주는 이야기를 내 언어로 설명하는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한정적으로만 떠올렸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폭이 확장되었고 다양한 그림을 보면서 인상주의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생각보다 더 많은 도판이 담겨있는데다가 설명을 위한 다른 시대 다른 화가의 그림 도판도 실려있어서 더욱 맘에 들었다. 여러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특히 인상주의와 '정치와 사회'는 전혀 관계가 없어보였는데 내가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음에도 그것을 인상주의와 연결하지 못했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이 책이 점점 더 재밌어졌다. 딱히 미술사적인 의미와 주제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수많은 도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책이었는데 뜻밖의 그림책을 읽는 재미가 있어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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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날개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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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스스로 기린의 날개를 가가형사 시리즈 중에서 최고의 작품이라 꼽았다고 한다. 일단 책을 다 읽고난 후 이 사실을 알았는데 그렇다면 이제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소설의 거장이라기보다는 미스터리적 요소를 가미한 소설가로서의 명서이 더 크다고 봐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원체 다작을 하는 작가로 알고 있어서 책을 읽기 전에 이 작품은 언제 씌여진 것인가를 먼저 살펴보게 되는데 기린의 날개는 2011년 작품이니 그리 오래된 작품은 아니어서 그런지 예전의 사회문제를 깊이있게 다룬 이야기에는 조금 못미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호불호가 있기는 하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좋아하는데다 그저 그렇다 하더라도 평균적으로 좋다는 느낌으로 읽게 되니 기린의 날개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밤 늦은 시간, 번화한 거리이기는 하지만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인적이 뜸한 곳에 한 남자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걷고 있다. 멀리서 그를 본 경찰은 술에 취한 행인쯤으로 여기지만 쓰러져 꼼짝않는 모습에 다가가서 보니 가슴에 칼이 찔린채 쓰러져 있다. 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그 남자는 사망하였고, 같은 날 더 늦은 시간 한 청년이 불신검문에 불응하여 도망치다 차에 치여 중태에 빠진다. 그 청년의 소지품에서 칼에 찔려 죽은 남자의 신분증과 소지품이 발견되고 경찰은 그 청년이 사망한 피해자와 같은 회사에 다니다 해고되었음을 알게 된다. 청년 역시 사망하게 되고 증인도, 증거도 없지만 인과관계를 따져볼 때 범인과 범행동기가 드러나고 있어 사건은 그대로 종결되는 듯 한데...

사건의 발생과 경과는 그리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살인사건,이라는 것 자체를 평범하다고 말하는 것이 물론 말도 안되는 이야기겠지만 '소설'의 구성으로 봤을때는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면서 연고하나 없는 시골출신 고아 청년 부부의 고난한 삶의 모습과 공장에서 노동을 하며 다치게 되더라도 산재혜택을 받지 못해 치료도 제대로 못받는 현실, 사건의 진상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것만으로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이 바뀌며 사회적으로 매장되기도 하고, 진실은 외면한채 가십거리만을 찾아 여론을 유도하는 언론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좀 더 깊이 있게 다루지 않는다고 투덜거렸지만 실상 따지고보면 이 모든 것들을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느끼게 하고 있으니 그의 필력을 허투루 보면 안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될뿐이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자세히 하는 것은 장르소설에 대한 예의가 아니므로 이야기가 반쯤 진행되었을 때 하나씩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다시 원점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이야기를 틀어가기 시작하는데.

그 전환점의 계기를 밝혀주는 역할을 가가형사가 하고 있다. 보이는 사건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며 뭔가 미흡한 점이 있다면 그것으로 사건의 종결을 인정하면 안된다는 것, 사소한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것이 진짜 형사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진짜 형사로 인해 사건은 깊이 가라앉아있던 진실을 드러내며 진정한 죄의 뉘우침과 그 댓가가 어떠해야하는가에 대한 성찰을 하게 하고 있다.

이러니 어찌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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