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한달
박희정 지음 / 아우룸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뭘 기대했던 것일까? 사실 그저 습관적으로 여행에세이라는 생각에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다. 배낭여행을 다니는 선생님. 신임티를 벗기만 하면 연수일정도 조정이 가능해 방학만 되면 여행을 떠나는 학교 선생님들을 많이 봤기 때문인지 그리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글을 읽다가 몇몇 표현에 잠시 멈칫했다. 홀란드? 게으른 작부? 그때야 비로소 저자의 출생연도를 살펴봤다. 삼십대의 선생님이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나 이제 몇년 후면 오십을 바라보는 선생님이셨다. 그래도 그렇게 나이가 많다고는 할 수 없는데, 거기에 국어 선생님이지만 간혹 튀어나오는 외래어 표현과 간접광고처럼 등장하는 표현들이 글을 읽는 동안 어색한 마음이 들게 했는데 괜히 쪼잔한 마음으로 그런 소소한 표현에 얽매이지 말고 여행에 담겨있는 의미를 더 깊이 살펴보자는 생각을 하며 조금은 더 열린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엄마의 여행,이라는 생각이 앞서서 그런지 혼자서 하는 배낭여행기와는 뭔가 많이 다를것이라 예상했는데 이 에세이는 누군가와 함께 하며 겪게되는 에피소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여행지에서 느끼게 되는 문화와 거기에서 느끼게 되는 인문학적 감상이 담겨있는 에세이이다.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이 많기에 공감이라기보다는 선망의 느낌으로 글을 읽었다.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초등학생이었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한명이었던 아이가 둘이 되고, 대학생이 된 아이가 가족여행을 마다하지 않고 온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역시 부럽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야기의 뒷부분에는 필리핀 한인학교에서의 체험과 고향 파주에서의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그것 역시 맛있는 요리를 먹고 난후 먹는 디저트처럼 또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있기는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쌓여가는 여행의 추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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